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얼굴 전체가 부어서 마치 돼지 얼굴 같았다.그 모습이 조금 웃겼다.소이연은 한참을 진정한 뒤에야 웃음을 참을 수 있었고, 고개를 돌려 다시 루카스를 보았다.두 사람을 비교해 보니, 루카스의 얼굴에 난 아주 작은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아닌데요?” 소이연은 부인했다.“맞든 아니든 오늘 저 사람이 저한테 사과 안 하면 저도 합의 못 합니다. 그럼 법정에서 보시죠!”“난 정당방위야.” 루카스가 또박또박 말했다.“정당방위?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감히 정당방위를 논해?” 남자는 더 흥분했다.그러자 경찰이 옆에서 한마디 했다.남자는 조금 진정했지만, 또 화를 내며 물었다. “이게 어떻게 정당방위에요?!”“때려죽여도 정당방위지.” 루카스는 냉정하게 말했다.“너 너 너, 경찰 선생님, 이것 좀 보세요. 절 때려죽이겠대요! 제가 어떻게 합의를 합니까?”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는 듯한 모습이었다.“됐어요.” 경찰도 지겨웠는지 남자에게 호통을 치더니 고개를 돌려 소이연에게 말했다.“당신 친구가 오늘 저녁 술집에서 취해서 사람을 때렸어요. 지금 사과도 안 하고, 배상도 안 하고 있어요.만약 계속 이렇게 고집부리시면 저희는 법정으로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구류도 진행될 거고요.”“네, 제가 한 번 얘기해 볼게요.”경찰이 고개를 끄덕였다.소이연은 고개를 돌려 루카스를 보았다.루카스도 소이연의 눈빛을 보자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알았다는 듯 바로 말했다. “그건 생각도 하지 마.”“일단 이리 와 봐. 나랑 따로 얘기 좀 해.”소이연은 한쪽으로 갔다.루카스는 잠시 고민하더니 따라갔다.“너 왜 사과 안 해?”“내 잘못이 아니니까!” 루카스의 표정은 아주 진지했다.소이연은 눈썹을 찌푸렸다.루카스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마치 아주 억지로 말하는 듯 설명했다.“오늘 저녁에 내가 술집에서 술 먹고 있는데, 이 사람이 와서....”“와서 뭐?”“날 농락했어…” 루카스가 이를 악물고 얘기했다.소이연은 그만 “풉” 소리를 내며
루카스는 소이연을 보고 있었다.소이연의 논리는 뭔가 귀신이 쓰인 듯했다. “5분 동안 생각할 시간 줄게. 내 방법대로 돈으로 빠르고 편하게 빼주던가, 네 방법대로 소송까지 가서 증명하던가, 그럼 난 지금 가고.” 소이연은 더 이상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다.루카스는 입술을 깨물었다.역시 모두 달갑지 않은 듯 해 보였다.하지만 그는 그녀와의 악연을 겪으면서, 소이연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고, 그녀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그리고 그 역시도 경찰서에서 밤을 새우고 싶지 않았다.그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냥 돈 낼게.”소이연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똑똑한 사람이라면 모두 이 방법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에게 있어서 돈은 다 아주 조금이지만, 시간은 아주 소중했다.“이따가 넌 아무 말도 하지 마. 내가 해결해 줄게.” 소이연이 말했다.루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완전히 타협한 셈이다.소이연과 루카스는 다시 돌아갔다.남자는 아직 경찰에게 동정을 사고 있었고,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루카스가 때리고 싶다는 건 둘째치고, 소이연도 이 남자가 분수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남자는 그들이 돌아온 것을 보고 급히 소리쳤다. “온몸이 다 아파요. 병원 가서 전신 검사라도 할까 봐요. 어디 장기라도 다친 건 아닌지......”“음, 얼마면 돼요?” 소이연은 직설적으로 말했다.그 순간 현장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남자는 소이연을 흘끗 보더니 역시 그녀의 기에 눌려 잠시 멈칫했다.그러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지금 제가 돈 때문에 이러는 줄 아세요? 제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저 돈 필요 없어요. 아무리 많이 줘도 무릎 꿇고 사과 안 하면 합의 안 합니다!”루카스는 남자의 말을 듣자 또 화가 난 것 같았다.소이연은 그의 손을 잡아끌었다.그의 충동적인 행동을 막으려는 것이었고, 이 순간 자신과 그의 친밀감은 알아차리지 못했다.“2천만 원.” 소이연이 입을 열었다.남자의
