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한씨 영감은 조금 전 이도현의 공격에 겁을 잔뜩 먹었다. 지금 이도현이 또다시 공격을 발동하면서 정말 그를 죽일 것처럼 나오자 한씨 영감은 화들짝 놀랐다.특히 이도현의 음양검에서 검기가 뿜어져 나오고 무서운 위력을 발산하는 것을 보자 그는 놀라서 안색이 창백한 채 소리쳤다.“짐승 같은 자식. 뭐 하려고? 정말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거야? 멈춰... 당장 멈추라고...”쿵!이도현의 보검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아래로 내리쳐졌다.무서운 검기가 한순간에 한씨 영감을 뱅 둘러쌌다.그 순간 모든 소리가 다 사라졌고 모든 것이 뚝 멈췄다.검광이 흩어지면서 한씨 영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바닥에는 그저 핏자국이 자욱했으며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만 물씬했다.“한씨 영감!”젊은 도련님은 깜짝 놀랐고 안색은 극도로 창백해졌다.이도현을 본 그는 마치 귀신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눈빛에는 온통 불가사의로 가득했다.‘한씨 영감이 이놈한테 죽다니. 그것도 검 한방에 찌꺼기로 변하다니. 그럴 수가 없는데.’도련님은 현실을 믿을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마치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하지만 이도현이 곧바로 고개를 돌렸으며 눈길은 그의 몸에 떨어졌다.“너...”“너 무슨 짓을 하려고?”젊은 도련님은 저도 모르게 몸을 바들바들 떨었고 이도현의 눈길에 두피가 저려나고 발밑이 시렸으며 바짝 긴장했다.이건 도련님이 담이 작아서가 아니라 이도현의 눈길이 너무나도 무서워서였다. 그의 눈길 속에는 살벌한 기운, 죽음의 기운, 피에 굶주린 것만 같은 기운들이 드러나 있었다.이도현의 주목을 받은 그는 마치 저승사자에게 찍힌 것처럼 무서웠다. 그는 죽음을 느낀 것만 같았다.젊은 도련님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으며 마음속의 공포심이 극치에 달했다.그 순간 더이상 그의 몸에서 평상시의 오만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전에 보이던 날뛰는 거만함과 안하무인의 도도함도 모두 사라졌다.“이도현... 함부로 나서지 마. 우리 사이에 아무런 원수를 진 적이 없는데 함부로 하지
태허산.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절벽 위의 동굴 저택에 강력한 실력을 갖춘 인간이 살고 있다! 그는 세상 밖을 헤매며 자유롭고 한가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그런데 이렇게 신선 같은 인물이 지금 한 소년에게 지극히 시달리고 있다.“에라잇, 썩을 놈아! 썩 꺼지거라, 다신 내 눈에 띄지 마! 8년이다! 8년! 네 놈은 내가 이 8년을 어떻게 버텨온 줄 알기나 해?”“스승님......”“이 스승이 이렇게 부탁할게. 넌 이미 강력한 실력을 갖췄어. 그러니 제발 산에서 내려가거라. 난 좀 더 오래 살고 싶단 말이다!”노인은 울상을 지으며 소년을 향해 허리도 굽혀보고 듣기 좋은 말도 건네보았다.“스승님, 전 심장이 쫄려서 도무지 내려갈 수 없어요. 산 아래는 위험해요. 마취도 없이 척추를 빼간다고요. 어우, 소름.”“쫄리긴 개뿔! 남들이 널 무서워하면 모를까.”“그리고, 척추 얘기는 들먹이지 마! 나도 두렵단 말이다.”노인은 겁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스승님......”“썩 꺼지거라!”“…”“너 갈 거야, 안 갈 거야! 안 가면 나 확 죽어버린다!”노인은 허겁지겁 발밑에 있는 돌의자에 머리를 박기 시작했다.순간 노인의 머리에서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하지 마세요! 스승님! 갈게요!”이도현은 노인의 미친 행동에 깜짝 놀랐다.“꺼져, 당장 꺼져!”노인은 손을 흔들며 이도현을 내쫓았다! 동시에 보따리 하나를 밖으로 내던지고 동굴 저택의 문을 굳게 닫았다.드디어 세상이 조용해졌다.8년이다! 8년 동안 노인은 이도현 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다. 노인이 가장 후회하는 일이 바로 도깨비 같은 이도현을 북부에서 데려온 것이다.이도현의 천부적인 재능은 정말 사람을 놀라게 한다.무도, 의학, 별자리 점 등 노인이 평생 배워 온 것을 이도현은 8년 만에 모두 완벽하게 습득했다.심지어 어떤 부분은 스승을 능가할 정도이니, 노인은 얼굴이 뜨거웠다이도현을 쫓아내지 않으면, 노인은 언젠가 이 꼴 보기 싫은 자식 때문에 미쳐 죽고 말 것이다.“휴!
