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민이 의료실 밖으로 달려갔을 때 안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 안에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중 한 무리는 밖에서 몰래 잠입한 현진성의 사람들이었다.재민이 잠시 관찰한 결과, 양측의 세력은 팽팽했지만 진성 쪽의 사람들은 여전히 조금 빨랐다. 하지만 애스릭 쪽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애스릭 쪽 일부 사람들은 애스릭이 다치지 않도록 애스릭을 둘러쌌다. 애스릭은 소파에 앉아 서로 싸우는 것을 지켜보며 입꼬리를 치켜든 채 아이러니하게 싸우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의료실 공간이 별로 넓지 않아 일행 모두가 총으로 쏜 것은 아니었고 주먹다짐으로 싸웠다.재민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애스릭의 사람이 쏜 총에 맞아 다쳤다는 것을 발견했다. 순간 누군가가 그를 기습하려고 하자 재민은 재빨리 달려들어 빠르고 맹렬하게 주먹을 날리며 그 사람의 이마를 직격으로 때리고는 한순간에 쓰러뜨렸다.재민의 도움을 받은 그 사람은 뒤돌아보며 고맙다고 인사하고 문밖 사각지대로 달려가 상처를 처리했다. 재민은 그 틈을 타 사람들 속으로 들어갔다.재민이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방금 그가 구해준 그 사람이 소리치며 주의를 주었다.“뒤를 조심해요.”재민은 순식간에 몸을 날려 칼로 그를 습격한 사람의 어깨를 찔렀다. 그 사람이 다리를 내밀고 공격하려던 순간, 재민은 뒤로 몸을 피하고 재빨리 옆에 놓인 링거병을 뽑아 그 사람의 머리를 내리쳤다.재민은 물 흐르듯 움직이는 동작을 마치고는 주의를 준 그 사람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재민은 수술실이 코앞에 다가옴을 보고, 싸우면서 그쪽으로 옮겼다. 하지만 그의 대단한 능력은 곧 애스릭의 눈에 띄었고, 애스릭은 부하들에게 재민을 지키라고 분부했다.애스릭은 재민의 동선을 보고 수술실로 사람을 구하러 간다는 것을 눈치채고 바로 사람들을 불러 그의 앞을 막았다.하지만 재민은 수술실 쪽으로 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이 사람들이 그를 노리고 온 걸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다가오는 사람들을 힐끗 보고는 수술실로 다가가려는 생각을 포기했
수술실 밖에 있던 애스릭은 이제 미친 상태였다. 특히 자기 사람들이 열세라는 것을 알았을 때 부하들에게 더 많은 사람을 부르라고 했다.“달려들어, 문을 부수고 그들을 잡아내. 나는 그들이 죽는 것만도 못한 삶을 살게 할 거야.”“하지만 주인님, 수술실 문은 첨단 장치라 열기가 어렵습니다.”애스릭의 부하 직원들은 난처한 표정이었다.“이 쓸모없는 것들, 가서 폭탄을 가져와. 폭파해서라도 문을 열어.”애스릭은 화가 나서 얼굴빛이 새파랗게 질렸고, 눈에는 멈출 수 없는 분노가 방출되었다.애스릭의 고함은 마치 성난 사자와 같아서 애스릭 주변 사람들은 몸을 떨었다.“하지만 주인님, 폭탄은 우리와 함께 폭발할 것입니다.”애스릭의 부하들은 애스릭을 무서워했지만 죽고 싶지는 않았다.애스릭은 부하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더니 관자놀이에 총을 겨누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가져올 거야 말 거야? 안 가면 내가 지금 당장 여기서 죽일 거야.”“주인님, 곧 가겠습니다.”애스릭이 총을 그 사람의 관자놀이에서 떼자마자 그 사람은 쏜살같이 무기창고로 달려갔다.하지만 폭탄을 손에 든 부하는 무기창고가 도난당한 것을 발견했다. 부하는 급히 달려가 다른 사람에게 폭탄을 넘긴 뒤 곧바로 애스릭에게 돌아와 이 소식을 알렸다."주인님, 잘못됐습니다. 우리 무기창고가 털렸습니다.”하지만 애스릭은 지금 이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그의 관심은 온통 폭탄에 쏠려 있었다.“폭살 시켜, 그 여자가 아이를 낳도록 고승혁 교수가 도왔으니 그들을 안에서 죽게 할 거야. 그들이 내 베티를 구하려 하지 않으니 모두 다 내 이곳에 묻어버릴 것이다.”애스릭은 말을 마친 후 하늘을 쳐다보며 미친 듯이 웃었다.이 말을 들은 권재민은 순간적으로 연이어 질문을 퍼부었다.“윤아 씨가 아이를 낳았다고?”“어떻게 이럴 수 있지?”“어떻게 된 일이야?”“아직 출산 예정일까지 시간이 좀 남았잖아.”“지금 상황이 더 위험한 것 아니야?”재민은 애스릭의 사람들이 모두 수술 문 앞을 지키고 있어서