남자는 갑자기 흥분해서 말했다. “너 웃긴다? 쟤가 날 때렸는데, 내가 사과를 왜 해! 지금 둘이 나 가지고 노는 거야?!”“제가 방금 아주 명확하게 말씀드렸죠. 제가 드리는 돈은 제 친구한테 맞은 치료비라고.저희가 먼저 잘못한 게 아니잖아요. 오늘 저녁에 당신이 먼저 제 친구 농락했고요. 사과 안 하시면 돈도 못 드려요. 소송도 안 무서워요. 술집에 사람이 그렇게 많았는데, 아무도 그때 둘 중 누가 먼저 했는지 못 봤을 리가 없죠. 그렇게 큰 곳에 CCTV 하나 없다는 것도 말도 안 되고요!” 소이연은 협박했다.남자는 아무말 없이 소이연을 매섭게 노려보기만 했다. 소이연에게 한 방 먹은 것이 분명했다.이 여자가 비록 예쁘기도 하고 보기에는 연약해 보이지만, 이렇게 “사나울” 줄 몰랐다.그는 경찰을 흘끗 보았다.경찰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경찰의 목적은 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니, 일 한 가지 줄은 것이나 다름없었다.“셋까지 셀게요. 만약 사과 안 하시면, 소송하시는 걸로 알게요.” 소이연은 매서운 눈빛으로 남자를 보며 말했다. “하나, 둘......”“좋아요. 사과할게요.” 남자는 고집을 꺾었다.소이연의 입꼬리에 차가운 웃음이 걸리자 루카스의 눈빛도 조금 흔들렸다.소이연은 정말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했다.남자는 루카스를 보고 있었다.루카스도 고개를 돌려 남자를 보았다.“죄송합니다. 오늘 저녁에는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당신을...... 농락하면 안 됐어요.” 남자는 얼굴까지 새빨개져 있었다.드디어 부끄러운 마음이 생긴 것 같았다.그는 사과한 뒤, 그대로 고개를 돌려 소이연에게 물었다. “됐어요?”“합의서에 서명하세요.” 소이연이 말했다.남자는 이를 악물고 자신의 이름을 썼다.루카스도 서명을 했다.소이연도 번복하지 않고 남자에게 돈을 보냈다.단지 나중에 더 이상 귀찮은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가치 없는 일이다.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경찰서에서 나왔다.소이연은 자신의 작은
“그럼 내가 지금 왜 왔겠어?”“그래서 내가 좋으면서도 불안한 거지.” 루카스는 직설적으로 말했다.그는 정말 소이연에게 희망을 품지 않았고, 그냥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는 셈이었다.그렇기에 소이연이 나타난 그 순간, 그는 정말 기쁘면서도 불안한 감정이 공존했다.그가 아는 소이연은 비웃기만 할 뿐, 손해 보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설마 이 여자 다른 뜻이 있는 건 아니겠지?!말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속으로는 그를 좋아하고 있는......“너 무슨 생각 해?” 소이연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갑자기 루카스 이 자식 뭔가 이상한 느낌이었다.“아무것도.” 루카스는 자신의 생각을 접어두고 말했다. “하룻밤만 재워줘. 내일 내 짐 찾으면 갈게.”“그럼 만약 계속 못 찾으면?”“나 내일 대사관 가서 여권 발급받을 거야. 너한테 안 매달려!” 루카스는 고분고분함이 2초도 채가지 않고 다시 폭발했다.“딱 하룻밤만이야.” 소이연은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걱정 마. 여권만 받으면 나한테 제발 있어달라고 해도 갈 거야. 너한테 관심 없어.”“그러는 게 좋을 거야.” 소이연도 루카스에게 좋게 대할 수가 없었다.심지어 그녀는 자신이 왜 이 사람을 도와줬는지 알고 싶었다.그냥 착한 일 한 번 한다고 생각해야지.“조수석으로 가.”루카스는 조수석에 앉았고, 소이연은 운전석에 앉았다.소이연이 차에 막 타서 출발하려던 그때,“아빠?”등 뒤에서 갑자기 육민의 흥분해서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그의 목소리는 확실치 않지만 기대를 가득 안고 있는 것 같았다.소이연은 순간 긴장했다.육민이 루카스를 육현경이라고 생각한 것이다.육민이 잘못 본 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녀도 가끔 헷갈릴 때가 있었다.게다가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는 얼굴이 잘 안 보이니, 더 닮아 보였다.“아빠.” 육민은 그를 한 번 더 불렀다.루카스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루카스는 뒤에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그만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아마 뒷자리에 누군가
엄마는 마치 아빠가 진짜 아빠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육민은 입술을 꽉 깨물고는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볼 생각이었다.소이연은 차를 몰고 저택으로 돌아갔다.밤새 들볶이다가 돌아가니 벌써 밤 11시가 지나 있었다.소이연은 그들과 함께 온 루카스에게는 대꾸도 하지 않고, 걸어가며 육민에게 말했다.“민이는 지금 한창 자랄 때니까, 잠을 충분히 자야 해. 얼른 씻고 가서 자.자기 전에 따뜻한 우유 마시는 거 잊지 말고. 엄마가 문씨 아저씨한테 방으로 가져다 달라고 할게.”“네.” 육민은 고개를 끄덕였다.고개를 끄덕이며 그는 몰래 루카스를 보고 있었다.아빠 얼굴이 어떻게 저리 변했지?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내일은 주말이라서 수업이 없고, 오전 10시에 승마 수업이 있네.너무 일찍 일어나서 숙제하지 말고, 오늘은 늦게 자니까 내일도 조금 늦게 일어나.엄마가 시간 맞춰서 문씨 아저씨한테 깨워달라고 할게.”“네.”“내일 아침에는 먹고 싶은 거 있어? 엄마가 아저씨한테 말해둘게, 아저씨 말로는 요즘 입맛이 없다며.” 소이연이 계속 말했다.“먹고 싶은 거 없어요. 다 괜찮아요.” 