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연 인내심이 많은 편이었다. 내공 높은 제자들이든 낮은 제자들이든 그들의 눈에는 이태호가 제일의 장로였다. 이태호와 같은 연단사 덕분에 많은 제자들이 복 받았기 때문이다.장희연은 그제야 말했다.“저도 무우 비경에 처음 들어왔지만 전에 가 본 사형, 사제들에게 물어봤어요. 비경 안에는 4급 영초 말고도 5급, 물론 6급도 있대요. 하지만 아주 드물고 만나기 어렵대요.””6급도 있다니!”이태호는 이를 듣고 숨을 한 번 들이마셨다. 의외였기 때문이다.장희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런데 안에 있는 영수들도 많다고 들었으니까 여러분도 안에서 조심하셔야 해요. 자신의 내공에 따라다녀야 해요. 내공이 낮은 제자라면 숲속 깊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세요.”장희연은 비경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었고 이태호와 범용 등은 모두 넋을 잃고 듣고 있었다.이때 남두식도 먼 곳을 오랫동안 바라보며 돌아가지 않았다.대장로는 남두식을 바라보더니 그제야 말했다.“종주님, 그들은 이미 떠난 지 오래되었어요. 그들은 틀림없이 안전하게 돌아올 거예요. 우리 돌아갑시다.”남두식은 그제야 말했다.“검은 탑을 가져오길 바라야지.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몇 년을 기다려야 하니까.”나장로 역시 웃으며 말했다.“이 자식, 떠날 때조차도 일부 단약을 주다니. 연단 속도가 대단하네요.”대장로 역시 말했다."그래, 이 단약들을 차라리 남겨두어 혼자 쓰거나 다른 제자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지. 그들도 따라 들어갔는데 들어가서 사용하면 얼마나 좋아요?”남두식은 웃으며 말했다.“그에게도 단약이 더 있을지 모르는 일이죠”그렇게 말하고 남두식도 그 작은 도자기 병을 꺼내서 대충 훑어보았다.한번 흘겨보더니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번에는 오십여 개뿐이구나.”“아니다!”말을 마친 남두식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이내 얼굴에 감격스러운 표정이 나타났다.“왜요? 종주님? 매우 흥분한 표정이네요!”대장로는 눈치채고 즉시 남두식에게 물었다.남두식은 그제야 도자기 병을 건넸다.
남두식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맘속으로 더없이 감격스러웠다.“9급 존자 후기와 9급 존자 절정 내공인 사람들은 한 알이면 충분할 것이고 전기와 중기 내공은 두 알 정도면 충분하겠네.”대장로 역시 흥분하며 말했다.“맞아요. 우리는 일류 종문이지만 고급 일류 종문과 비교했을 때 정말 큰 차이가 있어요. 우리 몇 명의 내공이 상대방의 최고 강자보다 못한 것을 제외하면 존왕 내공의 강자는 수량상으로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아요. 이태호 장로도 고급 4급 연단사로 돌파한 후 우리 종문은 더 많은 일급 존왕이 나타났어요. 이렇게 되면 다른 고급 일류 종문보다 못하지만 그 차이는 훨씬 줄어들 거예요.”남두식은 또 감탄하며 말했다.“이태호 이 녀석, 정말 뜻밖이야. 연단에 대한 타고난 재능이 정말 놀라워.”그는 잠시 말을 멈추다가 또 말했다.“하지만 우리 종문에 고급 4급 연단사가 있는 것을 대외적으로 아직 말하지 말아야 해. 특히 지금 이태호가 밖에 있기 때문에 만약 다른 종문의 사람들이 그가 고급 4급 연단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를 질투하는 종문들이 그에게 손을 쓸까 봐 두려워. 그를 죽인다면 우리 종문의 손실이 너무 커.”몇몇 장로들도 이 일의 심각성을 깨닫고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필경 고급 4급 연단사는 많은 일류 종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존재이다.“하하, 이태호 장로는 여느 종문의 고급 4급 연단사 보다 훨씬 대단해요.”대장로도 생각하다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첫째는 이태호가 젊기 때문에 앞으로 하급 5급 연단을 돌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 둘째는 연단의 속도가 한 사람, 두 사람 심지어 세 사람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 연단 성공 확률도 반드시 남들보다 높을 거예요.”남두식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참을 생각한 후 대장로를 향해 말했다.“이 단약들을 당신에게 줄 테니 이 단약들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제자들을 찾아보게. 단약 하나로 일급 존왕을 돌파할 수 있는 제자들을 찾아낸 다음 폐관하여 내공을 돌파하게 안배하되 돌파한 후
