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진은 조금 절망적이었다.설마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 건 아니겠지?!어차피 지금 그녀가 이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면서 그녀의 휴대폰을 찾으러 가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었다.그녀는 연습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부딪혀서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갑자기 어둠 속은 고요했고,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서로의 옅은 숨소리만이 들려왔다.“너 휴대폰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잠시 후 계지원이 입을 열었다.예수진은 계지원이 이미 증발해버렸다고 생각할 뻔했다.“연습실에 있어. 가방 안에.” 예수진이 말했다.“가지러 갈 거야?”“나 못 해. 너무 깜깜해서 무서워. 그리고 네가 방금 내 지팡이 걷어차 버렸잖아.”“아, 거기 오른쪽에 있어.” 예수진이 알려주었다.아마 계지원이 몸을 숙여 더듬거리는 것 같았다.무엇인가를 찾은 것 같았다!예수진은 지팡이가 땅에 부딫히는 소리를 들었다.그리고 계지원이 그녀의 옆에서 일어나는 것이 느껴진 것 같았다.그래서 계지원은 휴대폰을 가져다주려는 건가?!이렇게 착하다니.아니, 그는 지금 스스로 살기 위함이였다.“그럼 여기서 기다려.” 계지원이 말했다.“다리까지 절면서 혼자 갈 수 있는 건 맞아?” 예수진은 생각 없이 말했지만, 정말 비웃는 것은 아니었다.다만 계지원이 너무 혼자 다 짊어지려 하는 것 같았기에 불쌍한 생각이 조금 들었다. “나...... 몸은 불편해도 의지는 있어.”예수진은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스스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네.어쨌든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녀는 그냥 얌전히 여기서 기다리기로 했다.여기저기 가서 벽에 부딪히느니, 얌전히 앉아서 성공하기를 기다리는 게 낫다.계지원은 지팡이를 짚고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걸어갔다.부딪힌 건진 모르겠지만, 가끔 한 두번씩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예수진은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한참을 기다렸다.얼마나 지났을까.조용하니까 너무 무서웠다.그녀는 계지원이 그녀를 버리고 도망간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다.한 두번이 아
"괜찮아요, 고마워요." 예수진은 감사의 인사를 하며 거절했고, 계지원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봐라. 이건 위선일 뿐이다. 밤이 더 깊어졌고 지금이 대체 몇 시인지도 감히 잡히지 않았다. 설마 오늘 밤 정말 여기서 밤새 앉아있어야 하는 건가? 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었고, 예수진응 그저 감기에 걸릴까 봐 걱정했다. 2차전이 며칠 뒤에 있을 예정인데 감기 걸리면 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예수진은 마음속으로 약간 당황했지만 차마 말할 수 없었다. 급해도 소용없으니 말이다. 지금 두 사람의 휴대전화는 모두 연결되지 않았다. 신호도 전혀 잡히지 않았기에 아무 방법이 없었다. 예수진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살아오면서 세상 물정을 몰랐고, 엄마가 바뀌기도 한 경험까지 했으니 이런 사소한 일로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이미 벌어진 일이다. 걱정하지 말자, 이 밤은 곧 지나갈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예수진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로 했다. 그녀는 복도의 벽에 기대어 편안한 자세를 찾아 잠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내일 상대 배우들과 함께 리허설을 해야 하는데, 잠을 설치면 힘이 빠져 합작을 방해할 수 있다. 지금 예수진은 다른 사람의 미움을 사는 것이 가장 두려웠다. 예수진은 눈을 감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녀는 지금 사실 꽤 나른한 상태였다. 예수진은 3년 전 연예계에 있을 때 늘 잠이 부족하다고 하소연을 했었다. 잠이 적은 사람들을 보면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예를 들어, 계지원의 경우 하루 수면시간이 6시간을 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의 예수진은 만약 아무도 깨우지 않는다면, 얼마든지나 잘 수 있었다. 그 후 많은 일을 겪으면서, 예수진은 자신이 잠이 많은 것에 대해 약간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잠들면 기분 나쁜 일들이 사라졌기에 오늘 밤도 아마 금방 잠들 수 있을 것이다. 예수진은 무릎을 껴안고 무릎 사이에 머리를 파묻으며 몸을
