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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Author: 나설희
소이연은 기막혀서 육현경을 바라보았다.

육현경은 태연한 얼굴로 얘기했다.

“최근 며칠 동안은 내가 당신을 보살펴 주었어.”

그래서?

“얼굴 씻겨주고, 몸을 닦아주고, 기저귀도 갈아주고…”

육현경은 최근 며칠 동안 그녀를 위해 한 일을 하나하나 얘기했다.

“그만하면 안 돼?”

소이연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좋아.”

육현경은 또 다시 웃었다.

그 웃음은, 참 예뻤다.

“안 씻어.”

소이연은 거절했다.

모르는 것과, 세세하게 잘 아는 것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여긴 정확히 어디야?”

소이연은 물었다.

씻으려는 마음을 저버리기 위해 그녀는 다른 화제를 찾았다.

“낙성 시에 있는 나의 주택이야. 심씨 가문까지 차로 2시간 정도의 거리야. 여긴 나 외에, 가정부 두 명, 경호원 다섯 명, 주치의 한 명 있어.”

육현경은 대답했다.

“심아윤은 왔었어?”

소이연이 물었다.

마음에 걸려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들의 현재 관계로 보아, 무슨 일이든 발생할 수 있다.

그녀가 알고 싶은 것은 단지 심아윤의 안위이다.

만약 심아윤이 본다면, 육현경이 그녀를 진정으로 보호할 수 있을지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날 밤처럼.

위험한 상황인 걸 육현경은 알고 있었지만, 이를 막지 못하였다.

“그녀는 여길 몰라. 정확히 말해, 심씨 가문 사람은 내가 여기에 개인 주택이 있다는 사실을 몰라.” 육현경은 얘기했다.

소이연은 육현경을 바라보았다.

“진짜야, 거짓말 안 해.”

소이연은 입술을 살짝 물더니, 직설적으로 그에게 물었다.

“당신 그날 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란 것을 이미 알고 있었어?”

“몰랐

어.” 육현경은 대답했다.

소이연은 눈썹을 찌푸렸다.

“낙성 시에 와서 한 달 동안, 나는 단지 심씨 가문을 도와 심씨 그룹 일을 처리하고, 겸사겸사 심아윤과 함께 심씨 그룹에서 주최하는 자선 연회를 계획 및 준비하고 있었을 뿐이야. 심씨 가문 사람이 암암리에 무슨 일을 꾸미고 있었는지는 나도 몰랐어. 그들은 여전히 나를 심각하게 경계하고 있어.”

“그럼, 왜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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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32화

    소이연은 머리를 끄덕였다.육현경의 분석에 대해 찬성하는 바이다.“방금 심씨 가문에게, 관건이 되는 인물이 하나는 심문헌이고, 하나는 나라고 했어.” 육현경은 소이연을 보고 이어서 분석했다. “하지만 심태섭이 심문헌과 나를 대하는 방식은 완전히 달랐어. 심문헌은 싹을 잘라 후환을 없애려는 태도였고, 나한테는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그들과 같은 편이 되게끔 나를 끌어들이고 있어. 그리고 나를 끌어들이는 데 있어서의 난제는 바로 너야, 하여 심씨 가문에서 너를 기필코 해하려고 했을 테고.”소이연은 눈빛이 흔들렸다.육현에게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육현경은 이어서 얘기했다. “자선 연회가 열리던 그날 밤, 너와 심문헌이 동시에 나타났을 때, 그들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다는 것을 눈치챘어. 심씨 가문 사람은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테니. 사실 난 심씨 가문의 생각을 완전히 맞출 그런 능력은 안 돼, 모든 것은 다 내가 가정했을 뿐이다. 그리고 사후에 일어난 일에 대한 분석 역시. 난 예언자도 아니고, 사전에 너를 보호할 준비도 철저하게 하지 못했어. 심씨 가문에서 너와 심문헌을 차 사고로 위장해서 다치게 할 것이라는 생각 역시 마지막에야 알게 되었어.” 육현경의 목젖이 미세하게 움직였다.마치 그날 밤 사고가 떠오른 듯이. 만약 조금만 불행했어도, 지금의 소이연은 이미 처참하게 저 세상에 갔을 것이다.”이것이 바로 내가, 너를 낙성 시에 오지 말라고 말리는 이유야. 네가 오지 않으면, 심씨 가문에서 심문헌을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은 있지만, 네가 오면, 그들은 무조건 심문헌을 표적으로 삼을 테니. 그 누구든 굴러오는 이익을 마다할 사람은 없어, 하물며 심씨 가문 같은 그런 능구렁이들은 더 그럴 것이고.”소이연은 침묵을 지켰다.그녀 역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가 낙성 시에 오게 되면 위험천만하다는 것을.하여 연회에서 미리 심문헌과 함께 떠났던 것이었다.하지만, 육현경의 얘기대로, 그들은 신선이 아니기에, 그 누구도 심씨 가문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33화

