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네 사람들이 잠시 상의한 후 정말로 도범의 충고대로 산을 내려갔다.그러다 그들이 시선 속에서 사라진 후 초수영이 도범을 쳐다보며 덤덤하게 웃었다.“정말 인자하네요. 영초를 빼앗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하산까지 권유하다니.”“그들도 엄청 힘들게 지금까지 살아남았을 거예요. 게다가 이번에 우리를 만났으니 망정이지, 홍씨네 사람들을 만났더라면 무조건 죽었을 겁니다.”도범이 산꼭대기를 바라보며 무거운 말투로 대답했다. 산꼭대기와 가까워질수록 홍비운을 만날 가능성은 커지는 거고, 그때가 되면 그와 한 번 붙어야 할 게 분명했으니.그렇게 그들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다 또 이틀이 지나고 대회 마지막 날과 5일 정도 남았을 무렵, 도범 그들은 마침내 멀리서 다가오고 있는 다른 세력을 만나게 되었다.현재 도범 쪽엔 800명 정도 모여 있었고, 맞은편에는 600여 명 정도 모여 있었다.“도범 도련님. 홍씨, 정씨, 그리고 루씨네 사람들입니다. 인원수는 많지만 우리보다는 좀 적은 것 같습니다!”이때 도소정이 한 번 살펴보고 도범에게 말했다.영진영도 상대방 세력을 알아보고 주먹을 불끈 쥐고는 씩씩거렸다.“젠장! 저 세 가문 역시 손 잡았어! 전에 우리 영씨 가문의 가족들을 엄청 많이 죽인 것 같은데, 오늘 드디어 복수할 수 있게 되었네.”초수영이 잠시 생각한 후 도범을 향해 말했다.“도범 씨, 잠시 후 우리 둘이 같이 홍비운을 공격해요. 저쪽에 홍비운만 빼면 강자가 우리 쪽보다 더 적은 거 같으니 나머지 사람들은 신경 쓰지 말고 같이 홍비운을 쳐요. 우리 둘이 손 잡으면 홍비운은 쉽게 죽일 수 있을 거예요.”도범이 듣더니 눈살을 찌푸리고 돌아서서는 엄청 진지한 말투로 같은 세력의 젊은이들을 향해 말했다.“다들 나중에 싸우게 되면 반드시 누구도 도망치지 못하게 유의해요. 이번 대결이 아마도 우리와 저들의 마지막 대결일 겁니다. 그리고 저들 중에 한 명이라도 살아서 나가게 된다면 아주 골치 아픈 일이 생길 겁니다.”“영씨 가문, 다 들었나? 반드시
“그래요, 비운 도련님!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저 자식이 둘째 도련님을 죽인 게 확실합니다. 하지만 절대 도련님의 적수는 아닐 겁니다. 이번에야말로 저 녀석, 죽음을 자초하는 꼴이 되겠네요.”“복수는 당연히 해야 하는 건데. 저 녀석의 실력이 이만저만이 아니니 내가 저 녀석과 엄청 오래 싸워야 할 거야. 그런데 문제는 상대 쪽의 사람이 우리 쪽보다 더 많다는 거지. 그런 상황에서 내가 빠지게 되면 우리 쪽에 엄청 많이 죽게 될 거 같구나.”정씨네와 루씨네 사람들이 듣더니 하나같이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들은 처음에 홍씨 가문의 라인을 타 적대적인 세력을 될수록 많이 죽일 계획이었다. 홍씨 가문에서도 대회가 끝나면 그들을 많이 돕겠다고 했고. 그렇게 되면 도씨네와 영씨네 가문이 쇠퇴된 상황에서 그들 두 가문이 궐기할 수 있을 거고, 2~3년 후에 홍씨 가문 다음으로 강한 세력이 될 게 분명했다.그런데 의외로 이번에 도씨네, 영씨네, 그리고 초씨네 가문이 손을 잡았다는 거다. 심지어 그들 두 가문이 일부러 연합해 살육을 벌였다는 것도 진작 눈치챈 것 같았고. 그러면 그들 정씨네와 루씨네 사람들도 많이 죽었다는 건데.“왜? 이제 와서 후회라도 하겠다는 건가?”이때 홍비운이 정씨네와 루씨네 사람들이 망설이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갑자기 안색이 어두워져서는 그들을 노려보며 물었다.이에 다들 급히 손을 흔들었다.“아니요, 아니요! 그럴 생각 없습니다!”“그럼 가지.”홍비운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런데 이때, 홍씨네 한 소녀가 전방 상황을 확인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도련님, 보세요! 상대 쪽 세력이 지금 우리 쪽으로 날아오고 있어요. 보아하니 우리를 발견한 것 같은데요?”“흥, 우리 쪽 인원수가 그들보다 적으니까 우리를 잡아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도 이중에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것 같구나.”홍비운이 콧방귀를 한번 뀌고는 일행을 데리고 곧장 전방으로 달려갔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양쪽 모두 발걸음을 멈추고
