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자 하니 내 자손의 아내가 될 사람이 금봉 체질이라고 하던데 그 여자가 우리 에드워드 가문의 사람과 결합하기만 하면 그 여자 몸에 있는 정혈은 내게 아주 강대한 에너지를 제공해줄 수 있다.”“원래는 7일만 지나면 그 여자가 내 관 안으로 보내져서 내 먹이가 될 거였다! 그 여자의 정혈을 흡수했다면 우리 위대한 에드워드 1세가 재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모든 것이 다 네 놈 때문에 망했다. 네 이놈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하지만 괜찮다! 너의 출현은 어르신에게 서프라이즈가 되었어. 네 몸에서 느껴지는 강대한 기운과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피는 내가 봤던 사람 중에서 제일 강대해! 너의 정혈을 흡수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지도 몰라! 하하하...”에드워드 조상은 아주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도현을 완전히 자신에게 정혈을 제공해주는 존재로 생각했다.이 말을 듣자 이도현의 몸에서 더욱 짙고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에드워드 가문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이도현은 에드워드 가문이 다섯 번째 선배 기화영을 레니에게 시집보내려고 강요한 것은 그저 선배의 아름다운 미모를 탐내서 그런 것인 줄 알았다.하지만 에드워드 가문에 이런 음모가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선배를 다른 사람에게 정혈을 제공하는 물건으로 생각하다니. 이런 빌어먹을 놈들!’이도현은 분노가 가슴을 뚫고 뿜어져 나올 것만 같았다.‘에드워드 가문이 감히 선배를 이런 식으로 대하다니. 난 이 빌어먹을 놈들을 엄하게 징벌하고 말 거야.’이도현의 두 눈은 분노 때문에 붉어졌고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기와 살기는 형태화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는 관 안에 앉아있는 에드워드 조상을 보며 입을 열었다.“천지에 남아있는 의식 주제에 감히 거드름을 부리다니. 오늘에 내가 너를 제대로 사라지게 해주마!”이도현은 이를 악물며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다.“간덩이가 부었나! 어디서 온 잡종 놈이 감히 우리 조상님한테 불경을 저지르는 거야! 당장 이자를 죽여라!”
“짐승 같은 놈! 배짱은 좋아! 죽어라!”“저놈을 해치워라!”이도현이 공격을 날린 것을 보고 두 사수는 삽시에 크게 노하였다. 한 명이 왼쪽으로 다른 한 명이 오른쪽으로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날렸다.이 두 사람은 모두 에드워드 가문의 최강자였고 최상위의 마법사였다. 염국의 내공 경지 계산법으로 계산하면 두 사람의 내공은 모두 성급 후기에 달했다.이 두 사람 역시 또 하나의 높은 벽이었다. 이도현이 무도를 접촉한 이래 이처럼 강대한 적을 만난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었다.성급 후기에 도달한 강자는 한패를 군림할 능력이 충분했으며 산을 열고 파벌을 꾸릴 수 있는 정도였다.하지만 이 두 사람은 오로지 에드워드 조상의 사수라는 신분뿐이었다. 이는 수천 년을 계승해 온 에드워드 가문의 저력이 얼마나 강대한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그리고 이는 또 하나의 사실을 말해주기도 했다. 바로 서방인이 일단 종이 된다면 나중에 아무리 강해진다고 해도 여전히 자신을 종으로 생각한다는 것이었다.사실 이런 노예 사상은 그 어느 시기의 염국 사람보다 더 깊게 뿌리 박고 있었다.“다 물러서거라! 두 사람이 있는 한 이 짐승 같은 애송이는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 거다!”에드워드 조상은 마치 귀신의 왕처럼 관 안에 앉아있었는데 그 모습은 음험하고 사악하기 그지없었다.현장에 있던 에드워드 가문의 지위 높은 분들은 이 말을 듣고 동시에 마음을 내려놓았다. 자기들의 조상이 있는 데다가 두 명의 사수 고수가 있으니 이도현 따위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이도현은 기필코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조상에게 피가 빨려 시체가 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조상은 이도현의 강한 정혈을 이용하여 완전히 부활할 것이었다.그들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에드워드 가문에게 능욕을 준 이놈은 이제 우리 가문이 앞당겨 일어설 희망이 될 거야.’에드워드 가문 사람들의 흥분된 눈빛 속에서 이도현은 두 성급 후기의 강자들과 이미 기술을 수십 번 주고받았다.이도현은 성급 초기와 후기가 정말 완전히 다른
