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24화

작가: 나설희
그녀는 조금씩 그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몸은 마치 무서운 듯, 아니면 누군가에게 버려진 듯 덜덜 떨리고 있었다.

루카스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는데,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났다.

스스로도 왜 짜증이 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냥 왠지 모르게 미칠 것만 같았다.

그는 여태껏 한 여자 때문에 이렇게 마음이 크게 요동친 적이 없었다.

분명 손을 뻗어 그녀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녀의 떨리는 몸을 받치고 있으니 그냥 참기로 했다.

“소이연, 오늘 밤은 그냥...... 빚 갚는 거라고 생각할게.” 루카스가 소이연에게 말했다.

소이연은 애초에 들리지 않았다.

“네가 받아들이는 거라고 생각할게.” 루카스는 다시 한번 말했다.

자신을 설득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는 루카스는 다시 똑바로 누워서 소이연을 품에 안았다.

소이연을 안은 순간, 루카스는 소이연의 몸이 더 이상 떨리지 않는 것이 느껴졌다. 소이연은 머리를 그의 가슴에 파묻고는 호흡도 일정해졌다.

루카스는 침을 꼴깍 삼켰다.

소이연 이 여자가 마르긴 말랐어도, 나와야 할 곳은 나와있었다.

......

이튿날 아침.

루카스가 눈을 떴는데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그는 고개를 숙여 품에 꼭 안겨있는 소이연을 보았다.

어젯밤 소이연은 푹 잤지만, 그는 거의 밤을 새웠다.

잠이 든 소이연은 얌전히 자지 않았다. 지난번 병원에서 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

소이연이 그에게 유별난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정말 그녀가 자신을 꼬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소이연을 밀어내고 일어나려 했다.

소이연은 마치 그가 자리를 뜨려는 것을 알아챈 듯, 그를 더 세게 안고 얼굴을 그의 가슴에 파묻었다. 입술이 닿을 것 같았다.

죽을래?

루카스는 속으로 욕을 했다.

계속 이렇게 가다간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까 겁이 났다.

그는 이를 악물고 소이연을 세게 떼어냈다.

소이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루카스는 이 틈을 타 침대에서 내려와 가쁜 숨을 쉬었다.

그는 성큼성큼 욕실로 가 문을 닫고 찬물로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25화

    “믿어요.” 육민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엄마가 얼마나 아빠를 사랑하는지 알고, 엄마가 최근 몇 년 동안 아빠를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지 알기에 이제 아빠가 돌아왔으니, 엄마도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다. “너...... 내가 엄마 뺐었다고 생각 안 해?” 루카스가 물었다.그는 단번에 이 아이와 엄마의 감정이 얼마나 깊은 지 알 수 있었다.특히 이런 한 부모 가정에서 남자아이는 자신의 엄마에 대한 소유욕이 있는데, 얘는 정말 괜찮은 건가?“아빠랑 엄마가 같이 있는 건, 불변의 법칙이죠. 나중에 제가 다 크면 엄마랑 떨어지지만, 아빠는 계속 엄마랑 같이 있잖아요.아빠는 평생 엄마를 보살펴야 하는 사람이에요. 저는 아빠한테 질투 안 해요.” 육민이 진지하게 대답했다.루카스는 알 것 같았다.이 아이는 아직도 계속 나를 자기 아빠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도대체 얼마나 닮았길래?!“난 네 아빠 아니야.” 루카스는 바로 벽을 세웠다. “너 사람 잘못 봤어.”“우리 기억 못 하는 거예요?” 육민이 되물었다.“난 원래 모르는 사람이니까 기억 못 하는게 당연하지.”“아빠......”“됐어, 나 갈게.” 루카스는 그대로 육민의 말을 끊었다.꼬맹이랑 실랑이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육민은 실망한 눈치였다.루카스는 이런 순간을 참지 못했다.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그는 원래 항상 낯선 사람에게 차갑게 대해왔는데, 소이연과 그의 아들한테는 죽어도 못하겠다.“그럼 언제 다시 와요?” 육민은 작은 얼굴에 억지로 웃음을 띠었다.“안 와. 나랑 너희 엄마는 정말 우연히 알게 된 거야. 당연히 어젯밤에 손 내밀어 준 건 고맙지만, 감정적으로는......”“그럼 저랑 같이 아침밥만 먹고 가면 안 돼요?” 육민이 그의 말을 끊으며 애원했다. 아마 듣기 싫었던 것 같았다.루카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아이도 아마 엄격하고 날렵한 사람 같았다.비록 꼬맹이한테 이런 말은 안 어울리지만,어떻게 시간을 절약하는지, 어떤 것이 그가 원하는 정보인지 다 이해하고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26화

