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안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나도 어색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예수진의 성격은 여전히 그렇게 활발했다.정말 이 3년이라는 시간이 그녀가 모든 것을 내려놓게 한 것일까?그녀는 계지원, 하도경, 육씨 가문까지 내려놓았다.세 사람의 식사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저녁을 먹고 난 뒤, 그들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계산을 하고 나올 준비를 했다.문을 나서자마자 세 사람은 발걸음을 멈칫했다.육은숙을 보았기 때문이다.육은숙 외에 그 손을 꼭 잡은 하도경과 육가희도 보았다. 아마 방금 밥을 먹고 일어서려던 것 처럼 보였다. 하필 이때 갑자기 마주치다니!정확히 말하면, 이때 예수진은 그들과 갑자기 마주쳐서 분위기가 조금 이상해졌다.육은숙도 예수진을 본 그 순간, 역시 많이 놀란 눈치였다.그녀가 예수진을 눌러버린 뒤로 그녀는 사라졌었다.3년이 넘게 사라졌었다.그녀는 거의 예수진을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녀가 갑자기 또 나타났기에 다시 놀라고 말았다. 그렇게 팽팽했던 긴장감도 다 사라진 것 같았다.그냥 그렇게 둘은 낯선 사이가 되었다.“예수진, 너 돌아온 거야?” 처음으로 입을 연 사람은 다름 아닌 육가희였다.그녀는 놀라우면서도 신기해하는 것 같았다.오늘 오후 《배우님 자리에 앉아주세요》의 녹화가 끝난 뒤, 그녀는 바로 방송국에서 나왔다.그녀의 메이크업실은 예수진과 같은 곳일 리도 없었다.그래서 육가희는 그녀를 마주치지 않았고, 그녀가 돌아온 줄 정말 모르고 있었다.“응.” 예수진은 짧게 대답했다.그 순간 정말 생각 없이 하도경을 흘끗 보았다.하도경은 그녀를 보고 있었다.계속 그렇게 가만히 그녀를 보고 있었다. 눈시울이 아주 조금 붉어진 것 같았다.“오랜만이네.” 예수진이 먼저 하도경에게 인사를 했다.그녀는 아주 찬란하고 호탕하게 웃었다.하도경은 참지 못하고 침을 꼴깍 삼켰다.“도경 씨.” 육가희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단지 그가 손을 너무 꽉 잡아서 조금 아팠다.하도경은 그제야 정신이 든 것 같았다.그는
세 사람은 식당을 나섰다.“데려다줄게.” 소이연과 하지수가 동시에 말했다.예수진에게 하는 말이었다.말이 끝나자마자 세 사람이 동시에 웃었다.이 빌어먹을 케미 같으니라고!예수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 알아서 갈게. 여기 집에서 가까워서 엄청 편해.”“왜 우리가 못 데려다주게 해?” 하지수는 긴장한 눈빛으로 말했다. “너 내일 또 사라지는 거 아니지?”“말도 안 돼! 나 지금 돌아와서 뿌리도 내렸잖아.” 예수진은 과장해서 말했다.“내가 까먹고 말 안 했는데, 나 지금 《배우님 자리에 앉아주세요》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제 막 2라운드 진출했어.”“그럼 왜 우리가 못 데려다주게 해?” 하지수는 집착했다.“집이 너무 소박해서 제대로 접대 못 해줄 것 같아. 내가 좀 더 많이 벌어서 큰 저택 사면 우리 집에 두 사람 초대해서 제대로 접대해 줄게.”“그날까지 못 기다릴까 봐 그래!” 하지수가 말했다.“허, 친구끼리 이렇게 깔보기 있어? 나 이번에 돌아온 것도 다시 연예계 TOP 급 자리 뺏으러 온 거야. 내 자리는 무조건 있을 거야.”“장난이야. 나는 당연히 믿지.”“그럼 나 먼저 갈게.” 예수진은 손을 저으며 자리를 떴다. “수진아.”하지수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소이연이 하지수에게 눈짓을 주었다.하지수는 깨닫고 말했다. “몸 조심 해.”“집 도착하면 연락할게.”예수진이 먼저 가고, 하지수는 소이연에게 걱정되는 듯 물었다. “수진이가 진짜 다 내려놓은 걸까요?”“모르겠어요.” 소이연이 고개를 저었다.“보기에는 또 아무 생각 없는 예수진인데.” 하지수는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소이연은 정말 알 수 없었다.그녀는 다른 사람 앞에서 항상 정상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는 한 번도 내려놓은 적이 없었다.......예수진은 버스에 앉아있었고,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이미 이런 교통수단에 익숙해졌다.그녀는 창밖으로 비치는 장안시의 야경을 보고 있었는데 소속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고, 돌아오기로 다짐한 것이
“그 얘긴 안 하면 안 돼?”“내가 이렇게까지 힘들게 도와줬는데 안 사귄 거 나한테 안 미안해?”“미안해.”“미안한 거 알면 최소한 이유라도 알자. 나도 어떻게 이해는 해 볼게.” 하도경이 캐물었다.“그러니까...... 아, 어떻게 말해야 하지? 내가 스스로 너무 비참하게 느껴져서 난 너랑 안 어울린다는 생각에 계지원한테 연기 좀 해달라고 했다면 믿을거야?” 예수진이 설명했다.“내가 3살짜리 어린애야?”“아니, 근데 사실이야.”“예수진, 넌 한 번도 그렇게 비굴한 사람인 적 없었어.”“그건 옛날이고, 내가 육씨 가문 사람이 아닌 뒤로, 점점 비참해져서 너랑 같이 있을 때마다 스트레스 받았어.그래서 길든 짧든 계지원한테 도와달라고 한 거야.”“겨우 스트레스 때문에?”“그리고, 내가 널 그렇게 많이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하도경은 큰 충격을 먹었다.3년의 시간이 화살이 되어 심장을 뚫고 지나간 느낌이었다.