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연이 몸을 돌리자, 육현경은 그녀를 뒤에서 안았다.그의 몸에서 강한 술 냄새가 풍겨왔다.오늘 저녁에 과음한 듯했다.“가지 마.” 육현경은 소이연을 품에 안았고, 그의 입술은 그녀의 목덜미 가까이에 닿아 그녀에게 나는 특유의 향기를 한껏 맡고 있었다.아주 진지하게.그는 그녀를 점점 더 꽉 안았다.그녀의 목덜미 사이에 입술을 대고 있었고, 호흡은 거칠어졌다.“이여자, 저 여자 껴안는 느낌이 그렇게 좋아?” 소이연이 물었다.그에 대한 감정은, 의외로 냉담했다.육현경의 몸은 약간 변화가 생겼다.“나와 심아윤, 누구를 안을 때 느낌이 더 좋아?” 소이연은 비꼬듯 물었다.육현경은 삽시간에 몸이 굳었다.“미안. 난 재스민 향 향수를 좋아하지 않아.” 소이연은 이어서 얘기했다.육현경의 몸에 배인 심아윤의 향수 냄새를 그녀는 맡았다.육현경은 팔의 힘을 조금 풀었다.소이연은 몸을 움직여 쉽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그리고 방문을 꽉 닫았다.마치 그에 향한 문을 닫은 것처럼.소이연은 다시 침대에 돌아왔다,그렇게 목이 마르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물을 마시지 못하니, 온몸이 불편했다.그녀는 침대에서 잠을 청했지만, 여전히 잠은 오지 않았다.재스민 향이 코끝에서 사라지지 않았다.소이연은 침대에서 일어나 바로 욕실로 향해 갔다.혼자 걸을 수 있고 난 뒤로, 그녀는 매일 샤워했다.샤워할 때, 감염에 주의하고,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면 큰 문제는 없다고 의사가 얘기해 줬었다.그녀는 매번 조심스레 몸에 난 상처, 다리에 난 상처를 피해서 샤워를 했다.소이연이 샤워하는 속도는 조금 느렸다.주요 원인은, 아직도 불편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샤워 후, 깨끗한 옷을 갈아입고 소이연이 시계를 보니, 새벽 1시가 되었다.침대에 돌아와 보니, 침대 위에 물 한 잔이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그것도 보온병에 담아온 물, 그녀가 좋아하는 따뜻한 온도로.소이연은 입술을 깨물었다.사실 그녀에겐 자다가 깨어나 물을 마시는 습관이 없었다.하지만, 육현경은
주방 식탁 앞.한 가정부가 육현경 앞으로 다가와서 공경하게 얘기했다. “육 선생님, 어제 입으신 정장 버리라고 분부하셨습니까?”아마 조금 확신이 안 가서 물어본 듯하다. 육현경의 옷은 모두 고가이고, 잘못 버렸다간 가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기 때문이다.“네.” 육현경은 머리를 끄덕였다.가정부는 뭐라고 또 얘기하고 싶은 듯했다.하지만 부자의 생활에 대해 그들은 잘 알지 못하기에 머리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그리고 자리를 떠났다.소이연은 가정부를 한번 보고, 다시 육현경을 보았다.“사실, 나를 장안 시에 보내줘도 됐었어.” 소이연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녀는 자신이 여기에 있겠다고 해서 육현경이 더 즐거워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두 여자 사이에 껴서 오히려 더 불편할 뿐.“내 옆에 있으면 안심이 돼.” 육현경은 바로 거절했다.“그러면, 언제까지 옆에 있게 할 생각이야?”“상황을 보면서.” 육현경은 그녀에게 확실한 답을 주지 않았다.소이연은 입술을 깨물었다.결국, 더 묻지 않았다. 어차피 늦어도, 육현경과 심아윤 결혼 전까지니.그 둘은 다음 달에 식을 올리게 된다.…장안 시.예수진은 오늘 특별히 몸매가 드러나는 블랙 원피스를 입었다.그녀가 특별히 고르고 골라서 산 것이다.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원피스이다.거울 속에 비춰진 자신을 보면서, 그녀는 조금 떨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추워서가 아닌, 긴장감 때문에.그녀도 왜 긴장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예전에 촬영할 때, 아무리 큰 장면이라도 그녀는 긴장하지 않았다.이번엔 단지 하도경에게 자신을 선물로 주는 것뿐인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히 성사될 일인데, 뭐가 그렇게 부끄러울까.그녀는 하도경이 자신의 모습을 본 후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아마도… 참지 못하겠지.전화가 울렸다.예수진은 가슴이 떨렸다.하도경에게서 온 전화를 보고, 입가에 미소를 띠고 얘기했다. “오고 있어?”지금은 오후 5시.그녀에게 6시가