계지원은 예수진이 어둠을 무서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다리가 불편해 잘 걸을 수가 없었다. 그는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비틀비틀 걸었다. 마침내 앞쪽에서 희미한 소리를 들은 계지원이 성큼성큼 걸어갔다. 아직 가까이 가지 않았는데 갑자기 누군가에 의해 몸이 밀려졌다. 계지원의 손에서 휴대전화가 손에서 떨어지며 바닥에 심하게 넘어졌다. 그는 넘어지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오히려 예수진이 옆에서 소리를 크게 질렀다. 계지원은 온몸에 느껴지는 통증을 참으며 그저 작은 신음소리만 냈다. 예수진은 좀 진정된 것 같았지만, 계지원은 오른쪽 다리가 불편했고 지팡이도 옆에 없어 일어날 수 없었다. 그는 예수진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좀 찾아달라고 말했다. 예수진은 휴대전화를 찾는다고 하고는 그의 몸을 몇 번이나 밟았기에 계지원은 예수진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는 살짝 의심이 들었다. 예수진이 그에게서 좀 멀리 떨어졌다. 계지원이 안심하는 순간 계지원의 가슴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하마터면 그가 튕겨 나갈 뻔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예수진의 입술이 그의 입술에 닿았다는 것이다. 그가 그 사실을 느끼기도 전에 예수진의 입술이 사라졌다. 그 순간, 계지원의 가슴은 마구 뛰었다. 나중에 예수진이 그의 휴대전화를 찾아주었지만 휴대전화는 이미 고장 나 있었다. 계지원은 사실 지금 이 상황이 조금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는 예수진과 함께 있을 수 있어 좋았고, 사실 불빛이 없어서 더 좋았다. 하지만 계지원은 예수진의 불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첫째, 예수진은 어둠을 무서워한다. 둘째, 예수진은 내일 리허설을 해야 하고 휴식이 필요했다. 마지막으로, 예수진은 계지원과 함께 있고 싶지 않을 것이다. 예수진의 마음을 알 것 같은 계지원은 그녀의 휴대전화를 찾아주었다. 그녀의 휴대전화를 찾았지만 배터리가 없었기에 계지원은 울고 싶어졌다. 자신의 수고가 헛되어 그런 것이 아니라 예수진이 실망할 까봐 울컥했다.예수진이 재채기를 하자
예수진은 순간 멍해졌다. 그리고 곧 그녀는 즉시 계지원과 거리를 두고 말했다. "깨워서 미안해요.” 예수진은 계지원을 다시 만난 뒤로 계속 그에게 사과하는 것 같았다. 그를 건드려 무서워하는 것 같았다. 계지원의 목젖이 삶적 움직였다. 그는 평소에도 잠을 잘 못 자는 편인데 어젯밤에는 거의 잠을 못 자 피곤했다. 예수진을 안고 있었지만 잠이 잘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틀 무렵이 되어서야 약간 졸린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잠에서 깬 예수진은 자신들이 다정하게 붙어있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는지, 몸을 벽에 살짝 기대고 있었다. 계지원도 자신도 한쪽 벽에 기대어 앉아 잠이 들었다. "날이 밝았으니 직원들도 출근했겠죠?" 예수진은 생각나는 대로 말하며 바닥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했다. 앉아서 하룻밤을 잤더니 몸이 정말 찌뿌둥했다. "제가 가서 볼게요." 예수진은 그 말을 하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수진아." 계지원이 그녀를 불렀다. 예수진은 걸음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너 옷...... 단추." 계지원이 귀띔했다. 그의 말에 예수진은 바로 자신이 입고 있는 캐주얼하고 헐렁한 셔츠를 보았다. 그녀는 셔츠 단추가 세 번째 단추까지 잠기지 않아 속살이 잘 보인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감사해요.” 예수진이 자연스럽게 셔츠 단추를 잠갔다. 계지원이 보지 않았던 것도 아닌데 부끄러워 하지도 않았다. 옷 매무새를 빠르게 정리한 후 예수진을 다시 밖으로 나가며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계속 나를 예수진이라고 부르면, 외부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요.” 계지원은 가슴이 떨렸다. "알겠어요.” 예수진이 그 자리를 떠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얼마되지 않아 방송국 직원들이 왔다. 그들은 다리가 불편한 계지원을 부축해 휴게실로 갔다. 계지원은 어젯밤 사무실 건물에 배선에 문제가 생겼지만 밤늦게 수리하기 어려워서 정전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이, 그럴 리가 있겠어요? 방금 제가 청하 씨한테 전화했더니 그때서야 일어났어다고 하던데요?" 원빈이 투덜거리며 말했다. 예수진도 청하가 애초에 오지 않아 그에게 뭐라 말을 꺼내기 어려웠다. 결국 그녀가 잘못한 일이였기에 할 말이 없었다. "배우들이 아침 일찍 와서 리허설 준비하느라 아침도 안 먹었을 것 같다면서 계 감독님이 아침 식사를 사준다고 했대요. 매니저한테 시켜서 연습실마다 아침식사를 많이 가져다줬어요." 원빈은 맛있게 먹으며 설명했다. “계 감독님이 이렇게나 사려 깊으실 줄은 몰랐네요.” 