“스트레스도 받고, 좋아하지도 않고...... 차라리 헤어지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그래.” 하도경도 더 이상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벌써 3년 전의 일이다.“그럼 끊을게.”“앞으로 그렇게 사라지지 마. 아무도 네 과거 신경 안 써.”“앞으로는 안 그럴 거야. 어쨌든 난 나 스스로 의지해야 하면서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사람이니까! 언젠가 너희랑 어깨를 나란히 할 거야.”하도경이 웃었다.비록 3년 동안 사라졌었지만 예수진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여전히 명랑했다.“이제 끊을게, 나 집 도착했어.” 예수진이 급히 말했다. “나 이제 내려야 돼.”“안녕.”“안녕.”예수진은 전화를 끊고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그녀는 창문에 비친 자신을 보고 있었는데, 순간 인생은 정말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튿날.예수진은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방송국으로 향했다.2라운드에 진출했으니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배우들 대부분은 방송국에서 무대를 준비한다. 어쨌든 상대가
예수진의 눈빛이 흔들렸다.갑자기 계지원이 보였기 때문이다.주변에는 카메라도 많이 있었다.아마 연습하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한 것 같았다.어쨌든 그녀 혼자밖에 없으니 여기서는 사실 딱히 찍을 것도 없다.“유청하 씨랑 원빈 씨는요?” 감독이 물었다.“스케줄이 안 된대요.”“그래서 혼자 연습하고 있어요?”“어차피 저는 별일도 없는데요 뭐.” 예수진이 웃으며 말했다.감독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고는 그대로 촬영팀을 데리고 나가려 했다.“잠시만요.” 계지원이 갑자기 그들을 불러 세웠다.“계 감독님, 왜 그러세요?” 감독이 정중하게 물었다.“우선 예수진 씨 연기라도 봅시다. 기왕 왔으니까요.”“그래도 됩니다.” 감독이 대답하고는 예수진에게 말했다. “수진 씨 부분 연기해 봐 주세요.”예수진은 사실 하고 싶지 않았다.이 부분은 상대방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서 혼자서는 감정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수진 씨, 저희 지금 예고편 찍을 거니까 알고 계세요.” 감독이 미리 알려주었다.예수진은 이를 악물고 알겠다고 했다.그녀는 이렇게 많은 스태프 앞에서 연기를 시작했다.사실 그녀는 이미 아주 노력하고 있었지만 그 효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예수진은 계지원의 얼굴을 보고 뭔가 잘못된 것을 깨달았다.그녀가 자신의 작품을 망친다고 생각하는 건가?!그 순간 예수진은 그제야 계지원이 지팡이를 짚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얼마 전에 넘어져서 다친 건가?계지원이 두 손 두 발을 하늘로 향한 채 넘어진 것을 생각하니 갑자기 고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별로예요.” 계지원이 평가를 했다.“네, 제가 더 노력하고 연구하겠습니다.” 예수진의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는 그리 좋지 않았다.“이 역할을 이해하고 그녀가 어떻게 생각할지, 또 왜 숨기고 참는지, 어디까지 무너졌는지 생각해 봐요.이런 건 더 열심히 공부해야 연기에 녹여내서 관중이 공감하게 할 수 있을 거예요.”“네.” 예수진은 급히 정중하게 말했다.계지원은 그의 영화를 망칠까 두려웠다.이
그녀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감독팀이 갑자기 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네, 이따가 깨워주세요.” 원빈은 급히 옆에 있던 소파로 향했다.예수진과 유청하는 같이 연습을 시작했다.“안되겠어요.” 유청하는 한번 연습하더니 하기 싫어졌는지 말했다. “한 명이 빠지니까 애초에 배역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요. 계속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네요. 일단 좀 쉬고 원빈 씨 일어나면 이어서 해요.”예수진은 이제 세상 물정을 너무 잘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다시 연예계에 돌아온 뒤 딱 한 가지 지조가 있었다.바로 미움받지 않으려면 아무에게도 미움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유청하에게도 가서 쉬라고 했다.예수진은 구석진 곳에 앉아 대본을 연구하며 대사를 외우고 있었다.매번 대사를 할 때마다 스스로 녹음했다.그리고 가장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 골랐다.이렇게 오후 내내 기다렸다. 원빈은 그제야 일어나 기획팀이 가져온 점심을 먹고 드디어 세 사람이 처음으로 맞춰보았다.아주 당연하게도, 원빈과 유청하는 개인적인 연습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대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수진 씨, 정말 미안해요. 