그러나 지금의 이도현은 싸우는 것 외에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더구나 이곳에는 그의 다섯 번째 선배의 정혈을 노리는 흡혈귀가 있었다. 그래서 어찌 됐든 그는 절대 물러설 수 없었다.다섯 번째 선배의 위기를 철저하게 해결하려면 반드시 에드워드 가문의 조상을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해야만 했다.‘에드워드 가문은 반드시 멸망해야 한다.'이런 생각이 들자 이도현은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몸 안의 변화를 생각할 틈도 없이 공력을 끌어모아 최선을 다해 싸울 준비를 하면서 먼저 이 두 성급 후기의 강자를 죽일 생각이었다.이도현이 자기 체내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에드워드 가문을 쓸어버리려고 마음먹은 이때 홀 밖에서 큰 소리가 울렸다.“네 이놈! 또 충동적으로 나올 생각이야? 대선배가 이미 몇 번이나 말했잖아. 충동적으로 나서지 말라고! 왜 그렇게 말을 안 듣는 거야! 정말 엉덩이를 맞아야 정신 차릴래?”“당신들 같은 양귀자들은 정말 간덩이가 부었나? 감히 내 여후배를 강제로 시집보낸 것도 모자라 도현 후배의 심경을 깨뜨리기까지 하다니! 당신들은 정말 우리 태허 일맥이 만만한 줄 아나? 아니면 우리 태허산에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나?”주옥같이 아름다운 목소리가 고성의 13층 밖에서 울려 퍼졌다. 이에 긴장하고 괴이하던 고성의 분위기는 삽시에 변화가 생겼다.“누구야? 당장 기어 나와!”에드워드 87세가 큰 소리로 외쳤다.“예의가 없구나! 뺨을 맞거라!”여자의 목소리가 떨어지기 바쁘게 홀에서 갑자기 아주 우렁찬 소리가 울렸다.짝!맑고 우렁찬 소리였다.이어서 사람들은 조금 전 입방정을 떤 에드워드 87세의 몸이 거꾸로 날아서 고성의 벽에 세게 부딪히는 것을 보았다.이어서 사람들은 에드워드 87세의 통통한 얼굴에 보기만 해도 아찔한 손바닥 자국이 생겨나고 입가에서 피가 철철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다.뭇사람의 놀란 눈빛 속에 그의 뚱뚱한 얼굴은 신속히 부어올랐고 순식간에 돼지머리가 되었다.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목소리의 주인이 보이지 않았지만
“당신이 정말 나의 선배인가요?”이 여자가 말하는 것을 듣고 보니, 그녀가 언급한 선배가 아마도 이도현의 대선배일 가능성이 높았다. 게다가 그녀에게서 풍겨 나오는 기운을 통해 이 여자가 수련한 무공이 태허산 계열임을 이도현도 감지할 수 있었다.그래서 이도현은 그 여자가 자기의 머리를 함부로 헝클이고 여기저기 두드려도 감히 저항하거나 움직이지 못했다. 경험상 선배가 무슨 짓을 하든 절대 막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 선배의 행동을 막을 용기를 내는 순간 그 결과가 참혹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다행히도 이 선배는 손이 조금 가벼웠다. 머리를 쓰다듬는 습관이 있긴 했지만, 다른 선배들, 특히 여덟째, 열째, 아홉째, 그리고 다섯째 선배와는 다르게 행동하는 방식이 달랐다. 무엇보다도 지금 이 선배는 남들 앞에서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최소한 체면은 지켜준 셈이다.“너는 나를 본 적이 없어도 난 이미 너를 몇 번이나 보았어. 너의 몸에 있는 반쪽짜리 교룡 척추골도 내가 교룡을 베어서 너에게 준 거야! 당시 너를 봤을 때 너는 말 그대로 죽은 시체나 다름없는 평범한 사람이었어. 그러나 너의 재능이 이렇게 뛰어날 줄은 몰랐어. 몇 년 지나지 않아 이렇게 성장하다니. 스승님의 안목이 정말 훌륭했어. 우리 태허산도 후계자를 얻었네! 다만 너는 너무 성급한 게 문제야. 너의 이 다혈질 성격은 좀 더 다듬어져야 해." 하얀 옷을 입은 이 여자는 이도현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두 번째 선배? 당신이 저의 두 번째 선배에요?" 이도현은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산에 있을 때 이도현의 스승님은 그의 생명을 연장해 주는 교룡 척추골은 바로 그의 두 번째 선배와 스승님이 함께 교룡을 베어 얻은 것이라 알려주었었다.그러기에 이도현은 이 선배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었으며, 언젠가 직접 만나 구해준 은혜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여덟 해가 넘도록 한 번도 두 번째 선배를 만나본 적이 없