계지원은 오랜 세월 육씨 가문에서 생활했고, 가족들의 요구를 가장 잘 들어주었기에 개인 생활을 토대로 그는 사회에서도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잘 어울린 편이였다. "그런데 아까 스태프들 얘기 들었어요?” "뭐요?” "계 감독님이 어젯밤 이곳에 갇혀 있었대요.” "어, 정말요? 전 못 들었어요." 예수진은 그들의 얘기를 들으며 태연하게 아침을 계속 먹었다. 그녀가 계지원과 있다가 바로 나간 것도 혹시라도 누군가가 그 모습을 볼 까봐 걱정해서였다. 연예계 사람이 많이 있는 곳은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그들의 생각에 뉴스로서 가치가 있다면 모두 사실이 된다. "듣기로는 혼자 있었던 것 같지 않던데… 설마 계 감독님 몰래 연애 하시는 중은 아니겠죠? 설마 우리 배우들 중 한 명인가?” "푸...!"예수진은 마시던 우유를 내뿜었고 원빈의 몸에 우유가 다 튀었다. 예수진은 얼른 냅킨을 꺼내 그를 닦아주며 말했다. "허걱! 미안해요... 고의가 아니었어요.” "고의 아닌 거 알아요. 그런데, 뭘 그렇게 당황해요?” "당황한 거 아니에요. 우유를 잘못 삼킨 것 뿐이예요.” "그래요?" 원빈은 예수진을 바라보았다. 예수진은 재빨리 화제를 돌리며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상대가 누군지 알아요?” "수진 씨도 이런 소문에 관심 있었어요?” "저도 여자잖아요. 원빈 씨야 말로 무슨 남자가 이렇게나 소문을 좋아해요?” "다 나를 지키기
원빈이 힘껏 입으로 바람을 불자 예수진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됐어요?" 원빈이 긴장하며 물었다. 예수진은 이제 다 빠져나간 듯 조심스럽게 눈을 깜박거렸다. 그녀의 입꼬리에 행복한 미소가 번졌고 그때 그녀의 시선이 대기실 입구에 머물렀다. 원빈도 같이 예수진의 시선이 머문 곳을 보았다. 대기실 입구에 프로그램 감독 스태프들과 몇몇 심사위원들이 서있었고, 원빈과 예수진은 서둘러 거리를 벌려 앉았다. 두 사람 사이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방금 이 행동이 사람들을 오해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담당 감독이 가볍게 농담을 던졌다. "예수진 씨랑 원빈 씨, 벌써 그렇게나 가까워진 거야?” "하하. 상대역이잖아요." 원빈은 서둘러 설명했다. "유청하 씨는 아직 안 왔어요?" 계지원이 화제를 돌렸다. 계지원은 예수진을 보지 않았다. 예수진은 계지원이 어젯밤에 여기서 갇혀 있었기에 그가 집으로 돌아가서 쉬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배우들에게 아침 식사를 보내며 얼굴도장을 찍고, 지금도 이곳에 나타났다. 예수진은 계지원이 언제부터 이렇게 적극적이었는지 생각했다. 계지원은 이전에는 그가 집중하고 있는 영화 말고는 다른 사업을 확장하려는 마음이 없었다. 설마 육씨 가문에서 지내지 않아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변하기 시작한 것일까? 그녀처럼? 예수진은 지금 연예계에 복귀하며 배고픈 늑대처럼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청하씨 지금 오고 있는 길인데 차가 좀 막힌데요." 예수진이 설명했다. 담당 감독은 계지원의 불편한 기분을 눈치챌 수 있었지만 원래 말을 잘하는 계지원ㅇ라 왜 기분이 나쁜지는 알 수 없었다. 연출을 고민하다 보면 촬영 전에 가끔 진지해질 때가 있다. 그리고 계지원은 자신이 특별히 여러 번 섭외한 끝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었다. 계지원이 참여한다고 비록 시청률이 많이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프로그램의 수준을 끌어올려 주었기에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담당 감독이 조감독에게 말했다. "유
"날 함정에 빠뜨리지 말아요." 예수진은 정신을 차리고 더 이상 불리한 말은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장 선생님은 정말 연기에만 보는 분이라, 연기를 잘 못한다고 지적 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예수진 씨, 정말 변했네요!” 원빈은 고개를 떨구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예전에 예수진이 최정상에 있을 때 그녀를 본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예수진은 야망과 도도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는 '연예계의 강아지'라는 글자를 예수진의 이마 위에 써주고 싶었다. ...... 일주일 뒤. 소이연은 육민을 데리고 서울로 갈 생각이였고, 서울로 가기 전에 예수진과 하지수를 함께 만났다. 예수진은 계속 하품을 해댔고 눈에는 피로로 가득차 있었다. "그렇게나 힘들어?” 하지수는 안타까운 듯이 말했다. “정말 힘들면 바로 그만둬.” "안 돼. 이건 내가 다시 데뷔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야. 겨우 잡은 기회라고." 예수진은 바로 거절했다. “그리고 이건 예전에 톱스타였을 때, 스케줄이 있을 때마다 마찬가지였어.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원래 이렇게 힘들게 돈을 버는 직업이라고.” "쯧쯧." 하지수도 어이없어 하며 혀를 찼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힘든 직업이기는 해도 그만큼 수익성이 있어서 괜찮지만은 유명해지기 전까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들을 받는 직업이기도 하다. "계지원이 뒤에서 좀 도와주면 안 돼?" 하지수는 투덜거리며 불평했다. 하지수는 예전에 계지원에 대한 예수진의 사랑과 구애를 목격했지만, 계지원에 대한 인상은 절대 좋지 않았다. 하도경과는 비교도 안 된다."그가 도와준다고 해도 받을 수가 없어. 이건 경쟁이야. 현장과 TV로 지켜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도 뒤에서 연기 못한다고 욕먹을 까봐 정말 무서워.”하지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그러자 소이연이 옆에서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아주 좋은데요. 인생의 목표도 있고, 꿈도 있잖아요.”이런 사람은 적어도 긍정