남유하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의 눈빛에는 여전히 슬픔이 가득했다“네, 지우고 싶어요. 몰래 지우고 싶어요. 태호 오빠는 제가 첫번째가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거에요. 제가 아이를 낳는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을거에요.”여기까지 말하고 그녀는 간절한 표정으로 남두식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저는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뱃속에 아기는 살아 있는 생명이에요. 도저히 손을 댈 수 없어요.아빠, 저 좀 도와주세요. 우리 몰래 지워요. 태호 오빠가 돌아오면, 우리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해요.”“하하, 임신했어, 임신했네!”남두식은 그 말을 듣고 나서 하하 웃으며 실망하기는 커녕 오히려 기뻐하는 눈치였다.“내가 이렇게 빨리 외할아버지가 될 줄은 몰랐어.”남유하는 어이가 없어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설마 제가 아이를 낳기를 원하세요?”남두식은 답했다.“유하야, 아이를 안 지워서 참 다행이야. 안심해, 이태호 그는 분명히 개의치 않을 거야. 네가 임신한 걸 알면 오히려 더 기뻐할지도 몰라.”남유하는 더 이상 어이가 없어 아버지를 향해 되물었다.“아버지, 괜찮으세요? 이런 일을 누가 기뻐한다고 그러세요? 농담하지 마세요. 이런 일은 대부분 남자들이 받아들일 수 없을걸요. 게다가 누가 남의 아이를 키우고 싶어하겠어요?”남두식은 그녀를 바라보며 눈빛이 진지해지기 시작했다.“유하야, 넌 태호를 정말 사랑해? 그에게 시집가서 그의 여자가 되고 싶어?”남두식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남유하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요 며칠 태하 오빠를 못 봐서 더 마음이 아프지만 감히 그를 만나러 가지 못하겠어요. 이런 일을 어떻게 그에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남두식은 또 웃었다.“하하, 이렇게 된 이상 숨길 것도 없고 진실을 말할 때도 됐어.”“진실, 무슨 진실?”남유하는 멍해 있었다. 아버지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다는 말인가?남두식은
임하늘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믿지 못하겠는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딸아, 내가 너한테 어떻게 이런 거짓말을 하겠어? 다 사실이야. 네 배 속에 있는 아이 태호 오빠 거 맞아. 그 남자가 바로 태호 오빠라고.”임석준은 잠깐 멈칫하더니 이어서 말했다.“그저 그런 상황에서 사실대로 말해주기 그래서 적당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이해해 줘. 이렇게 된 마당에 내가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임하늘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그래요? 정말 생각도 못 했네요. 태호 오빠가 아이 아빠라니. 이제야 안심이 되는 것 같아요.”임하늘은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다시 걱정되는지 미간을 찌푸렸다.“뒤늦게야 저한테 고백하고 잘해줬던 거, 혹시 저한테 미안해서, 저한테 책임지려고 잘해줬던 거 아니에요? 저를 정말 좋아하는 건진 모르겠네요.”임석준이 박장대소했다.“하하, 딸아. 걱정하지 마. 이 부분은 내가 이미 너 대신 물어봤어. 너를 좋아하는 거 맞아. 그냥 책임지려고 잘해줬던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알았어?”임하늘은 그제야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이네요. 아이를 유산시키지 않았기 다행이에요. 아니면 태호 오빠가 화냈을지도 몰라요.”임석준이 대뜸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럼. 엄청나게 화냈겠지. 그래도 네가 착해서 아이를 지킬 수 있었던 거야.”임하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또 호기심에 물었다.“그런데 아빠, 그날 저녁 왜 저만 수련 레벨이 업그레이드되고 오빠는 업그레이드 안 된 거예요?”임석준이 피식 웃더니 그제야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임하늘은 자초지종을 듣고 더욱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그 자식이 영기를 모을 줄은 몰랐네. 하긴, 모으지 않았다면 그 비밀의 경지에도 진입하지 못했겠지. 그랬다면 블랙 타워 찾는 일은 다른 사람한테 맡겨야겠지.”임석준이 피식 웃었다.“그리고 갑자기 너무 많이 업그레이드되면 그날 네가 만난 남자가 걔라는 걸 눈치챌까 봐 그랬겠지. 그러면 숨기고 싶어도 못 숨기잖아. 안 그래?
