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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작가: 나설희
송문수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하지수는 통유리창이 있는 식탁에 똑바로 앉아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 안 먹어?”

송문수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자신이 화장실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마음속의 욕망은 전혀 억제할 방법이 없었고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도 갑자기 머릿속이 요동치면서 다시 터져버렸다.

그래서 찬물에 얼마나 오래 몸을 담갔는지 그는 몰랐다.

그는 하지수가 여전히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 여자는 멍청한 게 아닐까?

배가 고프다면 먼저 식사부터 하는 게 아닌 걸까?

“널 기다렸어.”

하지수는 송문수의 불친절한 태도에 화를 내지 않았고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온화했다.

“누가 기다리라고 했으니 빨리 먹어.”

송문수는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하지수가 그릇과 젓가락을 집도록 강요했고 보복하듯 그릇에 음식을 많이 퍼주었다.

하지수도 거절하지 않았다.

그냥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

송문수를 보면 온몸이 불편해졌다.

그는 말했다.

“다 먹어, 지금 너의 약한 모습을 봐봐.”

“….”

하지수는 살짝 삐친 듯한 말투로 답했다.

“안 약하거든, 있을 건 다 있다고.”

그녀는 송문수가 섹시하고 통통한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감옥에 있는 동안 가슴 마사지를 하고 가슴 확대 식품을 먹는 등 가슴을 확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허리 엉덩이 허벅지 등의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도 많이 했다.

송문수는 또 한 번 침을 삼켰다.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차가운 샤워를 오랫동안 해가며 겨우 진정했는데 이 여자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닐지 그는 의심스러웠다.

물론 그는 그녀의 몸매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정말 엄청나게 커졌다.

하지만.

그는 생각을 멈췄다.

송문수는 고개를 파묻고 먹기만 하였다.

그는 이런 식으로 주의를 분산시키려고 했다.

하지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둘은 조용히 밥을 먹었다.

현재 시각은 늦었고 처음에는 잘 느끼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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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회사 일을 이제는 문수가 다 책임지고 있으니까 빨리 가는 것도 맞지, 승우도 많이 좋아졌으니까 이제 매일 간호할 필요도 없잖아.”하지수를 직접 키워온 허영지는 그녀의 기분이 안 좋다는 걸 한눈에 보아낼 수 있었다.그래서 빈말이지만 기분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 애를 썼다.“네.”그런 허영지의 노력을 보아낸 건지 하지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아빠도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저 이제 중환자실에서도 나오고 의사 선생님도 별문제 없다고 했으니까 두 분은 먼저 돌아가서 쉬고 계세요. 며칠만 더 있으면 퇴원도 가능하다고 하잖아요.”“그래.”송승우의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마음을 놓을 수도 있었고 또 지금 하지수와 단둘이 있고 싶어 하는 아들의 속내가 너무 눈에 훤해서 허영지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우린 그럼 먼저 갈게. 지수야, 승우 잘 부탁해. 네가 고생이 많다.”말이야 친절하기 그지없지만 사실은 하지수의 발을 여기 묶어두는 거나 마찬가지였다.“네.”하지수 역시 제 시어머니의 의도를 알지만 거절하지는 않았다.하지수의 대답을 들은 허영지는 마음이 한결 놓여 송기명을 밀며 병실을 빠져나갔다.송기명은 등 떠밀려 나가면서도 끊임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는 데에 대한 불만이 많아 보였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허영지와 송기명이 나간 병실에는 하지수와 송승우 둘뿐이었다.“과일 좀 먹을래요?”“응, 고마워.”하지수가 먼저 그 어색한 정적을 깨며 묻자 송승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배를 집어 든 하지수는 열심히 깎기 시작했는데 송승우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한참 지나 껍질을 다 깎아낸 하지수는 배를 작게 썰어 송승우의 앞에 놓아주었다.“천천히 먹어요.”“넌 안 먹어?”“입맛 없어요.”송승우는 입맛 없다는 하지수에게 굳이 권하지 않고 천천히 과일을 먹기 시작했다.도도하고 자신만만하던 송승우의 모습을 다시 본 하지수는 송승우의 말대로 거기에 자신의 공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9화

