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짝짝.뺨 때리는 소리가 자미대전에 울려 퍼졌다. 이도현은 양손으로 자미각 각주의 얼굴을 번갈아 후려 패자 얼마 안 되어 각주의 얼굴은 호빵처럼 팅팅 부어올랐다.“아... 이도현. 널 죽일 거야... 널 죽이겠어...”자미각 각주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 소리치며 이도현과 싸우려고 발버둥 쳤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영급 강자인 그는 이도현에게 목이 졸려 체내의 원력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이도현에게 잡힌 그는 나약하기 그지없는 일반인처럼 전혀 반항할 수 없었다.짝.“어디서 대들어. 고작 뺨 때린 것뿐인데 뭔 말이 그렇게 많아? 나를 물 힘도 없으면서.”이도현은 뺨을 때리면서 말했다.“짐승 놈... 널 죽일 거야...”짝.이도현이 또 한 뺨을 날렸다.“아... 이놈, 널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짝.이도현은 콧방귀를 뀌며 또 한 뺨 갈겼다.“이놈, 차라리 날 죽여. 그렇지 않으면 오늘 내가 받은 치욕을 태허산 전체에서 갚게 할 거야...”짝.짝짝짝.자미각 각주의 얼굴은 이미 형편없이 부어올라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비명만 낼 뿐이었다.심지어 입에서 끊임없이 피가 흘러나왔는데 울화 때문인지 구타 때문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자미각의 모든 사람은 눈앞의 광경에 어안이 벙벙했고 반나절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들은 자미각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눈앞에서 각주가 이도현에게 뺨 맞는 장면, 게다가 한 번 맞는 것도 아니고 수백 번 맞았으니 말이다.그들은 눈앞의 상황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자기들이 평소에 그토록 우러러보던 각주가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로 남에게 뺨을 맞았기 때문이다.“이도현, 너 정말 죽고 싶어.”이도현이 자미각 태상 장로의 체면을 전혀 세워주지 않자 태상 장로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태상 장로가 좋은 말로 타일렀건만 이도현은 물러서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로 앞에서 자미각 각주의 뺨을 때렸다. 이것은 누가 봐도 적나라한 도달이었다.“마지막으로 충고한다. 각주를 놓아줘라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 그들도 일 계 고수지만 이렇게 강력한 살의를 느껴본 적이 없다.방금 한순간 그들은 고전 저승사자의 살의를 느낀 것 같았다. 발밑에서 몸서리치는 냉기가 올라왔고 죽음의 기운이 서서히 다가오는 듯했다.장로들이 발길을 멈추었지만, 이도현은 여전히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빛을 반짝이는 푸른색 은바늘을 날려 보냈다.은바늘의 속도는 맨눈으로 보아내기 힘들 정도로 빨랐다.푸른 빛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 몇몇 사람들은 허겁지겁 병기를 꺼내 막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푸른 빛을 띤 은바늘은 놀랍게도 그들의 무기를 단번에 뚫어버렸다.장로들은 미간이 따끔거렸고 곧 머리에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뒤이어 우르릉 소리와 함께 장로들의 머리는 피안개로 변했다.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모두가 반응하지 못했다. 그들은 그저 머리 없는 시체들을 바라보며 깊은 두려움에 빠졌다.화가 단단히 난 태상 장로는 몸을 부르르 떨며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도현, 자네 정말 죽고 싶은 건가.”“날뛰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노부는 여태까지 살면서 자네처럼 무례한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오늘 태허산의 고수가 온다고 해도 노부는 자네를 죽이고 말겠어.”“죽어라...”태상 장로는 포효하며 제자리에서 순간 이동해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어마어마하게 무서운 기운이 순식간에 자미각 대전 전체를 뒤덮었다.같은 시각 태상 장로는 손에 검은 부채를 거머쥐고 검은 기운을 내뿜으며 이도현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이도현의 차가운 눈동자에 빛이 반짝이더니 손에 들고 있던 음양검이 사라지고 대신 부채 한 개가 나타났다.바로 음양탑에서 계속 수리를 받던 음양부채였다.지금, 이 순간 음양부채에 음양의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며 강력하고 공포스러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원래 파손되었던 부채 면이 복원된 음양부채는 이전보다 많이 강해졌다. 부채의 양면은 진정한 황금빛 태양처럼 뜨거운 빛을 발산했고 음면은 푸른 기운을 풍기며 사람에게 서늘하고 섬뜩한 느낌
