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82화

작가: 나설희
임아영의 옆에는 그의 부친이 함께했다.

임아영은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부드러운 불빛 아래서 모든 것은 그렇듯 아름다웠다.

현장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들에게로 향했다.

임아영의 부친이 육현경의 어깨를 한 번 두드리고 임아영의 손을 그에게 넘겨주었다.

육현경은 허리를 숙여 예의를 표했다.

그렇게 임아영의 부친은 무대를 내려갔고 육현경의 그의 자리에 섰다.

임아영은 황홀한 웃음을 지으며 육현경의 팔에 팔짱을 낀 채 음악에 맞춰 춤추듯 레드카펫을 걸어갔다.

공기는 그렇게 달콤한 향기가 넘치는 듯했다.

소이연은 그런 그들을 담담히 바라보았다.

심문헌도 앞을 바라보았지만 소이연이 걱정되어 수시로 돌아보았다.

소이연의 그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렸다.

"보고 싶지 않으면 보지 마요. 볼 것도 없으니까."

심문헌이 소이연을 향해 말을 뱉었다.

그는 소이연이 마음이 아직 불편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때 소이연의 말이 들려왔다.

"너무 힘을 줘서 아프네요, 손이."

심문헌이 깜짝 놀라 손의 힘을 풀었다.

소이연도 그의 모습에 헛웃음을 지었다.

"나는 괜찮아요. 오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다 했어요."

소이연은 그런 심문헌을 나무라지 않고 설명을 덧붙였다.

"나는 왜 화가 날까요?"

심문헌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소이연은 그런 그가 너무 웃겨서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웃음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 모습을 마침 임아영과 지나가던 육현경이 보게 되었다.

소이연이 자리한 곳은 매우 어두웠다.

모든 불빛은 신랑 신부를 향했기에 가까이 가지 않으면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때마침 소이연의 웃는 얼굴을 육현경과 임아영이 보게 된 것이다.

임아영은 재빨리 육현경의 변화를 알아챘다.

그렇다.

소이연을 무대 제일 앞줄에 앉힌 것도 임아영이었다.

그녀는 자신과 루카스의 행복한 결혼식을 소이연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소이연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임아영도 한눈에 소이연이 정성스레 꾸몄음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확실히 아름다웠다.

루카스가 아니라 임아영도 소이연의 아름다움에 넋을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983화

    사람들이 웅성거린 건 이 모습 때문이었다.소이연은 겉으로 별거 아니라는 듯 넘겼다.'이렇게까지 해야 해?'결혼식을 곧 시작하는데 그 시간을 참지 못한단 말인가.소이연은 차갑게 시선을 거두었다.육현경은 임아영을 부축하여 남은 레드카펫을 걸었다.사회자는 그들에게 많은 축복의 인사를 보냈다.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지체하지 않았다.임아영의 몸이 불편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들은 재빨리 인사절차에 돌입했다.절차는 꽤 간결했다.둘은 레드카펫의 중간에 서자 사회자가 큰 소리로 외쳤다."신랑 신부, 서로에게 인사 올릴게요!"육현경과 임아영은 허리를 숙여 서로에게 인사를 올렸다."부모님들에게 인사!"둘은 또 몸을 돌려 어른들에게 몸을 숙이며 인사를 올렸다."부부 맞절!"사회자는 더욱 높은 목소리로 소리쳤다.육현경과 임아영은 마주 보며 허리를 숙였다.그때 현장에서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그렇게 둘의 결혼은 막바지에 다다랐다.결혼식은 꽤나 간소했다.식이 끝나고 육현경은 임아영과 함께 나가려고 할 때 그녀가 눈짓을 보내자 사회자는 마이크를 건네주었다.임아영은 마이크를 건네받고 입을 열었다."제가 아직 몸이 불편한 관계로 이번 결혼식은 가족들과 루카스의 희망대로 간소하게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제 인생에 제일 큰 행사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아 말하려고 합니다."현장에서 다시 한번 박수 소리가 터졌다.육현경은 입술을 깨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아영 씨, 무리하지 말아요.""괜찮아요."임아영은 육현경을 보며 생글생글 웃었다.그녀의 웃음은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임아영은 정말 육현경을 너무 사랑했다.소이연은 냉정하게 그들을 바라보았다.임아영은 성격이 좋지 않았지만 육현경에 대한 사랑은 감출 수 없었다.그래서 육현경은 임아영을 선택하고 놓아주지 못하는 건 아마 당연지사일 것이다."오늘 말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요."임아영은 그윽한 눈빛으로 육현경을 쳐다보았다."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984화

