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는 조용히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대부분은 종문의 정예 제자들이었다.9급 존황 내공을 가진 자는 아주 드물었다. 이태호의 눈에는 권민정과 한용운 두 사람밖에 없었다.성자 경지의 수사는 아직 자기 한 사람뿐이었다.기타 몇몇 진전 제자들은 아직 현장에 도착하지 않았다.이태호가 사람들을 훑어보고 있을 때 갑자기 살기가 찬 눈빛이 자신을 훑어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지금 성자 경지에 이른 이태호는 외계에 대한 감지가 아주 예민해졌다. 그는 바로 살기 어린 눈빛의 주인을 포착했다.그것은 이쪽으로 날아오는 무지갯빛에서 뿜어 나온 눈빛이었다.무지갯빛이 내려오면서 평범한 외모에 화려한 옷을 입은 청년 남자가 나타났다.주변의 제자들은 이 청년 남자를 본 순간에 일제히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기성우야!”“종문 진전 제자 중에서 서열 3위인 기성우야!”“기성우가 몇 달 전에 이미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데 지금 보니 사실이군. 그의 눈빛만 봐도 온몸이 떨려.”“이번 5대 진전 제자 중에 세 명이 성자 경지로 돌파한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그리고 이태호도 돌파했잖아. 이번 대회에서 네 명 중 누가 더 강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네.”“...”주변 제자들이 논의하는 것을 듣고 이태호는 비로소 눈앞에 나타난 사람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원래 이 자가 바로 기성우였군...”그가 종문에 들어온 1년 동안 5대 진전 제자 중에서 권민정과 한용운만 만났고 기타 세 명은 신비스러운 베일에 가린 것처럼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오늘 이태호가 처음으로 기성우를 만난 것이었다.방금 그 살기는 기성우가 뿜어낸 것을 알게 된 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보아하니 마음이 옹졸한 사람인 것 같군.’그는 기성우와 만난 적도 없었고 교제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기성우가 그에게 적의를 품게 된 것은 아마 자기가 성자 경지로 돌파했기 때문이었다.이태호는 한순간에 깨달았다. 사실 이해하기 쉬웠다.5대 진전 제자 중에서 권민정과 한용운 두 사람의 실력이 다소 떨어졌고 기
방금 연무대 근처에 도착한 여경구는 누군가 자신을 주시하는 것을 느낀 것 같았다. 그가 획하고 고개를 돌려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차가운 눈빛에 은근히 적의가 품어 있었다.젊은 세대 제자 중에서 유독 여경구, 기성우, 고준서, 그리고 이태호 네 명이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지금 고준서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기성우는 알고 있기에 여경구는 이태호를 본 순간에 이태호의 신분을 알아챘다.이태호는 갑자기 나타난 경쟁자이기에 여경구는 당연히 살갑게 대할 리가 없었다.그것은 이번 종문 겨루기 대회는 그에게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중주로 가는 자격이든 종문의 소주로 되든, 일반 정예 제자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연이었다.고준서가 1위를 해서 중주로 갈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종문 소주로 되는 것도 괜찮았다.종문 소주로 될 수만 있다면 신분은 바로 종주 선우정혁 다음 순위로 올라가게 되고 9대 봉주들도 그를 보면 예를 갖춰야 했다.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행 자원, 상급 영보, 천품 공법 등을 얻을 수 있다.예전과 같았으면 진룡 보체를 가진 여경구는 고준서 외에 기타 진전 제자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기성우의 내공이 약하지 않지만 여경구가 각성한 진룡보체가 대성을 이루어서 육신이 진룡의 몸처럼 단단해졌고 혈기는 봉화처럼 활활 타오르고 이글거려서 전력을 다하면 기성우는 전혀 그의 상대가 아닐 것이다.어떻게 보면 종문 소주의 자리는 십중팔구는 그가 가지게 될 것이다.그러나 지금 뜻밖의 변고가 생겼다. 이태호란 사람이 급부상하여 여경구를 당황하게 했다.여기까지 생각한 여경구는 고개를 흔들고 침착하게 연무대의 가장자리에 와서 사람이 적은 곳을 찾아 눈을 감고 정신을 수양하였다.이와 동시에 높은 상석에서 맹동석의 옆에 앉은 이태호는 이를 보고 눈길을 돌렸다.방금 짧디짧은 눈빛 교환에서 이태호는 이번 대회에서 기성우이든 여경구이든 모두 자기에 대해 적의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서로 경쟁자이고 또 성자급 수사여서 도심은 이미 반석처럼 굳건해졌으니
