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36화

작가: 나설희
때가 되면, 알게 되는 법이기에.

심아윤이 손나은에게 많은 돈을 투자한 만큼, 소나은 역시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녀가 심아윤의 그 은혜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날부터, 그녀의 악몽은 시작되었다!

그녀는 동정하지 않는다.

소이연은 전화를 내려놓았다.

갑자기 머리 위에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옆에서 익숙한 냄새가 났다. 그녀는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요 며칠, 육현경이 늘 그녀 옆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옆방에 살고 있었다.

분명 결혼 발표를 하였지만, 그는 약혼자 옆에 있지 않았다.

소이연은 심아윤이 어느 정도로 비뚤어졌을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

“밤 먹어.”

육현경은 부드럽게 얘기했다.

최근 두 사람 사이는 그런대로 유쾌하게 지내는 편이었다.

격한 감정도 없고, 깊은 정도 없었다.

두 사람은 단지 친구처럼 지냈고, 그 누구도 선을 넘지 않았다.

소이연은 육현경을 따라 들어가서, 육현경과 함께 점심 식사했다.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계속 울리고 있었다.

“가서 전화 받아.”

소이연이 얘기했다.

심아윤의 전화가 틀림없었다.

심아윤은 매일 3번씩 그에게 전화했다.

매번 역시 식사 시간이었다.

심아윤은 똑똑한 사람이다. 그녀는 육현경과 소이연이 함께 식사할 것을 알고, 일부러 식사 시간에 맞춰 전화했다.

소이연은 사실 심아윤에게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얘기를 너무 해주고 싶었다.

그녀와 육현경 사이는, 심아윤에게 아무런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육현경은 일어서서 가서 전화를 받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목소리는 아주 낮았다.

소이연은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

기껏해야 연인 사이 그런 자질구레한 얘기일 테니.

전화 끊고, 육현경은 한참 침묵을 지키다 얘기했다.

“오후에 나갔다 와야 해, 저녁엔 기다리지 말고 식사해.”

“응.”

“저녁 식사는 미리 준비해 놓을게.”

“괜찮아.”

소이연은 거절했다.

요 며칠 육현경이 밥을 해 온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아침, 점심, 저녁, 정성을 다해서.

“네가 한 반찬은 그다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37화

    소이연은 휴대폰을 한번 보고 다시 내려놓았다.동시에 젓가락도 내려놓았다.“아기씨, 혹 입맛에 안 맞으십니까?” 요리사가 걱정하면서 물었다.“아닙니다. 속이 조금 안 좋아서요.” 소이연은 태연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실로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심리 작용이다.“의사 선생님 불러드릴까요?” “괜찮습니다.”의사는 최근 며칠 별장에 머물지 않았다.그녀의 건강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고, 다리가 조금 불편한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럼…”“일들 보세요, 저는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소이연은 일어서서 지팡이를 짚으면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어찌 된 영문인지,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가끔은 모든 사람은 속여도, 자신은 속일 수가 없다.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그녀는 전화를 한번 보았다.숨을 크게 쉬고, 그녀는 차분하게 전화 받았다.“수진 씨.”“지금 낙성 시에 계셔요?” 예수진이 물었다.“네, 무슨 일이죠?”“내일 시간 되면 우리 집에 초대하려고요, 최근 제 음식 솜씨도 많이 늘었고, 이연 씨와 지수 씨 함께 와서 제 솜씨 좀 맛보시고 평가 좀 부탁하려고요. 하도경에게 평가를 부탁하면, 늘 맛있다는 말로 넘겨 버려서요, 전 제 실력을 좀 평가받고 싶어요.”예수진은 하도경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행복해하는 모습은 감출 수가 없었다.소이연은 미소를 띠면서 얘기했다. “실망하게 해드려서 어떻게 하죠? 최근에 전 돌아갈 수 없어요.”“설마 심문헌과 함께 있어요? 그의 집에 있어요? 동거하셨어요?” 예수진은 흥분하면서 물었다.역시 뉴스를 본 모양이다.전에 사실 문자로 물어본 적이 있었다.그녀는 답장을 주지 않았다.설명하려면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다.“제 오빠… 육현경을 진짜로 포기할 생각인 거예요?” 예수진은 또 물었다.“육현경은 당신을 포기했는데, 아직도 그 사람을 두둔해요?” 소이연은 참지 못하고 농담을 건넸다.“포기는 아니죠. 오빠가 지금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고모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38화