“난 믿어.” 계지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하도경이 뭐라 반박하려던 찰나에 계지원의 목소리가 들렸다.하도경은 당연히 송문수의 생각을 알고 있었다. 그가 예수진을 데리고 나와 그들을 만나게 하려는 것이었다.그와 예수진이 사귄 지 이미 몇 달이나 지났는데 한 번도 그들에게 보여준 적이 없었다.어떨 때는 송문수의 각종 핍박을 이기지 못하고 그들에게 솔직히 말하려고 예수진의 의견을 물어보았지만, 그녀가 원하지 않았다.그는 예수진이 육씨 가문 일을 겪고 나서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지금 두 사람이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예수진의 가장 친한 친구 소이연과 하지수를 빼고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예수진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육씨 가문 사람들이 그를 힘들게 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예수진은 그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고, 자기가 육 여사님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시간이 좀 지나고 육 여사님의 복수심이 조금 가라앉으면 더 이상 그녀에게 힘을 쏟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때가 되면 그들은 편하게 연애할 수 있을 것이다.하도경은 당연히 예수진을 존중했다.맞다. 그는 전형적인 이성적이고 성격이 유한 사람이었다.그래서 송문수가 무슨 말을 하든 한 글자도 말하지 않았다.“너 하도경 여자친구 누군지 알아?” 송문수가 묻더니 놀란 눈치였다.설마 나 혼자서만 모르고 있는 건 아니지?평소 하도경이랑 같이 노는 시간이 제일 많았는데 하도경이 나한테만 숨긴다고?뭐야, 설마 친구 와이프까지 건드릴까 봐 그러는 거야?송문수가 화를 내려던 그 순간 계지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몰라, 그냥 느낌이 좋아.”“허.” 송문수가 경멸하는 눈으로 쳐다봤다.만나본 적도 없는데 느낌은 어떻게 알아?!“도련님, 할아버님과 부인께서 식사 준비하라고 하십니다. 우선 손님분들 거실로 모셔주세요.” 가정부가 정중하게 말했다.“네.” 세 사람은 지금 3층의 게임룸에서 놀고 있었다. 하도경이 대답했다. “너희 둘은 더 놀아. 난 가서 손님들 불러올게.”“
“안녕.” 육가희는 조금 쑥스러웠다.육씨 가문에 온 지 벌써 몇 개월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상류사회의 생활에 적응이 되지 않고,다시 잃을까 두려운 마음에 결국 자신감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그러고는 말이 없었다.어색한 분위기가 맴돌았다.“너 이 자식, 평소에는 말만 잘 하면서 예쁜 여자만 보면 벙어리가 되네.” 윤희연이 감정적으로 상황을 수습하고자 했다.하도경이 반박하고자 했다.육은숙이 말했다. “평소에 나도 가희 데리고 잘 안 나가서 내성적이야. 내가 너무 보호를 잘 한 거지.”“그럼 이제 가희 열심히 데리고 다녀, 도경이도 평소에 할 거 없으면 가희 좀 데리고 나가고.”“누가 나 할 일 없대? 나 바빠.” 하도경이 말했다.“바쁘긴 뭐가 바빠? 술 먹느라 바쁘지?” 윤희연은 자기 아들 체면은 살려주지 않았다.사람들 앞에서 하도경도 그녀와 싸울 수 없었다.“그럼 이제 도경이한테 우리 가희 좀 부탁할게.” 육은숙이 이때를 틈타 말했다.하도경이 대답하지 않자, 그의 엄마는 그를 때렸다.“네.” 하도경은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송문수와 계지원이 옆에서 지켜보다가, 서로 눈을 마주쳤다. 맞선 자리인 것을 눈치챈 것이었다.“맞다, 은숙아. 가희 지금 연예계 쪽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윤희연이 또 다른 화제를 언급했다.“맞아. 오늘도 나랑 리허설 연습하느라 이 시간에 온 거야.”“그럭저럭 괜찮아?”“아주 괜찮아. 별문제 없을 거야.” 육은숙이 말했다.“그건 그렇지, 네가 있는데. 누구든 네 체면 좀 살려주지 않겠어?” 윤희연이 농담을 던졌다.하지만 육은숙은 아무 반응도 없었다.그녀가 갑자기 계지원에게 물었다. “지원아, 너도 연예계에 오래 있었는데, 오 감독 팀 어때?”“업계에서 몇 안 되는 겸손하고 능력도 있는 감독이에요. 그분 작품이라면 업계에서 쉽게 유명해질 수 있을 거예요.” 계지원은 솔직히 평가했다.“그럼 다행이다. 그 사람 인지도가 좀 부족해서 가희한테 안 좋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어.” 육은숙은 걱
