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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Author: 골든트리
혈신은 자신에게 이런 날이 올 줄은 죽어도 몰랐다.

그는 데뷔 이래 천하무적 정도는 아니었어도 오늘 같은 굴욕을 당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송이에게 두 번 만에 패배했고, 선수 친 상황에서 상대에게 맞아 피를 토하고 손까지 잘렸다.

지금도 자신을 내려다보며 쓰레기라고 욕하면서 온갖 수모를 주고 있지만, 그는 전혀 반항할 힘이 없었다.

애당초 그는 고무계에서 출관한 후 한 손으로도 세속계를 제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다른 사람에게 처참히 짓밟히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 되뇌었다.

‘도대체 왜? 어디에 문제가 생긴 거지? 세속계의 무사들이 지금 다 이렇게 강해진 건가?’

혈신은 일개 어린놈이 왜 이렇게 강대한지, 자신이 왜 이도현 앞에서 제대로 손을 쓰지도 못하고 패배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한때 죽음의 신으로 불리고 모든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혈신이 이렇게 새파랗게 어린놈의 손에 패배할 줄 아무도 몰랐다.

‘안돼. 절대 안 돼.’

‘난 킬러계의 신화야. 절대 이놈이 킬러들의 신화를 망가뜨리고 나의 명성에 먹칠하게 해서는 안 돼.’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놈을 해치우고 말 거야.’

‘죽더라도 이놈이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혈신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비법을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땅에 엎드려 몰래 공간 반지에서 담약 한 알을 꺼내고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에 넣었다.

담약이 녹으면서 혈신의 몸에 피안개가 한층 휩싸였고 곧이어 그의 뼈에서 탁탁 소리가 들렸다.

“아...”

혈신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땅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는 극심한 고통을 받는 듯 얼굴을 심하게 찌푸렸다.

곧이어 고통스러운 외침 속에서 혈신의 허리는 점점 휘어졌고 등에 무언가가 계속 자라나 옷을 아예 찢고 나왔다.

사람들은 겁에 질린 눈빛으로 그의 등에 기다란 뼈다귀가 돋아나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곧이어 그의 얼굴에는 뱀의 비늘 같은 것이 빽빽이 생겨났는데 끔찍하고 징그럽기 그지없었다.

으르렁...

혈신의 비명은 울부짖는 소리로 변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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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엥겔스 마법사님...”사람들은 제자리에 굳은 채 소름이 돋았고 놀란 토끼 눈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수년 동안 태양신전에 이렇게 강한 적이 나타난 적이 없다. 그들은 마치 차디찬 얼음물을 맞은 것처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이미 비 맞은 오리가 되었다.그들은 표정이 굳은 채 바닥에 떨어진 머리를 보면서 꼼짝도 하지 못했고 앞으로 나서서 엥겔스 마법사를 위해 복수할 용기는 더더욱 없었다. 이도현의 검은 그들의 모든 용기를 단칼에 싹 잘라냈다.이도현은 손을 휘둘러 보검을 거두고는 눈길을 장로와 마법사들에게 돌렸다.그러고는 그들을 향해 한 발짝씩 다가갔다.이들이 이도현을 이곳으로 유인해 온 것은 단지 이도현의 몸에 있는 물건을 빼앗고 싶어서였다. 이도현과 아무런 원수가 없는 그들은 이도현의 보물이 갖고 싶어서 그를 죽여 보물을 뺏으려는 생각이었다.사실 이 세상에서 제일 밑층에 있는 사람들만이 자기 마음속의 선의를 꾹 지키고 한계를 접촉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사람들 외에 조금이라도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자기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어떤 관원들은 목적을 위해서 살인 방화 가리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눈을 깜짝하지도 않고 살인 방화를 지를 수 있다.무사의 세상에서 약육강식은 더욱 흔한 일이다. 자기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살인 방화는 다반사고 그들의 세계관에서 실력만 있으면 아무도 자기를 속박할 수 없으며 제멋대로 사람을 죽여도 된다.사람은 죄가 없더라도 보물을 지니면 없던 죄도 생겨난다.이 말은 정말 틀린 곳이 하나도 없다. 평범한 사람은 원래 아무런 죄가 없지만 보물을 지니고 내놓지 않으면 그것이 죄가 된다.그래서 언제든지 강한 자의 말이 곧 도리가 된다. 그러니 상위자만이 진정으로 인간 가죽 탈을 쓴 짐승이다.그들은 도덕으로, 국법으로 일반인을 구속한다. 하지만 도덕과 국법은 그들에게 있어서 씨알만도 못한 것이다. 그들이 구구절절 윤리 도덕을 얘기하지만 하는 짓은 정말 짐승만도 못하다.이