다행히도 수많은 남자 중에서 이도현은 유일하게 그녀에게 골수를 기부할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을 갖추었다.수술은 아주 성공적이었고 이로 인해 강설미는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살려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강설미는 이도현과 결혼했고, 이도현은 강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었다.이도현은 팔자가 활짝 피어 편한 인생을 살 줄 알았다. 하지만 기대가 클수록, 현실은 그를 더 실망하게 했다.강설미와 결혼한 뒤, 강설미는 건강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도현과의 첫날밤을 보내지 않았다.그리고 강씨 가문에서 이도현의 지위는 강회장이 기르는 개보다도 못했다.적어도 그 개는 식탁에서 메이드가 먹여주는 밥을 먹을 수 있지만 이도현은 식탁 앞에 앉을 자격조차 없었다.이도현은 꿈에도 몰랐다. 강씨 가문에서 강설미의 건강이 회복되는 내내 이도현의 골수만 노리고 있었다는 사실을.그러던 그날, 강씨 가문에서는 단련을 이유로 강설미에게 이도현을 북부로 데려가 비즈니스 미팅에 함께 참석하게 했다.단둘이 지내는 그날 밤, 강설미가 정성껏 준비한 근사한 저녁 식사 분위기에 그는 흠뻑 취해버렸다.이도현은 그곳에서 드디어 그녀와의 첫날밤을 보낼 줄 알았다.하지만 술 한 잔 마신 이도현은 갑자기 눈앞이 희미해지더니 곧장 잠이 들었고, 다시 눈을 떠보니 차가운 황야에 버려져 있었다.강씨 가문에서는 그의 골수를 모조리 추출하고 척추도 대부분 도려낸 뒤, 그곳에 유기해 죽길 기다렸다.이도현이 거의 목숨을 잃어갈 때쯤, 고아한 풍채를 가진 노인이 저승문 앞에서 그를 구원했다.노인은 이도현에게 구렁이의 척추 일부를 이식해 주었으며, 덕분에 이도현은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그 후 이도현은 노인을 스승으로 모셨고, 8년 뒤의 이도현은 이렇게 다시 태어났다.8년 동안, 이도현은 절세의 무학을 배우면서 완전히 환골탈태했고 의술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지난 8년간, 그는 한순간도 강씨 가문의 배은망덕한 행동과 악독한 그녀를 잊은 적 없었다.8년을 그는 오직 복수를 위해 실력을 갈고닦았
산에서 내려온 이도현은 복수를 서두르지 않았고, 먼저 완성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염국 완성, 그곳은 그의 집이 있는 곳이다. 노인의 말에 의하면 그가 살해되고 3개월이 지난 후, 그의 부모님과 여동생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한다......여기까지 생각한 이도풍의 두 눈에는 살기가 가득 찼다.그 살기는 하늘도 찌를 것 같았다. 그는 묻고 싶었다. 도대체 왜 그랬냐고!“한 사람도 살려두지 않을 거야. 당신들에게 절망이 무엇인지 내가 똑똑히 가르쳐줄게.”이도현이 두 주먹을 불끈 쥐자, 몸에서는 무서운 힘이 솟아오르더니 옷이 나부끼기 시작했다.그러던 그때, 미묘한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이도현은 힘을 거두고 고개를 돌렸다. 그제야 그는 옆좌석의 산뜻한 옷차림의 성숙한 여자를 발견했다.목덜미가 길고 눈처럼 흰 피부를 가진 여자는 정장 차림에 포니테일을 묶었는데, 언뜻 보기에도 몸매가 아주 좋았으며 왠지 커리어 우먼의 기운을 풍겼다.창백한 얼굴의 여자는 한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셔츠의 단추가 열려 풍만한 가슴 라인이 훤히 보였다.그녀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이도현에게 도움을 청했다.“저... 저기요... 저 좀 도와주세요... 지금 필요해요......”“뭐라고요? 여기서요?”이도현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8년간 산속에 있었더니, 그새 세상이 이렇게 자유롭게 변한 거야? 이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데 필요하다고?’이도현의 의아한 눈빛에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지금요? 여기서요? 확실해요?”이도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세 번이나 되물었다.‘확실하게 물어봐야지. 난 바른 청년이니까.’“빨리요. 더는 못 참아요.”“그러니까... 저기요... 근데 이건 좀 아니지 않아요? 전 바른 청년이라고요! 그러면, 화장실이라도 갈까요? 화장실이면 조금 편하지 않을까요?”이때 여자는 또 발밑의 작은 가방을 가리켰다.“콘돔요?”이도현 머릿속에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안전 조치.이때, 비즈니스석 커튼 뒤에서
