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95화

Author: 은광수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1-12 20:00:00
나는 윤지은이 흥분해서 무슨 짓이라도 저지를까 봐, 그녀의 마음을 진정시키고자 해명했다.

“입 다물어. 해명 듣고 싶지 않아. 옷 벗어!”

그때 윤지은이 갑자기 명령했다.

그 순간 이게 무슨 상황인지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갑지기 왜 옷은 벗으라고 하는 거지?’

“안 벗어?”

윤지은은 갑자기 눈을 크게 뜨더니 나에게 명령했다.

그게 너무 무서운 나머지 나는 얼른 옷을 벗었다.

그러자 윤지은이 또 말했다.

“바지도 벗어!”

“대체 왜 그래요?”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한편으로 윤지은이 정말 내 거시기를 잘라버릴까 봐 두려웠다.

때문에 바지는 끝까지 잡고 내리지 않았다.

윤지은이 씩씩거리며 내 가슴을 꼬집었다.

“감히 내 명령을 거역해? 아직도 내가 안중에 없구나?”

“아니에요, 윤지은 씨 같은 아가씨 명령을 내가 어떻게 거역하겠어요? 그런데 대체 뭐 하려는 거예요?”

나는 상황을 모르기에 너무 무서웠다.

그러자 윤지은이 나를 또 노려봤다.

“벗으라면 벗어. 뭔 말이 그렇게 많아?”

“싫어요.”

나는 거절했다.

그러자 윤지은이 더 화를 내며 아예 손을 뻗었다.

“감히 내 명령을 어겨? 죽고 싶어?”

우리는 엉겨 붙어 실랑이를 벌였다.

하지만 싸우다가 웬일인지 갑자기 키스하기 시작했다.

나는 윤지은을 아예 벽 쪽으로 몰아붙였다.

“윤지은 씨, 나를 몰아붙이지 마요. 계속 이러면 이 자리에서 안아버리는 수가 있으니까.”

윤지은은 나를 보며 냉소를 지었다.

“그럴 배짱은 있고? 내가 그러라고 해도 그러지 못할 거면서.”

“어딜 봐서 내가 그러지 못할 것 같아요? 이게 내 평생 마지막이라면 뭔들 못 하겠어요?”

‘적어도 죽기 전 마지막으로 기분 한 번은 내야겠어.’

그때 윤지은이 박장대소했다.

“센 척은, 찌질이 주제에. 안 믿거든.”

나를 도발하는 윤지은을 보자 나는 순간 화가 치밀어 윤지은의 다리 한쪽을 들어 올렸다.

“나 몰아붙이지 말랬죠...”

윤지은은 순간 얼굴이 화끝 달아올라 가슴이 콩닥거렸다.

하지만 입술을 깨물며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흥, 그러겠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596화

    ‘난 지금 여자 친구를 말하는 건데, 본인이랑 뭔 상관이래?’나는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윤지은이 질문했으니 진지하게 대답했다.“당연히 장점이야 있죠. 예쁘고, 몸매도 좋고, 재벌가 아가씨고. 이거 다 윤지은 씨 장점이잖아요.”“그거 말고는?”윤지은은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것들은 그녀가 볼 때 장점에 속하지 않았으니까. 그저 출발선이 다른 것뿐이지.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의술도 뛰어나고 환자한테 책임지잖아요, 이건 엄청 기특한 거예요.”윤지은은 그제야 내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했는지 묵묵히 옷을 입었다.윤지은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나는 그저 그녀를 바라봤다.그때 옷을 다 입은 윤지은이 뒤돌아 떠났다. 보아하니 나한테 더 이상 뭘 하지 않을 모양이었다.‘이제는 나 풀어주려는 건가?’처음에는 살짝 의아했지만, 윤지은이 완전히 시선에서 사라지자 그제야 그녀가 나를 이대로 놓아주는구나 실감이 났다.하지만 이 순간 내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왠지 이상했다.이렇게 또 엉겁결에 윤지은과 또 자버렸다니.게다가 윤지은이 나한테 아무 짓도 안 했다니.나는 침대에 앉아 아무리 생각해도 윤지은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내가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 밖에 서 있던 두 경호원이 갑자기 안으로 들어왔다.나는 너무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아가씨께서 말씀하셨는데, 계속 여기 있으랍니다.”진작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이런 통보를 받으니 나는 풀이 죽었다.“혹시 이유라도 말해줬나요?”나는 상황을 알고 싶었다.그런데 두 경호원이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왜 그런지 모르겠습니까?”‘젠장...’‘내가 알면 물어봤겠냐?’‘그리고 왜 그렇게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데?’속으로 중얼거리다가 고개를 숙인 순간, 그제야 바지 지퍼가 열려 있다는 게 눈에 들어왔다.나는 얼른 허리를 숙여 지퍼를 올리고 속으로 은근히 으쓱해했다.‘내가 방금 윤지은과 한 걸 다 들었겠지? 그래서 이상한 눈

    Last Updated : 2024-11-13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597화

