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도현을 처단하려고 전장을 나가면 공을 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도현은 진짜 미친 짐승처럼 강력해서 전혀 싸울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전장에서 도망쳤다. 황궁에 더 강한 고수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그와 이도현이 싸우는 동안 뒤에서 기회를 잡고 제3자로서 몰래 공격하는 거였다. 이기든 지든 일단 전투에 참여하기만 하면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공은 세운 셈이니까 공작상제는 그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다. 운이 좀 좋다면 몰래 공격해서 이도현의 허리를 찔러버린다면 그는 첫 공을 세운 거니까 상이 분명히 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전왕과 무왕이 등장하고 자신이 계획을 실행하려 할 때 전왕이 너무도 치사하게 무덕을 지키지 않았다. 그는 아부를 해도 듣지 않았고 바로 와서 그의 머리를 한 대 때려버렸다. 그는 그 한 대에 대비할 수 없었고 바로 그 자리에서 끝났다. 그는 인정한다. 방금 자신이 너무 방심했었다. 전왕이 무덕을 지키지 않고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의 손바닥이 날아올 줄은 몰랐다. 아무 준비도 할 시간 없이 그를 처단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는 비참한 결과를 맞게 되었다. 이도현은 쓰러진 장교 이준을 보며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젠장, 정말 잔인하네. 내가 죽이지 않았는데 결국은 자기들끼리 죽였네!’ “이 자식! 지금이라도 항복하면 괴로움 없이 끝낼 수 있다! 이 왕이 너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테니 더는 고집부리지 말고 항복해라. 그렇지 않으면 네 결말은 저놈보다 더 비참할 것이다!” 전왕 송천훈이 분노하며 말했다. 이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바로 행동으로 답했다. 그는 이런 얼간이들을 상대할 때는 그들에게 상처를 입혀서 그들이 두려움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자신이 제일 강하다고 생각할 때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하는 것보다 주먹으로 말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직설적인 방법이었다. 검붉은 색의 검망이 폭발적으로
“오색신광! 바로 진국 신공 오색신광이다!” 병사들은 그 푸른빛을 보고 흥분하여 외쳤다. 오색신광은 그들의 마음속에서 불사의 공법이자 신선의 공법으로 여겨졌다. 푸른 검기와 이도현의 붉은 검기가 공중에서 충돌했다. 이어 두 개의 검기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도현은 살짝 놀랐다. ‘이 공작제국의 오색신광, 정말로 독특한 점이 있군! 다른 것은 몰라도 방금 그 한 번의 검지! 그 위력은 정말 강력하다!’ 그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나쁘지 않네! 하지만 별거 아니네! 받아라!” 이도현은 비웃으며 손쉽게 또 한 번의 검을 휘둘렀다! 오행검술의 비법이 음양검 위에서 발동되었다. 검 위의 검 붉은색 빛이 오행검술의 자극을 받아 초록색으로 변했다. 초록색의 검기는 마치 생명을 가진 듯 생동감이 넘치는 느낌을 주었다. 무왕 송천석은 크게 놀라며 또다시 검지를 날렸다. ‘퍽!’ 두 검기가 가까스로 충돌했지만 이번에는 무왕 송천석의 검기가 이도현의 초록색 검기에게 베여서 찢어지고 무왕 송천석의 앞에까지 닿았다. “뭐?” 무왕 송천석의 얼굴이 크게 변했다. 그리고 급히 몸을 피했다. ‘쾅!’ 굉음이 울리며 방금 무왕이 서 있었던 땅이 이도현의 초록색 검기에게 맞아 큰 구덩이가 생겼다. 주변의 청석은 순식간에 부서졌다. 무왕은 공중에 떠서 이도현을 바라봤고 놀라며 표정이 심각해졌다. “너 도대체 누구냐! 어디서 왔느냐? 너는 절대 평범한 세속계에서 온 자가 아닐 것이다! 세속계에 너 같은 강자가 있을 리가 없다!” 이도현의 강력함에 무왕 송천석은 더 이상 얕보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도현과 같은 강자는 절대 평범한 세속계에서 나올 수 없다고 확신했다. 이도현과 두 번 싸워본 그는 그가 얼마나 강력한지 깨닫게 되었다. 처음에는 얕보았고 그를 무시했지만 이제는 두 번의 공격만으로도 그의 위력을 확실히 인식한 상태였다. 전왕과 무왕은 시선을 교차했고 서로의 눈빛에서 놀라움을 보아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이도현을 반드시