고성의 로비는 완전히 두 번째 선배인 윤선아의 교육장으로 변해 있었다. 에드워드 가문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놀랐다. 조금 전까지 죽음의 신처럼 무자비하던 사람이 왜 이 여자 앞에서는 양처럼 순한 모습으로 변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의 꾸지람을 듣는 이도현의 모습이 왠지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했다.이게 정말 남자란 말인가? 남자가 어떻게 이 정도로 여자 앞에서 꼼짝 못 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스스로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에드워드 가문의 남자들은 신과 같은 존재였다. 여자는 그저 노예, 장난감, 그리고 기쁨을 제공하는 존재일 뿐이었다.여자가 감히 남자에게 이렇게 무례할 수 있다는 것은 에드워드 가문의 남자들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러기에 이도현 같은 강한 남자가 어째서 이 여자 앞에서 순순히 굴복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그들이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이런 의문을 품지 않았을 것이다.이 세상에서 이도현에게 이렇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그의 열 명의 선배밖에 없을 것이다. 이도현이 아무리 강해도, 열 명의 선배 앞에서는 그저 귀여운 막내일 뿐이었다. 내공을 떠나, 선배들의 무시무시한 처벌 방식에 이도현은 끔찍할 정도로 겁을 먹었다.게다가, 선배들의 신체검사는 이도현을 절망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큰 전투가 끝나고 나면 선배들이 곁에 있는 한 신체검사는 거의 피해 갈 길이 없었다. 전신 구석구석을 철저히 검사한 후에야, 간청에 못 이겨 간신히 속옷 하나쯤은 돌려주는 게 다였다. 이도현에게 있어서 이것은 비극이요, 공포 그 자체였다.이쁘게 생긴 선배들이 하나같이 그의 신체를 검사하는 것은 젊은 이도현에게 얼마나 많은 심리적 상처를 주는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것이었다.“잘못했습니다. 선배님.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이도현은 무척이나 겸손하게 사과했다.“그렇지, 사과하면 착한 아이지! 저쪽에 잠깐 앉아 기다려. 선배가 이 못생긴 놈들을 처리하고 널
에드워드 조상의 두 명의 사수가 그의 명령에 따라 윤선아 앞에 한 걸음 나섰다.“이 천한 년아! 너의 그 입을 찢어주겠다.”“우리 에드워드 가문은 네 따위가 감히 무시할 존재가 아니다!”윤선아의 얼굴에 번졌던 미소는 순간 사라지고, 차가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노려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에드워드 가문? 별것도 아니지! 각오해라!”그 말이 끝나고 윤선아의 발끝이 살짝 움직이자, 순식간에 땅 위에 잔상을 남긴 채 두 명의 사수 앞에 나타났다. 윤선아의 가녀린 손이 두 사람을 향해 내리쳤다.그 순간 고성이 끔찍한 기운에 뒤덮이는 듯했으며, 강력한 힘이 윤선아의 손바닥에서 폭발하듯 쏟아져 나왔다.“이 천한 년이 감히 죽으려고 작정했구나!”사수 중 한 명이 황급히 대응하며 주먹을 내질러 윤선아의 손과 마주쳤다.주먹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아!” 윤선아와 주먹을 부딪친 사수의 팔은 순식간에 피로 변해버렸다.그러나 이로 끝나지 않았다. 윤선아의 무시무시한 힘은 계속해서 조상님을 휩쓸었고, 비명 속에 그는 멀리 날아가며 공중에서 붉은 피를 뿜어냈다. 쿵!다시 한번 큰 소리가 울리고, 그 조상의 몸은 에드워드 가문의 사람들 속으로 무겁게 떨어졌다. 운 나쁜 몇몇은 그 충격에 비틀거리며 장기들이 뒤집히는 듯한 고통을 느꼈고, 몸에 있는 많은 뼈가 모두 부러졌다. “이 천한 년아! 죽어라!” 창피를 견딜 수 없었던 사수는 부상도 잊은 채 분노에 휩싸여 다시 윤선아에게 달려들었다.사수의 속도는 빨랐지만, 윤선아의 속도는 그보다 더 빨랐다. 그가 달려드는 순간, 윤선아는 예고 없이 그의 앞에 나타나 비웃듯이 말했다.“그렇게 고함지르면 강해지나? 그렇다면 너희 에드워드 가문은 당나귀도 조상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구나.”윤선아가 비꼬듯 말하며 가볍게 손을 들어 노자의 머리 위로 툭 내려쳤다.무거운 소리와 함께 사수의 머리는 마치 썩은 수박처럼 터져버렸다. 피와 뇌수가 공중에 튀며 에드워드 가문 사람들의 얼굴과 머리 위로 떨어졌다.