권재민은 한기현으로부터 강윤아가 여자아이를 낳았다는 말을 듣자 마음이 급해지며 눈에 횡포함이 떠올랐다. 윤아에게 둘째 아이가 태어날 땐 반드시 곁에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었다.결국 애스릭가 거의 죽어가는 애처를 구하려 하는 바람에 윤아의 아이가 일찍 태어났고, 이 일은 윤아와 아이 모두에게 해가 되었다.지금도 애스릭은 수술실을 폭파하고 윤아 씨와 자신의 아이를 해치려 하고 있다.재민의 마음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벌떡 일어나 무기창고로 달려가 한참을 뒤적이더니 기관총 한 자루를 골라 어깨에 메고 의료실로 향했다.가는 동안 재민은 많은 방해를 받았으나 다들 그의 안색을 보고 감히 말리지 못했다. 일부 사람들이 몰래 다가가서 그를 막으려 했지만 재민이 총 몇 방으로 그들을 모두 죽였다.주방장 등은 이쪽의 기척을 듣고 도망치려 했지만 당황해서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엉겁결에 이쪽으로 달려왔다.그들은 재민을 보고 깜짝 놀랐다."안토니오, 왜 여기 있어? 그리고 왜 총을 들고 있는 거야?”재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앞으로만 나갔다.주방장 등은 재민이 그들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 더욱 호기심을 갖게 되었고, 가십거리에 관한 관심이 불타올라 재민을 붙잡고 분명하게 묻고 싶었다.“안토니오, 어디 가는 거야? 너 왜 우리를 무시해?”주방장이 재민의 옷을 잡아당겼지만 재민은 뿌리쳤다. 하지만 주방장은 단념하지 않고 재민의 앞으로 달려가 그의 앞을 막으려고 했다.재민은 급히 무기창고에 가고 있었고, 그는 지금 그들을 상대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1초 전에 주방장이 잡아당겼을 때 그는 그들을 상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집요하게 그의 일을 알아보려고 할 줄은 몰랐다.참다못한 재민은 소지한 총을 들고 주방장의 이마에 대고 말했다.“따라오지 마.”주방장은 애스릭을 따랐지만 주방에서 빈둥빈둥 지내다 보니 큰 풍파도 겪지 않았고, 총 따위는 당연히 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재민이 머리에 총을 들이대니 너무 놀라 오줌을 지릴 뻔했다.재민은 주방장을
권재민은 현진성의 말을 듣고 갑자기 아프리카 공장에서 도와줬던 그 수염이 덥수룩하던 사람이 떠올랐다.“당신이 그 털보예요?재민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심스러운 듯 진성을 바라보았다.진성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대체 누구세요? 왜 여기 있는 거죠?”재민이 또 물었다.“권재민 대표님, 정식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현진성이라고 합니다. 진짜 신분은 인터폴입니다. 지난번에는 그 공장에서 스파이로 있었고 지금도 스파이로 있어요.”재민은 의아해했다.“당신이 인터폴이라니, 이번에서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잠복해있다가 윤아 씨를 구한 건가요?”“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애스릭이 도망갔으니 이제 윤아 씨를 찾아가야죠. 비록 그들이 가는 길이 비밀스러운 길이지만 애스릭이 교활해서 또 다른 수가 있을까 봐 걱정이에요.”재민은 고개를 끄덕인 후 진성 등을 따라 비밀 통로로 나가 고승혁 교수 등이 떠난 방향으로 쫓아갔다.고승혁 교수는 너무 많은 인원에다 인큐베이터 속의 아이와 병상의 윤아를 데리고 다녔고, 암 길도 그다지 넓지 않아 나란히 걸어도 세 사람밖에 다닐 수 없어 앞뒤를 살피며 적이 없는지 살펴야 했다.게다가 산모와 아이의 상황을 안정시켜야 해서 의료기기를 손수레로 밀다 보니 걸음이 더디었다.절반쯤 가서 윤아 복부를 덮고 있던 이불이 피로 물든 것을 발견한 한 의사가 고승혁 교수를 급히 불렀다.“고승혁 교수님, 윤아 씨 복부 실이 터진 것 같아요.”몇 사람이 급히 발걸음을 멈추었다.고승혁 교수님이 급하게 지혈 봉합을 준비했다. 그전의 마취약 기운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윤아가 도중에 깨면 아플 것 같아 또다시 마취약을 주입했다.다행히 윤아의 출혈은 특별히 심하지 않았고 고승혁 교수는 몇 분 만에 지혈하고 간단하게 정리하고는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몇 분 걸리지는 않았지만, 이 경우 1분이라도 지체하면 위험이 배가 된다.재민은 진성 등과 함께 매우 빠르게 달려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승혁 교수를 따라잡았다.고승혁 교수 일행이 민의