“저 자식을 처단하라!” 전왕이 한마디 외쳤다. 무왕은 바로 세 손가락을 펴서 세 개의 검기를 그의 손끝에서 발산했다. 세 개의 검기는 각각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이었다. 세 개의 검기는 각기 다른 기운을 발산하며 동일한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이도현을 향해 날아왔다. 이도현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 싸우며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똑같은 빛을 지닌 세 개의 검기를 발산했다. 오행검술은 마치 공작제국의 오색신광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검술인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가 발산한 빛은 전부 똑같았다. “같은 원력이야! 빛이 같다니, 이 자식도 오색신광 신공을 사용할 줄 아는 건가?” “아니! 불가능하다! 오색신광은 손가락을 사용해야만 발동할 수 있다. 절대로 검을 이용해 오색신광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색신광은 선조들이 창조한 신공으로 천 년 동안 전해져왔다. 수많은 선배들이 오색신광을 검으로 사용하려 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 자식이 어떻게 그걸 해낼 수 있겠느냐? 절대로 불가능하다!” 전왕 송천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이도현이 사용하는 모든 검술을 신중히 살펴보았다. 그 순간, 이도현은 검을 휘둘렀다. 무왕 송천석의 오색신광을 깨뜨리며 다음 순간 무왕의 앞에 나타났다. ‘슉!’ 반응할 새도 없이 무왕 송천석은 갑자기 그의 몸에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여 보니 그의 어깨가 이도현의 검에 관통되어 있었다. 이도현이 검을 빼자 상처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쳐 나왔다. “아... 이 자식! 네가 감히...” 무왕 송천석의 비명과 함께 이도현에게 찔린 팔에서 갑자기 폭발음이 나며 팔 전체에서 수많은 검기가 퍼져 나왔다. 검기들이 그의 뼈와 살을 갈라 놓으며 그의 팔은 순식간에 네 조각으로 찢어졌다. 이도현은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오색신광은 그저 이 정도에 불과하다! 내 오행검술 앞에서는 쓰레기일 뿐이야!” “이 자식! 너...” 무왕 송천석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분노와 두
무왕 송천석의 부서진 시체를 안고 있는 전왕 송천훈은 잠시 깊은 슬픔에 잠겼다가 갑자기 하늘을 향해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 “아... 천석아! 형제여, 너무 고통스럽구나!” “이도현! 이 자식! 네 목숨을 내가 거두겠다! 이 왕은 네 피로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죽어라...” 전왕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두 손을 가슴 앞에 휘저은 후 손가락 열 개가 이도현을 향해 날아갔다. 그의 손끝에서 여덟 개의 검기가 발사되었고 각기 다른 색깔의 여덟 개의 빛이 이도현을 향해 날아가며 그 위력은 하늘과 땅의 색을 바꿀 만큼 강력했다. 이도현은 전왕의 공격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경멸하면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말만 화려하고 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사실은 허황된 장식일 뿐이다! 오색신광도 그저 이런 수준에 불과하다!” “오늘 내가 진정한 오행의 검을 보여주겠다! 무엇이 천적인지 보여주지!” 말이 끝나자 이도현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폭발했다. 손에 쥔 음양검에서 검 붉은색의 빛이 오행검술의 영향을 받으며 금색,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노란색의 다섯 가지 색으로 변했다. 이 다섯 가지 색깔은 금속, 불, 나무, 물, 흙의 오행을 의미했다. 오행검술의 궁극적인 비밀은 이 오행의 힘을 검술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했다. 이도현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증폭되었고 음양검 위에서 오행의 색이 확장되면서 오행 지물들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빛 속의 허상에서는 금이 울리고 푸른 물이 춤추며 굳은 땅이 흔들리고 불꽃이 타오르며 초록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자라는 모습이 보였다. 오행의 현상이 이도현이 오행검술을 극한까지 끌어낼 때 그의 몸에서 나타났다. 그 순간, 이도현을 중심으로 이 세상의 기운이 움직이며 마치 오행의 기운이 그의 몸으로 모여드는 것 같았다. 이도현은 신성한 존재처럼 몸에서 신성한 빛을 뿜어내며 그의 강력한 위엄은 이미 두려워 떨고 있던 병사들마저 극도로 공포에 몰아넣었다. 전왕
