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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작가: 골든트리
칼날은 코를 찌르는 듯한 피비린내를 풍겼고 원력의 주입 하에 붉은빛을 내뿜고 있었다.

“이 녀석, 혈도의 맛을 좀 보아라.”

“이 친구가 긴 시간 동안 피 맛을 보지 못했는데 오늘 마침 네 놈의 피로 배불리 먹을 수 있겠구나.”

혈신은 음침하게 말하고는 이도현을 향해 검을 내리꽂았다.

이도현은 피하지 않고 음양검을 휘두르며 맞서 싸웠다.

쾅.

두 검은 공중에서 부딪혔다. 오색의 검기와 붉은색의 검기는 사면팔방으로 세차게 뻗치며 혈살대전의 석벽에 한줄기 또 한줄기의 불꽃을 튕겼다.

이도현과 혈신은 동시에 땅에 발을 붙이더니 서로를 마주 보며 더는 공격을 날리지 않았다.

파직. 파직.

귀에 거슬리는 소리와 함께 혈신의 혈도에 균열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혈신은 놀란 눈빛으로 자신의 곁을 수십 년 지켜온 보검이 사분오열되고 파편이 되어 땅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혈신은 안색이 확 변했다.

그는 눈앞의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혈도는 비록 신병무기가 아니지만, 최고의 보검 정도는 되었다.

이 혈도를 얻은 후 그는 한시도 빼놓지 않고 혈도를 지니고 다녔다. 그리고 킬러로 일하는 동안 그는 혈도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가 천길의 전임 통솔자가 될 수 있는 데에는 이 혈도의 공이 매우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무계에 진입한 후 그는 심지어 월등한 단조 재료로 혈도를 다시 제련하여 그전보다 더 날카롭게 만들었다.

그는 단 한 번도 혈도가 이렇게 완전히 부러질 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이놈, 감히 내 보검을 망가뜨려? 너의 죄를 용서하지 않겠다.”

“오늘 널 죽이고 너의 피와 검으로 나의 보검을 다시 단련할 거다. 어서 죽어라...”

분노에 휩싸인 혈신은 아우성치며 다시 한번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 그는 손가락을 오므리자 수중의 혈색 빛이 거대한 해골을 형성하여 그 사이를 휘감았다.

“죽어라...”

피같이 붉은 해골은 이도현을 삼켜버릴 기세로 돌진했다.

흥...

이도현은 콧방귀를 뀌며 검기를 한번 휘둘렸다. 그러자 비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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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현은 전혀 겁먹지 않고 몸을 홱 틀어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손을 돌려 남자의 손목을 잡고 힘을 쓰자 상대의 팔을 억지로 찢어버렸다.“악...”남자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개자식, 그만 멈춰. 멈춰...”다른 사람들이 고함을 질렀다.그러나 이도현은 그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남자를 발로 차 대문 밖으로 날려 보냈다.우르릉.남자는 문 앞의 광장에 떨어져 잠깐 몸부림치다가 그만 기척을 잃고 말았다.“다 같이 덤벼서 이 짐승 같은 놈을 죽입시다.”나머지 사람들은 화가 나서 눈에 보이는 게 없이 너도나도 자신의 무기를 꺼내 들고 연합하여 이도현을 없애려 했다.이도현은 그 사람들을 힐끗 보고는 방에서 날아 나왔다.“이놈, 어디로 도망가. 목숨을 이리 내놔...”그들은 이도현이 도망가는 줄 알고 소리치며 쫓아 나갔다.그러나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이도현이 밖으로 나간 이유는 방 안에서 사람을 죽이면 집이 더러워지기 때문에 밖으로 유인했다는 것이다.“도망? 내가 언제 도망갔어? 난 그저 안에서 너희들을 죽이면 집이 더러워질까 봐 나온 거야. 이제 다 죽어라...”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그 사람들을 향해 공격을 날렸다.방금 맞붙은 후, 이도현은 이미 이 사람들의 내공을 전부 파악했다. 제일 강해야 제국급 경지인 고수는 지금의 그에게 있어서 깡통에 불과했다.한 뺨이면 성급 경지의 강자도 죽일 수 있는 마당에 제국급 경지의 고수를 상대하는 것은 정말 식은 죽 먹기였다. 그렇기에 이도현은 음양검을 꺼내지도 않고 맨주먹으로 맞서 싸웠다.“건방지기는. 죽으려고...”이도현이 맨주먹으로 그들의 무기와 맞서 싸우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더욱 화가 났다. 이는 적나라한 모욕과 마찬가지였다.파직.외국인의 긴 칼은 이도현의 손바닥과 부딪히더니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다.“너...”남자는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도현은 또 그의 가슴을 내리쳤다. 순간 남자의 등에서 피안개가 뿜어져 나오더니 그의 가슴에는 투명한 구멍이 한 개 생