    그래서 많은 이들은 임아영을 연민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리고 루카스, 내 남편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임아영은 '내 남편'이라는 세 글자를 특별히 강조했다.사랑이 넘쳤다.육현경은 입술을 깨물며 그녀를 묵묵히 바라보았다."저는 사랑을 믿지 않았어요. 내 인생에서 나를 사랑하는 건 가족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나처럼 불편한 몸은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믿었죠. 당신을 만나서야 나는 이토록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죠. 당신 때문에 내 인생이 다채로워졌어요. 당신이 내 인생에 나타나 줘서 너무 고마워요."임아영은 말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불빛 아래서 그녀의 눈물이 반짝거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육현경은 아무런 말도 없이 침을 꿀꺽 삼켰다.하지만 임아영은 눈물을 닦으며 말을 이어갔다."루카스, 남은 인생 나의 세계는 전부 당신이에요. 정말 당신을 사랑해요."진지한 고백은 자리한 모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현장에 어린 여자아이도 감동하여 눈물을 훔치였다.모든 이들이 감동했으나 육현경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보다 못한 사회자가 입을 열었다."신부의 진심 어린 고백을 받고 신랑은 해주고 싶은 말이 없나요?"육현경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그러자 현장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현장 경험이 많은 사회자가 분위기를 깨려 최선을 다했다."신랑분께서 너무 감동받아서 아무런 말도 하시지 못하네요. 괜찮습니다, 오늘은 두 분의 날이니 조금 더 시간을 드리죠. 여러분들의 박수가 필요합니다!"사람들은 다시 박수를 보냈다.그때 직원이 육현경에게 마이크를 건네주었다.육현경은 마이크를 쥐고 임아영을 향해 입을 열었다."남은 인생을 당신과 함께하게 되어 너무 기뻐요."임아영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그건 행복의 눈물이었다.그 순간, 소이연의 눈에서도 아무런 예고 없이 주르륵 떨어졌다.눈물이 흘러서야 그녀도 자신이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육현경을 잊었다고 했으나,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결국 이 장면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985화

    박수소리와 함께 임아영과 육현경은 함께 내려왔다.그리고 연회가 시작되었다.테이블에는 산해진미로 가득했다.소이연은 얼마 먹지도 않았지만 그녀의 접시에는 이미 음식물로 가득 찼다.다른 사람이 보면 며칠 굶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문헌 씨, 그만해요."소이연은 낮게 중얼거렸다."많이 먹어야 본전을 뽑죠."심문헌은 진지하게 얘기했다."몸도 다치고 마음도 다치고 얼마나 손해예요.""...""빨리 먹어요."심문헌은 재촉했다.소이연은 심문헌의 말에 설득되어 열심히 밥을 먹기 시작했다.밥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육현경과 임아영이 술을 따르러 왔다.임아영이 휠체어에 앉아 있었기에 모든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공간을 남겨주었다."축하드립니다."사람들이 큰 소리로 축하인사를 보냈다.육현경은 예의를 갖추었다."고마워요."그는 심지어 소이연과 심문헌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임아영과 함께 떠났다."이연 언니."임아영이 갑자기 소이연을 불러세웠다.소이연은 입술을 깨물었다.임아영은 매번 일을 만드는 걸 좋아했다."여기에서 언니를 만나게 돼서 너무 기뻐요. 안 올 줄 알았어요."임아영은 일부러 사람들의 앞에서 소이연에게 말했다. 소이연과 천씨 가문의 관계가 아직 노출되지 않았기에 그녀가 임씨의 결혼식에 참석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을 부분이었다. 그러나 소이연과 심문헌이 교제를 시작했으니 심씨 가문과 함께 참석하는 것 또한 당연했다. 그래서 모든 이들은 소이연이 심문헌을 따라왔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임아영의 말에 사람들은 머릿속이 복잡했다."당연히 와서 축복해 줘야지."소이연이 담담하게 웃었다."축하해. 앞으로 잘 살길 바랄게."소이연은 말하면서 술잔을 들어 올렸다.그들의 행복을 바라는 뜻이었다.임아영은 작의적으로 웃어 보였다.소이연은 정말 대단했다.어떤 순간이 와도 그렇듯 태연자약할 수 있었다.임아영은 술잔을 같이 들어 올리고 휠체어에서 일어나 소이연의 잔에 부딪혔다.그리고 갑자기 입을 열었다."루카스, 이연 언니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986화

