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은 일이 영강국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이도현과 갈등이 있었던 다른 서방 국가들에서도 거의 영강국과 동일한 결정을 내렸다.이들 국가의 국왕들은 각국에서 논의를 거친 후, 서로 만났다. 그리하여 몇몇 국가가 연합하여 염황에게 공동으로 비난서를 보냈다.이들의 태도는 매우 강경했다. 비난서에는 이도현의 수많은 죄악이 기록되어 있었으며, 그들의 말에 따르면 이도현은 용서받을 수 없는 악의 화신이었다. 그의 존재는 이미 세상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또한 이도현이 염국 출신이므로 염황에게 막대한 책임이 있다고 적혀 있었다. 염황이 이도현을 처형하지 않으면, 그들은 세계 평화를 위협한 죄목으로 연합해 염국에 전쟁을 선포해 멸망시키겠다고 위협했다.하지만 그리 놀랄 것은 없었다. 영강국은 이런 일을 자주 해왔기 때문에 영강국 국왕은 그저 큰소리만 치는 개에 불과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지만, 실상은 별것 없었다.그를 달래면 달랠수록 더욱 오만해지고 점점 더 자신이 강하다고 착각하며 위세를 떨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그를 무시하고 그와 맞서면 그는 곧바로 자기의 꼬리를 내리는 사람이다. 그러기에 이런 상대에게 맞설 때는 단호한 태도로 대응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한 방 크게 때려 주어 그의 이빨을 부러뜨리면, 이내 겁에 질려 순한 강아지가 될 것이다.염황은 이런 영강국의 행태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비난서를 받자마자 염황은 읽어보지도 않고 바로 찢어버렸다. 그러고는 싸우고 싶으면 끝까지 상대해 주겠다고 말했다. 염황의 이 강경한 발언에 영강국 국왕과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 염황의 이런 대응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태도였다. 과거에는 염국이 이런 상황에서 그냥 비난을 받아내는 데에 그쳤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강하게 맞서니, 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해졌다.정말 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걸까? 그들도 사실 감히 나서지 못했다. 하지
이런 깨달음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에 타인에게 가르쳐 줄 수 없는 것이었다. 같은 사물이라도 사람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게 되고, 같은 사람이라도 시기에 따라 다르게 보게 된다.이것이 도가에서 흔히 말하는 산을 볼 때 산이 아니고, 물을 볼 때 물이 아니며, 마침내 산은 산이고 물은 물로 보인다는 경지다. 요컨대 이건 아주 오묘한 개념으로, 스스로 깨달아야 하며 명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이도현은 길을 따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이동했다. 아침노을과 하얀 이슬, 저녁의 노을과 산바람, 둥지로 돌아오는 피곤한 새, 풀 속에 울리는 풀 벌레 소리, 하늘을 유유히 떠다니는 구름.이 모든 것이 이도현에게 아주 특별하게 다가왔다. 낮에는 초목 사이를 거닐고, 밤에는 큰 바위 위에서 잠을 청했다. 모든 것이 마치 생명력이 깃든 듯했다. 귀 기울여 듣고 있으면, 그들이 자신들의 세계를 알려주는 것 같았다. 이도현은 걸음에 걸음을 더하다가, 어느덧 산 위에 도착했다. 밤의 산은 참으로 고요했지만, 산 정상에는 몇 개의 등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산 정상으로 향했다. 이 깊은 산속에 어떻게 불빛이 있을 수 있을까? 혹시 누군가 살고 있는 걸까?이도현은 지금처럼 물욕이 넘치는 세상에서 산으로 들어와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속담에 “산을 보고 달리다 말 한 마리가 죽는다”는 말이 있듯이, 눈에 보이는 불빛이 그리 멀지 않아 보였지만, 한참을 걸어야만 닿을 것 같았다.그는 한 시간이 넘어서야 불빛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목적지에 도착한 이도현은 그곳이 민가가 아닌 사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사찰이면 이해가 되었다. 산속에 사는 사람은 없을 수도 있지만, 사찰이 산에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게다가 요즘 스님들은 현대화되었고, 대부분 큰돈을 가지고 있어 사찰도 화려해지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최대 사찰인 소림사 주지는 나올 때 수십억 원짜리 고급 차를 타고 나온다는 소문이 있다.예전에는 돈
