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01화

Author: 나설희
"역시 내 말이 맞네요. 예수진 씨를 먼저 만났네요, 맞죠?"

장혜성이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그저 제 입장에서 가장 공평하고 정의로운 관점에서 한 배우를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장혜성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서 예수진 씨가 과거 어떤 중대한 변고를 겪어 현재의 삶이 순탄치 않게 되었든 간에, 어떤 목적을 갖고 성공하기 위한 기회주의적 행동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연기는 착실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니 저는 오늘 예수진 씨의 연기에 대해 어떠한 칭찬도 해 줄 수 없어요.”

계지원이 무슨 말을 하려 하자 예수진이 먼저 재빨리 말했다.

"장 선생님과 계 감독님의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이번 무대에서 제 부족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무대와 심사위원 선생님들, 시청자 분들 그리고 동료 배우들도 존중하겠습니다."

얘수진은 말을 마친 뒤,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예수진은 자신 때문에 심사위원들이 서로 다투길 원하지 않았다.

예수진은 악플이 두려웠다.

그녀는 다시 유명해지고 싶었지만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유명해지고 싶지는 않았다.

예수진은 이렇게 계지원이 도와줄 줄은 정말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계지원이 대체 도와준 건지 방해한 건지는 판단이 되지 않았다.

예수진은 오늘 이 무대가 끝난 후 자신이 직면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단지 그녀는 지금 이 화염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예수진은 지금 그냥 연예계에서 살아나고 싶을 뿐, 어떤 문제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계지원은 예수진의 생각을 읽은 듯 하려던 말을 그대로 삼켰다.

순간 어색한 분위기가 돌자 MC가 재빨리 진행했다.

"심사위원분들께서 더 말씀하실 것이 있으실까요?”

아무도 말을 하지 않자 MC가 이어서 말했다.

“그럼 예수진 씨, 원빈 씨, 유청하 씨는 무대에서 내려가셔도 좋습니다. 세 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예수진은 마침내 무대에서 내려오자 깊은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702화

    캐스팅되지 못한 배우는 자동으로 탈락 된다. 모든 심사위원들은 한 카드에 각자 마음에 드는 배우의 이름을 적었다. MC는 사람들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해 심사위원들의 카드를 뒤집게 했다. 마침내, 예수진이 계지원에게 캐스팅되었다. 예상 밖의 일이긴 했지만 예상을 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예수진이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예수진은 자신이 이 상황을 도대체 기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 무대에서 내려오자 마지막에 탈락한 배우가 일부러 예수진에게 부딪쳤다. 그 배우는 감정을 숨기려 했지만 쉽게 숨길 수 없었고, 예수진이 자신의 자리를 뺏아간 것 같은 감정을 느꼈다. 예수진은 장혜성의 비평에 발목을 잡혔고 도태되었지만 예수진은 신경 쓰지 않았다. 만약 예수진이 탈락되었다면 자신의 마음도 유쾌하지 않을 것이기에 탈락한 그 배우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수진은 자신이 지금 정말 뒷문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확신하지 못했다. 계지원이 그녀에게 뒷문을 열어 준 것 같은 이 상황에 뭐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지만 결국 그녀는 계지원의 팀에 남아있게 되었기에 앞으로 그를 더 자주 보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그녀가 방송국을 나서자, 하지수가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수는 예수진이 또 갑자기 사라질까 봐 요즘 예수진을 부지런히 찾아왔다.오늘도 그녀와 함께 저녁을 함께 먹을 것이다.드디어 장안으로 돌아온 소이연도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예수진은 하지수의 승용차를 타고 떠났고, 뒤따라 나오던 배우와 스태프들은 모두 예수진이 고급 승용차에 올라타는 것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본 탈락한 배우가 비꼬며 말했다. "백이 있는 사람도 있을 테니 앞으로 모두들 조심해.” 다른 배우들은 사람들이 많은 이 장소에서 말썽을 일으킬까 봐 두려워 감히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들 예수진을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었다. 계지원이 자신을 데리러 온 승용차 안에 앉아있었다. 계지원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말했다. "앞으로 내 드라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703화