    물론 그녀는 예수진과 하도경을 지지한다.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 그것에 대한 환상도 있었다.아마도…소이연은 자신마저 모순되었다.“그럼, 언니 뜻은, 나와 하도경 함께 해도 된다는 얘기죠?” 예수진이 물었다.“제 생각엔, 두 사람 사이가 좋으면… 그렇게 전통적인 사고방식은 버려도 된다고 생각해요.”“전통적이지 않아요. 단지 매번 그 정도는 아니었을 뿐이지. 한번에 제가 그런 영화를 보는 모습, 하도경에게 들켰어요.” 예수진은 말하고도 쑥스러워했다.“그런 영화?” 소이연은 웃었다.“오해하지 말아요, 지수 씨가 부탁해서, 제가 찾아주던 찰나에 하도경이 이를 본 것이죠. 그때 나와 하도경 두 사람 너무 쑥스러웠어요! 하지만 그때 자칫 잠자리할 뻔했는데, 불꽃만 튕기고 끝났죠. 하도경에게 급한 일이 생겨서, 아니면 그때 이미 잠자리했을 걸요.”“그 후에는, 후에는 기회가 없었어요? 당신이 이렇게 수줍음이 많은 줄은 오늘 알았네요.”“저도 여자예요.” 예수진은 반박했다. “이런 일은 남자가 리드해 줘야죠. 하도경이 겉모습은 바람둥이 같아 보여도, 이런 일엔 또 이상할 만큼 보수적인 사람입니다. 전 진짜로… 그래서 말인데, 제가 주동적으로 다가가면 어떨까요? 잠자리하지 않으니, 왠지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에요.”“하도경을 택했으면, 그에 대한 감정이 진짜라면, 그런 방면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다 리드할 수있다고 생각해요. 전 당신 생각을 지지합니다.” 소이연은 수진을 지지했다.이쯤 되었는데, 예수진더러 순결을 지키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그럼… 준비해 볼까?” 예수진은 기뻐서 퐁퐁 뛰었다.“그래요.”“그리고, 언니는 언제 돌아와요?” 예수진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심아윤이 자란 낙성 시에 있으면, 공기마저 더럽다는 생각 안 해요?”소이연은 웃었다.예수진의 이런 성격이 진짜로 마음에 들었다.만약, 그녀가 가정의 변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일 끝나는 대로 갈게요.”건강이 회복되면, 돌아갈 거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39화

    소이연이 몸을 돌리자, 육현경은 그녀를 뒤에서 안았다.그의 몸에서 강한 술 냄새가 풍겨왔다.오늘 저녁에 과음한 듯했다.“가지 마.” 육현경은 소이연을 품에 안았고, 그의 입술은 그녀의 목덜미 가까이에 닿아 그녀에게 나는 특유의 향기를 한껏 맡고 있었다.아주 진지하게.그는 그녀를 점점 더 꽉 안았다.그녀의 목덜미 사이에 입술을 대고 있었고, 호흡은 거칠어졌다.“이여자, 저 여자 껴안는 느낌이 그렇게 좋아?” 소이연이 물었다.그에 대한 감정은, 의외로 냉담했다.육현경의 몸은 약간 변화가 생겼다.“나와 심아윤, 누구를 안을 때 느낌이 더 좋아?” 소이연은 비꼬듯 물었다.육현경은 삽시간에 몸이 굳었다.“미안. 난 재스민 향 향수를 좋아하지 않아.” 소이연은 이어서 얘기했다.육현경의 몸에 배인 심아윤의 향수 냄새를 그녀는 맡았다.육현경은 팔의 힘을 조금 풀었다.소이연은 몸을 움직여 쉽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그리고 방문을 꽉 닫았다.마치 그에 향한 문을 닫은 것처럼.소이연은 다시 침대에 돌아왔다,그렇게 목이 마르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물을 마시지 못하니, 온몸이 불편했다.그녀는 침대에서 잠을 청했지만, 여전히 잠은 오지 않았다.재스민 향이 코끝에서 사라지지 않았다.소이연은 침대에서 일어나 바로 욕실로 향해 갔다.혼자 걸을 수 있고 난 뒤로, 그녀는 매일 샤워했다.샤워할 때, 감염에 주의하고,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면 큰 문제는 없다고 의사가 얘기해 줬었다.그녀는 매번 조심스레 몸에 난 상처, 다리에 난 상처를 피해서 샤워를 했다.소이연이 샤워하는 속도는 조금 느렸다.주요 원인은, 아직도 불편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샤워 후, 깨끗한 옷을 갈아입고 소이연이 시계를 보니, 새벽 1시가 되었다.침대에 돌아와 보니, 침대 위에 물 한 잔이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그것도 보온병에 담아온 물, 그녀가 좋아하는 따뜻한 온도로.소이연은 입술을 깨물었다.사실 그녀에겐 자다가 깨어나 물을 마시는 습관이 없었다.하지만, 육현경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40화

    주방 식탁 앞.한 가정부가 육현경 앞으로 다가와서 공경하게 얘기했다. “육 선생님, 어제 입으신 정장 버리라고 분부하셨습니까?”아마 조금 확신이 안 가서 물어본 듯하다. 육현경의 옷은 모두 고가이고, 잘못 버렸다간 가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기 때문이다.“네.” 육현경은 머리를 끄덕였다.가정부는 뭐라고 또 얘기하고 싶은 듯했다.하지만 부자의 생활에 대해 그들은 잘 알지 못하기에 머리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그리고 자리를 떠났다.소이연은 가정부를 한번 보고, 다시 육현경을 보았다.“사실, 나를 장안 시에 보내줘도 됐었어.” 소이연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녀는 자신이 여기에 있겠다고 해서 육현경이 더 즐거워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두 여자 사이에 껴서 오히려 더 불편할 뿐.“내 옆에 있으면 안심이 돼.” 육현경은 바로 거절했다.“그러면, 언제까지 옆에 있게 할 생각이야?”“상황을 보면서.” 육현경은 그녀에게 확실한 답을 주지 않았다.소이연은 입술을 깨물었다.결국, 더 묻지 않았다. 어차피 늦어도, 육현경과 심아윤 결혼 전까지니.그 둘은 다음 달에 식을 올리게 된다.…장안 시.예수진은 오늘 특별히 몸매가 드러나는 블랙 원피스를 입었다.그녀가 특별히 고르고 골라서 산 것이다.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원피스이다.거울 속에 비춰진 자신을 보면서, 그녀는 조금 떨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추워서가 아닌, 긴장감 때문에.그녀도 왜 긴장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예전에 촬영할 때, 아무리 큰 장면이라도 그녀는 긴장하지 않았다.이번엔 단지 하도경에게 자신을 선물로 주는 것뿐인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히 성사될 일인데, 뭐가 그렇게 부끄러울까.그녀는 하도경이 자신의 모습을 본 후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아마도… 참지 못하겠지.전화가 울렸다.예수진은 가슴이 떨렸다.하도경에게서 온 전화를 보고, 입가에 미소를 띠고 얘기했다. “오고 있어?”지금은 오후 5시.그녀에게 6시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41화