그는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심장이 심하게 떨리며 숨결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사수는 윤선아를 바라보며 한 발짝 물러서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 대체 누구냐?”솔직히 그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두려움이라고는 느껴본 적이 없었다. 열여덟 살 무렵에 에드워드 가문의 어느 대가의 아내가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볼 때조차 이렇게 긴장되지는 않았다.그러나 지금, 이 아름다운 동양 여자를 마주하고 큰 공포감에 사로잡혔다.조금 전 그가 눈앞에서 죽은 동료는 대단한 마법사였다. 그런데 어떠한 대응조차 하지 못한 채 이 여자의 손에 머리가 산산조각 난 것이다.생각할수록 그는 공포에 떨렸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곧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이도현조차도 자신의 두 번째 선배가 보여준 강력한 힘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윤선아는 너무 강했다.이도현 역시 이 상자 후기에 이른 적을 쓰러뜨릴 자신은 있었지만,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온 힘을 다하고 음양검과 선학신침까지 사용해야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그런데 그의 외모가 아름답고 매혹적인 두 번째 선배는 단 한 번의 가벼운 손짓으로 상대를 마치 파리라도 잡는 듯 처리해 버렸다.“선배님! 정말 대단합니다. 저도 언제쯤 선배님처럼 손쉽게 이런 큰 파리를 때려잡을 수 있을까요?” 이도현은 흥분해 외쳤다.“저런 녀석들이 큰 파리라고? 저들은 파리만도 못해!”“성인의 경지에 이르렀다고는 해도, 그들의 육체는 우리 동방 성급 육체와 아예 비교할 수 없어.”“우리 동방 무자들은 내력을 닦는 것과 함께 육체와 심경을 동시에 수련해야 해.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안 돼.”“하지만, 이 서양의 괴물들은 오로지 힘만 추구해. 심경이나 육체 같은 것은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마음과 육체는 약하지.”“이런 자들은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마음이 무너지기 십상이야. 그들에게는 주화입마 하는 것도 큰 문제 아니지. 오히려 그렇게 되면 더 강해진다고 생각하니까. 주화입마 하
윤선아의 말을 듣고 에드워드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창백해졌다. 특히 에드워드 조상과 남은 사수의 얼굴은 더더욱 어두워졌다. 그들은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윤선아의 말이 그들에게는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네가 이미 성인의 경지를 넘어 그 경지에 이르렀단 말이냐? 아니! 그럴 리가 없어, 절대로 불가능해!”사수는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혀 눈을 크게 뜨고 윤선아를 바라보며 이 현실을 믿지 못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이길 수 없으면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윤선아가 아무리 강하긴 해도 성급 정상의 경지일 것이라 여겼기에 고작 자신보다 한 단계 위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이길 수는 없어도 도망치는 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그러나 방금 윤선아가 이도현에게 한 말을 듣고 나니 그의 마지막 탈출 희망마저 사라져 버렸다.그는 더 이상 죽음을 기다릴 엄두가 나지 않아 고성의 창문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창문을 통해 도망치려 한 것이다.“도망치려 하나? 하하! 넌 얼굴만 못생긴 게 아니라 머리도 나쁘구나”윤선아가 비꼬며 가녀린 손을 가볍게 내뻗자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순식간에 창문에 닿기도 전에 사수의 등 뒤 옷에 손바닥 모양의 구멍이 생겼다.쿵!크게 울리는 소리와 함께 사수의 등에는 손바닥 모양의 구멍이 뚫리며 그의 몸을 완전히 관통했다. 에드워드 조상님을 지키던 이 강력한 사수, 서양 무사계에서 손꼽는 강자가 고성의 창문 앞에 쓰러졌다.죽음의 순간에도 그는 도망을 잊지 못했는지, 몸이 쓰러지면서도 한 손으로 창문을 꽉 붙잡고 있었다. 그 자세 그대로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강자 두 명이 이렇게 처참하게 죽자 에드워드 가문의 사람들은 지금까지의 모든 자신감이 사라지고 순식간에 악몽에 빠졌다. 그들은 두려움에 떨며 점점 윤선아에게서 뒷걸음질 쳤다.에드워드 가문의 87세가 온몸을 덜덜 떨며 관으로 달려가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조상님! 제발 나서 주세요! 저 사람들을 죽여주세요. 빨리 죽이지 않으면