“아...” 검광 속에서 심장을 찢는 듯한 비명이 울려 퍼진다. 다음 순간, 전왕 송천훈이 허공에서 떨어졌다. 원래 망포를 입고 있던 전왕은 지금 온몸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가 땅에 떨어지자 그의 몸에서 갑자기 오색의 검기가 터져 나오더니 검기가 사방으로 휘몰아쳤다. 전왕의 몸은 폭발하듯 터져 나가며 검기와 함께 퍼져나갔다. 그 검기들은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전왕 송천훈, 원력을 다루는 강력한 고수가 그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시체 하나 남기지 않은 채. 아래에서 아직도 절규하며 돌격하던 병사들은 이 순간 영혼이 탈탈 털렸다. “아... 전왕이 죽었다!” “도망쳐! 빨리 도망쳐야 해...” 하지만 그들이 완전히 반응하기도 전에 이도현이 하늘에서 내려와 그들 앞에 나타났다. 그는 차갑게 그들을 한번 쳐다본 뒤 다음 순간 보검을 휘둘렀고 수천 명의 금위군이 전왕 송천훈의 뒤를 따랐다. 이 소식은 금란전까지 빠르게 전달되었다. “폐하, 폐하! 큰일 났습니다. 폐하! 무왕과 전왕, 그들이 이도현에 의해 죽었습니다!” 병사의 떨리는 목소리가 금란전 안을 정적에 빠뜨렸다. 모든 이들의 눈에는 충격이 휩싸였다. 이 순간, 그들은 더 이상 세속계에서 온 이도현을 만만하게 보지 않았다. 모든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은 다시 한번 믿을 수 없어 생각에 빠져들었다. 전왕과 무왕이 죽었다고?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전왕과 무왕은 공작제국의 모든 왕후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두 명의 왕후였다. 그런데 그들이 죽다니,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냐고. 지금 전투가 시작된 지 단 몇 분도 지나지 않았다. 단 몇 분 만에 전왕과 무왕 두 명의 초강력 왕후가 죽다니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그들은 믿을 수 없었다. 설령 고무계의 최고 강자에게 전투를 부탁해서 무왕과 전왕과 결투를 벌였다 해도 그들이 이렇게 쉽게 죽을 리는 없었다. 충격에 빠진 문무백관들은 모두 공작상제의 얼굴을 쳐다보며 이 상제의 반응을 기다렸다
고수들이 지키지 않는 궁문과 관문들은 이도현에게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 불과 몇 분 만에 이도현은 이미 두 개의 문과 한 개의 관문을 통과했다. “어떻게 이렇게 빠르지! 두 개의 문과 한 개의 관문을 합쳐서 병력이 5천 명이나 되는 데 이도현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뚫고 지나갔지!” “우리 금위군들은 도대체 뭐야! 최소한 천급 경지의 무사들이 있는데 천급 경지의 무사들이 비록 그렇게 강하지는 않지만 그게 몇 천 명이면 적어도 이도현을 몇 분이라도 막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도현의 속도에 문무백관들은 공포를 느끼며 불안해졌다. 지금 이 순간, 그들은 너무나 두려운 마음에 떨고 있었다. 누구나 알고 있었다. 이도현이 금란전에 도달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만약 이도현이 금란전에 도달한다면 그들은 정말 죽음의 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죽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은 더욱 죽고 싶지 않았다. 지금 그들은 높은 자리에서 나라에서 가장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 삶을 누리며 살고 있는데 그것을 놓고 싶지 않았다. “보... 보고드립니다! 이도현이 청룡관을 지나 지금 자양문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도현이 지나가는 곳마다 금위군은 도망가거나 아니면 이도현에게 죽임을 당하고 있습니다!” “폐하! 이제 더 이상 고수들을 보내지 않으면 이도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금란전까지 올 것입니다!” 피투성이가 된 병사가 급히 보고했다. 공작상제는 더 이상 침착할 수 없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이 현연진에게로 쏘아지더니 이어서 말했다. “현연왕! 이 이도현은 대체 어떤 사람인가? 정말 단지 세속계의 평범한 무사에 불과한가?” “폐하! 제가 아는 바로는 이도현은 실제로 세속계에서 온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는 태허산의 제자입니다!” 현연왕이 대답했다. “뭐? 태허산의 제자?” 공작상제는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그, 그 태허산이냐? 곤륜옥의 비밀을 다루는 그 태허산?” “네, 맞습니다, 폐하! 바로 전설 속의 그 태
그는 자신이 황제의 명령을 받아 이도현을 막으러 가면 바로 죽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두려웠다. 형제간의 정이 아무리 깊어도 그는 여전히 걱정이 되었다. 만약 황제가 그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는 결국 죽음을 맞이할 거라고 느꼈다. 자고로 황제는 냉정하고 무정하니까! “충왕! 네가 진국종을 쳐라! 천룡사의 노인들을 불러 적을 처단하게 하거라!” 공작상제가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충왕은 마음속으로 크게 안도했다. 자신이 이도현을 상대해야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을 모집하라는 것이었으니 다행이었다. 진국종을 치는 일은 그가 아주 잘하는 일이었다. 그는 큰 종망치 하나를 들고 싶었다. 아주 힘차게 내리칠 수 있는 그런 종망치 말이다. “예! 폐하! 신제, 지금 당장 가겠습니다!” 충왕은 몸을 굽혀 인사를 한 후 급히 자리를 떠났다. 