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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Author: 은광수
last update Last Updated: 2025-01-04 20:00:00
“내가 저 인간 덕에 이 자리까지 온 것도 아닌데, 저 인간을 무서워할 필요가 뭐가 있어?”

“학교에 그런 일도 있어요?”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백연우는 고개를 쳐들어 나를 빤히 응시했다. 초롱초롱한 그녀의 눈은 언제나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안 그러면 내가 왜 너 좋아하겠어? 난 네 몸만 좋아하는 게 아니야.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그 순진함이 좋은 거야. 네가 뭐든 다 아는 능구렁이라면 나도 너한테 흥미 못 느꼈을 거야.”

“왜 그렇죠?”

나는 약간 어리둥절했다.

그러자 백연우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이런 일은 서로 잘 맞아야 하는 거야. 서로 즐거워야 하는 거잖아. 만약 나쁜 목적으로 접근한 거면 재미없어. 저 인간은 딱 봐도 목적이 불순해. 생각만 해도 역겨워. 이제 알겠어?”

백연우는 말을 명확하게 하지 않고 은연중에 자기 생각을 내비쳤다.

예전 같았으면 못 알아들었을 텐데, 남주 누나한테서 정계에 관해 많은 걸 배운지라 알아들을 수 있었다.

사실 정계든 학교든 다 작은 사회판이라 본질은 비슷하다

특히 권세가 있는 사람들한테는 그곳이 어디든 늘 천당 같을 거다.

그에 반해 권력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위로 올라가려고 결국 제 몸을 판다.

이건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어디 가든 다 비슷하니까. 그저 백연우가 그런 식으로 더럽혀지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한 번 더 할래요?”

백연우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나는 또 흥미가 솟아났다. 그러다 참지 못하고 또 요구하자 백연우는 이상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럼 좀 새로운 걸 해보자.”

‘새로운 거라니?’

나는 살짝 어리둥절했다.

다음 순간, 백연우는 뒤에서 밧줄을 꺼냈다.

그걸 본 순간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헐. 이렇게까지 한다고요? 이건 너무 화끈한 거 아니에요?”

“뭐 어때? 화끈하게 놀아보자. 어때? 할 수 있겠어?”

나는 살짝 망설여졌다. 무엇보다 백연우와 하면 항상 내가 당하는 기분이 드는 게 문제였다.