    ”심문헌은 어떻게 되었어?” 소이연은 갑자기 물었다.많은 일에 대해서, 그녀는 현재 아무런 대처 방안도 없고, 또한 자신에게 그런 스트레스를 주기 싫었다.그녀는 자신과 심문헌은 같은 편이란 것은 똑똑히 알고 있다.“죽지 않았어.” 육현경이 대답했다.그리고, 다른 얘기는 하지 않았다.“전화 좀 쓸 수 있을까? 전화해야겠어.” 소이연은 예를 갖추며 육현경에게 부탁했다.육현경은 대답하지 않았다.육현경이 아직 심문헌에게 적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쉬이 눈치챌 수 있었다.그렇다면, 그녀와 육현경 사이, 도대체 어떤 사이이고, 어떤 입장이지?소이연은 강요하지 않았다.그녀는 차분하게 한 마디 얘기했다. “조금 더 쉬고 싶어.”“너 심문헌의 취미를 알아?” 육현경이 갑자기 이런 질문을 했다.“알아.” 소이연은 육현경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예전에 심문헌 사무실에 비즈니스상 갔을 때, 그는 자기 추문에 대한 자료를 그녀한테 보여줌으로써 그녀의 신임을 얻었다.추문은 바로… 그와 남자의 사진…아마 이것 때문에 그녀가 심문헌을 다른 사람보다 더 신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공인으로서, 이런 일은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이다.그 추문만 폭로되면, 심문헌은 끝장나게 된다.심문헌이 성의를 보였고, 그녀에게 안정감을 줬다.“너무 길게는 하지 마.” 육현경은 휴대폰을 소이연에게 건네주었다.소이연은 놀랐다.아깐 분명 싫어하는 눈치였는데.지금은 또 이렇게 흔쾌히 내주다니.육현경의 마음은 실로 알 수가 없었다.이럴 땐, 그녀는 모른 척하기로 했다.육현경은 소이연에게 전화를 건네주고 자리를 피해줬다.그녀를 존중해주려는 마음이다.소이연은 기억했던 번호를 눌러 심문헌에게 전화 걸었다.“소이연 씨?”가냘픈 소리가 들렸다.그녀의 휴대폰이 아닌데, 어떻게 그녀인 것을 알았을까?“그래요.”“전화 주실 줄 알았어요.” 수신자가 웃는 듯했다. “어때요? 육현경은 잘 보살펴드리고 있어요?”“네, 잘해주셔요.”“저도 잘 있습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34화

    ”무슨 일인지 말씀하세요.”“그날 밤, 우리가 운 좋게 탈출해서, 심씨 가문 사람은 지금 분노하고 있을 겁니다. 지금 육현경과 당신이 함께 있으니, 심아윤 역시 좋게 보지 않을 테니, 부디 몸조심하시고, 심아윤이 통제가 안되어 당신을 해코지할까 봐 걱정이 됩니다.”“그날 밤에 이미 통제 불능이 아니었어요?” 소이연은 비꼬듯 얘기했다.“그날 밤은 심태섭 일가족의 행위이고, 제 말은, 심아윤이 개인적으로 황당한 일을 할 가능성이 있기에 걱정된다는 것입니다.”“네.” 소이연은 대답했다.이미 그녀도 생각했었다.육현경이 연회장에서 심아윤을 버리고, 모든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구하여 지금까지 옆에 있어 주는 것은, 어떤 여자도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 일이 있고 난 뒤, 제 할아버지도 심태섭에게 손을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심문헌은 직설적으로 얘기했다. “심태섭이 그날 저지른 일은, 우리 두 집안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지게 하려고 한 짓입니다. 미안해요, 자칫 목숨까지 잃게 해서. 사실 심태섭이 저한테 손을 쓸 것을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익 요소를 고려했을 때, 낙성 시에 오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우리 가문은 심태섭이 손을 쓰기를 기다렸습니다!”“이해합니다.”감정적인 기복이 있을 수는 있으나, 그녀의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그녀와 심문헌의 관계는 간단할수록 좋았다. 다른 일에 엮이지 않고.“고맙습니다.” 심문헌은 갑자기 정중하게 얘기했다.“네?”“그날 밤, 당신이 나를 온 힘을 다해 살려내 줘서, 비록 마지막엔 육현경이 다 했지만.”“전 단지 죽는 것을 그대로 볼 수가 없어서 한 것뿐입니다.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겁니다. 그리고, 현재 당신과 난 같은 편이니, 행여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저한테도 어떤 불상사가 생길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소이연은 솔직하게 얘기했다.“어찌되었든, 수익자는 저입니다.” 심문헌은 이어서 얘기했다. “결과적으로, 난 당신에게 빚졌습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35화