    “......” 그는 자신이 아빠가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계속 고민했다. “그럼 아빠 따뜻한 우유 좀 마셔요. 우유는 배를 따뜻하게 해줘요.” 육민은 아주 적극적으로 자신의 우유를 루카스에게 건넸다.이때 되니 루카스는 더 이상 꼬맹이의 호감 표시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마워.”“아니에요 아빠.” 육민은 착하게 웃었다.루카스는 왠지 모를 심적 부담감이 생겼다.마치 그가 이 아이의 아빠가 아니라면, 이 아이에게 엄청난 충격을 줄 것 같았다.하지만 그는 정말 아니었다.그는 따뜻한 우유를 한 모금 마시고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너랑 같이 아침 먹었으니까 난 이제 갈게.”“아….” 육민이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나 못 봐.” 루카스는 그가 보고 싶어 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에 명확히 말했다.“왜요?”“난 네 아빠가 아니니까.” 루카스는 또박또박 말했다.그러자 육민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루카스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말했다. “네가 무슨 마음인지 나도 잘 알아. 네가 네 아빠를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 지도.하지만 난 네 아빠가 아니고, 난 네 아빠처럼 널 사랑해 줄 수 없어.”“저는 안 사랑해 줘도 돼요. 제가 사랑하면 돼요.”“민아......”“아빠.”“엄마 잘 지켜줘.” 루카스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아빠가 없어졌으니까 너랑 네 엄마는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야 돼. 그리고 너도 이제 다 큰 남자니까 엄마를 잘 보살필 의무가 있어. 그러니까 넌 네 엄마한테 더 집중해야 해. 허황된 환상이 아니라.“아빠는 무슨 말 못 할 사정 때문에 나랑 엄마 만나는 게 불편한 거예요?”“그런 거 없어. 그냥 내가 네 아빠가 아닌 것 뿐이야.”“아빠...... 설마 기억을 잃은 거예요?” 육민이 물었다.어젯밤에 그는 일찍 자라는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컴퓨터로 거의 밤새 자료를 찾아보았다.왜 누군가 다른 사람을 자신이 아니라고 속이는 건지. 검색 결과 가장 많은 답은 두 가지가 있었다.하나는 말 못 할 사정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27화

    “미안, 내가 뭘 어떻게 해줄 수가 없네.” 루카스는 여전히 거절했다.그들은 친척도, 친구도 아니었기에 그가 자신을 희생할 이유가 없었다.“아빠......” 육민이 뭔가 말하려고 했다.“민아, 나 여자친구 있어.” 루카스가 또박또박 명확히 말했다.육민의 표정이 변하는 것이 한눈에 보였다.아빠에게 자기 엄마 말고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그렇게나 자기 엄마를 사랑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가 있을까.“그래서 난 너희 엄마랑 더 이상 어떤 관계가 될 수 없어.”“하지만 아빠는 엄마 사랑하고, 엄마만 사랑하잖아요?”“안 사랑해. 내가 사랑하는 건 내 여자친구야.”“전에 진짜 힘들게 엄마 만났잖아요......!”“민아, 나 네 아빠 아니야.” 루카스는 귀찮다는 듯 다시 한번 설명했다.“그렇지만......”“그렇지만은 없어.” 루카스는 육민의 머리를 쓰다듬고 말했다. “너도 네 엄마가 몸이 안 좋고, 정신질환도 있는 거 알고 있으니까,너는 더 강해져서 엄마 잘 보살펴야 돼. 다른 사람한테 의지하는 건 스스로 의지하는 것만 못해.”육민은 작은 입술을 깨물었다.아빠는 정말 절대 넘어오지 않았다.“나 갈게.” 루카스가 몸을 일으켰다.“아빠!” 육민은 큰소리로 그를 불렀다.루카스는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어떻게 설명해야 통할지 모르겠다.됐다.어차피 그가 가고 나면 앞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이 꼬맹이도 다 알게 되겠지.“저는 아빠가 왜 우리를 안 만나려는지 모르겠지만, 무슨 이유던 다른 여자를 좋아하지는 마세요.다른 여자랑 연애하지 마요. 아니면 언젠가 아빠가 엄마한테 미안한 짓을 한 걸 진짜 후회하는 날이 올 거예요.루카스는 당연히 육민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그대로 거실을 나섰다.루카스는 저택의 대문을 나오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런 저택은 인적이 드물어서 택시가 있을 리 없었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28화

    “도련님, 아가씨께서 정말 많이 보고 싶어 하셨습니다.” 문씨 아저씨는 용기를 내 말을 꺼냈다.“일 다 보셨으면 일찍 오세요.”“......”그가 이 집 도련님이 아니라는 건 평생 벗어날 수 없는 건가?!......소이연이 깨어났을 때는 이미 점심 즈음이었다.그녀는 다시 한번 시간을 확인했지만, 정말 점심 12시였다!그리고 그녀가 잔 곳은...... 그녀의 침대가 아니라 바로 어젯밤 루카스가 잔 방이었다.어떻게 여기에 있지?!그녀는 정말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그녀가 여기서 잤다면, 루카스는 어디서 잔 거지?!그녀는 급히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옷을 보았다.잠옷은 똑바로 잘 입고 있었고, 다리에는 베개를 끼고 있었다.베개에는 아직 루카스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육현경의 냄새이다.단지 육현경과 루카스의 냄새가 비슷한 것 뿐이었다.그래서, 어젯밤에 루카스랑 같이 잤다고?!도대체 여긴 어떻게 온 거야?!소이연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빠르게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가 대충 세수를 하고 내려갔다.아래층에는 육민이 승마 수업을 다 듣고 집에 와있을 것이다.엄마가 이제서야 일어난 것을 보고 조금 놀란 눈치였다. “엄마, 이제 일어났어요?”“응.” 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때는 조금 진정이 되었다.일단 진정하긴 했지만 또 그렇지도 못했다.잔인한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그녀는 루카스와 같이 자면 정말 푹 잘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다시는 루카스와 같이 잘 수 없다.남자와 여자는 엄연히 다르다.게다가 그녀는 루카스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아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녀 역시 애초에 다른 남자를 사랑할 수 없었다.그래서 만약 그녀가 병을 해결할 방법을 찾았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아빠 갔어요.” 육민은 우울한 듯 말했다.“그 사람 네 아빠 아니야. 그냥 낯선 사람이야.”“아빠 맞아요.”“육현경이랑 닮지도 않았잖아.”“얼굴은 변할 수 있어요. 저도 지금이랑 어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29화