저녁 식사 후.하도경은 급히 송문수, 계지원과 함께 자리를 떴다.매년 생일 때마다 이런 식이었다. 낮에는 부모님과 형식적인 식사를 하고, 저녁 연회가 끝나고 나서야 자기만의 시간이었다.몇몇 사람들이 저택을 나서려던 때.“도경아.” 윤희연이 갑자기 그를 불렀다. “가희도 데리고 가서 같이 놀아.”“내가 어떻게 데리고 놀아?” 하도경은 기분이 팍 상했다.“너 노는 대로 같이 놀아.”“우린 다 남잔데...”“그러니까 가희한테 너희 감시시키는 거지.” 윤희연이 강하게 말했다. “어쨌든 가희는 너한테 맡긴다.”“나한테 뭘 어쩌라고?” 하도경은 폭발했다. “우리 셋 중에 제일 친한 건 계지원이야. 계지원은 삼촌이고, 맡기더라도 계지원한테 맡기는 게 맞지.”계지원은 하도경을 흘끗 보았다. 책임 전가를 참 잘하는 친구다.“너희들 중 누구한테 맡기든, 가희는 저희한테 맡길게. 이모는 나랑 집에서 수다 좀 떨어야 하거든. 아무튼 얘 잘 봐. 무슨 일 생기면 맞을 줄 알아.” 윤희연이 협박했다.말을 끝내고 하도경에게는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육가희를 그들에게 맡긴 채 자리를 떴다.윤희연이 가고 난 뒤, 그들 셋과 육가희만 남았다.육가희는 겁이 많은 듯 고개를 숙이고 긴장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하도경은 어이가 없었다.그가 어쩔 수 없이 타협하려던 그 순간.계지원이 갑자기 말했다. “하도경, 문수랑 먼저 가. 내가 차로 가희 데려다줄게.”하도경은 계지원을 보고 있었다.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친구로 지내니 호흡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당연히 계지원이 육가희를 집에 보내려는 뜻인 것을 알고 있었다.하도경은 장난으로 계지원을 주먹으로 한 대 치면서 순간 얼굴이 폈다. “그럼 기다릴게.”“알겠어.”하도경과 송문수가 먼저 자리를 떴다.계지원은 육가희에게 말했다. “가죠.”“네.”육가희는 계지원을 따라 계지원의 차에 탔다.차 안은 조용했다.육가희는 몇 번이고 입을 열고자 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
이미 차에서 내린 계지원이 보였다.육가희는 계지원을 따라 작은 포장마차에 앉았다.정말 이 상류사회로 들어오고 나서야 깨달은 사실인데, 주변에 모두 뛰어난 사람들이었다.예를 들면 계지원.그는 그냥 작은 포장마차에 앉아 떡볶이를 기다리고 있을 뿐인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모두 쳐다보았다.그들 사이에서 계지원이 출중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주 특출나다.두 사람은 각자 한 접시를 시켰다.계지원이 한 입 먹었다.조금 달았다.게다가 사실 그는 단 음식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다.“맛있어요?” 육가희가 물었다.“네.” 계지원이 대답했다.육가희를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미지근했다.육가희도 눈치가 빨라,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조용히 고개를 숙여 자신의 것을 먹고 있었다.“사장님, 떡볶이 2인분 주세요. 1인분은 포장, 1인분은 먹고 갈게요.”갑자기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계지원은 포크를 들고 있던 손이 잠시 멈칫했다.그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먹고 있었다.옆에 있던 의자에 누군가 앉았다.포장마차의 자리는 아주 좁았고, 떡볶이를 먹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대부분 합석해 있었다.예수진은 이제 다른 사람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먹는 것에 익숙해졌다.그녀는 자연스럽게 빈자리에 앉았다.하도경이 몇 시에 오는 지도 몰랐다.그녀는 치마를 벗고 두꺼운 패딩을 입고 떡볶이를 먹으러 나왔다.너무 배가 고팠고, 하도경이 송문수와 술을 먹으러 갈 것을 생각하면 집에 왔을 때 단 게 먹고 싶을 것 같아 1인분은 포장한 것이다.이제 막 앉았는데, 예수진 역시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누군가의 느낌...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아주 오래된 듯, 계속 있었던 것 같았다.그녀는 사실 애초에 옆에 있는 사람들 보지 않았다.하지만 그 순간 깨달았다.그녀는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려 다른 자리를 찾고 있었다.“예... 수진?” 육가희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듯 그녀를 불렀다.