“소령사!”이것이 이 사찰의 이름이었다. 규모로 보아 크지 않은 사찰이었지만, 입구의 문은 꽤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문만 보더라도 이 사찰의 재정이 상당히 좋아 보였다. 돈이 없다면 이렇게 화려한 문을 짓지 못했을 것이다.“안에 있는 이들도 술과 고기를 먹는 스님들은 아니겠지?”이도현은 속으로 생각했다.아마 대학 시절, 몇몇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부유하고 살찐 스님들이 고급 차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본 영향이었을 것이다. 그 당시 그는 부유한 자들에 대한 반감이 있었는데 이것은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는 스님들에게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웠다.그래서 그의 마음속에 스님들은 늘 좋지 않은 인물로 각인되어 있었다.그렇기에 속으로 살찐 스님을 보자마자 "좋은 사람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떠올랐다.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찰나, 사찰 안에서 갑자기 여자의 비명이 들려왔다.“아!”“이런!”그 소리를 듣는 순간, 이도현은 깜짝 놀랐다. 그 비명은 그의 머릿속에 불길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민간 여자를 납치한 건가? 음탕한 도적들인가?”이런 단어들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 갔다. 상상 속에서 뚱뚱하고 음탕한 웃음을 짓는 스님이 벌거벗은 채 한 공포에 빠진 여성을 앞에 두고 그녀에게 다가가는 장면이 그려졌다.“이런 빌어먹을 것들! 그 여자를 놓아라!”악에 받쳐 이도현은 소리쳤고, 사찰의 문을 단숨에 발로 차 열어젖히며 분노에 찬 채 뛰어 들어갔다.그는 한 명의 영웅이 되어 위기에 있는 미녀를 구해내고자 했다!그러나 그가 안으로 뛰어든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멍해지고 말았다.사찰은 정말로 크지 않았다. 정문 맞은편에는 부처님을 모신 대전이 있었고, 양쪽에는 작은 방과 자그마한 뒤뜰이 있었다.그리고 대전의 한쪽에는 몇 명의 뚱뚱한 스님과 다른 사람들이 둘러서 있었는데, 틈 사이로 보니 그들이 한 여성을 둘러싸고 있었다. 여자는 바닥에 누워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이도현은 깜짝 놀라며 급하게 멈춰 섰다. 조금만 더 나아갔다면 뚱뚱
이도현의 진심 어린 마음과 성의 가득한 기부금 덕에 뚱뚱한 스님은 얼굴에 미소를 가득 띠었다. “아미타불! 시주님도 신앙심이 깊고 지혜의 뿌리를 가진 분이시군요!” 예기치 않은 큰돈을 받은 뚱뚱한 스님은 한층 더 자비로워진 말투로 말했다.“혜명아! 이 시주님을 위해 방 하나를 깨끗이 청소해 드리거라! 부처님의 자비는 만인을 구원하니, 고통받는 이를 외면할 수 없다, 아미타불...” 이 뚱뚱한 스님은 매우 자비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말만 듣자면 훌륭한 고승 같았지만, 비싼 차를 타고 다니는지는 알 수 없었다.그때, 모여 있던 사람 중 한 명이 갑자기 외쳤다. “안 되겠어요! 빨리 응급 전화를 걸어야 해요! 이 아가씨는 지금 심장 박동이 거의 없고, 호흡도 많이 약해졌어요. 이러다 목숨이 위태로워질 거예요!” “스님!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제 아내가 대체 어떻게 된 거죠? 아내를 살릴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왜 이렇게 된 겁니까! 제발 제 아내를 살려주세요!” “아미타불. 시주님! 빈승이 보니 아내의 뱃속에 있는 태아가 업장이 깊어 부처님께서도 구제할 수 없음을 아뢰오니, 마음을 추스르세요.” 이 스님이 내뱉은 말은 이도현을 놀라게 하였다. 이게 대체 무슨 시대인데 이런 이상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니, 이 사찰은 역시 정통 스님이 없는 것 같았다. “아니... 그럴 리가 없어요! 처음에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잖아요. 전에 아내와 함께 이곳에 와서 향을 피우며 기도했을 때, 당신들은 제 아내 뱃속의 아이가 문곡성의 환생이라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나요?”“또한 우리가 진심으로 부처님께 기도하고 매달 초하루와 보름마다 향을 피우러 오면 부처님께서도 우리 아이를 보호해 주어서 평안히 태어나고 성장하게 해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지금 와서 이러시는 거죠?”이도현은 이 남자의 말을 듣고 어이없었다. 이런 시대에 아직도 이런 말을 믿는 사람이 있다니, 문곡성 환생이라니. 이 사기꾼 스님 이런
“스님. 제 아내는 아직 죽지 않았어요! 심장이 뛰고 있어요! 제발 그녀를 살려주세요...”남자는 거의 무너질 듯한 목소리로 떨며 외쳤다.보아하니, 아내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왜 이 사람은 이런 스님들을 믿는 걸까? 그리고 아내가 이렇게 배가 부른데, 병원이 아닌 이 산으로 온 이유는 뭘까?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를 낳으면서 병원에 안 가는 경우가 있을까? 산간 마을이라고 해도 최소한 마을 의사나 경험 많은 산파나 어르신을 부르기라도 할 것이다.이 남자는 참으로 용감한 건지 무모한 건지, 아내를 데리고 이 깊은 산속에 와서 아이를 낳으려 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걸까.“아미타불! 시주님, 이 여 시주는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음을 편히 하세요. 이번 생의 죄업은 이미 갚았고, 업보도 끝났으니, 다음 생엔 반드시 큰 부귀와 건강을 누릴 것입니다!”“시주님, 이제 길을 비켜주세요. 이 썩은 껍데기를 태워버리게 해주세요. 아미타불, 꽃이 피고 지고, 사람이 나고 죽고,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생로병사는 모두 정해진 법입니다. 이 모두가 전생의 업이고 현세의 결과입니다. 시주님, 왜 그리 집착하십니까?”