    하지수는 송문수를 따라 송승우의 병실을 빠져나왔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앞을 향해 걷기만 했다.병원 입구에 도착하자 송문수를 기다리고 있는 차량이 보였다.그래도 작별인사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 차 문도 열지 못하고 망설이던 송문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결국 그냥 차에 타려 했는데 그 순간 하지수가 그를 불러세웠다.“문수 씨.”“장안시로 돌아가면 서울엔 다시 올 거야?”“안 올 것 같아 아마. 송승우도 많이 나았으니까 얼마 안 있으면 퇴원하겠지. 그럼 엄마 아빠가 송승우 집에 데려가서 보살피려 할 텐데 내가 뭐하러 여기까지 와 힘들게.”“그래서 나 혼자 여기 버려두겠다는 거구나.”하지수가 내뱉은 담담한 한마디에 송문수는 심장박동이 멎는 것만 같았다.숨을 내쉴 수조차도 없이 가슴이 아파와서 그는 이를 악문 채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여전히 침묵만 유지하는 송문수에 마지막 기대도 사라져버린 하지수는 이제 그만 그를 보내주기로 했다.송문수 말대로 자신은 그저 그가 마음을 다잡을 때 마침 옆에 있었던 여자일 뿐이니, 여기서 뭘 더 바라는 것도 욕심인 것 같았다.아무리 노력해봐도 송문수의 마음은 저를 향하지 않으니 하지수는 이제 그와의 사이를 끝내려 했다.“조심히 가.”이렇게라도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확인했으니 하지수는 그거면 된 것 같았다.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아주 많았지만 저 짤막한 한마디만 내뱉고 웃으며 돌아섰다.그 작은 몸통이 외로이 돌아서는 걸 보던 송문수는 가슴이 아파왔다.정말 제가 하지수를 버린 것만 같아서, 또 하지수를 혼자만 남겨둔 것 같아서 가슴이 아려왔다.주먹을 꽉 말아쥔 채 온몸을 떨어대던 송문수는 당장이라도 그녀에게로 달려가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다.하지만 그럴 수 없었기에 그는 제 충동을 잠재우며 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뎌 결국 차에 올라탔다.하지수에게는 송승우가 있었으니, 그녀는 한 번도 혼자인 적이 없었으니 이번에도 혼자일 리는 없을 것 같아서 그는 미련 없이 돌아서기로 했다.한편 한참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8화

    송승우가 병실을 옮기고 나니 가족들은 그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엄마, 아빠 고생 많으셨어요. 저 걱정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셨죠.”“너만 괜찮을 수 있다면 우린 뭐든 다 할 수 있어.”병원 침대에 누운 채 감성 어린 말을 하는 송승우를 향해 허영지는 감격에 겨워 말했다.허영지는 송승우가 중환자실에서 나온 뒤 정말 많이 변한 것 같았다.더 이상 나쁜 생각은 하지 않고 전과 다름없이 씩씩하게 본인의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 같았다.“제가 하루빨리 마음 다잡아서 이제 엄마 아빠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게요.”“넌 한 번도 우릴 실망시킨 적이 없는 애야, 넌 계속 우리의 자랑이었어.”제 손을 잡은 채 저와 눈을 맞추며 말하는 엄마를 향해 송승우도 웃음을 지어 보였다.정말 눈물 나도록 다정한 모자지간이었다.송승우가 병실을 옮긴다는 소식에 병원으로 달려온 송문수도 병실 한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하지만 그들의 대화에는 끼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라이터만 만지작거리는 그는 어쩐지 제 가족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한편 허영지와 대화를 나누던 송승우는 하지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그녀는 아직까지도 간호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물어가며 앞으로는 어떻게 재활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묻고 있었다.자신의 일에 이렇게 신경을 써주는 하지수를 보며 송승우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고마워, 지수야.”“아니에요, 당연한 일인데요 뭘.”“네 덕분에 내가 이렇게 빨리 마음 다잡을 수 있었어. 너 아니었으면 현실을 이렇게 빨리 받아들이진 못했을 거야.”“나 응원해줘서 정말 고마워.”하지수는 결국 그 감사 인사를 받아들인다는 듯 웃어 보이고는 다시 간호사를 보며 디테일하게 보호자로서 해야 할 일들을 물었다.다들 제 자리를 잡은 듯한 모습에 송문수는 그만 병실을 나가려고 몸을 일으켰는데 그때 송기명이 그를 불러세웠다.“문수야, 어디 가?”“장안시로 돌아가야죠 이제.”담담히 말하는 송문수에 송기명은 놀란 기색을 내비쳤다.“지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7화