저녁식사를 마치고 소이연은 바로 서울로 갔다. 그녀는 예수진과 하지수에게 그녀의 진짜 신분을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다. 소이연은 그냥 그곳이 자신과 별로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저 그곳에 돌아갈 때마다 잘 대처하고, 그쪽 생활에 녹아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서울에 도착하니 서울은 아직 추웠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이연은 미리 두꺼운 옷을 준비해 입었다. 천우진이 그녀와 육민을 데리러 나왔다. 차에 탄 뒤 천우진이 말했다. "이번에는 민민을 데리고 호텔에 묵을 생각은 절대 하지 말아요. 할아버지가 방을 준비해 놓으셨으니깐요.” "네, 알겠어요." 소이연은 한 입으로 두말할 생각이 없었다. 말을 뱉었으니 마음속으로 거부감을 느껴도 지켜야 한다. 천우진도 소이연에게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에 육민에게 물었다. "민민, 서울에 왔는데 외삼촌이랑 어디 데리고 놀러 가고 싶어?” "서울에 과학기술 박물관이 새로 생겼다고 들었는데 가보고 싶어요." 그러자 육민이 대답했다. "과학기술 박물관? 그래, 알았어" 급한 성격의 천우진은 육민의 대답에 바로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과학기술 박물관 입장권으로 세 장 예약해 줘요. 시간은 내일 오전으로요.” “네, 천 사장님.” 천우진은 전화를 끊은 뒤 육민에게 말했다. "과학기술박물관은 내일 오전에 가자. 오늘은 비행기를 타느라 힘들었을 테니까 집에 가서 좀 쉬고.” "네." 육민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육현경에게 가정교육을 잘 받은 육민은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사랑을 받았다. 천씨 주택에 도착했다. 세 사람은 함께 차에서 내려 로비로 들어갔다. 소이연이 올 때마다 대가족이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는 사실 이런 겉치레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외할아버지는 소이연이 이 가문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려주고 싶어 이런 방식의 환영인사를 좋아하는 듯했다. 이런 환영 방식은 소이연이 아니라 소이연의 어머니를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었기에 소이연은 거절할 이유
송문수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하지수는 통유리창이 있는 식탁에 똑바로 앉아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왜 안 먹어?”송문수는 얼굴을 찡그렸다.그는 자신이 화장실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마음속의 욕망은 전혀 억제할 방법이 없었고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도 갑자기 머릿속이 요동치면서 다시 터져버렸다.그래서 찬물에 얼마나 오래 몸을 담갔는지 그는 몰랐다.그는 하지수가 여전히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이 여자는 멍청한 게 아닐까?배가 고프다면 먼저 식사부터 하는 게 아닌 걸까?“널 기다렸어.”하지수는 송문수의 불친절한 태도에 화를 내지 않았고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온화했다.“누가 기다리라고 했으니 빨리 먹어.”송문수는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하지수가 그릇과 젓가락을 집도록 강요했고 보복하듯 그릇에 음식을 많이 퍼주었다.하지수도 거절하지 않았다.그냥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송문수를 보면 온몸이 불편해졌다.그는 말했다.“다 먹어, 지금 너의 약한 모습을 봐봐.”“….”하지수는 살짝 삐친 듯한 말투로 답했다.“안 약하거든, 있을 건 다 있다고.”그녀는 송문수가 섹시하고 통통한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감옥에 있는 동안 가슴 마사지를 하고 가슴 확대 식품을 먹는 등 가슴을 확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허리 엉덩이 허벅지 등의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도 많이 했다.송문수는 또 한 번 침을 삼켰다.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차가운 샤워를 오랫동안 해가며 겨우 진정했는데 이 여자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닐지 그는 의심스러웠다.물론 그는 그녀의 몸매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몇 년 전과 비교하면 정말 엄청나게 커졌다.하지만.그는 생각을 멈췄다.송문수는 고개를 파묻고 먹기만 하였다.그는 이런 식으로 주의를 분산시키려고 했다.하지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둘은 조용히 밥을 먹었다.현재 시각은 늦었고 처음에는 잘 느끼지 못