“흥, 사람을 괴롭혀? 너희가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지 봐야지!”홍비운은 콧방귀를 뀌며 조롱하는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죽여라!”그러나 이 무리들은 이미 싸움을 벌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명이 살해되었다.“도련님, 힘내세요, 우린 오래 못 버틸 것 같아요!”정씨 가문의 진신 절경의 남자가 앞을 보더니 표정이 더없이 굳어졌다. 필경 그들은 도범의 무리보다 수가 적을뿐만 아니라 진신 절경의 사람도 그들보다 적다. 게다가 초수미와 영씨 가문의 영진영의 실력이 너무 강해 수련의 경지처럼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닐 것이다.그래서 그는 너무 걱정이 되였다.“걱정 마, 내가 곧 도우러 올게, 저 연놈만 죽이면 다른 건 해결하기 쉬울 거야!”홍비운은 차갑게 웃었다. 그가 보기에 그와 싸울 자격이 있는 사람은 도범과 초수영뿐이었다. 게다가 그는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홍씨 가문의 사람이 죽으면 마음이 좀 아플 뿐, 정씨 가문과 루씨 가문의 생사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눈앞에 있는 도범과 초수영을 죽이고 싶었다. 이 두 사람만 아니었다면 그의 동생은 죽지 않았을 것이다.“연놈이라니!”자신을 모욕하는 것을 들은 초수영은 순간 화가 나서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초씨 집안의 아씨로서 이렇게 모욕당한 적은 없을 것이다. 너무 화가 난 그녀는 즉시 영기를 검에 모으더니 증오스러운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허허, 아직도 인정 안 해?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바람피다니, 연놈 아니면 뭔데?”홍비운은 웃으며 여전히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죽을래!”초수영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검을 들이대고 참수했다.휴-순간, 무서운 영기가 날아오더니 검기를 품고 긴 참격을 이루었다.“네 한 명으로 안 될 건데?”홍비운은 이 모습을 보자 역시 차갑게 웃더니 칼을 휘둘었다.휴-그도 그녀처럼 영기를 날리더니 순간 중간에서 부딪쳤다.쾅-큰 소리가 나더니 상대방은 초수영의 공격을 빠르게 파괴하였고 그 영기는 약간의 검
“세속에서 돌아온 사생아가 내 동생을 죽일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난 오늘 내 동생을 위해 복수할 거야!”홍비운의 눈을 번쩍 뜨더니 무서운 기세가 그의 몸에서 퍼져나갔고 그 기세에 따라 검을 앞에 대고 베어버렸다.이때 거대한 푸른 빛 광막 밖에서 모두가 한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특히 홍칠천을 비롯한 홍씨 가문의 자들은 원래 저기 큰 두 광단이 모두 그들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홍씨 가문은 루씨, 정씨 가문의 종가와 사적으로 미리 약속해둔 것이 있었다. 일이 성사되면 수없는 영초와 단약을 양 가문에 줄 것이니 세 가문이 힘을 합쳐 다른 가문의 천재들을 정리하는 것이다.따라서 다른 가족들이 무방비 상태일 때 그 세 가문의 천재들이 점차 합류하여 다른 외톨이 가문의 천재들을 포위하고 죽이면 분명 생각지 못한 좋은 결과가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거대한 두 광점군이 부딪힌 후 싸움이 시작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싸우기 시작했어요. 모인 자들도 많네요. 근데 양쪽이 같은 가문은 아닌 거 같아요. 인수가 안 맞아요.”홍씨 가문의 둘째 장로는 생각하다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홍칠천에게 조용히 말했다. “아마 다른 가문들이 모여서 우리와 싸우는 거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아마 최후의 결전일 것입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고 다른 곳의 사람들도 모두 뿔뿔이 흩어졌으니까요!”홍칠천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차갑게 웃었다.“내 아들을 죽인 자가 그 안에 있다면 그자는 비운이가 직접 죽였으면 좋겠어!”한편 다른 가문의 사람들도 모두 광막 위의 그곳을 죽도록 주시하며 하나같이 무언가를 추측하고 있었다.“도범 도련님은 지금 무슨 상황일가요!”도남천 곁에 있던 도훈이 걱정하며 말했다.“홍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을 건드리고 난씨, 루씨 가문의 미움까지 받았잖아요. 루씨 가문은 그렇다 치고 홍씨와 난씨 가문은 상대하기 어려운데!”도남천은 몇 초 동안 침묵을 지켰다.“별일 없을 거야, 도범의 손에는 최고의 영기가 있어, 비록 그가 최고의 천