    허영지의 말에 다들 그녀의 시선을 따라 눈을 돌렸고 그 시선 끝에는 하지수가 서 있었다.하얗게 질린 얼굴로, 멍하니 서 있던 하지수는 송문수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지수야, 여긴 어떻게 왔어?”그런 하지수를 본 허영지는 다급히 그녀에게로 달려갔다.하지수가 송문수의 말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들었다면 둘 사이에 감정이 있든 없든 마음이 아플 것은 당연지사였기에 허영지는 하지수가 안쓰러웠다.하지수는 굳어버린 고개를 힘겹게 돌리며 허영지를 향해 말했다.“일어나보니까 호텔에 아무도 없어서 왔어요.”눈 떠보니 사라져버린 송문수에 빠르게 병원으로 달려온 거지만 혹시나 송문수가 자신의 몸 상태를 걱정하며 오지 말라고 말릴까 봐 연락은 하지 않았었다.하지만 송문수가 또다시 허영지와 싸울까 봐 말도 없이 온 건데, 오자마자 하지수는 송문수가 내뱉는 차가운 말들을 모조리 들어버린 것이다.저를 물건 취급하며 송승우에게 넘겨주겠다는 송문수의 말에 하지수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이제 좀 달라진 줄 알았는데, 송문수한테 저는 여전히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란 걸 이렇게 알게 될 줄은 몰랐는데...모든 게 다 저 혼자만의 착각인 것 같아 하지수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다.“아직도 많이 피곤해서 전 이만 호텔로 돌아가 볼게요.”그래서 그녀는 빠르게 고개를 돌리며 병원을 나섰다.자신들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등을 돌리는 하지수를 보며 허영지 역시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하지수가 친딸은 아니었지만 어릴 때부터 같이 키워왔던 아이였기에 허영지는 그녀를 친딸 이상으로 아껴주었다.부모도 잃은 아이가 저렇게 충격받은 모습으로 자리를 뜨는 게 가슴이 아팠지만 허영지는 끝내 송문수 더러 하지수를 위로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허영지는 이번에도 이기적이게 송승우를 위해 송문수를 희생시킨 것이다.송승우가 나을 수만 있다면 송문수와 하지수 사이에는 아무 감정도 없다는 그 말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송기명은 그런 아이들을 두고 볼 수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6화