“너...”태상 장로는 괴물 보듯 놀란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는 이도현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올 줄 몰랐다. 한 번 맞붙은 데로부터 이도현이 그에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다.그러나 그는 방금 그 강력한 음양의 힘이 이도현의 체내에서 뿜어져 나온 것인지 아니면 손에 들고 있던 무기에서 나온 것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그는 이도현의 음양검을 한참 동안 관찰한 후에야 비로소 방금 그를 물리친 음양의 힘이 이도현의 무기에서 솟아난 것임을 알아차렸다.그러자 그는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어쩌면 태상 장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도현이 자신보다 강할까 봐 두려웠다. 그는 이도현 본인이 그렇게 강한 것이 아니라 병기 때문에 그런 공격을 날릴 수 있기를 바랐다.만약 그것이 이도현 본인의 실력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서른도 안 되어 보이는 젊은이가 수많은 세월을 수련한 그보다 강하다는 것은 매우 무서운 일이었다.“자네... 자네 이 부채는 도대체 무슨 병기지? 등급이 어떻게 되길래...”태상 장로는 어설픈 목소리로 물었다.비록 이도현 본인의 실력이 아닌 것에 마음이 조금 놓였지만, 부채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부채는 무서울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다. 특히 음과 양 두 가지 상극되는 힘이 하나의 부채에 기묘하게 융합되었으니 말이다.부채에서 나오는 음양의 힘은 상대방에게 막을 시간, 반응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좋은 병기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이 말을 듣자 이도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냥 평범한 부채일 따름이야. 그런데 태상 장로도 생각했던 만큼 강한 것이 아니네. 도도한 척 오지게 해서 아주 강한 줄 알았는데 당신도 변변치 않네.”이도현의 말에 태상 장로는 화가 나서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그는 강대한 태허산이 두려워서 손을 쓰지 않았던 것뿐인데 이도현의 눈에는 도도하고 잘난 척하는 것이 되어버렸다.“너...”태상 장로는 화난 나머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여태까지 살면서 이렇게 건방진
너무 경이로운 장면이라 그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자미각의 각주, 고무계에서 손꼽히는 대종파의 두목이 죽이 되도록 처맞은 것은 받아들이기 힘은 일이었다.설사 자기 눈으로 직접 봤다고 해도 믿기 힘들었다.한 노자는 눈을 한참 비비더니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집니까? 이놈 대체 무슨 괴물이길래... 어떻게 윗세대의 강자인 자미각 태상 장로를 상대하죠? 말이 안 됩니다.”“이도현, 이 자가 바로 이도현입니다. 이전에 공작제국에서 10대 강자를 전부 죽였고 공작사의 강자는 겁에 질려 사찰의 보물인 칠색동백꽃을 내주었다고 들었습니다. 믿지 않았는데 지금 보아하니 모두 사실이었던 것 같습니다.”“저 부채 방금 보셨습니까? 이도현이 들고 있는 저 부채 수상하면서 강대합니다. 저는 저런 무기를 본 적이 없습니다.”이 몇 사람은 숨어서 이도현의 손에 들고 있는 음양부채를 지켜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들은 서른 살도 안 되는 청년이 자미각의 태상 장로를 물리쳤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더욱이는 이도현이 부채 하나로 회도경지에 이른 강자의 무기를 망가뜨렸으니 말이다.“다들 이놈이 이미 곤륜옥의 비밀을 알아냈다고 하더니 사실인가 봅니다. 곤륜옥의 비밀을 얻은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어린 나이에 이 정도의 실력을 갖추겠어요? 그리고 지금 들고 있는 이 부채와 방금 사용했던 보검도 본 적이 없는 무기들입니다.”“답은 하나입니다. 바로 태허산에서 이미 곤륜옥의 비밀을 얻었고 강력한 힘과 보물을 얻은 것입니다. 이 두 무기가 바로 곤륜옥의 힘입니다.”“맞습니다. 이도현의 보검과 부채는 모두 우리의 인식을 초월한 신병 무기입니다. 이 무기들을 얻는다면 우리도 실력이 지금보다 몇 배 더 강해질 것입니다.”이 말을 듣자 사람들의 눈빛에 탐욕이 스쳤다. 그들은 뜨거운 눈빛으로 이도현의 음양검과 음양부채를 바라보며 그의 무기를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싶어 했다.‘한 사람의 실력을 향상해줄 수 있는 신병 무기, 누가 안 갖고 싶겠어?’‘만약
“흥미롭군...”이도현은 말하면서 눈빛이 싸악 차가워졌다. 그러고는 수중의 음양부채를 다시 음양검으로 바꾸고 회오리바람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쿵.더할 나위 없이 강력한 검기는 오색 빛을 띠며 회오리바람을 단번에 잘라버렸다.오색 검기는 회오리바람 속의 검기와 부딪히며 수천수만 명의 고수가 싸우는 듯한 소리를 냈다.두 개의 서로 다른 검기는 충돌하면서 사방으로 튕겨 순식간에 주변의 집과 초목을 잿더미로 만들었다.자미각 대전의 지붕도 순식간에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기왓장들은 모두 망가져 모래흙이 되었다.강대한 힘으로 인해 태상 장로와 이도현은 모두 한 발짝 뒤로 물러서야만 했다. 그들이 싸웠던 곳은 폭발 현장처럼 거대하고 깊은 구덩이가 생겼고 주변에는 엄지손가락 굵기의 균열이 사방으로 퍼지기까지 했다.이도현은 마침내 태상 장로의 공포스러운 실력을 느꼈다.방금 자미각의 사람들은 태상 장로가 회도 경지의 고수라고 했다.