사내대장부인 내가 여자한테 당하다니?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내가 백 쌤을 묶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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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기 마련이다.누나들도 나한테 흥미를 잃을 거고 점점 잊을 거다.때문에 지금 이 상황을 즐기기만 할 수는 없다. 나는 반드시 강해져야 한다.예전에는 사실 한의관 직원으로 지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한 달에 200 정도씩 받는 것도 꽤 만족스러웠다.하지만 일련의 일을 겪고 나니 이 상황에 만족하면 발전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물론 어떻게 강해질지는 아직 떠오르지 않았다.한참 뒤 민우가 내 곁으로 다가왔다.“아까 그 사람 강북시 부시장이라던데, 네 여자 친구 아버지야?”“응.”나는 건성으로 대답했다.그러자 민우가 내 옆에 아예 자리 잡고 앉았다.“이런 장인어른이 있는 거 압력 심하지? 임설아도 가정 형편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부시장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네. 난 임설아 가족 형편도 부담되는데. 지금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매달 그래도 만족스럽게 벌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해. 우리가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 게 부자들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잖아.”“수호야. 넌 혹시 스타트업 시작해 볼 생각 없어? 우리 같이 한 건 제대로 해볼래?”나는 눈을 휘둥그렇게 뜬 채 민우를 바라봤다. 민우가 이토록 야심가인 줄은 생가지도 못했다.전에는 분명 화인당에서 일하게 된 것만으로도 기뻐 날뛰었는데 말이다.내가 궁금한 걸 물어보자 민우는 담배 한 대를 태우더니 웃으며 말했다.“사람은 원래 이래. 어쩔 수 없어. 일자리조차 구하지 못했을 때는 좋은 직장이 있다고 만족했는데, 이제 좋은 직장에서 일하니 남 밑에서 일하기보다 내가 사장이 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원래 좀 욕심이 많아. 그게 내 약점이기도 해. 그래서 한의원에서 오래 못 버텼잖아.”나는 민우의 말을 대충 이해했다. 그는 예전에 자기 야심을 펼치지 못한다고 아쉬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야심이 너무 커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걸 안타까워했었다.그러다가 화인당에서 일하기 시작해서는 직원들과 잘 지냈지만 이 정도로 욕심이 차지 않는 눈치였다.민우는 자존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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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웅은 사레가 심하게 들려 나를 말리지도 않았다. 다행히 내가 한참 동안 등을 토닥여줬더니 상태가 점차 호전되었다.이태웅은 나를 차가운 눈으로 쏘아봤다.“됐네. 날 위하는 척 그만하게. 내가 그렇게 대했는데 이렇게 참을성을 보인다고? 누굴 속이나?”나는 담담하게 웃었다.“속인다고 생각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 저가 뭘 하든 아버님 눈에는 제가 거짓말하는 거로 보일 거잖아요.”“내가 자네한테 선입견을 갖고 있는 건 부정하지 않겠네. 다만 자네와 내 딸이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닌 건 맞아.”이태웅은 자기가 너무 했나 싶었는지 태도를 살짝 누그러뜨렸다.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 저는 애교 누나랑 다른 세계 사람이에요. 누나는 정계 유명 인사 딸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어요. 세속적인 눈으로 볼 때, 제가 이렇게까지 누나를 쫓아다니는 건 분명 목적이 있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아버님도 제가 왕정민과 같은 목적으로 애교 누나를 이용해 아버님 권세를 빌리려 한다고 생각하시는 거죠?”이태웅은 묵인하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우리를 그토록 반대하는 것도 아마 그 이유에서일 거다.내가 아무리 입이 닳도록 말해도 이태웅은 절대 나를 믿지 않을 거다. 때문에 나는 변명하는 대시 다른 방식으로 말했다.“하지만 제가 성과를 보인다면 기회를 주실래요?”이태웅은 단칼에 거절하지 않고 나를 보며 물었다.“어떤 성과 말인가?”이 상황에서 나도 모른다고 대답할 수는 없었다. 그러면 내가 너무 줏대 없고 무성의해 보일 테니까.”이태웅이 찾으려는 건 애교 누나한테도 잘하고 능력도 있는 사람이다.그래도 명색이 강북시 부사장 사위인데, 아무 능력도 없는 사람을 한번 이혼한 딸과 이어준다면 분명 사람들이 뒤에서 수군거릴 거다.”나는 한참 생각하다가 진지하게 말했다.“왕정민 정도 실력을 키울게요.”내가 너무 큰소리쳤다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별수 없었다.이태웅은 상대가 왕정민보다 능력 있는 사람이어야 마음 놓고 딸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13화