    “엄마, 아빠 혹시......” 육민은 말끝을 흐렸다.소이연이 그의 말을 끊었기 때문이다. 그가 더 이상 희망과 환상을 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이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니까!그녀가 말했다. “민아, 나도 네가 아빠를 많이 보고 싶어 하는 거 잘 알아. 근데 사람은 한 번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어. 앞으로 엄마도 너 더 잘 보살펴 줄게.”육민은 입술을 깨물고 뭔가 설명하려 했지만, 엄마가 절대 믿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는 몰래 조사하기로 마음먹었다.진실이 밝혀지면, 엄마도 그가 잘못 본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엄마 오후에 잠깐 나갈 거니까 집에 얌전히 있어, 알겠지?”“네.”소이연은 정신과 담당 의사 제임스를 찾아가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분석을 부탁할 생각이었다.어쩌면 그녀의 불면증에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제임스는 그녀의 말을 듣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 “이연 씨, 제 생각에는 이연 씨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그럴 리가요!” 소이연은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할 리가 없어요.그냥 그 사람한테 육현경 냄새가 나서 안정감을 느낀 것뿐이에요. 전 그 사람한테 감정 자체가 없어요.제가 육현경 말고 다른 사람한테 감정이 생길 리도 없고요.”제임스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너무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마세요.”“이건 제가 100% 확신할 수 있어요.”“좋아요.” 제임스도 더 이상 얘기하지 않고 진지하게 말했다. “만약 정말 당신 말대로라면, 저희는 당신의 불면증을 해결할 방법을 찾았어요.”“무슨 방법이요?”“이 남자와 같이 자는 거요.”“......” 소이연은 어이가 없었다. “제가 매일 그 사람이랑 같이 잘 수 있었다면 여기 오지도 않았겠죠.”“왜 안돼요?”“전 그 사람 단 1%도 안 좋아해요. 그리고 그 사람도 여자친구가 있고요.”“그 사람한테 여자친구 있는 게 신경 쓰이ㄴ시나요?”“제 말 이상하게 듣지 마시고요. 저 안 넘어가요.”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30화

    “네.” 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육현경”의 냄새를 맡으면 마음이 안정되는 것만 같았다.그리고 머리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게 되고, 그녀는 무의식중에 이미 잠들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 냄새를 남겨보는 건 어때요?” 제임스가 제안했다.“무슨 뜻이에요?”“누군가의 냄새는 사실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아요. 그가 입었던 옷이나 침구에 쉽게 잔류하죠.만약 정말 그 사람이랑 안 되겠으면, 그 사람이 남긴 냄새로 잠들 수 있게 노력해 봐요.”“그 사람이 남긴 냄새?” 소이연이 중얼거렸다.생각하면 할수록 뭔가 꺼림칙했다.마치 그녀가 변태라도 된 듯했다.제임스도 소이연의 마음을 읽고 진지하게 말했다. “병을 치료하는데 남녀 간의 예의나 염치를 그렇게 챙길 필요는 없어요.환자가 수술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의사와 간호사가 모두 있어야 가능하잖아요?!”소이연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했다.역시 정신과 의사여서 그런지 뭔가를 권유하는 데엔 일가견이 있었다.그녀는 제임스의 심리상담소에서 나왔다. 생각하면 할수록 제임스의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그래서 집으로 돌아가, 소이연은 급히 루카스가 묵었던 방으로 갔다.그가 썼던 침구를 자신의 방으로 가져가 효과가 있는지 밤에 시도해 볼 생각이었다.하지만 방으로 들어가자 소이연은 그대로 멍해졌다.방에는 침구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그녀는 급히 문씨 아저씨를 찾아갔고, 문씨 아저씨가 설명했다.“오늘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저택 대청소 날이라서, 모든 침구를 꺼내 와 세탁, 건조, 소독을 합니다.”그 순간 소이연은 그대로 타격을 입었다.문씨 아저씨는 소이연의 모습을 보고는 놀라 물었다. “아가씨, 제가 뭐 잘못 했습니까?”“아, 아니요.” 소이연은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문씨 아저씨에게 지시한 적이 없었고, 문씨 아저씨는 평소대로 방을 청소했으니, 그는 잘못이 없었다.그녀는 그저 “육현경”의 냄새가 이렇게 사라진 것이 서글펐다.루카스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와서 그의 냄새를 남기게 하룻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31화