충왕이 떠난 뒤 공작상제는 다시 말했다. “소요왕! 너는 조서를 내려라! 자미각과 귀령문 사람들을 불러오고 귀령문에 전해라. 그들의 장로와 장문 전인을 죽인 자가 지금 바로 공작제국에 있다. 그들에게 복수할 사람을 보내게 하라!” “예! 폐하! 신제,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소요왕은 빠르게 자리를 떠나 외부와 정보를 주고받는 곳으로 향했다. 그들에겐 비둘기 편지처럼 빠르게 정보를 전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있었다. 비록 현대의 전화보다는 느리지만 비둘기보다 훨씬 빠른 방식이었다. ‘둥! 둥! 둥...’ 잠시 후, 공작제국의 황궁에서 둔탁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종은 특별한 재료로 만들어져 종소리가 울리면 공작제국의 수도 전체에서 들을 수 있었다. 종소리는 총 아홉 번 울려 퍼졌고 그제야 끝이 났다. 공작제국의 진국종이 몇 번 울리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진국종이 세 번 울리면 황후나 태후가 사망했음을 뜻하고 여섯 번 울리면 국가가 크게 번영하거나 큰 기쁨의 일이 일어났음을 알린다. 여덟 번 울리면 황제가 죽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진국종이 아홉 번 울리면 제국이 생사
아홉 개의 궁문, 다섯 개의 관문, 수만 금위군이 이도현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그는 그 길을 따라 금란전 아래까지 살육을 이어갔다. 아흔아홉 개의 계단 위에 화려하게 빛나는 궁전을 바라보며 이도현의 눈에는 온통 살기가 가득했다. 바로 그곳에 앉아 있는 자가 그동안 여러 번 그를 괴롭혀왔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그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마치 피해자처럼 행동하며 계속해서 그에게 접근하고 그의 주변 사람들을 해쳤다. 만약 처음에 봉래도에서 구황자가 교만하게 그의 선배들을 잡아가서 자신의 시종으로 부리겠다고 했으면 아마 바로 죽였을 것이다. 처음부터 잘못된 것은 그들이었다. 그러나 자신들의 강함 때문에 그들은 이제 반역자로 보고 그를 처벌하려 했다. 세상에 힘이 곧 정의라면 이도현은 그들과 힘으로 맞설 것이다. 이성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면 싸워서 해결하자. 눈앞에 수만 명의 금위군이 아흔아홉 개의 계단을 가득 메우고 두려움에 찬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기를 잡고 있는 손마저 떨리고 있었다. 이도현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그들에게 이도현은 마치 사람을 죽이는 악마 같은 존재였다. 무왕이 죽었고 전왕도 죽었다. 아홉 개의 궁문, 다섯 개의 관문에서 수만 명의 금위군이 목숨을 잃었다. 이렇게 많은 병력과 강자들이 이도현을 막지 못했다. 그들이 앞으로 나가면 죽음과 다를 게 없었다. 이도현은 수많은 금위군들의 두려운 시선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올라갔다. 그들 중 누구도 나서서 그를 막으려 하지 않았다. 이도현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금위군들은 본능적으로 물러서며 그에게 길을 열어주었다. 원래 그들은 이도현을 막고 금란전의 안전을 지키려 했으며 모든 적들을 이 계단 아래에서 처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강적을 만나자 자연스럽게 길을 양보하고 있었다. 그들의 경계는 마치 이도현을 맞이하는 듯했다. 이도현은 마치 왕처럼 수만 명의 금위군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고 있었다. 마치 그는 그 자리에 오를 운명
그 순간 몇십 명의 노인들이 날아올라서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장로와 마법사들은 다 나이가 있었다. 그만큼 실력도 대단했다. 가장 강한 사람은 이미 영급이었다. 실력이 가장 약한 사람도 제국급이었다.이렇게 많은 고수들이 한 번에 덤빈다면 공격은 수백 배로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공격을 다 막아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다만 이도현은 날아오는 그들을 향해 다가가더니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음양검을 든 채 그 자리에 서서 그들을 지켜보았다.어느새 이도현은 태양신전의 고수들에 의해 포위되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강한 기운을 내뿜으며 이도현을 압박하려고 했다.강한 기운에 하늘도 검게 물들었다.하지만 이도현은 그런 고수들을 마주하고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아무리 강한 기운을 내뿜어봐도 이도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사람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수염 가득한 한 노인이 두 눈을 부릅뜨고 이도현을 보면서 차갑게 얘기했다.“이도현, 우리 태양신전은 너와 더 얽히고 싶지 않아. 만약 네가 지금 떠난다면 우리는 너를 봐줄 수 있어. 