“방금 수 리 밖에서 태호 사형이 내뿜은 기운에 내가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았어.”“역시 우리 태일종 서열 1위인 진전 제자답다. 이런 기운은 오래전부터 성자 경지로 돌파한 수사들과 같아!”“쳇. 고준서 사형은 상고시대 대능력자가 환생한 천교라고. 신체(神體)를 가지고 있고 입문해서 수년 만에 바로 성자로 돌파한 수사는 천남에서도 몇 명이 없을걸.”“준서 사형의 내공을 봐서는 대회 1위는 식은 죽 먹듯이 할 것 같아.”“...”이태호는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무지갯빛 속에 있는 고준서가 지닌 온몸의 기혈은 적홍색의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는 것처럼 왕성하였다.그가 날아오면서 휘몰아친 음폭의 충격파는 공중에서 울려 퍼졌고 위압적인 기세가 덮쳐왔다.이태호마저 가슴이 떨리는 위험한 느낌이 들었다.그의 눈에서 서늘한 빛이 번쩍거렸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역시 허명만 있는 자는 아니야. 이 고준서는 범상치 않은 것 같군.’자신도 위협을 느낄 정도이니 고준서의 실력은 기성우와 여경구를 훨씬 능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몇 호흡할 시간이 지나자, 고준서는 하늘에서 내려와서 높은 상석에 올라갔다.주변의 몇몇 봉주와 장로들은 잇달아 일어나서 미소를 머금고 고준서에게 인사를 하였다.“허허, 준서, 어서 이쪽으로 오게!”“준서야, 정말 오랜만에 얼굴을 보네. 여기 와서 얘기 좀 나누자.”“...”고준서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하였고 마지막에 제1봉 봉주의 옆에 앉았다.이 장면을 본 이태호는 입을 삐쭉거렸다. 저 봉주와 장로들은 정말 위선자들이었다.그가 연무대에 왔을 때는 맹동석, 윤하영 등 몇 사람만 자기와 인사를 하였다. 차별이 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이태호는 냉담하게 힐끔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 그는 대회가 시작할 때까지 눈을 감고 정신을 수양할 작정이었다.그러나 바로 이때 자리에 앉은 고준서가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아래 사람을 내려다보는 눈빛으로 이태호를 살펴보았다.“자네가 최근 종문에서 명성이 자자
이태호는 고준서의 거만한 태도를 보고 냉소를 지었다.“고준서 사형이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제가 당연히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말을 마친 이태호는 바로 눈을 감고 정신을 수양하기 시작했다.아마 자신은 상고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인 고준서의 눈에는 조금 강한 개미로 보이겠지?환생 전에는 성왕급 대능력자였으니 천남에서 발을 구르면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성자급 수사를 무시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어쩌면 고준서는 이번 대회에서 1위를 하고 중주로 가는 사람은 틀림없이 자신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이렇게 생각한 이태호는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환생한 대능력자면 뭐가 어때서? 수행은 원래 하늘을 거스르는 것이고 서로 다투면서 앞으로 나가는 거야!’ 그가 지금까지 많은 천교를 격살하였다. 모두 등급을 초월해서 낮은 내공으로 높은 내공을 가진 대상과 싸워서 이긴 것이었다.이때 옆에 있는 신수민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태호, 신경 쓰지 마. 대회가 곧 시작할 테니 마음을 다잡은 것이 가장 중요해!”“걱정하지 마, 자기야.”이태호는 신수민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었다.고작 두 마디 말에 화를 낼 필요가 없었다.그는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고 조용히 기다렸다.시간이 흐르면서 연무대 근처에 다가온 제자들이 갈수록 많아졌고 사방 수 리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갑자기 하늘에서 수천수만 가닥의 노을빛이 나타났고 자주색 기가 주변에 가득 찼다.이런 갑자기 나타난 이상 현상을 본 사람들은 경탄을 금치 못했다.이태호도 천천히 눈을 떴고 고개를 들어 연무대의 상공에 나타난 노을빛과 자주색 기가 나타난 곳을 바라보았다.10척 높은 허공 통로가 갑자기 나타났다.곧이어 흰색 도포를 입고 불진을 들고 있는 선우정혁이 허공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현장의 사람들은 그를 보고 일제히 일어나서 인사를 올렸다.“종주님을 뵙습니다!”“종주님께 인사드립니다!”“...”선우정혁이 허공 통로에서 걸어 나온 후 가볍게 손을 흔들자 보이지 않