    “나 정말 구제 불능이네.”윤지은은 씩씩거리며 떠났다.“지은아, 너 왜 여기 있어?”그러다 가던 길에 어머니 이영미를 만났다.평소 시끌벅적한 곳이라면 질색하던 딸이 왜 노래방에서 나오는 건지 이영미는 못내 의아했다.윤지은은 건성으로 대답했다.“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닌 거예요. 엄마, 나 피곤해서 그러는데, 돌아가 휴식할래요.”말을 마친 윤지은은 바로 뒤돌아 떠났다.이영미는 신경 쓰지 않고 주위를 돌았다.앞쪽이 바로 노래방이었다.이영미도 젊을 때 노래 부르는 걸 매우 좋아했다.하지만 결혼한 이후로는 거의 끊다시피 했다.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노래할 때 너무 자신을 놓아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해철 앞에서 항상 여성스럽고 점잖은 이미지를 유지해야 했기에, 자연스레 노래를 하며 자기 이미지를 깎을 일은 없었다.다만 지금 남편이 곁에 없으니 더 이상 이미지를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이영미는 곧장 노래방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큰 룸 하나를 예약해 혼자 마음껏 노래할 생각이었다.“응? 여기서 뭐 해?”이영미는 호텔 경비원을 발견하고 의아한 듯 물었다.두 경비원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사실대로 말해야 할지 말지 각을 재고 있었다.“묻잖아, 말 못 해?”이영미는 두 경비원 뒤를 바라봤다. 두 사람 뒤는 바로 큰 룸이었다.하지만 두 사람은 아무리 봐도 이곳을 지키는 모양새였다.이영미는 의아한 듯 물었다.“여기 사람 가뒀어?”“사모님, 묻지 마세요.”“어디서 감히! 내가 사모님인 걸 알면서 묻지 말라고?”이영미는 버럭 소리쳤다.두 경비원은 흠칫 놀라며 숨소리도 내지 못했다.그 순간, 이영미는 반항심이 생겨 문을 가리키며 소리쳤다.“문 열어. 들어갈 거니까!”“그건...”“그건 뭐? 나 사모님이야. 여기 내 구역이라고. 그런데 내가 못 들어가?”“아니, 아닙니다. 사모님, 아가씨께서 여기를 지키라고 하셨습니다.”“그렇다면 더 들어가고 싶은데. 내 딸이 이틀 동안 정신을 못 차쳤는데, 왜 그런지 알아야겠어.”계속 몰아붙

    Last Updated : 2024-11-13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598화

    이영미는 안으로 들어온 뒤 주위를 빙 둘러봤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이상하네? 어디 사람이 있다는 거야?”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이영미가 돌아가려던 그때, 커튼이 살짝 흔들렸다.그 순간 이영미는 커튼 뒤에 누군가 숨어 있다고 확신했다.‘누구지?’‘지은이 이제야 사랑에 눈뜨고 남자를 숨겼나?’이영미는 호기심에 조심스럽게 다가가 기습 공격을 하려고 했다.그렇게 살금살금 커튼 앞에 도착해 허리를 숙이니 남자 다리가 보였다.이영미는 자기 딸이 수긴 남자가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이영미는 커튼을 확 걷었다.하지만 그 시각, 나는 밖의 상황을 몰랐다.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자 윤지은이 떠난 거라고 생각한 그때, 갑자기 커튼이 걷혀 지자 혼이라도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나는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하지 못했기에 당연히 윤지은이라고 생각했다.그와 동시에 윤지은이 나를 놀렸으니, 나도 상대를 놀려야겠다고 생각해 ‘윤지은’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고는 그녀의 몸에 내 몸을 마구 비벼댔다.“뭐 하는 거예요? 놀랐잖아요. 나 겁쟁이라서 이러면 놀란다고요. 내 심장에 문제라도 생기면, 책임질 거예요?”하지만 상대를 안는 순간 나는 이상하다고 느꼈다.그동안 윤지은과 몇 번이나 몸을 섞었기에 윤지은의 몸매를 나는 잘 알고 있다.윤지은은 아주 마른 체형인데, 커야 할 곳만 큰 여자다. 하지만 내 품에 있는 이 여자는 왜 살집이 있지?이영미도 낯선 남자의 품에 안겨 무의식적으로 놀랐다.“아아, 누구야? 이거 놔!”상대의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걸 듣고 난 뒤에야 나는 사람을 착각했다는 걸 알아챘다.나는 얼른 상대를 놓아주며 거리를 두었다.이영미도 너무 놀라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눈앞에 선 낯선 여자를 본 순간 나는 너무 난감하고 당황했다.‘젠장, 윤지은인 줄 알았는데 왜 다른 사람이야?’“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친구인 줄 알았어요.”나는 말하다가 이상함을 눈치챘다.‘원래대로라면 내가 이 방에 갇힌 건 윤지은만 알 텐데,

    Last Updated : 2024-11-13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599화