    “난 믿어.” 계지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하도경이 뭐라 반박하려던 찰나에 계지원의 목소리가 들렸다.하도경은 당연히 송문수의 생각을 알고 있었다. 그가 예수진을 데리고 나와 그들을 만나게 하려는 것이었다.그와 예수진이 사귄 지 이미 몇 달이나 지났는데 한 번도 그들에게 보여준 적이 없었다.어떨 때는 송문수의 각종 핍박을 이기지 못하고 그들에게 솔직히 말하려고 예수진의 의견을 물어보았지만, 그녀가 원하지 않았다.그는 예수진이 육씨 가문 일을 겪고 나서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지금 두 사람이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예수진의 가장 친한 친구 소이연과 하지수를 빼고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예수진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육씨 가문 사람들이 그를 힘들게 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예수진은 그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고, 자기가 육 여사님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시간이 좀 지나고 육 여사님의 복수심이 조금 가라앉으면 더 이상 그녀에게 힘을 쏟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때가 되면 그들은 편하게 연애할 수 있을 것이다.하도경은 당연히 예수진을 존중했다.맞다. 그는 전형적인 이성적이고 성격이 유한 사람이었다.그래서 송문수가 무슨 말을 하든 한 글자도 말하지 않았다.“너 하도경 여자친구 누군지 알아?” 송문수가 묻더니 놀란 눈치였다.설마 나 혼자서만 모르고 있는 건 아니지?평소 하도경이랑 같이 노는 시간이 제일 많았는데 하도경이 나한테만 숨긴다고?뭐야, 설마 친구 와이프까지 건드릴까 봐 그러는 거야?송문수가 화를 내려던 그 순간 계지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몰라, 그냥 느낌이 좋아.”“허.” 송문수가 경멸하는 눈으로 쳐다봤다.만나본 적도 없는데 느낌은 어떻게 알아?!“도련님, 할아버님과 부인께서 식사 준비하라고 하십니다. 우선 손님분들 거실로 모셔주세요.” 가정부가 정중하게 말했다.“네.” 세 사람은 지금 3층의 게임룸에서 놀고 있었다. 하도경이 대답했다. “너희 둘은 더 놀아. 난 가서 손님들 불러올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42화

    “안녕.” 육가희는 조금 쑥스러웠다.육씨 가문에 온 지 벌써 몇 개월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상류사회의 생활에 적응이 되지 않고,다시 잃을까 두려운 마음에 결국 자신감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그러고는 말이 없었다.어색한 분위기가 맴돌았다.“너 이 자식, 평소에는 말만 잘 하면서 예쁜 여자만 보면 벙어리가 되네.” 윤희연이 감정적으로 상황을 수습하고자 했다.하도경이 반박하고자 했다.육은숙이 말했다. “평소에 나도 가희 데리고 잘 안 나가서 내성적이야. 내가 너무 보호를 잘 한 거지.”“그럼 이제 가희 열심히 데리고 다녀, 도경이도 평소에 할 거 없으면 가희 좀 데리고 나가고.”“누가 나 할 일 없대? 나 바빠.” 하도경이 말했다.“바쁘긴 뭐가 바빠? 술 먹느라 바쁘지?” 윤희연은 자기 아들 체면은 살려주지 않았다.사람들 앞에서 하도경도 그녀와 싸울 수 없었다.“그럼 이제 도경이한테 우리 가희 좀 부탁할게.” 육은숙이 이때를 틈타 말했다.하도경이 대답하지 않자, 그의 엄마는 그를 때렸다.“네.” 하도경은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송문수와 계지원이 옆에서 지켜보다가, 서로 눈을 마주쳤다. 맞선 자리인 것을 눈치챈 것이었다.“맞다, 은숙아. 가희 지금 연예계 쪽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윤희연이 또 다른 화제를 언급했다.“맞아. 오늘도 나랑 리허설 연습하느라 이 시간에 온 거야.”“그럭저럭 괜찮아?”“아주 괜찮아. 별문제 없을 거야.” 육은숙이 말했다.“그건 그렇지, 네가 있는데. 누구든 네 체면 좀 살려주지 않겠어?” 윤희연이 농담을 던졌다.하지만 육은숙은 아무 반응도 없었다.그녀가 갑자기 계지원에게 물었다. “지원아, 너도 연예계에 오래 있었는데, 오 감독 팀 어때?”“업계에서 몇 안 되는 겸손하고 능력도 있는 감독이에요. 그분 작품이라면 업계에서 쉽게 유명해질 수 있을 거예요.” 계지원은 솔직히 평가했다.“그럼 다행이다. 그 사람 인지도가 좀 부족해서 가희한테 안 좋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어.” 육은숙은 걱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43화