육민이 대답했다.“맞다.” 육민의 문 앞까지 가서 소이연은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머리 감고 꼭 다 말리고 자야 해. 머리가 젖어있으면 나중에 커서도 머리 아파.”“네.” 육민은 또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방에 들어갔다.그 순간, 또 머리를 쏙 내밀었다.시선은 루카스를 향해있었다.루카스도 당연히 육민의 시선을 느꼈지만,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육민이 먼저 그를 보며 웃었는데 루카스는 눈썹을 찌푸렸다.소이연은 그대로 육민의 시선을 가로막았다.육민은 정신을 차리고 소이연을 보았다.“빨리 안 자고 뭐해.”“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육민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아빠 안녕히 주무세요.”“저 사람 아빠 아니야.” 소이연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아저씨 안녕히 주무세요.” 육민이 말을 고쳤
소이연은 마음이 아팠다.그녀와 육현경은 아직 부부도 아니었다.정말 관계를 확정 지으려던 그 시점에 육현경이 죽어 버리고 말았다. 루카스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자신이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에 소이연이 이렇게 동요할 줄은 생각도 못 했기 때문이다.“오랜 친구”는 소이연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했다.그리고 많이 사랑했다.그러니 마음속에 말 못 할 뭔가가 남아 있었다. 마치 뭔가...... 느낌도 아닌 것만 같았다.당연히 그 역시 정말 질투를 한다거나 그럴 일은 아니다.하지만 허영심이 끼어들었다.그래도 지금까지 어떤 여자라도 그에게 관심이 없는 여자는 없었다.소이연은 마치 이 세상에는 정말 없는 것 같았다.속으로 조금 받아들이기 어려운 건 어쩔 수 없었다.“나 잘게.” 루카스는 그대로 방으로 들어갔다.소이연도 뒤돌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가슴 아픈 게 계속 사라지지 않았다...... 아마도 육현경에게 정말 너무 많은 아쉬움이 남아서 일 것이다.그녀가 평생 잊을 수 없을 만큼 정말 너무너무 많이.밤이 깊어지고 세상이 고요해졌다.소이연은 침대에 누워 뒤척이며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역시 또 잠이 오지 않았다.역시 기대를 너무 많이 하면 안 된다.어젯밤에 병원에서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던 건, 그녀의 병세가 나아진 것이 아니라, 단지 익숙한 품에 안겨서 일 것이다.이제는 그 품을 떠났으니, 그녀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잠에 들 수 없었다.불면증은 3년 동안 정말 매일매일 그녀를 괴롭혔다.의사는 이렇게 계속 지내다 보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하지만 정신과 진료를 3년 동안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신과에서 억지로 잠깐 자는 것 외에 애초에 스르륵 잠들 수 없었다.갑자기 충동적인 마음이 일었다.루카스의 방으로 가 정말 그를 안고 있으면 잘 잠들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시도해 보고자 하는 충동이 일었다.하지만 이성이 안 된다고 했다.만약 지금 그녀가 루카스의 방문을 열면, 후폭풍은 상상도
그녀는 조금씩 그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몸은 마치 무서운 듯, 아니면 누군가에게 버려진 듯 덜덜 떨리고 있었다.루카스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는데,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났다.스스로도 왜 짜증이 나는지는 알 수 없었다.그냥 왠지 모르게 미칠 것만 같았다.그는 여태껏 한 여자 때문에 이렇게 마음이 크게 요동친 적이 없었다.분명 손을 뻗어 그녀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녀의 떨리는 몸을 받치고 있으니 그냥 참기로 했다.“소이연, 오늘 밤은 그냥...... 빚 갚는 거라고 생각할게.” 루카스가 소이연에게 말했다.소이연은 애초에 들리지 않았다.“네가 받아들이는 거라고 생각할게.” 루카스는 다시 한번 말했다.자신을 설득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고는 루카스는 다시 똑바로 누워서 소이연을 품에 안았다.소이연을 안은 순간, 루카스는 소이연의 몸이 더 이상 떨리지 않는 것이 느껴졌다. 소이연은 머리를 그의 가슴에 파묻고는 호흡도 일정해졌다.루카스는 침을 꼴깍 삼켰다.소이연 이 여자가 마르긴 말랐어도, 나와야 할 곳은 나와있었다.......이튿날 아침.루카스가 눈을 떴는데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그는 고개를 숙여 품에 꼭 안겨있는 소이연을 보았다.어젯밤 소이연은 푹 잤지만, 그는 거의 밤을 새웠다.잠이 든 소이연은 얌전히 자지 않았다. 지난번 병원에서 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소이연이 그에게 유별난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정말 그녀가 자신을 꼬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그는 소이연을 밀어내고 일어나려 했다.소이연은 마치 그가 자리를 뜨려는 것을 알아챈 듯, 그를 더 세게 안고 얼굴을 그의 가슴에 파묻었다. 입술이 닿을 것 같았다.죽을래?루카스는 속으로 욕을 했다.계속 이렇게 가다간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까 겁이 났다.그는 이를 악물고 소이연을 세게 떼어냈다.소이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루카스는 이 틈을 타 침대에서 내려와 가쁜 숨을 쉬었다.그는 성큼성큼 욕실로 가 문을 닫고 찬물로