    나는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앉아 상대를 동정하는 말투로 말했다.“그럼 그쪽도 이젠 끝이네요. 여기 갇히면 나갈 생각 마세요.”“왜요? 저 사라들이 왜 그쪽을 여기 가뒀죠? 누구예요? 이름은 뭐고?”“정수호라고 해요. 여기 호텔 주인 아가씨의 미움을 사서, 그 여자가 저를 여기 가뒀거든요.”나는 낯선 여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나랑 같은 처지라는 생각에 숨김없이 내 사정을 말했다.그 말을 들은 이영미는 내가 자기 딸과 아는 사이라는 걸 알고 더 궁금해졌다.“아하, 여기 주인 아가씨한테 미움받았군요. 무슨 짓을 했는데요?”이영미는 가십거리에 관심 있는 사람처럼 질문했다.물론 나랑 같은 처지인 상대가 안쓰러웠지만, 뭐든 말할 정도는 아니었다.때문에 나는 일부러 얼렁뚱땅 넘겼다.“사실 잘못이라고 할 것도 없어요. 그냥 부잣집 아가씨라 성격이 까다로워 내가 하는 짓이 눈에 거슬린다고 가둔 거예요.”다만 이영미는 대충 얼버무리는 내 대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때문에 아예 내 옆에 털썩 주저앉아 말했다.“제대로 좀 말해 봐요. 왜 거슬렸다는 건데요? 이 호텔 주인 아가씨 성이 윤 씨거든요. 겉보기에는 쌀쌀맞지만 마음씨는 착한 사람이에요.”자기 딸이 못났다고 생각하는 어머니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이영미 눈에도 딸은 뭐든 훌륭했다. 물론 표정이 항상 뚱하고 쌀쌀맞게 구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나도 심심하던 참에 상대와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나는 윤지은을 헐뜯으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돼요. 가끔 겉모습이 화려하고 빛나는 사람일수록 속이 아주 시커멀 수 있고, 겉보기에 나쁜 사람도 실제로 좋은 사람일 수 있어요. 다만 윤지은 씨는 대체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요.”이영미는 더욱 의아해서 되물었다.“그럼 한 번 얘기해 봐요. 뭘 모르겠다는 거예요?”이렇게 상대와 잡담을 나누다 보니 지루하던 시간도 금방 지나갔다.그 시각, 윤지은이 내 핸드폰을 가져간 탓에 나는 아무하고도 연락할 수 없었다.전에 애

    Last Updated : 2024-11-13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600화

    하지만 질투가 나고 화가 나면서도 윤지은은 계속 해서 앨범을 확인했다. 보면 볼수록 기분이 언짢았지만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내가 이 사진들을 모든 건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저 가끔씩 감상하기 위해서 기념으로 남긴 거다.때문에 사진마다 제목도 달아두었다.윤지은은 자기 사진 몇 장을 클릭했다. 내가 그 사진에 적어둔 이릉은 ‘내 처음’이다.윤지은과 한 게 내 처음이었으니까.그때는 정말 황홀하고 기분 좋았다.윤지은은 자기를 묘사하는 꽤 좋은 단어들을 보고 기분이 조금 풀렸다.“내 사진은 언제 또 이렇게 많이 찍었대? 뭐, 예쁘네.”윤지은은 자기 사진을 감상하다가 가장 예쁘다고 생각되는 사진 두 장을 자기 폰에 전송했다.그런데 한창 감상하고 있을 때, 내 핸드폰이 울렸다.이번에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형수였다.윤지은은 나와 형수의 사이를 알 리 없었기에 형수라는 이름을 보자 자연스럽게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은 탓에 가족이 걱정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몹시 당황하고 폰을 돌려줘야 할지 망설여졌다.하지만 결국 이대로 돌려주는 건 너무 후한 처사라는 결론을 내렸다.윤지은은 내가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이에 결국 전화를 대신 받고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형수님 되시죠? 수호 씨 찾으세요?”전화 건너편의 형수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에 적잖이 당황했다.심지어 멍한 표정으로 옆에 있는 애교 누나를 바라봤다.하지만 애교 누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이었다.형수는 다급히 전화 건너편에 대고 물었다.[누구시죠? 수호 씨는요?]“지금 샤워 중이에요. 저더러 대신 전화 받으라고 했거든요.”윤지은은 일부러 이렇게 대답했다.내가 여자 친구가 있든 말든 윤지은과 상관없었다. 게다가 내 식구가 내 여자 친구 존재를 알든 말든 자신을 내 가족 앞에서 여자 친구라고 소개하고 싶었으니까.그렇게 되면 내가 진짜 여자 친구를 집에 데려갔을 때 아주 난감한 상황에 놓일 테니까.윤지은은 그저 내가 괴로운 걸 보

    Last Updated : 2024-11-14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601화

    “우리도 심심한데 용천 호텔이나 갈까?”형수가 제안했다.하지만 애교 누나는 고개를 저었다.“됐어. 수호 씨가 알면 우리가 자기 감시하러 온 줄 알 거야.”형수는 화가 나 헛웃음을 쳤다.“뭐든 수호 씨만 생각하지 마. 너부터 생각해. 요즘 네 상태 이상한 것 같던데, 왕정민과 이혼한 거 가족한테 말 못 했지?”애교 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것 때문에 애교 누나는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혼한 것도 모자라 나이도 훨씬 어린 남자와 사귀고 있으니, 어떻게 가족한테 얘기해야 할지 막막했다. 때문에 요즘 계속 머리가 복잡했던 거고.그동안 애교 누나가 나를 풀어준 것도, 나에게 자유를 준 것도 모두 나와의 미래가 확실하기 않아서였다.확신할 수 없는 관계인데, 이것저것 강요할 수 없었으니까. 그저 본인이 나를 필요로 할 때, 내가 나타나기만 하면 그만이었다.형수는 애교 누나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그러니까 더 기분 전환해야 하는 거야. 기분 다 풀어야 제대로 된 결정도 내릴 거 아니야. 나도 마침 골치 아팠었는데, 이참에 여행이나 가자.”형수의 설득 끝에 애교 누나는 끝내 동의했다.외부 상황을 모르는 나는 형수와 애교 누나도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그저 이영미와 세상모르고 수다를 떨었다.나는 지금껏 여러 스타일의 여자를 만나 봤지만 이영미처럼 이렇게 귀엽고 발랄한 스타일은 또 처음이다.무엇보다 이영미의 발랄함과 귀여움은 일부러 꾸며낸 게 아니라 안에서부터 뿜어나온 거다.이런 여자와 대화하니 몸과 기분이 모두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그렇게 한창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이영미가 갑자기 말했다.“시간도 늦었으니 이만 가봐야겠네요. 나중에 찾아올게요.”“네? 어떻게 나가려고요?”“내가... 일부러 쳐들어온 것도 아니니까 이 정도는 봐주겠죠.”이영미는 계속 연기했다.하지만 상황을 모르는 나는 그녀가 걱정되기만 했다.이영미는 당당하게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밖으로 나오자 두 경호원은 다급히 허리 굽혀 인사했다.하지