    갑자기 그런 얘기를 듣자, 소이연은 조금 멈칫했다.“떠나기 아쉬워요?” 심문헌이 비꼬듯 물었다.“그건 아니지만, 신세지기 싫어서요.” 소이연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전 지금 걸을 수가 없습니다.”“농담입니다. 제가 지금 모시러 간다고 해도, 가능할지도 문제고, 무엇보다 전 이연 씨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라요. 아마 육현경도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나한테 알려주지 않을 것이고. 단지 하고 싶은 얘기는, 육현경은 확실히 당신을 잘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마음 놓고 휴식을 잘 취하세요.”심문헌의 얘기를 듣고 있는 소이연은 지금 어떤 마음인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이때 전화에 발신자 번호가 떴다. “이만 전화 끊을게요. 심아윤이 육현경에게 전화했어요.”“그래요.” 전화 끊은 후, 소이연은 문을 향해 소리쳤다.“육현경!“방문이 열렸다.육현경은 방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통화 내용은 엿듣지 않았다.“심아윤이 전화 왔어.” 소이연이 얘기했다.소이연은 휴대폰을 육현경에게 건네주었다.육현경은 그녀를 한번 보고, 전화를 쥐고 나갔다.몇 분 뒤, 그는 다시 방에 돌아왔다.소이연은 심아윤과의 통화내용을 묻지 않았고, 육현경 역시 먼저 얘기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심아윤에 관한 얘기를 언급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혹시 휴대폰을 하나 사줄 수 있어? 번호도 함께?” 소이연이 물었다.“조금 있으면 가져올 거야.” “고마워.”“조금 더 쉴 생각인가?”“응.”소이연은 침대에 누웠고, 육현경은 방을 나갔다.방은 아주 조용했다.사실, 잠들 수가 없었다.삼일 동안 잤는데, 무슨 잠이 또 있겠는가?단지 혼자 조용히 있고 싶었을 뿐이었다.조용히 생각을 정리하고,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육현경의 낙성 시에 있는 주택에서, 소이연은 또 삼일 더 머물렀다.삼일 후, 그녀는 걸을 수 있었다.지팡이를 짚고, 겨우 몇 걸음 걸을 수 있었다.그녀는 육현경이 배정해 준 그 방을 나가보니, 그제야 주택이 아주 큰 것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36화

    때가 되면, 알게 되는 법이기에.심아윤이 손나은에게 많은 돈을 투자한 만큼, 소나은 역시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그녀가 심아윤의 그 은혜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날부터, 그녀의 악몽은 시작되었다!그녀는 동정하지 않는다.소이연은 전화를 내려놓았다.갑자기 머리 위에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옆에서 익숙한 냄새가 났다. 그녀는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요 며칠, 육현경이 늘 그녀 옆을 지키고 있었다.그는 그녀의 옆방에 살고 있었다.분명 결혼 발표를 하였지만, 그는 약혼자 옆에 있지 않았다.소이연은 심아윤이 어느 정도로 비뚤어졌을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밤 먹어.” 육현경은 부드럽게 얘기했다.최근 두 사람 사이는 그런대로 유쾌하게 지내는 편이었다.격한 감정도 없고, 깊은 정도 없었다.두 사람은 단지 친구처럼 지냈고, 그 누구도 선을 넘지 않았다.소이연은 육현경을 따라 들어가서, 육현경과 함께 점심 식사했다.전화벨 소리가 울렸다.계속 울리고 있었다.“가서 전화 받아.” 소이연이 얘기했다.심아윤의 전화가 틀림없었다.심아윤은 매일 3번씩 그에게 전화했다.매번 역시 식사 시간이었다.심아윤은 똑똑한 사람이다. 그녀는 육현경과 소이연이 함께 식사할 것을 알고, 일부러 식사 시간에 맞춰 전화했다.소이연은 사실 심아윤에게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얘기를 너무 해주고 싶었다.그녀와 육현경 사이는, 심아윤에게 아무런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육현경은 일어서서 가서 전화를 받았다.멀지 않은 곳에서, 목소리는 아주 낮았다.소이연은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기껏해야 연인 사이 그런 자질구레한 얘기일 테니.전화 끊고, 육현경은 한참 침묵을 지키다 얘기했다. “오후에 나갔다 와야 해, 저녁엔 기다리지 말고 식사해.”“응.”“저녁 식사는 미리 준비해 놓을게.”“괜찮아.” 소이연은 거절했다.요 며칠 육현경이 밥을 해 온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아침, 점심, 저녁, 정성을 다해서.“네가 한 반찬은 그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37화

    소이연은 휴대폰을 한번 보고 다시 내려놓았다.동시에 젓가락도 내려놓았다.“아기씨, 혹 입맛에 안 맞으십니까?” 요리사가 걱정하면서 물었다.“아닙니다. 속이 조금 안 좋아서요.” 소이연은 태연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실로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심리 작용이다.“의사 선생님 불러드릴까요?” “괜찮습니다.”의사는 최근 며칠 별장에 머물지 않았다.그녀의 건강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고, 다리가 조금 불편한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럼…”“일들 보세요, 저는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소이연은 일어서서 지팡이를 짚으면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어찌 된 영문인지,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가끔은 모든 사람은 속여도, 자신은 속일 수가 없다.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그녀는 전화를 한번 보았다.숨을 크게 쉬고, 그녀는 차분하게 전화 받았다.“수진 씨.”“지금 낙성 시에 계셔요?” 예수진이 물었다.“네, 무슨 일이죠?”“내일 시간 되면 우리 집에 초대하려고요, 최근 제 음식 솜씨도 많이 늘었고, 이연 씨와 지수 씨 함께 와서 제 솜씨 좀 맛보시고 평가 좀 부탁하려고요. 하도경에게 평가를 부탁하면, 늘 맛있다는 말로 넘겨 버려서요, 전 제 실력을 좀 평가받고 싶어요.”예수진은 하도경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행복해하는 모습은 감출 수가 없었다.소이연은 미소를 띠면서 얘기했다. “실망하게 해드려서 어떻게 하죠? 최근에 전 돌아갈 수 없어요.”“설마 심문헌과 함께 있어요? 그의 집에 있어요? 동거하셨어요?” 예수진은 흥분하면서 물었다.역시 뉴스를 본 모양이다.전에 사실 문자로 물어본 적이 있었다.그녀는 답장을 주지 않았다.설명하려면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다.“제 오빠… 육현경을 진짜로 포기할 생각인 거예요?” 예수진은 또 물었다.“육현경은 당신을 포기했는데, 아직도 그 사람을 두둔해요?” 소이연은 참지 못하고 농담을 건넸다.“포기는 아니죠. 오빠가 지금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고모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38화