    “꺼져. 여긴 당신 환영하지 않아.”나는 쌀쌀맞게 축객령을 내렸다.왕정민은 그 순간 폭발했지만 찍소리도 못한 채 의기소침해서 꽁무니를 뺐다.동료들은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따져 묻지도 않고 다들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 일을 하기 시작했다.그사이 나는 이태웅 곁으로 다가갔다.“아버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이태웅은 여전히 서리를 뒤집어쓴 것처럼 안색이 좋지 않았다.“얘기 좀 하려고.”“아, 그럼 안으로 들어가죠.”나는 지나치게 흥분하지도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안 그러면 이태웅은 내가 저를 무서워해서 아부하려 한다고 생각할 테니까.나는 오민혁에게 차 두 잔을 부탁하고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아버님, 무슨 말이 하고 싶으세요?”“내 딸 일이네. 난 역시 자네가 내 딸한테 헤어지자고 먼저 얘기했으면 좋겠네.”청천벽력 같은 한마디에 나는 살짝 평정심을 잃었다.하지만 이내 싱긋 웃었다.“제가 싫다면요?”이태웅의 낯빛은 더 어두워졌다.“정말 내 딸을 위한다면 귀찮게 굴지 말게. 이미 한번 상처받은 아이라서 두번 다시 상처받는 걸 원치 않네.”나는 자연스럽고 의젓한 말투로 말했다.“전 누나한테 진심이에요. 절대 상처 주지 않아요.”“하. 진심만 있다고 되는 줄 아나? 자네가 내 딸이 편한 생활을 누리게 할 수 있나? 다른 사람이 뒤에서 애교를 손가락질하지 않게 할 수 있나?”“왕정민은 아무리 망나니라도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 대표인데, 자네는 뭔가?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인 데다 능력까지 없으니 다들 내 딸이 자기보다 못한 짝을 찾았다고 말하지 않겠나?”그 말을 들으니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하지만 나는 반박했다.“입이 그 사람들한테 달린 걸 어쩌겠어요. 다른 사람 의견이 그렇게 중요하면 차라리 살지 말아야죠.”이태웅은 쾅, 하고 테이블을 내리 치며 벌떡 일어섰다. 그의 안색은 무서울 정도로 새파래져 있었다.“지금 태도가 그게 뭔가?”“아버님이 애교 누나를 생각하는 마음은 알겠어요. 하지만 누나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12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린 왕정민은 제 쪽으로 걸어오는 이태웅과 딱 마주쳤다. 그 순간 왕정민은 사색이 되었다.물론 지금은 이애교와 이혼한 상태지만 이태웅이 주는 위압감은 여전히 사람을 숨 막히게 했다.왕정민은 언제 그랬냐는 듯 웃는 얼굴로 말했다.“아버님, 언제 오셨어요?”나는 그런 왕정민이 참 대단하게 여겨졌다. 그는 그야말로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줬다.그때 이태웅이 차가운 목소리로 그의 말을 잘랐다.“아버님이라 하지 마. 난 당신 같은 사위 둔 적 없으니까. 아까 내 딸을 천 것이라고 욕하는 것도 똑똑히 들었어.”왕정민은 여전히 헤실 웃고 있었다.“잘못 들으셨겠죠. 제가 왜 애교를 욕하겠어요. 애교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요. 우리가 이혼한 건 다 제 잘못 때문인데, 제가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애교를 욕하겠어요?”사람이 뻔뻔하면 얼굴이 벽보다 더 두꺼워질 수 있다더니, 왕정민이 딱 그 짝이었다.헛소리를 해대는 왕정민의 모습에 이태웅의 얼굴은 새파래졌지만 본인 신분 때문에 직접적으로 손찌검하지 못했다.왕정민 역시 이태웅이 그럴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이태웅은 자기 신분을 가장 신경 쓴다. 그런데 강북시 부시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어떻게 이유 없이 사람을 때리겠나?그저 본인이 환하게 웃으며 뻔뻔하게 굴면 이태웅이 저를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걸 왕정민은 확인했다.두 사람은 오랫동안 알고 지냈기에 서로 어떤 성격인지 꿰고 있다. 게다가 이태웅은 확실히 왕정민 생각대로 어쩔 방법이 없었다.그때 내가 간 크게 다가가 발로 왕정민의 허리를 걷어차 그를 넘어뜨렸다.왕정민은 이내 눈을 부라리며 나를 째려봤다.“정수호, 네가 감히 나를 찼어?”나는 왕정민에게 삿대질하며 버럭 소리쳤다.“애교 누나는 내 여자 친구야. 한 버만 더 누나 뒷담화하면 또 차버릴 거야.”인기척을 느낀 동료들은 하나둘 뒷마당으로 모여 나를 도와주었다.다들 이유는 모르지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내 편을 들어주었다.결국 머릿수에서 밀리자 왕정민은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11화