    천우진은 소이연에게 잠시 후에 그녀에게 연락을 준다고 하고 임씨 할머니에게 안부를 전하러 떠났다.만약 오늘 아무런 문제 없이 떠날 수 있다면...누가 천씨 어르신을 해하려고 했는지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소이연은 조바심에 몸을 일으켰다."어디 가요?"심문헌이 흥분하여 물었다."화장실요.""같이 가요.""화장실 간다니까요.""... 그럼 여기서 기다릴게요.""네."소이연은 말을 남기고 화장실로 떠났다.그리고는 화장실 문 앞에서 육현경을 마주쳤다.옆을 둘러보았지만 임아영은 없었다.육현경 혼자 여자 화장실 앞에 서있었던 것이다."아영 씨가 안에 있어요."육현경이 급히 설명했다.그는 한눈에 소이연의 생각을 꿰뚫어 본 것이다.소이연은 아무 말도 없이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노예도 아니고 화장실도 같이 오다니."소이연."육현경이 그녀를 갑자기 불러 세웠지만 소이연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처럼 가던 길을 갔다.그 모습에 육현경은 입술을 깨물었다.사실, 그는 이미 그녀를 불러 세울 자격이 없었다.화장실 안.소이연이 들어가자 나오는 임아영을 마주쳤다.임아영은 휠체어에 앉아 동작이 매우 느렸다.소이연은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임아영을 스쳐 지났다."소이연."임아영이 그녀를 불러 세우자 소이연은 언짢은 듯 돌아보았다.화장실 가기도 그렇게 어렵단 말인가."당신이 안 올 줄 알았어요."임아영이 조소어린 말투로 말했다."왜요?"소이연이 반문했다."거래는 지금 이미 끝났어요. 모든 게 끝났어요.""그렇게 쉽게 잊혀지나요?"임아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약속은 잘 지키는 편이에요."임아영은 소이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나 지금 화장실 급한데 다른 일 없으면 먼저 가볼게요."소이연은 말을 마친 후 임아영의 답도 기다리지 않고 화장실로 들어갔다.그리고는 임아영의 음흉한 웃음을 보지 못했다.임아영은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보내고 상대방의 답장을 받은 후 곧장 삭제했다.이걸 초래한 건 소이연의 탓이라고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987화

    육현경은 미간을 찌푸렸다.임아영은 그의 불쾌함을 느꼈지만 그의 목을 놓아주지 않았다."루카스, 우리는 이제는 합법적인 관계예요.""장난치지 말아요. 잠시 후에 손님도 접대해야 해요."육현경은 언짢은 듯 그녀를 밀어냈다."우리도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니잖아요."임아영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고집부리지 말아요. 의사도 지금 몸으로 운동하지 말라고 했잖아요.""나는 괜찮아요.""내가 안 괜찮아요."육현경은 또박또박 말을 뱉었다."나를 사랑하는 것 맞죠? 내가 죽는 게 싫은 것 보니."임아영은 까르르 웃었다."네."육현경은 반대로 짧게 답했다.임아영이 죽으면 자신도 살아남지 못할 것임을 그는 잘 알았다."놓아줘요. 당신을 누를 까봐 걱정돼요."육현경은 여러 번이나 경고했다."나를 짓눌렀다고요?"임아영은 아직도 손을 풀지 않았다."오히려 그렇게 힘을 주고 있는 게 힘들지 않아요? 나와 조금도 닿지 않고 있는데.""당신을 아프게 할까 봐요. 의사의 경고도 있었으니까요.""나를 다치게 하기 싫은 거예요? 아니면 나와 거리를 두고 싶은 거예요?"임아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당신의 몸이 제일 중요하죠.""루카스, 나의 물음에 항상 제대로 답하지 않는군요.""당신의 몸이 제일 중요해요, 나에게는."육현경이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좋아요."임아영도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어차피 진실 따위는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았으니 말이다."그럼 뽀뽀 해줘요. 그건 괜찮죠?"육현경은 얼굴을 굳혔다."나와 자지도 않고 만지지도 않고, 법적인 부부로서 뽀뽀 정도는 괜찮지 않아요?"임아영은 진지하게 물었다.육현경은 침을 꿀꺽 삼켰다."루카스, 키스해 줘요."아무런 반응도 없는 육현경에게 임아영은 단호하게 말했지만 그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임아영은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소이연을 위해 몸을 사리는 것인가?''결혼을 했어도 여전히 나를 만지지 않는 것인가?'임아영은 이를 악물었다.그녀는 육현경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988화

    호텔 직원이 급하게 뛰어가 모든 객실의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연회장에서 화재가 일어났습니다. 모든 손님들은 빨리 나오세요!"직원의 외침은 오랫동안 반복되었다.그 소리에 객실의 문이 하나둘 열렸다.모든 사라들이 갑작스러운 화재에 깜짝 놀랐다.연회장은 1층에 위치했다.연회장의 불길이 잡히지 않는다면 불은 위로 타고 올라올 것이다.물론, 불길이 제때 잡히지 않는다면 말이다.객실의 모든 손님들이 나와 복도는 혼란스럽게 그지없었다."무슨 일이야? 어쩌다가 불이 난 거야? 불길이 위로 올라오면 어떡해? 우리는 타서 죽는 거야?"한 손님이 큰 소리로 외쳤다.이 외침에 현장은 더욱 아수라장이 되었다."너무 겁내실 필요 없습니다. 저희 호텔에서 밖으로 통하는 안전통로를 마련했으니 저희 지시대로 움직이시면 됩니다. 그리고 소방대원에게 알렸으니 불길은 빨리 잡힐 것이고 여러분들도 안전할 것입니다."호텔 직원은 급히 설명했다."그럼 아직 움직이지 않고 뭐 하는 거야!""이쪽으로 가시면 됩니다."직원은 당황스러운 모습이었으나 침착하려 애쓰며 길을 안내했다.육현경은 룸으로 돌아와 임아영을 안아 들었다.임아영은 육현경의 품 안에서 비아냥거렸다."안 오는 줄 알았어요. 내가 죽으면 벗어날 수 있을 거예요."육현경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임아영의 앞에서 그는 더욱 침묵했다.그는 정말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결국 이성이 감정을 이겼다.그는 임아영이 이번에 죽는다면 자신도 살아남을 수 없음을 잘 알았다.게다가 임아영은 그렇게 쉽게 죽을 인물이 아니었다.그가 구하지 않으면 임씨 가문에서 그녀를 구할 사람이 많았기에 쉽게 모험을 범할 수 없었다.육현경은 사람들과 함께 빨리 도망쳤다.임아영도 육현경이 힘겹게 그녀를 안고 뛰는 것이 느껴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모든 사람들이 호텔의 옥상으로 올라왔다.넓은 옥상에 여러 대의 헬리콥터가 놓아졌다.먼저 도착한 손님들은 모두 직원의 안내로 안전히 헬리콥터에 올라갔다.헬리콥터는 그들을 싣고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989화