    물론 그녀는 예수진과 하도경을 지지한다.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 그것에 대한 환상도 있었다.아마도…소이연은 자신마저 모순되었다.“그럼, 언니 뜻은, 나와 하도경 함께 해도 된다는 얘기죠?” 예수진이 물었다.“제 생각엔, 두 사람 사이가 좋으면… 그렇게 전통적인 사고방식은 버려도 된다고 생각해요.”“전통적이지 않아요. 단지 매번 그 정도는 아니었을 뿐이지. 한번에 제가 그런 영화를 보는 모습, 하도경에게 들켰어요.” 예수진은 말하고도 쑥스러워했다.“그런 영화?” 소이연은 웃었다.“오해하지 말아요, 지수 씨가 부탁해서, 제가 찾아주던 찰나에 하도경이 이를 본 것이죠. 그때 나와 하도경 두 사람 너무 쑥스러웠어요! 하지만 그때 자칫 잠자리할 뻔했는데, 불꽃만 튕기고 끝났죠. 하도경에게 급한 일이 생겨서, 아니면 그때 이미 잠자리했을 걸요.”“그 후에는, 후에는 기회가 없었어요? 당신이 이렇게 수줍음이 많은 줄은 오늘 알았네요.”“저도 여자예요.” 예수진은 반박했다. “이런 일은 남자가 리드해 줘야죠. 하도경이 겉모습은 바람둥이 같아 보여도, 이런 일엔 또 이상할 만큼 보수적인 사람입니다. 전 진짜로… 그래서 말인데, 제가 주동적으로 다가가면 어떨까요? 잠자리하지 않으니, 왠지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에요.”“하도경을 택했으면, 그에 대한 감정이 진짜라면, 그런 방면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다 리드할 수있다고 생각해요. 전 당신 생각을 지지합니다.” 소이연은 수진을 지지했다.이쯤 되었는데, 예수진더러 순결을 지키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그럼… 준비해 볼까?” 예수진은 기뻐서 퐁퐁 뛰었다.“그래요.”“그리고, 언니는 언제 돌아와요?” 예수진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심아윤이 자란 낙성 시에 있으면, 공기마저 더럽다는 생각 안 해요?”소이연은 웃었다.예수진의 이런 성격이 진짜로 마음에 들었다.만약, 그녀가 가정의 변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일 끝나는 대로 갈게요.”건강이 회복되면, 돌아갈 거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39화

    소이연이 몸을 돌리자, 육현경은 그녀를 뒤에서 안았다.그의 몸에서 강한 술 냄새가 풍겨왔다.오늘 저녁에 과음한 듯했다.“가지 마.” 육현경은 소이연을 품에 안았고, 그의 입술은 그녀의 목덜미 가까이에 닿아 그녀에게 나는 특유의 향기를 한껏 맡고 있었다.아주 진지하게.그는 그녀를 점점 더 꽉 안았다.그녀의 목덜미 사이에 입술을 대고 있었고, 호흡은 거칠어졌다.“이여자, 저 여자 껴안는 느낌이 그렇게 좋아?” 소이연이 물었다.그에 대한 감정은, 의외로 냉담했다.육현경의 몸은 약간 변화가 생겼다.“나와 심아윤, 누구를 안을 때 느낌이 더 좋아?” 소이연은 비꼬듯 물었다.육현경은 삽시간에 몸이 굳었다.“미안. 난 재스민 향 향수를 좋아하지 않아.” 소이연은 이어서 얘기했다.육현경의 몸에 배인 심아윤의 향수 냄새를 그녀는 맡았다.육현경은 팔의 힘을 조금 풀었다.소이연은 몸을 움직여 쉽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그리고 방문을 꽉 닫았다.마치 그에 향한 문을 닫은 것처럼.소이연은 다시 침대에 돌아왔다,그렇게 목이 마르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물을 마시지 못하니, 온몸이 불편했다.그녀는 침대에서 잠을 청했지만, 여전히 잠은 오지 않았다.재스민 향이 코끝에서 사라지지 않았다.소이연은 침대에서 일어나 바로 욕실로 향해 갔다.혼자 걸을 수 있고 난 뒤로, 그녀는 매일 샤워했다.샤워할 때, 감염에 주의하고,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면 큰 문제는 없다고 의사가 얘기해 줬었다.그녀는 매번 조심스레 몸에 난 상처, 다리에 난 상처를 피해서 샤워를 했다.소이연이 샤워하는 속도는 조금 느렸다.주요 원인은, 아직도 불편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샤워 후, 깨끗한 옷을 갈아입고 소이연이 시계를 보니, 새벽 1시가 되었다.침대에 돌아와 보니, 침대 위에 물 한 잔이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그것도 보온병에 담아온 물, 그녀가 좋아하는 따뜻한 온도로.소이연은 입술을 깨물었다.사실 그녀에겐 자다가 깨어나 물을 마시는 습관이 없었다.하지만, 육현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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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4화

