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이 사라지자 크기가 손바닥만 한 백옥처럼 하얗고 난화 모양의 영약이 모습을 드러났다.고급 6급 연단사인 이태호는 이것이 초급 7급 단약인 칠규영롱단(七竅玲瓏丹)을 정제할 때 사용하는 만령백옥란(萬靈白玉蘭)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봤다.이런 영약은 맹동석과 같은 성자급 수사에게 있어서 귀하지 않지만 지금의 이태호가 아주 필요한 것이었다.그는 빙그레 웃으면서 영약을 받은 후 맹동석에게 고마움을 전했다.“감사합니다, 맹 봉주님.”“하하. 마음에 들면 됐어. 이 7급 영약 만령백옥란은 내가 필요 없어서 준 거야.”맹동석은 웃으면서 답하였다. 사실 훗날을 위해 미리 투자한 셈이었다.이제 두 달 지나면 바로 종문 겨루기 대회를 진행한다.지금 이태호의 수련 속도를 보면, 두 달 내에 내공을 한층 더 증진해서 성자급 수사로 돌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창망산맥에 직접 갔다 온 맹동석은 이태호가 1대2로 싸워서 심운을 죽일 때 8급 존황의 내공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이태호가 일단 성자 경지로 돌파하면 종문에서 서열 1위인 진전 제자, 상고 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으로 일컬은 고준서도 아마 이태호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이번 종문 겨루기 대회는 차기 종문 소주, 중주로 갈 수 있는 인원, 그리고 성공 전장으로 가는 인원을 결정한다.맹동석은 이태호가 틀림없이 모든 사람의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강렬한 느낌이 들었다.마치 그가 제자들을 거느리고 창망산맥에 갔을 때, 이태호가 홀로 모든 천교를 누르고 성왕의 중요한 보물들을 챙겨가서 천남을 뒤흔든 것과 같았다. 맹동석은 이번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는 꼭 1위를 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아무리 못해도 적어도 2위를 하여 차기 종문 문주로 될 것이다.지금 친분을 쌓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맹동석이 영약을 전달한 후 옆에 있는 제6봉 봉주 윤하영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 군의 내공이 또 증진한 것을 축하하네. 지아는 지금 요광섬에서 잘 지내고 있는가?
이태호는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정원에 가서 바로 신수민 등 네 여인에게 다가갔다.이번에 다시 7급 단약을 정제해서 7급 연단사로 진급할 준비를 하려면 일단 아내들에게 알려야 했다.이태호가 짙은 영약의 향기를 발산하고 있는 7급 영약인 만령백옥란을 들고 있는 것을 보자 남두식은 미소를 머금고 턱에 난 염소수염을 어루만지면서 태연자약하게 말하였다.“태호야, 이 봉주들은 자네에게 기대를 건 모양이군.”옆에 있는 남유하는 어리둥절하였다.“아버지, 무슨 말씀이세요?”남유하 뿐만 아니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신수민,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일제히 고개를 돌려 궁금한 표정으로 남두식을 바라보았다.이 말을 들은 이태호는 눈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다소 짐작이 갔다.그가 종문에 들어온 지 두 달도 안 돼서 순조롭게 5급 존황 경지로 돌파할 때 외문 장로에서 내문 장로로 승진한 나봉 장로가 요광섬에 와서 벽천단을 전달할 때 이번 종문 겨루기 대회는 매우 중요하다고 은근히 귀띔을 해준 바가 있었다.다만 당시 이태호는 금방 5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또 반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 종문 겨루기 대회를 진행하기에 이태호는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지금 남두식이 한 말과 예전에 나봉이 해줬던 말과 결부해서 생각하니 이태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래서 그는 고개를 들고 장인 남두식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장인어른, 혹시 무슨 소식을 들으셨어요?”이태호의 질문에 남두식은 허허 웃었다.비록 그의 내공은 이태호보다 약하지만 예전에 한 종문의 종주로 있어서 인맥 관계의 중요성을 가장 잘 알고 있었다.얼마 전에 이태호가 제자들을 인솔하고 창망산맥에 가서 성왕의 유물을 쟁탈하러 갈 때 요광섬에서 무료함을 느낀 남두식은 대장로 등을 데리고 종문에서 돌아다니면서 종문의 장로들과 친교를 맺었다.요광섬 소속이고 이태호의 장인이라는 이중 신분 때문에 많은 장로는 남두식의 체면을 봐주었고 서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었다.이럭저럭 지내면서 남두식은 종문의 장로들과 친해졌고 종문의 비화도