    Last Updated : 2024-11-14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602화

    윤지은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게다가 지금 이랬다가 다음 순간 바로 돌변해서 나를 죽이겠다고 달려들거나 쌀쌀맞게 굴지도 몰랐으니까.윤지은은 조용할 때는 분명 아름다운 요정 같은데, 미치면 정신병자나 다름없다.그런 미친 텐션을 나는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윤지은은 나를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팜므파탈’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이 단어로 윤지은을 형용하기에는 다소 합당하지 않았지만, 이 순간 내가 본 윤지은은 팜므파탈 그 자체였다.미소가 무서울 정도로 섬뜩했으니까.“대, 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나는 너무 긴장해서 말까지 더듬었다.물론 얼마 전에 윤지은과 잤지만, 또 그게 후회돼서 내 거시기를 잘라버리겠다고, 혹은 내 껍질을 벗겨버리겠다고 달려온 것일까 봐 무서웠다.그런데 그때 윤지은이 나에게 핸드폰을 건넸다. 그 핸드폰은 다름 아닌 내 것이었다.갑자기 핸드폰을 돌려주는 윤지은의 뜬금없는 행동에 나는 어안이벙벙했다.‘이 여자가 이렇게 착하다고? 분명 목적이 있을 거야. 절대 착한 마음으로 나한테 잘해줄 사람이 아니야.’때문에 나는 핸드폰을 받지 않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슨 뜻이에요? 이제 나 풀어주는 거예요?”나는 윤지은의 생각을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그러자 윤지은이 씩 웃으며 말했다.“폰은 돌려줄게. 받아. 싫다면 내가 이 자리에서 망가뜨려 줄 수도 있고.”나는 얼른 핸드폰을 받아 들었다.내 핸드폰인데, 당연히 가져야지.나는 핸드폰을 받은 순간 통화 내역부터 확인했다. 그리고 애교 누나가 나한테 전화를 십몇 통 걸고, 문자도 수두룩하게 보냈다는 걸 발견했다.애교 누나는 분명 나를 걱정했을 거다. 때문에 나는 얼른 누나한테 전화했다.연결음이 몇 번 울리지도 않고 연결이 됐다.“여보세요? 애교 누나, 저 괜찮아요. 걱정할 필요 없어요. 실수로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방금 찾았어요.”나는 애교 누나한테 거짓말했다. 애교 누나가 나를 걱정하는 게 싫었으니까.

    Last Updated : 2024-11-14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603화

    [왜 그래요? 왜 울어요?]애교 누나는 나를 걱정했다.나는 여전히 흐느끼며 말했다.“너무 기뻐서 그래요. 정말 너무 보고 싶어요.”이 말은 내 진심에서 우러나온 거다. 나는 정말로 애교 누나와 형수가 보고 싶었다.두 사람이 오면 윤지은이 더 이상 어떻게 날 괴롭힐지 두고 보자는 오기도 동반됐다.이 나쁜 여자는 항상 나를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지만, 애교 누나와 형수는 다르다.두 사람은 나를 항상 예뻐한다. 때문에 애교 누나와 형수가 빨리 오기를 바랐다. 그러면 두 사람이 내 편을 들어줄 테니까.애교 누나와 한창 통화하니 핸드폰 배터리가 나가버렸다.하지만 내 기분은 많이 좋아졌다.나는 웃으며 윤지은을 바라봤다.“내 형수랑 여자 친구가 좀 있으면 도착한다는데, 아직도 안 풀어줄 거예요?”“애교 누나라는 여자가 여자 친구야?”윤지은은 팔짱을 낀 채 나를 차갑게 바라봤다.나는 부인하지도 대답을 피하지도 않고 바로 인정했다.“그래요, 왜요?”“아무것도 아니야. 이제 가 봐.”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뭐라고요?”“가 보라고.”이렇게 오랫동안 갇혀 있었는데, 이제야 겨우 풀려나는 건가?나는 한시도 망설이지 않고 곧장 이곳을 떠나고 싶었지만 윤지은이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때문에 한창 망설이다가 결국 물었다.“또 무슨 꿍꿍이에요? 정말 이대로 놓아주는 거예요?”윤지은은 귀찮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대체 갈 거야 말 거야? 안 갈 거면 영원히 여기 있던가.”“가요, 당연히 가야죠.”나는 황급히 도망쳐 단숨에 내 방으로 돌아갔다.커다란 침대에 누우니 그제야 살 것 같았다.지금껏 침대에 누워 있는 게 이렇게 편한 건 줄 몰랐는데, 이 순간 침대와 사랑에 빠질 것만 같았다.“이제야 돌아왔네? 대체 어디 갔던 거야?”내가 방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백연우와 사모님이 따라 들어왔다.두 사람은 나를 보고 따라온 거였다.하지만 이 순간, 나는 침대에서 꿈쩍도 하기 싫었다.그동안 너무 피곤했으니까.꼬박