“너 여기 근처 살아?” 육가희가 그녀에게 물었다.“응.”“여기 되게 좋아 보이는데.” 육가희가 조용히 말했다.“그래서 네 생각에 내가 살 곳은 개미굴이라는 거야?” 예수진의 말투는 약간 충동적이었다.“난 그런 뜻이 아니라. 나도 엄마가 너한테 그렇게 대한 거에 대한 양심의 가책은 느껴...”“됐어. 너랑 너희 엄마 감정이 깊은 건 나한테 말 안 해줘도 돼.” 예수진의 그녀의 말을 끊었다.육가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예수진에게 그렇게 나쁜 태도로 말한 것도 아니었다.하지만 예수진은 결코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가죠.” 계지원은 포크를 내려놓고 육가희에게 말했다.“저 아직 다 안 먹었는데요?” 육가희는 떡볶이를 정말 좋아했다. 게다가 이 집은 정말 맛있었다.“사장님한테 포장해 달라고 할게요.” 계지원이 말했다. “차에 먼저 타요.”계지원이 차 키를 육가희에게 주었다.육가희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감사합니다 삼촌.”그녀는 말을 하면서 열쇠를 받아 들고 자리를 떴다.예수진은 차갑게 웃었다.계지원은 누구에게나 다 잘 해준다.이 추운 겨울, 자기가 추워도 육가희에게 포장을 해주고, 그녀가 춥지 않도록 해줬다.사실 예수진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왜 그렇게 그녀에게 못 해주는 걸까.도대체 그녀의 어디가 그렇게 미운 걸까.그녀는 도대체 육가희보다 얼마나 더 못난 걸까?아, 아니다.그녀가 계지원을 좋아하기 시작한 뒤로, 계지원은 그녀를 싫어한 것이다. 그제야 그의 진짜 얼굴을 보여주었다.예전엔 그녀에게도 아주 잘해줬었다.혹시 육가희에게도 그런 게 아닐까?계지원이 사장님이 포장해 준 떡볶이를 받아 들고 자리를 뜨려던 그 순간.“계지원, 육가희가 좋아하면 어쩌려고 그래?” 갑자기 예수진이 물었다.계지원은 떡볶이를 든 손에 힘을 주었다.“이것만 알아 둬,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려면 사람도 봐 가면서 해야지.”계지원은 조용히 그녀에게서 멀어져 갔다.예수진은 살짝 웃었다.이상하게 갑자기
“그럼 어떤 사람 좋아하는데요?”“중요하지 않아요. 어쨌든 하도경은 당신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 상처받기 싫거나 난처한 상황 만들고 싶지 않으면, 가서 어머니께 하도경에게 마음 없다고 말씀드려요. 이런 생각 안 하시게.”계지원은 차갑게 말했다.육가희의 눈이 조금 빨개졌다.그녀는 이 사회에 이제 겨우 용기를 내서 발을 뗐다.친구를 사귀는 것이 그녀의 첫걸음이었다.하지만 계지원에게 가로막혔다.“하지만, 저는 엄마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엄마도 저 위해서 그러시는 거잖아요.” 육가희가 참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감정은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에요.”“하지만 저는 엄마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데...”“유명해지고 싶어요?” 계지원이 그녀에게 물었다.육가희는 의아하다는 듯 그를 보고 있었다.그녀는 계지원이 그녀에게 냉담하게 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지금 이 상황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이런 말을 하고 있다.“하도경 포기하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계지원이 조건을 걸었다.육가희는 마음이 흔들렸다.그녀가 육씨 가문으로 돌아온 것은 육씨 가문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서였다.그래서 모두에게 할 수 있는 한 비위를 맞췄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일이 더욱 중요했고, 연예계에 들어간 것도 계속 꿈꾸던 일이었다.그녀는 예수진을 매우 부러워했고, 대역이었지만 계지원의 작품을 연기한 적이 있었다. 그녀 역시 그가 좋은 감독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만약 계지원이 정말 진심으로 그녀를 도와준다면, 그녀는 훨씬 빠르게 유명해질 것이다.“고민해 봐요.” 계지원도 그녀를 강요하지 않았다.차가 육씨 저택에 도착했다.육가희가 차에서 내리는 순간 용기를 내 물었다. “삼촌 저 속이는 거 아니죠?”“아니에요.” 계지원은 확신에 찬 말투였다.“그럼 제가 가서 하도경한테 마음 없다고 말할게요.”“네.” 계지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연락할게요. 빠르면 6개월 안에 거의 TOP 급으로 만들어 줄 수 있어요. 늦어도 1년.”“감
모두 함께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하지수는 아직 몸 절반이 차 안에 남아 있는 송문수를 바라보았다.“3, 2.”막바지에 다다른 순간 하지수는 숨조차 쉬지 못했다.마지막 순간,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그녀는 감히 눈앞의 광경을 쳐다보지 못했다.그녀는 자신이 차마 받아들일 수 없을까 보기가 두려웠다.순간 멀리서부터 귀를 울리는 굉음이 들렸다.자동차가 언덕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였다.엄청난 굉음이 산에 울려 퍼졌다.하지수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감히 눈을 뜨지 못했다.송문수가 곤경에서 과연 벗어났을까?누구도 결과를 알지 못했다.도망만 칠 수 있다면 마치 현실을 직시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지수.”