    소이연은 평정심을 찾으려 노력했다.그녀는 핸드폰을 밖의 연회장 테이블에 놓았기에 구조 전화를 할 수도 없었다.소이연은 이를 악물고 화장실의 문을 미친 듯이 두드렸다.손님들은 이때 모두 연회장을 떠났기에 화장실에 다른 사람도 없었고 아무리 큰 소리도 누구도 듣지 못했다.마음속의 불안이 점점 커져 왔다.소이연이 힘을 주어 문을 두드렸다."사람 있어요? 밖에 누구도 없어요?"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소이연의 지금 상황은 아무리 봐도 누군가에 의해 꾸며진 상황이었다.임아영의 짓일 것이다.그러나 임아영은 그녀를 한순간 가두려고 이런 짓을 벌이지 않았을 것이다.아마...소이연은 마음속의 불안을 가라앉히려 안간힘을 썼다.밖에 그녀를 구해 줄 사람이 없으니 스스로 나갈 방법을 찾아야 했다.소이연은 화장실의 구조는 관찰했다. 화장실 문과 칸막이는 천장까지 닿아 있었기에 화장실에서 뛰어나오는 건 말이 되지 않았고 문을 차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소이연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불길한 예감에 그녀는 생각을 더 이상 할 여력이 없었다.그녀는 하이힐로 문을 힘껏 밀었다.몸의 아픔이 느껴졌지만 힘껏 참았다.저번 교통사고 이후 다리에 생긴 상처가 나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겨우 휠체어를 끌고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으나 이번에 힘을 써서 다치지 않았던 다리도 아픔이 느껴졌다.그러나 소이연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한 번 두 번 그녀는 화장실 문을 찼다.호텔의 문은 그녀의 생각보다 더욱 질이 좋았다.전에 그녀가 닫힌 화장실보다 더욱 견고했다.소이연은 숨을 연거푸 몰아쉬며 찼지만 문은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밖에서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 열리지 않는 것인가.소이연은 어렵사리 침착하게 만들었던 기분이 다시금 혼란스러워졌다.심문헌이 자신을 찾으러 오는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으니 그도 걱정할 것이다.임아영은 얕볼 인물이 아니었다.이런 짓까지 했으니 그녀를 구하러 올 사람들을 이미 차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990화

    현장의 직원은 뛰어 들어가는 심문헌을 잡았다."지금 불길이 세서 너무 위험합니다. 우리와 함께 안정 통로로 나가시죠.""안에 사람이 있어요. 구해야 해요!"심문헌은 다급하게 소리쳤다.그는 직원과 몸싸움을 벌일 지경이었다.심문헌은 다시 한번 직원을 밀치며 안으로 들어가려 하였다."손님."직원은 그런 그를 막아 세웠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호텔은 전문 구급대원들이 안으로 들어가 구급활동을 진행할 겁니다. 먼저 손님 본인의 안전을 확보하시면 나머지는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비켜! 내가 들어가야겠어!"심문헌은 눈시울이 붉어졌다.그에게 있어 소이연은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다.소이연이 화장실에서 구출되지 않으면...다리에 상처도 아직 낫지 않았는데...심문헌은 생각할 수록 더욱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그는 직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밀쳐 들어가 미친 듯이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손님!"직원들은 그를 잡으러 따라 들어갔다.심문헌은 점점 더 빨리 안으로 뛰어갔다.그는 소이연이 이미 화장실을 떠나 안전 통로로 이동하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자신은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 들어간 것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냥 소이연만 무사하다면 심문헌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그는 계속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그의 마음속에는 소이연만 가득해서 옆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건장한 사내를 발견하지 못했다. 무방비 상태에서 사나이는 심문헌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심문헌은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하고 그렇게 쓰러졌다.사내는 심문헌을 둘러메고 불길이 타오르는 연화장을 나와 빠르게 밖으로 달려갔다.연회장 밖.대부분 사람들은 이미 안전한 곳에 대피했다.작은 불길은 아니었지만 고급 호텔 직원들의 잦은 훈련 덕분에 대부분 사람들은 제때 대피할 수 있었다.육현경은 벌써 인파에 묻혀서 계속 소이연을 찾고 있었다.소이연은 눈에 잘 띄었기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볼 수 없었다.소이연뿐만 아니라 천씨 가문도 아직 볼 수 없었다.육현경의 마음속에 불안