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을 데리고 돌문을 통과한 후 계속 앞으로 나아가 산 끝자락까지 갔다.멀리서부터 산 중턱에 칠색 소용돌이가 보였다. 소용돌이는 시공간의 문처럼 끊임없이 칠색 빛을 반짝이며 신비로운 기운을 풍겼다.“형님, 앞에 보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지키고 있는 성역의 결계입니다. 이 결계를 통과하면 성역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호위무사는 관광 가이드처럼 친절하고 책임감 있게 설명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그가 자연스럽게 형님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 은근 귀에 거슬렸다.‘지금 호칭을 몇 번이나 바꾼 거야. 참.’처음에는 ‘이 녀석’이라고 부르다가 나중에는 어르신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형님이라고 불렀다. 자꾸 변하는 호칭에 이도현은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심지어 이도현은 고무계와 성역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사랑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예의범절을 잘 배워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물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고 이도현도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그는 늘 이래왔다.“가자.”“예. 형님, 저랑 같이 결계에 들어갈 건데 저를 잘 따라오셔야 합니다. 처음 결계를 통과할 때는 조금 적응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뜨면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아주 신기하죠.”“형님, 그런데 저 결계는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 성역에서 가장 강한 사람도 이 성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너무 신기합니다.”“그래서 사람들은 이 세상에 원래 신선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무계, 성역 그리고 서방의 천사국도 모두 신선이 만든 게 아닐까요? 형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저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이런 신비한 현상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무사들도 그 이유를 모르고. 그럼 신선이 만들어 낸 것일 수밖에 없죠.”“형님, 이 세상에 만약 신선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설마 전설에 나오는
“형님... 안됩니다. 제발 저를 그냥 보내주십시오... 저 죽기 싫습니다... 형님...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가 당황한 얼굴로 애원했다.“갈 거야, 안 갈 거야?”이도현은 이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형님...”“가? 안 가?”이도현이 버럭 소리치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의 주먹에서 빛이 번쩍였다.“가겠습니다. 갑시다. 형님, 제가 모시겠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의 주먹에 단단히 겁을 먹었고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지릴 뻔했다.“진작에 이렇게 나오면 얼마나 좋아? 반나절 동안 징징대서 뭐해. 어서 앞장서.”이도현은 말이 안 통하는 놈들만 만나니 성격이 또 거칠어진 것 같았다.그는 이미 심경의 문제를 해결해서 성격이 많이 좋아졌다. 더 이상 예전처럼 작은 일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하지만 밖에 나갈 때마다 이런 답답한 놈들을 만나니 속에서 천불이 났다. 그렇다고 사람을 함부로 죽이고 싶지는 않고, 그래서 참으면서 지금처럼 화만 쌓여갔다.“네. 네. 형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황궁까지 안 가고 형님을 대진제국까지 모시겠습니다. 남아일언 중천금. 이 약속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제가 데려다주기 싫은 것이 아니라, 정말 가족의 목숨이 달린 문제라서 안 됩니다. 형님... 이점만 꼭 지켜주십시오. 저에게 진짜 가족이 있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눈치 없이 이도현의 약속을 받아내려고 했다.“왜 이렇게 말이 많아. 가기나 해...”이도현은 분노를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형님, 이것만은 분명히 해주십시오. 제발 약속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야 제가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제발 좀...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아주 우스운 요구를 제기했다.그는 이도현에게 잡혀 있는 상태인데 상대방에게 요구를 제기하고 있었다.“가자...”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주먹을 다시 꽉 쥐었다.“알겠습니다. 형님, 화내지 마십시오... 가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하지만 형님, 제 가족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절대 약속을 어기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다.“안 일어나? 죽는 척하겠다는 거냐? 그럼 정말 죽여주지. 다시 한번 묻겠다. 만약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영원히 잠들게 하지.”이도현의 차가운 말이 끝나자마자, 땅에 쓰러져 있던 어전 호위무사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땅에서 벌떡 일어났다.“제... 제발 저를 죽이지 마십시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죽이지 마세요...”어전 호위무사가 공포에 질려 말했다.그는 조금 전 이도현이 여섯 명의 동료를 죽이는 과정을 똑똑히 지켜보았다.정말 몸서리칠 정도로 끔찍하고 무서웠다.그는 어전 호위무사로서 큰 장면도 많이 겪어봤고, 죽은 사람도 많이 봤다. 하지만 영급 경지의 고수 여러 명이 힘을 합쳐 한 사람을 공격했는데 상대방의 단 한 방에 전부 목숨을 잃는 장면은 정말 본 적이 없었다.주먹 한 방으로 영급 경지의 강자를 피안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더더욱 본 적이 없었다.