하도경의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서 들려왔다.하지수는 깜짝 놀랐다.지금, 이 순간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그녀는 완전히 무너질 것만 같았다.“가야 해.”하도경이 재촉했다.하지수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 마침내 눈을 떴다.눈을 뜨는 순간 그녀의 눈에 송문수가 보였다.그는 그녀의 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그는 나머지 레이서들과 함께 사고를 당한 레이서를 일으켜 세우고 자동차로 향했다.결국.성공.송문수, 구조에 성공했다.그녀의 눈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다시 태어난 것만 같았다.분명한 것은, 위험에 처한 사람은 그녀가 아니었다.자동차에 탄 송문수는 우연히 하지수를 바라보았다.결국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몰고 떠났다.“지수.”하도경이 불렀다.하지수는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죄송해요.”“괜찮아요, 지금 병원으로 같이 가요.”“네.”하지수는 하도경을 따랐다.걸음을 옮기려 발을 들어 올리는 순간 온몸이 앞으로 쓰러졌다.하도경은 하지수를 재빨리 부축하였다.하지수의 가슴이 두근거렸다.“무슨 일이에요?”하도경은 긴장했다.“다리, 다리가 풀려서 그만.”하지수는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요, 문수는 자신이 하는 일에 신중하니 절대 실수하
산속의 바람 소리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송문수는 차 문을 연 후 자그마한 단도를 꺼내 먼저 안전벨트를 끊이기 시작했다.그런 다음 에어백을 조심스럽게 열기 시작했다.레이서의 몸 전체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그를 끌어내기만 하면 모두가 안전할 수 있었다.그는 심호흡하며 레이서를 끌어당겼다.그러자 자동차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하지만 다행히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송문수는 차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행동은 서두르지 않았고 아주 침착했다.그는 레이서를 살짝 당겼고 그제야 레이서의 발이 사이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챘다.이런 상황에 만약 레이서를 세게 당기면 큰 흔들림으로 인해 차가 바로 굴러떨어질 수 있었다.그러나 레이서의 발을 누르고 있는 것을 빼내지 않고는 그를 구할 수 없었다.송문수는 잠시 머뭇거렸다.고민 끝에 그는 자동차 안에 반쯤 들어갔다.안돼.하지수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송문수를 바라보면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만약 송문수의 두 손이 차에 거치기만 한다면 자동차가 균형을 잃어 굴러떨어질 때 재빠르게 피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 송문수의 몸 절반이 차 안에 있으니, 자동차가 굴러떨어지면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송문수는 죽음으로 가는 길밖에 없었다.하지수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보기가 두려웠지만 그가 말 그대로 눈앞에서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송문수를 바라보았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하였다.계속하여 기도하였다.송문수는 앞에 있던 운전석에 레이서의 다리가 깔리는 것을 발견했다.차의 앞부분이 거의 파손되어 차 내부가 변형된 지 오래되었고 레이서의 다리는 가운데에 낀 상태였다.송문수가 온 힘을 다해도 조금밖에 틈을 열 수 없었다.레이서는 현재 혼수상태에 빠졌고 송문수는 감히 그를 깨우지 못했다.만약 갑자기 일어날 경우 만회할 수 없는 최악의 상태가 발생할 것이 분명했다.그는 일어나서 차에서 내려 하도경에게 말했다.“하
하도경은 분명 송문수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물론 그가 지금까지 쭉 위험한 인생을 살아왔지만, 현재 한 사람의 목숨이 달린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 있었다.하지만 송문수가 위험을 무릅쓰고 고집을 부린다면 두 사람의 목숨이 희생될 수도 있었다.“하도경, 오늘 이 판은 내가 만든 거고 만약 어떤 사고가 발생한다면 모두 나와 엮이게 될 거야.”송문수가 단호하게 말했다.하도경은 그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몰라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하지수를 바라보았다.하지수는 군중 속에 서 있었다.그녀는 몸집이 너무 작아 군중들 속에 묻혔다.송문수는 어디에 있든 항상 먼저 그녀를 발견했다.이 순간, 하지수와 그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하지수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녀는 그가 가지 않기를 바랐다.하지만 그녀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지금, 이 순간에도 그의 생명은 위태로웠다.그녀는 송문수가 죽는 것을 원치 않았다.