    Last Updated : 2024-11-14

Latest chapter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31화

    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 주해진을 바라봤다.“왜 이렇게 쉽게 돈을 주는 거지?”주해진이 오늘 이 사달을 벌이느라 분명 적지 않은 돈을 썼을 텐데, 나한테 2천만 원 가까이 되는 돈까지 배상하니 또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닌지 심히 의심됐다.“이 전에는 이대로 넘어가는 게 도저히 용납이 안 댔는데, 두 사람 실력을 보니 승복했거든. 두 사람 말대로 나도 젊을 때는 이 바닥에서 몇 년을 굴렀는데, 한 번도 두 사람처럼 죽기 살기로 싸우는 사람을 못 봤거든.”사실 주해진은 말을 아꼈다. 그가 가장 두려운 건 우리의 믿기지 않는 전투력이 아니라 궁지에 몰렸으면서 상황을 역전한 거였다. 그거야말로 가장 두려운 거였으니까.주해진은 우리를 맹수라고 느꼈다. 그것도 싸울수록 더 미쳐 날뛰는 맹수. 심지어 궁지로 몰아넣으면 넣을수록 우리는 오히려 피에 굶주린 모습을 드러냈다.주해진은 제 체면을 회복하고 싶어 그동안 승복하지 않은 거였는데, 우리가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존재라는 걸 알았으니 더 이상 저항할 필요가 없었다. 어쨌든 그는 이미 손을 씻었고, 이제는 그저 장사를 하며 지내기에 어렵게 얻은 걸 망치고 싶지 않았다.나는 여전히 반신반의했지만 민우는 나더러 먼저 돈을 받으라고 계속 눈을 깜박거렸다.나도 민우의 뜻을 알고 있었다. 이걸 나중에 우리의 사업 자금에 보태자는 뜻이었다. 1800만 원이나 되는 돈을 보니 나도 확실히 마음이 동해 결국은 말없이 받았다. 주해진은 김진호와 안명훈더러 우리에게 사과하게 했고, 두 사람은 찍소리 못하고 순순히 사과했다.떠나갈 때 주해진은 제 차를 나에게 주면서 몰고 가라고 했다.그 순간 나는 오히려 경계심이 곤두섰다.“돈도 배상했으면서 차는 왜 주는 거야? 설마 또 해코지하려고?”주해진은 호탕하게 웃었다.“경계심 너무 많은 거 아니야? 그냥 친구 삼고 싶어서 주는 거야.”“그런데 난 그쪽이랑 친구하기 싫은데.”나는 고민도 없이 거절했다.주해진은 여전히 너털웃음을 터뜨렸다.“너무 빡빡하게 굴지 말고. 친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30화

    김진호는 속이 좁고 질투심이 강하지만 실력은 별로 없다. 특히 일이 터지면 항상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난다.그런데 주해진이 자기를 내밀자 안명훈보다 더 겁을 먹었다.“싫어요... 안 돼요... 해진 형, 저 자식 차를 망가뜨리라고 한 건 형이잖아요. 저더러 형 대신 뒤집어쓰게 하면 안 되죠.”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김진호는 제가 한 짓에 책임지지 못하고 주해진의 체면을 바닥에 짓밟았다.주해진은 너무 쪽팔려서 김진호의 뺨을 내리치면서 버럭 소리쳤다.“사과하라면 해. 어디서 말이 그렇게 많아? 젠장. 내가 널 돕지 않았다면 수호 동생한테 미움 살 일이 있었겠어?”한창 화를 내고 있던 나는 그 말에 순간 멍해졌다.‘수호 동생? 지금 나를 말하나?’‘젠장, 내가 언제 제 동생이 됐다는 거야?’“어디서 친한 척이야? 너희 셋 다 내려와.”나는 차를 또다시 쾅쾅 내리쳤다.민우 역시 차 위에서 나를 협조해 주었다.승합차가 우리 때문에 완전히 뒤집힐 지경이 되자 주해진은 우리와 연맹을 맺으려는 듯 은근슬쩍 나를 회유했다.“수호 동생, 그만해. 내려갈게. 우리 사이에는 원한이 없잖아. 수호 동생이랑 원한 있는 건 김진호잖아. 그리고 안명훈 저 자식도 자기 여자 친구더러 동생 친구 꼬시라고 했어. 저 둘 중에 좋은 놈 하나 없어. 내가 지금 바로 이 두 놈 내려 보내겠으니까 마음대로 처리해.”주해진은 말을 마치자마자 정말로 김진호와 안명훈을 끌어내 앞에 내팽개쳤다.내 분노는 사실 김진호와 안명훈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가장 큰 원인은 내 차가 박살 난 것 때문이다. 그리고 주범은 바로 주해진이다.때문에 나는 화가 잔뜩 나서 주해진을 향해 파이프를 휘둘렀다.“이 자식들 빚은 내가 천천히 받을 거야. 하지만 내 차를 망가뜨린 건 어쩔 건데?”주해진은 고개를 돌려 내 차를 흘긋 보더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마도 배상할 수 있는 저렴한 차라 안도한 듯했다.“수호 동생, 저 차는 1600만 정도 하지? 내가 나중에 새 차 하나 뽑아줄게.”주해진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29화