이 작품이 이렇게나 난이도가 있는 작품인 줄은 몰랐어요. 그냥 대충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제가 얕봤네요.” 원빈이 사과했다.“괜찮아요, 연습을 많이 하면 되죠.”결국,오후 5시 반이 되니 두 사람은 각종 이유를 대며 연습실을 떠났다.또 예수진 혼자 남았다.됐어, 누가 한가하래?예수진은 거울을 보며 혼자 연습하다가 시간 개념이 사라졌다.예수진이 시간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였다.중요한 건 방금 그녀가 화장실에서 나오려는데 갑자기 화장실의 불이 꺼졌다.심지어 건물 전체가 깜깜해졌다.“악!”예수진은 깜짝 놀랐다.익숙지 않은 화장실 안에서 갑자기 깜깜해지니 너무 놀랐다.많은 공포영화에 필수로 등장하는 배경이 바로 화장실이었기에 생각할수록 너무 무서웠다.예수진은 급히 자신의 휴대폰으로 플래시를 켜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
예수진은 소리를 지르는 와중에 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나야, 계지원.”계지원?!예수진은 깜짝 놀랐다.그래서 방금 그 귀신이 계지원이었다고?아니지, 계지원이 귀신은 아니지.그래.물건이든 아니든, 계지원이 어떻게 여기 있는 거지?!이렇게 늦은 밤중에 연습하고 있었나?“근데 네가 방금 나 밀치면서 휴대폰을 잃어버렸어. 아마 이 근처에 있을 것 같은데, 좀 찾아줄래?” 계지원이 그녀에게 말했다.예수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자기가 잃어버려 놓고, 혼자 찾을 순 없나?!이렇게 깜깜한데 어디 가서 찾으라고?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알겠다고 했다.그녀가 어떻게 계지원의 미움을 사겠는가.분명 연예계에서 숨도 못 쉬게 만들 것이다.그녀는 몇 발자국을 내디뎌 휴대폰을 찾아주려 했다.발걸음을 옮기자마자,“윽.”어둠 속에서 계지원의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미안.” 예수진은 급히 사과했다.아마 그녀가 그를 밟은 것 같았다.예수진은 전기가 나가니까 정말 한 줄기 빛도 없이 너무 어두워서 손을 뻗으면 손가락이 안 보일 정도였기에 방송국 건물이 너무나도 놀라웠다. “괜찮아.”예수진은 옆으로 조금 더 걸어갔다.계지원이 어디에 넘어져 있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넘어지면 일어나면 되지 그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다.아, 맞다.골절인 것 같았는데.그가 정말 안쓰러웠다.예수진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최대한 계지원과 멀어졌다.두 걸음 정도 내딛자, 발에 갑자기 뭔가 밟혔다.아마 지팡이인 것 같았다.감당을 못 할 정도로 세게 넘어졌는데, 넘어지고 나니, 생각보다 엄청 아프지는 않았다.다만 입술에 뭔가 부드러운 게 느껴졌는데, 아마 계지원의 살에 닿은 것 같았다......그녀는 정말 일부러 그의 몸 위로 넘어진 것이 아니었다.말도 안 되는 짓이다.계지원의 신음 소리는 더 커졌다.어쨌든 많이 아플 것이다.예수진은 급히 계지원의 몸에서 일어났다. “미안, 미안해......”계지원은 한참 동안 대답이 없었다.입장 바꿔 생각하면
예수진은 조금 절망적이었다.설마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 건 아니겠지?!어차피 지금 그녀가 이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면서 그녀의 휴대폰을 찾으러 가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었다.그녀는 연습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부딪혀서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갑자기 어둠 속은 고요했고,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서로의 옅은 숨소리만이 들려왔다.“너 휴대폰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잠시 후 계지원이 입을 열었다.예수진은 계지원이 이미 증발해버렸다고 생각할 뻔했다.“연습실에 있어. 가방 안에.” 예수진이 말했다.“가지러 갈 거야?”“나 못 해. 너무 깜깜해서 무서워. 그리고 네가 방금 내 지팡이 걷어차 버렸잖아.”“아, 거기 오른쪽에 있어.” 예수진이 알려주었다.아마 계지원이 몸을 숙여 더듬거리는 것 같았다.무엇인가를 찾은 것 같았다!예수진은 지팡이가 땅에 부딫히는 소리를 들었다.그리고 계지원이 그녀의 옆에서 일어나는 것이 느껴진 것 같았다.그래서 계지원은 휴대폰을 가져다주려는 건가?!이렇게 착하다니.아니, 그는 지금 스스로 살기 위함이였다.“그럼 여기서 기다려.” 계지원이 말했다.“다리까지 절면서 혼자 갈 수 있는 건 맞아?” 예수진은 생각 없이 말했지만, 정말 비웃는 것은 아니었다.다만 계지원이 너무 혼자 다 짊어지려 하는 것 같았기에 불쌍한 생각이 조금 들었다. “나...... 몸은 불편해도 의지는 있어.”예수진은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스스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네.어쨌든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녀는 그냥 얌전히 여기서 기다리기로 했다.여기저기 가서 벽에 부딪히느니, 얌전히 앉아서 성공하기를 기다리는 게 낫다.계지원은 지팡이를 짚고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걸어갔다.부딪힌 건진 모르겠지만, 가끔 한 두번씩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예수진은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한참을 기다렸다.얼마나 지났을까.조용하니까 너무 무서웠다.그녀는 계지원이 그녀를 버리고 도망간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다.한 두번이 아