    "남녀 간에 사랑만 있는 것도 아니야......” "그만해." 예수진은 재빨리 하지수에게 소리쳤다. "난 이성애자야, 완전 이성애자!” 예수진은 정색하며 말했다. 식당에 도착한 예수진과 하지수는 식당 복도를 걸었다. 예수진의 발걸음이 갑자기 느려졌다.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하지수가 예수진의 시선을 따라가니 어딘가 낯익은 듯한 모습을 발견했다. "육현경?" 예수진이 중얼거렸다. 그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예수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예수진은 오랫동안 장안을 떠나 뉴스도 TV도 보지 않고, 세상과의 단절을 선택하며 많은 일을 내려놓았다. 예수진은 어느 정도 마음의 평온을 찾은 뒤, 육현경이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를 들었다. 그때는 육현경이 세상을 떠난 지 반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사망'이라는 두 글자를 봤을 때 그녀는 자신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었다. 예수진은 자신의 눈에서 눈물이 미친 듯이 흘러내리는 것을 알아차렸다. 예수진은 소이연에게 전화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이미 반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물어볼 말이 없어하지 않았었다. 지금 이 사람을 보자 그때의 슬픔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내 눈이 어떻게 됐나 봐.” 하지수가 말했다. ”죽은 사람이 살아있을 리는 없잖아!” 예수진은 시선을 돌리며 눈물을 삼켰다. 그래, 죽은 사람이 살아있을 리가 없으니 잘 못 본 것이 분명했다."가자, 이연 언니가 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두 사람은 룸으로 들어섰다. 소이연은 일찍 도착했지만, 하지수의 운전 실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느긋하게 식당 룸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경합은 어땠어요?" 소이연이 예수진에게 물었다.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요." 예수진이 입을 열지 않자, 하지수가 말했다. "계지원이 도와줘서 통과된 것 같대요.” 소이연은 예수진을 쳐다보았다. "낙하산인지 모르겠어요." 예수진은 오늘 경합에 대해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 우울한 얘기는 이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704화

    "그래요.” 하지수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 일시적인 즐거움보다 절친의 몸과 일이 더 중요했다. 셋은 비틀거리며 식당에서 걸어 나왔다. 술이 당겨 정말 많이 마셨던 것이였다. 소이연은 복도로 나오자 속이 울렁거렸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소이연은 반 발자국 가지 못하고 화장실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녀는 너무 급해서 남자여자 화장실 표시도 제대로 보지 않고 화장실 안으로 뛰어들어 세면대 앞에 엎드려 토하기 시작했다. "웩..... 웩웩......” 술을 안 마신 지 너무 오래됐다. 불면증에 시달릴 때 제임스가 술을 적당히 마시고 잠을 청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해서 해봤는데 전혀 소용이 없었다.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하니 머리가 깨질 것 같아 잠에 들기가 더 힘들었다. 그 후 그녀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설마 예수진과 하지원이 함께 있어 잊고 있었다. "웩......” 소이연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고, 속을 비웠더니 좀 편해진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입을 헹구면서 고개를 들어 앞에 있는 큰 거울을 보았다. 그 순간 소이연은 정말 멍해졌다. 소이연은 화장실 안에서 소변을 보고 있는 한 남자를 보았다. 그녀는 화장실을 잘못 들어간 것인가?! 남자 화장실 들어갔다고?! "충분히 봤어?"남자가 물었는데 그 남자의 목소리는 귀에 익었다. 아니, 목소리뿐만 아니라 얼굴 또한 낯이 익었다. 루카스 아닌가! 소이연은 술에 취해 머리가 빨리 돌아가지 않았다. 소이연의 시선이 저절로 아래로 향했다. "뭘 또 봐?!" 루카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소이연, 너 정말 정신 나갔어?!” 소이연이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고개를 숙이자 갑자기 토가 올라왔다. "웩......” 루카스는 그만 얼굴이 파랗게 질려 버리고 말았다. 나를 보고 말도 없이 토하다니! 이 여자 일부러 이러는 거지?! 소이연은 노란 담즙이 나올 때까지 한참을 토하고 나서야 조금 진정되었다. 그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705화

    예수진과 하지수는 남자 화장실로 뛰어들어왔다. 그녀들도 술에 살짝 취해 있었기에 소이연이 화장실에 간 것을 본 그녀들은 화장실에서 나올 때까지 소이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화장실 안에서 '쾅' 소리가 나자 깜짝 놀란 두 사람은 그 화장실이 남자 화장실인 줄도 모르고 뛰어들어오는 순간 소이연의 그 모습을 보고 말았다. 그녀들은 충격을 받아 지금 이 모습이 자신들이 술에 취해 환각을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소이연의 이런 민망한 모습을 어떻게 볼 수 있겠는가? 소이연은 평소 그녀들과 다른 여신과 같은 사람이었다. 소이연은 몸가짐과 교양에서 완벽한 여자였고 공공장소에서 이런 어떤 엉뚱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도 상상할 수 없는 존재였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예수진과 하지수는 당황해 눈을 깜박거리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소이연이 남자의 바지를 잡아당기다가 그 남자의 발 앞에 쓰러뜨렸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 강하고 자극적인 장면 앞에 예수진과 하지수 두 사람 모두 소이연을 부축하여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예수진과 하지수의 시선은 한 사람에게 향했다. 눈앞의 남자는 쭉 뻗은 긴 다리를 가지고 있었고, 그는 검은색 드론즈 사각팬티를 입고 있었다. 사각팬티가 그의 둥근 엉덩이를 감싸고 있다. 예수진과 하지수는 자신들이 취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완벽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남자를 뚫어지게 쳐다보고만 있다. 정말 소이연의 절친들이 맞았다. 모든 행동들이 아주 자연스러웠다! 이렇게 훌륭한 장면을 소이연 혼자 감상하는 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같이 보러 들어오라고 한 거지! 예수진의 입가에 침이 흐르자 그녀는 황급히 침을 닦았다. 예수진은 마음을 침착하게 하기 위해노력했다.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예수진은 지금 전혀 침착할 수가 없었다. 이 사람이 멋있어서가 아니라 이 사람, 이 사람 아니, 육현경 아니야?! 예수진은 자신의 눈을 비볐다.분명히 술에 취한 것이 확실하다 귀신을 보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706화