검을 한 번 휘두르는데 마치 세상이 멸망하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그는 그런 두려움을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심지어 바로 직전 그는 차라리 이도현이 한주먹으로 그를 죽이길 바랐다.“널 죽이지 않을 테니까 나를 성역으로 데려다줘.”이도현은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그... 안 가면 안 될까요? 저... 저는 대진제국 황제의 호위무사이고 이 결계의 수호자입니다. 만약 제가 길을 안내한다면 황제께서 저를 반드시 죽이실 겁니다.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까지 죽이실 겁니다. 저에게 여든 되는 어머니가 계시고 갓 태어난 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죽어도 상관이 없지만, 우리 가족은...”“어르신,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좋은 일 한답시고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러지 않겠습니다. 제발 제 가족을 살려주십시오. 제발...”어전 호위무사는 애걸복걸하며 이도현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구나. 영급 경지의 고수가 겨우 이런 핑계로 용서받으려고 하다니. 위로는 여든
그러나 오늘 이렇게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큰 망신을 당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 녀석...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나 하고 까부는 거냐?”“이놈, 너 죽었어. 네가 오늘 우리를 건드린 것은 성역 전체를 건드린 것이나 다름없다. 넌 앞으로 평생 추격당할 것이다.”“이 빌어먹을 자식, 너 오늘 죽었어. 감히 우리를 건드려? 딱 기다리고 있어.”“우리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결계의 문을 지키라고 파견된 자들이다. 방금 네가 죽인 사람은 주작제국의 수호자이고,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는 생사를 알 수 없어. 우리 또한 모두 네 손에 다쳤고. 네놈은 이제 끝이다.”노자들은 분노에 찬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들은 이도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살기 위해 자신의 뒤에 있는 세력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마치 어린아이들이 싸움에서 지면 부모를 거들먹거리며 으름장을 놓는 모습 같았다.“지금 나를 협박하겠다는 것이냐?”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이건 협박이 아니라 사실이다. 이 결계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함께 지키고 있는 곳이다. 우리 일곱 명이 각자 한 세력을 대표한다.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은 4대 제국과 3대 종파로 이루어졌다.”“네가 지금 하는 행동은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을 도발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이놈, 우리는 네가 강하고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를 건드리면 하나님이 와도 널 구해줄 수 없다.”“이놈아,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라. 마음 깊이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무공을 폐하면 우리가 기분 좋게 너의 목숨을 살려둘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성역의 7대 최강 세력에서 너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그때가 되면 너 혼자 죽는 것이 아니라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죽는다.”“이 녀석아, 넌 우리를 때렸지만, 성역의 7대 세력을 때린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된 이상 너와
“아...”누군가 비명을 질렀다.“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이 녀석 왜 이리 강해...”“이 녀석 도대체 무슨 경지이길래 이렇게 무서운 거야...”“어쩌죠? 우리가 힘을 합쳐도 저놈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요...”“설마 어느 강대한 종파에서 매장당했던 제자인 걸까요...”“하지만 분명 서른 살도 채 안 되어 보여요. 저렇게 젊은 녀석이 강한 종파의 제자일 리가 없어요...”“혹시 빙의 당한 거 아니겠죠...”다섯 명은 고통을 참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도현에게 발로 차이거나 주먹으로 맞은 노자들은 오장육부가 욱신거렸고, 뼈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이도현의 강대한 실력에 경악하며 통증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들도 강자들을 많이 봐왔다. 회도경지, 도급경지, 심지어 큰 종파의 고인물도 본 적이 있다. 무릎 꿇고 인사해야 하는 그런 인물들 말이다.그들은 이런 사람들이 왜 강대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쨌든 수많은 세월을 살아왔으니 강대할 법도 했다.그러나 이도현처럼 서른 살도 채 안 되는 나이에 이런 무서운 경지에 도달한 고수는 정말 본 적이 없었다.“이건 경고에 불과하다.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비켜라. 난 너희를 죽이고 싶지 않다.”