슉-둘째 장로의 속도는 매우 빨랐다. 하지만 셋째 장로의 속도가 더욱 빨랐다.셋째 장로는 순간 둘째 장로 앞으로 날아와 주먹을 들어 둘째 장로의 주먹과 맞붙었다.쿵-거대한 굉음과 함께 둘째 장로는 마치 끊어진 연처럼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갔다. 그러고는 피를 토하며 바닥에 떨어졌다."하하, 대장로조차도 나의 적수가 아닌데, 둘째 장로, 겨우 진신경 중기에나 달한 자네가 감히 내가 보는 앞에서 내 허니를 죽이려고?"둘째 장로가 자신의 공격에 피를 토하는 모습을 보고 도무적이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더욱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바로 루희의 허리를 껴안았다.그러자 루희가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그를 매섭게 노려보고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했다."왜 그래, 자기야. 어차피 이들이 조만간 우리의 관계를 알게 될 건데. 설마 계속 몰래 나랑 만나려고 했던 건 아니겠지? 하하, 도남천에게 보여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 어쩌면 따로 공격하지 않아도 화병으로 죽게할 수 있을 것 같은데."셋째 장로가 하하 웃으며 재밋거리를 구경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오늘 나와 맞서려고 하는 자는 이 자리에서 죽게 될 겁니다. 지금은 나의 수련 경지가 제일 높고, 대장로와 둘째 장로는 모두 부상을 입어 나의 적수로 될 수 없고. 게다가 두세 명의 루씨 가문의 장로가 나와 함께 싸울 생각이고. 난 다들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했을 거라고 믿습니다.""루희! 당신 나를 너무 실망시켰어! 당신이 이런 노인네와 붙어먹다니!"도남천은 화를 주체할 수가 없어 얼굴색마저 하얗게 질렸다. 그는 속으로 묵묵히 자신에게 이런 여자 때문에 화낼 가치가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나마 지금 건강이 회복되었으니 망정이지, 만약 이전의 몸 상태였다면 정말 화병으로 죽었을 것이다."저도 셋째 장로가 가주로 되는 것에 지지합니다!"이때 의외로 도씨 가문의 타주 두 명도 걸어 나와 셋째 장로와 루희의 편에 섰다."보세요, 도씨 가문의 사람들도 어느 쪽에 서야 하는지 알고 있는데
"셋째 장로님, 큰 사모님! 정말 너무하시네요! 분가는 지난 몇 년 동안 이미 우리 본가를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두 분이서 몰래 상납 비율까지 높이시다니요!"한 도씨 가문의 여인이 나서서 화를 내며 말했다."맞아요! 정말 너무 이기적입니다. 그렇게 많은 수련 자원을 가지고 뭘 하려고요? 그건 두 분이서 다 쓸 수도 없는 양이잖아요?"다른 한 중년 남성도 나섰다. 그들은 모두 도씨 가문의 사람들로 루희의 행동을 더는 참아줄 수가 없었다."흥, 분가는 원래 우리 본가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더 내라고 했는데, 그게 뭐 어때서요?"루희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게다가 우리 루씨 가문의 지지가 아니었더라면 당신들 가문은 지금처럼 이렇게 강대해지지도 않았을 겁니다. 지금은 도씨 가문이 우리 루씨 가문에게 보답할 때도 됐잖아요? 사실 몰래 거두어들인 수련 자원은 내가 이미 루씨 가문으로 가져갔습니다.""루희! 당신 미쳤어?"도남천이 듣자마자 화가 나서 얼굴마저 파랗게 질렸다. 그는 루희를 노려보며 말했다."루씨 가문이 처음엔 확실히 우리 도씨 가문을 많이 도와주었어. 하지만 우리도 요 몇 년 동안 너희 가문을 많이 도와줬었잖아! 설마 너 아직 모르고 있었어? 너희 루씨 가문이 여태 성장하지 못한 건 전에 다른 가문과 사투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었기 때문이야. 게다가 젊은 세대는 교만하기만 하고 열심히 수련할 줄 몰라서 루씨 가문이 지금 그 모양이 된 거라고!”그러다 도남천이 잠시 멈추더니 계속 말했다."루씨 가문이 지금 그 모양이 된 게 정말 자원이 부족해서인 거 같아?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자원은 충분했어, 게다가 우리도 평소에 많은 도움을 줬었고. 하지만 결국 다시 일어서지 못했잖아! 당신 가문의 사람들이 노력하지 않은 게 근본적인 원인이라고!""도남천, 아무튼 주먹이 강한 자가 왕이 되는 거야. 이 이치는 당신도 알고 있을 건데? 지금의 무적 씨는 이미 진신경의 정점에 도달한 강자야. 그