이도현은 비록 회도 경기가 어떤 경지인지 모르지만, 방금의 싸움을 놓고 보면 태상 장로는 자미각 각주와 같은 강자 수십 명을 거뜬히 죽일 수 있는 실력이었다.“젊은 친구, 아직 늦지 않았네. 지금 멈춘다면 노부는 이전에 말했던 것처럼 자네를 안전하게 내보내지. 그리고 자미각이 앞으로 절대 너와 맞서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하네. 어때?”태상 장로는 보검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날 죽일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확신해?”이도현이 시큰둥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실력 있다는 거 인정해. 당신은 내가 여태까지 본 고수들보다 강해. 그렇다고 해서 내가 두려워할 것 같아?”“난 떠날 수 있어. 하지만 전에 말했던 것처럼 내 주변 사람들을 조사하는 일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다 죽어야 떠날 거야.”이도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태상 장로를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 말했다.태상 장로가 놀라울 정도로 강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도현이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누구나 목숨을 걸고 지키는 것들이 있다. 이도현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목숨을 걸어서라도
“이 검은 자미검이다! 자미상제가 승천할 때 인간 세계에 남긴 보검이라고 알려졌지! 자미각 비경에서 찾은 후 피로 길러왔다. 오늘 천재 소년의 피로 한번 제련해 보자! 이 자미검은 강자의 피를 즐겨 마시고 특히 천재의 피를 더 좋아할 것이라 믿는다!”태상 장로는 말하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손에 쥔 보라색 보검을 조심스럽게 보며 만졌다.그의 움직임은 매우 부드럽고 온화했는데 검이 아닌 마치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듯했다.그의 손길에 따라 보라색 보검에서 보라색 빛이 계속해서 반짝이며 마치 태상 장로의 손길에 반응하는 듯했다.이도현은 이 장면을 보며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확실히 보검이야. 음양 부채처럼 영혼이라도 깃든 것 같네.’이도현의 시선 속에서 태상 장로의 자미검은 끊임없이 강력한 힘을 모으고 있었고 보라색의 빛은 눈부시게 빛나며 마치 살아나는 듯했다.“소년이여. 기회를 줬는데 저절로 차버렸으니 이제 내 탓은 아니다. 자미검 아래 죽는 것도 네 운명이겠지.”태상 장로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럽고 차분했다.이전의 두려움이나 충격은 사라지고 자미검이 그의 손에 있을 때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듯한 자신감이 느껴졌다.태상 장로는 여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다.어쩌면 보검이 그에게 자신감을 부여해 준 듯했다.예전에 누군가가 일부 병기는 주인을 통제할 수 있다고 했다. 주인의 경지가 부족하면 신병 무기를 다룰 수 없다고 했다.강제로 신병 무기를 소유하면 사람이 신병 무기를 다루는 것이 아닌 신병 무기가 사람을 다루는 상황이 될 것이었다.보물은 덕이 있는 자가 다스린다는 말이 괜히 생긴 건 아니었다.이도현이 보기에는 태상 장로가 신병 무기에 잡아먹힌 사람 같았다.보검의 의지는 이미 태상 장로의 의지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태상 장로를 마주하며 이도현도 결코 안심할 수 없었다.회도 경지의 고수에 보검이라는 무기까지 있기에 그의 도행으로 상대할 수 없을 것 같았다.이도현은 망설이지 않고 내면의 음양탑을 불러내어 그 힘을 빌려 대응
족히 수십 미터의 길이로 형성된 보라색 검기는 하늘에서 거대한 작두가 떨어지는 것처럼 이도현을 향해 내리쳤다.그때 이도현의 몸 안에는 이미 음양탑의 힘이 가득 차 있었고 음양탑이 힘은 그의 원력과 함께 음양검에 계속해서 주입되었다.강력한 힘이 음양검에서 폭발하였다.음양검 위로 검붉은 빛이 교차하며 이도현이 있는 곳을 비추었다.강렬한 빨간색 빛은 불꽃처럼 뜨겁고 검은색 빛은 마치 지옥에 있는 얼음처럼 싸늘한 기운을 풍기며 빛났다.음양이 교차하면서 또 다른 검기가 형성되었고 순식간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자미검의 검기와 충돌했다.두 강대한 검기가 충돌하며 쾅 하는 폭음을 냈다.천지를 뒤흔들만한 힘이 공중에서 폭발하였고 그 순간 날아오른 검기는 자미각의 천년 된 고궁인 자미대전을 반으로 쪼개고 대전의 절반을 순식간에 가루로 만들어버렸다.하늘에 떠 있던 태상 장로는 강력한 검기의 충격을 받아 수백 미터를 날아갔다가 겨우 멈췄다.그의 수중에 있던 자미보검은 기존의 빛을 잃었고 보라색의 검신에는 이미 균열이 가득했다.‘이렇게 강력한 보검이 파괴되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이럴 리가 없어!’태상 장로는 자미검에서 계속해서 번지는 균열을 바라보며 동공을 좁힌 채 몸을 파르르 떨었다.“어떻게 이런 일이... 이럴 리가 없어! 자미검은 고전 무기란 말이야! 무적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그런 검을 부숴! 이럴 수는 없다고! 너... 너 그 검은 대체 무슨 검이야. 왜 이렇게 강력한 거냐! 어떻게 구했느냐?”태상 장로는 공포에 떨며 이도현이 손에 쥔 음양검을 보고 경악의 눈빛을 보냈다.“죽어서 저승에 가 저승 사자에게 물어봐. 베어라!”이도현이 외치며 수중에 든 음양검을 다시 한번 휘둘렀다.강력한 검기가 순식간에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며 대지를 갈라놓을 듯한 위압감을 품은 채 태상 장로를 향해 날아갔다.강력한 검기는 대지조차 떨게 했다.태상 장로는 반격을 시도했지만 도망칠 수조차 없음을 깨달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오색의 검기가 그의 앞에 도달했고 저