그러나 지금 천남에서 최강자가 바로 8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는 종주 선우정혁이었다. 지금의 이태호에게 있어서 이미 충분히 높은 경지였지만 이태호가 성왕 경지로 돌파한 다음에 어떻게 되는가? 그래서 남유하가 이번 종문 겨루기 대회를 마친 후 얻을 기연을 생각하니 중주로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옆에 있는 신수민은 들은 후 작은 입에서 감탄을 자아냈다.“성지라고 부를 수 있는 종문이고 또 중주에 있으니 천남이 비교가 안 되겠네요. 태호야, 지금 너의 실력은 종문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니까 이번 대회에서 그 기회를 다툴 수 있지 않을까.”기타 여인들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바로 재잘거리기 시작했다.“...”이제야 이태호가 모든 것을 깨달았다.“그래서 그때 나를 데리고 종문에 들어왔던 나봉 장로가 내가 5급 존황 경지로 돌파할 때 열심히 수련하라고 신신당부하셨군.”이태호는 중주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곳은 천남 지역보다 더 넓은 세상이라는 것은 확신하였다.종문 겨루기 대회는 중주행 기회와 연관이 있다면 이태호는 당연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그는 이번 중주행 기회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일단 이 기회를 얻어서 태일성지에 들어갈 수 있다면 천남과 같은 작은 지역의 세력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제정신으로 돌아온 후 이태호는 장인 남두식에게 포권을 취하고 말했다.“오늘 장인어른께서 알려주시지 않았다면 저는 종문 겨루기 대회의 배후에 이런 기연이 있을 줄은 몰랐을 겁니다.”이태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지금 그가 종문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되었고 정신을 수련해서 돌파하거나 연단하거나 무기 신통을 닦는 데에만 몰두하여 이런 일들을 알아볼 시간이 전혀 없었다.오늘 남두식이 말하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두 달 후의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뒤늦게 진정한 상황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그때 가서 무엇을 계획하려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울 것이다.그러나 지금 두세 달 앞당겨서 알았으니 이태호는 미리 준비할 수 있었다.그가
이태호의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자 그들은 마음속의 걱정을 내려놓게 되었다.네 여인 중에서 큰 언니인 신수민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태호야, 요광섬은 우리가 있으니까 가봐도 돼.”남두식과 대장로 두 사람도 일어나서 농담하였다.“태호가 7급 연단사로 진급할 수 있다면 우리 요광섬은 틀림없이 종문에서 명성이 자자할 것이야. 그때 되면 나가도 주목을 받을 것이네.”두 사람은 이태호와 함께 지낸 시간이 짧지 않았기에 이태호의 성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없다면 절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천청종에 있을 때 이태호의 단도는 지금처럼 돌파 속도가 빨라서 늘 고급 단약을 꺼내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그래서 이태호의 자신만만한 모양을 보자 두 사람은 모두 저도 모르게 웃게 된 것이다.이에 이태호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뜨렸다.“장인어른, 그러면 소서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그는 말하고 나서 몸을 돌려 연공방으로 달려갔다.연공방에 들어온 후 이태호는 가부좌 자세로 오도방석에 앉았다. 그는 먼저 진용연단로를 꺼낸 다음 7급 영약인 만령백옥란을 꺼냈다.그러고 나서 이태호는 다시 손을 휘두르고 사물 반지에서 찬란한 빛을 내뿜는 고급 6급 영약 수십 개를 꺼냈다.이 영약들은 모두 지극히 짙은 약향을 풍기었다. 깊이 들이마시면 온몸이 따뜻하고 신혼이 가벼운 느낌이 들었고 단전의 영력이 운행하는 속도도 많이 빨라졌다. 이태호는 충분한 준비를 했다고 할 수 있다.이번에 그는 초급 7급 단약 칠규영롱단을 정제하려고 하였다.가부좌 자세로 앉은 이태호는 숨을 죽이고 정신을 집중해서 먼저 자신의 기혈과 정신기(精神氣)를 포만 상태로 끌어올렸다.이윽고 눈을 지그시 감았던 이태호는 그제야 눈을 뜨고 손으로 무척 뜨거운 화염을 내뿜었다. 이 하얀 영화(靈火)가 진용로의 주변에 떨어지자 마치 기름 솥에 들어간 것처럼 활활 타올랐다.단로를 새빨갛게 달구고 나서 이태호는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수십 개의 진귀한 영약이 차례대로 단로 안에 들어갔