아니면 송문수가 아직 살아있었기 때문에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일 수도 있었다.대부분 기쁨의 눈물이었다.울기 시작하면 주체하지 못하는 눈물이었다.“하지수, 또 울면 키스할 거야.”송문수는 얼굴을 찡그렸다.그는 키가 컸다.각이 선 오관은 그가 화난 표정을 할 때마다 더욱 무섭게 만들었다.하지만 하지수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그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을 뿐.그녀는 심호흡하며 몸을 제대로 추스르려고 노력했다.그리고 지금 좀 정신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 순간.“움.”하지수의 마음이 살짝 움직였다.그녀는 송문수의 얼굴을 가까이서 바라보았다.그가 갑자기 그녀에게 깊게 키스하는 모습을 그녀는 지켜보고 있었다.그녀는 그의 입술 사이의 온도를 느끼며 눈물을 흘리는 것도 잊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그리고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송문수는 진정된 듯 하지수를 바라보았다.그는 천천히 그녀를 풀어주었다.“다시는 내 앞에서 울지 마, 널 괴롭히는 걸 참을 수 없어”이번에는 송문수가 놀랄 차례였다.그는 하지수를 바라보았다.그녀가 발끝으로 서서 힘겹게 그의 목에 걸려 붉은 입술을 내미는 모습을 그는 바라보고 있었다.송문수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넘겼다.그는 주먹을 쥐고 있었다.그는 자신을 공제하고 있었다.“흠.”송문수의 몸이 긴장했다.조금 전, 그는 하지수의 입을 막아 울음을 멈추게 하려고 입맞춤했다.그리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이 순간 하지수는 직접 작은 혀를 그의 입에 넣었다.조금 수줍어하고 조금 불안해하지만, 대담해진 그녀의 행동이었다.그녀는 그의 혀를 핥았다.송문수의 머리는 순간 로그아웃되었고 잠시 머릿속이 하얗게 텅 비었다.입술 사이의 온도는 따끔거리고 부드러워 온몸의 감각을 간지럽히고 있었다.기술이 없는 그녀의 서툰 실력.하지만 그 순간 그는 몸에서 넘쳐흐르는 에너지를 공제할 수 없었다.그녀의 행동에 응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하지수의 머리 뒤쪽을 들어 올려 두 사람 사이의 키스를 격화했다
“원하면 욕해도 돼.”송문수가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어차피 하지수에게 미움을 받은 것은 한두 번도 아니고 하루 이틀도 아니었다.그는 준비되었다.순간 갑자기 몸이 조여 오는 것을 느꼈다.하지수는 그의 품으로 달려들어 그를 꼭 안았다.그녀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하고 싶었다.그녀는 항상 참고 참아왔다.그녀는 그를 잃는 것이 그렇게 두려웠던 적이 없었다.또한 언제부터 송문수의 일거수일투족에 점점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는지도 몰랐다.맞다.그녀는 3년 전 교통사고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그때부터 그녀는 자신과 송문수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그렇지 않으면 서로 받아들이지 않을수 있었다.그리고 송문수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었다.그녀는 이유도 모른 채 그를 자주 생각했었다.가끔이 아니라 자주 생각했었다.그가 출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그와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어 안달이 났던 적이 있었다.두 사람 사이의 감정을 키우는 것보다 송문수가 그녀에 대한 감정을 키우는 것, 이 말이 훨씬 더 맞았다.그녀는 자신이 예전처럼 송문수에게 무관심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심지어 그를 좋아하게 될 정도로 그를 아끼기 시작했다.그래서 그녀는 송문수와 함께하고 싶었다.다른 누구와도, 그리고 송 씨의 가족과도 연관이 없었으며 오직 그녀 자신과 관련이 있었다.이 순간 하지수는 송문수를 껴안으며 손을 떨고 있었다.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어쩔까?그녀는 감히 생각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 순간 그가 원했던 것은 그의 체온과 존재감을 느끼는 것뿐이었다.그는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그것도 바로 눈앞에,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곳에 그가 있었으면 했다.“하지수?”송문수는 하지수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그는 하지수가 자신을 대할 방법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 놓았다.설교, 분노 또는 차가운 폭력.하지만 이렇게 안아줄 줄은 몰랐다.그녀는 그를 잃을지 두려워 꼭 끌어안고 있었다.그 순간 송문수