자미각의 태상 장로가 신공을 연마하고 경지를 뚫고 나왔을 때 사람들은 모두 자미각이 무궁무진한 발전을 이룰 것으로 생각했다.그 후에는 고무계에서 당당하게 이름을 떨치며 고무계에서 손꼽히는 대종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회도경지의 강자가 지키는 종파라면 강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았다.하지만 태상 장로가 죽었다.모두의 기대를 받던 자미각의 수호자, 태상 장로가 한순간에 비참하게 죽었다.이도현의 한 검에 의해 반으로 잘린 태상 장로는 시신조차 온전한 형태를 남기지 못했다.수련을 끝내고 나온 태상 장로는 곳곳을 누비며 자신의 제일 휘황찬란한 시기를 만끽해야 했지만 오히려 출관이 불행이 되어버렸다.하필 자미각의 불효 자손들이 이도현을 건드렸고 또 마침 태상 장로가 출관한 날 이도현이 자미각을 찾아와 사전 예고도 없이 싸움을 시작했다.태상 장로는 자신의 절기를 펼치지도 못하고 백여 년간 폐관 수련하며 얻은 깨달음을 시전할 틈도 없이 이도현에게 패배하여 죽음을 맞이했다.그의 출관부터 죽음까지는 불과 두 시간도 되지 않았다. 그는 밥 한 끼 먹을 시간 만에 죽어버린 것이다.그렇게 생각해 보면 태상 장로는 정말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셈이었다.자미각의 자손들이 벌인 일을 그가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된 것과 마찬가지였다.태상 장로는 폐관 수련을 하느라 다른 사람을 만날 시간도 없었고 다른 사람의 신경을 건드릴 틈도 없었다. 그저 자미각의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솔직히 말하면 죽은 태상 장로는 저승에 가서도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상황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는 오늘 폐관을 끝내지 않았을 것이다.동부에서의 수련이 지루하긴 했지만 적어도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조상님...”얼마 지나지 않아 충격에서 벗어난 자미각의 다른 장로들과 제자들이 두 조각 난 태상 장로의 시신을 보며 비통하게 외쳤다.“조상님...”자미각의 각주는 그만 겁에 질려 그대로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사시나무 떨리는 몸을 떨고 있는 각주는 이미
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을 데리고 돌문을 통과한 후 계속 앞으로 나아가 산 끝자락까지 갔다.멀리서부터 산 중턱에 칠색 소용돌이가 보였다. 소용돌이는 시공간의 문처럼 끊임없이 칠색 빛을 반짝이며 신비로운 기운을 풍겼다.“형님, 앞에 보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지키고 있는 성역의 결계입니다. 이 결계를 통과하면 성역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호위무사는 관광 가이드처럼 친절하고 책임감 있게 설명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그가 자연스럽게 형님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 은근 귀에 거슬렸다.‘지금 호칭을 몇 번이나 바꾼 거야. 참.’처음에는 ‘이 녀석’이라고 부르다가 나중에는 어르신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형님이라고 불렀다. 자꾸 변하는 호칭에 이도현은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심지어 이도현은 고무계와 성역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사랑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예의범절을 잘 배워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물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고 이도현도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그는 늘 이래왔다.“가자.”“예. 형님, 저랑 같이 결계에 들어갈 건데 저를 잘 따라오셔야 합니다. 처음 결계를 통과할 때는 조금 적응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뜨면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아주 신기하죠.”“형님, 그런데 저 결계는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 성역에서 가장 강한 사람도 이 성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너무 신기합니다.”“그래서 사람들은 이 세상에 원래 신선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무계, 성역 그리고 서방의 천사국도 모두 신선이 만든 게 아닐까요? 형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저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이런 신비한 현상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무사들도 그 이유를 모르고. 그럼 신선이 만들어 낸 것일 수밖에 없죠.”“형님, 이 세상에 만약 신선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설마 전설에 나오는