  • 마왕귀환   제1430화

    결국 엥겔스 마법사가 나섰다. 깊이 숨을 들이쉰 엥겔스 마법사가 화를 가라앉히고 얘기했다.“이도현, 이번 일은 여기까지 하지. 모든 건 우리 태양신전의 잘못이야. 너를 건드린 걸 진심으로 사과하마. 미안하다. 하지만 너도 원하던 선학신침을 찾았으니 선학신침을 사죄의 선물로 받고 이대로 태양신전을 떠나라.”엥겔스 마법사는 이 일을 조용하고 빠르게 처리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도현의 표정을 보아하니 여기서 끝내고 싶지 않다는 뜻인 것 같았다. 이도현은 미간을 약간 구기고 엥겔스 마법사를 쳐다보았다.선학신침으로 일을 무마하려고 하다니. 선학신침은 이미 이도현의 손에 있는데 선학신침으로 거래를 하려고 하는 건 바보짓이다.“하하하, 정말 웃기지도 않는 소리네요. 선학신침이 당신들 손에 있는 것도 아니고. 당신들 손에 있다고 해도 난 언제든지 당신들을 다 죽이고 빼앗아 갈 수 있어요. 이제 와서 일을 무마하기에는 늦은 것 같지 않나요? 정말 멍청한 인간들 같으니...”이도현이 비웃으면서 얘기했다. 아무리 참아도 욕설을 참을 수가 없었다.“너... 이도현! 선 넘지 마!”엥겔스 마법사는 이도현의 말에 창피해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선을 넘는다고요? 제 행동에 문제라도 있나요? 아무렇지 않은 것 같은데.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하고 몸의 대화나 시작하죠. 어떡할 겁니까.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제가 먼저 공격할 겁니다.”이도현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이 짐승 같은 놈...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널 죽일 거다!”한 장로가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들었다.“죽는 한이 있어도... 그래요. 어디 한 번 해보세요.”이도현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그저 웃으면서 공격을 받아냈다.음양검의 기운이 엥겔스 마법사에게 닿았다. 엥겔스 마법사는 즉시 피를 토하면서 얘기했다.“이 자식아, 정말 내가 널 죽이지 못할 것 같아? 지금 당장...”푸슉,엥겔스 마법사의 목에 붉은 선이 그어지더니 검의 기운이 그곳으로 스며들었다.엥겔스 마법사는 믿을 수

  • 마왕귀환   제1429화

    그 순간 몇십 명의 노인들이 날아올라서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장로와 마법사들은 다 나이가 있었다. 그만큼 실력도 대단했다. 가장 강한 사람은 이미 영급이었다. 실력이 가장 약한 사람도 제국급이었다.이렇게 많은 고수들이 한 번에 덤빈다면 공격은 수백 배로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공격을 다 막아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다만 이도현은 날아오는 그들을 향해 다가가더니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음양검을 든 채 그 자리에 서서 그들을 지켜보았다.어느새 이도현은 태양신전의 고수들에 의해 포위되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강한 기운을 내뿜으며 이도현을 압박하려고 했다.강한 기운에 하늘도 검게 물들었다.하지만 이도현은 그런 고수들을 마주하고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아무리 강한 기운을 내뿜어봐도 이도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사람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수염 가득한 한 노인이 두 눈을 부릅뜨고 이도현을 보면서 차갑게 얘기했다.“이도현, 우리 태양신전은 너와 더 얽히고 싶지 않아. 만약 네가 지금 떠난다면 우리는 너를 봐줄 수 있어. 네가 대단한 건 우리도 인정하지만 그래도 기억해. 이곳은 성지고 태양신전이야. 동양인이 와서 설칠 곳이 아니란 말이야. 지금 당장 떠나면 오늘 있었던 일은 없던 일로 해주지.”그 말을 들은 이도현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이 상황이 잘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네요. 만약 내가 떠나지 않으면 어떡할 거죠?”“떠나지 않는다고? 그러면 영원히 이곳을 빠져나갈 수 없을 거다. 그러니 깊이 생각하고 선택하는 게 좋을 거다. 이 애송이여!”또 다른 늙은이가 얘기했다.“깊이 생각했습니다. 역시나... 당신들을 다 죽이고 가야겠어요.”말을 마친 이도현은 빠르게 움직였다. 태양신전의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진 이도현을 찾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을 때, 이도현은 이미 아까 그 노인 앞에 서 있었다.이도현이 검을 휘두르자 노인이 큰 소리를 질렀다.“너 이 자식이 감히...”노인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이도현은 그의