복도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송문수도 그중 한 명이었다.시간이 얼마 지나.대략 2~3시간 정도가 흐르자, 수술실 문이 열렸다.의사가 나왔다.모두 물었다.“선생님, 어떻게 된거죠?”“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는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송문수를 바라보는 하지수도 한시름 놓인 듯하였다.“그의 몸 상태는 어떤가요? 사고 당시 운전석 밑에 발이 눌렸는데 다리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송문수는 차분하게 물었다.“매우 심각한 부상이었지만 제때 구급한 덕분에 위급한 상황에서는 벗어났습니다. 만약 시간이 조금만 더 지연되면 절단 위험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곧이어 의사가 입을 열었다.“현재 상황에 따르면 심각한 골절이고 회복 시간이 길어질 뿐이지 회복 후엔 정상인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고 장애를 남기지는 않을 겁니다.”“다행이네, 다행이야. 그는 레이서라고.”한 남자가 웃었다.송문수도 옆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마음 헌 켠 속에 짊어지고 있던 짐이 풀리는 것 같았다.마침.환자가 수술실에서 나오고 있었다.이때 갑자기 다급한 발걸음 소리와 한 사람의 울음소리가 복도를 울리기 시작했다.“내 아들은 어때? 어떻게 됐어?”아마 레이서의 부모인 듯 하였다.하지수는 몸이 떨리고 눈이 빨개진 두 노인이 여기저기 묻고 있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순간 온몸에 하얀 붕대를 감고 있는 레이서의 모습을 보니 그들의 가슴은 찢어질 것만 같았다.레이서의 어머니는 하마터면 기절할 뻔하였다.“아줌마, 다 괜찮아요.”다른 레이서가 위로했다.“이미 큰 위험에서 벗어났고, 의사도 제시간에 구급하였기 때문에 뼈가 조금 부러졌을 뿐 장애는 남지 않을 거라고 했으니 한동안 더 회복해야 할 것 같습니다.”그들의 설명을 듣자, 레이서의 부모들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기쁨의 눈물이었다.만약 아들에게 정말 문제가 생긴다면 그들은 아마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그들은 아들의 이동식 병원 침대
모두 함께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하지수는 아직 몸 절반이 차 안에 남아 있는 송문수를 바라보았다.“3, 2.”막바지에 다다른 순간 하지수는 숨조차 쉬지 못했다.마지막 순간,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그녀는 감히 눈앞의 광경을 쳐다보지 못했다.그녀는 자신이 차마 받아들일 수 없을까 보기가 두려웠다.순간 멀리서부터 귀를 울리는 굉음이 들렸다.자동차가 언덕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였다.엄청난 굉음이 산에 울려 퍼졌다.하지수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감히 눈을 뜨지 못했다.송문수가 곤경에서 과연 벗어났을까?누구도 결과를 알지 못했다.도망만 칠 수 있다면 마치 현실을 직시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지수.”하도경의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서 들려왔다.하지수는 깜짝 놀랐다.지금, 이 순간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그녀는 완전히 무너질 것만 같았다.“가야 해.”하도경이 재촉했다.하지수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 마침내 눈을 떴다.눈을 뜨는 순간 그녀의 눈에 송문수가 보였다.그는 그녀의 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그는 나머지 레이서들과 함께 사고를 당한 레이서를 일으켜 세우고 자동차로 향했다.결국.성공.송문수, 구조에 성공했다.그녀의 눈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다시 태어난 것만 같았다.분명한 것은, 위험에 처한 사람은 그녀가 아니었다.자동차에 탄 송문수는 우연히 하지수를 바라보았다.결국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몰고 떠났다.“지수.”하도경이 불렀다.하지수는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죄송해요.”“괜찮아요, 지금 병원으로 같이 가요.”“네.”하지수는 하도경을 따랐다.걸음을 옮기려 발을 들어 올리는 순간 온몸이 앞으로 쓰러졌다.하도경은 하지수를 재빨리 부축하였다.하지수의 가슴이 두근거렸다.“무슨 일이에요?”하도경은 긴장했다.“다리, 다리가 풀려서 그만.”하지수는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요, 문수는 자신이 하는 일에 신중하니 절대 실수하