“괜찮아요. 어릴 때부터 달고 살던 병이에요. 안 죽어요.”말하는 도중에 한지음은 갑자기 이도현과의 대화가 떠올라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안 죽는다고요?”이도현이 자리에 앉으며 차갑게 말했다.“저기요, 혹시 본인이 무슨 병에 걸렸는지 모르고 있는 거 아닌가요? 알고 있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는데.”“뭐? 이 변태가! 너 말 함부로 할래?”이설희는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저기, 그게 무슨 뜻이죠?”한지음의 안색도 삽시에 어두워졌다.“뜻이 있는 건 아니고요. 그쪽은 선천성 심장병이 아닌 심혈관 괴사라 언제든지 생명에 위험이 있을 수도 있어요. 치료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3개월도 버티기 힘들 거예요!”이도현이 말했다.“이 한심한 변태 자식이 감히 우리 대표님을 저주하다니, 너 죽고 싶어? 너 우리 대표님이 누군 줄 알고 입을 함부로 놀리는 거야?얼마나 많은 명의가 우리 대표님의 건강을 직접 진찰하셨는데! 너 같은 변태가 알긴 뭘 알아! 뭐? 심혈관 괴사? 세상에 그런 병명이 존재하기나 해? 내가 보기엔 넌 뇌가 괴사했어!너 설마 우리 대표님 미모에 흑심을 품을 거 아니야? 똑똑히 얘기하는데, 이런 작업은 이젠 한물갔어!”이설희는 콧방귀를 뀌었다.이도현은 굳이 그녀와 말씨름하기 싫어 직접 한지음에게 말했다.“발병할 때면 심장이 많이 아프셨을 거예요. 심장 통증과 호흡 곤란, 그리고 기침과 같은 심부전 증상도 동반되며 심할 때면 의식이 흐려지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다가 식은땀을 흘리며 심지어 쇼크 증상까지 나타나셨을 거예요!게다가 그 증상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해서 심해졌겠죠. 발병 빈도도 규칙적이지 않고 가끔은 작은 원인으로 유발될 때도 있을 거예요! 약도 점점 더 많이 드셨겠지만 약효는 예전처럼 좋지 않죠?”이도현의 구체적인 말에 한지음은 경악했다.“어...... 어떻게 아셨어요?”“그건 그쪽 알 바가 아니고요. 이건 전부 심혈관 괴사를 심장병으로 여겨 치료했기 때문이에요. 약물은 비록 증
“도와주세요! 여기 혹시 의사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이내 승무원이 달려와서 상황을 요해한 뒤 기내 방송으로 의사가 있는지 물었지만 아무런 결과가 없었다.가장 가까운 공항에 착륙하려고 해도 최저 30분이 걸린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설희는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그녀는 이도현을 마지막 지푸라기라고 생각하고 울먹이며 말했다.“저기요! 제발, 제발 우리 대표님 살려주세요. 대표님의 상태를 정확히 맞추셨으니 구할 수도 있을 거잖아요.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요.”“아까는 변태에 사기꾼에 파파라치라며 반말하셨잖아요?”이도현은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미안해요, 제가 잠시 미쳤었나 봐요. 제가 이렇게 싹싹 빌게요. 그러니까 우리 대표님 한 번만 살려주세요. 벌주시면 달갑게 받을게요.”점점 호흡이 가빠지는 한지음의 모습에 이설희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배은망덕한 사람은 이도현의 척추까지 도려냈지만, 워낙 마음씨가 착한 이도현은 여자의 눈물에 이내 마음이 약해졌다.게다가 의도의 본심은 생명 지상주의라 그는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그는 두말없이 손을 뻗어 한지음의 몸을 더듬었다.“저기요! 지......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이도현의 행동에 이설희가 황급히 막았다.“살려달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만져보지도 않고 어떻게 살려요? 그쪽 대표님은 심혈관 괴사라 제가 심장부터 확인하는 거예요.”이도현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몸을......”이설희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이도현에게 한지음에게 흑심을 품지 말라고 경고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이도현의 심기를 또 한 번 건드릴까 두려웠다.“흥! 그런 더러운 생각은 집어치워요. 제 직업도 좀 존중해 주세요, 전 의사예요. 의사의 눈엔 오직 환자만 보일 뿐 남자도 여자도 없어요.”이도현은 비록 진지하게 말했지만 그녀의 몸에 손이 닿았을 때, 그도 자기가 짐승이란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마터면 그는 조상을 거스르는 결정을 내릴 뻔했다.그는 애써 혀를 깨물