    그리고는 간호사 하나가 걸어 나오며 말했다.“소이연 씨 보호자 계세요?”“네!”“아기 나왔습니다. 3.15킬로...”“산모는요?”간호사의 말에 우렁차게 대답한 육현경은 아이는 신경도 안 쓰고 소이연의 상태부터 물었다.“산모분은 아주 건강하십니다. 지금 선생님께서 상처 처리하고 계시니까 곧 나오실 겁니다.”“아빠 맞으시죠? 아이 한 번 안아보실래요?”그제야 안도한 육현경이 아이를 안아 들자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오며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어머, 어쩜 이렇게 하얗지? 내가 본 아기들 중에 제일 예쁜 것 같아.”“지금 네 아들은 못생겼다는 소리야?”“솔직히 말하면 좀 못생기긴 했어.”하도경의 시비에 예수진이 너무 솔직히 답하자 계지원이 그게 사실인 걸 알면서도 자기 아들 외모를 저렇게 평가하는 게 썩 기분 좋지는 않았는지 헛기침을 해댔다.“나도 안아볼래.”예수진의 말에 육현경은 바로 아이를 넘겨주었다.“우리 공주님, 너무 귀엽다. 왜 하필 혈연관계인 거야!”피가 섞인 남매라서 자기 아들과 맺어줄 수 없다고 안타까워하는 예수진에 하지수도 궁금해서 다가가 보았다.“나도 봐봐.”가까이에서 보니 정말 떡잎부터 남다른 예쁜 아이였다.장차 아주 예쁘게 클 것 같아서 하지수는 아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물었다.“딸이야?”“딱 보면 딸이지, 이 얼굴이 남자일 리는 없잖아.”간호사가 대답하려던 그때 분만실 분이 또 한 번 열리고 소이연이 휠체어를 타고 나오자 육현경은 다급히 달려가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고생했어.”“이제 돌아가서 쉬자. 우리 이제 아이는 그만 가지자.”소이연이 고생하는 게 마음 아팠던 육현경은 잔뜩 굳은 얼굴로 간호사에게서 휠체어를 받아 병실로 향했다.친구들도 그런 육현경을 따라 병실로 향하고 있었는데 성큼성큼 걷던 하지수가 휑한 옆자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송문수가 아직도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왜 움직이지 않는지 의아해진 하지수가 그를 바라보자 송문수가 그녀와 시선을 맞추며 입꼬리를 올려 보였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3화

    “뭐라고요?!”놀란 예수진이 언성을 높이자 육현경도 표정을 굳히고 소이연을 바라보았다.늘 소리소문없이 일을 처리하던 육현경은 이번에도 다들 벙쪄있는 틈을 타 소이연을 안고 밖으로 나갔다.예수진도 그 뒤를 따라 나가려 하자 계지원이 그녀를 잡아 세웠다.“수진아, 오늘 이 자리 우리가 만든 거야.”“그래도 갈 거야. 당신은 엄마랑 현경 오빠 어머님한테 손님들 좀 부탁한다고 전해줘. 난 언니한테 가봐야겠어.”예수진을 말릴 수 없다고 생각한 계지원도 잠시 고민하다가 그녀의 뒤를 따라 나가자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감을 눈치챈 송문수와 하지수도 아쉬운 듯 서로에게서 떨어졌다.“키스 다 했으면 빨리 병원 가. 이연 씨 출산한대.”출산이라는 말에 하지수도 다급히 뒤 따르려 하자 송문수가 그녀를 잡으며 말했다.“천천히 가. 그래도 안 늦어.”그렇게 몇 분도 안 된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파티장을 빠져나갔다.예수진이 둘째를 위해 연 백일잔치는 사라진 엄마 아빠 때문에 아이 혼자 남겨진 채로 끝이 나버렸다.그들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양수가 터진 소이연이 분만실로 옮겨진 뒤였다.상황이 많이 급박한지 늘 침착함을 유지하던 육현경조차도 많이 초조해 보였다.아까부터 입구에서 서성이는 육현경을 보다 못한 예수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오빠, 가만히 좀 있어 봐. 지금 다들 긴장하고 있는데 오빠 때문에 더 진정할 수가 없잖아.”직설적인 그녀의 말에 육현경이 예수진을 보자 계지원이 다급히 나서며 분위기를 풀었다.“아무 일 없을 테니까 걱정 마. 수진이도 그때 오래 걸렸잖아. 낳으면 된 거지 뭐.”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계지원도 육현경 못지않게 초조해했었다.당장이라도 분만실로 뛰어 들어가 예수진 대신 아이를 낳아주고 싶어 했었다.그런데 그때, 분만실에서 소이연의 고통스러운 비명소리가 흘러나왔다.주먹을 쥐고 있던 육현경의 손이 점점 하얗게 질려감에 따라 지켜보던 친구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었다.다들 긴장하고 있는 와중에 송문수가 갑자기 하지수의 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2화