    왕정민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깊이 빨았다.“무섭지. 당연히 무섭지. 그렇게 대단한 분들 앞에서 난 고작 벌레에 불과해. 내가 왜 이애교는 모함하면서 전소희한테는 아무것도 못 하는지 알고 싶어?”왕정민이 마침 내가 알고 싶어하는 걸 물었기에 나는 말하지 않았다.그런데 갑자기 웬일인지 왕정민은 먼저 나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유야 간단해. 이태웅 역시 딸과 마찬가지로 나를 너무 믿었어. 두 사람의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너무 감정적이라는 거야. 이애교의 약점은 나고, 이태웅의 약점은 딸이고. 내가 아무리 이애교를 모함해도 이태웅은 자기 딸 명성을 생각해서 나를 진짜 어떻게 하지는 않을 거야.”“만약 뒤에서 몰래 나를 공격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뒤에서 말이 나올 거야. 무엇보다 이태웅처럼 정직한 사람은 그런 일은 못 해.”나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그렇게 말하면서 양심의 가책도 안 느껴져?”왕정민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양심? 양심이 뭔데? 양심이 밥 먹여줘? 양심이 뭔 쓸모가 있는데? 내가 강북에서 혼자 구르는 동안 이태웅은 조금도 도와준 적 없어. 다 내 혼자 이룬 성과야. 그런데 내가 아무리 노력하고 애써도 이태웅은 계속 나를 못마땅해 했어. 내가 이애교와 이혼한 건 이태웅 때문도 있어.”“내가 왜 전소희를 선택한 줄 알아? 전소희 아버지가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것 말고도 그 여자한테는 희망이 보여.”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렇다면 왜 또 전소희까지 배신하는데?”나는 정말 왕정민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내 말에 왕정민은 웃음을 터뜨렸다.“배신? 배신까지는 아니지. 난 전소희 배신할 생각 없어. 그 간호사와는 그냥 좀 즐기는 것뿐이야. 남자는 다 그렇잖아. 돈이 있으면서 밖에 애인 없는 남자가 어디 있어? 이건 체면과 신분의 상징이야. 내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거기기도 하고.”왕정민은 담배 한 대를 다 태우고는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려 발로 눌러 껐다. 이윽고 짙은 담배냄새를 풍기며 나에게 걸어왔다.“내가 왜 이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10화

    “상세한 건 나도 몰라. 왕정민이 방금 찾아와서 장인어른 손에 있는 증거를 우리 측에서 제공한 거냐며 따져 물었어. 원래는 잡아떼려고 했는데 왕정민이 수호 씨 이름까지 언급하면서 이 일이 수호 씨랑 관련이 있냐고 했어.”“내가 물론 대답 안 하고 쫓아냈지만 가만있지 않을 것 같아.”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알아도 상관없어요. 안 무서워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내가 왜 왕정민을 무서워하겠어요?”“그렇게 생각하면 다행이긴 한데, 그래도 조심해. 뒤에서 뭔 짓할지 모르니까.”“알았어요. 고마워요, 사장님.”“참, 그러고 보니 화인당은 어때?”“괜찮아요. 제가 지키고 있으니 아무도 찾아와서 소란 피우지 못할 거예요.”나는 윤미화와 몇 마디 더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왕정민이 나를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별로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설령 그런다 해도 막을 방법은 있었으니까.나는 동료들과 함께 바삐 움직였다.그때 누군가 오후에 함께 정 사장님을 보러 가자고 제안했다.화인당의 평판은 그동안 정 사장님이 몇 년 동안 쌓아온 거다. 그래서인지 한동안 소동이 일었어도 장사에는 별 영향이 없이 여전히 잘 되고 있었다.다만 9시가 넘었을 때 익숙한 그림자가 나타났다.상대는 다름 아닌 오랜만에 보는 왕정민이었다. 하지만 그를 봤음에도 나는 여전히 평온했다.“무슨 일이야?”왕정민 역시 평온한 얼굴로 살짝 웃으며 말했다.“일 있지. 아주 큰일.”“따라와.”나는 왕정민을 뒷마당으로 안내했다. 그러자 그는 두말없이 순순히 따라왔다.뒷마당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왕정민을 빤히 바라봤다.“무슨 일인지 말해.”“혹시 지금 윤미화가 운영하는 탐정 사무소에서 일해?”“응.”나는 직접적으로 인정했다.그러자 왕정민이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내 장인어른이 나 조사하라고 시킨 거 네가 맡았어?”“아니.”나는 그 일은 인정하지 않았다.이유야 간단했다. 왕정민한테는 내가 자기를 조사했다는 정거가 없을 테니까.내가 왕정민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번거로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09화