네가 대단한 건 우리도 인정하지만 그래도 기억해. 이곳은 성지고 태양신전이야. 동양인이 와서 설칠 곳이 아니란 말이야. 지금 당장 떠나면 오늘 있었던 일은 없던 일로 해주지.”그 말을 들은 이도현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이 상황이 잘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네요. 만약 내가 떠나지 않으면 어떡할 거죠?”“떠나지 않는다고? 그러면 영원히 이곳을 빠져나갈 수 없을 거다. 그러니 깊이 생각하고 선택하는 게 좋을 거다. 이 애송이여!”또 다른 늙은이가 얘기했다.“깊이 생각했습니다. 역시나... 당신들을 다 죽이고 가야겠어요.”말을 마친 이도현은 빠르게 움직였다. 태양신전의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진 이도현을 찾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을 때, 이도현은 이미 아까 그 노인 앞에 서 있었다.이도현이 검을 휘두르자 노인이 큰 소리를 질렀다.“너 이 자식이 감히...”노인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이도현은 그의
그들은 눈앞에서 사람이 터지는 것을 처음 보았다. 그리고 시체가 터져서 기름이 흐르는 것도 처음 보았다.“우웩...”“오마이갓...”그 충격적인 장면을 보면서 사람들은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기도했다.에릭이 질 거라는 것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그래도 직접 눈앞에서 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용기는 가상했지만 에릭의 실력은 정말 개보다도 못했다. 그러니 이도현에게 죽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다만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것은 에릭이 한 방에 죽었다는 것이다. 이도현은 에릭에게 잘난 체하는 시간도 남겨주지 않고 바로 단숨에 에릭을 베어버렸다.그리고 시체도 남기지 않고 터뜨려버렸다.죽은 에릭을 보면서 사람들은 이도현이 더욱 두려워졌다. 기세등등하던 그들의 의지가 순식간에 꺾어졌다.그들은 이도현의 자료를 찾아보면서 이도현의 별명 중 하나가 마왕이라는 것을 들었었다. 그때는 그게 그저 장난으로 지은 별명인 줄 알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도현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이도현은 마왕일 뿐만이 아니라 마귀, 악마 같았다. 시체 처리와 매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바로 시체를 터뜨려 주니까 말이다. 태양왕은 에릭의 죽음에 놀라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제야 태양신전이 얼마나 큰 위기에 놓였는지 깨닫게 되었다.“뭐 하고 있는 거야! 다들 달려들어서 저 자식을 죽여버려! 얼른! 내 명령이다! 빨리 저 자식을 죽여서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서 짐승들에게 던져버려. 얼른!”태양왕이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울부짖으며 소리 질렀다. 일그러진 얼굴은 그가 느끼고 있는 절망이 얼마나 큰지 알려주는 듯했다.그러자 머뭇거리던 태양신전의 마법사와 장로들은 태양왕의 고함에 지금은 도망칠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지금 이도현을 처리하지 않으면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다 이도현의 손에 죽을 것이다.결국 이러나저러나 죽을 목숨이라면 최소한 부딪혀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한배를 탄 것과 마찬가지다. 그들은 이 배가 뒤집어지지 않게 노를 저어
“정말 용감하네요. 우리가 그동안 착각했습니다. 에릭 님은 아부만 떠는 게 아니었습니다. 실력 차이가 있다고 해도 먼저 나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에요. 감동입니다.”에릭이 나서서 태양왕을 위해 이도현을 머리를 베어오겠다고 하자 그 자리에 있던 장로와 마법사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은 평소에 입만 나불거리던 에릭이 이렇게 중요할 때 먼저 용기를 내서 앞장설 줄은 몰랐다.그들은 에릭이 그들과 같은 급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아부에서 온다고 생각했다. 태양왕을 기쁘게 만들어주니 이러한 상이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처럼 중요한 상황에, 아무도 이도현에게 싸움을 걸지 못하자 에릭이 먼저 나섰다.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그 용기만큼은 대단했다.“에릭... 좋아! 역시 내가 널 잘못 본 게 아니었어. 너는 충신이야.”태양왕도 의외라는 듯 말했다.다른 사람이 나올 것은 예상했어도 가장 먼저 뛰쳐나오는 사람이 에릭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에릭이 어떤 사람인지 태양왕이 모를 리가 없었다. 