  • 마왕귀환   제1298화

    “우리를 보낸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외국인은 이도현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동방에는 같은 말이라도 여러 가지 뜻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너희들이 좋아하는 사탄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뜻이다.”이도현이 차분하게 설명했다.“우리를 죽이겠다는 거야?”그들은 안색이 확 변했다.“멍청하지는 않네.”이도현의 답변을 들은 다섯 외국인은 어안이 벙벙해서 반나절 동안 리액션이 고장 났다.잠시 후 정신을 차린 그들을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박장대소하며 말했다.“하하하. 자식,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해?”“세상에. 이건 내가 오늘 들었던 것 중에 제일 웃긴 농담이야.”“오호호. 하나님, 여기에 주제 파악을 못 하는 놈이 있습니다. 감히 우리에게 그런 말을 하다니. 어쩜 이렇게 자기 주제를 모르죠.”사람들은 이도현을 보며 한바탕 비웃어댔다.곧이어 그중의 한 명이 이도현을 보고 말했다.“이놈, 우리의 실력을 보여줘야...”그러나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이 선수를 날렸다.이도현은 그림자처럼 제자리에서 사라지더니 순식간에 외국인들의 눈앞에 나타났다.바로 한 방을 날려 그들 중 한 명의 가슴을 내리쳤다.이도현의 속도가 너무 빨라 다섯 외국인은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그들은 이도현이 자신을 공격할 거로 생각하지도 믿지도 않았다.쿵.이도현의 주먹은 한 남자를 강타했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남자는 거꾸로 날아가 벽에 세게 부딪혔다.순간 방 전체가 흔들렸고 남자는 땅에 떨어져 경련을 일으킨 채 일어서지 못했다.다른 외국인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귀신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너... 어떻게 감히...”그들을 대답한 건 이도현의 또 다른 주먹이었다.이도현이 또 공격하려 들자 그들은 화를 버럭 내며 소리쳤다.“벌레 같은 자식, 죽고 싶냐!”그들은 거의 동시에 이도현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짐승 같은 놈, 넌 죽었어. 방금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죽어...”그들의 속도도 빨랐지

  • 마왕귀환   제1297화

    이 몇몇 외국인은 입만 열면 일반인 어쩌고저쩌고하면서 태도가 매우 건방졌다.그들은 고무계의 사람과 별반 차이가 없었고 심지어 더욱 오만했으며 말투에는 동방인에 대한 경멸이 가득했다.그들은 자신을 하느님이라 부르며 걸핏하면 이도현을 불러와 벌을 받으러 가겠다고 했다. 마치 이도현이 땅강아지같이 그들의 말에 반드시 복종해야 한다는 말투였다.한지음과 연진이 등 세 명은 화가 솟구쳤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 외국인들은 연진이조차 상대하지 못할 정도로 내공이 매우 강했다. 연진이는 외국인들 앞에서 힘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단번에 제압당해 전화로 도움을 청할 시간도 없었다.이 사람들이 대놓고 자기 남편을 평판하지만, 그녀들은 분노하는 것 외에 아무 방법이 없었다.바로 이 몇 명의 외국인들이 갈수록 오만해질 때 그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밖을 향했다.그중의 한 사람이 말했다.“누가 왔나 본데.”그들의 시선 속에 이도현이 대문 앞에 나타났다.“오빠.”“이놈아.”“도련님.”이도현을 보자 세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나 왔어. 다들 놀라게 해서 미안해. 이제 괜찮아.”이도현은 세 여자를 살갑게 바라보았고 외국인들을 아예 무시했다.“어허. 어디 감히 우리를 못 본 척해?”동공이 파란색인 여자가 입을 열었다. 옷차림이 노골적인 데다가 가슴이 너무 커서 수시로 터질 것만 같았다.이도현의 여자 중 한지음의 가슴이 제일 컸는데 그보다도 훨씬 큰 정도였다.“당신들이 뭔데?”이도현이 차갑게 물었다.“어디 감히 천왕의 사절을 함부로 대해.”다른 남자가 찻잔을 내려놓고 분노하며 말했다.“당신들이 막무가내로 우리 집에 쳐들어와서 사람을 죽여놓고는 내가 건방져? 곧 건방진 게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줄게.”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이 말을 듣자 다섯 사람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한 명이 입을 열었다.“당신이 바로 이도현이야?”“맞아.”“이도현, 드디어 널 찾았어.”“우리는 천사지국에서 온 천사 황자 아래, 십이대천왕 마룡 천왕의 부하야. 너

