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어, 걱정 마."도범이 웃으면서 담담하게 초수영을 바라보았다. 그는 일단 먼저 초수영이 어떻게 결정할지 지켜볼 생각이었다. 필경 그가 초수영을 도와 홍영천의 치근덕거림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어제저녁에는 더욱 그녀의 생명까지 구해 주었으니.하지만 두 가문이 예전부터 사이가 안 좋은 건 사실이었으니 여기에서 초수영이 어떻게 선택할지 그도 너무 궁금했다."저들이 먼저 발견했으니 저들의 물건인데, 너희들이 왜 빼앗아?"초수영이 초걸 등을 한 번 노려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도범은 좋은 사람이야, 어제 나의 목숨도 구해주었어. 그러니 저들의 물건을 빼앗지 마. 앞으로 또 우연히 만나게 되더라도 빼앗지 말고, 우리 서로 우호세력이니까. 그리고 홍씨 가문의 사람들이 저들을 괴롭히려 하면 같이 도와주고, 알았지?""네?"초걸 등은 하나같이 입을 떡 벌린 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두 가문이 언제 우호세력이 되었지? 심지어 도씨 가문이 홍씨 가문의 괴롭힘을 당하게 되면 가서 도와줘라고?"왜 대답들 안 하고 있어? 우리 아버지가 뭐라고 하셨는지 잊었어? 이번 초씨 가문 참가자들 중에서 나의 수련 경지가 가장 높으니 다들 나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초수영이 다시 한번 초걸 등을 매섭게 흘겨보고는 두 손을 등에 업은 채 정색해서 말했다."알겠습니다, 큰 아가씨!"이에 초씨 가문의 식구들이 초수정의 명에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이고 승낙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두 가문이 우호세력이라는 사실을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들은 도범과 앞 뒤로 같은 곳에서 날아온 초수영을 보며 분분히 의심부터 들었다. ‘설마 도범이 정말로 큰 아가씨와 사귀고 있는 건가? 아니면 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두 사람의 사이가 좋아진 건가?’"그럼 우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초수영이 마지막으로 도범을 향해 손을 들어 작별 인사를 했다.이에 도범이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초수영 그들이 떠나는 걸 지켜보았다."도련님 너무 대단합니다! 왠지 초수영이 정
"도련님, 설마 그냥 며칠 놀다 그만둘 생각이셨어요? 그러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닌가요? 초씨네 큰 아가씨가 얼마나 예쁜데, 도련님과 엄청 잘 어울리는 거 같기도 하고."다른 젊은이도 경악을 금치 못하고 말했다. 도범이 초씨네 큰 아가씨와 연애만 하고 전혀 결혼할 계획이 없을 줄은 생각지도 못한 듯했다. 그래서 나중에 엄청 슬퍼하게 될 초씨네 큰 아가씨가 불쌍하기도 했고.도범이 순간 속으로 진땀을 흘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또 두 사람 사이의 일을 벌써 가족들에게 설명할 수는 없었다. 자칫하여 그들이 가짜 커플이라는 사실이 홍씨 가주와 홍 노인의 귀속으로 흘러 들어갔다간 홍씨 가문 전체가 노발대발할 게 분명했다. 심지어 다른 가문의 도련님들도 도범과 초수영이 자신들을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할 것이고. 아무래도 숲으로 들어오기 전, 두 사람이 직접 사귀고 있다는 소문을 인정했으니.그래서 아예 손을 흔들며 말했다."지금 벌써 결혼 얘기를 하는 건 너무 빨라. 두 사람의 성격이 맞을지 안 맞을지도 아직 모르는 일이고."그리고 도범의 수심에 찬 얼굴을 보고 도연과 도소정이 눈길을 마주쳤다. 도범과 초수영이 어쩔 수 없이 계속 진짜 커플인 척 연기해야 하는 게 분명했다."자, 자. 도련님의 개인적인 감정을 우리 같은 사람들이 걱정할 필요가 있나, 정말."이때 도소정이 나서서 두 젊은 남자를 힐끗 쳐다보고는 손바닥을 뒤집어 검은색 패쪽 두세 개와 흰색 패쪽 하나, 2품 저급 영초 한 그루와 1품 영초 여러 그루를 꺼내 도범에게 건네주었다."도련님, 이 물건들은 도련님이 보관하세요. 우리가 가지고 있으면 너무 위험해요. 게다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다고 해도 상위권에 들 수 없을 거니까 도련님이 다 가지고 개인 경기 상위권으로 올라가요. 그게 우리 도씨 가문을 위해 영예를 떨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니까요."도연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도범 오빠. 예전에 우리 가문에 오빠처럼 수련 경지가 높고 전투력이 강한 사람이 없어서 각자 받은 패쪽을 각자 가지고 있었거