    송문수가 병실에서 나오자 허영지와 송기명이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맞아주었다.아까 분명 난리를 치던 송승우였는데 그걸 어떻게 진정시킨 건지가 궁금해서 나온 눈빛이었다.“걱정 마세요, 송승우 치료에도 협조 잘하고 더 이상 난동도 안 부릴 거에요. 그러니까 이제 마음 좀 놓으세요.”높낮이가 없는 송문수의 말에 허영지와 송기명은 아들의 감정을 도통 보아낼 수가 없었다.“뭐라고 했길래 승우가 네 말을 듣는 거야?”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발언권이 없던 송문수의 말을 그 자존심 강한 송승우가 고분고분 듣는다는 게 믿기지 않았던 허영지가 걱정스레 물었다.하지수의 일은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았지만 제가 계속 입을 다물면 허영지가 제 말을 믿지 않을 걸 알기에 입술을 말아 물던 송문수는 할 수 없이 입을 열었다.“지수 그만 놓아주겠다고 했어요.”지수를 송승우에게 보내겠다는 뜻의 말을 들은 허영지는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송문수, 넌 결혼이 애들 장난이야? 어떻게 그런 약속을 함부로 해! 지수한테는 물어봤어? 아니면 승우 속이고 치료받게 하려고 그런 거야? 속이는 거라면 언젠가는 진실을 알게 될 텐데 그때는 어쩌려고 그래! 넌 왜 항상 이렇게 생각이...”“그만 좀 해요!”또 송문수를 타박하는 허영지에 송기명은 참다못해 큰 소리를 내었다.“당신은 왜 문수 말은 안 믿어주는 거예요? 전에 당신이 나한테 우리가 문수한테는 좋은 부모가 돼주지 못했다고 했을 때 난 사실 그게 무슨 소린지 몰랐어요. 그런데 이제야 알겠네, 정말 우리가 애한테 못 할 짓을 하긴 한 것 같아요. 어떻게 당신은 매번 문수를 나쁜 쪽으로만 생각해요?”“나는 그냥...”허영지는 아직 화가 가라앉은 것도 아니고 송기명의 말이 서럽기도 했지만 차마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송승우와 송문수 사이에 마찰이 있을 때면 그녀는 늘 송승우를 감싸주곤 했다, 그리고 그게 이젠 본능으로 자리 잡아서 허영지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더 이상 허영지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던 송기명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5화

    송문수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던 송승우가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자 송문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지금 이러는 거 다 지수 얻으려고 그러는 거잖아.”더 이상 상황을 회피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에 송문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아무런 여지도 남겨두지 않고 적나라하게 말하는 송문수에 송승우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렇게 앞뒤 재지 않는 게 또 송문수 답긴해서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지수를 얻으려는 게 아니고 네가 지수한테는 어울리는 짝이 아니라서 그러는 거야. 너랑 함께하는 지수만 불쌍하니까.”남의 가정을 파탄 내고 남의 아내를 빼앗으려 하면서도 송승우는 마치 자신이 옳다는 듯 당당하기만 했다.하지만 그 말에 송문수는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았다.사실은 반박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었다.한번 생각을 굳히면 절대 흔들리지 않는 송승우임을 알기에 그한테 저는 언제까지나 하지수에게 한참 못 미치는 인간일 뿐이었다.“난 지수한테 더 안정된 가정을 줄 수 있어. 너처럼 다른 여자들 끼고 다니는 게 아니라 지수만 아껴줄 거라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수만 바라보면서 다른 여자한테는 손도 대지 않았어. 그런데 넌, 너무 더럽잖아.”송승우는 제 동생의 입장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송문수를 무참히 짓밟아버렸다.송승우의 말대로 예전의 송문수는 한없이 더러운 사람이었다.하지만 송문수는 자신이 바뀔 수 있다고 믿었다.하지수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믿었는데 송승우의 말을 들어보니 그 모든 게 저만의 어리석은 생각인 것 같았다.“지금은 지수 찾지 말고 몸 회복하는 데만 집중해. 너 다 낫고 나면 지수는 내가 알아서 놓아줄게.”그래서 송문수는 구질구질한 변명대신 확실한 약속을 했다.그 말을 들은 송승우는 의외라는 듯 송문수를 바라보았다.물론 예전의 송문수는 헤프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송승우도 바보는 아니었기에 하지수를 향한 송문수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그 마음이 진심이라서 송승우에게는 더 위협적이게 느껴졌던 것이고 그래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4화