    저녁 식사 후.하도경은 급히 송문수, 계지원과 함께 자리를 떴다.매년 생일 때마다 이런 식이었다. 낮에는 부모님과 형식적인 식사를 하고, 저녁 연회가 끝나고 나서야 자기만의 시간이었다.몇몇 사람들이 저택을 나서려던 때.“도경아.” 윤희연이 갑자기 그를 불렀다. “가희도 데리고 가서 같이 놀아.”“내가 어떻게 데리고 놀아?” 하도경은 기분이 팍 상했다.“너 노는 대로 같이 놀아.”“우린 다 남잔데...”“그러니까 가희한테 너희 감시시키는 거지.” 윤희연이 강하게 말했다. “어쨌든 가희는 너한테 맡긴다.”“나한테 뭘 어쩌라고?” 하도경은 폭발했다. “우리 셋 중에 제일 친한 건 계지원이야. 계지원은 삼촌이고, 맡기더라도 계지원한테 맡기는 게 맞지.”계지원은 하도경을 흘끗 보았다. 책임 전가를 참 잘하는 친구다.“너희들 중 누구한테 맡기든, 가희는 저희한테 맡길게. 이모는 나랑 집에서 수다 좀 떨어야 하거든. 아무튼 얘 잘 봐. 무슨 일 생기면 맞을 줄 알아.” 윤희연이 협박했다.말을 끝내고 하도경에게는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육가희를 그들에게 맡긴 채 자리를 떴다.윤희연이 가고 난 뒤, 그들 셋과 육가희만 남았다.육가희는 겁이 많은 듯 고개를 숙이고 긴장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하도경은 어이가 없었다.그가 어쩔 수 없이 타협하려던 그 순간.계지원이 갑자기 말했다. “하도경, 문수랑 먼저 가. 내가 차로 가희 데려다줄게.”하도경은 계지원을 보고 있었다.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친구로 지내니 호흡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당연히 계지원이 육가희를 집에 보내려는 뜻인 것을 알고 있었다.하도경은 장난으로 계지원을 주먹으로 한 대 치면서 순간 얼굴이 폈다. “그럼 기다릴게.”“알겠어.”하도경과 송문수가 먼저 자리를 떴다.계지원은 육가희에게 말했다. “가죠.”“네.”육가희는 계지원을 따라 계지원의 차에 탔다.차 안은 조용했다.육가희는 몇 번이고 입을 열고자 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44화

    이미 차에서 내린 계지원이 보였다.육가희는 계지원을 따라 작은 포장마차에 앉았다.정말 이 상류사회로 들어오고 나서야 깨달은 사실인데, 주변에 모두 뛰어난 사람들이었다.예를 들면 계지원.그는 그냥 작은 포장마차에 앉아 떡볶이를 기다리고 있을 뿐인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모두 쳐다보았다.그들 사이에서 계지원이 출중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주 특출나다.두 사람은 각자 한 접시를 시켰다.계지원이 한 입 먹었다.조금 달았다.게다가 사실 그는 단 음식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다.“맛있어요?” 육가희가 물었다.“네.” 계지원이 대답했다.육가희를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미지근했다.육가희도 눈치가 빨라,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조용히 고개를 숙여 자신의 것을 먹고 있었다.“사장님, 떡볶이 2인분 주세요. 1인분은 포장, 1인분은 먹고 갈게요.”갑자기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계지원은 포크를 들고 있던 손이 잠시 멈칫했다.그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먹고 있었다.옆에 있던 의자에 누군가 앉았다.포장마차의 자리는 아주 좁았고, 떡볶이를 먹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대부분 합석해 있었다.예수진은 이제 다른 사람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먹는 것에 익숙해졌다.그녀는 자연스럽게 빈자리에 앉았다.하도경이 몇 시에 오는 지도 몰랐다.그녀는 치마를 벗고 두꺼운 패딩을 입고 떡볶이를 먹으러 나왔다.너무 배가 고팠고, 하도경이 송문수와 술을 먹으러 갈 것을 생각하면 집에 왔을 때 단 게 먹고 싶을 것 같아 1인분은 포장한 것이다.이제 막 앉았는데, 예수진 역시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누군가의 느낌...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아주 오래된 듯, 계속 있었던 것 같았다.그녀는 사실 애초에 옆에 있는 사람들 보지 않았다.하지만 그 순간 깨달았다.그녀는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려 다른 자리를 찾고 있었다.“예... 수진?” 육가희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듯 그녀를 불렀다.