그런데 바로 이때,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여인이 날아와 도범의 품속으로 뛰어들어 도범을 껴안은 후 격동되어 말했다."드디어 너를 찾아내서 다행이야, 나 계속 너를 걱정하고 있었단 말이야."도범은 순간 속으로 진땀을 흘렸다. 초수정이 이렇게 격동되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한 표정이었다.그리고 그 장면에 도연 등은 하나같이 얼굴에 괴이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중 두 사람은 더욱 입을 떡 벌린 채 철저히 멍해졌다.‘초씨네 큰 아가씨야말로 도범 도련님의 여자친구잖아? 그런데 초수정이 왜 이렇게 두말없이 도범 도련님의 품속에 뛰어든 거지? 설마 우리가 잘못 본 건가?’"크흠. 수정아, 잠깐만......"도범이 황급히 초수정에게 눈치를 주었다.이에 초수정이 그제야 옆에 사람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순간 얼굴이 붉어져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저, 저기, 나 단지 오랫동안 도범 도련님을 보지 못해서 흥분되어서 그런 거예요. 우리 엄청 사이좋은 친구이니까 절대 오해하지 마요!"다들 초수정의 억지스러운 해석에 진땀을 흘렸다. 겨우 여기 들어온 지 하루밖에 안 되었는데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고?"헤헤, 알아요. 안 말해도 우리 다 알아요!"도연이 헤헤 웃으며 도소정과 눈길을 마주쳤다. 초수정이 도범을 좋아한다는 걸 바보가 아닌 이상 누구든지 눈치챌 수 있었다.다만 초수영이 도범의 여자 친구라는 걸 초수정도 분명 알고 있으면서 대놓고 언니의 남자친구를 빼앗는다는 게 이해가지 않았다."크흠. 저기, 우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이때 도씨 가문의 한 남자가 나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는 말했다. 두 사람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떠나려는 게 분명했다."가요, 가요!"도연 등도 웃으며 도범과 초수정을 향해 손을 흔들고는 하늘로 날아올랐다."망했네. 제대로 오해받았어."몇 사람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도범이 울지도 웃지도 못해서 말했다. 초수정은 아직 나이가 너무 어려 때로는 충동적일 때가 있었다.초수정도 자신이 사고 쳤다는 걸 알고 고개를
"걱정 마,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도범이 웃으며 초수정에게 말했다."알았어, 가자. 난 너랑 함께 갈 거야."초수정이 웃으며 손바닥을 뒤집어 검은색 패쪽 두 개를 꺼내 도범에게 건네주었다."헤헤, 내가 어제 찾은 것들이야. 네가 가져!""날 준다고?"도범이 진땀을 흘리며 말했다."너 초씨 가문의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네 큰 언니에게 남겨줘.""나 초씨 가문의 사람이 맞지만!"초수정이 얼굴이 빨개져서는 수줍어하며 말했다."네 여자친구이기도 하잖아. 네가 앞으로 나의 남자가 될 사람인데, 당연히 너를 도와야지."초수정의 말에 감동한 도범이 패쪽을 거두어들이고는 초수정의 손을 잡고 아래로 날아갔다.그리고 착지하자마자 초수정이 또 갑자기 뒤에서 도범을 껴안고 머리를 도범의 등에 기댄 채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초수정이 이토록 껌딱지마냥 자신한테 붙어있는 걸 좋아할 줄은 생각지도 못한 도범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가자, 어서 보물과 패쪽 찾으러 가야지. 그만 껴안고.""뭐가 걱정이야, 나야말로 네 진정한 여자친구인데. 나 지금 하루도 너를 보지 않으면 그리워 죽을 지경이야. 게다가 홍씨네 두 도련님이 너를 찾아내 공격할까 봐 엄청 걱정하고 있었단 말이야."초수정이 여전히 도범을 꼭 껴안고 달콤한 행복을 만끽하고 있었다."네가 무사하다는 걸 확인하고 나니까 드디어 시름이 놓이네.""아이고, 아이고! 살다 살다 이런 장면을 보게 되다니, 하하!"그런데 바로 이때, 뒤쪽 멀지 않은 곳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울렸다.초수정은 즉시 도범한테서 떨어져 얼굴이 붉어진 채 긴장해서 소리가 울린 쪽을 쳐다보았다.뒤쪽에는 총 여덟 명이 서 있었다. 그중 네 명은 난씨 가문의 천재들이었고, 네 명은 루씨 가문의 천재들이었다.그리고 방금 입을 연 사람이 바로 대회 전에 도범한테 졌던 난호걸이었다."쯧쯧, 짜릿해! 너무 짜릿해!"옆에 있던 난태산도 음미하는 표정을 드러냈다."도씨 가문의 도련님이 이렇게 바람기가 있을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