“형님... 안됩니다. 제발 저를 그냥 보내주십시오... 저 죽기 싫습니다... 형님...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가 당황한 얼굴로 애원했다.“갈 거야, 안 갈 거야?”이도현은 이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형님...”“가? 안 가?”이도현이 버럭 소리치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의 주먹에서 빛이 번쩍였다.“가겠습니다. 갑시다. 형님, 제가 모시겠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의 주먹에 단단히 겁을 먹었고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지릴 뻔했다.“진작에 이렇게 나오면 얼마나 좋아? 반나절 동안 징징대서 뭐해. 어서 앞장서.”이도현은 말이 안 통하는 놈들만 만나니 성격이 또 거칠어진 것 같았다.그는 이미 심경의 문제를 해결해서 성격이 많이 좋아졌다. 더 이상 예전처럼 작은 일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하지만 밖에 나갈 때마다 이런 답답한 놈들을 만나니 속에서 천불이 났다. 그렇다고 사람을 함부로 죽이고 싶지는 않고, 그래서 참으면서 지금처럼 화만 쌓여갔다.“네. 네. 형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황궁까지 안 가고 형님을 대진제국까지 모시겠습니다. 남아일언 중천금. 이 약속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제가 데려다주기 싫은 것이 아니라, 정말 가족의 목숨이 달린 문제라서 안 됩니다. 형님... 이점만 꼭 지켜주십시오. 저에게 진짜 가족이 있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눈치 없이 이도현의 약속을 받아내려고 했다.“왜 이렇게 말이 많아. 가기나 해...”이도현은 분노를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형님, 이것만은 분명히 해주십시오. 제발 약속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야 제가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제발 좀...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아주 우스운 요구를 제기했다.그는 이도현에게 잡혀 있는 상태인데 상대방에게 요구를 제기하고 있었다.“가자...”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주먹을 다시 꽉 쥐었다.“알겠습니다. 형님, 화내지 마십시오... 가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하지만 형님, 제 가족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절대 약속을 어기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다.“안 일어나? 죽는 척하겠다는 거냐? 그럼 정말 죽여주지. 다시 한번 묻겠다. 만약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영원히 잠들게 하지.”이도현의 차가운 말이 끝나자마자, 땅에 쓰러져 있던 어전 호위무사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땅에서 벌떡 일어났다.“제... 제발 저를 죽이지 마십시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죽이지 마세요...”어전 호위무사가 공포에 질려 말했다.그는 조금 전 이도현이 여섯 명의 동료를 죽이는 과정을 똑똑히 지켜보았다.정말 몸서리칠 정도로 끔찍하고 무서웠다.그는 어전 호위무사로서 큰 장면도 많이 겪어봤고, 죽은 사람도 많이 봤다. 하지만 영급 경지의 고수 여러 명이 힘을 합쳐 한 사람을 공격했는데 상대방의 단 한 방에 전부 목숨을 잃는 장면은 정말 본 적이 없었다.주먹 한 방으로 영급 경지의 강자를 피안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더더욱 본 적이 없었다.검을 한 번 휘두르는데 마치 세상이 멸망하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그는 그런 두려움을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심지어 바로 직전 그는 차라리 이도현이 한주먹으로 그를 죽이길 바랐다.“널 죽이지 않을 테니까 나를 성역으로 데려다줘.”이도현은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그... 안 가면 안 될까요? 저... 저는 대진제국 황제의 호위무사이고 이 결계의 수호자입니다. 만약 제가 길을 안내한다면 황제께서 저를 반드시 죽이실 겁니다.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까지 죽이실 겁니다. 저에게 여든 되는 어머니가 계시고 갓 태어난 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죽어도 상관이 없지만, 우리 가족은...”“어르신,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좋은 일 한답시고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러지 않겠습니다. 제발 제 가족을 살려주십시오. 제발...”어전 호위무사는 애걸복걸하며 이도현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구나. 영급 경지의 고수가 겨우 이런 핑계로 용서받으려고 하다니. 위로는 여든