    확실히 깨끗하지 않은 것을 본 것이 맞았다. 못 볼 것을 봐 버렸다. 돌아가서 눈을 씻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는 거네." 예수진의 작은 얼굴이 더욱 하얗게 질렸다. 소이연과 하지수는 그녀의 반응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육현경은 분명히 잘 지내지 못해서 우리를 찾아온 거야...... 가자, 가자, 내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우리 지금 당장 그를 위해 제사 지내러 가자!" 예수진은 당황하며 소이연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무슨 제사를 지내러 가." 소이연은 뜬금없어하다가 갑자기 예수진이 자신과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예수진이 정말 취해서 그러는 건가?! "가서 노잣돈을 좀 올려줘야겠어.” 예수진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빠는 틀림없이 돈이 부족한 거야.” "뭐라고...... 아!” 소이연은 예수진의 거친 손에 끌려갔다. 방금 넘어지며 양쪽 무릎이 다 부어있던 소이연은 예수진에게 잡아당겨지자 온몸이 다 아파왔다. 다음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때려죽여도 그녀들과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마시더라도 절대 취하도록 마시면 안 되겠다. 그녀들의 술주정을 참아 줄 수가 없다. 하지수도 갑자기 넋이 나간 예수진의 모습에 당황했다.도대체 얼마나 마셨길래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인가!“수진아, 천천히 가.” 하지수가 급히 뒤쫓아갔다. 세 사람은 모두 술이 깨면서 머리가 아파왔고 현기증이 나기 시작했다. 예수진의 발걸음이 매우 빨라 소이연은 자신이 곧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식당 밖으로 나와 예수진은 급하게 택시를 잡았다. 하지수는 하마터면 그녀를 놓칠 뻔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열심히 뛰어가 간신히 택시에 탔다. 그녀는 아직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아 숨을 고르며 예수진의 말을 들었다.. "기사님, 여기서 가장 가까운 절로 가주세요.” "아가씨, 이 한밤중에 절로 가자고요?” "네." 예수진이 냉정하게 말했다. ”귀신을 조심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707화

    "제사 지내야 해, 빨리 절이나 올려." 예수진이 태연하게 말했다. "귀신 만났어?” "어." 예수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연 언니도 보이지 않았어요?” "내가 언제요?" 소이연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언니도 방금 분명히 봤을 거예요. 아, 됐어요. 취했다 생각하고 말아요." 예수진는 더 이상 설명하기 귀찮다는 듯 말했다. 도대체 누가 취한 것인지. "빨리 가요. 예수진은 재빨리 두 사람을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잠깐만." 하지수가 예수진을 말리며 말했다. "정말 이 한밤중에 여기를 들어가자고?” "응, 여기서 제사지 낼 수는 없어. 정확히 무덤 앞에 가서 해야 해.” "예수진, 너 혹시......” "그만 말하고, 빨리 와.” 예수진이는 더 이상 말하지 말라며 두 사람을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공동묘지 안의 불빛은 매우 어두웠다. 일렬로 무덤들이 늘어서 있었고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이곳은 장안 상류층만 묻힐 수 있는 곳으로 도심에서 가장 비싼 곳에 위치해 있어 웬만한 집값 보다 평당 단가가 높은 곳이었다. 이전에 예수진은 죽은 사람들을 위해 왜 이런 곳에 헛돈을 쓰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 그녀는 이 돈이 헛돈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결국 사람은 죽어서 귀신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녀들은 공동묘지의 가장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직도 그녀들의 몸에 술기운이 남아 있었다. 사람은 술에 취해 정신이 맑지 못하면 담력이 평소보다 더 커지게 마련이다. 그녀들은 공동묘지 깊숙이 들어갔다.육씨 가문의 묫자리는 공동묘지 안에서도 가장 높은 곳, 풍수가 제일 좋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육씨 가문의 묫자리에 도착한 예수진은 육현경의 무덤을 찾기 시작했다. "어디야?" 예수진이 조급해하며 물었다. 육씨 가문의 묫자리에는 가로등이 있기는 했지만 불빛이 너무 어두웠고 술을 마셔 눈앞이 잘 보이지 않아 한참을 찾아봐도 육현경의 묘가 보이지 않았다. 예수진은 약간 짜증이 올라왔고, 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708화