스님은 두 손을 합장하고 눈을 감고선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 중얼거렸다. 이를 본 이도현은 속이 끓어올랐다. 대체 이게 무슨 허튼소리인가.스님의 신호를 받고, 젊고 힘센 스님 몇 명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남자를 억지로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여인을 다른 곳으로 옮겨 불태우려는 참이었다.이쯤 되자, 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이건 두 생명이 달린 일인데, 이렇게 두고 볼 수는 없었다.“멈춰!” 이도현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단번에 여인을 태우려는 스님들을 발로 차며 막아섰다.“뭐 하는 거에요!” 여인을 태우려던 스님이 분노하며 소리쳤다.“뭐 하는 거냐고? 사람을 구하려는 거지. 저 여인은 아직 죽지 않았는데도 네가 사람을 태우려 하니, 정말 출가한 사람 맞는 거냐? 출가한 자는 자비를
곧 이도현의 차가운 시선이 절 안의 스님들에게 향했다. 그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사람을 살리는 동안 방해라도 한다면, 즉시 지옥으로 보내주겠다!”“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다. 너희들이 듣든 말든 상관없지만, 감히 방해하려 한다면, 그 순간 너희의 마지막이 될 거다!”이도현은 말을 마치며 손을 휘저어 은침 하나를 던졌다. 은침은 대전 앞에 서 있는 돌사자를 명중했다.쿵!큰 소리와 함께, 거대한 돌사자가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이 광경을 본 절의 스님들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서 있다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방금까지 하고 있던 생각들은 한순간에 머리 속에서 사라지고, 마치 귀신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뒤로 물러섰다.이 정도로 강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작은 침 하나를 사용했을 뿐인데 돌사자가 산산이 부서져 버리다니, 이게 그들의 몸에 닿기라도 한다면 무사할 리 없었다.아무리 그들이 뚱뚱하다 해도 이런 강한 힘을 버틸 수는 없었다.“뭘 멍하니 서 있느냐! 빨리 방을 찾아서 이 사람을 안으로 옮겨!” 이도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이도현의 위압적인 분위기 아래, 스님 몇 명이 거의 숨이 끊어질 듯한 여인을 한 방으로 옮겨놓았다.“모두 나가라! 그리고 따뜻한 물을 준비해라. 내 허락 없이 누구도 들어오면 안 돼!”“너는 따라 들어와라!” 이도현은 사람들 가운데 있는 한 여인을 가리켰다. 아마도 이 부부의 친척일 터였다.“저요?” 여인은 자신을 가리키며 놀란 듯 물었다.“들어와! 내가 하는 말 잘 듣고 따라 해! 산모와 어떤 사이냐?” 이도현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그녀는 제 언니예요.” 여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방금 돌사자를 산산조각 내는 이도현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몸을 떨고 있었다.대답을 들은 이도현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여인을 한 번 더 보고, 남편을 보며 더욱 할 말을 잃었다.아내가 이 지경인데,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아내와 처제를 데리고 산속으로 오다니, 대체
어떤 것들은 정말 믿을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번 그런 경험을 한 이도현은 지금은 깊이 믿게 되었다. 이런 것들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행히 이도현은 얼마 전 주씨의 아내와 그의 장인과 관련된 일을 겪고 나서, 미리 대비해 몇 가지 부적을 더 준비해 두었다. 음양탑에 보관해 두면 급하게 필요할 때 주사와 황지를 찾아다녀야 했다. 주사는 약국이나 특수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집에 비축해 둘 법한 물건이다. 그러니 대비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지금처럼 바로 쓸 수 있게 말이다. 이도현은 임산부의 동생을 돌려세우고 그녀를 방에서 잠시 나가게 한 후, 황색 부적 한 장을 꺼내 임산부의 몸에 대고 몇 번 그리며 주문을 중얼거렸다. 임산부의 기운이 변하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지자, 그는 비로소 멈췄다. 이 과정을 거친 그는 상당히 지쳤다. 몇십 분 동안 정신과 체력이 크게 소모되어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제 언니는 어떤가요? 왜 아직 깨어나지 않는 거죠?” 여동생은 이도현의 치료가 끝나자 조급히 물었다. “나는 의사이지, 신선이 아니야. 모든 일에는 과정이 있는 법이야. 가서 그녀의 남편을 불러 몸을 따뜻한 물로 닦아 주게 해.” 이도현은 피곤한 얼굴로 답했다. 그의 의술은 뛰어났지만, 이 여인의 상태는 이미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억지로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고, 마치 염라대왕과 생명을 놓고 다투는 것과 같았다. 만약 그렇게 빨리 효과가 난다면, 그는 진정 신선이 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여동생은 무언가 할 말이 있었지만, 방금 이도현이 보인 위엄을 떠올리며 입을 다물고 언니의 남편을 불러왔다. 두 사람은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여인의 몸을 따뜻한 물로 닦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 덕분에 여인의 미약했던 숨소리가 점차 강해지더니, 마침내 여인이 신음하며 눈을 떴다. “살았다! 내 아내가 살아났어. 그녀가 죽지 않았어.” 남자의 격한 말에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