  • 마왕귀환   제1296화

    “제가 죽어가는데 스승님이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사모님만 안으시고 저를 부축하지도 않아요. 스승님이... 이런 사람이라니...”문지해는 신영성존의 손을 잡고 한바탕 하소연했다.“이 영감탱이가, 입을 다물지 않고 계속 함부로 놀렸다가는 제대로 된 부상이 무엇인지 맛보게 할 거야.”이도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신영성존, 들었어요? 이게 바로 스승님이에요. 이성 앞에서 인성은 안중에도 없어요. 아이고. 저의 마음을 누가 알아주겠어요. 힝...”문지해는 콧방귀를 뀌며 아주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문 어르신, 그만... 장난치세요.”신영성존은 식은땀을 흘렸다.‘정말 맞아 죽을 수도 있는 장난을 치면 어떡하지.’이도현이 성격이 좋아서 다행이지, 다른 사람 같았으면 이 재수 없는 제자를 이미 죽도록 팼을 것이다.“흥.”문지해는 또 콧방귀를 뀌고는 신영성존을 상대하지 않고 휙 가버렸다.문지해의 우스운 표정과 함께 비행기는 완성을 향해 날아갔다.완성에 도착했을 때 날은 이미 저물었다.비행기는 이도현의 산장에 착륙했다.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이도현은 공기 속에 짙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것을 날카롭게 캐치했다.그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냉랭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문제 있어. 신영성존, 당장 비행기를 몰고 두 사람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오라버니, 무슨 일이에요?”“누군가 온 모양이에요. 병사 몇 명이 죽었어요.”이도현은 신기로 주변 상황을 살폈다.“그럼... 지음 언니 위험한 거 아니에요?”“모르겠어요. 제가 가서 확인해볼 테니까 혜영 씨는 먼저 이곳을 떠나세요.”말하면서 이도현은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별장을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신영성존, 사모님이랑 이곳을 떠나세요. 저는 스승님과 함께 적을 물리칠게요.”문지해는 말하면서 비행기에서 내리려 했다.“너도 돌아가. 내려오기만 해봐, 그 녹슨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이도현의 목소리가 멀리서 전해졌다.이 말을 듣자 문지해는 하는 수 없이 동작을 멈추고 비행기에 남아있었다.“안