  • 마왕귀환   제1428화

    그들은 눈앞에서 사람이 터지는 것을 처음 보았다. 그리고 시체가 터져서 기름이 흐르는 것도 처음 보았다.“우웩...”“오마이갓...”그 충격적인 장면을 보면서 사람들은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기도했다.에릭이 질 거라는 것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그래도 직접 눈앞에서 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용기는 가상했지만 에릭의 실력은 정말 개보다도 못했다. 그러니 이도현에게 죽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다만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것은 에릭이 한 방에 죽었다는 것이다. 이도현은 에릭에게 잘난 체하는 시간도 남겨주지 않고 바로 단숨에 에릭을 베어버렸다.그리고 시체도 남기지 않고 터뜨려버렸다.죽은 에릭을 보면서 사람들은 이도현이 더욱 두려워졌다. 기세등등하던 그들의 의지가 순식간에 꺾어졌다.그들은 이도현의 자료를 찾아보면서 이도현의 별명 중 하나가 마왕이라는 것을 들었었다. 그때는 그게 그저 장난으로 지은 별명인 줄 알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도현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이도현은 마왕일 뿐만이 아니라 마귀, 악마 같았다. 시체 처리와 매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바로 시체를 터뜨려 주니까 말이다. 태양왕은 에릭의 죽음에 놀라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제야 태양신전이 얼마나 큰 위기에 놓였는지 깨닫게 되었다.“뭐 하고 있는 거야! 다들 달려들어서 저 자식을 죽여버려! 얼른! 내 명령이다! 빨리 저 자식을 죽여서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서 짐승들에게 던져버려. 얼른!”태양왕이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울부짖으며 소리 질렀다. 일그러진 얼굴은 그가 느끼고 있는 절망이 얼마나 큰지 알려주는 듯했다.그러자 머뭇거리던 태양신전의 마법사와 장로들은 태양왕의 고함에 지금은 도망칠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지금 이도현을 처리하지 않으면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다 이도현의 손에 죽을 것이다.결국 이러나저러나 죽을 목숨이라면 최소한 부딪혀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한배를 탄 것과 마찬가지다. 그들은 이 배가 뒤집어지지 않게 노를 저어