“도범 씨, 우리 같이 공격해요!”옆에 있던 초수영은 도범을 보며 말했다.“그래요!”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검을 잡고 다시 상대방을 향해 공격했다.이번에 초수영도 아주 괜찮은 무도 기술을 사용했다. 그 검기는 유성처럼 전방으로 공격해갔다. 도범도 2품 하급 무도 기술, 화염참을 사용했다.도범은 두 사람이 동시에 공격하면 상대방이 아까와 같은 공격을 했을 때, 공격을 받아내기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믿었다.“쌍용권!”뜻밖에도, 이때 홍비운은 검을 거두고 주먹을 꽉 쥐더니, 동시에 두 주먹을 함께 뻗었다.“쿵!”순간, 살아 있는 듯한 두 마리의 거대한 영기 용이 차가운 위엄 뿜으며 나타났고, 포효하더니 전방을 향해 돌진했다.“쿵!”도범의 공격은 곧 용에게 떨어졌고, 뜻밖에 그 용과 잠시 대치했다.하지만 다른 쪽, 초수영의 공격은 단지 순간 대치했을 뿐, 곧 막을 수 없었다. 초수영의 공격은 곧 파괴되었고, 직진해 오던 용은 비록 기력의 반이 소모되었지만, 조금의 충격력이 남아 그대로 초수영의 몸에 부딪혀 몇 십 미터를 거꾸로 날아가서야 멈추었다.“컥!”초수영은 참지 못하고 피를 토했고, 얼굴색도 순식간에 약간 창백하게 변했다.“이 녀석, 너무 강해. 전에 단지 대단하다는 말만 듣고 붙어 본 적이 없었는데, 붙어 보니 얼마나 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 알 것 같아!”초수영은 손으로 입가의 핏자국을 닦고, 마음속으로 충격을 받았다.상대방이 사용하는 이 무도 기술은 역시 아주 대단하다. 두 사람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다니. 그러나 이 공격력은 조금도 약하지 않았다. 적어도 2품 중급 무도 기술이 아닐까 싶다.“쿵!”도범 쪽, 소리가 멈추자 그제야 두 사람의 공격이 뜻밖에 다시 한번 소멸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에도 두 사람의 공격이 뜻밖에 거의 비슷했다.“좋아!”홍비운은 도범을 보더니 차갑게 웃었다.“하지만 방금 내 실력을 완전히 보여주지 않았어. 내 무기는 단지 7할의 전투력을 사용한 모습이야. 이제 네가 어
“7할!”상대방의 말에 도범과 초수영은 눈을 마주쳤다. 두 사람의 눈빛에는 모두 엄숙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왜? 무서워?”.홍비운은 하하 웃기 시작했다. 얼굴에는 득의양양한 기색이 가득했다.“너희 둘이 무서워해도 소용없어. 무릎을 꿇고 빌어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 오늘, 나는 내 동생의 원수를 갚고 말 거야!”홍비운이 말을 끝내고 두 주먹을 꽉 쥐자 위쪽의 기가 다시 솟구쳤다. 이번에는 그 기운이 주먹 위에 맴돌았고, 이전보다 더욱 강해졌다.“랑검!”도범은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바로 자신의 그 2품 고급 무도 기술을 펼쳤다.순간. 한줄기 기운과 검기가 뒤엉키며 자루에 매서운 기운이 감도는 비행 검으로 변했다. 비행 검은 무서운 공세를 퍼부으며 전방으로 직진했다.“보라매참!”초수영도 자신의 가장 자랑스러운 공격을 펼쳤다. 검으로 공격하자 영기가 모여 길이가 6미터 되는 거대한 독수리가 날개를 펼치고 무서운 소리를 내며 전방으로 돌진했다.“쿵!”홍비운은 다시 두 마리의 거대한 용을 내보냈다. 용은 이전보다 더 크고 길어 보였다. 게다가 단단함도 지난번에 펼쳤을 때와 전혀 비교할 수 없는 정도였다.그 중 한 마리는 초수영의 공격과 부딪쳤다. 초수영의 그 무서운 영기 독수리는 결국 곧 파괴되었다. 무서운 말 거야 용은 남은 위력을 가지고 다시 그녀를 향해 돌진했다.“망했어!”남은 영기 용을 보고, 초수영은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초수영은 이번에 상대의 공격에 남은 에너지가 이전의 공격보다 두세 배 더 무섭다는 것을 느낀다. 바로 영기 보호막을 모아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일단 이 공격에 맞으면 반드시 죽게 될 것이다.하지만 도범의 그 비행 검은 끊임없이 그 용과 부딪쳤고, 그 중 한 검이 파괴당한 후 다른 한 검이 또 즉시 돌진했다. 이런 비행 검 몇백 개가 끊임없이 그 말 거야 용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었다.“슉!”초수영이 자신이 죽을 거라고 생각할 때, 도범이 갑자기 앞에 나타나 손바닥을 뒤집어 그 거북 등껍질 같은 방패