날이 어두워지고, 이태호는 장지연에게 24알의 4품 고급 단약을 건네주었다. 그러면서 1품 존왕의 레벨에 달할 수 있는 제자들에게 나눠줘 비밀의 경지에 도착했을 때 이 단약을 제련하여 수련 레벨을 업그레이드시키라고 했다.단약을 받은 제자들은 하나같이 흥분된 모습이었다.이태호가 1품 존왕 레벨에 달할 수 있는 제자들을 불러 모으자 족히 20명은 되었다. 그렇게 그 20명에게 단약 한 알씩 건네주었다.“저 자식은 벌써 4품 고급 연단사가 되었네.”이태호가 자리에 앉자 백유라가 말했다.그러자 이태호가 피식 웃었다.“내가 줬던 단약들을 잘 챙겼지? 비밀의 경지에 도착했을 때 어느정도 안정되었다 싶으면 적당한 시기에 수련 레벨을 좀 올려봐. 그게 더 보수적일 거야. 너희들은 아직 레벨이 높지 않으니까.”신수민이 웃었다.“잘 알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조심할게.”“사부님이 너희들을 정말 사랑하는지 봐봐. 얼마나 걱정해 주는데. 맨날 조심하라고 하잖아.”이때 옆에 있던 송혜은이 내심 부러워하면서 웃었다.“사부님이 너는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네? 너도 단약 몇 알 받았잖아!”백혜은이 째려보자 송혜은은 멋쩍기만 했다.하루가 지난 다음 날, 이태호 등은 다시 출발하기로 했다.낮에는 부지런히 이동하고 저녁에는 안전한 곳에서 하룻밤 자야 했다.다음날, 눈앞에 보이는 것은 허허벌판이었다.“여기 너무 뻥 뚫린 거 아니에요?”백유라가 마른 잔디를 보면서 감탄했다.장지연도 웃었다.“이 황량한 초원을 왔으면 거의 다 왔다는 거야. 반날만 더 가면 도착할 수 있을 거야. 여긴 왜 이렇게 황량한지 모르겠네.”말 그대로 이태호 등은 반 시간 뒤에 커다란 산을 발견하게 되었다. 산꼭대기에는 검은 구름이 뒤덮여 가끔 번개도 치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와. 저긴 왜 저래? 여긴 화창한 날씨인데 저긴 먹구름이 뒤덮여 번개까지 치잖아. 너무 무서워.”송혜은이 놀라면서 말했다.“하하. 저곳이 바로 무탈의 경지라고 해. 이 세상에는 우리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
백유라가 문득 깨우치게 되었다.“보세요, 저기 사람들 있어요!”이때 한 제자가 왼쪽을 가리키면서 말했다.그러자 장지연이 웃으면서 말했다.“다른 종문의 제자겠지. 저 사람들한테도 패쪽이 있을 거야. 열쇠라고도 볼 수 있지. 십이지신 패쪽이 바로 열쇠와 다름없거든.”황예슬이라는 제자가 웃으면서 말했다.“헤헤. 예전에는 우리한테 열쇠가 하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두 개나 있네. 이번에 우리 종문에서 비밀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도 많아서 정말 다행이야.”“하하. 그러게!”다른 사람들도 웃으면서 내심 기대했다.매번 진입하는 제자는 전에 한 번도 진입해 보지 못했던 제자여야 했다. 이번에 천마종에서 비밀의 경지에 진입할 수 있는 사람이 2,400명이나 된다지만 그중 지존 급 레벨에 도달한 사람은 절반밖에 되지 않았고 대부분은 무황급 수련 레벨이었다. 하지만 기본기가 단단한 일류 종문이라 아무리 무황급 레벨인 제자라고 해도 전부 다 6, 7품 무황급 제자들이었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태호 등은 커다란 산밑에 도착하게 되었다.이곳에는 두 팀의 말 부대가 이미 한쪽에서 휴식하고 있었다.“어머, 대단한데? 말 부대가 한 번에 두 팀씩이나 오고?”한 녀석이 비꼬듯이 말했다.그 옆에 있던 여인도 말했다.“아니야. 말 부대가 아니라 천마종의 사람들이야. 설마 열쇠를 두 개나 가지고 있나?”녀석은 입꼬리를 파르르 떨고 말았다.“천마종에서 열쇠를 두 개씩이나 가지고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네.”“그러게. 예전에는 하나밖에 없더니. 이번에는 두 개씩이나 가지고 있고. 정말 부러워.”붉은 치마를 입고있는 여인이 웃으면서 말했다.하지만 녀석은 여전히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백유라 등을 쳐다보았다.“천마종에 미인이 이렇게 많이 있을 줄 몰랐네.”이에 다른 한 녀석이 웃으면서 물었다.“왜요? 선배,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전석렬이 웃었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긴. 지금 이 상황을 봤을 땐 기회가 없을 것 같은데.”“하하. 며