“응?”깊은 심호흡을 하고 몸을 움직이던 한지음은 갑자기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몸이 가벼워졌어. 숨 막히지도 않고 명치가 가라앉는 느낌도 사라졌어. 온몸에 힘이 솟아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야.”이설희는 흥분된 어조로 이도현이 한지음을 구해준 일을 말했다.그 말에 한지음은 무의식적으로 자기 가슴을 더듬더니 이상한 기분에 얼굴이 빨개졌다.“정말 귀인을 만났나 봐. 의술이 정말 놀라울 정도야.만약 그분이 정말 내 병을 고칠 수 있다면, 우리 아빠 병도 치료할 수 있겠지? 이 비서! 그렇게 보내면 어떡해?”“볼 일이 있다고 하셔서요. 하지만 원한다면 이씨 가문 옛 저택으로 찾아오라고 하셨어요.”“이씨 가문 옛 저택?”한지음은 깜짝 놀랐다.‘이씨 가문 옛 저택이라니.’사실 그곳은 사람들이 감히 입에 올리지도 못하는 곳이다.“네, 대표님. 그분이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정말 가요? 아무래도 그곳은......”이설희는 말을 잇지 못했다.“가야지. 하느님이 나에게 귀인을 보냈으니, 당연히 찾아가야지. 지금 당장 출발해.”......곳곳에 무성한 잡초가 자라난 이곳은 낡고 황량했다.전에 따뜻하고 행복했던 집이 지금은 폐허가 되어있었다. 사람들이 부러워했던 화목한 가정이 살고 있던 이 집이, 이제는 도깨비집처럼 변해서 쓸쓸함이 가득하다.허름한 집안에 세 개의 위패가 낡아빠진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위패에는 먼지가 잔뜩 끼고, 먼지 사이로 주홍 글씨가 눈에 띄었다.이경천의 위패.장월영의 위패.그리고 이영현의 위패.“아버지, 어머니, 영현아. 나 왔어!”이도현은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통곡했다.그의 세 혈육은 모두 저세상으로 갔다.‘이 모든 게 모두 나 때문이야. 나만 아니었다면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영현이 이렇게 죽지 않았어.’“아버지, 어머니, 영현아! 걱정하지 마, 나 반드시 복수해 줄게. 관련된 사람은 전부 찾아서 내가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야!”이도현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큰절을 올리며 눈물을 흘렸
로얄 리조트. 염국 완성에서 가장 호화로운 리조트이다. 이곳은 평소에 고위 관직이나 상위 재벌만 접대한다. 하여 보통 사람은 돈이 있어도 들어오지 못하는 곳이다.전체 리조트는 으리으리하게 꾸며져 있어 마치 궁궐처럼 부족한 것이 없었다. 하여 이곳은 권력과 돈을 가진 자들의 천국이다.오늘, 이곳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였다.‘시끌벅적하네.’오늘은 강설 그룹 회장의 손녀 강설미의 결혼식이다. 하여 강씨 가문에서는 오늘 로얄 리조트 전체를 대여했다.지금 이 순간, 강설미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도도한 분위기를 풍겼다. 게다가 예쁜 외모까지 더하니 마치 천사처럼 아름다웠다.강설미의 미모는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여자를 볼품없이 만들었고, 여자들은 그런 그녀의 미모가 부러웠다! 남자들은 더욱 말할 것도 없다. 강설미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뜨거워지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강설미와 첫날밤을 보내는 상상을 했다.옛말에 영웅과 재주 있는 자만이 미녀와 어울린다는 말이 있다.그러니 강설미의 마음을 가진 자는 보통 인물이 아닐 것이다.신랑은 진씨 가문의 자제인 진천우로, 진씨 가문은 강씨 가문보다 더 실력이 대단했다.이러고 보니 강씨 가문이 땡을 잡은 거나 마찬가지다.비록 강설미는 두 번째 결혼이지만, 사람들은 그녀가 아직 깨끗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강설미는 대단한 미모의 소유자이니 진천우는 그녀를 꺼리지 않았다.이때,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사회자는 여유롭게 결혼식을 진행했다.“이제 결혼식의 마지막 순서로 행복한 미래를 위한 힘찬 첫발을 내딛는 행진의 순서가 있겠습니다.”“행복한 신랑, 신부의 앞날을 위해 뜨거운 박수로 축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신랑, 신부 행진.”사회자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갑자기 큰 소리와 함께 검은색 정장을 입은 경호원 두 명이 거꾸로 날아 떨어졌다. 그 뒤로는 한 소년이 한 손으로 경호원을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결혼식장으로 들어섰다.그의 등장에 사람들은 모두 한기를 느끼