    소이연은 묵묵히 묘비 위의 흑백 사진을 바라보았다.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그의 낯익은 얼굴을 바라보았는데 그가 가깝고도 또 멀리도 느껴졌다. 소이연의 마음속의 슬픔이 마치 폭풍처럼 밀려들어왔기에 그녀는 정말로 자신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소이연의 눈에서 눈물이 미친 듯이 자꾸만 흘러내렸다.3년, 30 년이 지나도 육현경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이연 언니.”예수진이 소이연의 곁으로 다가왔다.예수진은 소이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예수진은 술이 올라 충동적으로 그녀를 여기로 데려왔다.진작에 알았다면, 그녀 혼자 왔으면 좋았을 것이다.육견경이 저승에서 돈이 모자란 것 같으니 예수진은 제사상에 돈을 올려 주기만 하면 되었다.소이연은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싶어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소이연은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고 싶지 않았지만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다.정말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다."우리 제사상에 돈 좀 올려줘요.”예수진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저 빨리 할 일을 끝내고 소이연을 데리고 이곳을 빨리 떠나고 싶었다.예수진은 소이연이 정말 아파 죽을까 봐, 아니면 충동적으로 자살이라도 할 까봐 걱정되었다.예수진은 묘 앞에 쪼그리고 앉아 사온 향초와 과일을 꺼냈고, 라이터를 켜 향초에 불을 붙이고 준비한 돈을 올리고 묘지에 절을 했다. 그녀는 돈을 제사상에 올리며 말했다. "오빠가 이 세상을 그리워하고 이연 언니를 놓지 못할 거라는 것도 알지만, 오빠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 언니를 찾아오지 마. 내가 오늘 오빠를 위해 돈을 올렸으니까 마음 편히 아래에서 즐기고 돌아오지 마.” 예수진은 계속 중얼거리며 말했다. 하지수는 할 수 없이 예수진 옆에서 제사상에 돈을 올렸다. 제사를 마치고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이곳의 섬뜩한 분위기는 말할 것도 없고, 소이연의 감정도 확실히 좋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수는 고개를 들어 소이연을 바라보았다. 소이연은 줄곧 육현경의 사진을 보며 울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709화

    "어떻게 해." 예수진이 놀라서 정신이 없이 물었다. "뭘 어떻게 해! 빨리 불이나 꺼!" 하지수는 재빠르게 말했다. "어." 예수진이는 얼른 자신이 입고 있던 외투를 벗자 하지수와 소이연도 외투를 벗었다. 세 사람은 외투를 사용해 죽을힘을 다해서 불을 끄기 시작했다. "뭐 하는 겁니까!”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들은 깜짝 놀라 쓰러지는 줄 알았다. 예수진은 자신의 심장이 좋지 않았다면 오늘 밤 수백 번은 죽었을 거라 생각했다. 세 사람이 몸을 돌려 제복을 입은 경비원을 보자 경비원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술에 취해서 산에 불을 질렀어요?” "할아버지, 그게 아니고....!” "누가 할아버지입니까!" 경비원이 화를 내며 말했다. "나는 30살 밖에 안 됐다고요!” “......" "아, 죄송해요. 저희는 제사 지내러 왔어요. 그러다가 실수로 옆에 불이 붙었는데, 저희가 지금 막 껐어요......” "한밤중에 제사를 지내러 왔다고요? 내가 바보인 줄 알아요?” 경비원은 더 이상 그녀들에게 말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가 바로 신고하자 그녀들은 어찌해야 좋을지 몰랐다. "경찰 오면 그때 설명해요!” 경비원은 단호하게 말을 하며 그녀들이 도망갈까 봐 손전등으로 그녀들을 향해 계속 쏘았다. 세 사람은 그만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이미 경찰에 신고했다는데 어쩌겠는가 말이다!예수진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 "내가 방금 할아버지라고 불러서 저 사람 화난 거지?”하지수가 눈을 크게 떴다. 실력 있는 엘리트 변호사인 그녀는 왜 자신이 예수진과 함께 소란을 피우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법을 잘 알고 있는 그녀가 법을 어길 수 있겠는가! 대략 30분 정도 지나자 경찰이 왔다. 경찰은 상황을 파악한 후, 세 사람을 경찰서로 데려가 조사했다. 경찰서에 가기 전, 예수진은 경찰을 붙잡고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주면 안 돼요? 오늘 밤 저는 정말 가족을 추모하러 이곳에 왔어요.” 경찰이 그녀를 자세