과연 전방에서 도범의 랑검과 맞붙은 긴 용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보였고 한 자루의 비행 검 공격에 결국 균열이 생기면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단번에 부서졌다. 그러나 도범은 비행 검을 무려 10 여자루를 가지고 있었기에 파죽지세로 전방으로 달려나갔다.“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홍비운은 연거푸 고개를 저으며 이 사실을 전혀 믿지 못했고 그의 얼굴색은 급격하게어두워졌다. 그 비행 검들이 그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자, 그는 직접 몸을 보호막으로 그를 완전히 감싸준 후 몸을 돌려 곧장 먼 곳으로 날아갔다.“슈슉!”비행 검의 속도는 매우 빨랐고 두 자루의 검이 곧 비운을 따라잡았다. 그러나 모두 그의 보호막에 의해 막혀 또 두 자루를 던진 후에서야 그의 보호막이 파손되였다.“펑!”그중 한 자루의 비행 검은 마침내 그의 허벅지에 떨어져 새빨간 피가 흘렀고, 거기에 작은 피구멍이 생겼다.“펑!”다른 한 자루는 피했지만 여전히 그의 옷을 찢어 그의 팔에 상처를 남겼다.“아!”비운이 바로 비명을 질렀다.“아직도 도망 가고 싶어?”도범은 상대방이 도망가려는 것을 보고서는 방패를 걷고 손에 검을 든 채로 그를 쫓았다.“슝슝슝!”비운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산 밑으로 달려가 숲속으로 숨어들었다. 도범의 속도도 느리지 않았고 그는 절대로 비운을 놓질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만약 그 녀석이 도망을 친다면 그 후과는 정말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였다.“새끼야 자꾸 날 자극하지 마.”비운은 도범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았고, 자신의 속도는 현저히 도범보다 느렸다. 그는 이를 악물고 단약 한 알을 꺼낸 뒤 그것을 삼켰다.“아!”단약을 삼키자 비운의 얼굴에는 바로 험상궂은 기색이 드러났고 동공은 공포스럽게 붉은색 핏발이 가득 차있었고 사람 자체가 더욱 포악해진 것 같았다. 그는 멈춰 섰지만 체내의 파동은 오히려 조금씩 상승하고 있었다.“야 이 새끼야. 네가 이렇게 자초한 거야. 비록 내가 이 단약을 사용했지만, 수련의 경지는 조금만 떨어질 뿐, 너희
“어떡하지?”그 사람이 이 수련의 경지를 돌파했다면, 그것은 정말 큰일이었다. 아마도 이미 돌파한 것 같은 게 아까까지만 해도 이런 압박감은 없었다. 초수영은 어두운 얼굴로 걱정스럽게 도범을 바라보았고 도범은 뒤로 돌아서서 말했다.“안 돼, 우리 둘이 정말 그를 이길 수 없다면, 그때 다른 사람들이 힘들어질 거야. 비록 저쪽보다 우리가 우위에 있지만 이대로 가다간 절대 이길 수 없을 거야. 일단 이렇게 하자, 네가 저쪽에 가있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서 모두 죽여버린 후 내가 방법을 생각해 비운을 유인할게!”“뭐라고?”수영은 이 말을 들은 후 냉기를 들이 마셨다.“너 미쳤어? 우리 두 사람이 힘을 합쳐 겨우 다치게 했어. 만약 두 사람이 아니면 대다수가 그의 상대가 되지 않을 거고 너 혼자서 그를 따돌리다간 너 죽을 수도 있어!”뜻밖에도 도범은 뜻이 매우 확고했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지금으로선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어. 다른 홍 씨 가문 사람들, 정씨 가문 사람들, 루씨 가문 사람들도 반드시 죽여야 해. 이것은 하늘이 주신 아주 좋은 기회야. 그 사람들은 우리의 사람들을 많이 죽였고 이번에는 그들을 도망가게 놔 둘 순 없어. 또한 홍비운도 살려 둘 수도 없고!”“나도 알아, 그를 살려둬서는 안 된다는 걸 근데, 지금 그의 능력은 우리 둘이 연합을 해도 그와 상대가 되지 않아. 그런데 너 혼자 간다는 건 그냥 죽으러 가는 것밖에 더 되지 않나?”수영은 여전히 매우 걱정이 된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리고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도범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게 용비운을 따돌리려 했다가 죽을 가봐였다.“안심해, 나한테는 이 비행 검이 있고 그는 나를 죽이고 싶어 하니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거야. 그리고 나의 이 비행 검은 전력을 다해 비행하니 나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을거고 나는 그를 멀리 유인할거야. 너넨 다른 사람들을 죽인 후에 이왕이면 숲 같은 야외를 찾아 숨기고 나가기를 기다리면 돼.” 도범은 골똘히 생각한 후에 또 입을 열었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