같은 시각, 한씨 영감은 조금 전 이도현의 공격에 겁을 잔뜩 먹었다. 지금 이도현이 또다시 공격을 발동하면서 정말 그를 죽일 것처럼 나오자 한씨 영감은 화들짝 놀랐다.특히 이도현의 음양검에서 검기가 뿜어져 나오고 무서운 위력을 발산하는 것을 보자 그는 놀라서 안색이 창백한 채 소리쳤다.“짐승 같은 자식. 뭐 하려고? 정말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거야? 멈춰... 당장 멈추라고...”쿵!이도현의 보검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아래로 내리쳐졌다.무서운 검기가 한순간에 한씨 영감을 뱅 둘러쌌다.그 순간 모든 소리가 다 사라졌고 모든 것이 뚝 멈췄다.검광이 흩어지면서 한씨 영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바닥에는 그저 핏자국이 자욱했으며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만 물씬했다.“한씨 영감!”젊은 도련님은 깜짝 놀랐고 안색은 극도로 창백해졌다.이도현을 본 그는 마치 귀신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눈빛에는 온통 불가사의로 가득했다.‘한씨 영감이 이놈한테 죽다니. 그것도 검 한방에 찌꺼기로 변하다니. 그럴 수가 없는데.’도련님은 현실을 믿을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마치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하지만 이도현이 곧바로 고개를 돌렸으며 눈길은 그의 몸에 떨어졌다.“너...”“너 무슨 짓을 하려고?”젊은 도련님은 저도 모르게 몸을 바들바들 떨었고 이도현의 눈길에 두피가 저려나고 발밑이 시렸으며 바짝 긴장했다.이건 도련님이 담이 작아서가 아니라 이도현의 눈길이 너무나도 무서워서였다. 그의 눈길 속에는 살벌한 기운, 죽음의 기운, 피에 굶주린 것만 같은 기운들이 드러나 있었다.이도현의 주목을 받은 그는 마치 저승사자에게 찍힌 것처럼 무서웠다. 그는 죽음을 느낀 것만 같았다.젊은 도련님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으며 마음속의 공포심이 극치에 달했다.그 순간 더이상 그의 몸에서 평상시의 오만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전에 보이던 날뛰는 거만함과 안하무인의 도도함도 모두 사라졌다.“이도현... 함부로 나서지 마. 우리 사이에 아무런 원수를 진 적이 없는데 함부로 하지
이도현은 겁을 하나도 먹지 않고 바로 검을 휙 휘둘렀다.꽈당.아주 맑고 쟁쟁한 소리와 함께 장창과 음양검이 한데 마주쳤다. 장창은 순식간에 가루가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한씨 영감은 깜짝 놀라서 허공에서 급히 뒤로 물러섰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서 손에 든 반쪽짜리 장창을 보면서 말했다.“어떻게 이럴 수가. 도대체 어떤 보검이길래 이런 위력이 있을 수 있지?”“내 장창도 보기 드문 귀한 신기인데 어떻게 이걸 끊어낼 수가 있지?”“너... 네 보검은 도대체 무슨 보검이야? 어떻게 이런 위력이 있을 수 있지?”한씨 영감은 깜짝 놀라서 이도현을 보며 물었다.“지옥에 가서 염라대왕에게 물어봐. 죽어...”이도현이 소리쳤다.음양검을 한번 휘두르자 오색의 검기가 곳곳이 한씨 영감을 향해 내려졌다.한씨 영감은 화가 나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비록 그는 일 계 노복에 불과하지만, 그것도 누구의 노복인지를 봐야 했다. 황제의 노복이면 아무도 그를 노복이라 부를 수 없었다.그런 신분인 영감이 지금 뜻밖에도 어린놈한테 욕을 먹고 있었다.“짐승 같은 자식. 죽으려고 안달이 났구나. 가 죽어라.”한씨 영감은 고함을 지르면서 끊임없이 체내의 원력을 끌어올렸다. 순식간에 그의 몸에서 거대한 기운이 폭발했다.그의 장창 두 개가 모두 이도현 때문에 망가졌기에 그는 하는 수없이 맨주먹으로 이도현에게 달려들었다.그는 강대한 혈육의 몸을 이용하여 이도현의 음양검을 막아내려고 했다.하지만 이도현의 음양검이 결코 일반적인 병기가 아니며 쉽게 막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한씨 영감이 알 리가 없었다.“짐승 같은 자식. 죽거라.”영감의 주먹은 이도현의 음양검에 떨어졌다.주먹이 검과 맞닿은 순간, 한씨 영감은 강대한 음양의 힘을 느꼈다. 그 속에는 오행의 힘이 섞여 있었고 주먹을 통해 그의 체내로 흘러들었다.순식간에 그는 자신의 몸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고 체내의 원기가 하마터면 착란할 뻔했다.한씨 영감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얼굴에는 놀람이 가득했다.그
“무례하다. 뭐 하는 놈이길래 감히 오지랖을 부리는 거냐? 죽으려고...”젊은 도련님은 버럭 화를 내면서 음흉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이도현이다!”이도현은 살기가 가득한 말투로 이 한마디를 내뱉었다.“네가 바로 이도현이야?”도련님은 깜짝 놀랐다. 오는 길 내내 그가 제일 많이 들었던 이름이 바로 이도현이었다.“그래. 나다. 감히 내 선배를 다치게 하다니. 두 사람은 오늘 다 죽었어. 당장 가 죽어...”이도현은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돌진하였다.셋째 선배 인무쌍의 팔이 피범벅인 것을 본 순간, 이도현은 분노가 속 안에서 확 터져버렸다. 그는 가슴이 칼에 베이는 것처럼 아팠다.