Latest chapter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1화

    다들 숨을 죽이고 송문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수의 눈엔 눈물이 가득해서 눈을 조금만 깜빡여도 쏟아질 정도였지만 그녀 역시 온 힘을 다해 참아내고 있었다.송문수는 그 정적 속에서 입술을 말아 물며 많은 고민을 거쳐 마침내 입을 열었다.“결혼하자.”그 대답이 들리기까지의 몇 분이 하객들에게는 한 세기만큼 길게 느껴졌다.송문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하지수도 기쁨의 눈물을 왈칵 쏟아냈고 송문수는 그런 그녀를 향해 한 번 더 소리높이 외쳤다.“하지수, 결혼하자. 너랑 결혼하는 게 내 평생의 소원이었어.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네가 지금 충동적으로 결정한 거라 해도 넌 이제 평생 내 여자야. 다시는 너 다른 남자한테 안 보내. 아주 박력 넘치는 남자가 될 거라고.”“난 후회 안 해.”송문수와의 결혼을 하지수가 후회할 리는 없었다.그때 예수진이 무대 위로 올라가자 송문수는 그제야 이 자리의 주인공이 예수진이었다는 걸 깨닫고는 다급히 하지수를 데리고 내려가려 했다.그런데 그때 예수진이 빨간 보석함 하나를 송문수에게 보여주었다.“이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알지?”그 안에 들어있는 건 송문수가 하지수를 위해 준비한 프러포즈 반지였다.익숙한 상자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 사실을 기억해낸 송문수였다.송문수는 하지수에게 가장 특별한 반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세계적인 디자이너까지 초빙하며 큰 공을 들였었다.“이제 네가 가져.”예수진이 그것을 송문수에게 건네주자 그는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고는 천천히 보석함을 열어보았다.반짝이는 5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마침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반짝이는 반지를 집어 든 송문수는 하지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자신이 상상해왔던 화면이 눈 앞에 펼쳐지자 하지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는데 송문수 역시 눈가가 촉촉해진 채로 목멘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지수야.”송문수의 부름에 하지수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예전에는 내가 진짜 나쁜 놈이었어. 맹세할게, 앞으로는 진짜 좋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0화

    그런데 하지수가 이런 마음을 전하기도 전에 송문수가 그 먼 타지로 떠나버린 것이다.그래도, 송문수가 정말 자신을 싫어한다 해도, 정말 자신과 헤어지고 싶어 한다 해도 송승우와 함께하지 않겠다는 하지수의 마음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물론 자신을 쉽게 포기하는 송문수에 잠깐 실망도 했었다.그러면서 송문수에게 자신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예수진과 소이연이 저 영상을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송문수가 준비해온 모든 것들을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하지수는 영원히 송문수가 오래도록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눈에 눈물을 가득 매단 하지수를 보던 송문수는 가슴이 아파와 손을 뻗으려 했지만 다시 움츠러들었다.지금 송문수는 무슨 결정을 내려야 할 지 몰랐다.혹여나 자신의 선택이 하지수에게 부담으로 다가갈까 봐, 그녀의 모습을 보며 송문수는 괴로워하고 있었다.너무 괴로워서 생긴 착각인지, 송문수는 하지수도 자신을 사랑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하지수 배 속의 아이였다.물론 송승우의 아이라 해도 송문수는 상관없었지만 하지수도 개의치 않을 수 있을까가 그의 의문이었다.“나 너랑 결혼하고 싶어. 네가 나한테 잘해줘서가 아니고, 네가 오래전부터 날 좋아해서도 아니고, 날 위해 많은 걸 준비해줘서도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서. 그래서 결혼하고 싶어. 다른 거랑은 아무 상관없어.”하지수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송문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네가 좋아하는 건 송승우잖아.”“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난 송승우 안 좋아해.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끝난 사이였어. 말했잖아, 그때 좋아한다고 느꼈던 감정은 그냥 습관 같은 거였다고. 내가 좋아하는 건 너야. 미안해서가 아니라 그냥 네가 좋아!”매번 좋아한다고 할 때마다 믿질 못하는 송문수 때문에 하지수는 화가 치밀어올랐다.물론 송문수가 자신을 믿지 못해서 화가 난 게 아니라 송문수가 본인한테 자신감이 너무 없는 것 같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9화