최신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9화

    “너 내일 후회할 거야.”이런 하지수를 앞에 두고 참는 건 송문수에게도 곤욕이었다.온몸이 떨릴 정도로 힘을 주고 있는 것보다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는 게 더 힘들었다.“후회 안 해.”“딱 하나 후회되는 게 있다면 내가 이 나이 먹도록 한번 밖에 못 해봤다는 거야. 그리고 그 한 번도 진짜 별로였어.”“뭐?”아까부터 한번을 강조하는 하지수에 송문수는 의아하다는 듯 되물었다.“그 한 번도 다 너한테 맞춘 거였잖아.”고작 한 번이라니, 그럴 리가.그런데 또 곱씹어 보니 둘이 함께 잔 건 한 번뿐인 것 같긴 했다.하지만 송승우와 그렇게 오래도록 사귀면서 송승우 방까지 들락날락하던 게 하지수인데 그런 그녀의 인생에서 저와 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이번엔 내가 움직일 거야.”하지수는 잔뜩 풀린 눈으로 당차게 말했지만 그녀의 말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나 또 밀어내면 그땐 진짜 물어버릴 거야.”말을 마친 하지수는 송문수를 바닥에 눕힌 뒤 그 위에 올라탔다.“반항하지 마.”곧바로 하지수의 입술이 자신에게 다가왔지만 송문수는 정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이 상황에 그녀를 밀어내면 하지수가 정말 울어버릴 것만 같아서.그녀의 우는 모습을 보는 건 언제나 가슴 아픈 일이었기에 송문수는 그냥 가만히 있는 걸 택했다.그렇게 내일 그녀의 원망도 다 받아낼 심산으로 송문수는 하지수의 움직임에 몸을 맡겼다.뜨거운 하룻밤을 보낸 뒤, 아침이 밝아오자 하지수는 몸을 뒤척였다.온몸에 차에 깔리기라도 한 듯 무거웠고 발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도 힘들었던 그녀는 힘겹게 눈부터 떠보았다.익숙하고도 낯선 이곳은 그녀의 기억 속에 있던 송문수의 집이었다.그리고 눈을 떠 주위를 둘러보니 어제의 기억 조각들이 하나하나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 같았다.그것들이 마침내 온전한 하나가 되었을 때, 하지수는 얼굴을 붉혔다.본인도 몰랐던 자신의 대담한 모습을 그녀는 차마 깊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술이 깬 지금에 와서는 절대 못 할 일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8화

    송문수는 자신마저도 취해버린 것 같았다.그래서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도 분간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마침내 입술을 뗀 하지수가 오랜만에 얌전해진 송문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자신의 키스에 몸을 맡기며 가만히 있기만 하는 그에 하지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문수 씨, 내가 하는 키스가 그렇게 별로야?”별로라니, 흥분해서 자칫하면 이성이 끊길뻔했는데.여기서 입을 열면 더 이상은 참지 못할 것 같아 송문수는 이번에도 그녀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어디가 별론지 얘기해주면 내가 고칠게, 응?”송문수는 아까부터 마른침만 삼키고 있었다.부단히도 움직이는 그의 울대가 그의 초조함을 대변하고 있었다.하지수 앞에서만큼은 속절없이 무너지는 송문수라 하지수가 한마디만 더 하면 그는 정말 무너져내릴 것만 같았다.“지수...”그래서 그만하라고 말하려 하는데 하지수가 본인의 손가락을 송문수의 입에 가져다 댔다.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진 지 아는 송문수는 지금 이마에 핏줄이 도드라질 정도로 힘을 주며 간신히 참고 있었다.이대로 가면 정말 무슨 일을 저지를 것만 같은데, 그걸 다 알면서도 그는 하지수를 밀어낼 수가 없었다.그런데 하지수는 점점 과감해지는 건지 이젠 하다 하다 손까지 집어넣어 송문수의 몸 곳곳을 어루만지고 있었다.그녀의 손길이 지나간 곳이면 그게 어디든 불에 덴 듯 뜨거워 났다.송문수 역시 술을 마신 몸이라 버티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그래서 그는 자신이 느슨해져서 이 상황을 즐기는 일이 없게 온몸에 힘을 꽉 주고 있었다.하지 마 하지수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점점 더 깊은 곳까지 손을 움직여왔다.“아!”그러다 결국 송문수에게 손이 잡혀버린 그녀는 울망울망한 눈으로 송문수를 올려다봤다.자칫하면 그곳까지 갈 수도 있었는데 뭐가 아쉬워서 저런 표정을 짓는지.송문수는 심호흡으로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말했다.“그만해 하지수.”“왜?”“별장에 데려다줄게.”저 순진무구한 눈을 보고 있으면 송문수도 빨려 들어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7화