노자들이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할 때 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너...”그들은 마음속에 분노가 가득 찼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들은 이곳을 지키기 위해 파견된 자들로써 여기에서 황제처럼 군림하며 살았고 아주 긴 세월 동안 아무도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과거 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자들은 하나같이 불행을 당했다.이곳에서 그들은 문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들 뒤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 결계를 통과해 성역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그들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수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각종 방법을 써가며 그 문을 넘으려고 했다. 미녀로 유혹하거나 수련 자원으로 매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관계를 써서 들어가려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막무가내로
그들은 이도현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이도현이 처음 나타났을 때, 그들은 이도현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끼지 못했고 진원의 파동도 감지하지 못했다.따라서 그들은 이도현을 수련한 적이 없는 일반인이라 여겼다. 그저 조금 전의 사내에게 속아 이곳까지 왔고, 그를 이용해 성역으로 통하는 결계를 넘어가려고 하는 줄 알았다.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를 쓰러뜨렸을 때, 그들은 비로소 이도현이 무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자신이 헛것을 본 줄 알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찌 됐든 이도현은 겨우 삼십 살도 안 되는 청년이었기 때문이다.그들은 이 나이의 무사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같은 세대의 사람보다 강할 뿐 자신들의 상대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수백 년 동안 수련해온 그들은 자신의 강력한 내공이 시간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라고 믿었다. ‘천재라 해도 내공이 하루아침에 폭증할 리가 없어. 천재는 일반인보다 수련 속도가 빠를 뿐, 무제한으로 강해지는 것도 아니잖아.’그들은 이렇게 생각했기에 이도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자신의 동료를 죽인 것을 본 후에야 그들은 비로소 눈앞의 상대가 만만찮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같이... 저놈을 죽입시다...”한 노자가 큰소리로 외치며 가장 먼저 달려들었다. 그도 주먹을 사용했다. 순간, 검은빛이 주먹을 감쌌고 거대한 늑대 머리가 그의 주먹에서 튀어나와 사납게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한 명이 나서자 나머지 네 명도 즉시 공격에 가담했다. 맨손으로 달려드는 자도 있었고, 무기를 사용하는 자도 있었다. 어쨌든 이 시각, 그들은 각자의 필살기를 모두 꺼내 이도현을 죽이려 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이곳에 도착한 순간 이미 모든 사람의 실력을 보아냈다.성역의 결계를 지키는 일곱 명의 무사는 모두 영급 경지밖에 안 되었다.조금 전 이도현이 한 방으로 죽인 노자와 바닥에 쓰러져 죽은 척하고 있는 어전 호위
이도현은 냉랭하게 이 모든 광경을 바라보았다. 여섯 명의 노자는 이도현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논의했다.하여 이도현은 결국 화가 치밀어 올랐다. 노자들은 그를 무시하다 못해 하나의 장난감으로 여기며 심지어 돌아가면서 가지고 놀겠다고 했다.한 사람이 다 놀면 다음 사람에게 넘기겠다는 식으로 말이다.이도현은 그들의 대화에서 큰 모욕감을 느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함께 덤벼라.”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이 말을 꺼내자마자 이도현은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노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가지고 놀지에 대한 의논에 응답해버린 것이었다.참으로 멍청한 짓이었다.“이 늙은이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이도현은 고함을 지르며 곧바로 달려들었다.참 기막힌 하루였다. 조금 전에는 여자처럼 칭얼대는 사내를 만났고 이제는 이렇게 오만하고 멍청한 노자들을 만났으니 말이다.안 그래도 그 사내 때문에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는데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노자 여섯 명까지 만나니 이도현은 더 이상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이도현이 가까스로 억누르던 분노가 결국 폭발했다.이도현은 으르렁거리며 제자리에서 사라졌고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노자 앞에 나타났다.“이 녀석, 죽으려고...”노자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크게 소리쳤다.그들은 이도현이 어떻게 눈앞에 나타났는지조차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도현의 속도에 깜짝 놀랐다.하지만 노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은 주먹을 날려 노자의 가슴을 쳤다.쾅.굉음과 함께 거대한 주먹이 노자의 가슴에 정확히 맞았고, 이도현의 주먹에서 푸른 용의 허영이 튀어나와 노자의 가슴을 관통했다.펑.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노자의 몸이 피안개로 되어 사람들 무리에서 퍼져 없어졌다.한 방. 겨우 한 방으로 조금 전까지 누가 먼저 이도현을 상대할 것인지 논의하던 노자가 시체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졌다.이도현의 이 한 방에 오만하던 다른 노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그제야 이