이게 그들이 말한 보호란 말인가! 보호해 준다고 해놓고, 아내는 이 절에서 죽을 뻔했다니.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남자는 정말 후회스러웠다. 과거의 자신이 그저 미련한 바보 같았다. 자신의 월급 절반을 절에 바치고 돈을 그렇게 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었다. 바로 그때, 막 정신을 차린 여자가 배를 움켜잡고 비명을 질렀다. “여보. 나 배가 너무 아파. 아마 곧 낳을 것 같아. 여보 나 좀 살려줘.” 이도현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휴. 하느님! 당신이 나를 이렇게 시험에 들게 하시나요!” 그는 미칠 것만 같았다. 의술은 자신 있지만, 출산 경험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남자다. 그러나 여기에서 의사라곤 그 혼자뿐이었다.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이 일은 그의 몫이었다. “세상에 대체 어떻게 이 타이밍에 애를 낳겠다는 거야? 조금만 더 참아서 내일 병원에서 낳으면 안 되나? 이 시점에서 출산이라니, 너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 아니야?” 이도현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건 단순한 치료가 아니다. 그는 해본 적도 없는 출산을 도와야 했다. “신의여! 제발 제 아내를 구해주세요! 그녀가 곧 아이를 낳아요!” 남자는 이도현 앞에 달려와 애원했다. “어서 뜨거운 물을 다시 준비해라. 정말 너희 집안에 큰 빚을 져서 갚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너는 남고 나머지는 다 나가라!” 이도현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네.”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말을 못 하고 급히 방을 나갔고, 겁먹은 동생만 남았다. “뭐 하려고 멀뚱히 서 있어! 얼른 산모의 바지를 내려! 안 내리면 입으로 애를 낳게 하려는 거야? 아이고! 너도 여자이면서 아무것도 모르냐?” 이도현은 짜증을 내며 그녀를 나무랐다. 당황한 여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언니의 바지를 내렸다.그 후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침대 시트로 여인의 하체를 가렸다. 그는 여인에게 침을 놓으며 기를 돌게 했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인 지 약 30분
“이거죠. 이것이야말로 성역의 냄새죠. 상쾌하다...”호위무사는 얼굴이 확 펴졌다. 조금 전까지 똥을 맡고 있었던 사람이 성역의 공기가 좋다고 말하며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알겠어. 얼른 가자. 대진제국이 어디에 있는데? 빨리 안내해.”이도현은 어이가 없어 재촉했다.그는 이 나사 빠진 듯한 호위무사에게 손을 들었다.“형님, 급하지 마십시오. 이제 막 성역에 들어온 거 구경도 좀 하고 신선한 공기도 들이 마십시오. 그러면 정화한 것처럼 몸이 한결 가벼워질 겁니다.”“여기는 성역입니다, 형님. 외부인이 한 번 들어오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든 곳입니다. 그러니 이번 기회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저는 언제든지 성역에 들어올 수 있지만, 형님은 다르지 않습니까? 저는 결계를 지키는 임무만 끝내면 쭉 성역에 있을 겁니다.”호위무사는 이렇게 말하면서 스스로 엄청난 우월감을 느끼고 있었다.“소중할 게 뭐가 있어. 이 자식아, 어서 빨리 길이나 안내해. 그 입 계속 지껄이면 확 죽여버린다. 좋게 말하니까 내가 우습냐? 빨리 길을 안내하지 않으면 대진제국 황제에게 네가 나를 데려다줬다고 말하겠다.”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형님, 화내지 마시고 진정하십시오. 제가 얼른 모셔다드리겠습니다. 형님을 생각해서 그런 건데, 왜 화를 내십니까... 노여움 푸십시오. 얼른... 움직이겠습니다.”호위무사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길을 안내했다.이도현은 대꾸하지 않고 호위무사를 따라 가장 빠른 속도로 대진제국을 향해 갔다.약 두 시간 후, 두 사람 앞에 마침내 커대란 성채가 보였다.“형님, 저기 보이시죠? 저기가 바로 대진제국의 황성입니다. 성역에는 4대 제국이 있습니다. 대진제국, 청운제국, 현무제국, 주작제국 이렇게 네 개가 있습니다.”“이 네 개의 제국은 성역의 동서남북에 분산되어 있으며 각자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진제국의 수도는 서쪽 변경 근처에 세워져 있기에 우리가 일찍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대진제국의 대부분 성채는 가장