"괜찮아요, 고마워요." 예수진은 감사의 인사를 하며 거절했고, 계지원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봐라. 이건 위선일 뿐이다. 밤이 더 깊어졌고 지금이 대체 몇 시인지도 감히 잡히지 않았다. 설마 오늘 밤 정말 여기서 밤새 앉아있어야 하는 건가? 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었고, 예수진응 그저 감기에 걸릴까 봐 걱정했다. 2차전이 며칠 뒤에 있을 예정인데 감기 걸리면 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예수진은 마음속으로 약간 당황했지만 차마 말할 수 없었다. 급해도 소용없으니 말이다. 지금 두 사람의 휴대전화는 모두 연결되지 않았다. 신호도 전혀 잡히지 않았기에 아무 방법이 없었다. 예수진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살아오면서 세상 물정을 몰랐고, 엄마가 바뀌기도 한 경험까지 했으니 이런 사소한 일로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이미 벌어진 일이다. 걱정하지 말자, 이 밤은 곧 지나갈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예수진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로 했다. 그녀는 복도의 벽에 기대어 편안한 자세를 찾아 잠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내일 상대 배우들과 함께 리허설을 해야 하는데, 잠을 설치면 힘이 빠져 합작을 방해할 수 있다. 지금 예수진은 다른 사람의 미움을 사는 것이 가장 두려웠다. 예수진은 눈을 감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녀는 지금 사실 꽤 나른한 상태였다. 예수진은 3년 전 연예계에 있을 때 늘 잠이 부족하다고 하소연을 했었다. 잠이 적은 사람들을 보면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예를 들어, 계지원의 경우 하루 수면시간이 6시간을 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의 예수진은 만약 아무도 깨우지 않는다면, 얼마든지나 잘 수 있었다. 그 후 많은 일을 겪으면서, 예수진은 자신이 잠이 많은 것에 대해 약간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잠들면 기분 나쁜 일들이 사라졌기에 오늘 밤도 아마 금방 잠들 수 있을 것이다. 예수진은 무릎을 껴안고 무릎 사이에 머리를 파묻으며 몸을
송문수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하지수는 통유리창이 있는 식탁에 똑바로 앉아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왜 안 먹어?”송문수는 얼굴을 찡그렸다.그는 자신이 화장실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마음속의 욕망은 전혀 억제할 방법이 없었고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도 갑자기 머릿속이 요동치면서 다시 터져버렸다.그래서 찬물에 얼마나 오래 몸을 담갔는지 그는 몰랐다.그는 하지수가 여전히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이 여자는 멍청한 게 아닐까?배가 고프다면 먼저 식사부터 하는 게 아닌 걸까?“널 기다렸어.”하지수는 송문수의 불친절한 태도에 화를 내지 않았고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온화했다.“누가 기다리라고 했으니 빨리 먹어.”송문수는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하지수가 그릇과 젓가락을 집도록 강요했고 보복하듯 그릇에 음식을 많이 퍼주었다.하지수도 거절하지 않았다.그냥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송문수를 보면 온몸이 불편해졌다.그는 말했다.“다 먹어, 지금 너의 약한 모습을 봐봐.”“….”하지수는 살짝 삐친 듯한 말투로 답했다.“안 약하거든, 있을 건 다 있다고.”그녀는 송문수가 섹시하고 통통한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감옥에 있는 동안 가슴 마사지를 하고 가슴 확대 식품을 먹는 등 가슴을 확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허리 엉덩이 허벅지 등의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도 많이 했다.송문수는 또 한 번 침을 삼켰다.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차가운 샤워를 오랫동안 해가며 겨우 진정했는데 이 여자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닐지 그는 의심스러웠다.물론 그는 그녀의 몸매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몇 년 전과 비교하면 정말 엄청나게 커졌다.하지만.그는 생각을 멈췄다.송문수는 고개를 파묻고 먹기만 하였다.그는 이런 식으로 주의를 분산시키려고 했다.하지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둘은 조용히 밥을 먹었다.현재 시각은 늦었고 처음에는 잘 느끼지 못