그러나 오늘 이렇게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큰 망신을 당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 녀석...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나 하고 까부는 거냐?”“이놈, 너 죽었어. 네가 오늘 우리를 건드린 것은 성역 전체를 건드린 것이나 다름없다. 넌 앞으로 평생 추격당할 것이다.”“이 빌어먹을 자식, 너 오늘 죽었어. 감히 우리를 건드려? 딱 기다리고 있어.”“우리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결계의 문을 지키라고 파견된 자들이다. 방금 네가 죽인 사람은 주작제국의 수호자이고,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는 생사를 알 수 없어. 우리 또한 모두 네 손에 다쳤고. 네놈은 이제 끝이다.”노자들은 분노에 찬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들은 이도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살기 위해 자신의 뒤에 있는 세력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마치 어린아이들이 싸움에서 지면 부모를 거들먹거리며 으름장을 놓는 모습 같았다.“지금 나를 협박하겠다는 것이냐?”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이건 협박이 아니라 사실이다. 이 결계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함께 지키고 있는 곳이다. 우리 일곱 명이 각자 한 세력을 대표한다.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은 4대 제국과 3대 종파로 이루어졌다.”“네가 지금 하는 행동은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을 도발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이놈, 우리는 네가 강하고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를 건드리면 하나님이 와도 널 구해줄 수 없다.”“이놈아,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라. 마음 깊이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무공을 폐하면 우리가 기분 좋게 너의 목숨을 살려둘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성역의 7대 최강 세력에서 너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그때가 되면 너 혼자 죽는 것이 아니라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죽는다.”“이 녀석아, 넌 우리를 때렸지만, 성역의 7대 세력을 때린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된 이상 너와
“아...”누군가 비명을 질렀다.“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이 녀석 왜 이리 강해...”“이 녀석 도대체 무슨 경지이길래 이렇게 무서운 거야...”“어쩌죠? 우리가 힘을 합쳐도 저놈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요...”“설마 어느 강대한 종파에서 매장당했던 제자인 걸까요...”“하지만 분명 서른 살도 채 안 되어 보여요. 저렇게 젊은 녀석이 강한 종파의 제자일 리가 없어요...”“혹시 빙의 당한 거 아니겠죠...”다섯 명은 고통을 참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도현에게 발로 차이거나 주먹으로 맞은 노자들은 오장육부가 욱신거렸고, 뼈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이도현의 강대한 실력에 경악하며 통증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들도 강자들을 많이 봐왔다. 회도경지, 도급경지, 심지어 큰 종파의 고인물도 본 적이 있다. 무릎 꿇고 인사해야 하는 그런 인물들 말이다.그들은 이런 사람들이 왜 강대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쨌든 수많은 세월을 살아왔으니 강대할 법도 했다.그러나 이도현처럼 서른 살도 채 안 되는 나이에 이런 무서운 경지에 도달한 고수는 정말 본 적이 없었다.“이건 경고에 불과하다.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비켜라. 난 너희를 죽이고 싶지 않다.”노자들이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할 때 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너...”그들은 마음속에 분노가 가득 찼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들은 이곳을 지키기 위해 파견된 자들로써 여기에서 황제처럼 군림하며 살았고 아주 긴 세월 동안 아무도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과거 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자들은 하나같이 불행을 당했다.이곳에서 그들은 문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들 뒤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 결계를 통과해 성역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그들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수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각종 방법을 써가며 그 문을 넘으려고 했다. 미녀로 유혹하거나 수련 자원으로 매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관계를 써서 들어가려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막무가내로