아부를 잘하는 능력 덕분이 아니었다면 에릭은 이 바닥에서 진작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태양왕은 가장 먼저 뛰쳐나온 사람이 에릭일 줄은 죽어도 몰랐다. 가장 먼저 나서서 이도현과 싸우는 사람이 에릭이라니.너무도 감동적이었다. 태양왕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만 같았다. 에릭에 대한 편견이 완전히 사라졌다.원래는 에릭을 개노릇을 잘하는 짐승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에릭은 용기 있고 신념 있는 충신이었다.모든 사람들은 에릭의 용기에 놀라서 대단하다는 표정으로 에릭을 쳐다보았다.물론 이렇게 나서는 에릭이 미친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미치지 않고서야 지금 같은 상황에서 영웅 놀이를 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정말 권력을 위해 목숨까지 거는 사람이라니.심지어 상대는 동양에서 온 마왕, 이도현이었다. 방금 태양대전을 부순 사람 말이다.다른 사람들은 태양신전이 얼마나 강한지 알기에 태양신전 앞에서 벌벌 기었다.하지만 이도현은 오히려 하늘을
이도현이 차갑게 웃었다.“놀랍지? 너희가 이런 허접한 수로 나를 붙잡아둘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을 거야. 아까는 그저 이 태양대전의 불을 흡수하려고 가만히 있은 거니까. 그렇지 않았으면 진작에 이곳을 엎어버렸을 거야. 하하. 다들 겁을 먹었네? 왜 그래? 아까까지만 해도 아주 자신만만하지 않았어? 내가 멀쩡하게 나왔으니... 이제는 너희들 차례야.”말을 마친 이도현이 음양검을 꺼내 들었다.음양검의 강렬한 기운이 하늘을 뒤덮듯 다가왔다. 이윽고 이도현이 태양신전의 사람들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죽어.”차가운 목소리는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의 목소리 같았다.음양검에서도 흉흉한 기운이 나오고 있었다.강렬한 기운에 하늘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이도현이 바로 검을 휘둘렀다.“이런 위력을 갖고 있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저게 진짜 사람 맞아?”“사람이 어떻게 이런 검술을... 너무 무서워!”“오마이갓, 얼른 피해야 해.”“오마이갓, 이런 괴물이 존재한다니... 이렇게 강한 사람이...”태양신전의 사람들은 얼른 음양검을 피하려고 도망치려고 했다.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응이 느려서 이미 검기에 짓눌려 핏덩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이도현은 한방에 태양신전의 몇십 명 장로의 목숨을 앗아갔다. 바닥에도 깊은 검자국이 생겼다. 그 한방에 태양신전 사람들은 놀라서 굳어버렸다.“얼른 막아!”“달려들어 죽여라! 얼른 저자를 죽여!”태양왕이 놀라서 도망치면서 소리를 질렀다.이도현이 검을 휘둘렀을 때, 태양왕은 바로 알 수 있었다. 본인이 이도현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걸 말이다.만약 이도현과 싸운다면 검 한 방에 죽을지도 모른다.“이 자식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은 태양신전의 대호법으로 명하겠다. 바로 태양신전의 2인자가 되는 거다! 그러니 얼른 죽여라!”태양왕은 겁을 잔뜩 먹은 채 소리를 질렀다.대호법이라니.그건 태양신전의 2인자 자리였다. 바로 태양왕 이외의 모든 사람보다 권력이 많다는 뜻이다.오래전 태양신전에
모두 조급해할 때 커다란 소리가 또 이어져 왔다.태양신전의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확인하자 태양대전의 또 다른 한쪽 제단이 폭파했다.제단이 터지자 하늘에 떠 있던 불도 사라졌다. 태양 그림도 순식간에 정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아까까지만 해도 흉흉한 불을 뿜어내던 진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늘을 치솟을 듯한 불기둥도 모두 사라졌다.바닥에 그려진 태양 그림도 산산조각이 났다. 허공에 떠 있는 이도현은 정을 천천히 내려놓고 자세히 관찰했다.강렬한 영의 의식이 이도현의 머릿속에서 느껴졌다. 정이 이도현에게 말하고 있었다.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더 먹고 싶다고 말이다.이도현은 입을 비죽 내밀고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흘겼다.이 정은 끊임없이 흡수할 수 있는 것만 같았다. 태양신전의 태양대전을 모두 흡수해 버리고 제단까지 폭파했으면서도 아직 배고프다니.하지만 불을 많이 흡수할 탓인지 확실히 전과는 달라져 있었다. 정의 색깔도 더욱 밝아졌고 딱 보았을 때에도 더욱 신성해 보였다.이도현은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마치 어린아이가 순식간에 어른이 된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이윽고 이도현은 그 정을 음양탑 속으로 넣고 빠르게 날아올라 태양신전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그 순간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놀라서 마른침을 삼켰다. 