아니면 송문수가 아직 살아있었기 때문에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일 수도 있었다.대부분 기쁨의 눈물이었다.울기 시작하면 주체하지 못하는 눈물이었다.“하지수, 또 울면 키스할 거야.”송문수는 얼굴을 찡그렸다.그는 키가 컸다.각이 선 오관은 그가 화난 표정을 할 때마다 더욱 무섭게 만들었다.하지만 하지수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그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을 뿐.그녀는 심호흡하며 몸을 제대로 추스르려고 노력했다.그리고 지금 좀 정신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 순간.“움.”하지수의 마음이 살짝 움직였다.그녀는 송문수의 얼굴을 가까이서 바라보았다.그가 갑자기 그녀에게 깊게 키스하는 모습을 그녀는 지켜보고 있었다.그녀는 그의 입술 사이의 온도를 느끼며 눈물을 흘리는 것도 잊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그리고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송문수는 진정된 듯 하지수를 바라보았다.그는 천천히 그녀를 풀어주었다.“다시는 내 앞에서 울지 마, 널 괴롭히는 걸 참을 수 없어”이번에는 송문수가 놀랄 차례였다.그는 하지수를 바라보았다.그녀가 발끝으로 서서 힘겹게 그의 목에 걸려 붉은 입술을 내미는 모습을 그는 바라보고 있었다.송문수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넘겼다.그는 주먹을 쥐고 있었다.그는 자신을 공제하고 있었다.“흠.”송문수의 몸이 긴장했다.조금 전, 그는 하지수의 입을 막아 울음을 멈추게 하려고 입맞춤했다.그리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이 순간 하지수는 직접 작은 혀를 그의 입에 넣었다.조금 수줍어하고 조금 불안해하지만, 대담해진 그녀의 행동이었다.그녀는 그의 혀를 핥았다.송문수의 머리는 순간 로그아웃되었고 잠시 머릿속이 하얗게 텅 비었다.입술 사이의 온도는 따끔거리고 부드러워 온몸의 감각을 간지럽히고 있었다.기술이 없는 그녀의 서툰 실력.하지만 그 순간 그는 몸에서 넘쳐흐르는 에너지를 공제할 수 없었다.그녀의 행동에 응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하지수의 머리 뒤쪽을 들어 올려 두 사람 사이의 키스를 격화했다
“원하면 욕해도 돼.”송문수가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어차피 하지수에게 미움을 받은 것은 한두 번도 아니고 하루 이틀도 아니었다.그는 준비되었다.순간 갑자기 몸이 조여 오는 것을 느꼈다.하지수는 그의 품으로 달려들어 그를 꼭 안았다.그녀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하고 싶었다.그녀는 항상 참고 참아왔다.그녀는 그를 잃는 것이 그렇게 두려웠던 적이 없었다.또한 언제부터 송문수의 일거수일투족에 점점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는지도 몰랐다.맞다.그녀는 3년 전 교통사고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그때부터 그녀는 자신과 송문수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그렇지 않으면 서로 받아들이지 않을수 있었다.그리고 송문수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었다.그녀는 이유도 모른 채 그를 자주 생각했었다.가끔이 아니라 자주 생각했었다.그가 출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그와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어 안달이 났던 적이 있었다.두 사람 사이의 감정을 키우는 것보다 송문수가 그녀에 대한 감정을 키우는 것, 이 말이 훨씬 더 맞았다.그녀는 자신이 예전처럼 송문수에게 무관심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심지어 그를 좋아하게 될 정도로 그를 아끼기 시작했다.그래서 그녀는 송문수와 함께하고 싶었다.다른 누구와도, 그리고 송 씨의 가족과도 연관이 없었으며 오직 그녀 자신과 관련이 있었다.이 순간 하지수는 송문수를 껴안으며 손을 떨고 있었다.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어쩔까?그녀는 감히 생각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 순간 그가 원했던 것은 그의 체온과 존재감을 느끼는 것뿐이었다.그는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그것도 바로 눈앞에,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곳에 그가 있었으면 했다.“하지수?”송문수는 하지수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그는 하지수가 자신을 대할 방법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 놓았다.설교, 분노 또는 차가운 폭력.하지만 이렇게 안아줄 줄은 몰랐다.그녀는 그를 잃을지 두려워 꼭 끌어안고 있었다.그 순간 송문수