장지연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백지유와 이태호 등에게 말했다.“상대방은 일류 종문인 호우종의 사람들이야. 요 몇 년 발전되는 모습을 보면 창명종도 따라갈 정도야.”장지연은 잠깐 멈칫하더니 계속해서 말했다.“저 전석렬이라는 사람은 고작 21살에 호우종에서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이야. 이 나이에 이런 수련 레벨을 가지고 있는 게 자랑스러운 일이긴 하지. 저 사람보다 수련 레벨이 높은 사람이 있긴 해도 저기 들어가지도 못해.”백지유가 듣고 감탄했다.“글쎄 건방지다 했어요. 21살에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게 자랑스럽긴 하죠. 7, 8품 존왕급 레벨이 되는 건 하루아침의 일이겠네요.”장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천재적인 면도 있고 전투력도 대단하다고 들었어. 전에 존왕급 수련 레벨을 가진 분이 저 사람한테 죽임을 당했다고 들었어. 그 정도로 전투력이 대단한 사람이야.”이때 장지연 옆에 있던 한 여제자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선배 전투력도 좋잖아요. 저희들 중에서도 보기 드문 천재 아니에요? 선배는 저 사람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장지연이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고개를 흔들었다.“비록 내 실력이 1품 존왕급 레벨과 비슷하다지만 1품 존왕급 실력자를 죽이기엔 멀었어. 너희도 알다시피 9품 지존급 레벨과 1품 존왕급 레벨은 비슷해 보이겠지만 그래도 하늘과 땅 차이야. 1품 존왕급 실력자를 죽이려면 힘들지. 그리고 내가 1품 존왕급 레벨이라고 해도 전투력이 약한 2품 존왕급 실력자를 죽일 순 있어도 1품 존왕급 실력자를 죽이기엔 힘들어.”“아... 선배도 저 사람과 상대가 안 된다면 저희 중에서는 이길 자가 없겠네요.”그 여제자는 잠깐 생각하더니 역시나 천마종에서 천재라고 불리고 있는 지서우를 보면서 물었다.“지 선배는요? 저 전석렬이라는 사람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지서우가 잠깐 고민하더니 결국엔 고개를 흔들었다.“내가 지연이랑 함께 붙으면 어느정도 승산이 있을진 몰라도 혼자서는 안 돼.”백유라도 느끼는 바가 있는지 말했다.“그
단약에 의지하여 수련 레벨을 올린 사람들은 인정받지 못했다. 그들은 전투 경험이 부족해 쉽게 죽임을 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시간이 흐름에 따라, 또 다른 두 종문의 사람들도 도착했다. 장지연은 이태호 등에게 이들이 이류 종문의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도착하고부터 무엇이 두려운지 인파를 피해 다녔다.“너무 조심스러워하는 거 아니야?”이태호가 피식 웃고 말았다.“하하, 그럼요. 이류 종문이라 실력이 부족하긴 하니까요. 이곳에 도착하긴 했지만 열쇠를 빼앗길까 봐 경계하고 있는 거잖아요.”장지연이 웃으면서 말했다.“이제 3일 뒤면 비밀의 경지가 열리겠네요. 저희는 이곳에서 조용히 기다리기만 하면 돼요.”하지만 두 날이 지나도 다른 종문의 사람들은 오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백유라는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장지연에게 물었다.“선배, 내일이면 비밀의 경지가 열릴 텐데 왜 두 날 동안 오는 사람이 없어요?”장지연이 웃었다.“아마도 이 근처에 몸을 숨겼다가 비밀의 경지가 열리면 오려나 보지. 어떤 종문의 제자들은 실력이 부족해서 경계심이 많아. 무슨 사고라도 날까 봐 비밀의 경지가 열리면 오기도 해. 그러면 열쇠가 뺏길 일도 없으니까. 전에 그랬던 적이 많아.”“정말요? 여기까지 왔는데 뺏겨요? 정말 날강도나 다름없네요.”백유라가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바로 이때, 다른 남제자가 말했다.“가끔은 그 날강도가 일류 종문의 제자일 수도 있지. 열쇠가 없으니까 실력이 부족한 종문에서 빼앗으려고 하겠지.”“창명종 사람들도 아직 안 왔는데 그들도 두려워서 나타나지 않는 건 아니겠죠?”백지유가 잠깐 생각하더니 웃으면서 말했다.“하하, 그럴 필요는 없지. 무황급 레벨도 얼마 없을 정도로 실력이 막강한 존재라 열쇠를 빼앗길 일도 없어. 어느 종문의 종주나 장로가 염치없이 빼앗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이 없어. 그러면 종문 간의 큰 전쟁이 벌어질 테니까.”“심지어 그런 일이 발생하면 다른 종문에서도 지켜보고만 있지 않고 힘을 합쳐 상대방을 없