그녀는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송문수의 시선은 하지수에게 몇 초만 머물렀고 그는 재빨리 눈을 피했다.하지수가 용기를 내어 말할 준비를 하는 순간 송문수의 뒷모습만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구조 준비를 시작했다.그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지휘하며 질서 있게 구조를 시작하였다.먼저 돌을 옮겨 자동차의 뒷바퀴 밑에 깔아주어 자동차가 쓰러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았다.다음 단계는 레이서 중 일부가 경주용 자동차의 후미를 누르고 나머지가 자동차의 후미를 잡아당기는 것이다.무엇이든 준비되어 있다.송문수가 자동차 가까이 다가갔다.자동차에 타고 있던 남자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송문수는 망치로 유리를 깨뜨렸다.송문수는 남자를 손으로 만지기 시작했고 그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는 차 문을 당기기 시작했다.한 번씩 당길 때마다 자동차는 흔들리고 있었다.주변의 바위들도 아래로 굴러떨어졌다.모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무력으로 그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남성을 구하
마지막 바퀴.기다림은 하지수에게 너무나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녀의 심장은 평소보다 더 심하게 뛰고 있었다.잠깐 그녀의 심장에 과부하가 올 것 같았다.그녀는 세 번째 바퀴를 마치고 돌아오는 송문수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그녀는 시합의 승패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그녀는 그저 그가 안전하기를 바랐을 뿐이다.“큰일 났어!”옆에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하지수는 깜짝 놀라 움직일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녀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을 듣는 것이 두려웠다.그런 소식을 듣는다면 하지수는 정말 견딜 수 없었다.“누군가의 차량이 추락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남자는 잔뜩 긴장한 채 입을 열었다.“문제의 차량이 언덕 중간쯤에 있다고 합니다!”다른 사람들도 모두 당황했다.그들은 다급하게 남아있는 차량과 오토바이를 타고 산의 언덕 중간쯤으로 향했다.하도경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그는 하지수를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지수?”하지수는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서둘러 따라갔다.레이싱 엔터테인먼트 혹 대회가 열리면 전용 레이싱 트랙은 다른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차에 앉아 있는 하지수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하도경도 긴장했다.사고에 누가 연루되었는지, 사고의 심각성 여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차는 언덕을 반쯤 올라갔다.방금 경주에 참여했던 모든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많은 차량이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하지수가 차에서 내렸을 때 어느 쪽이 송문수의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멀리서 그녀는 경주용 자동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것도 목격했다.가드레일은 모두 변형되어 있었고 경주용 자동차는 이미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으며 앞쪽 끝이 언덕의 중간쯤에 매달려 있어 조심하지 않으면 차에 탄 사람과 함께 언덕을 굴러 내려갈 수 있었다.아니.이 높은 산에서 떨어지면 목숨은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하지수는 미친 듯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하도경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사고
“좋아.”송문수가 대답했다. 그는 자동차들 사이에서 한 대를 향해 걸어갔다. 헬멧을 쓰고 차에 탑승했다. 하지수는 송문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녀의 뒤에서 하도경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 문수는 운전 실력이 뛰어나. 그의 차는 여러 번 개조된 슈퍼카라서 안전해. 게다가 그의 레이싱 친구가 장안시에서 특별히 가져온 거라 절대 사고 나지 않을 거야.” 하지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그녀는 하도경 옆에 서 있었다. 세 팀으로 나뉜 자동차들이 심판의 신호와 함께 경주를 시작했다.온 산에 귀청이 찢어질 듯한 엔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수는 내내 긴장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그녀는 놀라 죽을 것 같았다. 오히려 하도경은 매우 신나 보였다. 그는 주변의 응원단과 함께 소리쳤다. “문수 왔어!”