복도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송문수도 그중 한 명이었다.시간이 얼마 지나.대략 2~3시간 정도가 흐르자, 수술실 문이 열렸다.의사가 나왔다.모두 물었다.“선생님, 어떻게 된거죠?”“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는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송문수를 바라보는 하지수도 한시름 놓인 듯하였다.“그의 몸 상태는 어떤가요? 사고 당시 운전석 밑에 발이 눌렸는데 다리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송문수는 차분하게 물었다.“매우 심각한 부상이었지만 제때 구급한 덕분에 위급한 상황에서는 벗어났습니다. 만약 시간이 조금만 더 지연되면 절단 위험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곧이어 의사가 입을 열었다.“현재 상황에 따르면 심각한 골절이고 회복 시간이 길어질 뿐이지 회복 후엔 정상인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고 장애를 남기지는 않을 겁니다.”“다행이네, 다행이야. 그는 레이서라고.”한 남자가 웃었다.송문수도 옆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마음 헌 켠 속에 짊어지고 있던 짐이 풀리는 것 같았다.마침.환자가 수술실에서 나오고 있었다.이때 갑자기 다급한 발걸음 소리와 한 사람의 울음소리가 복도를 울리기 시작했다.“내 아들은 어때? 어떻게 됐어?”아마 레이서의 부모인 듯 하였다.하지수는 몸이 떨리고 눈이 빨개진 두 노인이 여기저기 묻고 있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순간 온몸에 하얀 붕대를 감고 있는 레이서의 모습을 보니 그들의 가슴은 찢어질 것만 같았다.레이서의 어머니는 하마터면 기절할 뻔하였다.“아줌마, 다 괜찮아요.”다른 레이서가 위로했다.“이미 큰 위험에서 벗어났고, 의사도 제시간에 구급하였기 때문에 뼈가 조금 부러졌을 뿐 장애는 남지 않을 거라고 했으니 한동안 더 회복해야 할 것 같습니다.”그들의 설명을 듣자, 레이서의 부모들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기쁨의 눈물이었다.만약 아들에게 정말 문제가 생긴다면 그들은 아마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그들은 아들의 이동식 병원 침대
모두 함께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하지수는 아직 몸 절반이 차 안에 남아 있는 송문수를 바라보았다.“3, 2.”막바지에 다다른 순간 하지수는 숨조차 쉬지 못했다.마지막 순간,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그녀는 감히 눈앞의 광경을 쳐다보지 못했다.그녀는 자신이 차마 받아들일 수 없을까 보기가 두려웠다.순간 멀리서부터 귀를 울리는 굉음이 들렸다.자동차가 언덕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였다.엄청난 굉음이 산에 울려 퍼졌다.하지수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감히 눈을 뜨지 못했다.송문수가 곤경에서 과연 벗어났을까?누구도 결과를 알지 못했다.도망만 칠 수 있다면 마치 현실을 직시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지수.”하도경의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서 들려왔다.하지수는 깜짝 놀랐다.지금, 이 순간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그녀는 완전히 무너질 것만 같았다.“가야 해.”하도경이 재촉했다.하지수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 마침내 눈을 떴다.눈을 뜨는 순간 그녀의 눈에 송문수가 보였다.그는 그녀의 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그는 나머지 레이서들과 함께 사고를 당한 레이서를 일으켜 세우고 자동차로 향했다.결국.성공.송문수, 구조에 성공했다.그녀의 눈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다시 태어난 것만 같았다.분명한 것은, 위험에 처한 사람은 그녀가 아니었다.자동차에 탄 송문수는 우연히 하지수를 바라보았다.결국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몰고 떠났다.“지수.”하도경이 불렀다.하지수는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죄송해요.”“괜찮아요, 지금 병원으로 같이 가요.”“네.”하지수는 하도경을 따랐다.걸음을 옮기려 발을 들어 올리는 순간 온몸이 앞으로 쓰러졌다.하도경은 하지수를 재빨리 부축하였다.하지수의 가슴이 두근거렸다.“무슨 일이에요?”하도경은 긴장했다.“다리, 다리가 풀려서 그만.”하지수는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요, 문수는 자신이 하는 일에 신중하니 절대 실수하