    사실 오늘 안명훈은 이곳에 오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주해진이 기어코 자기 위엄을 보여주겠다고 불러냈다.그런데 주해진의 위엄은 못 보고 오히려 나와 민우의 미친 모습만 보게 된 거다. 그러니 혼비백산이 되지 않을 리가 있나?안명훈은 필사적으로 차 문을 흔들었다.“나 내릴래. 내려줘...”주해진은 안명훈의 뺨을 후려갈기더니 씩씩거리며 욕설을 퍼부었다.“사내자식이 내리긴 어딜 내려? 네가 문을 내리면 저놈들이 올라올 거잖아. 문 열면 안 돼. 얌전히 앉아 있어. 설마 저 자식이 문을 부수겠어?”펑!나는 승합차를 향해 쇠 파이프를 세게 휘둘렀다.그러면서 속으로는 방금 전의 울분을 토해냈다.‘내 자식 같은 새 차, 아직 할부도 안 끝나 얼마나 애지중지했는데. 네놈들 때문에 고물이 됐잖아.’나는 승합차를 내리치면서 욕설을 퍼부었다.“나와. 차 안에 숨어 있는 게 겁쟁이랑 뭐가 달라?”차 안 세 사람 눈에 나는 충혈되어 시뻘게진 눈을 가진 분노한 맹수나 다름없었을 거다.안명훈은 완전히 겁을 먹어 나한테 끊임없이 간청했다.“오늘 밤 일은 나랑 상관없어... 제발 살려줘. 제발...”주해진도 솔직히 속으로는 무서웠지만 안명훈이 저 하나 살려고 자신을 배신한 걸 보자 화가 나서 그를 발로 차버렸다.안명훈은 그 힘에 못 이겨 옆으로 벌러덩 굴러 넘어졌다.그때, 마침 유리창을 깨뜨린 나는 쇠 파이프로 주해진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셋 셀게, 당장 내려. 안 그러면 죽이는 수가 있어.”주해진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그럴 필요까지 있어? 내가 사람을 불러 모으긴 했지만 무기는 안 들었잖아. 게다가 저놈들은 겁을 먹고 이미 도망쳤어. 너희 둘도 크게 다치지 않았으먼서 꼭 미친 짐승처럼 나를 그렇게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겠어?”나는 이를 악물었다.“난 짐승처럼 네 놈을 물고 늘어지는 거로 안 끝나. 아주 뼈도 안 남기고 씹어 먹을 거야. 내가 얼마나 어렵게 산 차인데, 평소 아까워서 조심조심 다뤘는데, 네 놈 때문에 폐차하게 생겼잖아. 내 차 물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28화

    나는 여전히 손에 든 쇠 파이프를 필사적으로 휘둘렀다. 분명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그렇다고 기죽을 수도 없었다.민우가 말한 적이 있는데, 싸울 때 가장 무서운 건 싸우기 전부터 겁을 먹는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한참 싸우다 보니 나는 점점 힘에 부쳤다. 놈들 인원수가 너무 많아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그렇다고 이대로 쓰러질 수는 없었다.인체에는 자극을 받으면 잠재력을 자극하는 혈 자리가 있는데, 그 혈 자리가 자극을 받으면 잠재력이 폭발했다가 나중에 한동안은 몸이 나른해진다.하지만 이 상화에서 다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기에 나는 고민 없이 혈 자리를 눌렀다. 그 순간 온몸에 힘이 솟아나면서 내가 마치 거인이 된 느낌이었다.“야! 다 죽었어!”나는 고함을 지르는 동시에 쇠 파이프를 휘두르면서 달려갔다.나를 에워싸고 있던 놈들은 내가 더 이상 전투력이 없다는 걸 보고 모두 긴장을 푼 상태였다. 하지만 나는 갑자기 미친 것처럼 놈들의 코뼈를 하나씩 부러뜨렸다. 심지어 손이 무척 매웠다.나는 피가 들끓어 끊임없는 힘이 솟구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매번 파이프를 휘두를 때마다 젖 먹던 힘까지 짜냈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는데도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나도 한방에 놈들 뼈를 부러뜨릴 수 있다는 것에 흥분됐다.‘만약 동준 형님이 이 모습을 본다면 나에게 재능이 있다고 여기지 않을까?’싸울수록 피가 끓고 힘이 솟아났다. 놈들은 심지어 나를 보자 연신 뒷걸음쳤다.옆에 있던 민우마저 나를 보면서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물었다.“수호야, 너 대체 어떻게 한 거야? 난 지금 힘들어 죽겠는데...”나는 혈 자리를 가리켰다.그러자 민우는 바로 눈치챘다.민우 역시 의학을 전공한 지라 말하지 않아도 바로 알 수 있었다. 곧이어 민우 역시 스스로 한 대 치더니 갑자기 피가 솟구치는 것처럼 흥분했다.“하하하, 나도 다시 회복했어. 너희들 죽었어.”우리는 서로 협조하면서 놈들한테 달려가 퍽퍽, 주먹을 날렸다.우리를 끝장내버리겠다고 큰소리치던 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27화