그들은 이도현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이도현이 처음 나타났을 때, 그들은 이도현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끼지 못했고 진원의 파동도 감지하지 못했다.따라서 그들은 이도현을 수련한 적이 없는 일반인이라 여겼다. 그저 조금 전의 사내에게 속아 이곳까지 왔고, 그를 이용해 성역으로 통하는 결계를 넘어가려고 하는 줄 알았다.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를 쓰러뜨렸을 때, 그들은 비로소 이도현이 무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자신이 헛것을 본 줄 알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찌 됐든 이도현은 겨우 삼십 살도 안 되는 청년이었기 때문이다.그들은 이 나이의 무사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같은 세대의 사람보다 강할 뿐 자신들의 상대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수백 년 동안 수련해온 그들은 자신의 강력한 내공이 시간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라고 믿었다. ‘천재라 해도 내공이 하루아침에 폭증할 리가 없어. 천재는 일반인보다 수련 속도가 빠를 뿐, 무제한으로 강해지는 것도 아니잖아.’그들은 이렇게 생각했기에 이도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자신의 동료를 죽인 것을 본 후에야 그들은 비로소 눈앞의 상대가 만만찮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같이... 저놈을 죽입시다...”한 노자가 큰소리로 외치며 가장 먼저 달려들었다. 그도 주먹을 사용했다. 순간, 검은빛이 주먹을 감쌌고 거대한 늑대 머리가 그의 주먹에서 튀어나와 사납게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한 명이 나서자 나머지 네 명도 즉시 공격에 가담했다. 맨손으로 달려드는 자도 있었고, 무기를 사용하는 자도 있었다. 어쨌든 이 시각, 그들은 각자의 필살기를 모두 꺼내 이도현을 죽이려 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이곳에 도착한 순간 이미 모든 사람의 실력을 보아냈다.성역의 결계를 지키는 일곱 명의 무사는 모두 영급 경지밖에 안 되었다.조금 전 이도현이 한 방으로 죽인 노자와 바닥에 쓰러져 죽은 척하고 있는 어전 호위
이도현은 냉랭하게 이 모든 광경을 바라보았다. 여섯 명의 노자는 이도현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논의했다.하여 이도현은 결국 화가 치밀어 올랐다. 노자들은 그를 무시하다 못해 하나의 장난감으로 여기며 심지어 돌아가면서 가지고 놀겠다고 했다.한 사람이 다 놀면 다음 사람에게 넘기겠다는 식으로 말이다.이도현은 그들의 대화에서 큰 모욕감을 느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함께 덤벼라.”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이 말을 꺼내자마자 이도현은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노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가지고 놀지에 대한 의논에 응답해버린 것이었다.참으로 멍청한 짓이었다.“이 늙은이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이도현은 고함을 지르며 곧바로 달려들었다.참 기막힌 하루였다. 조금 전에는 여자처럼 칭얼대는 사내를 만났고 이제는 이렇게 오만하고 멍청한 노자들을 만났으니 말이다.안 그래도 그 사내 때문에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는데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노자 여섯 명까지 만나니 이도현은 더 이상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이도현이 가까스로 억누르던 분노가 결국 폭발했다.이도현은 으르렁거리며 제자리에서 사라졌고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노자 앞에 나타났다.“이 녀석, 죽으려고...”노자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크게 소리쳤다.그들은 이도현이 어떻게 눈앞에 나타났는지조차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도현의 속도에 깜짝 놀랐다.하지만 노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은 주먹을 날려 노자의 가슴을 쳤다.쾅.굉음과 함께 거대한 주먹이 노자의 가슴에 정확히 맞았고, 이도현의 주먹에서 푸른 용의 허영이 튀어나와 노자의 가슴을 관통했다.펑.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노자의 몸이 피안개로 되어 사람들 무리에서 퍼져 없어졌다.한 방. 겨우 한 방으로 조금 전까지 누가 먼저 이도현을 상대할 것인지 논의하던 노자가 시체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졌다.이도현의 이 한 방에 오만하던 다른 노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그제야 이