호위무사의 처참한 비명을 들으며 이도현은 앞이 환해지더니 다음 순간 땅에 착지했다.이도현의 눈앞에 산천과 강물이 보이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착지하자마자 이도현은 성역이 다른 곳과 완전 다르다는 것을 확 느꼈다. 이곳의 환경은 정말 선경과 같았다.그리고 무도를 돌파한 무사에게 있어서 이곳의 영기는 매우 짙었다. 고무계는 이곳과 감히 비교할 수도 없었다.이곳은 그야말로 무사들의 천국이었다. 만약 여기서 수련한다면 외부보다 몇 배나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그는 순간 자신에게 칭얼대던 동백이 왜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이 성역에 들어오려 했는지 깨달았다. 솔직히 이곳은 무사에게 너무나 큰 유혹이었다.특히 오랫동안 경지를 돌파하지 못한 무사에게 있어서 성역의 짙은 영기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동백 사내도 이런 이유로 모든 것을 무릅쓰고 성역에 들어오려 했다. 그는 이곳에서 수련하여 자신의 성급 경지를 돌파하고 내공과 수명을 늘릴 생각이었다.“형님, 저희 도착했습니다... 정말 신기하죠? 여기가 바로 위대한 성역입니다. 형님, 숨을 깊게 들이마셔 보십시오. 취한 듯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스읍.호위무사는 과장된 표정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도현은 눈이 동그래진 채 호위무사가 바닥에 엎드려 성역의 짙은 영기를 맡는 것을 지켜보았다.“성역의 공기... 도취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몇 달 못 들어온 사이에 공기가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죠?”호위무사는 바닥에 엎드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냄새가 이상하다고 중얼거렸다.이도현은 호위무사의 코 밑에 있는 것을 보고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호위무사의 코 밑에는 다름 아닌 동물의 배설물이 있었고, 그는 그 배설물을 열심히 맡고 있었다. 그러니 냄새가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성역의 냄새라고? 대자연의 냄새에 더 가깝지 않아? 아주 친환경적인 그런 냄새 말이다.”이도현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형님, 잘못됐습니다. 이건 성역의 냄새가 아닙니다. 우리의 위치
어전 호위무사는 갑자기 수다쟁이가 되더니 결계를 보며 끊임없이 이도현에게 자신의 견해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는 잡혀 온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이도현은 어이가 없었지만 재촉하지 않고 호위무사가 계속 말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는 호위무사의 말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마지막 몇 마디는 매우 논리적이고 철학적이었으며 이도현의 생각과도 일치했다.한 사람의 인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만 비로소 새로운 사물이나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옛날에 사람들은 분자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단위라고 생각했지만, 과학이 발전하면서 분자는 원자로 분해되었고 사람들은 또 원자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단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원자도 더 분해될 수 있었다.후에 중성자, 양성자, 쿼크 등이 나오자 사람들은 더 이상 분해될 수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다들 여기서 더 분해할 수 있지만, 아직 인식이 부족해 못 알아낸 것이라 생각했다.그러니 호위무사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정말 신선이 존재하는데 아직 사람들의 인식 수준이 그 경지에 도달하지 못해 보이지 않을 뿐일 수도 있다.언젠가 인간의 내공이 일정 경지에 도달하면 그에 따르는 사물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일들도 가능해질 수 있다.“다 말했냐?”“네. 다했습니다. 형님, 조급하지 마십시오. 저는 그저 형님이 처음으로 결계를 통과하는 거라 무서워할까 봐 미리 말씀드리는 겁니다. 형님을 생각해서 그런 겁니다.”호위무사가 웃으며 말했다.“그래. 고맙다.”이도현은 말문이 막혔다.알고 보니 이도현이 결계를 통과해 본 적 없을까 봐 이토록 길게 설명했다.게다가 호위무사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운 표정이 깃들어 있었다.그는 잡혀 온 처지를 까맣게 잊고 있는 게 분명했다.“천만에요, 형님. 저희 사이에 고마워할 필요 없습니다. 형님, 준비되셨나요? 우리 이제 들어갑시다.”호위무사는 이도현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계속 말했다.“가자...”