“믿어요.” 육민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엄마가 얼마나 아빠를 사랑하는지 알고, 엄마가 최근 몇 년 동안 아빠를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지 알기에 이제 아빠가 돌아왔으니, 엄마도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다. “너...... 내가 엄마 뺐었다고 생각 안 해?” 루카스가 물었다.그는 단번에 이 아이와 엄마의 감정이 얼마나 깊은 지 알 수 있었다.특히 이런 한 부모 가정에서 남자아이는 자신의 엄마에 대한 소유욕이 있는데, 얘는 정말 괜찮은 건가?“아빠랑 엄마가 같이 있는 건, 불변의 법칙이죠. 나중에 제가 다 크면 엄마랑 떨어지지만, 아빠는 계속 엄마랑 같이 있잖아요.아빠는 평생 엄마를 보살펴야 하는 사람이에요. 저는 아빠한테 질투 안 해요.” 육민이 진지하게 대답했다.루카스는 알 것 같았다.이 아이는 아직도 계속 나를 자기 아빠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도대체 얼마나 닮았길래?!“난 네 아빠 아니야.” 루카스는 바로 벽을 세웠다. “너 사람 잘못 봤어.”“우리 기억 못 하는 거예요?” 육민이 되물었다.“난 원래 모르는 사람이니까 기억 못 하는게 당연하지.”“아빠......”“됐어, 나 갈게.” 루카스는 그대로 육민의 말을 끊었다.꼬맹이랑 실랑이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육민은 실망한 눈치였다.루카스는 이런 순간을 참지 못했다.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그는 원래 항상 낯선 사람에게 차갑게 대해왔는데, 소이연과 그의 아들한테는 죽어도 못하겠다.“그럼 언제 다시 와요?” 육민은 작은 얼굴에 억지로 웃음을 띠었다.“안 와. 나랑 너희 엄마는 정말 우연히 알게 된 거야. 당연히 어젯밤에 손 내밀어 준 건 고맙지만, 감정적으로는......”“그럼 저랑 같이 아침밥만 먹고 가면 안 돼요?” 육민이 그의 말을 끊으며 애원했다. 아마 듣기 싫었던 것 같았다.루카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아이도 아마 엄격하고 날렵한 사람 같았다.비록 꼬맹이한테 이런 말은 안 어울리지만,어떻게 시간을 절약하는지, 어떤 것이 그가 원하는 정보인지 다 이해하고
송문수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하지수는 통유리창이 있는 식탁에 똑바로 앉아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왜 안 먹어?”송문수는 얼굴을 찡그렸다.그는 자신이 화장실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마음속의 욕망은 전혀 억제할 방법이 없었고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도 갑자기 머릿속이 요동치면서 다시 터져버렸다.그래서 찬물에 얼마나 오래 몸을 담갔는지 그는 몰랐다.그는 하지수가 여전히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이 여자는 멍청한 게 아닐까?배가 고프다면 먼저 식사부터 하는 게 아닌 걸까?“널 기다렸어.”하지수는 송문수의 불친절한 태도에 화를 내지 않았고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온화했다.“누가 기다리라고 했으니 빨리 먹어.”송문수는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하지수가 그릇과 젓가락을 집도록 강요했고 보복하듯 그릇에 음식을 많이 퍼주었다.하지수도 거절하지 않았다.그냥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송문수를 보면 온몸이 불편해졌다.그는 말했다.“다 먹어, 지금 너의 약한 모습을 봐봐.”“….”하지수는 살짝 삐친 듯한 말투로 답했다.“안 약하거든, 있을 건 다 있다고.”그녀는 송문수가 섹시하고 통통한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감옥에 있는 동안 가슴 마사지를 하고 가슴 확대 식품을 먹는 등 가슴을 확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허리 엉덩이 허벅지 등의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도 많이 했다.송문수는 또 한 번 침을 삼켰다.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차가운 샤워를 오랫동안 해가며 겨우 진정했는데 이 여자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닐지 그는 의심스러웠다.물론 그는 그녀의 몸매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몇 년 전과 비교하면 정말 엄청나게 커졌다.하지만.그는 생각을 멈췄다.송문수는 고개를 파묻고 먹기만 하였다.그는 이런 식으로 주의를 분산시키려고 했다.하지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둘은 조용히 밥을 먹었다.현재 시각은 늦었고 처음에는 잘 느끼지 못