이태호가 수중의 영패 위에 나타난 숫자의 용도를 추측하고 있을 때 9대 봉주는 선우정혁의 옆에 온 후 일제히 아래에 있는 제자들에게 말했다.“경기에서 상대방 선수를 이기면 점수를 얻을 수 있고 다음 라운드로 들어간다...”9대 봉주들의 설명을 듣고 이태호는 종문 겨루기의 규칙을 알았다.그들이 들고 있는 영패 한 개당 1점인 셈이다.대회의 규칙은 아주 간단했다.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영패를 빼앗아 자신의 점수를 늘리는 것이다.점수가 가장 많이 얻은 사람은 다음 라운드 경기로 들어간 후 맞닥뜨린 상대도 비슷한 점수를 가진 사람이다.동시에 연무대에서 영보, 영약, 술법, 신통 등 모든 비장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상대방 선수를 죽이지 않으면 된다.물론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 때, 영패를 쥐고 속으로 ‘퇴출’이라고 말하면 연무대 밖으로 전송된다.몇몇 봉주들이 대회의 규칙을 설명해 준 후 선우정혁은 대회가 정식으로 시작했음을 알렸다.이윽고 2천 명이 호명되어 연무대에 올라가서 경기를 진행하게 되었다.이 제자들은 대부분 2~3급 존황 경지이고 실력이 엇비슷해서 박빙의 경기력을 선보였다.이태호는 무덤덤하게 힐끔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고 눈을 감고 정신을 수양하였다.얼마 동안 지나자 수천 개 연무대 위의 선수들이 비로소 승부를 가렸다.이윽고 제2라운드가 시작되었다.이번에 이태호가 들고 있는 영패가 살짝 뜨거워지자 그는 자기가 출전할 차례가 됐음을 알았다.그는 눈을 번쩍 떴고 까만 눈동자에서 섬뜩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이태호는 일어서서 가장 가까운 연무대를 향해 달려갔다.연무대에 도착하자 자신의 상대는 겨우 4급 존황급 수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수사는 이태호를 본 후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잠시 후 태호 사형께서 봐주십시오!”이에 이태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었다.말을 마친 그 수사는 먼저 손을 썼다. 그의 수중에 영광이 번쩍이더니 부채 모양의 영보가 불쑥 나타났다. 이어서 그는 이태호를 향해 흔들었다.순식간에 부채 모양의 영보는
지금 연무대 중앙에서.기성우는 무표정하게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의 온몸에서 태양이 허공을 뒤덮은 듯한 팽배한 기운이 넘쳐흘렀다.다른 한쪽에 있는 이태호도 마찬가지로 무표정으로 의젓하게 서 있었다.두 사람의 몸에서 내뿜은 기세는 웅장한 구름바다처럼 허공에서 부딪쳐서 겨루기 시작했다.가끔 귀를 찌르는 듯한 굉음을 냈다.현장에 있는 관객들은 이런 살벌한 광경을 보면서 낮은 소리로 쑥덕거리기 시작했다.“두 진전 사형이 드디어 대결하게 됐군!”“그렇지! 진전 사형들은 우리 같은 조무래기와 대결하면 이기는 것이 식은 죽 먹기지. 난 연무대에 올라가자마자 태호 사형이 내 점수를 가져갔어.”“야, 기성우와 이태호 두 사형은 누가 이길 것 같아?”“난 기성우 사형이 이길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 이태호 사형보다 먼저 성자 경지로 돌파했으니까. 그리고 구양보체이고 무시무시한 대일신통(大日神通)도 가지고 있잖아.”“나도 기성우 사형이 이길 것으로 생각해. 기성우 사형이 9급 존황 때 방금 성자 경지로 돌파한 수사와 대결해서 비겼다고 들었어.”그러나 이태호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 제자는 반박을 진행하였다.“쳇. 자네들이 이태호 사형을 너무 얕잡아 봤어. 그때 창망산맥에 있었던 일을 잊었어? 태호 사형은 8급 존황의 내공으로 자신보다 경지가 높은 신소문의 천교 심운을 격살했고 조씨 가문의 천교 조광학에게 중상을 입혔잖아!”기타 사람들은 이를 듣고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연달아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형은 모두 종문의 천교이니 모두 우승할 가능성이 있어.”“...”연무대 밖에 있는 제자들이 논의하는 소리는 자연스레 근처의 상석에서 구경하고 있는 종문의 장로들과 몇몇 천교 제자들의 귀에 들어갔다.맹동석의 옆에 앉은 대장로, 신수민 등 여인들은 얼굴에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고 모두 지극히 정중한 표정을 지었다.특히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은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두근거렸다. 이태호도 성자 경지이지만 기성우의 실력도 약하지 않았다.남유하는 마
솔직히 말해서 한용운은 이태호와 같이 있는 시간은 짧지 않았다.이태호가 종문에 들어온 후부터 그는 이태호를 알게 되었다.그리고 같이 창망산맥에 가서 성왕의 유물에서 가장 귀중한 보물을 얻지 못했으나 이태호와 같이 지낼수록 그의 진정한 실력을 간파하지 못했다.특히 이태호가 신소문의 심운을 격살한 사건은 한용운에게 큰 충격을 주어서 그는 조금 주눅이 들었다.이태호는 마치 운이 매우 좋은 행운아처럼 줄곧 승승장구하였고 여태까지 실패한 적이 없었다.지금 이태호와 기성우가 같은 연무대에서 대결을 펼치는데 한용운은 마음속으로 이태호가 실패하기를 기대하였다.‘이태호, 네 아무리 실력이 강해도 이번에 큰코다치겠지...’멀지 않은 곳에서 눈을 감고 정신을 수양하고 있는 고준서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는 연무대 위에 서 있는 이태호와 기성우 두 사람을 담담히 훑어본 후 다시 눈을 감았다. 마치 이번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대결은 고준서에게 있어서 그냥 힘센 두 마리의 개미가 싸우는 것처럼 그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같은 시각에.공중에 우뚝 서 있는 9대 봉주와 선우정혁도 시선을 이쪽으로 돌렸다.9대 봉주의 안색은 제각각 달랐다.