정색한 표정의 그들은 이도현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다들 이도현의 기운에 겁을 먹은 것이었다.손가람은 그대로 돌처럼 굳어버린 채 몸을 바르르 떨었다.같은 동양인, 염국인으로서 손가람은 진법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손가람은 태양대전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영급 고수가 들어가도 살아나오지 못할 곳에서, 이도현은 멀쩡하게 돌아왔다. 그것도 태양대전을 부수고 말이다. 게다가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이도현을 붙잡아두려고 애썼는데 이도현은 힘을 얼마 쓰지 않은 듯 여전히 강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그렇다면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첫 번째는 이도현의 정이 조건 없이 발동되어 자동으로 눈앞의
만약 정말 그렇게 된다면 태양왕은 지금처럼 편하고 호화로운 삶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태양왕은 사치스럽고 아부를 좋아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머리는 총명했다. 그는 본인이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권력에서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니 태양신전이 짓밟히게 되면 태양왕 또한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태양대전이 파괴되었습니다. 큰일입니다!”엥겔스 마법사가 놀란 눈으로 부서진 제단을 보면서 소리 질렀다.엥겔스 마법사는 태양대전을 만들어준 그 염국인이 한 말을 떠올렸다.태양대전의 제단이 무너지면 태양대전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말이다.그러니 제단이 무너지면 똑같은 재료로 똑같게 복구해야 한다고 했다.하지만 이도현이 만약 이 태양대전을 파괴한다면 그다음으로는 태양신전을 난장판으로 만들 텐데. 제단의 원재료가 무엇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이곳은 다 먼지로 변해버릴 것이다.그리고 찾는다고 해도 지금 당장 제단을 복구시켜 이도현을 계속 잡아둘 수 없는 법이다.게다가 태양대전을 만든 사람이 이곳에 없었다.태양신전의 보물인 태양대전을 만든 사람이 태양신전의 사람이 아니라니.얼핏 들으면 웃긴 얘기였다.“얼른, 얼른 방법을 대서 이 동양인을 죽여버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다 죽은 목숨이야. 얼른...”정신을 차린 엥겔스 마법사가 소리를 질렀다.“맞아! 이 동양인이 아직 제단에 묶여있을 때 죽여야 해. 모든 사람들은 힘을 다해서 저 구멍을 막아. 그리고 동양인에게 우리의 실력을 보여줘! 버러지 같은 놈. 저놈 때문에 우리 태양신전의 태양대전이 무너졌어. 그러니 무조건 본때를 보여줘야 해! 죽여라!”분노한 태양왕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이도현을 향해 외쳤다.“네, 전하!”태양왕의 명령을 받은 태양신전의 장로들과 마법사들은 얼른 날아가서 무너진 구멍 앞에서 서서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어느새 이도현의 머리 위는 오색찬란한 빛이 가득했다. 그건 장로들과 마법사들의 손끝에서 나오는 공격들이었다.하지만 그들은 본인의 공격이 진법에 닿는 순간 그 속의
태양왕이 에릭의 아부에 기뻐하며 미소를 짓던 찰나,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태양대전에서 들려왔다.쿵.커다란 소리에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 몸을 움찔거렸다. 태양대전을 쳐다본 순간 태양신전의 모든 사람들은 놀라서 턱이 빠질 뻔했다.태양왕도, 에릭도, 엥겔스 마법사도 똑같이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딱 벌렸다.아까까지만 해도 활활 잘 타오르던 건물에 갑자기 구멍이 생긴 것이었다.제단도 그와 함께 폭파되어 원모양을 알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제단이 무너지자 태양대전의 힘도 순식간에 줄어들어 불이 점차 작아졌다.이도현은 여전히 허공 속에 서서 두 손으로 정을 들고 태양대전의 불을 흡수하고 있었다.정이 불을 흡수할수록 정에서 보내오는 영의 의식이 점점 더 강해졌다. 그 뜻인즉슨 이 진법의 불이 정에게는 그저 식사일 뿐이라는 것이다.이도현은 그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렇지만 또 기대되기도 했다. 이 정의 영의 의식이 각성하면 어떻게 될지 말이다.정말 신화 속에서 듣던 것처럼 될까?솔직히 궁금했다.그래서 제단이 무너졌지만 이도현은 도망치지 않고 계속 정을 들고 서 있었다. 이도현은 이 태양대전의 불을 이용해 정을 각성시키고 싶었다. 만약 정말 각성한 보물을 갖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니까 말이다. 이건 의례없는 성물이다. 만약 이 정이 영의 의식을 갖게 된다면 앞으로 전투력이 상승하게 될 것이다.싸울 때마다 정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것을 삼켜버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크게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이도현은 이 정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만약에 이 정이 각성하여 소설 속의 여의봉처럼 크기도 조절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된다면 이 정은 세계 최고의 무기가 되는 것이다.작게 만들어서 상대에게 넣어버린 후 갑자기 크게 만들면 상대는 정에 깔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죽어버릴 것이다.정 하나로 움직이지도 않고 사람을 죽일 수 있다니. 너무 기분이 묘했다.게다가 크기 조절도 가능하다면 더욱 금상천화다. 손오공의