    "너 귀신 들렸어?” 루카스가 물었다. 소이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나 아주 멀쩡하니깐 저주하지 마.” "정말 멀쩡한 거 맞아? 그런데 왜 나를 너희 집에 오게 할 수 있지? 소이연, 갑자기 날 사랑하게 됐다고 말하지 마! 어젯밤에 일부러 내 침대에 올라온 거 아니야?!” 소이연은 루카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스스로 발등에 도끼를 찍는 일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화가 나 이를 갈았다. 제임스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했다. 소이연은 말했다. "돈은 갚을 필요 없고 하룻밤만 같이 있어주면 돼.” "너 미쳤어? 내가 무슨 제비야? 나랑 자고 싶어서 그래?!” "누가 너랑 잔대!" 소이연은 정말 화가 나서 죽을 것 같았다. "그리고 너랑 자면 손해 보는 건 나 아니야? 내가 돈 갚아줄게!” "네가 왜 손해야? 넌 이미 아이도 낳은 사람이고, 나는 여전히......" 루카스는 갑자기 말을 잇지 못했다. "어쨌든 내가 손해야! 소이연, 네가 날 억을 주고 산다고 해도 난 싫어! 난 값을 매길 수 없는 몸이라고!” "내가 좀 아파." 소이연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루카스와 이렇게 계속 싸우면 절대 끝이 안 난다. "너도 내가 아픈 거 알고 있잖아…… 이건 마음의 병이야.”소이연은 계속 말했다. "지난 3년, 난 매일 잠을 못 잤어. 정상적으로 잠을 자려면 수면제를 먹어야 하는데 의사가 이 방법은 장기적으로 내 몸에 해롭다고 했어. 최면도 마찬가지고.” "도대체 무슨 말 인지 이해가 안 되는데?” 루카스가 차갑게 말했다. "이런 내가 너를 안고 자면, 빨리 잠들 수 있어." 소이연의 설명에 루카스는 어리둥절한 것 같았다. 아마 소이연과 이틀 밤을 같이 잤던 게 생각난 듯했다. 그때 소이연은 정말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잘 잤다. "너한테서 익숙한 냄새가 나." 소이연은 설명했다. "너 지금 날 그 사람 취급한 거지?” 루카스가 비꼬며 말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32화

    육민이 입을 삐죽거렸다.성격이 이렇게나 나쁘니, 엄마가 그를 아빠라고 믿고 싶지 않은 것도 당연하다.하지만.아빠가 다시 돌아오셔서 기분이 너무 좋다.육민은 아빠의 정체를 증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했고, 그중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인은 친자 확인검사라고 생각했다. 자신과 아빠가 부자 관계라는 것을 확인하면 친아빠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어떻게 아빠의 머리카락을 손에 넣을지 생각하며 우울했는데 아빠가 직접 집으로 들어왔다. ......루카스는 어젯밤 그가 묵었던 방에 짐을 두었다.방에 놓인 침구들을 보니 아예 바뀌어 있었다.그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소이연이 아픈지 말든지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다.그는 단지, 그녀에게 빚지고 싶지 않을 뿐이다.…..저녁.문씨 아저씨는 루카스에게 아래층으로 내려와 밥을 먹으라고 말했다.루카스는 침대에서 내려왔는데, 오후 내내 잤더니 허리가 뻐근했다.루카스가 방을 나서자 문씨 아저씨가 그의 침대 시트를 정리하러 들어갔다."내 방은 건드리지 말아요.”루카스는 갑자기 흥분하며 말했다."왜요? 큰 도련님.”"큰 도련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루카스라고 불러요.”"큰 도련님의 영어 이름도 루카스……" 문씨 아저씨는 자신을 사납게 바라보는 루카스의 시선에 재빨리 말을 바꾸었다. "루카스 도련님.”"아무튼 내 침대에 손대지 말아요. 아저씨 냄새가 섞인다고요.”“…..." 자신의 큰 도련님이 결벽증이 있기는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루카스는 입술을 오므렸다. 그는 자신이 이러는 이유가, 소이연의 수면을 위해 그러는 것이 아니라 소이연이 다른 핑계를 대며 자신에게 다가오게 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이 집을 빨리 떠나고 싶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다. 루카스는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소이연과 육민이 소파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루카스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소이연은 그에게 냉담한 태도를 유지한 반면 육민은 급히 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아빠!”