한편으로. 조정운이 이태호와 선우정혁의 대화를 들은 후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 얼굴이 시뻘겋게 되었고 두 눈이 혈안이 되었다.이태호를 위해 추궁하겠다고?우리 조씨 가문에서 천교와 성자급 장로들이 죽어서 천남 수사들의 웃음거리로 되었는데 우리 가문에게 추궁하겠다니!조정운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었다. 이렇게 파렴치한 애송이는 난생처음 봤다.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선우정혁을 보면서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선우 종주, 고작 성자 경지의 애송이를 위해 우리 조씨 가문과 적이 되겠단 말입니까?”말을 마친 후 그는 섬뜩한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태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태호가 죽지 않으면 조씨 가문의 체면이 설 수가 없었다.조정운의 말을 들은 선우정혁은 표정이 변하지 않은 채 침착하게 말했다.“조정운, 조씨 가문과 적이 되겠다는 말이 무슨 뜻이지? 내가 자네 집에 찾아가기 전에 먼저 우리 태일종 앞에 와서 행패를 부려? 내가 만만해 보여?”여기까지 말한 선우정혁의 안색이 금세 어두워졌고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로워졌으며 온몸에서 발산한 기운에 주변 공간이 뒤틀어진 것 같았다.조정운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면서 어이없는 듯이 웃었다.“무슨 뜻이죠?”선우정혁은 귀를 후비면서 전혀 개의치 않는 듯이 말했다.“무슨 뜻이라고? 우리 태일종의 천교가 백수산맥에서 그쪽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들의 포위 공격을 받았고 후에 9급 성자 경지 장로의 습격을 받아서 요행히 도망쳤는데, 조씨 가문은 무슨 낯짝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태일종에 와서 행패를 부려?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군.”이 말을 들은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피를 뿜을 뻔했다.그는 난생처음 이렇게 염치없고 적반하장한 사람을 봤다.죽은 것은 분명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들인데 이태호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되었다. 그럼 모두 조씨 가문의 잘못이란 말인가?조씨 가문이 백수산맥에 가야 하지 말아야 했고 이태호와 충돌하지 말아야 했으며 후에 또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을 파견해서 이태
“그래서 조씨 가문의 성왕이 직접 나섰고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기세등등한 태도이군.”권민정은 자신과 이태호 간의 격차가 점점 커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이와 동시에 제5봉의 한 영도에서.한용운은 사건의 경위를 들은 후 어안이 벙벙해졌다.이태호가 종문에 들어온 지 1년 넘었다. 그동안 그는 종문 내에서 명성을 크게 얻었고 창망산맥에서 신소문의 천교를 죽였고 조씨 가문의 천교의 팔을 잘라버렸으며 지금은 9급 성왕의 손에서 도망치기까지 하였다. 한용운은 이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종문 밖에 있는 사람이 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가 아니었다면, 이태호가 특별히 찾아온 바람잡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한용운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중얼거렸다.“이태호야, 이태호. 조씨 가문의 장로들만 죽여도 되는데 왜 저쪽 천교까지 죽였냐?”지금 종문 밖에 있는 조정운의 모습을 보니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았다.같은 시각에 제2봉의 한 영도에서.