    “임신 때문에 살쪄서 그런 거야. 문수 씨 탓 아니야.”하지수가 당황한 송문수를 달래주자 그는 벙찐 표정으로 물었다.“그럼 어떡하지?”“살 빼고 나서 다시 끼지 뭐.”“그래.”하지수에게 반지를 직접 끼워주는 건 송문수가 꿈에서도 그리던 장면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이유로 못하게 되는 그는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하지수가 자신과 결혼만 해준다면 앞으로의 날은 길 것이기에 송문수는 그만 몸을 일으켰다.그런데 그가 일어서자마자 사람들이 소리높이 외치기 시작했다.“키스해! 키스해!”갑작스러운 호응에 하지수의 얼굴이 빨개지자 송문수는 그녀가 난처해지지 않게 당분간은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기로 했다.사실 그날 밤, 하지수와의 잠자리는 송문수에게 많은 미련을 남겨주었다.잠을 자다가도 쉴 새 없이 흥분해서 밤에 속옷을 몇 번이나 씻기도 했었다.그렇게 그녀를 원했어도 자리가 자리인 만큼 송문수는 하지수의 손을 잡고 내려가려 했는데 그 순간, 하지수의 입술이 송문수에게 닿아왔다.그녀가 먼저 한 입맞춤은 송문수의 심장을 뒤흔들기 충분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입맞춤을 당한 송문수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그때 하도경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뽀뽀 한 번에 바보 된 거야?”“...”그 말에 욱한 송문수였지만 여자친구도 없는 친구를 위해 한번은 참아주기로 했다.“신경 쓰지 마. 우리 내려갈...”그런데 그때, 하지수가 또다시 입을 맞춰왔다.하지만 이번에는 아까처럼 닿았다가 금방 떨어지는 입맞춤이 아니라 오래도록 이어지는 키스였다.작은 그녀의 혀가 불규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송문수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고 그의 심장박동 또한 정직하게 빨라졌다.정말 자신을 죽이려 드는 하지수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송문수는 하지수의 뒤통수를 손으로 잡고 키스를 이어가기 시작했다.임신을 해도 작기만 한 체구의 하지수는 금방 송문수에게 주동권을 뺏겨버렸다.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기라도 하듯 무대 위로 장미꽃잎이 흩날리고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1화

    다들 숨을 죽이고 송문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수의 눈엔 눈물이 가득해서 눈을 조금만 깜빡여도 쏟아질 정도였지만 그녀 역시 온 힘을 다해 참아내고 있었다.송문수는 그 정적 속에서 입술을 말아 물며 많은 고민을 거쳐 마침내 입을 열었다.“결혼하자.”그 대답이 들리기까지의 몇 분이 하객들에게는 한 세기만큼 길게 느껴졌다.송문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하지수도 기쁨의 눈물을 왈칵 쏟아냈고 송문수는 그런 그녀를 향해 한 번 더 소리높이 외쳤다.“하지수, 결혼하자. 너랑 결혼하는 게 내 평생의 소원이었어.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네가 지금 충동적으로 결정한 거라 해도 넌 이제 평생 내 여자야. 다시는 너 다른 남자한테 안 보내. 아주 박력 넘치는 남자가 될 거라고.”“난 후회 안 해.”송문수와의 결혼을 하지수가 후회할 리는 없었다.그때 예수진이 무대 위로 올라가자 송문수는 그제야 이 자리의 주인공이 예수진이었다는 걸 깨닫고는 다급히 하지수를 데리고 내려가려 했다.그런데 그때 예수진이 빨간 보석함 하나를 송문수에게 보여주었다.“이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알지?”그 안에 들어있는 건 송문수가 하지수를 위해 준비한 프러포즈 반지였다.익숙한 상자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 사실을 기억해낸 송문수였다.송문수는 하지수에게 가장 특별한 반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세계적인 디자이너까지 초빙하며 큰 공을 들였었다.“이제 네가 가져.”예수진이 그것을 송문수에게 건네주자 그는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고는 천천히 보석함을 열어보았다.반짝이는 5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마침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반짝이는 반지를 집어 든 송문수는 하지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자신이 상상해왔던 화면이 눈 앞에 펼쳐지자 하지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는데 송문수 역시 눈가가 촉촉해진 채로 목멘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지수야.”송문수의 부름에 하지수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예전에는 내가 진짜 나쁜 놈이었어. 맹세할게, 앞으로는 진짜 좋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0화