제1봉에서 제5봉까지의 봉주들은 모두 무관심하고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제7봉 봉주 맹동석은 마음이 긴장해졌고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대회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태호가 바로 첫 경쟁자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제6봉의 봉주 윤하영은 눈썹을 약간 찌푸리면서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기성우는 실력이 약하지 않고 이태호와 같은 성자급 수사였다.그들은 이태호를 지지하기 위해 많은 물건을 줬는데, 이태호가 기성우를 이기지 못하고 대회에서 탈락하면 그들이 준 물건은 아무런 가치가 없게 된다.옆에 있는 제5봉 봉주 연태건은 맹동석과 윤하영 등의 표정을 보고 호탕하게 웃었다.“이렇게 빨리 두 천교가 같은 연무대에서 대결하는 것을 보게 되네. 누가 이길지 궁금하군. 우리끼리라도 어느 천교가 이길지 내기를 걸어볼까?”
연무대 중앙.허공에 있는 봉주들이 내기를 걸고 대부분이 자기가 이긴다는 것에 거는 것을 들은 기성우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는 아래 사람을 내려다보는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냉소를 지었다.“태호 사제, 지금 패배를 인정하면 고생을 덜하게 해주마.”이태호는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고작 몇 마디로 나보고 패배를 인정하라고? 수사는 원래 하늘을 거스르고 천지와 싸우면서 수행하는 거야! 오직 끊임없이 싸우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최정상에 올라갈 수 있어! 공중에 있는 저 장로들이 나를 좋게 보지 않아도 괜찮거든?!’이태호는 안색이 변하지 않고 말했다.“기 사형, 시작하시죠!”말을 마치고 나서 그는 앞에 있는 기성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그는 상대방의 몸에서 뿜어내는 위압을 느낄 수 있었다.이태호도 체내의 영력을 운행하였고 근육이 팽팽해졌다.기성우는 이를 보고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낮은 소리로 외쳤다.“흥! 분수도 모르는 놈!”기성우는 제자리에 서서 갑자기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이어서 그의 몸에서 기운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고 연무대 위에서 광풍을 불러일으켰다.거센 광풍은 보이지 않는 칼처럼 허공을 가르고 윙윙거리는 굉음이 귓가에 울려 퍼졌다.이를 본 이태호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하늘로 올라가서 손을 들고 몰려온 광풍을 향해 기를 내뿜었다.“펑!”커다란 폭발음이 울리는 순간, 광풍은 곧바로 사분오열되어 흩어졌다.자신의 공격이 실패하자 기성우는 냉랭한 미소를 지으면서 손을 휘젓자 길이가 9척이나 되는 청색 장도(長刀)가 그의 손에 나타났다.장도에서 청색 영광을 발산하였고 상급 영보의 기운은 빠르게 광장 상공에 퍼졌다.영보를 꺼낸 기성우는 이태호에게 조롱의 눈빛을 보냈다. 한순간에 기성우의 청색 장포는 바람 없이 스스로 휘날렸고 펄럭거리는 소리를 냈다.1급 성자 후기 경지의 기운이 상고시대의 신산처럼 연무대 상공을 뒤덮었고 무시무시한 충격파는 주변의 모든 것을 가루로 만들 기세로 덮쳐왔다.기
선우정혁은 이태호에게 많은 심혈을 기울였고 큰 기대를 걸었다.이태호가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후 이미 중주 태일성지의 예비 제자로 되었으며 머지않아 중주 태일성지로 갈 수 있었다.그래서 이태호는 더 이상 작은 천남 지역에 있을 필요가 없었고 머지않아 ‘미꾸라지가 용으로' 될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가 아직 성공 전장에서 나오지 않자, 그의 속이 쿵 내려앉았고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와 동시에 육무겸,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청허파 문주 맹호식, 묘음문 문주 송현아 등도 이 사실을 눈치챘다.“선우 도우, 태일종의 그 대단한 천교가 왜 아직 나타나지 않았소? 설마 성공 전장에서 죽은 건 아니오?”육무겸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입꼬리를 올렸다.이태호가 아직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십중팔구는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했을 것이었다.육무겸은 육성훈과 풍민국 두 사람이 성공적으로 이태호를 성공 전장에서 제거했다고 추측했다.그렇지 않는다면 어찌 아직 나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의 옆에 있는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도 웃으면서 수염을 어루만졌고 눈에는 원수를 갚은 듯한 통쾌한 기색을 띠었다.풍씨 가문과 이태호의 원한이 깊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육무겸이 풍민국에게 7급 파경단을 주지 않았다면 풍씨 가문은 성공 전장에 들어갈 자격조차 없었다.풍석천은 이태호의 죽음을 기쁘게 생각했다.어쨌든 전에 이태호는 자신의 타고난 자질을 믿고 건방지게 굴었으며 조씨 가문의 소주를 죽였고 천남 수행계의 안정과 평화를 뒤흔들었다.