    파티장 안의 모든 불빛은 송문수와 하지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무대 중앙에 선 하지수는 송문수를 바라보고 있었고 송문수도 사람들 틈에서 하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지금 하지수는 송문수가 그냥 가버릴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웠다.하지수는 자신이 이런 용기를 내는 것도 마지막일 것 같았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마주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조용한 그 공간에서 송문수가 갑자기 무대로 향해 걸어갔다.한발 한발, 무거운 발걸음이었지만 그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확실했다.그래서 하지수의 심장박동도 빨라졌다.더 이상 컨트롤이 되지 않을 정도로.모두들 숨죽인 채 송문수와 하지수를 보고 있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마음을 졸이는 건 예수진과 소이연이었다.겁이 많은 송문수가 도망이라도 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송문수가 책임감은 있어서 하지수를 혼자 남겨두진 않았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송문수가 하지수에게로 다가섰고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응시했다.송문수의 눈은 빛나고 있었고 울대는 잔잔히 떨리고 있었다.심경에 크나큰 변화가 일었지만 애써 본인을 진정시키려 하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지수야, 이건 마음에 담아두지 마.”그러다 갑자기 내뱉은 말에 하지수는 송문수를 빤히 쳐다보았다.“그때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런 걸 찍었는지도 모르겠어.”송문수는 이번에도 장난인 척 너스레를 떨며 상황을 넘기려 했다.“너도 알잖아 나 이상한 거. 충동적으로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마.”말을 마친 송문수가 직원을 찾아가 영상을 지우려 하자 하지수가 입을 열었다.“난 이미 진지하게 받아들였어.”그 말에 발이 잡힌 송문수는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애써 늦추며 말했다.“미안해.”송문수의 갈등과 무력함을 보아낸 하지수의 눈에도 어느새 눈물이 차올랐다.“너 헷갈리게 해서 미안해. 만약 네가 신경 쓰인다면... 앞으로 네 앞에 안 나타날게. 너도 나 같은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지 마. 그럴 가치 없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8화

    오늘 온 손님들은 하나같이 외향형인지 호응도 아주 잘해줬다.“네! 궁금해요!”“한 여자를 위해선데요.”“누구예요?”“바로 하지수입니다.”영상 속의 자신이 한 자 한 자 내뱉는 말들을 듣던 송문수는 그제야 이게 자신의 프러포즈 영상이었음을 깨달았다.처음에는 이게 어떻게 여기 있는지 당황스러웠지만 항상 일 처리에 미흡한 예수진이 이번에도 실수한 거라 생각해 송문수는 무대 위로 올라가 영상을 멈추려 했다.그런데 그가 발을 내디디자마자 육현경과 하도경이 그 앞을 막아섰다.그리고 영상은 계속해서 재생되었다.“하지수는 제 아내입니다. 결혼한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한 번도 제대로 사랑해준 적이 없었죠. 사실 저는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 사랑할 용기가 없었던 겁니다. 제가 너무 비겁해서 그 사람 앞에만 서면 저 자신이 쓸모없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늘 유치한 방법으로 그 사람에게 상처만 줬어요.”영상 속 송문수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미안해 지수야. 나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어. 괜한 질투로 널 몇 년 간 힘들게 한 걸. 매일 밤 널 안고 자고 싶었는데도 난 자존심 때문에 그런 말 한마디 못했어. 그래서 내 인생이 좀 덜 재밌었던 것 같아. 너라는 복지가 부족했잖아.”감동하며 영상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마지막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참 울지도 웃지도 못하게 하는 고백 영상이었다.“사랑해, 지수야.”뒤이어 마침내 사랑한다는 말이 나왔는데 그때 송문수의 눈은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널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었어. 그런데 네가 좋아하는 게 내가 아니니까 점점 비참해지더라. 그래서 네가 싫어하는 방법으로 네 시선을 끌려고 했어. 그때만 생각하면 아무리 나라도 너무 멍청한 것 같더라.”“하지만 이젠 아니야.”“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못 돼도 세상에서 너한테 가장 잘해주는 남자는 될 수 있어.”“더 이상 너한테 성질도 안 내고 부려먹지도 않을게. 괜한 질투 때문에 너 상처받게 하지도 않아. 우리 집은 이제 너한테 맡길 거야. 돈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7화

    파티장에 들어와 보니 계지원과 예수진이 아들딸과 함께 와준 손님들에게 인사를 해주고 있었다.인사를 마친 예수진은 흥분된 목소리로 하지수를 불렀다.“이번에는 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우리 아들의 영원한 이모일 하지수 씨를 모셔보겠습니다.”파티장 한구석에 선 송문수는 무대 위로 올라가는 하지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까는 제대로 볼 엄두가 안 나서 애써 무시하려 했던 그녀의 배가 꽤나 불러온 것 같았다.옷을 입어도 다 가려지지 않는 게 이미 임신 몇 개월은 된 것 같았다.정말 자신은 안중에도 없었는지 이렇게 빨리 임신한 하지수가 송문수는 조금은 원망스러웠다.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하지수는 누군가를 찾는 듯 무대 아래를 훑어보았다.한참이 지나 자신에게로 향하는 그녀의 시선에 다급히 눈을 피하던 송문수가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하지수의 시선은 이미 사라져있었다.그에 송문수는 그녀가 찾던 건 아마 송승우일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다.그런데 끝까지 모습을 비추지 않는 송승우 때문에 그저 시선을 거둔 것 같았다.“우선은 수진이 아들 이모가 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스럽고요.”“수진이가 제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딸이면 꼭 사돈을 맺자고 그러더라고요.”“저도 우리 조카 귀여워서 너무 사랑하거든요.”“하지만 사돈은 저 혼자 맺는 게 아니잖아요. 애 아빠 입장도 있고 하니까요.”그러자 예수진의 격앙된 목소리가 또 한 번 들려왔다.“그럼 얼른 애 아빠부터 불러서 오늘 사돈 한번 맺자!”“아이 아빠는...”그녀의 말에 담담히 웃던 하지수는 갑자기 말을 멈췄다.마른 침을 삼키며 그 모습을 보던 송문수는 정말 송승우를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가장 사랑하는 여자를 내어줬는데도 책임을 다하지 않고 이런 날에 하지수를 혼자 이곳에 보내고 또 혼자 무대 위에 올리는 게 어떻게 남편이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인가 싶었다.“수진아, 내가 무대 좀 써도 돼?”“당연하지, 오늘 이 자리는 널 위한 거야.”“아, 아니다. 내 미래의 며느리를 위한 거지.”예수진의 한마디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6화