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을 데리고 돌문을 통과한 후 계속 앞으로 나아가 산 끝자락까지 갔다.멀리서부터 산 중턱에 칠색 소용돌이가 보였다. 소용돌이는 시공간의 문처럼 끊임없이 칠색 빛을 반짝이며 신비로운 기운을 풍겼다.“형님, 앞에 보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지키고 있는 성역의 결계입니다. 이 결계를 통과하면 성역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호위무사는 관광 가이드처럼 친절하고 책임감 있게 설명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그가 자연스럽게 형님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 은근 귀에 거슬렸다.‘지금 호칭을 몇 번이나 바꾼 거야. 참.’처음에는 ‘이 녀석’이라고 부르다가 나중에는 어르신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형님이라고 불렀다. 자꾸 변하는 호칭에 이도현은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심지어 이도현은 고무계와 성역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사랑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예의범절을 잘 배워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물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고 이도현도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그는 늘 이래왔다.“가자.”“예. 형님, 저랑 같이 결계에 들어갈 건데 저를 잘 따라오셔야 합니다. 처음 결계를 통과할 때는 조금 적응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뜨면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아주 신기하죠.”“형님, 그런데 저 결계는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 성역에서 가장 강한 사람도 이 성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너무 신기합니다.”“그래서 사람들은 이 세상에 원래 신선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무계, 성역 그리고 서방의 천사국도 모두 신선이 만든 게 아닐까요? 형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저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이런 신비한 현상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무사들도 그 이유를 모르고. 그럼 신선이 만들어 낸 것일 수밖에 없죠.”“형님, 이 세상에 만약 신선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설마 전설에 나오는
“형님... 안됩니다. 제발 저를 그냥 보내주십시오... 저 죽기 싫습니다... 형님...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가 당황한 얼굴로 애원했다.“갈 거야, 안 갈 거야?”이도현은 이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형님...”“가? 안 가?”이도현이 버럭 소리치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의 주먹에서 빛이 번쩍였다.“가겠습니다. 갑시다. 형님, 제가 모시겠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의 주먹에 단단히 겁을 먹었고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지릴 뻔했다.“진작에 이렇게 나오면 얼마나 좋아? 반나절 동안 징징대서 뭐해. 어서 앞장서.”이도현은 말이 안 통하는 놈들만 만나니 성격이 또 거칠어진 것 같았다.그는 이미 심경의 문제를 해결해서 성격이 많이 좋아졌다. 더 이상 예전처럼 작은 일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하지만 밖에 나갈 때마다 이런 답답한 놈들을 만나니 속에서 천불이 났다. 그렇다고 사람을 함부로 죽이고 싶지는 않고, 그래서 참으면서 지금처럼 화만 쌓여갔다.“네. 네. 형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황궁까지 안 가고 형님을 대진제국까지 모시겠습니다. 남아일언 중천금. 이 약속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제가 데려다주기 싫은 것이 아니라, 정말 가족의 목숨이 달린 문제라서 안 됩니다. 형님... 이점만 꼭 지켜주십시오. 저에게 진짜 가족이 있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눈치 없이 이도현의 약속을 받아내려고 했다.“왜 이렇게 말이 많아. 가기나 해...”이도현은 분노를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형님, 이것만은 분명히 해주십시오. 제발 약속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야 제가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제발 좀...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아주 우스운 요구를 제기했다.그는 이도현에게 잡혀 있는 상태인데 상대방에게 요구를 제기하고 있었다.“가자...”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주먹을 다시 꽉 쥐었다.“알겠습니다. 형님, 화내지 마십시오... 가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하지만 형님, 제 가족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절대 약속을 어기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다.