아니면 송문수가 아직 살아있었기 때문에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일 수도 있었다.대부분 기쁨의 눈물이었다.울기 시작하면 주체하지 못하는 눈물이었다.“하지수, 또 울면 키스할 거야.”송문수는 얼굴을 찡그렸다.그는 키가 컸다.각이 선 오관은 그가 화난 표정을 할 때마다 더욱 무섭게 만들었다.하지만 하지수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그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을 뿐.그녀는 심호흡하며 몸을 제대로 추스르려고 노력했다.그리고 지금 좀 정신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 순간.“움.”하지수의 마음이 살짝 움직였다.그녀는 송문수의 얼굴을 가까이서 바라보았다.그가 갑자기 그녀에게 깊게 키스하는 모습을 그녀는 지켜보고 있었다.그녀는 그의 입술 사이의 온도를 느끼며 눈물을 흘리는 것도 잊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그리고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송문수는 진정된 듯 하지수를 바라보았다.그는 천천히 그녀를 풀어주었다.“다시는 내 앞에서 울지 마, 널 괴롭히는 걸 참을 수 없어”이번에는 송문수가 놀랄 차례였다.그는 하지수를 바라보았다.그녀가 발끝으로 서서 힘겹게 그의 목에 걸려 붉은 입술을 내미는 모습을 그는 바라보고 있었다.송문수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넘겼다.그는 주먹을 쥐고 있었다.그는 자신을 공제하고 있었다.“흠.”송문수의 몸이 긴장했다.조금 전, 그는 하지수의 입을 막아 울음을 멈추게 하려고 입맞춤했다.그리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이 순간 하지수는 직접 작은 혀를 그의 입에 넣었다.조금 수줍어하고 조금 불안해하지만, 대담해진 그녀의 행동이었다.그녀는 그의 혀를 핥았다.송문수의 머리는 순간 로그아웃되었고 잠시 머릿속이 하얗게 텅 비었다.입술 사이의 온도는 따끔거리고 부드러워 온몸의 감각을 간지럽히고 있었다.기술이 없는 그녀의 서툰 실력.하지만 그 순간 그는 몸에서 넘쳐흐르는 에너지를 공제할 수 없었다.그녀의 행동에 응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하지수의 머리 뒤쪽을 들어 올려 두 사람 사이의 키스를 격화했다
“원하면 욕해도 돼.”송문수가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어차피 하지수에게 미움을 받은 것은 한두 번도 아니고 하루 이틀도 아니었다.그는 준비되었다.순간 갑자기 몸이 조여 오는 것을 느꼈다.하지수는 그의 품으로 달려들어 그를 꼭 안았다.그녀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하고 싶었다.그녀는 항상 참고 참아왔다.그녀는 그를 잃는 것이 그렇게 두려웠던 적이 없었다.또한 언제부터 송문수의 일거수일투족에 점점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는지도 몰랐다.맞다.그녀는 3년 전 교통사고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그때부터 그녀는 자신과 송문수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그렇지 않으면 서로 받아들이지 않을수 있었다.그리고 송문수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었다.그녀는 이유도 모른 채 그를 자주 생각했었다.가끔이 아니라 자주 생각했었다.그가 출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그와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어 안달이 났던 적이 있었다.두 사람 사이의 감정을 키우는 것보다 송문수가 그녀에 대한 감정을 키우는 것, 이 말이 훨씬 더 맞았다.그녀는 자신이 예전처럼 송문수에게 무관심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심지어 그를 좋아하게 될 정도로 그를 아끼기 시작했다.그래서 그녀는 송문수와 함께하고 싶었다.다른 누구와도, 그리고 송 씨의 가족과도 연관이 없었으며 오직 그녀 자신과 관련이 있었다.이 순간 하지수는 송문수를 껴안으며 손을 떨고 있었다.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어쩔까?그녀는 감히 생각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 순간 그가 원했던 것은 그의 체온과 존재감을 느끼는 것뿐이었다.그는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그것도 바로 눈앞에,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곳에 그가 있었으면 했다.“하지수?”송문수는 하지수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그는 하지수가 자신을 대할 방법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 놓았다.설교, 분노 또는 차가운 폭력.하지만 이렇게 안아줄 줄은 몰랐다.그녀는 그를 잃을지 두려워 꼭 끌어안고 있었다.그 순간 송문수