최신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3화

    “뭐라고요?!”놀란 예수진이 언성을 높이자 육현경도 표정을 굳히고 소이연을 바라보았다.늘 소리소문없이 일을 처리하던 육현경은 이번에도 다들 벙쪄있는 틈을 타 소이연을 안고 밖으로 나갔다.예수진도 그 뒤를 따라 나가려 하자 계지원이 그녀를 잡아 세웠다.“수진아, 오늘 이 자리 우리가 만든 거야.”“그래도 갈 거야. 당신은 엄마랑 현경 오빠 어머님한테 손님들 좀 부탁한다고 전해줘. 난 언니한테 가봐야겠어.”예수진을 말릴 수 없다고 생각한 계지원도 잠시 고민하다가 그녀의 뒤를 따라 나가자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감을 눈치챈 송문수와 하지수도 아쉬운 듯 서로에게서 떨어졌다.“키스 다 했으면 빨리 병원 가. 이연 씨 출산한대.”출산이라는 말에 하지수도 다급히 뒤 따르려 하자 송문수가 그녀를 잡으며 말했다.“천천히 가. 그래도 안 늦어.”그렇게 몇 분도 안 된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파티장을 빠져나갔다.예수진이 둘째를 위해 연 백일잔치는 사라진 엄마 아빠 때문에 아이 혼자 남겨진 채로 끝이 나버렸다.그들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양수가 터진 소이연이 분만실로 옮겨진 뒤였다.상황이 많이 급박한지 늘 침착함을 유지하던 육현경조차도 많이 초조해 보였다.아까부터 입구에서 서성이는 육현경을 보다 못한 예수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오빠, 가만히 좀 있어 봐. 지금 다들 긴장하고 있는데 오빠 때문에 더 진정할 수가 없잖아.”직설적인 그녀의 말에 육현경이 예수진을 보자 계지원이 다급히 나서며 분위기를 풀었다.“아무 일 없을 테니까 걱정 마. 수진이도 그때 오래 걸렸잖아. 낳으면 된 거지 뭐.”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계지원도 육현경 못지않게 초조해했었다.당장이라도 분만실로 뛰어 들어가 예수진 대신 아이를 낳아주고 싶어 했었다.그런데 그때, 분만실에서 소이연의 고통스러운 비명소리가 흘러나왔다.주먹을 쥐고 있던 육현경의 손이 점점 하얗게 질려감에 따라 지켜보던 친구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었다.다들 긴장하고 있는 와중에 송문수가 갑자기 하지수의 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2화

    “임신 때문에 살쪄서 그런 거야. 문수 씨 탓 아니야.”하지수가 당황한 송문수를 달래주자 그는 벙찐 표정으로 물었다.“그럼 어떡하지?”“살 빼고 나서 다시 끼지 뭐.”“그래.”하지수에게 반지를 직접 끼워주는 건 송문수가 꿈에서도 그리던 장면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이유로 못하게 되는 그는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하지수가 자신과 결혼만 해준다면 앞으로의 날은 길 것이기에 송문수는 그만 몸을 일으켰다.그런데 그가 일어서자마자 사람들이 소리높이 외치기 시작했다.“키스해! 키스해!”갑작스러운 호응에 하지수의 얼굴이 빨개지자 송문수는 그녀가 난처해지지 않게 당분간은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기로 했다.사실 그날 밤, 하지수와의 잠자리는 송문수에게 많은 미련을 남겨주었다.잠을 자다가도 쉴 새 없이 흥분해서 밤에 속옷을 몇 번이나 씻기도 했었다.그렇게 그녀를 원했어도 자리가 자리인 만큼 송문수는 하지수의 손을 잡고 내려가려 했는데 그 순간, 하지수의 입술이 송문수에게 닿아왔다.그녀가 먼저 한 입맞춤은 송문수의 심장을 뒤흔들기 충분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입맞춤을 당한 송문수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그때 하도경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뽀뽀 한 번에 바보 된 거야?”“...”그 말에 욱한 송문수였지만 여자친구도 없는 친구를 위해 한번은 참아주기로 했다.“신경 쓰지 마. 우리 내려갈...”그런데 그때, 하지수가 또다시 입을 맞춰왔다.하지만 이번에는 아까처럼 닿았다가 금방 떨어지는 입맞춤이 아니라 오래도록 이어지는 키스였다.작은 그녀의 혀가 불규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송문수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고 그의 심장박동 또한 정직하게 빨라졌다.정말 자신을 죽이려 드는 하지수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송문수는 하지수의 뒤통수를 손으로 잡고 키스를 이어가기 시작했다.임신을 해도 작기만 한 체구의 하지수는 금방 송문수에게 주동권을 뺏겨버렸다.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기라도 하듯 무대 위로 장미꽃잎이 흩날리고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1화