선녀처럼 아름다운 미인인 선배를 이토록 심하게 다치게 했으니 도무지 용서할 수가 없었다.이도현은 자신을 착한 사람이라고 여기지도 않고 사람도 많이 죽였지만, 실수로 사람을 막 죽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할 수 있다.항상 타인이 이도현에게 시비를 걸고 그를 죽이려고 들어서 그렇지 그가 주동적으로 사람을 찾아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스승님의 가족을 죽인 사람들 빼면 그가 주동적으로 말썽을 피운 적도 없다.하지만 사람들은 한번 또 한 번이고 이도현에게 시비를 걸었다. 지금은 그의 선배를 이 지경까지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정신력도 거의 부서질 정도로 괴롭혔다.상대가 누구든 간에 모두 이 일을 위해 대가를 치러야 했다.이도현이 발을 한 발짝 내디디자 그의 살기는 거의 실태 화가 되었다.두 주먹 위에는 십흉의 허영이 나타났고 용과 범의 허영이 두 주먹을 감싸 안았다. 그는 주먹을 쥐고는 곧바로 도련님을 향해 공격을 날렸다.“개자식. 잡종 놈 주제에 감히 나한테 공격을 날리다니. 죽고 싶은 게야?”“한씨 영감. 이놈을 죽여버려. 난 이놈이 죽는 걸 봐야겠어.”도련님은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도련님은 신분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줄곧 그가 남을 때렸었지 남한테 당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지금 이렇게 세속계의 젊은 놈한테 도발을 받으니 전혀
“후배. 나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 같아. 잠시 후에 내가 비법으로 진법을 확대해서 저 두 사람을 막고 있을 테니 넌 빨리 도망가.”양주희는 두 눈이 새빨갛게 부은 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아니요. 안 갈 거예요. 선배가 심하게 다쳤는데 도망간다고 해도 선배가 가야죠. 제가 저 두 놈을 막고 있을 테니 선배가 도망가세요.”“어리광부리지 마. 난 정신력도 심하게 다쳐서 이미 힘이 다 빠졌어. 내가 도망간다고 해도 얼마 가지 못하고 다시 잡힐 거야. 넌 그래도 경하게 다쳤으니 내가 목숨을 걸고 시간을 조금 더 벌어주면 넌 반드시 살아서 도망칠 수 있을 거야. 빨리 가...”인무쌍이 힘겹게 말했다.“안 돼요. 저 안 가요. 선배. 가려면 같이 가요. 저는 절대 선배를 혼자 내버려 두고 도망갈 수가 없어요.”양주희가 울면서 말했다.“가라고. 선배의 말을 이제 귓등으로 듣는 거야? 빨리 가...”인무쌍이 허약한 목소리로 외쳤다.지금 그녀의 얼굴은 혈색 없이 창백했고 숨결도 매우 약해졌다. 이 말은 마치 그녀의 모든 기운을 다 뽑아 간 것처럼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는 그녀를 비틀비틀하게 했다.“쯧쯧쯧. 두 자매가 정이 깊어 보이네.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가 없지. 왜냐하면, 둘은 누구도 떠날 수 없어.”“만약 두 사람이 내 앞에서 도망치게 놔둔다면 앞으로 내 체면은 어떻게 하라고?”젊은 도련님은 콧방귀를 뀌면서 조롱하였다.“한씨 영감.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마. 놀이도 이제 질렸고 저 두 여자한테도 흥미가 떨어졌으니 바로 해결해 버려. 그리고 영혼을 수색해보면 되잖아.”젊은 도련님은 철저하게 인내심을 잃어버렸다.한씨 영감도 도련님과 연기놀이를 한바탕 해주면서 인내심을 잃은 지 오랬다. 도련님의 말을 듣자마자 그는 흉악무도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네. 도련님!”“죽거라.”말을 마치자 한씨 영감의 손에 든 장창이 삽시에 빛을 번쩍 내뿜었다. 장창은 마치 긴 용처럼 그의 손에서 다투어 나타났다.곧바로 노자는 힘을 꾹 쓰면서
이도현은 속이 바글바글 타들어 갔기에 죽을힘을 써서 체내의 원력을 끌어내 자신의 속도를 조금 더 올렸다. 그는 이미 순간이동의 정도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늦다고 느껴졌다.“조금 더 빨리. 이도현, 조금 더 빨리 가야 해. 선배가 위험하기에 조금 더 속도를 올려야 해.”이도현은 조바심이 났고 당장이라도 두 선배의 앞으로 순간이동 했으면 싶었다.그는 가족이 없기에 그의 여자와 선배들이 곧 그에게는 제일 친한 가족들이었다.특히 그의 선배들은 줄곧 그를 친가족처럼 대하고 아꼈으며 언제든지 그가 위험에 처했을 때면 자신의 안위도 돌보지 않고 바로 그에게 달려왔다.매번 이도현이 위험에 처했을 때, 항상 선배 한 분이 나타나 그를 위험에서 구해주곤 하였다.게다가 선배들은 그를 구하기 위해 여자로서 제일 중요한 것을 그에게 내주었다. 지금 선배의 목숨이 위급한 상황에서 그가 선배를 구해내지 못한다면 평생토록 마음의 가책을 느끼며 절대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다.생각하면 할수록 이도현은 가슴이 칼에 베이는 것처럼 고통스럽고 눈이 새빨개졌으며 몸에서 점점 더 짙은 살기를 내뿜었다.