복도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송문수도 그중 한 명이었다.시간이 얼마 지나.대략 2~3시간 정도가 흐르자, 수술실 문이 열렸다.의사가 나왔다.모두 물었다.“선생님, 어떻게 된거죠?”“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는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송문수를 바라보는 하지수도 한시름 놓인 듯하였다.“그의 몸 상태는 어떤가요? 사고 당시 운전석 밑에 발이 눌렸는데 다리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송문수는 차분하게 물었다.“매우 심각한 부상이었지만 제때 구급한 덕분에 위급한 상황에서는 벗어났습니다. 만약 시간이 조금만 더 지연되면 절단 위험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곧이어 의사가 입을 열었다.“현재 상황에 따르면 심각한 골절이고 회복 시간이 길어질 뿐이지 회복 후엔 정상인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고 장애를 남기지는 않을 겁니다.”“다행이네, 다행이야. 그는 레이서라고.”한 남자가 웃었다.송문수도 옆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마음 헌 켠 속에 짊어지고 있던 짐이 풀리는 것 같았다.마침.환자가 수술실에서 나오고 있었다.이때 갑자기 다급한 발걸음 소리와 한 사람의 울음소리가 복도를 울리기 시작했다.“내 아들은 어때? 어떻게 됐어?”아마 레이서의 부모인 듯 하였다.하지수는 몸이 떨리고 눈이 빨개진 두 노인이 여기저기 묻고 있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순간 온몸에 하얀 붕대를 감고 있는 레이서의 모습을 보니 그들의 가슴은 찢어질 것만 같았다.레이서의 어머니는 하마터면 기절할 뻔하였다.“아줌마, 다 괜찮아요.”다른 레이서가 위로했다.“이미 큰 위험에서 벗어났고, 의사도 제시간에 구급하였기 때문에 뼈가 조금 부러졌을 뿐 장애는 남지 않을 거라고 했으니 한동안 더 회복해야 할 것 같습니다.”그들의 설명을 듣자, 레이서의 부모들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기쁨의 눈물이었다.만약 아들에게 정말 문제가 생긴다면 그들은 아마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그들은 아들의 이동식 병원 침대
모두 함께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하지수는 아직 몸 절반이 차 안에 남아 있는 송문수를 바라보았다.“3, 2.”막바지에 다다른 순간 하지수는 숨조차 쉬지 못했다.마지막 순간,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그녀는 감히 눈앞의 광경을 쳐다보지 못했다.그녀는 자신이 차마 받아들일 수 없을까 보기가 두려웠다.순간 멀리서부터 귀를 울리는 굉음이 들렸다.자동차가 언덕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였다.엄청난 굉음이 산에 울려 퍼졌다.하지수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감히 눈을 뜨지 못했다.송문수가 곤경에서 과연 벗어났을까?누구도 결과를 알지 못했다.도망만 칠 수 있다면 마치 현실을 직시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지수.”하도경의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서 들려왔다.하지수는 깜짝 놀랐다.지금, 이 순간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그녀는 완전히 무너질 것만 같았다.“가야 해.”하도경이 재촉했다.하지수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 마침내 눈을 떴다.눈을 뜨는 순간 그녀의 눈에 송문수가 보였다.그는 그녀의 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그는 나머지 레이서들과 함께 사고를 당한 레이서를 일으켜 세우고 자동차로 향했다.결국.성공.송문수, 구조에 성공했다.그녀의 눈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다시 태어난 것만 같았다.분명한 것은, 위험에 처한 사람은 그녀가 아니었다.자동차에 탄 송문수는 우연히 하지수를 바라보았다.결국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몰고 떠났다.“지수.”하도경이 불렀다.하지수는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죄송해요.”“괜찮아요, 지금 병원으로 같이 가요.”“네.”하지수는 하도경을 따랐다.걸음을 옮기려 발을 들어 올리는 순간 온몸이 앞으로 쓰러졌다.하도경은 하지수를 재빨리 부축하였다.하지수의 가슴이 두근거렸다.“무슨 일이에요?”하도경은 긴장했다.“다리, 다리가 풀려서 그만.”하지수는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요, 문수는 자신이 하는 일에 신중하니 절대 실수하