"기세가 너무 강해! 이런 기세는 진신경 정점의 강자 중에서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거야!"한 노인이 막강한 기세를 느끼고 놀란 소리로 말했다."그러니까! 그런데 가주님이 어떻게 이렇게 쉽게 날 수 있는 거지? 게다가 얼굴색으로 봐서는 전혀 중독된 사람 같지 않아, 오히려 예전보다 더 정정해지신 것 같아!"다른 한 호법이 그 장면을 보더니 더욱 감격되어 말했다. 마치 한 가닥의 희망을 본 것 같았다.설마 가주님이 중독된 적이 없는 건가? 하지만 전의 모습으로 봐서는 전혀 가장한 것 같지 않았는데?"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중독된 거 아니었어?"루희 역시 순간 멍해져서는 놀란 표정으로 도남천을 바라보았다."그럴 리가 없어. 어떻게......"셋째 장로의 안색은 더욱 놀라 하얗게 질렸다. 그가 비록 진신경의 정점에 달했다고는 하지만, 금방 돌파한 지 안 되어 도남천의 적수로는 될 수 없었다. 필경 도남천은 2~3년 전에 이미 정점에 돌파해서 전투력도 그보다 훨씬 뛰어났으니까.더군다나 대장로와 둘째 장로는 비록 부상을 입었지만 심각하지 않아 계속 전투하는 데에는 별 지장이 없을 게 분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 혼자서 그들 셋을 상대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저쪽에 있는 자들을 전부 죽여주세요. 그리고 도무적은 내가 직접 처리합니다!"도남천은 더 이상 인정사정을 봐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루희와 루희 편에 선 녀석들을 가리키며 말했다."도남천, 너 뭐 하는 짓이야! 난 루씨 가문의 아가씨야! 네가 감히 나와 이 루씨 가문의 가족들을 죽였다간 네 도씨 가문이 엄청 큰 손실을 안게 될 거야. 게다가 나의 아버지께서 반드시 나를 위해 복수하러 오실 거고. 그때가 되면 도씨 가문은 더욱 현재의 지위를 지킬 수 없게 될 거라고!"루희가 생각한 후 화가 나서 도남천을 위협했다.도남천이 루희의 말에 잠깐 멍해지더니 바로 웃었다."맞아. 너를 그냥 이렇게 죽일 수는 없지. 루희만 남기고 다른 사람들은 다 죽여주세요. 루희는
도후의 아버지는 더욱 안색이 좋지 않아 손바닥을 뒤집어 보검 한 자루를 꺼냈다,"죽여! 죽일 수밖에 없어!""죽어!"그들과 등을 맞대고 있던 사람들도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고 하나같이 앞을 향해 돌진했다."도무적! 당신과 루희는 내 아들 도범이 나의 독을 제거해 낼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지?"도남천이 차갑게 웃으며 앞에 서 있는 도무적을 향해 말했다."도범이 지난번에 가문을 나간 게 당신의 해독제를 찾아주기 위해서였어? 그가 어떻게 당신이 중독되었다는 걸 알게 된 거지?"루희가 듣더니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허, 내 아들의 의술이 뛰어나니까 한 눈에 내가 중독되었다는 걸 알아차리던데? 치료법도 알고 있었고."도남천이 다시 허허 웃으며 손에 든 보검을 꼭 쥐었다. 그러더니 빠르게 영기를 응집하고는 전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화염참!"도남천이 검을 휘두르자 무서운 검기가 살기를 감싸고 전방으로 날아갔다. 한데 뒤엉킨 영기와 검기는 마치 불덩이처럼 긴 꼬리를 물고 날아갔다."젠장. 처음부터 2품 저급 무기를 쓰다니!"도남천의 공격을 보자마자 셋째 장로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이를 악물고 덩달아 자신의 무기를 썼다. 그러자 다른 한 줄기의 검기가 곧장 전방으로 날아갔다.쾅-천둥과 같은 소리와 함께 두 줄기의 무서운 공격이 맞붙었다. 그러자 강력한 파동이 그 공격이 부딪힌 곳에서 발산되었다.무서운 기세는 주위의 큰 나무들마저 바람에 휘날리게 했다."젠장, 역시 좀 모자랐나?"똑같은 2품 저급 무기였지만 셋째 장로는 금세 이상한 점을 느꼈다. 그의 공격은 버텨내지 못하고 점점 사라지고 있었지만 도남천의 공격은 여전히 남아있었고, 그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상황의 심상치 않음을 눈치챈 셋째 장로는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몸 앞에 두꺼운 영기 보호막을 응집시켜 그 자신을 뒤덮었다.쾅-그런데 영기 보호막이 막 펼쳐지고 있는데 방금 그 남은 공격은 이미 그의 영기 보호막 위에 떨어졌다.셋째 장로는 바로 수십 미터밖으로 날아나서야