산속의 바람 소리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송문수는 차 문을 연 후 자그마한 단도를 꺼내 먼저 안전벨트를 끊이기 시작했다.그런 다음 에어백을 조심스럽게 열기 시작했다.레이서의 몸 전체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그를 끌어내기만 하면 모두가 안전할 수 있었다.그는 심호흡하며 레이서를 끌어당겼다.그러자 자동차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하지만 다행히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송문수는 차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행동은 서두르지 않았고 아주 침착했다.그는 레이서를 살짝 당겼고 그제야 레이서의 발이 사이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챘다.이런 상황에 만약 레이서를 세게 당기면 큰 흔들림으로 인해 차가 바로 굴러떨어질 수 있었다.그러나 레이서의 발을 누르고 있는 것을 빼내지 않고는 그를 구할 수 없었다.송문수는 잠시 머뭇거렸다.고민 끝에 그는 자동차 안에 반쯤 들어갔다.안돼.하지수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송문수를 바라보면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만약 송문수의 두 손이 차에 거치기만 한다면 자동차가 균형을 잃어 굴러떨어질 때 재빠르게 피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 송문수의 몸 절반이 차 안에 있으니, 자동차가 굴러떨어지면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송문수는 죽음으로 가는 길밖에 없었다.하지수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보기가 두려웠지만 그가 말 그대로 눈앞에서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송문수를 바라보았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하였다.계속하여 기도하였다.송문수는 앞에 있던 운전석에 레이서의 다리가 깔리는 것을 발견했다.차의 앞부분이 거의 파손되어 차 내부가 변형된 지 오래되었고 레이서의 다리는 가운데에 낀 상태였다.송문수가 온 힘을 다해도 조금밖에 틈을 열 수 없었다.레이서는 현재 혼수상태에 빠졌고 송문수는 감히 그를 깨우지 못했다.만약 갑자기 일어날 경우 만회할 수 없는 최악의 상태가 발생할 것이 분명했다.그는 일어나서 차에서 내려 하도경에게 말했다.“하
하도경은 분명 송문수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물론 그가 지금까지 쭉 위험한 인생을 살아왔지만, 현재 한 사람의 목숨이 달린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 있었다.하지만 송문수가 위험을 무릅쓰고 고집을 부린다면 두 사람의 목숨이 희생될 수도 있었다.“하도경, 오늘 이 판은 내가 만든 거고 만약 어떤 사고가 발생한다면 모두 나와 엮이게 될 거야.”송문수가 단호하게 말했다.하도경은 그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몰라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하지수를 바라보았다.하지수는 군중 속에 서 있었다.그녀는 몸집이 너무 작아 군중들 속에 묻혔다.송문수는 어디에 있든 항상 먼저 그녀를 발견했다.이 순간, 하지수와 그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하지수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녀는 그가 가지 않기를 바랐다.하지만 그녀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지금, 이 순간에도 그의 생명은 위태로웠다.그녀는 송문수가 죽는 것을 원치 않았다.그녀는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송문수의 시선은 하지수에게 몇 초만 머물렀고 그는 재빨리 눈을 피했다.하지수가 용기를 내어 말할 준비를 하는 순간 송문수의 뒷모습만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구조 준비를 시작했다.그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지휘하며 질서 있게 구조를 시작하였다.먼저 돌을 옮겨 자동차의 뒷바퀴 밑에 깔아주어 자동차가 쓰러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았다.다음 단계는 레이서 중 일부가 경주용 자동차의 후미를 누르고 나머지가 자동차의 후미를 잡아당기는 것이다.무엇이든 준비되어 있다.송문수가 자동차 가까이 다가갔다.자동차에 타고 있던 남자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송문수는 망치로 유리를 깨뜨렸다.송문수는 남자를 손으로 만지기 시작했고 그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는 차 문을 당기기 시작했다.한 번씩 당길 때마다 자동차는 흔들리고 있었다.주변의 바위들도 아래로 굴러떨어졌다.모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무력으로 그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남성을 구하