최신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51화

    이제 송문수도 정신을 차렸으니 하지수는 본인도 원래의 사무실로 돌아가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송문수의 사무실이 워낙 커서 둘이 같이 쓴다 해도 문제 될 건 없었기에 그녀는 사무실을 옮기는 건 나중으로 미뤄두고 컴퓨터를 켜기 시작했다.하지수가 OA의 서류들을 훑어보려 할 때 송문수의 비서가 마침 안으로 들어왔는데 그는 하지수를 보자마자 놀란 기색을 비추며 인사를 건넸다.“하 대표님, 오셨어요?”“네, 그런데 어떻게 여기 있어요? 송 대표님이랑 같이 회의 참석한 거 아니었어요?”“회의라니요?”“지금 회의 중 아니에요?”“저희 오전 회의 없어요, 오후 3시에 첫 회의에요.”“그럼 송 대표는 어디 갔어요? 거래처랑 계약하러 간 거예요 아니면 현장 나간 거예요?”어디를 가든 대동하던 비서도 없이 혼자 나선 송문수에 하지수는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오늘 안 나오셨어요.”“아침에 연락 오셔서 개인적인 일 때문에 좀 늦는다고 저한테 오후 회의자료 준비하라고 하셨어요. 저는 그거 다 프린트해서 지금 대표님 책상에 올려두려고 들어오는 길이었고요.”제 손에 들린 서류들을 들어 보이며 말하는 비서에 하지수의 미간은 더욱더 찌푸려졌다.집안일은 다 허영지와 하지수가 책임지고 있는데 출근 시간까지 늦춰가며 처리해야 할 개인적인 일이 도대체 뭔지 하지수는 짐작이 가지 않았다.“알겠어요, 나가서 일 보세요.”“네.”서류를 송문수 책상 위에 올려둔 비서가 인사를 하며 나가자 서류를 보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버린 하지수는 곧바로 송문수에게 문자를 보내보았다.[문수 씨, 지금 어디야?][나 회사에 있지, 왜 그래?]보낸 지 1초 만에 온 답장이었지만 내용은 역시나 거짓말이었다.대체 무슨 일을 하길래 저를 속이는 건가 싶었던 하지수는 오락가락했던 지난날 송문수의 태도를 떠올렸다.생리가 온 그날만 해도 하지 못해서 안달 나 하던 사람이 생리가 끝났다는 데도 저를 피하는 게 안 그래도 이상했는데 하지수는 설마 송문수에게 이제 제가 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50화

    아까는 앉아서도 잘만 자더니 제대로 누우니 오히려 잠이 오지 않아 송문수는 하지수를 기다리며 한참을 뒤척이고 있었다.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보이지 않은 인영에 그는 문을 살짝 열고 문틈 사이로 거실 쪽을 내다보았다.그리고는 하지수가 아직도 거실에서 티비를 보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사실 송문수는 인내심이 없는 게 아니라 하지수가 그녀가 쓰던 방으로 들어가 버릴까 봐 그게 걱정돼서 확인한 것이었다.그 뒤로도 몇 번 더 훔쳐보던 송문수는 마침내 티비를 끄는 하지수에 깜짝 놀라 침대로 달려가 자는 척을 했다.한편 드디어 티비를 끈 하지수는 먼저 본인 방으로 가 세수를 마친 뒤에야 송문수의 방안으로 들어섰다.자고 있는 송문수를 발견한 그녀는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조심하며 천천히 이불을 들추고 그의 곁에 나란히 누웠다.오랜만에 푹 자는 사람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는 싶었지만 하지수는 본능적으로 자꾸 송문수에게 다가가고 있었다.그 때문에 자는 척하던 송문수는 온몸이 경직되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하지수랑만 있으면 몸이 멋대로 긴장하는 거라 그건 송문수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그런데 곧이어 제 몸에 닿아오는 부드럽고 따뜻한 하지수의 온기가 느껴지자 송문수는 모든 긴장이 풀리면서 이래서 사람들이 연애를 하는구나 싶었다.하지수가 있으니 평범하던 세상도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다음날부터는 송문수도 일 때문에 바빴고 하지수도 아버님의 생일 파티 준비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둘이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사실 둘 중에 더 바쁜 건 송문수였다.그래서 하지수도 평소에는 그 얼굴도 자주 볼 수 없었다.항상 밤늦게 귀가하는 송문수는 터덜터덜 들어와 잠든 하지수를 품에 안고 자다가 그녀가 깨어나기도 전에 출근해버렸다.밤에는 분명 온기가 느껴졌는데 일어날 때는 늘 비어있는 옆자리에 하지수는 못내 서운한 감정도 들면서 송문수가 자신을 일부러 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9화