이태호는 단로에서 날아 나오는 아홉 개 단약을 보고 손을 휘둘렀다. 그는 이 단약들과 함께 바로 요광섬의 상공으로 올라갔다.“콰르릉!” 그가 나오자마자 번개가 굉음을 내면서 아홉 개 단약에 떨어지면서 파멸하려는 기세를 내뿜었다.다행히도 천뢰의 세례를 받은 아홉 개의 단약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단약에서 강한 영광을 내뿜었는데 마치 선단처럼 번개의 힘을 저항했다.뇌겁이 울리는 순간에 태일종에 있는 제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들은 요광섬 위에 뒤덮인 두꺼운 먹구름을 바라보았다. 이때 누군가 비명을 질렀다.“이, 이게 또 어쩐 일이야?”“뇌운이 요광섬 쪽에 있는데 설마 이태호 사형이 또 돌파한 거야?”“아니야. 이번의 뇌겁은 성자 경지로 돌파할 나타난 뇌겁이 아닌 것 같네.”“단약의 향기를 맡았어? 한 번만 맡으니까 내가 곧 돌파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설마 태호 사형이 어떤 영단을 정제하고 있었던 거야?”“근데 어떤 영단이길래 뇌겁을 일으킬 수 있지?”“...”수많은 제자는 놀라운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요광섬 쪽을 바라보았다. 이런 제자들에 비해 각 산봉우리의 장로들은 그렇게 과장한 표정을 짓지 않았지만 모두 놀라서 입을 살짝 벌렸다.장로들의 안목은 당연히 정예 제자들이 비할 수가 없었다.그들은 뇌운을 보고 단약의 향기를 맡은 순간, 누군가 7급 단약을 정제해 냈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리고 요광섬에 있는 유명한 연단사는 이태호와 허지아 두 사람뿐이었다.허지아는 이제 겨우 중급 6급 연단사라 당연히 7급 단약을 정제할 수 없었다. 그럼 이태호일 수밖에 없었다.“우리 태일종에 7급 연단사가 또 한 명 탄생한 건가?”한 장로는 엉겁결에 소리를 질렀다.“저 이태호의 단도 천부가 너무 무서운 거 아니야? 지난번에 단탑에서 통관한 지 이제 얼마 지났다고 벌써 7급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니...”어떤 장로는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으면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특히 제6봉의 봉주 윤하영은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7급 단약
이태호는 단약을 잘 보관하고 나서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단탑에서 태일종 선조의 단도 전승을 물려받은 지 반년 만에 그는 드디어 7급 연단사로 진급하는 데 성공했다.그러니 어찌 기쁘고 감격스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지금까지 태일종을 통틀어서 7급 연단사는 오직 제6봉의 봉주 윤하영 한 사람뿐이었다.윤하영은 제6봉의 봉주일 뿐만 아니라 종문 연단당의 장로를 겸하고 있어서 높은 신분과 권세를 누리고 있었다.여기서 7급 연단사가 한 종문에 대한 중요성을 알 수 있었다.흥분을 가라앉히고 나서 이태호는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와서 요광섬의 정원으로 돌아갔다.그가 착지하자마자 귓가에 신수민의 은방울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태호! 7급 연단사로 된 것을 축하해!”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옆에 있는 남유하,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동시에 달려왔다.“봐요! 태호 씨가 이번에 꼭 성공한다고 했잖아요!”남유하는 자랑스러운 얼굴로 웃으면서 말하였고 눈에는 짙은 부드러운 온정을 드러냈다.백지연과 백정연 두 자매도 덩달아 웃었다. 그녀들의 얼굴에 기쁨과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녀들은 예전부터 이태호가 무시무시한 단도적 천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이번에 7급 연단사로 진급하는 것은 여전히 그녀들에게 기쁨을 준 동시에 놀라게 하였다.7급 연단사는 이전에 그녀들이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존재였다.이렇게 쉽게 7급 연단사로 될 수 있다면 여태까지 종문에 7급 연단사가 윤하영 한 명만 있지 않았을 것이다.이때 옆에 있는 대장로와 남두식 등도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다가왔다.“자네의 단도 천부가 이렇게 높을 줄은 몰랐네. 이제 지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7급 연단사로 되었네.”대장로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벙글거렸다.이에 남두식도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이제 태호가 7급 연단사로 되었으니 우리도 덕을 볼 거야. 오늘 밤에 잘 축하해주자.”이 제안에 사람들은 모두 찬성하였다.다들 축하해주자 이태호는 미소를 머금고 손사래를 쳤다.“하하
