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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1화

작가: 마나이
얼마 지나지 않아 각 가주들은 자신의 가족들을 데리고 육속 떠났다.

그리고 초씨 가문도 그 곳을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초수정이 우물쭈물거리며 초용휘를 향해 말했다.

“아빠, 저기, 도범이 제 친구인데, 저, 저 도범이네 집에 놀러 가면 안 될까요? 그러다 다음 달에 그들과 함께 집에 돌아갈게요. 참, 큰, 큰 언니도 가고 싶대요! 숲 속에 있을 때 도범이 우리를 구해주기도 했고, 또 도범이 큰 언니의 남자친구이기도 하잖아요. 맞지, 언니? 언니도 가고 싶지?”

초용휘가 뭐라도 의심할까 봐, 또 가지 못하게 할까 봐 초수정은 급히 초수영까지 끌어들였다.

이에 초수영은 순간 진땀을 흘렸다.

‘보아하니 우리 수정이 제대로 빠져들었네. 도범과 헤어진 지 몇 분 되었다고 바로 찾아가려 하는 거야? 껌딱지도 아니고.’

하지만 아무리 어처구니없어도 자신이 제일 아끼는 동생이었으니 초수영은 초수정의 연기에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

“아빠, 우리 나가서 놀지 않을래요? 스트레스 푸는 셈 치고.”

“도씨 가문은 우리 가문의 원수야, 너희들은…….”

초용휘는 여전히 여느 때처럼 두 딸에게 귀띔해주려 했다. 하지만 결국 말하다 말았고, 한참 생각한 후에야 다시 말을 이어갔다.

“안돼, 가지마. 전에는 수영이가 홍영천을 단념시키기 위해 일부러 도범과 연기했다는 걸 나도 알아. 눈치 있는 사람이라면 진작 알아차렸을 거야. 다만 도범이 너를 돕기 위해 묵인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이렇게 보면 그 녀석 좋은 일을 하긴 했네.”

초수영이 듣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수정이랑 같이 도씨 가문에 갈 수 없겠네.’

그리고 그러는 초수영의 표정을 본 순간 초용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러고는 초수영을 향해 물었다.

“수영아, 너 정말로 도씨 가문에 갈 생각이었어? 너 설마 도씨 가문의 그 녀석을 좋아하게 된 건 아니지?”

초수영이 듣더니 당황한 나머지 황급히 부정했다.