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여경구는 천천히 눈을 뜨고 믿기지 않은 표정으로 종문 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특히 이태호가 조씨 가문과 어떻게 원한을 맺게 된 자초지종을 들은 후 여경구는 입이 떡 벌어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번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가 전력을 다하지 않았군...”검으로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고 조씨 가문의 2급, 3급 성자 경지의 장로 3명을 격살했으며 심지어 조씨 가문 대장로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니.천남에서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일들이었다.겨루기 대회에서 자신이 이태호와 원한을 맺지 않는 것 같아서 여경구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다른 한편으로. 자주색 빛이 흐르는 섬에서 방금 상처를 회복한 고준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 나타난 기묘한 기운을 느낀 고준서는 속으러 매우 놀라워했다.잠깐의 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후 고준서의 얼굴에 음침하고 섬뜩한 웃음을 지었고 이를 갈면서 말했다.“이태호! 이번에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종문 앞.허공에 선 선우정혁은 온몸에서 기운이 들끓었고 그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은 저절로 펄럭거리면서 휘날렸다. 그는 10리 밖에서 멈춰선 작은 산만한 은백색 비행선을 바라보았다.비행선에 있는 조정운은 선우정혁이 나타난 것을 보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포권을 취하고 나서 말했다.“선우 도우를 뵙습니다.”조정운은 성왕 경지의 대능력자이지만 4급 성왕 경지라 선우정혁보다 한참 뒤떨어져서 예를 갖추고 먼저 인사했다.비행선에 있는 수십 명의 살기등등한 조씨 가문의 장로들을 보자 선우정혁은 그들이 찾아온 이유를 모른 척하면서 물었다.“어쩐 일로 왔지? 우리 태일종과 싸우러 왔는가?”조정운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이태호가 자기 가문의 천교와 장로를 죽인 사실을 곧이곧대로 말했다. 그러고 나서 조정운은 당연하듯이 말했다.“선우 도우, 저는 그냥 이태호 저놈만 원합니다. 저놈을 죽이지 않으면 한을 풀 수가 없습니다!”그의 말은 곧바로 태일종 내에서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특히 종문 제자들이 이태호가 조씨 가문의 천교와 몇몇 성자급 장로를 죽였고 마지막에 9급 성자 경지인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자 태일종이 발칵 뒤집어졌다.“헐! 이 장로의 실력이 대체 얼마나 강하신 거야?”“성자급 장로를 세 명이나 격살한 후 마지막에 내공이 9급 성자인 조시환의 손에서 도망쳤다고?”“와, 이 사형은 정말 괴물 따로 없네. 이제 얼마 지났다고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마저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한 거지?”“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까지 찾아와서 2급 성자 경지인 이 사형을 처치하려고 하다니. 이건 천남 수행계에서도 전혀 없었던 일 거야.”“...”경악을 금치 못한 제자들에 의해 종문이 떠들썩해졌다.요광섬에서.신수민 등 여인들은 연공방에서 폐관 수련 중인 이태호를 바라본 다음 종문의 고공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놀라움에 할 말을 잃었다.그녀들은 이태호가 며칠 전에 천지의 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간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사건이 있