현진성은 곧 비밀 통로가 열릴 것을 보고 급히 그들의 대화를 끊었다.“일단 말하지 마세요, 저희는 지금 비밀 통로를 빠져나가야 해요. 나가면 바로 제 사람들과 합류할 수 있는 곳입니다. 권재민 대표님, 당신은 솜씨가 좋으니, 저와 함께 먼저 밖에 나가셔서 바깥이 안전한지 확인해 봅시다.”권재민은 강윤아의 손을 살며시 이불 속에 넣고 일어나 나가려 했다. 진성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던 재민은 몸에 찬 총을 꺼냈다.“그래요, 가요.”그런 후 재민과 진성, 그리고 그의 부하 몇 명이 앞으로 나아가 길을 찾았다.이 비밀 통로의 끝은 바깥 바다와 연결되어 있고, 진성의 사람들은 바깥 배에 있었다.통로 끝에 도착한 재민과 진성은 조심스럽게 밖을 내다보다가 아무 이상이 없자 먼저 걸어 나갔다.재민은 막 나가자마자 불어오는 찬 바람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나가서 멀지 않은 바다 위에 배가 한 척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배 안에서 순찰을 돌고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가면을 쓰고 있었고 진성을 보자 팔을 흔들었다. 진성은 그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날씨가 흐리기 때문에 하늘은 어둡고 배의 불빛도 어두컴컴하고 그다지 밝지 않았다. 해변의 바람이 세차게 불고, 파도가 휘몰아치며 옆의 암초를 내리쳤다.배 위의 등불이 흔들리며 사람의 그림자가 어른거려 으스스해 보였다.진성과 재민이 주변을 둘러보니 부근의 암초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 진성은 돌아가서 사람을 불러내려고 했다.바로 이 결정적인 순간에 재민이 진성을 잡아끌었다. 재민이 이상한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재민은 권총을 들고 진성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진성에게 말했다.“진성 씨, 아니에요. 이상이 있어요, 저기 선실 쪽을 봐요.”순찰하는 사람들은 별 이상이 없어 보였고 심지어 그들이 나올 때 인사를 하기도 했지만, 재민은 날카로운 눈으로 선실 가장자리에 숨겨져 있는 발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흔들리는 선실 등불 아래로 선실 저편에서 총을 들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진성은 재민이 알려준 대로 살펴보고 선실
고승혁 교수는 숨을 헐떡이며 말하고는 바다 위를 바라보았다. 바다 위에 배가 한 척 있었는데 애스릭이 그 배에 있었고 많은 사람이 그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고승혁 교수는 깜짝 놀라 몇 발짝 뒤로 물러서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현진성은 그에게 대답할 방법이 없어서 그를 붙잡고 비밀 통로로 갔다.권재민도 급히 한기현에게 연락해 무슨 일인지 알아보라고 했다.그러나 신호를 받자마자 재민은 기현 쪽에서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기현아, 무슨 일이야?”재민은 노심초사하여 급히 물었다.“방금 그 사람들이 들이닥쳐 시스템을 파괴했어. 최선을 다해 구조했으니 지금은 30분 정도 지연될 수 있어.”“시스템 복구가 시급한데 지금 그들과 싸우는 중이라……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어.”기현은 시스템 감시실에서 애스릭의 부하들과 싸우며 관제탑에 다시 접근하지 못하게 막으면서 권재민과 이쪽의 상태를 보고했다.보고하는 과정에서 재민은 기현의 끙끙거리는 소리까지 듣고는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기아현, 너는 어때? 버틸 수 있겠어? 시스템 쪽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지금은 복구할 방법이 없어. 이젠 네가 나설 차례야. 우리가 살아나갈 수 있는 시간은 안 남았어요, 재민아.”“상대편은 사람이 너무 많은데 우리 사람은 이 몇 명밖에 없어. 버티기 힘들 것 같아, 재민아, 빨리 와.”기현이 헐떡이며 소리쳤다.재민은 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급했지만 윤아가 이쪽에 있었기에 결정하기 어려웠다. 윤아가 힘없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매우 걱정했다.진성은 재민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내 부하들이 애스릭의 부하들에게 습격당했고, 그자들이 통제실의 시스템을 파괴했대요. 지금 우리 부하들이 그들과 싸우고 있는데 기현이도 그들에게 얽매여 시스템을 고칠 기회가 전혀 없어요…… 나는 윤아 씨가 마음에 걸려요.”재민은 머뭇거리다가 말을 꺼냈다.“가요, 여기 내가 있을게요. 기지 안에 내 사람이 있어