“아니요! 그럴 리가 있겠어요! 저 도범 씨와 알게 된 시간이 얼마나 됐다고 그 사람을 좋아하겠어요. 저는 단지 대회에서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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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아빠! 드디어 내려놓으셨네요! 저희 반드시 두 가문 간의 관계를 잘 회복해 놓고 올게요!”초수정이 영초를 집어 들고는 초수영과 눈길을 한번 마주친 후 초수영을 끌고 도범 등이 떠난 방향으로 쫓아갔다.그리고 멀어져가는 두 아이를 바라보며 초용휘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뭐지? 왜 수정이가 수영이보다 더 적극적인 거야?”이에 옆에 있던 초수미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수정이가 한창 놀기 좋아하는 나이라서 그런 거겠죠, 뭐.”가문의 사람들이 초수미의 대답에 순간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러다 일행이 좀 더 멀리 떠난 후, 초용휘가 초수미를 향해 물었다.“자, 수미야, 지금 여기엔 우리 가문의 사람들 밖에 없으니 아빠가 물어보는 물음에…….”“아빠.”그런데 초용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초수미가 먼저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저 아빠가 뭘 묻고 싶어하는지 알아요, 그래도 일단 돌아가서 다시 이야기해요.”“그래.”이에 초용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도범은 홍씨네 사람들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심지어 그의 최상품 영기도 한번 꺼내지 않고 일행과 함께 천천히 걸어서 공륜산을 떠났다.“참, 도범 도련님. 홍씨네 두 도련님과 난씨네 세 도련님을 대체 누가 죽였는지 정말 아무도 몰라요? 특히 홍씨네 두 도련님의 전투력은 무적에 가까운 건데 이렇게 죽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네요.”도훈이 잠시 생각한 후 끝내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에 도범이 덤덤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모두 제가 죽였습니다.”“하하. 그럴 리가요? 도범 도련님 지금 우리랑 농담하고 있는 거죠?”도훈은 전혀 믿지 않는 표정을 드러냈다. 그러다 곧 또 미간을 찌푸리고 추측하기 시작했다.“초수영 씨가 먼저 그 사람들을 유혹한 후 중상을 입히고, 도련님이 치명타를 준 건가요? 그러면 전부 도련님이 죽였다고 해도 맞는 말이긴 하죠.”도범이 듣더니 순간 진땀을 흘렸다.“도 집사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초씨 가문의 큰 아가씨가 그런 짓을 할 사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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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장로가 어리둥절해하다가 농담으로 말했다.“설마, 우리 도련님을 보려고 찾아오신 겁니까?”초수영과 초수정은 그 말에 얼굴을 붉혔다.“아니거든요!”초수정은 고개를 젖혀 약초를 꺼내 도남천에게 건넸다.“회장님, 전에 아버지한테서 전해 들었는데 저번 경기에서 도범이 우리를 살려줬다면서요? 도범은 우리 언니도 구해줬으니까 두 가문의 원한을 이젠 지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건 저희 아버지가 도범에 고마운 마음을 담아 직접 준비하신 거예요.”“하하, 정말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뭘 또!”도남천은 이미 원한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다. 다만 상대가 자꾸 태클을 걸어오니 필요할 땐 반격했을 뿐이었다. 또한 가문 사람들에게 당하고 살지는 말라고 타일렀다.그는 약초를 건네받으며 미소를 지었다.“좋아요, 오늘부로 두 가문의 원한은 없어진 겁니다.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봅시다!”“네네, 좋아요. 마침 경기 준비로 많이 긴장되어서 언니랑 저랑 지금 도씨 가문에 놀러 가던 참이었어요. 도범이랑 우리는 좋은 친구니까요. 혹시 놀러 가도 괜찮은가요?”초수정이 두 손을 모은 채로 배시시 웃었다.“당연하죠. 두 분이 우리 가문으로 놀러 오는 건 두 팔 벌려 환영입니다!”도남천이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두 여자아이와 도범이 절대 평범한 친구 사이가 아니라는 것쯤은 눈치를 챘다. 그러기에 약초를 건네주고도 바로 돌아가지 않는 것일 테니.‘혹시 초수영과 김범이 가짜 커플 행세를 하다가 정말 감정의 싹이라도 튼 걸까?’도남천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했다.‘아마 초수영이 도범을 좋아하게 되었을 거야. 혼자 오면 어색하기도 하고, 가짜 커플이라는 것이 들통이라도 나면 창피하니까 초수정과 함께 온 게 아닐까?’“둘째 장로님, 도범이 정말 홍씨 가문 큰 도련님을 죽인 게 맞아요. 그 아이의 전투력을 무시해서는 안 돼요!”초수영이 둘째 장로를 보며 말했다.“우린 비밀을 꼭 지킬 테니까 안심하세요. 하지만 언젠간 점점 더 많은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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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걱정하지 마, 누나, 난 이미 일품 종사야, 나도 많이 바빠요, 그냥 가끔 영아와 산 아래를 돌아다녔을 뿐이야!”박해일은 웃으며 다시 물었다.“누나가 나보다 더 타고났고 놀지도 않고 수련만 하던데, 이미 3품 종사가 된 거 아니야?”뜻밖에도 박시율은 박장대소를 하였다.“삼품 종사? 허허, 넌 누나를 너무 얕잡아 보네, 누나는 이미 4품 종사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박시율은 눈살을 찌푸리며 아직 수련의 경지에 만족하지 않는 모습이었다.“빨리 위신경을 돌파했으면 좋겠어, 종사의 수련의 경지가 강하지만 비행할 수가 없어. 잠깐 동안 비행할 수 있는 위신경이 더 좋은 것 같아. 여러 명의 9품 종사가 단 한 명의 위신경을 상대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됐어, 욕심이 참 많네. 지금의 수련의 경지도 이미 엄청 좋은 거야, 사람들은 누나가 돌파한 속도를 부러워하던데, 내가 보기에 누나가 위신경에 도달하면 또 진신경을 돌파하고 싶어 하겠지!”그리고 이때, 영아도 수아와 함께 돌아왔다.“수아야, 먼저 방에 들어가서 놀아, 엄마랑 할 얘기가 있어!”영아는 웃으며 수아에게 방으로 들어가 서정한테 가라고 했다.“제수씨, 무슨 일이야?”영아가 수아에게 자리를 피해라는 것을 보고 박시율은 눈썹을 찌푸렸다. 할 얘기가 심상치 않은 것 같아 표정도 진지해졌다.“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돼요!”영아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입술을 깨물었다.박시율은 깜짝 놀라 순간 박해일의 추측이 떠올랐다. 박해일이 방금 그녀에게 미리 귀띔해 준 것 같았다. 설마, 도범이가 경기 중에 죽었나?“형부가 죽었어? 말해 봐, 감당할 수 있어!”박시율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그제야 무겁게 한마디 했다.“그건 아니에요, 경기가 끝난 지 며칠 안 됐을 텐데 어떻게 소식을 알 수 있겠어요?”영아가 쓴웃음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다행이네!”박시율은 순간 안심했다.“그럼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인데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마음의 준비까지 해라고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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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71화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70화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9화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8화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7화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6화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5화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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