이태호를 일찍이 처치하지 않고 그가 대능력자로 되면 풍씨 가문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었다.이렇게 생각한 풍석천은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선우 도우, 이태호가 아직 나타나지 않는 걸 보니 다른 천교의 손에 죽었을 가능성이 높구려.”이에 선우정혁은 냉랭한 표정으로 차분하게 말했다.“허공 통로가 아직 닫히기 전에 섣불리 그런 말을 하지 마시오.”주변에 있는 성왕급 수사들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육성훈과 고준서는 아직 이태호가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선연(仙緣)을 얻었다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옆에 있는 선우정혁은 태일종의 천교들이 성공 전장에서 죽지 않고 무사히 나온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태일종 종주로서 그는 성공 전장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었다.성공 전장에 보물과 기연이 많지만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창란 세계의 천교들이었다.예로부터 성공 전장이 열릴 때마다 적지 않은 천교들이 목숨을 잃지 않았는가?사실 성장하지 못한 천교는 천교라 할 수 없었다.선우정혁은 이런 일을 너무 많이 겪었다.그래서 고준서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 것이었다.자기 종문에서 나간 세 천교 중에서 실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두 명이 돌아왔다.태일종은 옆에서 각각 두 제자를 파견했는데 한 명만 돌아온 청허파와 묘음문에 비해 좀 더 강했다.신소문의 문주 육무겸도 똑같은 생각이었다.육성훈은 그의 외동아들이고 젊은 나이에 2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만약 성공 전장에서 죽게 된다면 누가 신소문을 계승하겠는가?지금 아들이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자 그는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육무겸은 빠르게 육성훈의 곁에 다가가서 원래 2급 성자 경지였던 아들이 지금 내공을 완성한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고 곧 4급 경지로 돌파할 것을 보자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좋아. 잘했어.”육무겸은 육성훈의 어깨를 힘껏 두드리면서 칭찬하였다.한편으로 선우정혁은 고준서도 성공 전장에서 나온 후 내공이 증가한 것을 보고 희끗희끗한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웃었다.“준서도 잘했어. 이제 곧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겠군.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다들 많은 수확을 얻은 모양이야.”태일종에서 고준서, 이태호와 여경구 등 총 세 명의 제자가 성공 전장에 들어갔다.지금 여경구와 고준서가 나왔고 두 사람의 내공은 모두 성공 전장에 들어가기 전보다 한 경지가 높았다.내공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성공 전장에서 무슨 보물이나 기연이라도 얻었다면 두 사람은 장차
이태호는 진선 정혈을 수복한 후, 이 정혈의 힘을 빌어 허공에서 질서신련(秩序神鏈)을 소환하였고 천지의 이치와 규칙의 힘에 직면했다.지금 그의 내공 경지로 직접 자신의 도를 깨달을 수 없지만 천지의 규칙을 깨달을 수 있는 것만으로 그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나중에 수련할 때도 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한다.물론 이런 깨달음의 과정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태호와 진선 정혈이 서로 감응한 후 정혈은 허공을 가르고 그의 몸에 들어갔으며 질서신련을 소환할 수 있었다.게다가 지금 그는 불과 4급 성자 경지라 질서신련 위에 있는 규칙의 힘을 깨닫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조용한 허공에서 한 시간 정도 있고 난 뒤, 그는 자신의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았다.여기서 계속 머물면 필연코 끝없이 휘몰아친 구천강풍과 난류에 휩쓸려 허공의 틈새에 말려들어 가게 된다.그래서 그는 즉시 체내의 정혈을 발동시켜서 별빛의 힘이 온몸을 감싸게 하였다.다음 순간, 그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어 허공 통로에 끌려갔고 제자리에서 사라졌다....천남 지역에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 솟은 산봉우리가 날카로운 검처럼 대지에 꽂혀 있었다.이 산봉우리의 산허리에 갑자기 천지가 변색하였고 하늘이 먹장구름으로 뒤덮었다.곧이어 은백색의 밝은 별빛이 하늘에서 떨어지더니 지극히 빠른 속도로 산꼭대기에서 허공 통로를 형성했다.지금 이 순간, 통로 주변에 한 달 넘게 머문 선우정혁 등은 잇달아 일어났다.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곧 형성된 허공 통로를 보면서 너무 긴장해서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 오를 듯하였다. 청색 장포를 입은 선우정혁은 속으로 중얼거렸다.‘허공 통로가 열린다는 것은 성공 전장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 태일종의 천교들이 모두 무사히 빠져나올지 모르겠네.’성공 전장은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창란 세계에 있는 각 대세력의 천교들이 모두 성공 전장에 모였고 기연들을 쟁탈하기 위해 필연코 참혹한 전쟁을 치를 것이었다.성공 전장이 열릴