    술에 취한 하지수의 고집을 당해낼 수 없었던 송문수는 결국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다.밤늦은 시간에 별장에 들어가면 다른 가족들을 깨울 수도 있으니 집에서 잠만 재운다는 핑계를 대가며 말이다.송문수가 하지수를 침대에 눕히고 자리를 뜨려 하자 하지수가 그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가지 마.”손끝에서 느껴지는 하지수의 온기에 송문수의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하지수, 잘 봐. 나 송문수야.”“알아, 네가 송문수인 거. 나 버린 무책임한 놈이잖아 너!”풀린 눈으로 저를 쳐다보며 말하는 하지수에 송문수는 입술을 말아 물었다.술을 마신 하지수는 송문수가 감히 컨트롤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왜 날 송승우한테 넘긴 거야? 내가 물건이야? 네가 뭔데 날 송승우한테 준다 만다냐고!”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하지수는 침대에 올라 선 채 송문수를 내려다보며 소리쳤다.“서 있지 말고 일단 앉아, 그러다가 넘어져.”“안 넘어져.”하지수는 송문수의 말을 듣지도 않고 계속 질문만 퍼부었다.“왜 날 밀어내는 건데! 내가 어디가 별로야? 몸매가 별로야 아니면 내가 못생겼어? 뭘 그렇게 일일이 다 따지고 들어? 넌 보는 눈이 그렇게 높아?”“일단 누워.”“싫어.”송문수가 그녀를 잡아주려고 손을 뻗으면 하지수는 곧장 몸을 돌려 피하곤 했다.그렇게 휘청대는 하지수를 보는 게 송문수는 조마조마하기만 했다.“내 말에 대답부터 해. 왜 날 싫어하는 거야?”“난 너 싫어한다고 안 했어.”그의 대답에 송문수를 향해 손가락질하던 하지수가 금세 눈시울을 붉혔다.“넌 그냥 내가 싫은 거잖아! 나 말고 밖에 있는 그 못된 여자들을 더 좋아하는 거잖아. 나도 그 여자들처럼 변하면 나 좋아해 줄 거야?”“그런 거 아니야.”“변명하지마! 넌 그냥 몸매 좋고 능숙한 그런 여자들만 좋아하는 거잖아. 내가 모를 줄 알아?”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혼자 화를 내는 하지수가 송문수는 어이없기만 했다.술을 마신 하지수는 아예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6화

    예수진:[저 둘이 나랑 지원 씨보다 더한 것 같아요.]소이연:[수진 씨도 본인들이 너무했다는 건 아네요.]예수진:[... 송문수랑 지수 얘기나 해요.]소이연:[일단 오늘은 지수 씨도 스트레스 풀게 그냥 놔두고 내일 다시 이야기해봐요.]예수진:[그래요.]그렇게 하룻밤 사이에 하지수는 5병의 맥주를 모두 비워냈다.이미 한계에 다다른 그녀는 해롱해롱해지고 몸에 힘도 빠지자 그대로 테이블에 엎드렸다.속도 쓰리고 마음은 더할 나위 없이 아팠다.누가 자신을 억누르는 것만 같은 느낌에 하지수는 당장이라도 속 시원히 소리라도 치고 싶었지만 그녀는 습관적으로 또 참아내고 있었다.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은 탓에 늘 불안에 떨며 살아와서 그런지 그녀는 한 번도 자신을 가감 없이 드러내 본 적이 없었다.감정을 숨기고 애써 괜찮은 척 웃어 보이는 게 하지수라는 사람이었다.“다들 많이 마신 것 같은데 이제 일어나.”예수진이 말을 꺼내자 소이연도 남편을 보며 말했다.“현경아, 시간도 늦었는데 우리도 이만 갈까?”아내 바라기였던 육현경은 이미 입가에 가져다 댄 술잔도 바로 내려놓고는 그녀를 따라나섰다.그들이 떠나고 혼자 덩그러니 앉아있던 하도경 역시 예수진의 눈짓에 자리를 비워야만 했다.“그럼 나도 갈게.”아직 술을 덜 마신 게 아쉽긴 했지만 예수진의 눈빛을 당해낼 수 없었던 하도경은 결국 소이연 부부의 뒤를 따라갔다.모두가 자리를 뜨자 예수진은 그제야 술을 퍼마시고 있는 송문수를 향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지수 집에 좀 데려다줘.”“오늘은 그냥 여기서 자고 가라고 해.”“안돼, 난 손님 집에서 안 재워.”“하도경은 너희 집에서 잤잖아.”“지수랑 하도경이랑 같아? 걔는 내 남편이 될뻔한 사이였잖아.”아무 말이 막 하는 예수진 때문에 계지원은 마음이 아파왔다.하룻밤 사이에 두 남자의 마음을 후벼 파 놓은 예수진은 아무렇지 않게 웃음을 터뜨리는 송문수를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어쨌든 아직은 이혼 전이니까 네가 지수 남편이야. 지수 안전은 너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5화