“안 일어나? 죽는 척하겠다는 거냐? 그럼 정말 죽여주지. 다시 한번 묻겠다. 만약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영원히 잠들게 하지.”이도현의 차가운 말이 끝나자마자, 땅에 쓰러져 있던 어전 호위무사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땅에서 벌떡 일어났다.“제... 제발 저를 죽이지 마십시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죽이지 마세요...”어전 호위무사가 공포에 질려 말했다.그는 조금 전 이도현이 여섯 명의 동료를 죽이는 과정을 똑똑히 지켜보았다.정말 몸서리칠 정도로 끔찍하고 무서웠다.그는 어전 호위무사로서 큰 장면도 많이 겪어봤고, 죽은 사람도 많이 봤다. 하지만 영급 경지의 고수 여러 명이 힘을 합쳐 한 사람을 공격했는데 상대방의 단 한 방에 전부 목숨을 잃는 장면은 정말 본 적이 없었다.주먹 한 방으로 영급 경지의 강자를 피안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더더욱 본 적이 없었다.검을 한 번 휘두르는데 마치 세상이 멸망하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그는 그런 두려움을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심지어 바로 직전 그는 차라리 이도현이 한주먹으로 그를 죽이길 바랐다.“널 죽이지 않을 테니까 나를 성역으로 데려다줘.”이도현은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그... 안 가면 안 될까요? 저... 저는 대진제국 황제의 호위무사이고 이 결계의 수호자입니다. 만약 제가 길을 안내한다면 황제께서 저를 반드시 죽이실 겁니다.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까지 죽이실 겁니다. 저에게 여든 되는 어머니가 계시고 갓 태어난 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죽어도 상관이 없지만, 우리 가족은...”“어르신,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좋은 일 한답시고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러지 않겠습니다. 제발 제 가족을 살려주십시오. 제발...”어전 호위무사는 애걸복걸하며 이도현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구나. 영급 경지의 고수가 겨우 이런 핑계로 용서받으려고 하다니. 위로는 여든
그러나 오늘 이렇게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큰 망신을 당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 녀석...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나 하고 까부는 거냐?”“이놈, 너 죽었어. 네가 오늘 우리를 건드린 것은 성역 전체를 건드린 것이나 다름없다. 넌 앞으로 평생 추격당할 것이다.”“이 빌어먹을 자식, 너 오늘 죽었어. 감히 우리를 건드려? 딱 기다리고 있어.”“우리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결계의 문을 지키라고 파견된 자들이다. 방금 네가 죽인 사람은 주작제국의 수호자이고,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는 생사를 알 수 없어. 우리 또한 모두 네 손에 다쳤고. 네놈은 이제 끝이다.”노자들은 분노에 찬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들은 이도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살기 위해 자신의 뒤에 있는 세력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마치 어린아이들이 싸움에서 지면 부모를 거들먹거리며 으름장을 놓는 모습 같았다.“지금 나를 협박하겠다는 것이냐?”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이건 협박이 아니라 사실이다. 이 결계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함께 지키고 있는 곳이다. 우리 일곱 명이 각자 한 세력을 대표한다.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은 4대 제국과 3대 종파로 이루어졌다.”“네가 지금 하는 행동은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을 도발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이놈, 우리는 네가 강하고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를 건드리면 하나님이 와도 널 구해줄 수 없다.”“이놈아,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라. 마음 깊이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무공을 폐하면 우리가 기분 좋게 너의 목숨을 살려둘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성역의 7대 최강 세력에서 너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그때가 되면 너 혼자 죽는 것이 아니라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죽는다.”“이 녀석아, 넌 우리를 때렸지만, 성역의 7대 세력을 때린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된 이상 너와