이 순간, 팽배한 별빛의 힘에 감싼 수사들의 안색이 확 변했다.이는 성공 전장이 곧 끝난다는 것을 뜻하며 모든 사람은 별빛의 힘에 의해 밖으로 전송되어 나가게 된다.다음에 다시 성공 전장에 들어오려면 아마 수백 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온몸에서 무한한 성스러운 빛을 발산한 이태호를 보면서 예진기는 험상궂은 표정으로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이태호, 내 선연을 뺏어간 놈아, 죽을 때까지 가만두지 않을 거야!”“안 돼!!”이런 절규 속에 별빛의 힘이 예진기의 몸을 감싸자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밖으로 전송된 것이 분명했다.예진기가 떠나자 주변의 수사들도 하나둘씩 별빛의 힘에 의해 밖으로 전송되기 시작했다.태일성지의 전성민은 팽배한 허공의 힘이 그의 몸을 감싸기 시작하자 그는 아쉬운 듯이 이태호를 바라보다가 마지막에 온화하게 웃으면서 이태호에게 말했다.“이 사제, 태일성지에서 기다릴게.”이에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포권을 취했다.“알겠습니다.”그의 말이 마치자 전성민은 한 장 높이의 허공 통로에 잠식되어 순식간에 제자리에서 사라졌다.한편으로, 별빛의 힘과 대항하는 용족 천교 오수혁은 살벌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그는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이 이태호가 가질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쟁탈전에 참여하지 않는 이태호가 이런 기연을 얻자, 목숨 걸고 싸웠던 오수혁은 분통 터져서 죽을 것 같았다.이태호가 족인 오현을 죽였고 지금은 자신의 기연까지 빼앗아 갔으니 그는 끝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였다.그가 내뿜은 살기는 천지를 뒤덮을 기세로 물밀듯이 이태호를 향해 달려갔다.“이태호, 너와 나는 이제 불구대천의 원수이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허공에서 떨어진 힘이 순식간에 오수혁의 몸을 감싸서 허공 통로로 끌어당겼고 그는 바로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명씨 가문의 신자 명운택은 이태호가 정혈을 얻은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 오수혁과 예진기에 비해 명씨 가문과 이태호
성공 전장에 들어온 풍민국은 당연히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수백 년 전에 그 신비로운 산수가 이 기연을 얻은 후 수십 년 만에 비승하였다.지금 이태호도 진선 정혈을 얻었으니 100년 내에 비승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풍민국은 자신이 이태호와 갈등이 있었던 과거를 떠올리자 마음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졌고 얼굴에 핏기마저 사라져서 매우 창백해졌다....다른 쪽의 허공에 있는 채유정과 여경구는 믿기지 않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이태호를 쳐다보았다.그들은 이태호가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을 획득할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잠시 멍을 때린 후 이태호를 향해 황급히 날아가는 예진기 등 10여 명의 성자, 신자들을 보자 채유정과 여경구는 비로소 제정신으로 돌아왔다.이태호를 바라보는 채유정의 맑은 눈동자에 경악의 빛이 서렸고 옆에 있는 여경구는 호흡이 가빠져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그는 아직도 이태호가 이 기연을 획득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그것은 진선의 정혈이었다. 진선의 도운과 법칙의 힘으로 가득 찼고 깨달을 수만 있다면 수련할 때 지름길을 갈 수 있으며 자신의 도를 터득할 수 있고 100년도 되기 전에 천겁을 거쳐서 진선으로 비승할 수 있다.이태호가 이런 귀중한 보물을 얻었다고 하니 여경구는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 안 되었다.마음을 가다듬은 후 옆에 있는 채유정과 시선을 맞추고 나서 두 사람은 빠르게 하늘로 솟아올라 쏜살같이 날아갔다....궁전 내에서 이태호는 선경을 운행하였고 체내의 무시무시한 힘은 단전을 휩쓸었으며 무한한 성스러운 빛을 발하는 정혈을 뒤덮었다.정혈이 체내로 들어왔지만 아직 수복되지 않았다. 그리고 예진기 등이 옆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서 이태호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최대한 빨리 정혈을 단련하고자 하였다.