    그런데 하지수가 이런 마음을 전하기도 전에 송문수가 그 먼 타지로 떠나버린 것이다.그래도, 송문수가 정말 자신을 싫어한다 해도, 정말 자신과 헤어지고 싶어 한다 해도 송승우와 함께하지 않겠다는 하지수의 마음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물론 자신을 쉽게 포기하는 송문수에 잠깐 실망도 했었다.그러면서 송문수에게 자신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예수진과 소이연이 저 영상을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송문수가 준비해온 모든 것들을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하지수는 영원히 송문수가 오래도록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눈에 눈물을 가득 매단 하지수를 보던 송문수는 가슴이 아파와 손을 뻗으려 했지만 다시 움츠러들었다.지금 송문수는 무슨 결정을 내려야 할 지 몰랐다.혹여나 자신의 선택이 하지수에게 부담으로 다가갈까 봐, 그녀의 모습을 보며 송문수는 괴로워하고 있었다.너무 괴로워서 생긴 착각인지, 송문수는 하지수도 자신을 사랑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하지수 배 속의 아이였다.물론 송승우의 아이라 해도 송문수는 상관없었지만 하지수도 개의치 않을 수 있을까가 그의 의문이었다.“나 너랑 결혼하고 싶어. 네가 나한테 잘해줘서가 아니고, 네가 오래전부터 날 좋아해서도 아니고, 날 위해 많은 걸 준비해줘서도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서. 그래서 결혼하고 싶어. 다른 거랑은 아무 상관없어.”하지수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송문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네가 좋아하는 건 송승우잖아.”“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난 송승우 안 좋아해.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끝난 사이였어. 말했잖아, 그때 좋아한다고 느꼈던 감정은 그냥 습관 같은 거였다고. 내가 좋아하는 건 너야. 미안해서가 아니라 그냥 네가 좋아!”매번 좋아한다고 할 때마다 믿질 못하는 송문수 때문에 하지수는 화가 치밀어올랐다.물론 송문수가 자신을 믿지 못해서 화가 난 게 아니라 송문수가 본인한테 자신감이 너무 없는 것 같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9화

    파티장 안의 모든 불빛은 송문수와 하지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무대 중앙에 선 하지수는 송문수를 바라보고 있었고 송문수도 사람들 틈에서 하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지금 하지수는 송문수가 그냥 가버릴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웠다.하지수는 자신이 이런 용기를 내는 것도 마지막일 것 같았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마주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조용한 그 공간에서 송문수가 갑자기 무대로 향해 걸어갔다.한발 한발, 무거운 발걸음이었지만 그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확실했다.그래서 하지수의 심장박동도 빨라졌다.더 이상 컨트롤이 되지 않을 정도로.모두들 숨죽인 채 송문수와 하지수를 보고 있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마음을 졸이는 건 예수진과 소이연이었다.겁이 많은 송문수가 도망이라도 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송문수가 책임감은 있어서 하지수를 혼자 남겨두진 않았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송문수가 하지수에게로 다가섰고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응시했다.송문수의 눈은 빛나고 있었고 울대는 잔잔히 떨리고 있었다.심경에 크나큰 변화가 일었지만 애써 본인을 진정시키려 하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지수야, 이건 마음에 담아두지 마.”그러다 갑자기 내뱉은 말에 하지수는 송문수를 빤히 쳐다보았다.“그때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런 걸 찍었는지도 모르겠어.”송문수는 이번에도 장난인 척 너스레를 떨며 상황을 넘기려 했다.“너도 알잖아 나 이상한 거. 충동적으로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마.”말을 마친 송문수가 직원을 찾아가 영상을 지우려 하자 하지수가 입을 열었다.“난 이미 진지하게 받아들였어.”그 말에 발이 잡힌 송문수는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애써 늦추며 말했다.“미안해.”송문수의 갈등과 무력함을 보아낸 하지수의 눈에도 어느새 눈물이 차올랐다.“너 헷갈리게 해서 미안해. 만약 네가 신경 쓰인다면... 앞으로 네 앞에 안 나타날게. 너도 나 같은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지 마. 그럴 가치 없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8화

    오늘 온 손님들은 하나같이 외향형인지 호응도 아주 잘해줬다.“네! 궁금해요!”“한 여자를 위해선데요.”“누구예요?”“바로 하지수입니다.”영상 속의 자신이 한 자 한 자 내뱉는 말들을 듣던 송문수는 그제야 이게 자신의 프러포즈 영상이었음을 깨달았다.처음에는 이게 어떻게 여기 있는지 당황스러웠지만 항상 일 처리에 미흡한 예수진이 이번에도 실수한 거라 생각해 송문수는 무대 위로 올라가 영상을 멈추려 했다.그런데 그가 발을 내디디자마자 육현경과 하도경이 그 앞을 막아섰다.그리고 영상은 계속해서 재생되었다.“하지수는 제 아내입니다. 결혼한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한 번도 제대로 사랑해준 적이 없었죠. 사실 저는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 사랑할 용기가 없었던 겁니다. 제가 너무 비겁해서 그 사람 앞에만 서면 저 자신이 쓸모없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늘 유치한 방법으로 그 사람에게 상처만 줬어요.”영상 속 송문수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미안해 지수야. 나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어. 괜한 질투로 널 몇 년 간 힘들게 한 걸. 매일 밤 널 안고 자고 싶었는데도 난 자존심 때문에 그런 말 한마디 못했어. 그래서 내 인생이 좀 덜 재밌었던 것 같아. 너라는 복지가 부족했잖아.”감동하며 영상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마지막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참 울지도 웃지도 못하게 하는 고백 영상이었다.“사랑해, 지수야.”뒤이어 마침내 사랑한다는 말이 나왔는데 그때 송문수의 눈은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널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었어. 그런데 네가 좋아하는 게 내가 아니니까 점점 비참해지더라. 그래서 네가 싫어하는 방법으로 네 시선을 끌려고 했어. 그때만 생각하면 아무리 나라도 너무 멍청한 것 같더라.”“하지만 이젠 아니야.”“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못 돼도 세상에서 너한테 가장 잘해주는 남자는 될 수 있어.”“더 이상 너한테 성질도 안 내고 부려먹지도 않을게. 괜한 질투 때문에 너 상처받게 하지도 않아. 우리 집은 이제 너한테 맡길 거야. 돈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7화