    다들 숨을 죽이고 송문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수의 눈엔 눈물이 가득해서 눈을 조금만 깜빡여도 쏟아질 정도였지만 그녀 역시 온 힘을 다해 참아내고 있었다.송문수는 그 정적 속에서 입술을 말아 물며 많은 고민을 거쳐 마침내 입을 열었다.“결혼하자.”그 대답이 들리기까지의 몇 분이 하객들에게는 한 세기만큼 길게 느껴졌다.송문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하지수도 기쁨의 눈물을 왈칵 쏟아냈고 송문수는 그런 그녀를 향해 한 번 더 소리높이 외쳤다.“하지수, 결혼하자. 너랑 결혼하는 게 내 평생의 소원이었어.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네가 지금 충동적으로 결정한 거라 해도 넌 이제 평생 내 여자야. 다시는 너 다른 남자한테 안 보내. 아주 박력 넘치는 남자가 될 거라고.”“난 후회 안 해.”송문수와의 결혼을 하지수가 후회할 리는 없었다.그때 예수진이 무대 위로 올라가자 송문수는 그제야 이 자리의 주인공이 예수진이었다는 걸 깨닫고는 다급히 하지수를 데리고 내려가려 했다.그런데 그때 예수진이 빨간 보석함 하나를 송문수에게 보여주었다.“이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알지?”그 안에 들어있는 건 송문수가 하지수를 위해 준비한 프러포즈 반지였다.익숙한 상자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 사실을 기억해낸 송문수였다.송문수는 하지수에게 가장 특별한 반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세계적인 디자이너까지 초빙하며 큰 공을 들였었다.“이제 네가 가져.”예수진이 그것을 송문수에게 건네주자 그는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고는 천천히 보석함을 열어보았다.반짝이는 5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마침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반짝이는 반지를 집어 든 송문수는 하지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자신이 상상해왔던 화면이 눈 앞에 펼쳐지자 하지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는데 송문수 역시 눈가가 촉촉해진 채로 목멘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지수야.”송문수의 부름에 하지수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예전에는 내가 진짜 나쁜 놈이었어. 맹세할게, 앞으로는 진짜 좋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0화

    그런데 하지수가 이런 마음을 전하기도 전에 송문수가 그 먼 타지로 떠나버린 것이다.그래도, 송문수가 정말 자신을 싫어한다 해도, 정말 자신과 헤어지고 싶어 한다 해도 송승우와 함께하지 않겠다는 하지수의 마음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물론 자신을 쉽게 포기하는 송문수에 잠깐 실망도 했었다.그러면서 송문수에게 자신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예수진과 소이연이 저 영상을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송문수가 준비해온 모든 것들을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하지수는 영원히 송문수가 오래도록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눈에 눈물을 가득 매단 하지수를 보던 송문수는 가슴이 아파와 손을 뻗으려 했지만 다시 움츠러들었다.지금 송문수는 무슨 결정을 내려야 할 지 몰랐다.혹여나 자신의 선택이 하지수에게 부담으로 다가갈까 봐, 그녀의 모습을 보며 송문수는 괴로워하고 있었다.너무 괴로워서 생긴 착각인지, 송문수는 하지수도 자신을 사랑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하지수 배 속의 아이였다.물론 송승우의 아이라 해도 송문수는 상관없었지만 하지수도 개의치 않을 수 있을까가 그의 의문이었다.“나 너랑 결혼하고 싶어. 네가 나한테 잘해줘서가 아니고, 네가 오래전부터 날 좋아해서도 아니고, 날 위해 많은 걸 준비해줘서도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서. 그래서 결혼하고 싶어. 다른 거랑은 아무 상관없어.”하지수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송문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네가 좋아하는 건 송승우잖아.”“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난 송승우 안 좋아해.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끝난 사이였어. 말했잖아, 그때 좋아한다고 느꼈던 감정은 그냥 습관 같은 거였다고. 내가 좋아하는 건 너야. 미안해서가 아니라 그냥 네가 좋아!”매번 좋아한다고 할 때마다 믿질 못하는 송문수 때문에 하지수는 화가 치밀어올랐다.물론 송문수가 자신을 믿지 못해서 화가 난 게 아니라 송문수가 본인한테 자신감이 너무 없는 것 같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9화