    그리고는 하지수가 반응할 새도 없이 그녀에게 입을 맞춰왔다.아주 소중한 것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입맞춤을 이어나가던 송문수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하지수의 입술을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엄청 부드럽네.”야한 꿈을 꾸는 게 틀림없어 보이는 남자의 행동에 하지수는 화가 나면서도 어이가 없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역시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더니, 이제 좀 정신 차리나 했더니 꿈속에서까지 본능을 주체하지 못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런 여자친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송문수는 또다시 그녀의 입술을 찾아 헤맸다.“문수 씨, 눈 좀 떠봐.”생리도 끝나지 않은 와중에 이렇게 꿈을 꾸는 남자랑은 하고 싶지 않았던 하지수는 이번에는 그가 깨어나길 바라며 아까보다 좀 더 힘을 주어 흔들었다.“무슨 꿈이 이렇게 진짜 같아?”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리는 몸에 어지러워진 송문수는 그제야 눈을 뜨며 말했다.“그럼 꿈이 아닌가 보지.”“꿈이 아니라고?!”하지수가 짚어줘서야 꿈이 아닌 현실임을 자각한 송문수는 몸을 벌떡 일으키며 소리쳤다.“꿈에 누가 나왔는데 그래?”누가 나오긴, 송문수의 꿈에 나올 사람은 늘 하지수 한 명뿐이었다.전에는 꿈속에서도 그녀와 함께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게 현실이 되어버려 순간 당황한 것이었다.하지만 송문수는 턱 끝까지 차오른 그 말은 굳이 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나 어떻게 잠든 거야?”평소에는 말을 거침없이 하는 성격인데 이상하게 하지수 앞에만 서면... 속마음을 제대로 드러낼 수가 없었다.“피곤했나 봐.”진실이라는 게 알아서 다 좋은 건 아니었기에 하지수도 모른 척 말을 돌리는 송문수를 따라가 주었다.괜히 끝까지 캐물어서 상처받는 것보다는 아무것도 모르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서였다.“매일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어쩌다 쉬는 날도 밖에서 돌아다니기만 했잖아. 얼른 씻고 자, 내일부터 또 출근해야지.”“너는?”하지수의 재촉에 방으로 들어가던 송문수는 갑자기 걸음을 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8화

    “맛있어.”처음으로 주방에 들어간 남자가 이런 맛을 낸 건 객관적으로 대단한 일이라 하지수는 송문수가 그토록 바라는 칭찬을 결국 해주었다.사실 이미 사약 같은 맛일 거라는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꽤나 달달해서 하지수도 놀라웠다.한편 원하던 칭찬을 들은 송문수는 신나서 채널을 돌리며 물었다.“이거 맞지?”“응.”“법률 채널이네?”여자들은 다 예능이나 멜로 드라마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어울리지 않게 이런 지루한 채널을 좋아하는 하지수에 송문수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법 좋아해서 대학 때도 법 배운 거야. 난 이런 거 좋아해.”“그래.”하지수의 말에 그제야 그녀가 변호사였다는 걸 떠올린 송문수였다.그렇게 법을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위해 변호사라는 직업을 포기했다는 걸 알아차리자 한 번 더 감동받은 송문수는 저도 하지수가 좋아하는 걸 함께 하겠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그녀 옆에 자리 잡고 앉았다.“나도 같이 봐.”그의 제안이 의외였지만 이렇게 완벽한 판례분석이라면 송문수도 관심 있어 할 것 같아 하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잘 접하지 않던 분야라 처음엔 싫어할 수 있어도 그 속에서 다룬 사건들을 계속 보다 보면 자연스레 호기심이 생기고 그러면서 법률 지식까지 알게 되니 그거야말로 일거양득일 것이다.역시나 하지수는 법조인답게 바로 프로그램에 빠져들었는데 처음에는 신기해하며 잘 보던 송문수는 시간이 지속될수록 점점 지루해하고 있었다.당장이라도 핸드폰을 꺼내 게임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제가 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참고 또 참던 그는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티비에 빨려 들어갈 듯 열중하고 있던 하지수가 정신을 차리고 옆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송문수는 이미 코까지 골며 자고 있었다.몸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져 있었고 고개도 반쯤 돌아가 있는 누가 봐도 불편한 자세를 하고도 잘 자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지루하면 지루하다고 말이라도 하지.하지수는 미련한 송문수가 감기라도 걸릴까 봐 담요도 덮어주었다.하지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7화

    송문수를 따라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가지고 갔던 생리대로도 부족했었는데 양까지 많았다면 정말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생각을 마치고 나니 심심해진 하지수는 자연스레 티비를 켜고 법률 채널을 틀어놓았다.주방에서 돌아치는 송문수는 진작에 잊은 하지수가 전형적인 판례들을 넋 놓고 있는 와중에 송문수는 마침내 흑설탕물을 다 끓여냈다.맛없는 걸 가져다주는 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먹어보고 괜찮으면 그때 가져다주라는 소이연의 당부가 있었기에 송문수는 맛을 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그런데 생각보다 괜찮은 맛이어서 그는 용기를 내어 그걸 하지수에게로 들고 갔다.“이게 뭐야?”하지수는 생전 처음 보는 남자 친구의 행동에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지만 송문수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흑설탕물이야. 뜨거울 때 마셔.”“뭐?”“생리 기간에는 이런 거 마셔야 하는 거 아니었어?”“나 주려고 당신이 직접 만든 거야?”“당연하지, 내가 생리 올 리는 없잖아.”진지하게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웃음을 터뜨려버렸다.어떨 때는 신기하리만치 제 마음을 몰라주다가 또 이렇게 어설픈 모습으로 저를 위해주는 걸 보면 그가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송문수는 정말 밉지만 싫어할 수가 없는 존재였다.“고마워.”낮에 있었던 그의 독단적인 행동에 대해 살짝 서운했었는데 이렇게 흑설탕물 한번 가져다줬다고 하지수의 화는 또 사르르 풀려버렸다.“어때?”그런데 하지수가 마셔보려고 컵을 든 순간 송문수는 맛을 물으면서 자연스레 채널을 돌려버렸다.한창 판례를 보고 있었는데 또 제 의사는 묻지도 않고 멋대로 채널을 돌려버리는 그의 행동에 하지수는‘사랑이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는 것과도 같다’라는 가사에 깊은 공감이 가 순간 한숨을 쉬어버렸다.정말 송문수에게는 기대를 품으면 안 되는 것 같았다, 기대하는 족족 그것들이 실망으로 이어지니 말이다.한편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숨을 내쉰 하지수를 본 송문수는 당황하며 물었다.“맛없어?”“내가 먹어볼 때는 맛있었는데? 너 생리만 아니었으면 내가 다 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6화