    전에는 누가 와서 소란을 피울까 봐 민우더러 나와 함께 가게에서 지내자고 했지만, 지금 사장님 댁에 머물고 있는데 민우까지 데려올 수는 없었다. 때문에 뭐든 나 혼자 해결해야 했다.민우를 집에 데려다 두는 길에 그는 나에게 함께 사장님 댁에 있어 달라냐며 물었다. 그러면 서로 보살필 사람이 있다면서.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걸 생각해 보지 않은 적 없어. 하지만 사장님을 돌보려고 그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너까지 데려가면 이상하잖아.”“난 그 개자식들이 또 너한테 무슨 짓 할까 봐 그러지.”“나도 무서워. 하지만 이미 준비해 뒀어.”나는 의자 밑에서 도구 몇 개를 꺼냈다.민우는 그 도구들을 손에 들고 무게를 가늠해 보더니 말했다.“이 도구들은 조금 도움이 될 뿐이야. 그래도 내가 너한테 가르쳐준 방법을 사용해.”민우는 말하면서 손을 움켜쥐는 동작을 했다.그 동작에 나는 풉, 하고 웃음이 터져 버렸다.“그 방법 확실히 좋더라...”우리가 한창 얘기하고 있을 때 백미러에 언뜻거리는 차 한 대가 비쳤다.무의식적으로 뒤에 따라붙은 사람이 운전할 줄 모른다며 투덜거리던 나는 갑자기 이상한 낌새를 챘다. 그도 그럴 게, 뒤에서 달려오는 차는 속도가 아주 빨랐는데 마치 나를 강제로 세울 것처럼 굴었으니까.“잘 앉아.”나는 불안한 예감에 다급히 액셀을 밟아 속도를 냈다.다만 내 차의 유일한 단점은 속도를 너무 빨리 낼 수 없다는 거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뒤 차에 따라잡혔다.놈들은 내 차를 강제로 멈추게 할 작정인 듯했다. 하지만 나는 멈추고 싶지 않았다. 상대방 차량은 승합차였는데, 그런 승합차는 용량이 커 적어도 열댓 명을 태울 수 있었다.만약 차에서 열 몇 명이 우르르 내리면 나와 민우 둘이 대처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때문에 나는 액셀을 밟았다. 하지만 승합차 두 대는 좌우에서 협공하며 내 차를 가운데 몰아 끼긱끼긱, 하며 긁히는 소리가 났다. 분명 차가 내는 소리였지만 내 살점이 뜯겨나가는 기분이었다.아직 차 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26화

    내가 한창 망설이고 있을 때 사장님도 말을 보탰다.“수호 씨, 남아서 좀 도와줘. 우리 마누라가 요즘 너무 힘들어서 그래. 어릴 때부터 금지옥엽으로 자라나 이런 고생 언제 해 봤겠어? 이것 봐, 피곤해하는 거 보이지? 나도 솔직히 마음 아파.”사장님과 사모님이 모두 나를 남으라고 설득하는 상황이라 나도 더 이상 거절하기 곤란했다.“그래요. 제가 남아서 도와드릴게요.”사장님이 드시고 사용해야 하는 약이 너무 많아 확실히 번거롭긴 하다. 때문에 나도 사모님 혼자 사장님을 케어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됐다.사모님은 내 말에 이내 환한 표정을 지었다.“수호 씨는 아무것도 가져올 필요 없어요. 여기 모두 있으니까. 전처럼 계속 객실에서 자면 돼요. 그곳 채광이 좋고 공기도 좋아요...”사모님은 내가 이곳에서 지내는 데 불편해할까 봐 끊임없이 말을 늘어놓았다.사장님 내외가 사는 집은 모두 고급 가구를 사용했는데, 내가 이곳에 남아 도와주지 않는다면 이런 걸 누려볼 기회가 어디 있을까?사장님 내외는 나한테 너무 잘해줘서 내가 다 미안할 따름이었다.사장님 몸은 우선 한약으로 며칠간 보양해야 하지만 약을 다 먹으면 사실 힐 것도 없어 나는 가게 일을 돌볼 수 있었다.요 며칠간 주해진은 소란 피우러 찾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이대로 포기했다는 건 아니었다. 때문에 나는 동료들한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한편 주해진은 그날 도망치듯 가게를 떠난 뒤 마음이 계속 안 좋았다.하지만 최근 일손을 구해봤지만 누구도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 첫째 이유는 주해진이 깡패라 정계와 연이 닿는 지인이 적었고, 두 번째 이유는 사촌 형이 다시는 화인당을 다시는 건드리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었다.주해진은 입으로는 싫다고 했지만 요 며칠간 그래도 제 분수를 지켰다. 다만 김진호 병문안을 간 뒤, 마음이 또 바뀌었다.김진호는 나를 여자 등에 빨대 꽂고 출세한 놈으로 말하면서, 깡패인 주해진이 나 같은 등신 하나 해결하지 못한 게 알려지기라도 하면 얼마나 웃음거리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25화

    어르신도 허허 너털웃음을 지었다.“너도 잘했어. 처방한 게 거의 다 맞췄으니까. 새내기 같지가 않아. 네 할아버지한테서 많이 배웠나 보네?”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그럭저럭요. 그런데 그때는 너무 어려 할아버지의 모든 재능을 배우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에요.”“괜찮아. 앞으로 내가 네 할아버지니까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나한테 물어봐.”나는 얼른 감사를 표했다.어르신과 약처방을 확인한 뒤, 나는 화인당에 가 이틀 치 약을 짓고 동료들에게 사장님이 퇴원했다는 사실을 말했다.다들 사장님이 다 나은 줄 알고 기뻐하는 눈치였다. 특히 민우는 슬그머니 내 팔을 잡으며 말했다.“사장님이 돌아오면 우리 따로 나가는 거지?”나는 얼른 민우의 말을 잘랐다.“사장님이 돌아와도 이런 말은 급하게 하면 안 돼. 화인당이 안정되고 가게에 일손이 부족하지 않을 때 떠날 수 있어. 우리가 다른 길을 찾아 나서는 건 자신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지만, 화인당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되지. 사장님이 우리 둘한테 얼마나 큰 은혜를 베풀었는지는 내가 말 안 해도 알잖아.”민우는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내가 생각이 짧았네. 앞으로 절대 함부로 말 안 할게.”“참, 요즘 태진 선배는 어때? 가게에서 본 적 있어?”나는 가게에 들어오자마자 모태진이 오늘 없다는 걸 발견했다.내 말에 민우가 대답했다.“누가 알겠어? 또 그깟 일 때문에 가게에 피해 갈까 봐 안 나왔겠지. 상관하지 마. 다 큰 어른이 본인 몸 하나 건사 못 하겠어? 수호야, 아직은 따로 나가는 말은 안 할게. 하지만 천수당을 관찰하는 건 괜찮지?”“관찰하는 건 괜찮아. 하지만 함부로 하지 마.”나는 신신당부했다.그러자 민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나는 약을 가진 후 다시 사모님 댁으로 돌아갔다.이 약 일부는 목욕용이고 일부는 마시는 약이라 나는 위애 상세하게 적어 따로 분리했다. 그리고 먹는 약은 모두 달여 진공 포장한 뒤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이렇게 하면 마실 때 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24화