“우리 태양신전에 이렇게 위대한 진법이 있는데, 누가 감히 우리와 싸우려고 들겠나! 하하하. 이 불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야.”태양왕이 으스대면서 웃었다. 그 웃음소리에는 자만과 자부심이 가득 묻어났다.“위대한 태양신전, 영원하리라! 위대한 태양왕 전하 또한 영원하리라!”에릭이 아부를 하면서 얘기했다.“전하, 아직 방심하긴 이릅니다. 저 동양인은 괴이한 점이 많으니 좀 유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 동양인이 들고 있는 정은 더욱 괴이합니다. 그러니 조심해야 합니다.”엥겔스 마법사가 진중한 눈빛으로 태양대전을 지켜보면서 얘기했다.태양대전의 출력을 최대로 올렸기에 큰불이 건물을 모조리 감싸버렸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몰랐다.“엥겔스 마법사님, 억측입니다. 아직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동양인이 무슨 재주가 있다고 태양대전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위대한 태양왕 전하 앞에서 저 동양인은 그저 쓰레기만도 못한 먼지입니다. 위대한 태양왕 전하께서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죽일 수 있는 존재라고요. 최대 출력인 태양대전 안에서 저 애송이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웃기지 마세요. 저 애송이가 정말 살아서 나온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어요. 태양대전이 아니더라도 태양왕 전하가 나서기만 하면 저 애송이는 바로 오줌을 지리고 도망갈 거라고요. 엥겔스 마법사님, 조심하는 건 좋지만 그래도 상대를 봐가면서 얘기해야죠. 조그마한 동양인 주제에 뭘... 엥겔스 마법사님, 너무 신중한 것도 좋지 않아요.”에릭이 나서서 얘기하면서 또 태양왕의 위대함을 늘어놓았다.“엥겔스 마법사, 에릭의 말이 맞아. 상대를 너무 신격화시키지 마. 조그마한 동양인일 뿐이야. 그저 태양대전 속에서 얼마 정도 버티다가 죽을 목숨이야. 저 정만 없었다면 진작에 죽었을 거야. 우리도 최대 출력으로 올릴 필요 없었고.”태양왕은 엥겔스 마법사의 말에 흥이 식었다. 그래서 속으로 엥겔스를 고집 센 늙은이라고 욕했다.다른 장
이도현은 정에서 익숙하고도 수상한 기운의 파동을 느꼈다. 이런 파동은 느껴본 적이 있었다. 바로 음양부채가 부정적인 기운을 많이 흡수했을 때 주던 파동과 비슷했다.그때 이도현은 알 수 있었다. 그건 음양부채의 영의 의식이라고 말이다. 아마 음양부채 속 영의 의식이 깨어나서 기운을 내뿜으며 그러한 파동을 일으킨 것 같았다.지금 음양부채의 영의 의식은 다시 잠들었다. 아마 다시 음양부채의 영의 의식을 깨우면 전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는 힘이 나올 것이라고 이도현은 믿고 있었다.“설마 이 정에도 영의 의식이 있는 건가? 에이, 설마. 음양검에도 없는걸...”이도현은 못 믿겠다는 듯 중얼거렸다.그리고 그 말을 이해한 것인지, 정은 불을 흡수하더니 이내 또 파동을 내보냈다. 마치 이도현이 아까 중얼거린 말이 불만스럽다는 듯 말이다.“어...”이도현은 약간 놀랐다.이 정에 이런 반응이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화까지 내다니.“흠, 미안해. 난 그저 이 상황이 놀라워서 그래. 역시 음양검과 음양부채보다 네가 더욱 대단한 것 같아.”이도현이 얘기했다.그러자 그 말에 정에서 또 새로운 기운이 느껴졌다. 아까의 기운과는 다른 기운이었다. 이도현은 그 기운이 용서를 뜻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이런... 대체 이게 뭐야.”이도현은 이 일이 끝난 후 이 정에 대해서 잘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진정한 성물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태양왕의 명령에 진법을 제어하던 장로와 마법사들은 금세 태양대전의 위력을 최대로 올렸다. 뿜어져 나오는 불기둥은 아까보다 더욱 굵고 강력했다. 그리고 그 불기둥은 마치 살아있는 용처럼 포효하면서 허공에서 불을 키워갔다.그러자 작아졌던 불구덩이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로 치솟으며 커다랗게 번졌다.그 불은 더욱 뜨겁고 더욱 밝게 빛나더니 작아진 태양 그림 위에 닿았다.쿵.태양 그림에서 갑자기 눈 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정말 살아있는 태양처럼 빛과 열을 뿜어내고 있었다.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