“셋째 선배, 여섯째 선배. 반드시 버티고 있어야 해요. 절대 잘못되면 안 돼요. 꼭 견뎌내세요.”“저를 기다려주세요. 꼭 제가 오기까지 버텨주세요. 제가 반드시 구해주러 갈게요...”“아...”이도현은 크게 고함을 지르며 마음속의 분노를 털어놓았다. 그러고는 계속해서 속도를 높여 미친 듯이 고무계의 동남 방향으로 달려갔다.불과 몇 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이도현은 마치 몇천 년이 지난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동남쪽에 다가갈수록 이도현은 자신의 신기를 넓히면서 선배가 남긴 기운을 수색했다.강대한 신기는 거의 사방 수십 리 되는 곳까지 감쌀 수 있었다.기운을 따라 쭉 찾은 결과 이도현은 큰 산 안에서 셋째 선배의 특수한 기운을 느꼈다.“찾았다. 바로 여기야...”이도현은 기뻐하면서 재빨리 셋째 선배의 기운을 향해 달려갔다.기운을 쭉 따라가면서 이도현은 마치 화가 난 맹수처럼
이도현은 태허노도가 이렇게 허둥지둥 조급해하는 것을 처음 본다. 셋째 선배와 여섯째 선배의 상황이 정말 위급한 게 아닌 이상 줄곧 침착하던 스승님이 이렇게 나올 리가 없다.“알겠어요. 스승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반드시 셋째 선배와 여섯째 선배를 안전하게 데려올게요.”말을 마친 뒤 이도현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선배. 저 고무계에 한 번 다녀올게요. 선배는 지음이를 데리고 다섯째 선배네 용팀 기지로 가서 며칠 지내세요. 우리가 돌아오지 않으면 선배들도 돌아오지 마세요.”이도현은 말하면서 품에서 담약 몇 병을 꺼냈다. 모두 그가 조금 전에 제련해낸 내공을 높이는 담약들이다.“이건 제가 만들어낸 내공과 도행을 높이는 조화담이에요. 이걸 복용하면 내공 경지가 제고될 거예요. 아무런 부작용도 없어요. 선배가 잘 챙기세요.”“다섯째 선배네 기지에 도착하면 민민도 그쪽으로 데려가세요. 제가 없으면 분명 시비를 거는 사람이 생길까 봐 그래요.”이도현은 자기 말만 한 뒤 연진이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바로 밖으로 미친 듯이 달려나갔다.셋째와 여섯째 선배의 목숨이 위급한 지금 이도현이 1초를 앞당기면 두 선배의 목숨도 그만큼 더 보장이 생기는 것이기에 그는 1초도 지체할 수 없었다.“후배. 몸조심하고 얼른 다녀와. 우리가 널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꼭 빨리 돌아와야 해. 집은 걱정하지 마. 꼭 네가 말한 대로 할게.”달려나가면서 소리치는 연진이의 눈빛에는 온통 걱정으로 가득 찼다.“알겠어요. 선배. 얼른 가서 짐 정리하세요. 제가 신영성존보고 선배들을 데려다주라고 할게요. 오늘 바로 이곳을 떠나세요.”이도현의 대답 소리가 들렸지만, 사람은 이미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하산하는 길에 이도현은 신영성존에게 전화를 걸어 그더러 비행기를 보내서 자신을 마중하게 했다.신영성존은 재빨리 비행기를 몰고 도착했다.“주인님.”“나를 태허산 부근으로 데려가 줘. 그리고 너는 얼른 사람을 시켜 비행기를 대기시켜 둬. 선배들이 짐 정리가 끝나면 비행기로 그녀들을 용
같은 시각 이도현은 이미 지하실에 3일이나 박혀있었다. 이 3일 동안 그는 쉬지 않고 담약만 제련하였기에 수량이 얼마나 나왔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저 그의 앞에 수많은 옥병이 놓여 있고 안에는 여러 가지 담약들이 잔뜩 들어있다.“수거.”이도현은 눈을 뜨고 두 손으로 담결 매듭을 지었다. 이어서 두 손의 담결이 끊임없이 바뀌더니 향로의 뚜껑이 툭 튀어 올랐다.뚜껑이 열리는 순간 그윽한 향기가 확 퍼져 나왔다.별안간 금황색의 담약이 향로 안에서 튀어나왔으며 이도현이 손으로 탁 잡았다.“좋아. 또 현급 상품 담약이네. 내 담약을 만드는 기술은 정말 으뜸가는 정도라니까. 다른 사람들이 비할 수가 없어.”“무술도 높고 재능도 좋고 자원도 넉넉하고 운수도 좋으며 여자도 예쁜 데다가 담약 만드는 기술까지 뛰어난 사람이 바로 나지. 이렇게 훌륭한 것이 말이 돼? 이러다가 날 벼락 맞는 거 아니야?”“천선자. 만약 천선자가 있다면 나 빼고 또 알맞은 사람이 있을까? 절대 불가능하지. 내가 바로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니까.”이도현은 몸을 일으켜 앉고는 한편으로 담약을 거두며 한편으로 자아도취에 빠졌다. 잘난 체하는 표정은 정말 아주 꼴 보기 싫은 정도였다.문득 그는 갑자기 마음이 뒤숭숭하고 아무 이유 없이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두렵고 긴장한 느낌이 들었다.“대박. 설마 잘난 체를 너무 해대서 하나님마저 봐줄 수가 없어 나에게 경고를 하는 건가?”이도현이 작은 소리로 중얼중얼했다.“그러지 마시죠. 그저 아무 말이나 해봤을 뿐이에요. 잘난 체 좀 해봤어요. 나 같은 어린놈이랑 똑같이 굴지 마시죠. 잘난 체한 것이 뭐 법에 어긋난 것도 아니잖아. 천하만사를 보살펴야 하는 하나님께서 저 같은 놈 하나를 주시하고 경고하는 건 좀 너무 과한 거 아닌가?”“하나님은 얼른 가서 해야 할 일이나 하시죠. 날벼락을 맞아야 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놈들이나 찾아가시죠. 날 주시해서 뭐하나? 나처럼 착한 사람이 천하를 망치는 짓을 하기라도