    둘의 대화는 들리지 않았지만 송승우가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허영지는 바로 들어가서 송문수를 말리려 했다.하지만 송기명은 그런 아내를 붙잡았다.“이거 놔요.”“문수 들여보냈으면 애 좀 믿어봅시다. 문수 말대로 승우도 이젠 현실을 받아들여야죠.”송기명의 단호한 말에 허영지는 며칠 동안 하도 울어 빨갛게 부어오른 눈시울 한 채 그를 올려다봤다.저를 막는 게 분했지만 다 맞는 말이라 허영지는 결국 이를 악물면서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한편 중환자실에서는 송승우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송문수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계속 말 반복하게 하지 말고 하지수 데려오라고! 지수 못 만나게 하면 나 치료도 안 받고...”“송승우, 네가 그러고도 남자야?”하지만 송문수도 그에 지지 않고 눈을 똑바로 뜨며 송승우의 망언을 맞받아쳤다.“어디서 그런 같잖은 협박을 해! 네 말 한마디면 가족들 다 전전긍긍해 하는 걸 뻔히 알면서, 다들 너 걱정하는 사람들뿐이라 네 그런 치기 어린 협박이 먹히긴 하겠지. 그런데 너 그 소리 듣고 있는 사람들 심정이 어떨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 있어?”송승우는 이번에도 말을 잇지 못했다.“너 하나 때문에 엄마 아빠가 얼마나 힘들어하시는지는 알아? 엄마 며칠 동안 울기만 해서 눈 다 부은 거 아냐고! 꾸미는 걸 그렇게 좋아하시는 분이 본인 몸은 신경도 안 쓰셔, 평생 울지 않던 아빠는 너 때문에 눈물을 다 보이셨다고.”“그만해, 듣기 싫어.”“듣기 싫어도 들어.”송승우가 힘들어했지만 송문수는 이번에야말로 뒤틀린 그의 심보를 바로잡겠다는 생각으로 말을 이었다.“오늘도 너 때문에 부모님 싸우셨어, 지금 너 하나 때문에 온 가족이 고통받고 있다고. 지금 이렇게 가슴앓이하다가 너 낫고 난 다음에 가족들 하나둘씩 쓰러져야 만족할 거야?”“어제 내가 엄마랑 싸워서 지수는 잠도 못 자고 여기서 너 지켰어. 저녁에도 엄마 아빠 몸 걱정된다고 혼자서 밤을 새웠다고. 그러다가 이제 한 시간 잤는데 그런 애를 불러내? 그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3화

    송문수는 무음 모드로 바꿔놓은 핸드폰을 하지수의 머리맡에 놓아두고는 호텔 방을 나섰다.잠귀가 워낙 밝은 탓에 평소 같았으면 벨 소리만 울려도 눈을 떴을 하지수가 아직까지도 곤히 자고 있다는 건 어제 정말 많이 피곤했다는 뜻이기에 송문수는 괜스레 마음이 아파왔다.병원에 도착한 송문수는 잠깐 사이에 많이 늙은 부모님을 마주하게 됐는데 허영지는 여전히 울고 있었고 그녀와 다툰 송기명은 아내를 달래지도 않고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그들에게로 다가간 송문수는 바로 본론부터 말했다.“제가 송승우 만나고 올게요.”그의 말에 고개를 들던 허영지와 송기명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그들도 송승우가 걸핏하면 하지수를 찾아대는 게 너무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픈 아들을 거절할 수가 없어 그를 맞춰주고 있었던 것이다.그래서 그 악역을 자처하고 나선 송문수를 굳이 막지 않았던 것이다.빠르게 무균복으로 갈아입은 송문수는 중환자실로 들어가기 전 간호사에게 송승우의 상태에 대해 물었다.모든 수치들은 이미 안정된 상태라서 생명에 지장은 없겠지만 정서적으로는 아직도 많이 불안하니 중환자실에서 며칠 더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간호사의 말을 들으며 안으로 들어간 송문수는 마침내 송승우를 맞이하게 됐다.눈을 돌리던 송승우는 제 시야에 들어온 게 송문수인 걸 확인하자마자 표정을 굳혔다.칭칭 감긴 붕대 때문에 얼굴이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송문수는 그의 표정 변화를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지수 만날 거야.”“지수 네 병실 앞에서 밤까지 새고 좀 전에 호텔로 돌아갔어.”“네 욕심만 채우고 지수는 네 병실 앞에서 죽게 만들 생각이야?”구구절절 다 맞는 말이었기에 송승우는 난감하긴 했지만 자신은 병실에 누워있는 환자이기에 이 정도 특권은 누려도 된다는 생각으로 한 번 더 이기적인 말을 내뱉었다.“지수 보고 싶어.”“안된다고 얘기했어.”“지수 보고 싶다고!”송문수가 한 자 한 자 힘을 주어 거절의 뜻을 전하자 송승우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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