멀리 바라보니 사면팔방에서 요광섬을 향해 날아오는 무지갯빛들이 보였다. 맹동석은 자신이 더 이상 지체하면 7급 연단사인 이태호는 남들에게 빼앗기게 된다고 생각했다.그는 목청을 가다듬고 이태호를 향해 싱긋 웃었다.“태호 군, 내가 부탁이 있네. 우리 제7봉으로 들어오면 장로 지위를 주겠네!”이 말을 들은 이태호는 어안이 벙벙해졌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갑자기 장로의 지위를 주겠다고?이것은 지난번의 검도 지도사와는 달랐다.검도 지도사는 명의상 제7봉 제자들의 스승이지만 실제로 객경(客卿)에 불과했다. 그래서 대우조건이나 직책권한은 실권이 있는 장로와는 비교가 안 되었다.각 봉우리의 장로는 모두 성자급 수사들이었다. 종래로 존황급 수사를 장로로 임명하는 선례는 없었다.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귓가에서 기운이 넘친 소리가 들렸다.“칫! 맹동석, 네가 이렇게 뻔뻔할 줄은 몰랐어. 태호 군에게 고작 장로 직위를 주겠다고?!”말이 끝나기 무섭게 검은색 연공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갑자기 이태호의 옆에 떨어졌다.다름 아닌 제8봉의 봉주 진남구이었다.지금 그는 노기등등하고 어두운 표정으로 맹동석을 노려보고 있었다.이태호는 포권을 취하고 인사하였다.“진 봉주님을 뵙습니다.”진남구는 다정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태호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태호 군, 7급 연단사로 진급되었는가?”그의 질문에 이태호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었다.이태호가 7급 연단사로 된 것을 확인한 진남구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였다.“태호 군, 우리 제8봉으로 오면 부봉주 자리를 줄 거야. 그리고 자네를 위해 중급 영보급의 오생연단로(五生煉丹爐)를 만들어 주겠네.”부봉주?이 말을 들은 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눈썹을 치켜세웠다.부봉주는 장로보다 높은 신분이었다. 신분이든 대우이든 보통 장로가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더욱 중요한 것은 진남구가 말한 오생연단로였다.이태호는 아직 허지아와의 연단 대결에서 상대방이 사용한 자운생향로는 연단의 성공률을 2
각 산봉우리의 봉주들은 이태호가 자기 산봉우리의 장로로 되어 준다면 많은 이득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첫째, 산봉우리에 7급 연단사가 상주하면 제자들이 단약에 대한 요구를 보장할 수 있다.둘째, 종문의 자원도 자연스레 그 산봉우리에 기울어지게 된다.그래서 9대 봉주들이 일제히 요광섬에 모여서 쟁탈전을 벌인 것이다.가장 먼저 요광섬에 도착한 맹동석은 기타 산봉우리의 봉주들이 모두 온 것을 보자 그는 자신이 방금 제시한 조건이 정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다급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태호 군, 우리 제7봉에 오면 나도 부봉주의 지위, 영보 2개, 7급 영약 2개를 주겠네! 앞으로 단약을 만들고 싶으면 제7봉의 영약 자원을 마음대로 사용해도 돼!”주변에 있는 봉주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속으로 맹동석이 간사하다고 욕했다.영약 자원을 마음대로 사용하라고?제7봉은 주로 검도를 수련하기에 영약 자원이 별로 없잖아!이 점을 생각한 제6봉의 봉주 윤하영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맹동석을 째려본 후 이태호에게 말했다.“태호 군, 지금 이미 7급 연단사로 되었으니 우리 제6봉에 오는 것이 가장 적절하지 않은가? 제6봉은 종문에서 유일하게 단도를 수련하는 곳이네. 우리 산봉우리에 온다면 나도 똑같이 부봉주의 대우를 주겠네.”그녀는 잠시 멈추고는 이어서 말했다.“그리고 우리 제6봉의 영약 자원은 충분히 많아.”태일종에서 연단을 가장 잘하는 곳이 당연히 제6봉이었다.윤하영은 제6봉의 봉주이고 중급 7급 연단사이며 단당을 관리하고 있기에 제6봉의 영약 자원은 다른 산봉우리보다 훨씬 많았다.그녀보다 7급 연단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그것이 바로 등급이 더욱 높은 단도 전승과 더 훌륭한 7급 영약 자원이었다. 이런 것들을 보면 나머지 산봉우리들은 완전히 제6봉주와 비교할 수가 없었다.아니나 다를까.주변의 기타 봉주들은 윤하영의 말을 들은 후 속으로 파렴치하다고 욕했다.특히 가장 먼저 요광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