쿵-무시무시한 굉음이 한창 지속되더니 루희와 셋째 장로의 편에 서 있던 사람들이 곧 참살되었고, 유독 루희만 중상을 입고 땅에 쓰러져 원한을 품은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도남천도 중상을 입은 도무적을 들고 날아와 그를 땅에 버렸다."왜? 도남천, 설마 나도 한바탕 모욕하고 나서 죽이려는 건 아니겠지?"땅바닥에 주저앉은 도무적이 도남천을 노려보았다."네 아들의 의술이 이렇게 뛰어났을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 네가 중독된 거라는 걸 알아차리고 해독제까지 찾아냈다니. 그만 아니었으면 오늘 이 가주의 자리는 틀림없이 나의 것으로 되는 건데.”"허, 그런 쓸모없는 생각은 집어넣으시죠. 내가 당신을 잡아 온 건 당신을 모욕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도씨 가문의 조상들 면전에서 당신과 같은 죄인을 죽이고 싶어서입니다!"도남천이 웃으며 손에 든 보검을 높이 들었다."죄인?"그런데 이때 도무적이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난 내가 죄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세상은 원래 유능한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오르고, 주먹이 강한 자에게 발언권이 있는 거야. 내가 자네보다 강하면 내가 가주로 되는게 이치야. 왜 계속 자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지? 왜 자네가 죽으면 자네 아들이 가주 자리를 물려받아야 하지? 나도 도씨 가문의 사람이야, 나도 가주로 될 자격이 있어!""하하, 말을 못하면 모를까. 그럼 당신이 루희와 결탁하여 루희더러 우리 아버지에게 독을 타게 한 일은? 그러고도 유능한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오르는 법이라고 말할 자격이 있어?"도범이 듣더니 냉소를 참지 못했다."만약 당신이 성곡적으로 돌파하여 내 아버지보다 더 대단해졌으니 반란을 일으키는 거라면 뭐라 할 말도 없지. 하지만 당신은 더러운 수단으로 내 아버지를 해치고, 방금은 심지어 대장로까지 기습했지. 그런 비열하고 추악한 수단을 생각해 낼 수 있는 당신이 유능한 사람으로 될 자격이 있어?""도무적, 당신 지금 무슨 뜻이야? 왜 당신이 쭉 가주 자리에 앉고 싶다는 뜻으로 들리지? 우리 약
“풉!”그러자 루희가 바로 선혈을 뿜어냈다.수련이 폐되었다."도남천, 당신 정말 독하구나! 진짜로 나의 수련을 폐시키다니!"고개를 돌려 도남천을 바라보는 루희의 눈빛에는 원망이 가득했다."아무리 그래도 20년을 함께해 온 정이라는 게 있는 건데, 어떻게 이렇게 인정사정을 봐주지 않을 수가 있어!""그 20여 년의 정을 봐서 널 죽이지 않은 거야. 루씨 가문의 사람을 보내 너를 네 가문으로 보내줄게. 그리고 앞으로는 너 스스로 알아서 해."도남천이 두 손을 등에 집고 냉정하게 말했다."제가 데려다주겠습니다!"한 루씨 성을 가진 도씨 가문의 장로가 나서서 입을 열었다. 비록 지금은 도씨 가문의 가족으로서 도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다하고 있지만 루씨 가문의 큰아가씨가 이토록 처참해진 모습을 보노라니 마음이 아픈 건 여전했다."도남천, 기억해 둬. 난 당신을 평생 미워할 거야. 그리고 오늘 나를 죽이지 않은 거에 후회하게 될 거야."루희가 일어나 입가의 핏자국을 닦으며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고는 루씨 가문의 장로와 함께 떠났다.루희가 떠난 후 도남천이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들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비록 이 사람들이 죽어도 싼 건 사실이지만 이 중에는 고수도 적지 않았으니, 이번에 도씨 가문이 입은 피해는 엄청 컸다. 특히 셋째 장로와 같은 강자를 잃은 건 더욱 그랬고.8대 은세 대가문에 갓 진입한 도씨 가문의 지위가 확 떨어질 게 분명했다.다행히도 도남천과 같은 진신경 정점의 강자가 버티고 있어 도씨 가문은 그래도 당분간은 8위에 머물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제일 골치 아픈 건 이번에 루씨 가문과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졌다는 것이다. 비록 루씨 가문이 지금은 도씨 가문보다 못해 감히 공격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경각심을 낮춰서는 안 된다.한참 생각한 후 도남천이 고개를 저으며 모든 고민들을 뒤로하고 입을 열었다."그동안 루희와 도무적이 사석에서 상납 수련 자원의 비율을 높인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번 달부터 분