산속의 바람 소리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송문수는 차 문을 연 후 자그마한 단도를 꺼내 먼저 안전벨트를 끊이기 시작했다.그런 다음 에어백을 조심스럽게 열기 시작했다.레이서의 몸 전체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그를 끌어내기만 하면 모두가 안전할 수 있었다.그는 심호흡하며 레이서를 끌어당겼다.그러자 자동차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하지만 다행히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송문수는 차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행동은 서두르지 않았고 아주 침착했다.그는 레이서를 살짝 당겼고 그제야 레이서의 발이 사이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챘다.이런 상황에 만약 레이서를 세게 당기면 큰 흔들림으로 인해 차가 바로 굴러떨어질 수 있었다.그러나 레이서의 발을 누르고 있는 것을 빼내지 않고는 그를 구할 수 없었다.송문수는 잠시 머뭇거렸다.고민 끝에 그는 자동차 안에 반쯤 들어갔다.안돼.하지수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송문수를 바라보면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만약 송문수의 두 손이 차에 거치기만 한다면 자동차가 균형을 잃어 굴러떨어질 때 재빠르게 피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 송문수의 몸 절반이 차 안에 있으니, 자동차가 굴러떨어지면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송문수는 죽음으로 가는 길밖에 없었다.하지수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보기가 두려웠지만 그가 말 그대로 눈앞에서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송문수를 바라보았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하였다.계속하여 기도하였다.송문수는 앞에 있던 운전석에 레이서의 다리가 깔리는 것을 발견했다.차의 앞부분이 거의 파손되어 차 내부가 변형된 지 오래되었고 레이서의 다리는 가운데에 낀 상태였다.송문수가 온 힘을 다해도 조금밖에 틈을 열 수 없었다.레이서는 현재 혼수상태에 빠졌고 송문수는 감히 그를 깨우지 못했다.만약 갑자기 일어날 경우 만회할 수 없는 최악의 상태가 발생할 것이 분명했다.그는 일어나서 차에서 내려 하도경에게 말했다.“하
하도경은 분명 송문수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물론 그가 지금까지 쭉 위험한 인생을 살아왔지만, 현재 한 사람의 목숨이 달린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 있었다.하지만 송문수가 위험을 무릅쓰고 고집을 부린다면 두 사람의 목숨이 희생될 수도 있었다.“하도경, 오늘 이 판은 내가 만든 거고 만약 어떤 사고가 발생한다면 모두 나와 엮이게 될 거야.”송문수가 단호하게 말했다.하도경은 그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몰라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하지수를 바라보았다.하지수는 군중 속에 서 있었다.그녀는 몸집이 너무 작아 군중들 속에 묻혔다.송문수는 어디에 있든 항상 먼저 그녀를 발견했다.이 순간, 하지수와 그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하지수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녀는 그가 가지 않기를 바랐다.하지만 그녀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지금, 이 순간에도 그의 생명은 위태로웠다.그녀는 송문수가 죽는 것을 원치 않았다.그녀는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송문수의 시선은 하지수에게 몇 초만 머물렀고 그는 재빨리 눈을 피했다.하지수가 용기를 내어 말할 준비를 하는 순간 송문수의 뒷모습만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구조 준비를 시작했다.그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지휘하며 질서 있게 구조를 시작하였다.먼저 돌을 옮겨 자동차의 뒷바퀴 밑에 깔아주어 자동차가 쓰러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았다.다음 단계는 레이서 중 일부가 경주용 자동차의 후미를 누르고 나머지가 자동차의 후미를 잡아당기는 것이다.무엇이든 준비되어 있다.송문수가 자동차 가까이 다가갔다.자동차에 타고 있던 남자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송문수는 망치로 유리를 깨뜨렸다.송문수는 남자를 손으로 만지기 시작했고 그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는 차 문을 당기기 시작했다.한 번씩 당길 때마다 자동차는 흔들리고 있었다.주변의 바위들도 아래로 굴러떨어졌다.모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무력으로 그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남성을 구하