  • 마왕귀환   제1427화

    “정말 용감하네요. 우리가 그동안 착각했습니다. 에릭 님은 아부만 떠는 게 아니었습니다. 실력 차이가 있다고 해도 먼저 나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에요. 감동입니다.”에릭이 나서서 태양왕을 위해 이도현을 머리를 베어오겠다고 하자 그 자리에 있던 장로와 마법사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은 평소에 입만 나불거리던 에릭이 이렇게 중요할 때 먼저 용기를 내서 앞장설 줄은 몰랐다.그들은 에릭이 그들과 같은 급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아부에서 온다고 생각했다. 태양왕을 기쁘게 만들어주니 이러한 상이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처럼 중요한 상황에, 아무도 이도현에게 싸움을 걸지 못하자 에릭이 먼저 나섰다.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그 용기만큼은 대단했다.“에릭... 좋아! 역시 내가 널 잘못 본 게 아니었어. 너는 충신이야.”태양왕도 의외라는 듯 말했다.다른 사람이 나올 것은 예상했어도 가장 먼저 뛰쳐나오는 사람이 에릭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에릭이 어떤 사람인지 태양왕이 모를 리가 없었다. 아부를 잘하는 능력 덕분이 아니었다면 에릭은 이 바닥에서 진작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태양왕은 가장 먼저 뛰쳐나온 사람이 에릭일 줄은 죽어도 몰랐다. 가장 먼저 나서서 이도현과 싸우는 사람이 에릭이라니.너무도 감동적이었다. 태양왕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만 같았다. 에릭에 대한 편견이 완전히 사라졌다.원래는 에릭을 개노릇을 잘하는 짐승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에릭은 용기 있고 신념 있는 충신이었다.모든 사람들은 에릭의 용기에 놀라서 대단하다는 표정으로 에릭을 쳐다보았다.물론 이렇게 나서는 에릭이 미친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미치지 않고서야 지금 같은 상황에서 영웅 놀이를 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정말 권력을 위해 목숨까지 거는 사람이라니.심지어 상대는 동양에서 온 마왕, 이도현이었다. 방금 태양대전을 부순 사람 말이다.다른 사람들은 태양신전이 얼마나 강한지 알기에 태양신전 앞에서 벌벌 기었다.하지만 이도현은 오히려 하늘을

  • 마왕귀환   제1426화

    이도현이 차갑게 웃었다.“놀랍지? 너희가 이런 허접한 수로 나를 붙잡아둘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을 거야. 아까는 그저 이 태양대전의 불을 흡수하려고 가만히 있은 거니까. 그렇지 않았으면 진작에 이곳을 엎어버렸을 거야. 하하. 다들 겁을 먹었네? 왜 그래? 아까까지만 해도 아주 자신만만하지 않았어? 내가 멀쩡하게 나왔으니... 이제는 너희들 차례야.”말을 마친 이도현이 음양검을 꺼내 들었다.음양검의 강렬한 기운이 하늘을 뒤덮듯 다가왔다. 이윽고 이도현이 태양신전의 사람들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죽어.”차가운 목소리는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의 목소리 같았다.음양검에서도 흉흉한 기운이 나오고 있었다.강렬한 기운에 하늘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이도현이 바로 검을 휘둘렀다.“이런 위력을 갖고 있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저게 진짜 사람 맞아?”“사람이 어떻게 이런 검술을... 너무 무서워!”“오마이갓, 얼른 피해야 해.”“오마이갓, 이런 괴물이 존재한다니... 이렇게 강한 사람이...”태양신전의 사람들은 얼른 음양검을 피하려고 도망치려고 했다.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응이 느려서 이미 검기에 짓눌려 핏덩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이도현은 한방에 태양신전의 몇십 명 장로의 목숨을 앗아갔다. 바닥에도 깊은 검자국이 생겼다. 그 한방에 태양신전 사람들은 놀라서 굳어버렸다.“얼른 막아!”“달려들어 죽여라! 얼른 저자를 죽여!”태양왕이 놀라서 도망치면서 소리를 질렀다.이도현이 검을 휘둘렀을 때, 태양왕은 바로 알 수 있었다. 본인이 이도현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걸 말이다.만약 이도현과 싸운다면 검 한 방에 죽을지도 모른다.“이 자식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은 태양신전의 대호법으로 명하겠다. 바로 태양신전의 2인자가 되는 거다! 그러니 얼른 죽여라!”태양왕은 겁을 잔뜩 먹은 채 소리를 질렀다.대호법이라니.그건 태양신전의 2인자 자리였다. 바로 태양왕 이외의 모든 사람보다 권력이 많다는 뜻이다.오래전 태양신전에