    하지수의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의 시선이 맞물리자 송문수가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당연하지.”“진짜야?”“내가 왜 널 속이겠어?”“그런데 왜 안 데려왔어?”“이번엔 시간이 별로 없어서 괜히 고생만 할까 봐 안 데려왔어.”“나중에 기회 되면 데리고 올 거야.”“예뻐?”“내가 안 예쁜 여자 사귀는 거 봤어? 외국 여자들은 몸매도 좋아. 원래 S라인이 내 취향이잖아.”“사진 있어?”하지만 저 질문에는 송문수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몇 초 동안 침묵을 유지하다가 다시 능청스레 대답했다.“있지.”“내가 봐도 돼?”“왜? 뭐 심사라도 해주게?”“아니, 그냥 궁금해서. 네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여자는 어떻게 생겼는지.”“보면 너 상처받을까 봐 안 보여줄 거야.”“괜찮아.”송문수도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거절하려 했지만 하지수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다음에 직접 데려와서 보여줄게.”“지금 보고 싶어.”“카메라는 잘 안 받아서 실물보다 별로야.”“왜 안 보여주는 거야? 설마 없는 거야?”“설마 내가 너 못 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걱정 마. 난 원래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거든. 절대 너한테 매달리지 않을 거야.”송문수가 확신에 찬 말을 하자 하지수는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매달린 적이 있긴 해?”그런 하지수의 모습을 보니 또 가슴이 아파왔지만 송문수는 꾹 참기로 했다.송승우의 아이를 가진 하지수는 이미 자신에게서 너무 멀어져 있으니까.“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하지수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멀어져가는 송문수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한편 화장실로 들어온 송문수는 물을 틀어놓고 손을 몇 번이니 씻어댔다.더 이상 손에 감각이 없을 정도로 아까부터 한 동작만 반복하고 있었다.“더 씻으면 손 터져.”그 모습을 본 하도경이 직접 물을 꺼주자 송문수는 넋 나간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도경이 건넨 휴지를 받아 손을 닦아냈다.“고마워.”“이게 진짜 뭐 하는 짓이냐. 그렇게 좋으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5화

    백일잔치가 시작되기 전 예수진은 소이연과 친구들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급히 다가왔다.“왜 혼자와?”“그럼 누구랑 와?”“우리 조카는?”“아, 엄마한테 맡겨놨어. 먹고 싸는 것밖에 할 줄 몰라서 재미없어.”“...”“그러는 너는 좀 어때?”“뭐가 어떠냐고?”“네 애 말이야.”예수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누군가의 찻잔이 쨍하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 위로 떨어졌다.아직 파티가 시작되기 전이라 차만 마시고 있던 남자들이었는데 송문수의 손에 들려있던 찻잔이 미끄러지면서 안에 있던 차가 흘러나온 것이다.송문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찻잔을 집어 들더니 휴지로 물기를 닦아내기 시작했다.그 얼굴에서 당황스러움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다.찻잔을 떨군 건 그저 우연이라는 듯 하도경, 육현경과도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그를 보며 하지수도 입을 열었다.“잘 있지. 전에는 좀 힘들었는데 이젠 잘 먹고 잘 자.”“너 살 좀 찐 것 같아.”“응, 2킬로 넘게 쪘어.”“그럼 됐어.”하지수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던 예수진은 파티가 곧 시작한다는 말에 계지원과 함께 자리를 떴고 그녀가 떠나가 테이블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아마도 얘기를 다 나눈 남자들 때문인 것 같았다.가만히 있기도 뻘쭘했던 하지수가 주전자를 들려 하자 송문수가 빠르게 그녀에게 차를 따라주었다.“고마워.”하지수의 인사에 송문수가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한참 동안 둘 사이에는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그러다가 결국 송문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너 임신했어?”“응.”“빠르네.”송문수는 의미 없는 웃음으로 자신의 착잡한 마음을 감추려 했다.적어도 결혼한 다음에야 임신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송승우의 아이를 가졌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그래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인신고만 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송문수는 자신의 생각이 점점 커지는 게 싫어 다급히 화제를 돌렸다.“너 혼자 온 거야? 송승우는?”“서울 갔어.”“몸은 괜찮아졌어?”“응, 의족 해서 이젠 잘 다녀.”오랫동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4화