젊은 도련님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본적이 없다고? 본적이 없어도 괜찮아. 아가씨 두 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 결혼하셨는지?”이놈은 바로 주제를 바꾸었으며 중매쟁이 말투로 변했다.“흥... 당신들은 뭐 하는 사람인데?”인무쌍에게 치료를 해주던 여자가 분노하며 물었다.이 여자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태허산의 제자이자 이도현의 여섯째 선배 양주희였다.“미인이라도 그렇지. 난 이런 사람이 제일 싫어. 지금은 도련님인 내가 당신들에게 질문하는 시간이지 네가 나한테 질문하는 시간이 아니야. 내 말을 끊어먹는 게 얼마나 예의가 없는 행동인지 알아?”젊은 도련님이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도련님. 이 궁전 안만 빼고 나머지 곳은 우리가 다 찾아봤습니다. 고서적에서 기재한 데 따르면 음양탑은 이 비경 안에 있습니다. 이 두 여자 몸에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아니면 소인이 현혹대법을 써서 두 여자더러 고분고분 말하게 할까요?”노자가 말참견하였다.“미인들, 들었죠? 내 부하는 나처럼 여자를 아끼지는 않아. 엄청나게 거칠어. 현혹대법이 무엇인지 알아? 저자의 명령을 듣게 두 사람의 영혼을 공제하는 거지. 공제를 당하면 저자가 시키는 대로 다 하게 될 거야. 저자가 옷을 벗으라고 하면 둘은 스스로 옷을 벗을 거야. 어때? 한번 체험해볼래?”젊은 도련님의 음탕한 눈길은 단 한 번도 인무쌍과 양주희의 가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19금 상상이 펼쳐지고 있었다.“감히 우리가 누군 줄 알고 그러는 것이야?”양주희가 화를 내며 말했다.“아니지. 아니지. 난 너희들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 필요가 없어.”젊은 도련님은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왜냐하면, 당신들이 어떤 사람이든, 어떤 세력이든, 어떤 파벌이든 내 앞에서는 다 쓰레기에 불과해.”“솔직히 말해서 난 두 사람 같은 미인에게 현혹대법을 써서 내가 원하는 걸 말하는 것보다 미인들이 주동적으로 말하는 걸 바라지.”젊은 도련님은 전혀 도리를 따지지 않
등자월이 나간 뒤 이도현은 또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는 생각할수록 도대체 왜 그렇게 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결국 그는 생각을 멈추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내버려 두기로 했다. 등자월의 말처럼 그렇든 아니든지 그에게는 다 별로 상관이 없었다. 그렇다면 좋은 일이고 아니어도 상관이 없었다.그냥 서프라이즈로 생각하기로 했다.이렇게 생각을 바꾸자 이도현은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그는 지하실의 문을 닫고는 붉은색 향로를 꺼내 들어 담약을 만들 준비를 했다....같은 시각, 고무계의 어느 은밀한 곳에서 인무쌍과 한 여자가 궁전에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다.하지만 이때 느닷없이 궁성의 문밖에서 에너지 파동이 느껴졌다.“선배. 누군가가 우리가 설치해놓은 진법을 공격하고 있어요.”“일단 상관하지 마. 우리는 선학신침부터 찾아야 해. 만약 저 사람들이 죽으려고 달려들면 바로 죽여버려.”인무쌍이 차갑게 말했다.“네.”여자가 인무쌍의 말에 대답한 뒤 두 사람은 또다시 열심히 찾기 시작했다.바로 이때 밖에서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궁전의 대문이 아예 폭격하여 날아갔다.곧바로 노자 한 분이 손에 장창을 든 채 살벌하게 뛰쳐 들어왔다.“꺼져. 아니면 죽인다.”인무쌍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어린 계집애가 감히 어디서 입을 함부로 놀리냐? 죽으려고.”노자가 싸늘하게 말했다.“아이고. 이 두 미인이 괜찮아 보이네. 한씨 영감, 아니면 이 두 여자를 죽이지 말고 제압해. 이 두 여자가 마음에 들어.”장창을 든 노자는 허리를 굽신하더니 명을 받들었다.“네.”노자는 곧바로 날아올라서 손에 든 장창을 들고 두 여자를 향해 공격을 날렸다.노자의 속도가 너무 빨랐기에 손에 든 장창은 순식간에 독룡으로 변했으며 강대한 기운은 삽시에 두 여자를 안에 감쌌다.속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고수인 인무쌍도 전혀 대처할 시간이 없었으고 검을 뽑을 시간조차 없었다.강대한 기세는 두 사람의 방어벽을 깨부쉈다. 인무쌍은 바로 다른 한 여자의 앞을 가로막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