    윤지은은 보기 드물게 이번만큼은 내 편에 섰다.“동의하기 싫어도 동의해야지. 내가 진작 서약이 부작용이 있고 중독성이 커서, 장기적으로 이렇게 치료하면 환자가 오히려 탈탈 털릴 거라고 말했는데. 유미한테는 내가 말할게. 걔네 부모님은 아무튼 B시에 계시잖아? 한동안 돌아올 수 없으니까 당분간 비밀로 하지 뭐.”윤지은이 전에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 건 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이기 때문이다. 서의학 의사면서 서의학이 안 좋다고 하면 분명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거다.하지만 친구 남편인 정호섭의 생명이 달린 일이니 더 이상 거리낄 것도 없었다. 무엇보다 친구 임유미가 가장 마음에 걸렸다.만약 정호섭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임유미는 어떡하라고?나는 사장님을 바라봤다.“그래도 되겠어요?”사장님은 효심이 강한 분이라 장인 장모를 속이는 게 안 좋다고 여겼다. 게다가 두 분이 지금껏 사장님을 길러왔으니.하지만 사장님이 고민하는 동안 윤지은은 이미 사장님 대신 결론을 내렸다.“뭐 그렇게 생각할 게 많아요? 두 분한테 말하면 절대 동의 안 할 거예요. 이 일은 내가 말한 대로 해요. 나도 한의학을 전공했던 사람이라 파악이 없으면 이런 말 안 해요.”나와 사장님 모두 머뭇거렸는데, 윤지은이 이런 태도로 나오니 오히려 감화되었다.나는 윤지은이 진심으로 존경스러웠다. 뭐든 엄격하고 신속하게 하는 모습은 내가 따라 배울 점이었다.윤지은은 나더러 병원에 남아 사장님을 돌보게 하고 본인은 유미 사모님을 모셔 오면서 한의 치료 방법에 대해 말해주겠다고 했다.그사이 나는 사장님이 아침 식사를 드시는 걸 도와드렸지만, 사장님은 입맛이 없다면서 조금밖에 드시지 않았다.요즘 매일 많은 양의 약을 먹어 위장이 망가져 음식을 먹는 것조차 무리였다.이렇게 부작용이 큰 게 바로 서양의학의 가장 큰 단점이다.나도 사장님을 강요하지 않았다.환자가 입맛이 없다는데 억지로 먹게 하면 오히려 위장의 부담을 더해주기 때문이다.나는 따뜻한 물을 받아와 사장님의 얼굴과 몸을 닦아주었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23화

    어르신은 내가 보인 자신감에 매우 만족해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을 귀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침술 하기 전에 모든 서약을 끊고 한동안 몸보신해야 해. 지금 너의 사장님 몸은 너무 나약해서 기혈이 거의 다 사라진 거나 다름없어. 이 상태로 침술 할 수 없어. 이 일은 먼저 환자 가족들과 상의하고 동의를 구한 뒤 진행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때마침 윤지은이 회진하러 와서 나는 그녀더러 사장님을 잠시 봐달라고 하고는 어르신을 모시고 밖으로 나갔다.“됐어. 데려다 줄 필요 없어. 이 부근에 마친 공원이 있으니 나도 좀 산책하다가 택시 타고 가면 돼. 네 사장님 상황은 서둘러서 가족과 상의해. 더 지체되면 천지신명이 와도 어쩔 수 없어.”어르신의 긴박한 말투에 나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 할아버지.”나는 진심으로 어르신께 감사했다. 90세가 넘는 분이 내 전화 한 통에 아무 이유 없이 도와준 거니까.이 은혜는 꼭 마음에 새길 거다.어르신은 허허 너털웃음을 지었다.“사람을 구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이건 나를 위해 덕을 쌓는 거야. 너도 얼른 가 봐. 이 일은 지체하면 안 된다는 거 잊지 말고.”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어르신이 뒤돌아 떠난 뒤에야 나는 병실로 돌아갔다.다른 사람은 이미 떠나고 윤지은만 병실에 남아 있었다.나는 얼른 윤지은과 사장님께 방금 전 상황을 말씀드렸다.“수호 씨, 한의학 치료법으로 정말 내 병을 완화할 수 있어?”사장님은 나를 조금 믿는 눈치였지만 그래도 한번 확인했다.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설명했다.“아까 보신 분이 우리 마을에서 엄청 유명한 명의세요. 젊을 때 저희 할아버지랑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람들 병을 치료해주셔서 엄청 유명해요. 저도 그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본 건데 정말 방법이 있다더라고요.”“사장님이 입원한 뒤 몸 상태가 확실히 점점 나빠지셨잖아요. 이 부분은 제가 말하지 않아도 사장님도 느끼셨을 거예요. 서약은 비록 효과는 빠르지만 부작용도 커요. 사장님 몸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