현진성은 애스릭의 부하들이 베티를 데려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마음이 가라앉았다. 애스릭이 아직도 단념하지 않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애스릭이 베티를 포기하거나 그들과 함께 죽으려고 이 보이지 않는 장치를 작동시켰다고 생각했다.애스릭이 여전히 단념하지 않고 베티를 데려가서 부활을 꿈꾸고 있을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애스릭은 고승혁 교수와 강윤아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진성은 갑자기 눈꺼풀이 미친 듯이 뛰며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 윤아와 고승혁 교수가 숨어 있던 방에서 총소리가 났다.그는 급히 아까의 그 방으로 돌아갔다. 들어가 보니 그가 배치한 사람 중 몇 명은 상처를 입었고, 또 몇 명은 이미 의식을 잃었으며 그중 한 명은 이미 죽었는데 의사였다. 그 의사는 아기의 인큐베이터를 필사적으로 안고 있었다.진성은 그 의사의 시체를 땅에 부축하려고 했지만, 그 사람의 손이 인큐베이터 가장자리를 필사적으로 잡고 있어서 아주 많은 힘을 써서야 그 손을 쪼갰다. 진성은 겨우 옆 깨끗한 곳으로 메고 가서 그를 살며시 내려놓았다.의사를 내려놓은 진성은 돌아서서 인큐베이터 안의 아기를 살펴보았다. 아기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매우 달콤하게 자고 있었기에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현장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모두가 엎드려 있어서 진성은 한동안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하나하나 뒤집어 보았다. 애스릭의 사람들이 그냥 들어와서 그들을 다 죽였다고 생각했지만 고승혁 교수를 데려갔을 줄은 몰랐다.진성은 갑자기 윤아가 떠올랐다. 총소리가 그렇게 컸으니 윤아가 정신을 차리지 않았을 리 없다. 진성은 급히 모퉁이의 병상 옆으로 달려갔다.이불 속이 울퉁불퉁했다. 그는 처음에는 고승혁 교수 등이 윤아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의 얼굴을 덮었다고 생각했지만 열어보니 안에 베개가 있었다. 진성은 멍해졌다.“이 방은 밀폐되어 있는데 그들은 어디에 잡혀간 거지? 게다가 방금 내가 문 앞에서 지키고 있었으니 문으로 나갔을 리가 없어.”진성은 조급했다.갑자기
한기현은 사람과 함께 현진성의 사람들을 따라 수술실의 암도 쪽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는데 길을 따라가다가 애스릭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기현은 그들 모두가 깨끗이 떠난 줄 알고 있었는데 애스릭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사람을 남겨 그들을 몰살시킬 준비를 했을 줄은 몰랐다.기현의 눈에 갑자기 핏빛이 솟구쳐오르더니 몸을 돌볼 겨를도 없이 맨주먹으로 몇 사랑을 해치웠다.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독살스러운 모습까지 보여 상대방을 놀라게 했다.그 사람들은 애스릭을 보낸 후 매우 내키지 않았다. 한바탕 뒤지고 나서 도망갈 계획이었는데, 결국 절반 정도 뒤지다가 기현 일행을 만났다. 특히 기현은 어두운 얼굴을 한 채 그들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듯 보였다.그들은 원래 기현 일당과 대충 싸우려고 일부러 그들을 놓아주려 했는데 기현이 달려들어 그들 몇 사람을 쓰러 눕히자 분노가 치밀어 올라 기현 일행과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기현이 상대방의 생각을 알면 지금쯤 후회해 죽을지도 모른다. 몇 분 동안 아무렇게나 싸우면 될 일을 이렇게 충동적으로 또 한 번 미뤘다.몇 분 동안 싸운 후, 쌍방은 모두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기현의 왼팔이 그 무리의 두목을 누르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총을 쥐고 그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겨누고 있어 쌍방이 모두 시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기현은 그들의 타협을 기다렸고, 그 사람은 반격의 기회를 기다렸다.이 팀장은 원래 타협하려 했지만, 지금 이 지경에 이르니 승리욕이 자극되었고 지금은 고개를 숙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머리를 숙이면 부하들이 그를 무시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라도 그는 승부를 내려고 했다.이때 폭발음이 드디어 또렷하게 들렸고 그 사람은 이때 갑자기 손을 썼다.기현은 그가 성급히 달려들 것을 예상한 듯 손을 빼 권총을 내던지고 날쌔게 상대방의 손을 잡아 그의 등 뒤로 돌렸다. 두 발은 날렵하게 그의 허리와 배를 걷어찼고 곧 사납게 그의 몸을 비틀어 앞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