맞은편 녀석들의 비꼬는 모습에 도범은 아예 초수정의 허리를 껴안고 그녀를 품 속으로 끌어당겼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뽀뽀를 했다.순간 초수정은 심장이 쿵쾅쿵쾅 빨리 뛰기 시작했다. 도범이 이렇게 패기 있는 방식으로 그들 두 사람 간의 사이를 증명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뭐야. 저 녀석들이 돌아다니며 떠벌리면 어쩌려고 이러는 거야? 그러다 나중에 홍씨 가문의 사람들도 알게 되면 어떻게 하지?’"너!"난씨 가문의 세 아들은 모두 초씨네 세 아가씨를 좋아했다. 특히 초수정은 그들이 주로 쫓아다녔던 대상이었다, 제일 젊고 깜찍해 더욱 그들을 설레게 했으니까.그런데 지금 초수영과 초수정이 동시에 도범을 좋아하게 되었으니, 그들로서는 도범이 부럽기도 하고 밉기도 했다.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도범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니 난영웅이 화가 치밀어 올라서 말했다."너 오늘 죽었어!""도련님들, 우리 쪽이 사람이 더 많으니 같이 연합하여 도범을 죽일까요?"루씨 가문의 천재가 듣더니 기뻐서는 즉시 난각해 등에게 건의했다.이에 도범이 오히려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허허, 고작 너희들 몇 명이서? 그래, 너희들이 줄곧 나한테 시비를 걸지 못해서 안달이 났었으니, 그럼 나도 더는 참지 않을 게. 어차피 너희들을 남겨두어 봤자 우리 도씨 가문에 아무런 이익도 없을 거니까."도범은 그들을 전부 죽일 생각이었다. 특히 난씨 가문의 세 아들은 천부적인 재능이 엄청 뛰어났고, 난각해와 난호걸은 더욱 진신경 중기에 달한 강자였으니 그들이 만약 살아서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나중에 도씨 가문의 천재들을 공격할 게 분명했다.그래서 도범은 여기서 난씨 가문과 루씨 가문의 천재들을 다 해결하기로 결정했다."하하, 정말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모르겠네?"난영웅이 듣더니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왜? 나와 나의 둘째 형을 이겼다고 우리를 다 이길 수 있을 거 같아? 우리 여기에 몇 명이고 너희 쪽이 몇 명인데? 심지어 우리 여기에 있는 여덟 명 전부 진신경에
"맞아, 형님 말이 맞아. 저렇게 손꼽히는 미인이 이대로 죽으면 정말 너무 아까워."난호걸이 덩달아 음흉한 웃음을 드러내며 말했다."어차피 이번 대회에서 사람을 죽인다고 해도 책임 물을 필요 없잖아. 그러니 우리가 초수정을 마음껏 괴롭히고 나서 다시 죽여도 초 가주님이 우리한테 뭐라 할 수 없는 거 아닌가?"이에 난영웅도 즉시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두 형님의 말이 맞습니다. 초수정이 아직 도범 저 녀석의 여자친구가 아니니까 처음일 수도 있어요, 헤헤!""일리가 있네!"다른 난씨 가문의 천재도 듣더니 음흉한 웃음을 드러냈다.그리고 다른 두 루씨 가문의 천재도 초수정을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아무래도 초수정 같은 미인은 정말 보기 드물었으니까. 게다가 초씨 가문의 세 자매는 수많은 남자들의 애모 대상이었으니 나중에 돌아다니면서 자랑하게 되면 엄청 많은 부러움을 자아낼 게 분명했다.그중 루씨 가문의 소녀 두 명이 미인만 보면 정신도 못 차리는 남자들의 못난 모습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드러내며 중얼거렸다."병신들."그리고 그들의 그런 모습이 어이없는 건 도범도 마찬가지였다.그가 손에 들고 있는 검은색 보검은 1품 영기로 전투력을 폭증시켜 줄 뿐만 아니라 비행 속도도 엄청 빨라 그가 초수정을 데리고 도망치면 누구도 그들을 따라잡지 못할 건데 그들을 죽일 생각이나 하고 있었으니."꿈도 야무진 녀석들이네."이때, 난각해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손을 흔들었다."이따가 우리 다 같이 덮치는 거야. 그리고 초씨네 셋째 아가씨를 맛보고 싶으면 진짜 실력을 발휘해야 해, 숨겨두려 하지 말고. 함께 손 잡고 저 녀석을 먼저 죽이자고!"그런데 무기를 든 채 한참 생각에 잠겨있던 난영웅이 갑자기 앞에 있는 난각해에게 일깨워 주었다."형님, 저 자식 손에 든 보검이 바로 그때 그 비행 검인 것 같습니다. 상품 영기이니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걱정 마. 보통 비행 기능을 가지고 있는 비행 검은 전투 방면의 속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뒤처져. 비행하는