    그 말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어색해지자 예수진이 다급히 말을 받았다.“너랑 나랑은 다르지.”“뭐가 다른데?”“난 너 안 좋아하니까 친구로 지낼 수 있는 거야.”그런 아픈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예수진에 하도경은 충격받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헤어질 때 준 상처로는 부족했는지 만날 때마다 이렇게 하도경의 가슴을 후벼 파는 예수진이었다.“진짜 사랑했던 사람들은 친구가 될 수 없어, 내 말이 맞지 지수야?”일부러 하지수를 언급했지만 그녀는 입술만 말아 물고 있었고 오히려 송문수가 대답을 가로챘다.“그냥 친구로 지낼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해서 그럴 수도 있지.”하지수는 입까지 올라온 말을 삼켜냈고 예수진은 생각 없이 아무 말이나 막 뱉는 송문수를 노려보며 저 싹수면 이혼당할 만하다고 생각했다.“우리 진짜 오랜만에 모인다, 다음에 만날 때쯤이면 우리 애도 다 태어났겠어.”“도경아, 오늘은 진짜 취하기 전엔 아무도 집에 보내지 말자.”계지원이 분위기를 풀기 위해 말하자 하도경도 눈치 있게 대꾸했다.“좋아.”어차피 예수진 때문에 마음고생을 너무 해서 더 다칠 마음도 없었기에 하도경은 공허한 제 가슴에 술이나 퍼부으려고 맥주를 따기 시작했다.그렇게 남자들 앞에 한 병씩 놓아준 하도경은 여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 여자분들은 물, 우유, 음료수 중에 고르세요.”“전 물 마실게요, 알아서 마실 테니까 신경 안 쓰셔도 돼요.”“전 맥주 주세요.”평소엔 술을 즐기지도 않고 예수진과 소이연이 마실 때만 한 잔씩 같이 마시던 하지수가 갑자기 맥주를 요구하자 다들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쳐다봤다.“오랜만에 보는 거니까 저도 한잔하고 싶어서요. 요즘 송승우 옆에만 있느라 또 언제 나올지도 모르잖아요.”“송승우는 좀 어때?”궁금한 건 못 참는 예수진이었기에 말 나온 김에 하지수를 향해 물었다.“아직도 죽겠다고 난리야?”“아니,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다 큰 남자가 왜 자기 목숨으로 가족들 협박하는 거야?”처음에는 송승우를 안타까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4화

    그 한 달 동안 송문수는 하지수 앞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부모님이 같이 밥이라도 먹자고 집으로 불러도 송문수는 회사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 모임에도 참석하지 않았다.말은 그렇게 해도 본인이 내키지 않아서 안 온다는 걸 허영지와 송기명은 알고 있었다.불행 중 다행으로 송승우의 회복속도는 눈에 띄게 빨랐다.송씨 집안 주치의가 매일같이 검사를 진행하며 회복속도를 체크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면 두 달 뒤에 바로 의족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소견도 듣게 되었다.그 말에 허영지와 송기명도 마침내 큰 시름을 덜었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송승우와의 교제를 약속한 하지수도 매일 그의 옆을 지키며 함께 재활 치료를 진행하고 있었다.그렇게 별장에서만 지내던 어느 날, 하지수는 예수진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곧 출산하는 데 그러면 산후조리원에 가야 해서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지 못하니 그전에 한 번 만나서 원 없이 밥이나 먹자는 연락이었다.그 말을 들은 하지수는 자신에게도 기분전환이 필요하다 싶어 더 고민할 것도 없이 그녀의 제안을 수락했다.지금 본인의 상태가 우울한 건지는 잘 몰랐지만 살아갈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마음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송문수도 가는 거야?”예수진과 밥을 먹으러 간다는 얘기를 송승우에게 했을 때 그가 던진 첫마디가 바로 저것이었다.송문수와 예수진의 사이가 돈독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송문수와 하지수가 따로 만날까 봐 걱정돼서 한 질문인 것 같았지만 하지수는 바로 대답했다.“몰라요, 그건 안 물어봤어요.”“그런데 문수 씨가 간다고 해도 내가 못 갈 이유는 없잖아요. 송문수 때문에 내 가장 친한 친구를 안 볼 순 없어요.”하지수가 너무 직설적으로 말해 당황했던 송승우는 멋쩍게 웃으며 대꾸했다.“그냥 한번 물어본 거야. 속 아프니까 술은 너무 많이 마시지 마.”“네.”그날 저녁 하지수는 바로 예수진의 집으로 향했다.그때 집에는 예수진의 가족뿐이었는데 안 본 사이 더 커진 배를 보니 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3화