    민우는 워낙 먹는 걸 좋아해 음식 얘기를 듣자마자 방금 했던 대화를 까맣게 잊었다.잠시 후, 민우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하지만 주선영도 민우와 함께 내려왔다.주선영은 머쓱한 듯 나에게 말을 걸었다.“수호 오빠, 저 오늘 늦잠 자서 늦었는데 학교까지 태워줄 수 있어요?”“당연하지. 타.”이젠 차도 있으니 가는 길에 바래다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때 민우가 하품을 하며 말했다.“그럼 네 후배더러 조수석에 타라고 해. 난 뒷좌석에서 좀 더 잘게.”말을 마치자마자 민우는 뒷좌석에 앉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아예 코를 골기 시작했다.나는 결국참지 못하고 욕지거리를 내뱉었다.“어제는 대체 뭘 했길래 이래?”“뭐 안 했어. 그냥 욕구 좀 풀었어.”민우는 무심코 말을 내뱉고는 문득 주선영도 차에 있다는 걸 인식하고 난감해했다.“저기, 그런 뜻이 아니라. 내 말은... 아니에요. 나 잘게요.”주선영은 부끄러운지 얼굴이 붉어졌다.나는 주선영더러 민우 말을 신경 쓰지 말라고 넌지시 말했다.“자. 고기만두야.”주선영한테 만두를 건네면서 보니 오늘 그녀의 옷차림이 예전과 많이 달랐다.주선영은 그동안 긴 바지에 짧은 티셔츠를 입고 치마는 거의 입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웬일로 짧은 바지를 입었다. 게다가 몸매가 날씬해 애교 누나와 견줄 만했다.주선영이 오늘 입은 반바지는 핫팬츠라 늘씬하고 새하얀 다리가 드러나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다만 그 모습을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오늘 웬일로 그렇게 입었어?”주선영은 살짝 부끄러운 듯 말했다.“날씨가 더워서 너무 많이 입으면 땀띠가 날까 봐요.”‘진짜? 요즘도 분명 더웠는데 그동안 이렇게 안 입었잖아.’사실 내 짐작이 맞았다. 주선영은 오늘 확실히 변했다.그도 그럴 게, 이제는 남자 친구를 사귀어야겠다는 결심이 섰으니까. 안 그러면 영원히 바보같이 굴다가 속은 것도 모를 수 있다.나는 주선영을 의과대학에 바래다주고 곧장 화인당으로 향했다.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민우를 뒷좌석에서 일으켜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08화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요? 우리는 결혼이 불가능한 것 같아요?”“내가 결혼한다고 해도 너랑 하지는 않을 거야. 차라리 집안 형편이 비슷한 사람을 찾지.”백연우의 말에 나는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그 순간 나를 언짢아하던 애교 누나 아버지의 말이 문득 떠올라 기분이 다운됐고 말도 하기 싫었다.백연우는 내 가슴에 엎드린 채 싱긋 웃으며 물었다.“왜 그래? 화났어? 기분 안 좋아도 할 수 없어. 내 말이 사실이니까.”나는 포기하지 못해 끈질기게 물었다.“돈 많은 사람들은 항상 그래요? 저처럼 가난한 사람은 본인과 겸상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백연우는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그런 것만은 아니야. 하지만 나나 애교나 결혼할 때 본인만 생각할 수 없어. 가족도 생각해야 하거든. 우리가 결혼하는 건 사랑 때문에 하는 것만이 아니거든. 함께 하면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네 애교 누나는 자기 짝이 어떤 사람이든지 신경 쓰지 않을 거지만 가족은 분명 엄청 신경 쓸 거야. 그 가족이 너무 현실적이라고 욕할 게 아니야. 원래 잘나가는 집안일수록 평범한 사위를 얻으면 뒤에서 말이 많아.”“너나 애교는 이상을 좋지만 난 좀 현실적인 사람이거든. 결혼의 본질을 알기에 결혼하기 싫은 것도 있고. 내가 지금 너를 빼앗아 오고 싶다는 건 그냥 널 소유하고 싶은 거지 결혼하려고 그러는 건 아니야.”백연우의 설명은 명확했지만 내 기분은 말이 아니었다.신분 차이는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벽이라 항상 나를 열등감과 불안감에 허덕이게 한다.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건성으로 대답했다.“그래요, 알았어요.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자요. 전 이만 돌아갈게요.”“가지 마. 하루만 같이 있자.”백연우는 내 허리를 끌어안으며 나른하게 중얼거렸다. 그 부드러운 모습에 나는 또 마음이 흔들렸다.애교 누나를 안고 잔 것도 벌서 오래전 일이라 그런 느낌이 고프기도 했다.하지만 애교 누나를 안을 수 없으니 백연우를 그 대신으로 생각하며 그리워할 수는 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07화