정혈을 단련하기만 하면 이번 성공 전장의 여정이 완전히 끝나게 되고 그때 되면 모든 사람이 원래 왔던 길로 되돌아가게 된다.오직 이래야 그는 일시적으로 안전할 수 있었다.여기까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던 수사들은 예진기의 노기 어린 고함소리에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지?”“예진기 성자가 왜 이렇게 화났어?”“젠장, 10여 명의 성자와 신자들이 왜 우리 쪽으로 날아오고 있어?”“헉. 진선 정혈이 도망갔다가 이태호의 손에 들어갔대. ”“뭐? 이태호가 수십 리 밖에 떨어진 궁전에서 수련하고 있었잖아? 어떻게 진선 정혈을 가졌지?”“누가 알겠어? 10여 명의 성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웠는데 마지막에 이태호가 가져갔으니 나라도 미쳐서 돌아버릴 거야.”“...”이 소식은 기름 냄비 안에 물방울을 떨군 것처럼 현장이 불시에 와글와글 시끌벅적해졌다. 이 중에 감탄한 자가 있고 어리둥절한 자도 있었다. 또한, 탐욕스러운 눈빛을 내뿜으면서 성자들을 따라서 수십 리 밖에 떨어진 이태호를 향해 날아가는 자도 있었다.육성훈은 이태호가 진선의 정혈을 가졌다는 소식을 들은 후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말도 안 돼. 이태호는 분명 성공 고전에 들어가지도 않았어...”육성훈의 벌벌 떤 목소리에 두려움과 당황함이 묻어 있었다. 그는 상황이 어찌 이렇게 됐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그의 옆에 있는 고준서는 이태호가 진선 정혈을 가졌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감정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듯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다음 순간, 그는 몸을 떨면서 엉겁결에 소리를 질렀다.“말도 안 돼. 10여 명의 성자와 신자도 그런 자격이 없는데 이태호는 무슨 자격으로?”이태호가 진선 정혈을 가진 것은 고준서가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상황이었다.그가 더욱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이태호는 쟁탈전에 참여하지 않고 밖에서 수련하고 있었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이 기연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는데 마지막에 기연이 이태호를 선택했으니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고준서는 정혈이 이태호의 몸속으로 들어간 것을 본 후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고 괴로워했다.그는 일단 정혈이 몸에 들어가면 누구도 더 이상 뺏을 수 없으며 모든 사람은 곧
“내 일을 망친 놈이 대체 누구냐?!”이 순간, 예진기는 격노한 사자처럼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분노를 가누지 못했다.신선으로 비승할 기연이 코 앞에 있었는데 진선 정혈은 그에게 수복되기는커녕 허공으로 사라졌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정균과 변청하도 드디어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그들은 정혈이 갑자기 사라져서 노발대발한 예진기를 보자 덩달아 웃음을 터뜨렸으며 기를 펼 수 있었다.“하하, 보아하니 너도 진선 정혈과 인연이 없구나.”예진기가 진선 정혈을 얻지 못했다면 아직 쟁탈할 기회가 있으니 정균이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밖에서 상처를 치료 중인 천교들도 뒤늦게 알아챘다.“어떻게 된 거야? 예진기가 진선 정혈을 수복하지 못했다고?”“허허. 저자는 선연의 눈에 들지 않은 모양이군.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어.”“어서 쫓아가자. 정혈은 은 내 거야!”“...”그래서 10여 명의 성자와 신자들은 모두 흥분해서 온몸의 내공을 폭발적으로 내뿜으며 진선 정혈의 종적을 찾으려고 나섰다.진선 정혈은 허공에 숨었지만 그것의 기운은 가려지지 않았다. 세심하게 찾고 신식이 충분히 강하다면 그것이 날아가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이윽고 진선 정혈이 밖으로 날아가는 흔적을 발견한 사람이 있었다.“어서 쫓아. 정혈이 백 리 밖으로 날아갔어. 이미 진법까지 뚫었어!” 이 고함소리에 천교들은 즉시 움직였다.맨 앞에 있는 예진기는 노기등등한 황소처럼 지극히 빠른 속도로 좌충우돌하면서 순식간에 백 리 밖으로 날아갔고 진법을 통과해서 정혈을 따라잡으려고 하였다.정균과 변청하 등 실력이 강한 천교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한편으로 작은 궁전 안에서 태을도령선경의 성자편을 모두 수련한 후 이태호는 자기와 정혈 사이의 연결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정혈이 점점 가까워진 것을 느낀 그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몇 호흡 할 시간이 지나자, 크기가 물방울만 하고 팽배한 규칙의 힘으로 가득 찼으며 찬란한 자주색 핏방울이 순식간에 허공을 가르며 그의 앞에 나타났다.