연기 속에서 이도현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까지 잘난 체하던 어전 호위무사는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어전 호위무사는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았고, 앞쪽의 먼지가 서서히 걷히더니 이도현의 모습이 점차 드러났다.이도현은 한 올의 상처도 없이 제자리에 멀쩡히 서 있었다. 그리고 그가 밟고 있던 땅도 무사했다. 마치 어전 호위무사의 방금 한 방이 이도현이 서 있던 곳만 교묘하게 피해간 것처럼 보였다.“너... 왜... 멀쩡해? 말도 안 돼...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방금 그 검기는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도 감히 버티지 못하는데 네가 어떻게...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어...”어전 호위무사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눈앞에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었다.“실력도 없으면서 말이 참 많아. 넌 이미 날 두 번이나 공격했으니 이제 내 차례다.”이도현은 차갑게 말하며 순식간에 어전 호위무사 앞에 나타나 상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주먹을 날렸다.쿵.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어전 호위무사는 비명을 지르며 날려 나가더니 그들이 지키던 커다란 돌문에 부딪혀 땅에 떨어졌다.펑.튼튼한 몸이 땅에 거세게 떨어져 먼지를 일으켰다.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땅에 쓰러져 오랫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대단한 녀석이네. 역시 제법 실력이 있군. 하지만 이렇게 쉽게 저 친구를 쓰러뜨리다니, 우리를 너무 얕잡아본 게 아니냐?”목소리와 함께 양쪽의 방에서 대여섯 명의 노자가 나타나 이도현의 앞을 가로막았다.“이 녀석, 정말 오만하구나. 이곳에 함부로 쳐들어온 것도 모자라 대진제국의 수호자까지 다치게 하다니. 너 때문에 우리가 너무 우스워졌잖아. 그러니 널 죽여야겠다. 알겠냐?”한 노자가 거만하게 말했다.“뭔 말이 그렇게 많아요. 그냥 죽이고 얼른 저 녀석을 구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무사하지 못할 수 있어요.”“맞아요. 윗사람들이
어전 호위무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이도현이 그의 직업을 무시한 것은 그에게 있어 가장 큰 모욕이었다.그는 어전 호위무사 중에서도 대진제국 황제 앞에서 검을 차고 서 있는 호위무사였다.그런데 그의 그 검, 40미터 길이의 거대한 검이 이도현에 의해 맨손으로 부수어졌으니 호위무사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맨손이 아니라 주먹으로 부수었더라도 호위무사가 이렇게까지 화내지 않았을 것이다.이는 그를 존중하지 않을뿐더러 그의 직업까지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잔뜩 화가 난 어전 호위무사는 몸에서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며 전신의 힘을 검에 주입하고는 다시 이도현을 향해 내리쳤다.“죽어라...”거대한 검기는 이전보다 몇 배나 더 강력했고 수십 미터 길이의 검기는 하늘과 땅을 갈라버릴 듯한 기세로 떨어졌다.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공격에도 이도현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검기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천지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컸다.영급 경지의 어전 호위무사는 현재의 이도현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다.이도현은 나중에 찾은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기 전에도 이미 음양탑의 힘으로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를 거뜬히 죽일 수 있었다.그리고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고, 담약의 효과에 이어 용주과의 500년 원력까지 얻었으니, 지금의 이도현은 전에 천사국에서 만났던 고수 족제비마저 가볍게 죽일 수 있었다.영급 경지의 무사 따위, 지금의 이도현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보잘것없었다.이도현은 전보다 더욱 지나치게 행동했다. 전에는 적어도 손을 들어 검을 막았지만, 이번에는 어전 호위무사가 내려친 거대한 검을 보고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마치 겁에 질려 멍하니 서서 검기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꽝.굉음이 들리더니 이도현이 서 있던 곳은 거대한 검기에 의해 사방으로 갈라졌고, 지면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깊고 긴 구멍이 생겼다. 그 구멍은 이도현의 뒤로 수백 미터 밖까지 이어졌다.삽시에 현장은 모래바람이 날려 아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