“아...”누군가 비명을 질렀다.“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이 녀석 왜 이리 강해...”“이 녀석 도대체 무슨 경지이길래 이렇게 무서운 거야...”“어쩌죠? 우리가 힘을 합쳐도 저놈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요...”“설마 어느 강대한 종파에서 매장당했던 제자인 걸까요...”“하지만 분명 서른 살도 채 안 되어 보여요. 저렇게 젊은 녀석이 강한 종파의 제자일 리가 없어요...”“혹시 빙의 당한 거 아니겠죠...”다섯 명은 고통을 참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도현에게 발로 차이거나 주먹으로 맞은 노자들은 오장육부가 욱신거렸고, 뼈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이도현의 강대한 실력에 경악하며 통증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들도 강자들을 많이 봐왔다. 회도경지, 도급경지, 심지어 큰 종파의 고인물도 본 적이 있다. 무릎 꿇고 인사해야 하는 그런 인물들 말이다.그들은 이런 사람들이 왜 강대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쨌든 수많은 세월을 살아왔으니 강대할 법도 했다.그러나 이도현처럼 서른 살도 채 안 되는 나이에 이런 무서운 경지에 도달한 고수는 정말 본 적이 없었다.“이건 경고에 불과하다.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비켜라. 난 너희를 죽이고 싶지 않다.”노자들이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할 때 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너...”그들은 마음속에 분노가 가득 찼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들은 이곳을 지키기 위해 파견된 자들로써 여기에서 황제처럼 군림하며 살았고 아주 긴 세월 동안 아무도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과거 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자들은 하나같이 불행을 당했다.이곳에서 그들은 문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들 뒤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 결계를 통과해 성역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그들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수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각종 방법을 써가며 그 문을 넘으려고 했다. 미녀로 유혹하거나 수련 자원으로 매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관계를 써서 들어가려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막무가내로
그들은 이도현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이도현이 처음 나타났을 때, 그들은 이도현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끼지 못했고 진원의 파동도 감지하지 못했다.따라서 그들은 이도현을 수련한 적이 없는 일반인이라 여겼다. 그저 조금 전의 사내에게 속아 이곳까지 왔고, 그를 이용해 성역으로 통하는 결계를 넘어가려고 하는 줄 알았다.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를 쓰러뜨렸을 때, 그들은 비로소 이도현이 무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자신이 헛것을 본 줄 알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찌 됐든 이도현은 겨우 삼십 살도 안 되는 청년이었기 때문이다.그들은 이 나이의 무사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같은 세대의 사람보다 강할 뿐 자신들의 상대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수백 년 동안 수련해온 그들은 자신의 강력한 내공이 시간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라고 믿었다. ‘천재라 해도 내공이 하루아침에 폭증할 리가 없어. 천재는 일반인보다 수련 속도가 빠를 뿐, 무제한으로 강해지는 것도 아니잖아.’그들은 이렇게 생각했기에 이도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자신의 동료를 죽인 것을 본 후에야 그들은 비로소 눈앞의 상대가 만만찮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같이... 저놈을 죽입시다...”한 노자가 큰소리로 외치며 가장 먼저 달려들었다. 그도 주먹을 사용했다. 순간, 검은빛이 주먹을 감쌌고 거대한 늑대 머리가 그의 주먹에서 튀어나와 사납게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한 명이 나서자 나머지 네 명도 즉시 공격에 가담했다. 맨손으로 달려드는 자도 있었고, 무기를 사용하는 자도 있었다. 어쨌든 이 시각, 그들은 각자의 필살기를 모두 꺼내 이도현을 죽이려 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이곳에 도착한 순간 이미 모든 사람의 실력을 보아냈다.성역의 결계를 지키는 일곱 명의 무사는 모두 영급 경지밖에 안 되었다.조금 전 이도현이 한 방으로 죽인 노자와 바닥에 쓰러져 죽은 척하고 있는 어전 호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