4대 종문과 3대 가문은 천남 지역의 패주로서 그들의 제자를 감히 건드리는 자가 거의 없었다.실력이 동등한 세력이라도 상대방이 소속된 세력의 체면을 어느 정도 봐줄 것이다.이로써 조씨 가문의 가주 조정운이 자기 가문의 천교와 몇몇 장로들이 죽은 소식을 듣고 얼마나 화났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깊은 숨을 들이쉬고 눈썹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종주님, 조씨 가문에게 이 일은 그냥 오해라고 설명하면 안 될까요?””그가 말하자마자 제6봉의 봉주 윤하영은 벌떡 일어나서 패기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종주님, 저희 태일종은 태일성지의 하급 세력이고 천남의 우두머리인데 조씨 가문을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요? 그냥 무시하세요.”옆에 있는 제5봉의 연태건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전에 창망산맥에 갔을 때 이태호는 신소문의 천교를 격살해서 우리 태일종은 신소문과 이미 원수를 맺었는데 이번에 또 조씨 가문을 건드렸습니다. 조씨 가문과 신소문의 성왕이 손을 잡으면 큰 문제가 될 겁니다.”연태건의 말을 들은 맹동석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연 봉주, 무슨 말이야? 그럼 조씨 가문의 성왕이 찾아온다면 우린 제자를 순순히 내줘야 한단 말인가?”맹동석에게 꾸중을 들은 연태건도 난감한 기색을 띠면서 급히 손사래를 쳤다.“그런 뜻은 아니네. 다만 실사구시대로 얘기할 뿐이야. 만일 그 조씨 가문의 성왕이 정말 직접 나서서 신소문과 손을 잡으면 우리 태일종이 아마...”연태건은 뒷말을 잇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뜻을 알아챘을 리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이태호가 상대방을 죽인 행위가 너무 무모했다고 여겼다. 그냥 상대방이 다치게 했으면 종문에게 이렇게 큰 폐를 끼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기는커녕, 이태호가 성공 전장에 들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조씨 가문의 성왕이 그렇게 만만한가?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연태건의 말에 안색이 어두워졌다.특히 이태호와 같은 배
잠시 후, 조씨 가문의 상공에서 조정운은 음침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꼿꼿이 비행선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출발 준비를 한 수십 명의 조씨 장로들을 바라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나와 같이 태일종에 갑시다.”지금 조정운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조씨 가문의 체면은 이번에 백수산맥에서 발생한 일로 인해 완전히 구겨졌다.천교뿐만 아니라 장로 세 명이나 죽었다.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조씨 가문은 천남 4대 종문과 같은 최정상 세력이 아니지만 그래도 성왕급 수사가 있는 대가문이었다. 온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계속 이태호에게서 낭패를 보았다.지난 창망산맥에서 이태호는 조광학의 팔을 잘랐다. 이에 조씨 가문은 화났지만 동부 유적지에서 일어난 일은 젊은 세대들 간의 싸움이기에 성왕급 수사가 관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조씨 가문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다.이번에도 가만히 있으면 앞으로 개나 소나 조씨 가문의 머리 위에서 날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조정운은 태일종에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비행선을 몰고 별똥별처럼 하늘을 스쳐 지나가면서 그의 눈에 섬뜩한 살기를 띠었다....이와 동시에.태일종의 제1봉 대전에서 선우정혁은 상석에 앉았고 그의 좌우 양쪽에는 9대 봉주들이 모였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선우정혁의 정중한 표정과 동료들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 무슨 심각한 일이 일어났음을 눈치챘다.왜냐하면 대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종주는 9대 봉주를 이곳에 불러서 논의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맹동석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종주님, 종문에 무슨 큰일이 생겨서 저희를 이곳이 부르신 겁니까?”맹동석의 말에 주변에 있는 다른 봉주들도 일제히 선우정혁을 바라보았다.그들도 속으로 똑같은 의문을 품었다.의자에 앉은 선우정혁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이번에 확실히 큰일이 있어서 자네들을 부른 거네.”그러고 나서 그는 이태호가 백수산맥에서 천지의