하도경이 흥분하며 말했다.“1등으로 달리고 있어!” 하지수는 그의 자동차가 멀리서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 “훨!”송문수는 그녀 앞을 스쳐 지나갔다.아직 두 바퀴가 남았다. 하지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숫자를 세었다. “문수는 레이싱에서 거의 지지 않아. 타고난 실력이 있거든.”하도경이 하지수에게 말했다.“사실, 문수는 네가 생각하는 것과 달라. 단순히 여자를 밝히는 사람이 아니야. 진지하게 임하는 일은 뭐든 잘 해내지.” 하지수는 하도경을 바라보았다. 하도경이 송문수에 대해 이렇게 높게 평가할 줄은 몰랐다. 송문수라는 사람의 능력을 떠나 육현경과 계지원의 비교로 보면 송문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하도경은 친구로서 그를 옹호하고 있었다. “내가 하는 말이 진짜야. 문수를 잘 이해하면 그가 가진 많은 면을 알게 될 거야. 그런 모습은 너를 놀라게 할 거야.”하도경은 하지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챈 듯 반복했다. 하지수는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도경이 이렇게까지 이야기했으니 그녀는 하지수의 체면을 세워주지
하지수는 그들이 사치스러운 고급 클럽에 가라 생각했지만 눈을 뜨자마자 산 정상에 와 있었다. 서울 시내와는 꽤 먼 것 같았다. “여기가 어디야?”하지수는 낯선 환경을 둘러보며 물었다. 이렇게 외지고 조용한 곳이라면 송문수가 그녀를 처리할 생각인지 의심이 들었다.“클라이맥스 레이싱해 본 적 있어?”하도경이 하지수에게 답했다. “레이싱?” “몰랐지? 문수는 슈퍼 레이서야.” “...”그녀는 전혀 몰랐다. 모두가 모르는 사실일 것이다. 그저 그가 놀이를 좋아한다고만 생각했을 뿐, 레이싱이 취미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게다가 매우 위험하다. 하지수의 표정이 확실히 변화했다. 하도경은 그런 두려움은 전혀 느끼지 못한 듯 말했다.“오늘 문수가 몇몇 레이서들을 초대했어. 곧 그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야. 차를 운전할 때 정말 멋져.” 하지수는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송문수가 이미 차에서 내린 것을 보았다. 그 순간 주변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하지수는 급히 차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많은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빠른 속도로 질주해 왔다. 하지수는 그 모습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지고 두려워졌다. 차가 멈추고 많은 남녀가 내렸다.그들은 화려한 옷을 입었고, 거의 모든 사람이 문신을 하고 있었다.보기에는 좋은 사람들 같지 않았다. “문수.”한 남자가 다가왔다. 드레드락과 입에 담배를 물고 있었다.“갑자기 드리프트 하러 오다니?” 송문수는 원래 서울에서 레이싱할 생각이 없었다. 아마도 감정을 발산하고 싶어서였다. 어젯밤 송승우의 전화 때문에 조금 짜증이 나서 오늘 오후와 저녁에 친구들과 놀고 싶었다. 그는 레이싱 그룹에 메시지를 남겼고 놀랍게도 전국에서 사람들이 하루 만에 모였다. 일정도 이미 잡혔고 거절할 수 없었다. 그리고 하지수가 그의 생활권에 참여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물론 그녀가 참여들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하지수는 착한 소녀여서 어릴 적부터
하지수는 송문수와 하도경을 따라 나갔다. 차는 천씨 가문의 차량으로, 운전사는 천씨 가문 소속이었다. 하도경은 조수석에, 송문수와 하지수는 뒷좌석에 앉았다.송문수와 하도경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사이여서,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갔다.대화의 대부분은 그들 간의 이야기였다. 하지수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않았지만, 시끄럽다고 느끼지 않고 조용히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그러다 갑자기 그녀의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하고 받았다.“승우 오빠.”하도경과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송문수는 잠시 시선을 멈췄다. 하도경은 그 모습을 보고 약간의 미소를 지었다. 송문수는 금세 원래의 태도로 돌아와 하도경과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는 문수랑 함께 있어요.”하지수가 말했다. “문수랑 함께 있다고? 어디야?”송승우는 놀라며 물었다. 사실 그는 멀리 가지 않았다. 물론 호텔 앞에는 없었지만, 하지수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그랬다.그는 오늘 송문수에게 전화를 걸어 분명히 말했다.송문수의 성격과 그들 사이의 좋지 않은 관계를 고려할 때, 송문수는 하지수에게서 멀어지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는 하지수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올 준비가 되었다고 믿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하지수의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는 하지수가 어릴 때부터 강하고 독립적인 성격이었다고 생각했기에, 문제가 생기면 자발적으로 도움을 청하지 않으리라 예상했다. 그래서 하지수에게 잘 위로하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는데, 대답은 송문수와 함께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예상치 못한, 완전히 다른 답이었다. “우리는 지금 서울 구경하러 나갔어요.”하지수가 말했다. “둘이 나가서 놀고 있다고?”송승우는 믿기지 않는 듯 물었다. “송문수와 하도경이 같이 가고 싶다고 해서, 나도 따라 나갔어요.” “너... 개의하지 않냐?”송승우가 물었다. “뭘 개의치는데요?”하지수는 이해하지 못했다. “내 말은, 너와 송문수 사이가 좋지 않으니까 함께 놀