마지막 바퀴.기다림은 하지수에게 너무나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녀의 심장은 평소보다 더 심하게 뛰고 있었다.잠깐 그녀의 심장에 과부하가 올 것 같았다.그녀는 세 번째 바퀴를 마치고 돌아오는 송문수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그녀는 시합의 승패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그녀는 그저 그가 안전하기를 바랐을 뿐이다.“큰일 났어!”옆에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하지수는 깜짝 놀라 움직일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녀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을 듣는 것이 두려웠다.그런 소식을 듣는다면 하지수는 정말 견딜 수 없었다.“누군가의 차량이 추락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남자는 잔뜩 긴장한 채 입을 열었다.“문제의 차량이 언덕 중간쯤에 있다고 합니다!”다른 사람들도 모두 당황했다.그들은 다급하게 남아있는 차량과 오토바이를 타고 산의 언덕 중간쯤으로 향했다.하도경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그는 하지수를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지수?”하지수는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서둘러 따라갔다.레이싱 엔터테인먼트 혹 대회가 열리면 전용 레이싱 트랙은 다른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차에 앉아 있는 하지수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하도경도 긴장했다.사고에 누가 연루되었는지, 사고의 심각성 여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차는 언덕을 반쯤 올라갔다.방금 경주에 참여했던 모든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많은 차량이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하지수가 차에서 내렸을 때 어느 쪽이 송문수의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멀리서 그녀는 경주용 자동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것도 목격했다.가드레일은 모두 변형되어 있었고 경주용 자동차는 이미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으며 앞쪽 끝이 언덕의 중간쯤에 매달려 있어 조심하지 않으면 차에 탄 사람과 함께 언덕을 굴러 내려갈 수 있었다.아니.이 높은 산에서 떨어지면 목숨은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하지수는 미친 듯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하도경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사고
“좋아.”송문수가 대답했다. 그는 자동차들 사이에서 한 대를 향해 걸어갔다. 헬멧을 쓰고 차에 탑승했다. 하지수는 송문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녀의 뒤에서 하도경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 문수는 운전 실력이 뛰어나. 그의 차는 여러 번 개조된 슈퍼카라서 안전해. 게다가 그의 레이싱 친구가 장안시에서 특별히 가져온 거라 절대 사고 나지 않을 거야.” 하지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그녀는 하도경 옆에 서 있었다. 세 팀으로 나뉜 자동차들이 심판의 신호와 함께 경주를 시작했다.온 산에 귀청이 찢어질 듯한 엔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수는 내내 긴장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그녀는 놀라 죽을 것 같았다. 오히려 하도경은 매우 신나 보였다. 그는 주변의 응원단과 함께 소리쳤다. “문수 왔어!”하도경이 흥분하며 말했다.“1등으로 달리고 있어!” 하지수는 그의 자동차가 멀리서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 “훨!”송문수는 그녀 앞을 스쳐 지나갔다.아직 두 바퀴가 남았다. 하지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숫자를 세었다. “문수는 레이싱에서 거의 지지 않아. 타고난 실력이 있거든.”하도경이 하지수에게 말했다.“사실, 문수는 네가 생각하는 것과 달라. 단순히 여자를 밝히는 사람이 아니야. 진지하게 임하는 일은 뭐든 잘 해내지.” 하지수는 하도경을 바라보았다. 하도경이 송문수에 대해 이렇게 높게 평가할 줄은 몰랐다. 송문수라는 사람의 능력을 떠나 육현경과 계지원의 비교로 보면 송문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하도경은 친구로서 그를 옹호하고 있었다. “내가 하는 말이 진짜야. 문수를 잘 이해하면 그가 가진 많은 면을 알게 될 거야. 그런 모습은 너를 놀라게 할 거야.”하도경은 하지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챈 듯 반복했다. 하지수는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도경이 이렇게까지 이야기했으니 그녀는 하지수의 체면을 세워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