  • 마왕귀환   제1425화

    모두 조급해할 때 커다란 소리가 또 이어져 왔다.태양신전의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확인하자 태양대전의 또 다른 한쪽 제단이 폭파했다.제단이 터지자 하늘에 떠 있던 불도 사라졌다. 태양 그림도 순식간에 정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아까까지만 해도 흉흉한 불을 뿜어내던 진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늘을 치솟을 듯한 불기둥도 모두 사라졌다.바닥에 그려진 태양 그림도 산산조각이 났다. 허공에 떠 있는 이도현은 정을 천천히 내려놓고 자세히 관찰했다.강렬한 영의 의식이 이도현의 머릿속에서 느껴졌다. 정이 이도현에게 말하고 있었다.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더 먹고 싶다고 말이다.이도현은 입을 비죽 내밀고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흘겼다.이 정은 끊임없이 흡수할 수 있는 것만 같았다. 태양신전의 태양대전을 모두 흡수해 버리고 제단까지 폭파했으면서도 아직 배고프다니.하지만 불을 많이 흡수할 탓인지 확실히 전과는 달라져 있었다. 정의 색깔도 더욱 밝아졌고 딱 보았을 때에도 더욱 신성해 보였다.이도현은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마치 어린아이가 순식간에 어른이 된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이윽고 이도현은 그 정을 음양탑 속으로 넣고 빠르게 날아올라 태양신전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그 순간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놀라서 마른침을 삼켰다. 정색한 표정의 그들은 이도현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다들 이도현의 기운에 겁을 먹은 것이었다.손가람은 그대로 돌처럼 굳어버린 채 몸을 바르르 떨었다.같은 동양인, 염국인으로서 손가람은 진법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손가람은 태양대전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영급 고수가 들어가도 살아나오지 못할 곳에서, 이도현은 멀쩡하게 돌아왔다. 그것도 태양대전을 부수고 말이다. 게다가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이도현을 붙잡아두려고 애썼는데 이도현은 힘을 얼마 쓰지 않은 듯 여전히 강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그렇다면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첫 번째는 이도현의 정이 조건 없이 발동되어 자동으로 눈앞의

  • 마왕귀환   제1424화

    만약 정말 그렇게 된다면 태양왕은 지금처럼 편하고 호화로운 삶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태양왕은 사치스럽고 아부를 좋아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머리는 총명했다. 그는 본인이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권력에서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니 태양신전이 짓밟히게 되면 태양왕 또한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태양대전이 파괴되었습니다. 큰일입니다!”엥겔스 마법사가 놀란 눈으로 부서진 제단을 보면서 소리 질렀다.엥겔스 마법사는 태양대전을 만들어준 그 염국인이 한 말을 떠올렸다.태양대전의 제단이 무너지면 태양대전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말이다.그러니 제단이 무너지면 똑같은 재료로 똑같게 복구해야 한다고 했다.하지만 이도현이 만약 이 태양대전을 파괴한다면 그다음으로는 태양신전을 난장판으로 만들 텐데. 제단의 원재료가 무엇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이곳은 다 먼지로 변해버릴 것이다.그리고 찾는다고 해도 지금 당장 제단을 복구시켜 이도현을 계속 잡아둘 수 없는 법이다.게다가 태양대전을 만든 사람이 이곳에 없었다.태양신전의 보물인 태양대전을 만든 사람이 태양신전의 사람이 아니라니.얼핏 들으면 웃긴 얘기였다.“얼른, 얼른 방법을 대서 이 동양인을 죽여버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다 죽은 목숨이야. 얼른...”정신을 차린 엥겔스 마법사가 소리를 질렀다.“맞아! 이 동양인이 아직 제단에 묶여있을 때 죽여야 해. 모든 사람들은 힘을 다해서 저 구멍을 막아. 그리고 동양인에게 우리의 실력을 보여줘! 버러지 같은 놈. 저놈 때문에 우리 태양신전의 태양대전이 무너졌어. 그러니 무조건 본때를 보여줘야 해! 죽여라!”분노한 태양왕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이도현을 향해 외쳤다.“네, 전하!”태양왕의 명령을 받은 태양신전의 장로들과 마법사들은 얼른 날아가서 무너진 구멍 앞에서 서서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어느새 이도현의 머리 위는 오색찬란한 빛이 가득했다. 그건 장로들과 마법사들의 손끝에서 나오는 공격들이었다.하지만 그들은 본인의 공격이 진법에 닿는 순간 그 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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