  • 마왕귀환   제1295화

    이도현은 조혜영을 안고 헬기를 향해 걸어갔다. 그는 뒤에서 무너지는 천길의 혈살대전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천년을 이어온 킬러 조직이 이렇게 한 사람에게 소멸당했다. 이 일을 밖으로 말하면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명백한 사실이었다.천길은 이대로 완전히 사라졌다. 본거지와 모든 킬러마저 이도현의 검에 의해 사라졌다.모든 죄악도 그 검에 의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몇 년 후면 천길은 사람들의 입밖에 오르는 전설이 되었을 수도 있고 완전히 잊혀졌을 수도 있다.이도현은 미인을 안고 앞장섰다. 조혜영은 두 손으로 이도현의 목을 꼭 감싸 안고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댄 채 강력한 심장 소리를 들으며 안심과 행복을 만끽했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만 같았다.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서 죽는 것이 어쩌면 가장 좋은 결말일 수 있기 때문이다.“스승님, 사모님은 아직 젊으시고 다친 곳도 없으니까 혼자 걸을 수 있을 거예요. 스승님은 상처를 입은 저를 안아주셔야죠. 보세요. 제가 이렇게 심하게 다쳤잖아요.”문지해는 경박한 얼굴로 말하다가 비명까지 질렀다.“아이고, 아파라. 너무 아파서 걷지 못하겠어요. 스승님이 저를 업어주세요. 스승님... 보배 같은 제자가 아파 죽을 것 같아요. 더 걷지도 못하겠어요.”이도현은 꼴불견인 제자의 모습에 말문이 막혔다.‘늙은 영감탱이 주제에 나에게 안기고 싶어 하다니. 난 나의 미녀 마누라를 안은 건데 이 못된 늙은이도 안기고 싶어 하면 어떡해. 도대체 누구를 징그럽게 하고 싶은 거야?’이도현은 뒤에서 뻔뻔하게 죽는시늉하는 문지해를 거들떠보지 않고 빠르게 앞으로 걸어갔다.조혜영은 이도현의 품에서 숨이 넘어갈 정도로 웃어댔다.그녀도 문지해가 얼마나 장난기 많은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문지해는 이도현을 따른 후 줄곧 조씨 가문에 있으면서 그녀의 안전을 보장했는데 그의 익살스러운 성격은 조씨 가문의 보배가 되어 많은 즐거움을 안겨주었다.“스승님, 이렇게 인정미 없을 거예요? 그건 제가 알던 스승님

  • 마왕귀환   제1294화

    선학신침이 조혜영의 심맥에 있는 식심충에게 다가간 순간, 이도현은 선학신침에 힘을 가해 쏜살같이 식심충의 몸을 통과하게 했다. 그는 막무가내로 곤히 자는 식심충을 선학신침에 꿰어 죽여버리고 말았다.그러고 나서 이도현은 선학신침을 조종해 심맥에서 나와 명치를 뚫고 나오게 했다.선학신침이 그의 손에 돌아왔고 바늘 앞부분에는 금색 벌레 한 마리가 떡하니 꽂혀 있었다.이 광경을 지켜본 혈신은 얼굴이 싹 굳어지더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표정으로 이도현의 손에 든 선학신침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이건 불가능해.”“네가 어떻게 은바늘을 사람의 체내에 넣고 식심충의 위치까지 정확하게 찾아내? 이럴 수 없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혈신은 놀란 눈빛으로 이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눈앞에 벌어진 일이 꿈만 같고 이 세상에 이렇게 신기한 의술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이도현이 힘을 쓰자 선학신침은 뜨거운 불꽃을 튕기며 바늘 끝에 매달린 식심충을 잿더미로 만들고는 고개를 돌려 혈신을 쳐다보았다.“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어. 죽어라...”말하면서 이도현은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뿜으며 혈신을 향해 바싹 다가갔다.강한 살기를 느낀 혈신은 자신의 처지를 파악하고 정신을 번쩍 차리더니 땅에 주저앉아 큰 소리로 구걸했다.“이 도련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십시오...”“이 도련님, 살려주세요. 저를 죽이지 않는다면 도련님의 개가 되겠습니다. 성심성의껏 도련님을 모시고 시키는 일을 다 하겠습니다. 제발 죽이지 말아 주십시오...”“풉...”한 줄기 검기가 날아가더니 혈신은 머리가 잘려나가고 몸이 피안개로 되었다.몸에서 공간 반지 하나가 떨어진 것 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이도현이 손을 휙 젓자 공간 반지는 그의 손에 나타났다.“신주님...”이 시각 천길의 킬러들은 하늘이 무너졌다. 이도현의 눈길이 그들에게 떨어지자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살려주세요. 어르신, 제발 살려주세요. 저희와 아무런 상