    파티장 안의 모든 불빛은 송문수와 하지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무대 중앙에 선 하지수는 송문수를 바라보고 있었고 송문수도 사람들 틈에서 하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지금 하지수는 송문수가 그냥 가버릴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웠다.하지수는 자신이 이런 용기를 내는 것도 마지막일 것 같았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마주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조용한 그 공간에서 송문수가 갑자기 무대로 향해 걸어갔다.한발 한발, 무거운 발걸음이었지만 그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확실했다.그래서 하지수의 심장박동도 빨라졌다.더 이상 컨트롤이 되지 않을 정도로.모두들 숨죽인 채 송문수와 하지수를 보고 있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마음을 졸이는 건 예수진과 소이연이었다.겁이 많은 송문수가 도망이라도 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송문수가 책임감은 있어서 하지수를 혼자 남겨두진 않았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송문수가 하지수에게로 다가섰고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응시했다.송문수의 눈은 빛나고 있었고 울대는 잔잔히 떨리고 있었다.심경에 크나큰 변화가 일었지만 애써 본인을 진정시키려 하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지수야, 이건 마음에 담아두지 마.”그러다 갑자기 내뱉은 말에 하지수는 송문수를 빤히 쳐다보았다.“그때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런 걸 찍었는지도 모르겠어.”송문수는 이번에도 장난인 척 너스레를 떨며 상황을 넘기려 했다.“너도 알잖아 나 이상한 거. 충동적으로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마.”말을 마친 송문수가 직원을 찾아가 영상을 지우려 하자 하지수가 입을 열었다.“난 이미 진지하게 받아들였어.”그 말에 발이 잡힌 송문수는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애써 늦추며 말했다.“미안해.”송문수의 갈등과 무력함을 보아낸 하지수의 눈에도 어느새 눈물이 차올랐다.“너 헷갈리게 해서 미안해. 만약 네가 신경 쓰인다면... 앞으로 네 앞에 안 나타날게. 너도 나 같은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지 마. 그럴 가치 없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8화

    오늘 온 손님들은 하나같이 외향형인지 호응도 아주 잘해줬다.“네! 궁금해요!”“한 여자를 위해선데요.”“누구예요?”“바로 하지수입니다.”영상 속의 자신이 한 자 한 자 내뱉는 말들을 듣던 송문수는 그제야 이게 자신의 프러포즈 영상이었음을 깨달았다.처음에는 이게 어떻게 여기 있는지 당황스러웠지만 항상 일 처리에 미흡한 예수진이 이번에도 실수한 거라 생각해 송문수는 무대 위로 올라가 영상을 멈추려 했다.그런데 그가 발을 내디디자마자 육현경과 하도경이 그 앞을 막아섰다.그리고 영상은 계속해서 재생되었다.“하지수는 제 아내입니다. 결혼한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한 번도 제대로 사랑해준 적이 없었죠. 사실 저는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 사랑할 용기가 없었던 겁니다. 제가 너무 비겁해서 그 사람 앞에만 서면 저 자신이 쓸모없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늘 유치한 방법으로 그 사람에게 상처만 줬어요.”영상 속 송문수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미안해 지수야. 나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어. 괜한 질투로 널 몇 년 간 힘들게 한 걸. 매일 밤 널 안고 자고 싶었는데도 난 자존심 때문에 그런 말 한마디 못했어. 그래서 내 인생이 좀 덜 재밌었던 것 같아. 너라는 복지가 부족했잖아.”감동하며 영상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마지막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참 울지도 웃지도 못하게 하는 고백 영상이었다.“사랑해, 지수야.”뒤이어 마침내 사랑한다는 말이 나왔는데 그때 송문수의 눈은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널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었어. 그런데 네가 좋아하는 게 내가 아니니까 점점 비참해지더라. 그래서 네가 싫어하는 방법으로 네 시선을 끌려고 했어. 그때만 생각하면 아무리 나라도 너무 멍청한 것 같더라.”“하지만 이젠 아니야.”“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못 돼도 세상에서 너한테 가장 잘해주는 남자는 될 수 있어.”“더 이상 너한테 성질도 안 내고 부려먹지도 않을게. 괜한 질투 때문에 너 상처받게 하지도 않아. 우리 집은 이제 너한테 맡길 거야. 돈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7화

    파티장에 들어와 보니 계지원과 예수진이 아들딸과 함께 와준 손님들에게 인사를 해주고 있었다.인사를 마친 예수진은 흥분된 목소리로 하지수를 불렀다.“이번에는 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우리 아들의 영원한 이모일 하지수 씨를 모셔보겠습니다.”파티장 한구석에 선 송문수는 무대 위로 올라가는 하지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까는 제대로 볼 엄두가 안 나서 애써 무시하려 했던 그녀의 배가 꽤나 불러온 것 같았다.옷을 입어도 다 가려지지 않는 게 이미 임신 몇 개월은 된 것 같았다.정말 자신은 안중에도 없었는지 이렇게 빨리 임신한 하지수가 송문수는 조금은 원망스러웠다.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하지수는 누군가를 찾는 듯 무대 아래를 훑어보았다.한참이 지나 자신에게로 향하는 그녀의 시선에 다급히 눈을 피하던 송문수가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하지수의 시선은 이미 사라져있었다.그에 송문수는 그녀가 찾던 건 아마 송승우일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다.그런데 끝까지 모습을 비추지 않는 송승우 때문에 그저 시선을 거둔 것 같았다.“우선은 수진이 아들 이모가 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스럽고요.”“수진이가 제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딸이면 꼭 사돈을 맺자고 그러더라고요.”“저도 우리 조카 귀여워서 너무 사랑하거든요.”“하지만 사돈은 저 혼자 맺는 게 아니잖아요. 애 아빠 입장도 있고 하니까요.”그러자 예수진의 격앙된 목소리가 또 한 번 들려왔다.“그럼 얼른 애 아빠부터 불러서 오늘 사돈 한번 맺자!”“아이 아빠는...”그녀의 말에 담담히 웃던 하지수는 갑자기 말을 멈췄다.마른 침을 삼키며 그 모습을 보던 송문수는 정말 송승우를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가장 사랑하는 여자를 내어줬는데도 책임을 다하지 않고 이런 날에 하지수를 혼자 이곳에 보내고 또 혼자 무대 위에 올리는 게 어떻게 남편이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인가 싶었다.“수진아, 내가 무대 좀 써도 돼?”“당연하지, 오늘 이 자리는 널 위한 거야.”“아, 아니다. 내 미래의 며느리를 위한 거지.”예수진의 한마디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6화