    이혼 시간까지 다 정하고 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 둘은 가만히 소파에 앉아있었다.그 숨 막힌 정적 속에서 한참을 앉아있던 송문수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난 이만 가볼게.”말을 마친 송문수는 하지수가 대답하기도 전에 등을 돌려 집을 나서버렸다.서울을 떠날 때처럼 미련 없이 돌아서는 송문수에 하지수의 시야가 흐려졌다.하지수는 뿌얘진 시야에 끝까지 그의 뒷모습을 담았다.이튿날, 하지수는 약속대로 송문수와의 이혼을 위해 법원으로 향했는데 송문수는 먼저 와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하지수가 차에서 내리며 안에 앉아있는 또 다른 이와 뭐라고 말하는 걸 지켜보았다.그 안의 있는 사람은 당연히 송승우일 것이기에 송문수는 시선을 돌리며 라이터를 만지작거렸다.공공장소에서는 흡연이 금지된 상태였기에 그는 이런 식으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를 잠재우고 있는 것이었다.하지수는 대화를 마친 건지 종종걸음으로 송문수에게 다가가 말했다.“오래 기다렸어? 미안해.”“아니야, 내가 빨리 온 거야.”그녀가 제게 다가오자 송문수는 라이터를 주머니에 찔러넣으며 말했다.“들어가자.”“그래.”그렇게 둘은 법원으로 들어가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때 송문수가 합의서를 건네며 말했다.“내가 알아서 작성했는데 맘에 안 드는 거 있으면 바로 말해줘, USB 챙겼으니까 여기서 고칠 수 있어.”사실 어젯밤 송문수가 파일을 보내와서 하지수는 이미 확인을 마친 상태였다.둘 사이에는 자녀가 없으니 양육권 싸움도 없었고 이익을 따지는 사이가 아니니 재산분할에도 큰 문제 없었다.그럼에도 제게 40억을 주겠다는 송문수를 하지수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어차피 큰돈도 아니라서 헤어지는 대가로 주겠다는 그의 말에 공감이 가 그저 받기로 했다.송문수한테는 정말 적은 돈이긴 하니까.그리고 돈으로서 둘 사이를 깔끔히 정리하는 걸 송문수도 원할 것 같아 하지수는 결국 그걸 받는 조건으로 서류에 사인을 한 것이다.이혼서류를 제출하자 직원이 한 달간의 이혼 숙려기간이 있다는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2화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었지만 핸들을 잡은 손이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제멋대로 날뛰는 심장임에도 송문수는 그걸 애써 무시하며 집으로 향했다.차가 멈추자 하지수는 송승우를 부축하며 차에서 내렸는데 송승우의 몸은 껌딱지처럼 하지수에게 딱 달라붙어 있었다.그를 차에서 내려 휠체어에 앉히는 모든 과정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마치 매일 하던 행동인 것 마냥, 그래서 몸에 배어버린 것마냥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하지수, 송문수, 송승우가 집 안으로 들어가자 허영지와 송기명도 마침 도착해있었다. 나이 드신 분들이라 보름 동안 돌아오지 못했던 집이 그리웠던 허영지와 송기명은 바로 방으로 돌아갔다.아무리 편한 호텔에서 자도 제집만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은 먼저 잠부터 청했다.그리고 송승우도 피곤해해서 하지수는 휠체어를 밀며 그를 방에 데려다주었다.순식간에 혼자 남아버린 송문수는 소파에 앉아 하지수를 기다렸다.원래는 송문수를 데려다주고 나가려 했는데 저에게 할 말이 있다는 하지수 때문에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솔직히 하지수가 언제 내려올지는 미지수였기에 송문수는 하지수가 잠에서 깬 다음에 내려올 수도 있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그렇게 되면 하루를 꼬박 기다려야 할 수도 있었지만 송문수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였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2층에서 홀로 내려오는 하지수가 보이자 송문수의 심장박동은 저도 모르게 빨라졌다.몸에 힘이 자꾸만 들어가며 뭐가 그렇게 긴장되는지 몸을 가만둘 수가 없었다.하지수가 자연스럽게 송문수의 옆에 자리 잡고 앉기는 했지만 둘 사이에는 아직도 어색한 기류가 감돌고 있었다.부부인데도 부부답지 않았고 가족임에도 가족 같지 않은 둘의 애매모호한 사이 때문이었다.이렇게 보니 제 인생은 참으로 우습기 짝이 없는 것 같아 송문수는 바로 본론부터 꺼냈다.“나한테 할 말 있다며, 뭐야?”송문수는 더 이상의 희망을 품지 않기 위해, 하지수와 한 지붕 아래에서 얼굴을 맞대지 않기 위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1화

    “난 충동적인 적 없어요, 그리고...”하지수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송승우가 대뜸 소리를 질렀다.“그럼 너 나랑 다시 사귈 수 있어?”터무니없는 그의 말에 하지수는 적잖이 당황했는데 송승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네가 내가 아닌 송문수를 좋아한다는 걸 난 못 믿겠어. 난 아직도 네가 그때 내가 말도 떠난 일로 화내는 것 같아. 그러니까 나랑 다시 사귀자. 6개월만 만나보고 그때도 네가 송문수를 선택한다면 나도 깔끔하게 포기할게.”하지수는 자신이 송승우를 다시 좋아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가 완벽히 포기해야 끝나는 싸움이었기에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버렸다.하지수는 이제 송승우와의 이 지긋지긋한 인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좋아요.”하지수가 긍정적인 답을 하자 자신만만했던 송승우의 얼굴에는 바로 미소가 번졌다.자신이 한쪽 다리를 잃긴 했지만 송승우는 그래도 하지수의 사랑을 다시 거머쥘 자신이 있었다.송승우는 단 한 번도 송문수를 제 상대로 여겨본 적이 없었다.그리고 하지수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렇게 완벽한 저를 놔두고 멍청한 송문수를 선택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조건이 하나 더 있어.”“말해요.”“문수랑 이혼부터 해.”“네가 나랑 사귀겠다고 했잖아. 난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수군거리는 게 싫으니까 당당하게 너랑 만나고 싶어.”송승우의 말에 하지수는 입술을 말아 물고 생각에 잠겼다.송문수와의 결혼 관계를 유지하며 송승우와 만나는 건 바람피우는 거랑 다를 바가 없는데 그건 서로에 대한 존중을 깨는 거라서 하지수도 썩 내키진 않았다.“알겠어요.”하지수가 이혼만 하면 저와 재결합을 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이기에 송승우의 미소는 아까보다 더 선명해졌다.“대신 나도 조건이 있어요.”“뭐든 말만 해.”기분이 좋았던 송승우는 하지수가 제시한 조건을 고민도 없이 받아들였다.송승우는 하지수는 어차피 저 아니면 안 된다고 자신을 하고 있었다....일주일 뒤, 송승우가 퇴원하자 드디어 가족들이 전부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