    가슴을 졸이며 부둣가에 도착하니 술을 마신 송문수 때문에 하지수는 역시나 운전석에 앉아야만 했다.진짜 이런 데이트를 하는 건 자신밖에 없을 것 같아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빴던 하지수는 집으로 가는 동안에 한마디도 하지 않고 삐진 티를 내고 있었지만 송문수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따라부르며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다.송문수는 오늘이 아주 완벽했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집으로 돌아온 하지수는 바로 방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송문수는 그 속도 모르고 또 그녀를 붙잡았다.“왜 오자마자 방에 들어가, 좀 앉아있지.”아직 이른 시간이라 송문수 딴에는 하지수와 함께 티비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나 씻고 싶어.”“나중에 씻어.”“보트 탈 때 몸이 다 젖어버려서 아직도 추워. 나 생리 와서 생리대도 바꿔야 하는 데 그럴 거면 그냥 씻고 싶어.”하지수의 말을 듣던 송문수는 그제야 여자가 생리 기간일 때는 더욱더 신경 써서 몸을 챙겨야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어제까지만 해도 기억하고 있었는데 오늘 간만의 데이트라 너무 신난 탓에 그만 까먹어버린 것이다.“먼저 보고 있어, 나 금방 씻고 나올게.”“응.”하지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송문수는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어 단톡방에 문자를 보내보았다.[생리 기간에는 어떤 걸 신경 써줘야 하는 거예요?][송문수, 너 생리 기간도 못 참고 하려고 그러는 거야? 짐승 같은 놈.][날 좀 좋은 쪽으로 생각해주면 어디 덧나니? 나 그런 놈 아니거든.][그럼 그건 갑자기 왜 묻는데?][생리 때는 체온 유지에 신경 써줘야 해서 춥게 굴면 안 되고 피곤하지 않게 많이 쉬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술이랑 찬 건 되도록이면 안 먹는 게 좋고요. 하지만 지수 씨 성격이라면 남한테 기대는 걸 별로 안 좋아하니까 이 정도는 알아서 했을 거예요 이미.]소이연은 이내 송문수가 해야 할 일을 알려주었다.[문수 씨는 흑설탕물이나 끓여주세요. 피도 잘 통하게 해주고 생리통 푸는 데에도 효과적이에요. 그리고 흑설탕물은 달달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5화

    하지만 그리 남사스러운 말은 아니라서 하지수는 한마디 더 보탰다.“좀 그런 것 같기도 하고.”그 말을 들은 송문수는 입꼬리를 올린 채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려고 일부러 더 너스레를 떨었다.“내가 매력이 넘치는 걸 어떡하겠어.”그 능청스러운 모습에 하지수는 굳이 반박하지 않고 웃어 보였다.“하지수, 내가 전에 좀 막살았던 건 인정하는데 그래도 한번 결정한 일은 끝까지 하는 사람이야 나. 내가 너랑 잘 만나보겠다고 약속한 이상 절대 너한테 미안할 짓은 안 해.”“응, 알겠어.”하지수는 송문수가 하는 말이라면 뭐든 다 믿었다, 아니 다 믿고 싶었다.그리고 지금은 자신을 실망시키는 사람일지라도 언젠가는 바뀔 걸 알기에 그녀는 기다릴 수 있었다.“네가 나한테 맞춰주는 만큼 나도 너 실망시키지 않을게.”“알았어.”우쭐대며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는 역시나 고개를 끄덕여주었다.송문수의 말이라면 늘 이렇게 맞장구를 쳐주는 사람이 바로 하지수였다.밥을 다 먹고 난 둘은 해변가를 거닐었는데 붉은 태양이 바다에 걸쳐져 있어 노을이 아주 예쁘게 져 있었다.주변 환경은 별로였지만 그래도 경치는 봐줄 만해서 하지수의 기분도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하지만 점점 어두워지는 날에 좀 있으면 파도가 더 거세질까 봐 걱정됐던 하지수는 송문수를 보며 말했다.“문수 씨, 우리 이제 가자.”“가고 싶어?”“응.”“좀 더 있다 가자, 여기 좋잖아.”“좀 있다 보트도 타야 하잖아, 저녁엔 위험할 것 같아서 그래.”낮에 올 때도 무서웠는데 밤엔 더할 것 같아 하지수는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무서워?”송문수는 그런 하지수가 웃긴지 입꼬리를 씰룩이며 물었다.“응. 무서워.”“그럼 가자.”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에 송문수도 더는 말리지 않았다.하지만 그가 이렇게 제 의견을 바로 수락해줄 줄 몰랐던 하지수는 어벙벙한 채로 그를 따라 걷고 있었다.사실 집에 가고 싶다는 말도 원래의 그녀였다면 하지 않았겠지만 소이연이 했던 말이 떠올라 한평생 참고 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4화