마지막 바퀴.기다림은 하지수에게 너무나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녀의 심장은 평소보다 더 심하게 뛰고 있었다.잠깐 그녀의 심장에 과부하가 올 것 같았다.그녀는 세 번째 바퀴를 마치고 돌아오는 송문수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그녀는 시합의 승패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그녀는 그저 그가 안전하기를 바랐을 뿐이다.“큰일 났어!”옆에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하지수는 깜짝 놀라 움직일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녀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을 듣는 것이 두려웠다.그런 소식을 듣는다면 하지수는 정말 견딜 수 없었다.“누군가의 차량이 추락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남자는 잔뜩 긴장한 채 입을 열었다.“문제의 차량이 언덕 중간쯤에 있다고 합니다!”다른 사람들도 모두 당황했다.그들은 다급하게 남아있는 차량과 오토바이를 타고 산의 언덕 중간쯤으로 향했다.하도경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그는 하지수를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지수?”하지수는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서둘러 따라갔다.레이싱 엔터테인먼트 혹 대회가 열리면 전용 레이싱 트랙은 다른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차에 앉아 있는 하지수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하도경도 긴장했다.사고에 누가 연루되었는지, 사고의 심각성 여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차는 언덕을 반쯤 올라갔다.방금 경주에 참여했던 모든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많은 차량이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하지수가 차에서 내렸을 때 어느 쪽이 송문수의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멀리서 그녀는 경주용 자동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것도 목격했다.가드레일은 모두 변형되어 있었고 경주용 자동차는 이미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으며 앞쪽 끝이 언덕의 중간쯤에 매달려 있어 조심하지 않으면 차에 탄 사람과 함께 언덕을 굴러 내려갈 수 있었다.아니.이 높은 산에서 떨어지면 목숨은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하지수는 미친 듯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하도경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사고
“좋아.”송문수가 대답했다. 그는 자동차들 사이에서 한 대를 향해 걸어갔다. 헬멧을 쓰고 차에 탑승했다. 하지수는 송문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녀의 뒤에서 하도경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 문수는 운전 실력이 뛰어나. 그의 차는 여러 번 개조된 슈퍼카라서 안전해. 게다가 그의 레이싱 친구가 장안시에서 특별히 가져온 거라 절대 사고 나지 않을 거야.” 하지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그녀는 하도경 옆에 서 있었다. 세 팀으로 나뉜 자동차들이 심판의 신호와 함께 경주를 시작했다.온 산에 귀청이 찢어질 듯한 엔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수는 내내 긴장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그녀는 놀라 죽을 것 같았다. 오히려 하도경은 매우 신나 보였다. 그는 주변의 응원단과 함께 소리쳤다. “문수 왔어!”하도경이 흥분하며 말했다.“1등으로 달리고 있어!” 하지수는 그의 자동차가 멀리서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 “훨!”송문수는 그녀 앞을 스쳐 지나갔다.아직 두 바퀴가 남았다. 하지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숫자를 세었다. “문수는 레이싱에서 거의 지지 않아. 타고난 실력이 있거든.”하도경이 하지수에게 말했다.“사실, 문수는 네가 생각하는 것과 달라. 단순히 여자를 밝히는 사람이 아니야. 진지하게 임하는 일은 뭐든 잘 해내지.” 하지수는 하도경을 바라보았다. 하도경이 송문수에 대해 이렇게 높게 평가할 줄은 몰랐다. 송문수라는 사람의 능력을 떠나 육현경과 계지원의 비교로 보면 송문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하도경은 친구로서 그를 옹호하고 있었다. “내가 하는 말이 진짜야. 문수를 잘 이해하면 그가 가진 많은 면을 알게 될 거야. 그런 모습은 너를 놀라게 할 거야.”하도경은 하지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챈 듯 반복했다. 하지수는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도경이 이렇게까지 이야기했으니 그녀는 하지수의 체면을 세워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