아무래도 앞에 있는 여덟 명이 전부 진신경의 수련 경지에 달한 강자들이었으니까. 그중 두 명은 심지어 진신경 중기에 달한 강자로 대회 참가자들 중에서도 아주 훌륭한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도범이 혼자서 여덟 명의 공격을 받아낼 수 있을까?’하지만 그렇게 많은 상대들의 공격 앞에서 도범은 오히려 입가에 엷은 웃음을 머금었다. 그러고는 검은색 보검을 손에 꽉 쥐고 영기를 칼자루 위의 작은 구멍에 천천히 주입했다.윙-영기가 조금씩 주입됨에 따라 도범의 손에 들린 보검도 무서운 검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검이 가볍게 떨리면서 도범의 기세가 끊임없이 상승하고 있었다.그리고 그 기세를 감지한 난호걸은 얼굴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져서 말했다."기세가 너무 강한데? 보검이 저 녀석의 전투력을 폭증해주고 있어요."난영웅도 그 무서운 압박감에 놀라 큰형 난각해를 바라보며 물었다."형님, 보통 비행하는 데에 사용되는 비행 검은 전투력을 별로 향상해주지 못한다면서요?"이에 난각해가 난감한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그래서 내가 ‘보통’이라고 했잖아. 젠장, 저 보검이 이상해. 저 파동으로 봐서는 상품 영기가 아니라 최상품 영기일 거야.""뭐? 최상품 영기라고?"난각해의 말에 난영웅 등은 하나같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최상품 영기는 홍씨 가문 같은 최강 가문에서나 내놓을 수 있는 건데 왜 도범한테 최상품 영기가 있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죽여! 우리 이제 물러설 길이 없어!"난각해가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그러고는 바로 손에 든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그의 앞에 바로 무서운 검기가 형성되었고, 그 검기는 광풍을 휩쓸며 곧장 도범을 향해 날아갔다."죽여!"나머지 일곱 명도 즉시 도범을 향해 공격을 날렸다."흥, 너희들에게 나의 2품 고급 무기를 보여 주마!"8명의 공격에 도범이 오히려 차갑게 웃으며 앞으로 한걸음 내디디었다. 그러고는 두 손으로 검을 꽉 쥐고 몸을 숙여 검을 휘둘렀다."랑검!"그리고 도범의 외침 소리와 함께 검의 물결들이 나
수련 경지가 제일 높고 전투력이 가장 강한 난각해조차도 두려움을 느꼈다.죽음의 기운은 그렇게 점점 더 뚜렷해지면서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고, 놀라서 얼굴색마저 어느새 하얗게 질린 그들의 두 눈에는 두려움의 빛이 가득했다."두려워할 필요 없어! 우리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거야! 우리 쪽에 천재들이 이렇게 많은데 설마 도범 저 녀석을 못 죽이겠어?"난영웅은 놀라서 목소리까지 떨고 있었지만 여전히 보검을 꼭 쥐고 기타 7명을 격려했다.쿵쾅쿵쾅-하지만 무서운 굉음과 함께 진신경 초기에 달한 루씨 가문 천재들의 공격은 바로 격파되었다."풉!"그리고 그 루씨 가문의 천재들은 즉시 선혈을 토해냈고, 얼굴색마저 창백해졌다."젠장, 저들의 공격이 이렇게 쉽게 격파되었어!"루씨 가문 천재들의 공격이 격파되었고, 난각해 그들의 공격도 점점 붕괴되고 있었다. 불과 몇 초도 안 되는 사이에 그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송알송알 흘러내리기 시작했다."안 돼요, 형님! 빨리 튀어요!"끊임없이 자신 쪽의 공격을 짓누르며 날아오고 있는 도범의 무서운 검기에 놀란 난호걸이 목소리를 떨며 소리쳤다."젠장!"난각해가 이를 악물고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슝슝슝-하지만 영기와 검기로 응집되어 만들어진 보검의 속도는 너무 빨라 순간 수련 경지가 낮은 몇 사람을 참살하였다.유독 수련 경지가 남들보다 높았던 난각해와 난호걸 두 사람은 무서운 충격에 맞아 선혈을 내뿜으며 땅에 떨어졌다."저 녀석의 공격이 너무 빨라 도망갈 수가 없어요!"난호걸이 이를 악물고 겨우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러다 고개를 돌렸을 땐 도범이 이미 날아와 그들 두 형제의 앞에 서서 차갑게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도범, 우린 난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일류 세가의 도련님이라고! 네가 감히 우리를 죽였다간 우리 아버지께서 반드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난각해가 이를 악물고 도범을 향해 위협했다.이에 도범이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네가 아까 그랬잖아, 이번 대회에서는 누구를 죽여도 책임 물을 필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