    “내가 저 인간 덕에 이 자리까지 온 것도 아닌데, 저 인간을 무서워할 필요가 뭐가 있어?”“학교에 그런 일도 있어요?”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백연우는 고개를 쳐들어 나를 빤히 응시했다. 초롱초롱한 그녀의 눈은 언제나 매력적으로 느껴진다.“안 그러면 내가 왜 너 좋아하겠어? 난 네 몸만 좋아하는 게 아니야.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그 순진함이 좋은 거야. 네가 뭐든 다 아는 능구렁이라면 나도 너한테 흥미 못 느꼈을 거야.”“왜 그렇죠?”나는 약간 어리둥절했다.그러자 백연우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이런 일은 서로 잘 맞아야 하는 거야. 서로 즐거워야 하는 거잖아. 만약 나쁜 목적으로 접근한 거면 재미없어. 저 인간은 딱 봐도 목적이 불순해. 생각만 해도 역겨워. 이제 알겠어?”백연우는 말을 명확하게 하지 않고 은연중에 자기 생각을 내비쳤다.예전 같았으면 못 알아들었을 텐데, 남주 누나한테서 정계에 관해 많은 걸 배운지라 알아들을 수 있었다.사실 정계든 학교든 다 작은 사회판이라 본질은 비슷하다특히 권세가 있는 사람들한테는 그곳이 어디든 늘 천당 같을 거다.그에 반해 권력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위로 올라가려고 결국 제 몸을 판다.이건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어디 가든 다 비슷하니까. 그저 백연우가 그런 식으로 더럽혀지지 않으면 그만이었다.“한 번 더 할래요?”백연우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나는 또 흥미가 솟아났다. 그러다 참지 못하고 또 요구하자 백연우는 이상야릇한 미소를 지었다.“그래. 그럼 좀 새로운 걸 해보자.”‘새로운 거라니?’나는 살짝 어리둥절했다.다음 순간, 백연우는 뒤에서 밧줄을 꺼냈다.그걸 본 순간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헐. 이렇게까지 한다고요? 이건 너무 화끈한 거 아니에요?”“뭐 어때? 화끈하게 놀아보자. 어때? 할 수 있겠어?”나는 살짝 망설여졌다. 무엇보다 백연우와 하면 항상 내가 당하는 기분이 드는 게 문제였다.사내대장부인 내가 여자한테 당하다니?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내가 백 쌤을 묶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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