    파티장에 들어와 보니 계지원과 예수진이 아들딸과 함께 와준 손님들에게 인사를 해주고 있었다.인사를 마친 예수진은 흥분된 목소리로 하지수를 불렀다.“이번에는 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우리 아들의 영원한 이모일 하지수 씨를 모셔보겠습니다.”파티장 한구석에 선 송문수는 무대 위로 올라가는 하지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까는 제대로 볼 엄두가 안 나서 애써 무시하려 했던 그녀의 배가 꽤나 불러온 것 같았다.옷을 입어도 다 가려지지 않는 게 이미 임신 몇 개월은 된 것 같았다.정말 자신은 안중에도 없었는지 이렇게 빨리 임신한 하지수가 송문수는 조금은 원망스러웠다.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하지수는 누군가를 찾는 듯 무대 아래를 훑어보았다.한참이 지나 자신에게로 향하는 그녀의 시선에 다급히 눈을 피하던 송문수가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하지수의 시선은 이미 사라져있었다.그에 송문수는 그녀가 찾던 건 아마 송승우일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다.그런데 끝까지 모습을 비추지 않는 송승우 때문에 그저 시선을 거둔 것 같았다.“우선은 수진이 아들 이모가 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스럽고요.”“수진이가 제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딸이면 꼭 사돈을 맺자고 그러더라고요.”“저도 우리 조카 귀여워서 너무 사랑하거든요.”“하지만 사돈은 저 혼자 맺는 게 아니잖아요. 애 아빠 입장도 있고 하니까요.”그러자 예수진의 격앙된 목소리가 또 한 번 들려왔다.“그럼 얼른 애 아빠부터 불러서 오늘 사돈 한번 맺자!”“아이 아빠는...”그녀의 말에 담담히 웃던 하지수는 갑자기 말을 멈췄다.마른 침을 삼키며 그 모습을 보던 송문수는 정말 송승우를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가장 사랑하는 여자를 내어줬는데도 책임을 다하지 않고 이런 날에 하지수를 혼자 이곳에 보내고 또 혼자 무대 위에 올리는 게 어떻게 남편이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인가 싶었다.“수진아, 내가 무대 좀 써도 돼?”“당연하지, 오늘 이 자리는 널 위한 거야.”“아, 아니다. 내 미래의 며느리를 위한 거지.”예수진의 한마디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6화

    하지수의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의 시선이 맞물리자 송문수가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당연하지.”“진짜야?”“내가 왜 널 속이겠어?”“그런데 왜 안 데려왔어?”“이번엔 시간이 별로 없어서 괜히 고생만 할까 봐 안 데려왔어.”“나중에 기회 되면 데리고 올 거야.”“예뻐?”“내가 안 예쁜 여자 사귀는 거 봤어? 외국 여자들은 몸매도 좋아. 원래 S라인이 내 취향이잖아.”“사진 있어?”하지만 저 질문에는 송문수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몇 초 동안 침묵을 유지하다가 다시 능청스레 대답했다.“있지.”“내가 봐도 돼?”“왜? 뭐 심사라도 해주게?”“아니, 그냥 궁금해서. 네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여자는 어떻게 생겼는지.”“보면 너 상처받을까 봐 안 보여줄 거야.”“괜찮아.”송문수도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거절하려 했지만 하지수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다음에 직접 데려와서 보여줄게.”“지금 보고 싶어.”“카메라는 잘 안 받아서 실물보다 별로야.”“왜 안 보여주는 거야? 설마 없는 거야?”“설마 내가 너 못 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걱정 마. 난 원래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거든. 절대 너한테 매달리지 않을 거야.”송문수가 확신에 찬 말을 하자 하지수는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매달린 적이 있긴 해?”그런 하지수의 모습을 보니 또 가슴이 아파왔지만 송문수는 꾹 참기로 했다.송승우의 아이를 가진 하지수는 이미 자신에게서 너무 멀어져 있으니까.“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하지수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멀어져가는 송문수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한편 화장실로 들어온 송문수는 물을 틀어놓고 손을 몇 번이니 씻어댔다.더 이상 손에 감각이 없을 정도로 아까부터 한 동작만 반복하고 있었다.“더 씻으면 손 터져.”그 모습을 본 하도경이 직접 물을 꺼주자 송문수는 넋 나간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도경이 건넨 휴지를 받아 손을 닦아냈다.“고마워.”“이게 진짜 뭐 하는 짓이냐. 그렇게 좋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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