산속의 바람 소리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송문수는 차 문을 연 후 자그마한 단도를 꺼내 먼저 안전벨트를 끊이기 시작했다.그런 다음 에어백을 조심스럽게 열기 시작했다.레이서의 몸 전체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그를 끌어내기만 하면 모두가 안전할 수 있었다.그는 심호흡하며 레이서를 끌어당겼다.그러자 자동차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하지만 다행히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송문수는 차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행동은 서두르지 않았고 아주 침착했다.그는 레이서를 살짝 당겼고 그제야 레이서의 발이 사이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챘다.이런 상황에 만약 레이서를 세게 당기면 큰 흔들림으로 인해 차가 바로 굴러떨어질 수 있었다.그러나 레이서의 발을 누르고 있는 것을 빼내지 않고는 그를 구할 수 없었다.송문수는 잠시 머뭇거렸다.고민 끝에 그는 자동차 안에 반쯤 들어갔다.안돼.하지수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송문수를 바라보면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만약 송문수의 두 손이 차에 거치기만 한다면 자동차가 균형을 잃어 굴러떨어질 때 재빠르게 피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 송문수의 몸 절반이 차 안에 있으니, 자동차가 굴러떨어지면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송문수는 죽음으로 가는 길밖에 없었다.하지수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보기가 두려웠지만 그가 말 그대로 눈앞에서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송문수를 바라보았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하였다.계속하여 기도하였다.송문수는 앞에 있던 운전석에 레이서의 다리가 깔리는 것을 발견했다.차의 앞부분이 거의 파손되어 차 내부가 변형된 지 오래되었고 레이서의 다리는 가운데에 낀 상태였다.송문수가 온 힘을 다해도 조금밖에 틈을 열 수 없었다.레이서는 현재 혼수상태에 빠졌고 송문수는 감히 그를 깨우지 못했다.만약 갑자기 일어날 경우 만회할 수 없는 최악의 상태가 발생할 것이 분명했다.그는 일어나서 차에서 내려 하도경에게 말했다.“하
하도경은 분명 송문수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물론 그가 지금까지 쭉 위험한 인생을 살아왔지만, 현재 한 사람의 목숨이 달린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 있었다.하지만 송문수가 위험을 무릅쓰고 고집을 부린다면 두 사람의 목숨이 희생될 수도 있었다.“하도경, 오늘 이 판은 내가 만든 거고 만약 어떤 사고가 발생한다면 모두 나와 엮이게 될 거야.”송문수가 단호하게 말했다.하도경은 그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몰라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하지수를 바라보았다.하지수는 군중 속에 서 있었다.그녀는 몸집이 너무 작아 군중들 속에 묻혔다.송문수는 어디에 있든 항상 먼저 그녀를 발견했다.이 순간, 하지수와 그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하지수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녀는 그가 가지 않기를 바랐다.하지만 그녀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지금, 이 순간에도 그의 생명은 위태로웠다.그녀는 송문수가 죽는 것을 원치 않았다.그녀는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송문수의 시선은 하지수에게 몇 초만 머물렀고 그는 재빨리 눈을 피했다.하지수가 용기를 내어 말할 준비를 하는 순간 송문수의 뒷모습만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구조 준비를 시작했다.그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지휘하며 질서 있게 구조를 시작하였다.먼저 돌을 옮겨 자동차의 뒷바퀴 밑에 깔아주어 자동차가 쓰러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았다.다음 단계는 레이서 중 일부가 경주용 자동차의 후미를 누르고 나머지가 자동차의 후미를 잡아당기는 것이다.무엇이든 준비되어 있다.송문수가 자동차 가까이 다가갔다.자동차에 타고 있던 남자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송문수는 망치로 유리를 깨뜨렸다.송문수는 남자를 손으로 만지기 시작했고 그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는 차 문을 당기기 시작했다.한 번씩 당길 때마다 자동차는 흔들리고 있었다.주변의 바위들도 아래로 굴러떨어졌다.모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무력으로 그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남성을 구하