    예수진은 빠르게 소이연에게 문자를 보냈다.[이연 언니, 송문수 왔어요. 진짜 올 줄은 몰랐는데 방금 안으로 들어갔어요!][내가 진짜 올 거라고 했잖아요.][내 매력이 그 정도일 줄 몰랐죠.]역시나 능청스럽게 받아치는 예수진에 어이없다는 이모티콘을 보내고 난 소이연은 송문수의 인영을 찾으려 두리번거렸다.하도 큰 키 덕분에 사람들 틈에 섞여 있어도 우뚝 솟아있는 송문수를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문수야.”마찬가지로 그를 알아본 육현경이 인사를 건네자 송문수는 빠르게 그들에게로 다가갔다.“언제 왔어?”“어제 오후에.”“왔는데 왜 말도 안 해? 사업 잘된다고 이젠 우리도 모른 척하는 거야?”“아무리 잘 되봤자 내가 현경이만큼 돈이 많진 않아.”볼멘소리를 하는 하도경에 맞는 말로 반박하자 하도경도 딱히 할 말이 없는지 어깨만 으쓱해 보였다.“언제 가?”“모레 비행기야, 내일 집 가서 부모님만 뵙고 가려고.”“그래서 우리 만날 시간은 없다 이거지?”“이번엔 시간이 좀 빠듯해, 거기 일도 많고. 오늘 보지 뭐, 술 제대로 마시자 한번.”“너 진짜 많이 변했어 송문수, 이렇게 진지하진 말아 줄래?”적응되지 않는 송문수의 말투에 하도경이 진저리를 치며 말했다.“그럼 어쩌라고.”“나는...”판을 깔아주니 말하기 어려웠는지 하도경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술 마셔 그냥.”“그래.”또 무슨 바람이 분 건지 둘은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파티의 주인공이 자리하기도 전에 술부터 마시기 시작했다.육현경이 그런 그들을 말리려 할 때 송문수의 옆에 문득 한 여자가 앉았다.그에 술잔을 들고 있던 송문수도 잠시 멈칫했다.굳이 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것 같아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에 힘을 주며 술잔을 입가에 가져다 댔다.송문수를 한번 보던 소이연은 하지수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지수 씨, 왔어요?”“네.”“혼자예요?”“네.”혼자라는 말에 송문수의 손은 아까보다 더 하얗게 질려버렸다.“혼자니까 더 조심해요 다닐 때.”“그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3화

    그로부터 반년이 지나서야 송문수는 마침내 국내로 돌아올 수 있었다.캐나다에 있는 회사도 이제 정상적으로 흘러가자 귀국한 거였지만 그도 그냥 예수진 아들의 백일을 축하하러 온 것뿐이었다.시간이 어찌나 빠른지 송문수가 나갈 때까지만 해도 배가 부른 채로 있던 예수진이 벌써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백일까지 맞이하게 된 것이다.오랜만에 온 장안시였지만 송문수는 자신의 귀국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그저 본인의 집으로 향했다.오랫동안 비워둔 집이라 그런지 온통 먼지투성이여서 일단 도우미부터 부른 송문수는 아주머니가 정리를 마친 다음에야 침대에 몸을 뉘일 수 있었다.떠나기 전만 해도 이곳에서 사랑하던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는데.이제는 그 모든 게 다시는 들춰선 안 될 과거가 돼버린 것 같았다.해외에 있던 시간 동안 송문수는 부단히 하지수를 잊으려 애쓰고 있었다.물론 정말 잊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하지만 하지수와 송문수가 반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었다.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할 때도 같은 집에 살던 하지수는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그저 우연히 한 번, 그녀의 뒷모습이 화면에 스친 게 전부였다.몸을 뒤척이던 송문수는 내일의 백일잔치에 대해 생각했다.내일 가면 친구들이 무조건 술을 권할 텐데, 오랫동안 술을 마시지 않은 탓에 송문수는 지금 자신의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그래도 푹 쉬면 조금은 낫겠지 싶어 그대로 잠을 청한 송문수는 이튿날 아침이 돼서야 눈을 떴다.언제부턴지 부모님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몸에 배어버린 탓에 송문수는 이젠 밤을 새우는 게 오히려 힘겨웠다.그렇게 여유롭게 준비를 마친 그는 한 번 더 깔끔하게 옷매무새를 정돈하고는 선물을 한 아름 안고 집을 나섰다.너무 이르지도 않고 너무 늦지도 않은 딱 적당한 시각에 집을 나선 그는 문득 옛날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웃음을 지었다.예전에는 어쩜 그리 특이하게 살아왔는지, 참으로 유치했던 것 같다.해외에서 반년 동안 혼자 살아서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