    “왜 안 먹어?”송문수의 재촉에 하지수는 손으로 게를 잡고 뜯었는데 다른 곳보다는 맛있었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들였던 노력에 비하면 그리 맛있는 것도 아니었다.“어때? 맛있지?”“맛있어.”하지만 기대에 찬 송문수를 보며 차마 그런 말을 내뱉을 수는 없어 하지수는 웃으며 말했다.“역시 네가 좋아할 줄 알았다니까.”하지수를 긍정을 듣고서야 드디어 먹기 시작한 송문수는 음식을 집어 먹으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하도경이랑 여기 자주 왔었는데 현경이랑 지원이는 바빠서 같이 몇 번 못 왔었어.”“그랬구나.”“술 마실래?”“나 생리 왔잖아.”영혼 없이 답을 하던 하지수는 신나서 술을 제안하는 송문수에 또 체념한 듯 말했다.반복되는 실망에 기대를 하지 않다 보니 송문수의 무관심이 이젠 원망스럽지도 않았다.“아, 맞다. 그럼 음료수라도 마실래?”“물 줘 그냥.” 그녀의 대답에 송문수는 직원에게 물과 맥주를 부탁했다.지금 술을 마시면 좀 있다 돌아갈 때 운전은 또 하지수의 몫이 되겠지만 오랜만에 신난 송문수를 위해 하지수는 한 번 더 참기로 했다.상대방의 행복을 위해 한 사람만 계속 참는 건 좋은 연애가 아니라고들 하는데 하지수는 송문수가 기뻐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하지수는 정말 상대방에게 아주 관대한 사람이었다.밥을 먹으면서도 그녀는 간간이 소이연과 예수진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어디에서 데이트하는지 많이 궁금하길래 솔직하게 알려주니 예수진이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진짜 송문수답다, 연애 고자잖아 이건.][지수 씨, 문수 씨한테 거기 별로라고 얘기 못 했어요?][안 했어요, 뭐 그렇게까지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아직 서로 알아가는 단계니까 나도 문수 씨가 뭘 좋아하는지는 알아보고 싶어요.][알아가는 건 좋은데 그렇다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건 아니죠. 지수 씨, 부부 사이에는 그렇게 내외할 필요 없어요. 앞으로 평생을 함께할 사인데 불편한 게 있으면 용기 내서 말해야죠.]소이연의 말에 고개를 들어 본 하지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3화

    “맛있는 거 먹으러 갈 거야.”“친구들 말고는 다른 사람 데려간 적도 없는 곳이야. 네 기억에 남을 만한 맛집이니까 기대해.”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또 괜히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영화는 별로여도 식당은 좋은 데로 찾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차가 부둣가에 도착하고 송문수와 함께 차에서 내린 하지수는 울퉁불퉁한 길을 하이힐을 신은 상태로 걷자니 발이 아파왔지만 얼마나 대단한 맛집일까 싶어 애써 참으며 그를 따라 걸었다.그런데 식당은커녕 눈에 보이는 건 보트에 타라고 저를 향해 손짓하는 송문수뿐이어서 하지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바다에서 먹는 거야?”역시나 기대를 하지 말아야 했었던 걸까.송문수는 하지수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그녀를 잡아끌며 보트에 태웠다.곧이어 출발한 보트는 물살 때문에 심하게 휘청였는데 워낙 물을 무서워하던 하지수는 난간을 꽉 붙잡고 몰아치는 파도를 버텨내고 있었다.“와아!”송문수는 물 만난 고기처럼 아주 신나 보였지만 하지수는 도저히 소리를 지를 정신이 아니었다.밀려오는 파도에 온몸이 다 젖어버린 그녀는 번진 화장부터 열심히 세팅한 머리까지 지금 걱정투성이였다.데이트한다고 치마까지 꺼내입었는데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제 남자 친구 때문에 비 맞은 생쥐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게다가 생리까지 하고 있는데 여기는 화장실도 하나 없었다.도통 무슨 생각으로 이곳을 데이트코스로 선정한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라도 서프라이즈가 있을 거라고 본인을 위로하며 하지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하지수가 기대한 서프라이즈는 아니었지만 다른 의미의 놀라움은 끊이지 않았다.파도를 헤치며 달리던 보트는 똑같이 아무것도 없는 해변에 멈춰 섰는데 해변가에 세워진 집으로 가려면 맨발로 거기를 걸어가야 했기에 딱딱한 모래 때문에 하지수는 안 그래도 아픈 발이 더 아파왔다.그래도 아무 말 없이 송문수를 따라갔더니 그 힘든 과정을 거쳐 도착한 곳이 바로 시골 식당이었다.두 사람은 허름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