“오해라고?”송문수는 무관심한 듯 말했다. “오해야.”하지수는 확신하며 말했다.“승우 오빠가 사진을 올릴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 “그러니까 안 올린다고 해서 그게 존재하지 않는 일이 되나? 너희 사이에 감정이 없다는 걸 의미하는 건가? ” 그건 웃기는 일이다. “아니야.”하지수는 초조하게 대답했다. 평소에 송문수가 이렇게 말 잘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성적도 좋지 않고 평소엔 느긋하게 지내던 그가 지금은 그녀를 말문이 막히게 만들고 있었다.“내 말은, 그저 관광객으로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그가 올리면서 상황이 애매해진 거야. 그래서 네가 오해할까 봐 걱정됐어.”하지수는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그래서 돌아온 거야.” 송문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렸다.하지수가 자신을 조금은 좋아하는 것 같았다.“결국 돌아와서 내가 본 건 이런 장면이라니!”하지수는 방금의 장면을 떠올리며 다시 눈가가 붉어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말없이 있었다. 그냥 너무 힘들고 속상했다. 송문수는 하지수의 모습에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녀가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는 걸까? 부부로서 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속상한 건지, 아니면 그에게 진짜 호감이 생긴 건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하지수는 어릴 적부터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 송승우가 돌아왔고 송승우가 하지수를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가 송승우를 거부할 이유가 있을까? “다음번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해 줄 수 있어?”하지수가 그에게 물었다. 송문수는 입술을 다물고 말없이 있었다. “네가 정말로 원하면 내가 도와줄 수 있어.” 송문수는 여전히 침묵했다. “어때?”하지수가 그를 바라보았다. 물론 나쁘지 않았다. 송문수는 사실 출소 이후로 여성과의 접촉이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대답을 그는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그저 하지수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수는 죄책감 때문에 그와 함께 있
송문수는 얼굴이 갑자기 붉어졌다. 그는 하지수가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가 이런 말의 위험성을 알고 있을까?정말 자각이 없는 걸까?하지수는 송문수의 붉어진 얼굴과 귀를 바라보며 찡그렸다. 이건 착각일까? 송문수가 부끄러워하고 있는 걸까? 이렇게 많은 전투를 경험한 사람이 이런 표정을 보이다니?그녀가 잘못 본 걸까? 하지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송문수의 뺨을 만졌다. 송문수는 순간 얼어붙었다.하지수가 말했다.“정말 뜨거워.” “너 뭐 하는 거야?” 송문수는 재빨리 몸을 떼었다. 하지수는 찡그렸다. 그가 정말로 자신을 싫어하는구나. 하지만 하지수는 그들 사이에 단지 소통과 교류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감정은 천천히 쌓일 수 있다고 믿었다. “나는 네가 얼굴이 붉어졌다고 생각해.”하지수가 말했다. “내가 붉어졌다고? 내가 그런 사람이야?”송문수는 부인했다.“이건 화가 난 거야 알겠어? 화가 나서 가슴이 두근거려서.” “뭘 그렇게 화내?”하지수가 물었다. “내 사람을 쫓아냈으니 내가 뭐로 화내지 않겠냐?” “내가 보완할 수 있어.” “하지수, 너 조금 자제할 수 없어? 누구한테 배운 거야? 이렇게 무례하게.” 송문수는 화가 나서 성질을 부렸다. “내가 내 남편한테... 그게 무례한 거야?”하지수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그녀의 얼굴도 붉어지고 귀와 목도 빨갛게 변했다. 마치 익은 게살 같았다. 송문수의 아담한 목이 움직였다. 그 깊은 욕망이 그를 자제할 수 없게 만들었다.게다가 그녀가 방금 뭐라고 했지? 남편... 그는 시선을 아래로 돌려 하지수의 벌거벗은 몸을 보고 다시 화가 치밀었다.“아직도 안 입고 있니?” 하지수는 붉어진 입술을 깨물었다. 결국 그녀는 송문수를 흔들지 못했다.비록 그녀가 이 날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했지만 준비한 것이 많았다. “정말 성가셔.”송문수는 하지수가 오랫동안 아무 행동을 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