‘저놈은 워낙 천부적인 자질이 출중해서 천남 젊은 세대들의 일인자로 되었어. 이제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앞날이 창창할 것이야.’얼굴이 창백해진 육무겸은 속으로 계산을 시작했다.만일 그와 이태호 사이에 원한이 없었다면, 그는 맹호식이나 다른 사람들처럼 당시 성호에서 이태호를 제자로 삼지 않은 것을 후회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지금 신소문과 이태호는 이미 원수 사이로 되었기에 육무겸은 은근히 신소문의 미래가 불안해졌다.그의 마음속에 후회하는 정서가 나타났고 동시에 섬뜩한 살기도 생겼다.그는 이태호가 장차 대능력자로 된 후 신소문을 가만두지 않을까 두려웠다.‘이런 위험 요소는 미리 제거해야 해.’이렇게 생각한 육무겸은 고개를 들고 옆에 있는 풍석천을 바라보았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신식으로 전음했다.지금의 풍석천은 아직 갑작스러운 소식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육무겸의 전음을 들었다.잠시 후, 그는 살벌한 눈빛으로 육무겸과 시선을 마주친 뒤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으며 무슨 결심한 듯이 눈빛이 날카롭고 단호해 보였다.‘네놈이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을 얻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나? 네놈이 아직 약할 때 죽여버리면 그만이지.’방금 육무겸은 신식으로 풍석천에게 전음하면서 이태호를 처리할 것을 제안했다.풍석천은 위협을 미리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육무겸의 말에 동의했다.풍씨 가문도 이미 이태호와 원수 사이가 되어 나중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면 복수하러 오지 않을 것을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는가?그래서 그는 합작하자는 육무겸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이와 동시에 중주 태일성지 종문에서. 은하수가 거꾸로 매달린 듯한 폭포의 주변에 웅장하기 그지없는 누각이 떠 있었고, 선가(仙家)의 기품이 넘쳐흘렀다.겹겹이 둘러싼 산봉우리들은 성스러운 빛을 발산해 휘황찬란해 보였고 영기가 비범하게 느껴졌다.하늘에 노을빛과 자주색 기운이 어우러졌고 선학(仙鶴)이 하늘하늘 춤추며 날아다니는가 하면 땅에서는 영호(靈狐) 등이 뛰어다니며 평화
현장에 있는 모든 성왕급 수사들은 고준서 등의 대답을 듣고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 사실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자는 육무겸이었다.그는 이태호가 허공 통로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성공 전장에서 죽은 줄 알았는데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선연을 얻었다니.육무겸은 도저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눈을 부릅뜨고 엉겁결에 소리를 질렀다.“말도 안 돼! 성공 전장에 참여한 천교들이 그렇게 많은데 이태호가 무슨 자격으로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선연을 얻을 수가 있단 말인가?”청허파의 문주 맹호식도 육성훈과 고준서 등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이건 농담할 일이 아니다. 대체 어떻게 됐는지 말해 보거라.”옆에 있던 묘음문 문주 송현아는 동공이 심하게 수축했고 얼굴에 경악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제자 채유정이 나서서 낭랑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우리는 모두 봤어요. 이 사형은 확실히 신선으로 비승할 선연을 얻었어요.”그녀는 말을 잠시 멈춘 뒤 성공 전장에 들어간 후 발생한 일들을 일일이 설명했다.자기 제자까지 나서서 증언하자 송현아는 그제야 사실을 믿게 되었다. 그녀도 육무겸처럼 대경실색하여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뭐라고?!”지금 이 순간, 현장에 있던 여러 성황급 수사들은 모두 이 소식을 듣고 멍해졌다.이태호가 성공 전장에서 죽은 줄 알았는데 사실은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인 진선 정혈을 얻었고 그것을 빨리 단련하기 위해 아직 성공 전장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었다.그러니 이태호를 눈엣가시로 여기던 육무겸과 풍석천 등 성왕들이 어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채유정을 통해 이태호가 이 선연을 얻은 과정을 알게 되었다. 진선 정혈이 스스로 이태호의 몸에 들어갔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저놈의 운이 어찌 이렇게 좋을 수 있지?’동시에 그의 가슴이 초조로워졌고 당시 성호에서 이태호를 신소문의 제자로 뽑지 않은 것을 무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