"진신경 중기에 도달한 분가 사람도 본가의 장로로 될 수 있다고요?"도량천이 듣더니 순간 격동되었다. 그는 이미 진신경 중기의 수련 경지에 이르렀으니 많은 분가 중에서도 수련 경지가 꽤 높은 인재에 속했다. 그러니 도남천이 말한 조건에 부합되었다.게다가 본가의 장로로 되는 순간부터 남다른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더 이상 분가의 일에 걱정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더욱 충족한 수련 자원으로 수련에 전념할 수 있다. 그것도 본가의 가장 좋은 수련 자원으로.가장 중요한 건 그동안 분가의 사람들은 본가에 들어가 본가의 장로로 될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다.이번 도남천의 결정은 전에 줄곧 지켜왔던 규정을 타파한 것이다.이 일은 본가 사람에게 있어서 백프로 좋은 일은 아니겠지만, 분가의 사람에게 있어서는 둘도 없을 좋은 일이다.그들 분가 중 누군가가 장로로 되기만 하면, 앞으로 중요한 일로 회의를 열어 협상해야 할 때 적어도 그들이 건의를 제기할 수도 있고, 표결권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적인 일에서 그의 한 표는 많은 일을 바꿀 수 있다.심지어 자신의 분가를 위해 이익을 도모할 수도 있고."당연하죠, 진신경 중기에 도달했고, 또 본가의 장로로 될 의향만 있으시다면, 나는 누구든 환영합니다!"도남천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난 단지 여러분이 분가의 가주 자리에 익숙해 장로 자리를 안중에 두지도 않을까 봐 두려울 뿐입니다."도량천이 즉시 손을 들어 말했다."그럴 리가요! 난 좋습니다! 가주님, 난 본가의 장로가 되고 싶습니다!""하하, 좋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보름 후에 와야 할 겁니다. 다들 일단 분가로 돌아가셔서 인계해야 할 것들을 잘 인계하시고 새로운 가주를 선출해 낸 다음 부임하러 오세요."도남천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나, 난 나이도 많은데, 장로가 될 기회가 있을까요?"이때 도창용도 나서서 기대에 찬 표정으로 도남천을 바라보았다."어, 어르신도 진신경 중기에 돌파했습니까?"도남천이 듣더니 놀라서 물었
도맹이 즉시 흥분하여 말했다."가주님, 꼭 저에게 호법 자리를 남겨줘야 합니다!""알겠습니다."도남천이 웃으며 대답했다.이때 옆에 있던 도범이 도량천 그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다들 오늘은 본가에서 쉬시고 내일에 저와 함께 떠나시죠. 저도 마침 분가로 가서 인재를 뽑아야하니. 그리고 인원에 대해서는 분가의 규모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습니다. 규모가 비교적 큰 분가는 세 명을 뽑고, 규모가 비교적 작은 분가는 두 명만 뽑겠습니다.""하하, 좋아요! 이건 좋은 일입니다."다들 기쁨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비록 이번에 도씨 가문이 확실히 큰 손실을 봤지만 도남천이 내린 결정은 적어도 분가의 사람들로 하여금 희망을 보게 했다. 게다가 돌아간 후에 분가의 가족들에게 할 말이 있는 거고.뒷산의 시체를 전부 수습한 후 다들 각자의 거처로 돌아갔다."여보, 나 수아 보고 싶어."밤이 되자 도범의 품에 누운 박시율이 참지 못하고 도범 향해 입을 열었다.도범이 듣더니 쓴웃음을 지었다."나도 우리 수아 너무 보고 싶어. 전에 나도 수아와 아버님, 어머님 그들을 데려오고 싶었어. 하지만 도씨 가문의 일이 해결되지 않아 차마 데려올 수가 없었어."그러다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그럼 당신이 내일 장진, 한우현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서 그들을 데려와. 그리고 양진과 강욱에게도 알려, 이곳에 와서 수련하고 싶으면 와서 수련하라고. 하지만 미리 이쪽의 상황을 그들에게 알려야 해. 이런 은세 가문이 있는 곳은 비밀이니 함부로 말해서도 안 된다는 것과 여기에 온 후엔 함부로 나갈 수도 없다는 것도."박시율이 듣더니 기뻐하며 대답했다."잘됐다! 그럼 하루 이틀만 더 지나면 수아를 만날 수 있게 되는 거네! 수아도 우리를 엄청 보고 싶어 할 거야!"도범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과 함께 갈 수 없어. 난 분가로 가서 분가 쪽의 천재들을 골라 와야하거든. 그러면 적어도 분가의 사람들도 기뻐할 거고, 본가와 분가의 발전에 있어서도 손해를 볼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