    하지수의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의 시선이 맞물리자 송문수가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당연하지.”“진짜야?”“내가 왜 널 속이겠어?”“그런데 왜 안 데려왔어?”“이번엔 시간이 별로 없어서 괜히 고생만 할까 봐 안 데려왔어.”“나중에 기회 되면 데리고 올 거야.”“예뻐?”“내가 안 예쁜 여자 사귀는 거 봤어? 외국 여자들은 몸매도 좋아. 원래 S라인이 내 취향이잖아.”“사진 있어?”하지만 저 질문에는 송문수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몇 초 동안 침묵을 유지하다가 다시 능청스레 대답했다.“있지.”“내가 봐도 돼?”“왜? 뭐 심사라도 해주게?”“아니, 그냥 궁금해서. 네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여자는 어떻게 생겼는지.”“보면 너 상처받을까 봐 안 보여줄 거야.”“괜찮아.”송문수도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거절하려 했지만 하지수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다음에 직접 데려와서 보여줄게.”“지금 보고 싶어.”“카메라는 잘 안 받아서 실물보다 별로야.”“왜 안 보여주는 거야? 설마 없는 거야?”“설마 내가 너 못 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걱정 마. 난 원래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거든. 절대 너한테 매달리지 않을 거야.”송문수가 확신에 찬 말을 하자 하지수는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매달린 적이 있긴 해?”그런 하지수의 모습을 보니 또 가슴이 아파왔지만 송문수는 꾹 참기로 했다.송승우의 아이를 가진 하지수는 이미 자신에게서 너무 멀어져 있으니까.“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하지수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멀어져가는 송문수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한편 화장실로 들어온 송문수는 물을 틀어놓고 손을 몇 번이니 씻어댔다.더 이상 손에 감각이 없을 정도로 아까부터 한 동작만 반복하고 있었다.“더 씻으면 손 터져.”그 모습을 본 하도경이 직접 물을 꺼주자 송문수는 넋 나간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도경이 건넨 휴지를 받아 손을 닦아냈다.“고마워.”“이게 진짜 뭐 하는 짓이냐. 그렇게 좋으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5화

    백일잔치가 시작되기 전 예수진은 소이연과 친구들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급히 다가왔다.“왜 혼자와?”“그럼 누구랑 와?”“우리 조카는?”“아, 엄마한테 맡겨놨어. 먹고 싸는 것밖에 할 줄 몰라서 재미없어.”“...”“그러는 너는 좀 어때?”“뭐가 어떠냐고?”“네 애 말이야.”예수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누군가의 찻잔이 쨍하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 위로 떨어졌다.아직 파티가 시작되기 전이라 차만 마시고 있던 남자들이었는데 송문수의 손에 들려있던 찻잔이 미끄러지면서 안에 있던 차가 흘러나온 것이다.송문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찻잔을 집어 들더니 휴지로 물기를 닦아내기 시작했다.그 얼굴에서 당황스러움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다.찻잔을 떨군 건 그저 우연이라는 듯 하도경, 육현경과도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그를 보며 하지수도 입을 열었다.“잘 있지. 전에는 좀 힘들었는데 이젠 잘 먹고 잘 자.”“너 살 좀 찐 것 같아.”“응, 2킬로 넘게 쪘어.”“그럼 됐어.”하지수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던 예수진은 파티가 곧 시작한다는 말에 계지원과 함께 자리를 떴고 그녀가 떠나가 테이블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아마도 얘기를 다 나눈 남자들 때문인 것 같았다.가만히 있기도 뻘쭘했던 하지수가 주전자를 들려 하자 송문수가 빠르게 그녀에게 차를 따라주었다.“고마워.”하지수의 인사에 송문수가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한참 동안 둘 사이에는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그러다가 결국 송문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너 임신했어?”“응.”“빠르네.”송문수는 의미 없는 웃음으로 자신의 착잡한 마음을 감추려 했다.적어도 결혼한 다음에야 임신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송승우의 아이를 가졌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그래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인신고만 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송문수는 자신의 생각이 점점 커지는 게 싫어 다급히 화제를 돌렸다.“너 혼자 온 거야? 송승우는?”“서울 갔어.”“몸은 괜찮아졌어?”“응, 의족 해서 이젠 잘 다녀.”오랫동안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