연기 속에서 이도현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까지 잘난 체하던 어전 호위무사는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어전 호위무사는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았고, 앞쪽의 먼지가 서서히 걷히더니 이도현의 모습이 점차 드러났다.이도현은 한 올의 상처도 없이 제자리에 멀쩡히 서 있었다. 그리고 그가 밟고 있던 땅도 무사했다. 마치 어전 호위무사의 방금 한 방이 이도현이 서 있던 곳만 교묘하게 피해간 것처럼 보였다.“너... 왜... 멀쩡해? 말도 안 돼...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방금 그 검기는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도 감히 버티지 못하는데 네가 어떻게...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어...”어전 호위무사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눈앞에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었다.“실력도 없으면서 말이 참 많아. 넌 이미 날 두 번이나 공격했으니 이제 내 차례다.”이도현은 차갑게 말하며 순식간에 어전 호위무사 앞에 나타나 상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주먹을 날렸다.쿵.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어전 호위무사는 비명을 지르며 날려 나가더니 그들이 지키던 커다란 돌문에 부딪혀 땅에 떨어졌다.펑.튼튼한 몸이 땅에 거세게 떨어져 먼지를 일으켰다.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땅에 쓰러져 오랫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대단한 녀석이네. 역시 제법 실력이 있군. 하지만 이렇게 쉽게 저 친구를 쓰러뜨리다니, 우리를 너무 얕잡아본 게 아니냐?”목소리와 함께 양쪽의 방에서 대여섯 명의 노자가 나타나 이도현의 앞을 가로막았다.“이 녀석, 정말 오만하구나. 이곳에 함부로 쳐들어온 것도 모자라 대진제국의 수호자까지 다치게 하다니. 너 때문에 우리가 너무 우스워졌잖아. 그러니 널 죽여야겠다. 알겠냐?”한 노자가 거만하게 말했다.“뭔 말이 그렇게 많아요. 그냥 죽이고 얼른 저 녀석을 구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무사하지 못할 수 있어요.”“맞아요. 윗사람들이
어전 호위무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이도현이 그의 직업을 무시한 것은 그에게 있어 가장 큰 모욕이었다.그는 어전 호위무사 중에서도 대진제국 황제 앞에서 검을 차고 서 있는 호위무사였다.그런데 그의 그 검, 40미터 길이의 거대한 검이 이도현에 의해 맨손으로 부수어졌으니 호위무사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맨손이 아니라 주먹으로 부수었더라도 호위무사가 이렇게까지 화내지 않았을 것이다.이는 그를 존중하지 않을뿐더러 그의 직업까지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잔뜩 화가 난 어전 호위무사는 몸에서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며 전신의 힘을 검에 주입하고는 다시 이도현을 향해 내리쳤다.“죽어라...”거대한 검기는 이전보다 몇 배나 더 강력했고 수십 미터 길이의 검기는 하늘과 땅을 갈라버릴 듯한 기세로 떨어졌다.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공격에도 이도현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검기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천지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컸다.영급 경지의 어전 호위무사는 현재의 이도현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다.이도현은 나중에 찾은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기 전에도 이미 음양탑의 힘으로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를 거뜬히 죽일 수 있었다.그리고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고, 담약의 효과에 이어 용주과의 500년 원력까지 얻었으니, 지금의 이도현은 전에 천사국에서 만났던 고수 족제비마저 가볍게 죽일 수 있었다.영급 경지의 무사 따위, 지금의 이도현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보잘것없었다.이도현은 전보다 더욱 지나치게 행동했다. 전에는 적어도 손을 들어 검을 막았지만, 이번에는 어전 호위무사가 내려친 거대한 검을 보고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마치 겁에 질려 멍하니 서서 검기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꽝.굉음이 들리더니 이도현이 서 있던 곳은 거대한 검기에 의해 사방으로 갈라졌고, 지면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깊고 긴 구멍이 생겼다. 그 구멍은 이도현의 뒤로 수백 미터 밖까지 이어졌다.삽시에 현장은 모래바람이 날려 아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