마지막 바퀴.기다림은 하지수에게 너무나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녀의 심장은 평소보다 더 심하게 뛰고 있었다.잠깐 그녀의 심장에 과부하가 올 것 같았다.그녀는 세 번째 바퀴를 마치고 돌아오는 송문수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그녀는 시합의 승패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그녀는 그저 그가 안전하기를 바랐을 뿐이다.“큰일 났어!”옆에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하지수는 깜짝 놀라 움직일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녀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을 듣는 것이 두려웠다.그런 소식을 듣는다면 하지수는 정말 견딜 수 없었다.“누군가의 차량이 추락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남자는 잔뜩 긴장한 채 입을 열었다.“문제의 차량이 언덕 중간쯤에 있다고 합니다!”다른 사람들도 모두 당황했다.그들은 다급하게 남아있는 차량과 오토바이를 타고 산의 언덕 중간쯤으로 향했다.하도경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그는 하지수를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지수?”하지수는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서둘러 따라갔다.레이싱 엔터테인먼트 혹 대회가 열리면 전용 레이싱 트랙은 다른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차에 앉아 있는 하지수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하도경도 긴장했다.사고에 누가 연루되었는지, 사고의 심각성 여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차는 언덕을 반쯤 올라갔다.방금 경주에 참여했던 모든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많은 차량이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하지수가 차에서 내렸을 때 어느 쪽이 송문수의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멀리서 그녀는 경주용 자동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것도 목격했다.가드레일은 모두 변형되어 있었고 경주용 자동차는 이미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으며 앞쪽 끝이 언덕의 중간쯤에 매달려 있어 조심하지 않으면 차에 탄 사람과 함께 언덕을 굴러 내려갈 수 있었다.아니.이 높은 산에서 떨어지면 목숨은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하지수는 미친 듯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하도경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사고
“좋아.”송문수가 대답했다. 그는 자동차들 사이에서 한 대를 향해 걸어갔다. 헬멧을 쓰고 차에 탑승했다. 하지수는 송문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녀의 뒤에서 하도경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 문수는 운전 실력이 뛰어나. 그의 차는 여러 번 개조된 슈퍼카라서 안전해. 게다가 그의 레이싱 친구가 장안시에서 특별히 가져온 거라 절대 사고 나지 않을 거야.” 하지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그녀는 하도경 옆에 서 있었다. 세 팀으로 나뉜 자동차들이 심판의 신호와 함께 경주를 시작했다.온 산에 귀청이 찢어질 듯한 엔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수는 내내 긴장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그녀는 놀라 죽을 것 같았다. 오히려 하도경은 매우 신나 보였다. 그는 주변의 응원단과 함께 소리쳤다. “문수 왔어!”하도경이 흥분하며 말했다.“1등으로 달리고 있어!” 하지수는 그의 자동차가 멀리서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 “훨!”송문수는 그녀 앞을 스쳐 지나갔다.아직 두 바퀴가 남았다. 하지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숫자를 세었다. “문수는 레이싱에서 거의 지지 않아. 타고난 실력이 있거든.”하도경이 하지수에게 말했다.“사실, 문수는 네가 생각하는 것과 달라. 단순히 여자를 밝히는 사람이 아니야. 진지하게 임하는 일은 뭐든 잘 해내지.” 하지수는 하도경을 바라보았다. 하도경이 송문수에 대해 이렇게 높게 평가할 줄은 몰랐다. 송문수라는 사람의 능력을 떠나 육현경과 계지원의 비교로 보면 송문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하도경은 친구로서 그를 옹호하고 있었다. “내가 하는 말이 진짜야. 문수를 잘 이해하면 그가 가진 많은 면을 알게 될 거야. 그런 모습은 너를 놀라게 할 거야.”하도경은 하지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챈 듯 반복했다. 하지수는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도경이 이렇게까지 이야기했으니 그녀는 하지수의 체면을 세워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