  • 마왕귀환   제1293화

    혈신은 옆에서 이도현이 이 모든 것을 처리하기를 기다렸다. 전반 과정에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이도현이 문지해를 치료하는 것도 제지하지 않았다.그는 마음속으로 이미 이도현을 꽉 잡고 있다고 생각하여 이도현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국에는 그의 말을 들을 리라 믿었다.게다가 앞으로 어떻게 이도현을 부려먹을지도 다 생각해 놓았다.그는 이도현의 여자를 이용하여 자신을 위해 일을 하게 할 생각이었다. 조혜영이 죽는 게 두렵다면 이도현은 그의 명령에 고분고분 따를 수밖에 없다.혈신은 이미 판을 다 짜놓았다. 그는 반년에 한 번씩 이도현에게 식심신단의 해독제를 주고 자기 뜻을 따르지 않으면 해독제를 며칠 늦게 줘서 조혜영이 식심충에게 심장을 갉아 먹히는 고통을 맛보게 할 생각이었다.사랑하는 여자가 아파서 뒹굴뒹굴 구르는 모습을 보면 이도현이 말을 잘 들을 거로 생각했다. 자기 여자가 고통받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면 혈신의 충신이 되어야 했다.혈신은 먼 훗날의 광경까지 상상했다. 그는 이도현이 자기 밑에서 일하면서 천하를 제패하고 천길조직의 명성을 길게 날릴 장면을 생각하면 마음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조금 전 싸움에서 그는 이미 이도현의 실력이 무서울 정도로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혈신은 이런 강자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면 천하를 쥐락펴락할 수 있을 거라 여겼다.“이도현, 어때? 고민해봤어? 네가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면 식심신단의 해독제를 바로 주지. 그럼 너의 여자는 반년 내에 아무 문제 없을 거야.”“내가 동의하지 않는다면?”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동의하지 않는다고? 허허허. 그러면 이 여자는 나와 같이 죽을 거야. 내가 이 나이를 먹고 임종 전에 어린 여자를 데리고 황천길에 갈 수 있다니, 맘껏 놀 수 있겠구나. 하하하...”혈신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이도현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그는 이도현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 당신 설마 식심신단이 다른 해독제가 없을 거로 생각해?”“다른 해독제? 하하하... 이도현, 너

  • 마왕귀환   제1292화

    “알겠어요.”조혜영은 이도현의 따뜻한 눈빛을 보고 걱정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이도현을 믿기로 하고 더는 벌레에 관해 묻지 않았다.그녀의 마음속에 이도현은 전지전능한 신이고 모든 것을 장악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오라버니, 빨리 문 어르신의 상태를 봐주세요. 이 사람들에게 죽도록 괴롭혀서 지금 상태가 말이 아니에요. 어르신을 구해주세요.”조혜영이 다급히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별일 없을 거예요.”이도현은 말하면서 재빨리 문지해 곁으로 걸어와 그의 손목을 잡고 꼼꼼히 상태를 확인했다. 눈빛에는 감출 수 없는 살기가 이글거렸다.문지해는 상태가 몹시 안 좋았다.이도현은 얼른 담약 한 알을 꺼내 문지해의 입에 넣고 원력으로 약효를 가속했다.그러고는 은바늘을 몇 개 꺼내 신속히 문지해의 몇몇 혈자리에 꽂았다.이리저리 손을 놀리자 문지해의 숨결이 점차 굵어지고 체내의 부상도 담약과 은바늘의 효과를 받아 서서히 아물기 시작했다.잠시 후 문지해는 서서히 눈을 뜨고 깨어났다.“스... 스승님... 오랜만입니다. 저 안 죽었네요.”“지금 그런 말이 나오냐? 쪽팔리지도 않아? 넌 정말 죽어도 싸. 어떻게 내공이 제국급 경지가 되어서 놈들의 잔꾀에 넘어가냐? 지금까지 살면서 먹은 눈칫밥은 다 어디로 간 거야?”“그런 경계심으로 어떻게 지금의 나이까지 살아온 거야? 정말 못살아.”이도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그는 방금 문지해의 상태를 확인할 때 그의 체내에 수면제 성분이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조혜영이 했던 말까지 더해지면 두 사람이 이곳에 잡혀 온 이유를 유추할 수 있었다. 바로 문지해가 도에 정신이 팔려 적수에게 수면제를 주입 당한 후 잡혀 온 것이다.그러고 보니 이도현은 왜 신영성존이 지키던 한지음은 안전하지만, 문지해가 지키던 조혜영에게 일이 생겼는지 이해가 갔다.따지고 보면 문지해의 내공은 신영성존보다 조금 높은 것이 아니라 아예 경지가 달랐다.“실수... 실수입니다, 스승님... 이번은 제가 실수한 겁니다... 불가피한 사고였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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