예진기는 정균과 변청하의 못마땅한 표정을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그건 자네들이 걱정할 일이 아니야.”말을 마친 그는 곧장 고전 내로 들어갔다.이번에 성공 고전에서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다는 기연, 즉 진선 정혈을 얻기 위해 예진기와 혼원성지는 충분한 준비를 하였다. 심지어 예진기는 성지의 진파 지보인 호도신병까지 꺼냈다.바로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예진기는 허공에 떠있는 진선 정혈과 점점 가까워지면서 그 속에서 발산한 팽배한 기운과 도운 규칙의 힘에서 전해오는 파동을 느낀 후 얼굴은 점차 흥분으로 붉게 달아올랐다.그가 한 걸음 한 걸음 고전 내에 들어가면서 주변 허공에 있는 무시무시한 규칙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이제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은 내 것이야! 하하하!”진선 정혈의 앞에 다가온 예진기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두 손을 뻗으면서 체내에 있는 방대한 천지의 영기를 발동해서 허공에 있는 정혈을 뒤덮었다.그러나 그가 만면에 희색을 띠면서 진선 정혈을 보관하려고 할 때, 아무리 힘을 써도 정혈을 움직일 수가 없자 웃고 있었던 표정이 한순간에 일그러졌다.그가 발동한 천지의 영기는 정혈에 닿은 순간, 정혈 위에 덮여 있는 무서운 규칙의 힘에 의해 소멸하였다. 정혈을 단련시키기는커녕 수복한다는 것은 더욱 불가능했다.“어떻게 된 거지?”예진기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내 영기의 조작방식이 틀렸나?” 여기까지 생각한 예진기는 몸이 움찔하더니 내공을 완성한 7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해서 주변 수십 리의 허공을 가득 채웠다.그의 단전에서 지극히 팽배한 천지의 영기를 내뿜자 마치 태양처럼 온 고전을 환하게 밝혔다.하지만 예진기를 어안이 벙벙하게 만든 일이 벌어졌다.그의 눈앞에 있는 진선 정혈은 꿈쩍하지도 않았고 마치 이 세계에 아무것도 그것을 움직일 수 없는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본 예진기는 속으로 미칠 것 같았다.“이,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그가 진선 정혈을 단련시키고 수복할 수 없다
그들은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면서 체내의 영기가 정체되어 운행하기 힘들게 되었고 머리털이 곤두섰으며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제길! 저건 혼원성지의 호도신병이야.”“쳇. 예진기 저 망할 놈이 치사하게 혼원성지의 호도신병을 꺼낼 줄이야.”“흥. 천교 쟁탈전이라면서 결국은 영보의 힘을 빌리다니.”“...”주변에 패배한 성자나 신자들은 예진기가 검붉은색 긴 창을 꺼낸 것을 보고 발칵 뒤집어졌고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모두 이 비범한 긴 창의 내력을 알아본 것이었다.이 긴 창은 혼원성지의 진파 지보(鎭派至寶) 멸세창(滅世枪)인데 호도신병이었다.상식적으로 말하면 현장에 있는 천교들은 각 대세력의 성자와 신자로서 기껏해야 최상급 영보 한두 개를 가질 수 있었다. 더 많이 가져도 시전하기 힘들어서 오히려 그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최상급 영보의 막강함 힘은 의심할 나위가 없었다. 성왕급 수사들도 최상급 영보를 사용했다.창란 세계에 호도신병의 수가 너무 적어서 대부분 각 대성지의 진파 지보로 되어 있으며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 사용하지 않았다.그리고 호도신병을 사용하려면 성황급 장문이나 종주가 있어야 했다.천지의 본원(本源)을 알고 자신의 도를 가진 성황급 대능력자만이 호도신병의 진정한 위력을 발동시킬 수 있었으니까. 이것은 창란 세계의 공통된 인식이었다.성자나 신자들은 성왕급에 해당하기에 최상급 영보만 사용할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혼원 성자 예진기는 혼원성지의 진파 지보 호도신병을 꺼냈다.이 호도신병의 위력으로만 막 성왕 경지로 돌파한 수사들을 절망에 빠뜨릴 수 있었다.그러니 아직 7급 성자 경지인 천교들이 어찌 맞설 수 있겠는가?예진기도 주변에 있는 천교들이 욕하는 것을 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고 차가운 눈빛으로 변청하와 정균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번에 신선으로 될 기연을 얻기 위해 혼원성지는 그에게 매우 많은 공을 들였다.그가 호도신병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종문의 장로와 종주가 치열한 설전을 거친 후 내린 결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