조씨 가문의 산소에 사람들이 모였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조정운은 조시환의 보고를 들은 후 손을 세게 의자의 손잡이에 내리치자 손잡이는 순식간에 가루로 부서졌다.“간덩이가 부었군!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세 명이나 참살하고 도망쳤다니! 우리 조씨 가문은 안중에도 없군!”의자에 앉아 있는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자기의 아들이 격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그는 가장 먼저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 그리고 10여 명의 장로를 파견했다. 이태호를 추격하고 포위했지만 이태호가 마지막에 도망쳤다.그야말로 조씨 가문에게 극심한 모욕감을 안겨 주었다.조정운이 어찌 화나서 펄펄 뛰지 않을 수 있겠는가?주변에 모인 장로들은 그의 말을 듣고 모두 이태호에 대한 적개심이 불타올랐다.“가주님, 우리 직접 태일종에 찾아가서 선우정혁보고 이태호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정운아, 소주와 몇몇 장로들이 이대로 헛되이 죽게 할 수 없네!”“가주님, 차라리 태일종과 싸웁시다! 전에 태일종이 신소문의 천교도 죽였으니 마침 우리는 이 기회에 신소문과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지지하는 자도 있고 반대하는 자도 있었다.바로 이때 7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한 노인이 일어서서 말했다.“가주님, 심사숙고하셔야 합니다. 대장로의 보고에 따르면 이태호는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쳤습니다. 천남의 각 종문에는 이런 보물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태호는 태일종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했으니 중주 성지에 있는 천교라 할지라도 이자보다 더 뛰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허공전송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중주의 성지, 아니면 동황의 세가들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셋째야, 남의 사기를 부추기고 자신의 기세를 꺾지 마!”성격이 불같은 장로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소. 삼장로는 이태호에게 놀라서 정신이
천리 밖에 있는 한 고요한 평원의 상공에서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번쩍거렸고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높이가 1장 되는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 이윽고 한 청년 남자가 그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이 청년 남자가 바로 이태호였다. 그는 나오자마자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의 지형을 관찰하였다.다행히 대허공전송부는 그를 낯선 곳으로 전송하지 않았다.눈앞에 있는 이 평원은 그가 알고 있는 곳으로 태일종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는 재빨리 사물 반지에서 영단 두 알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강력한 약효는 영기로 변해서 그의 육신에 퍼졌고 어긋난 오장육부와 파손된 경맥을 회복시켰다.“아까 정말 위험했어. 하마터면 조시환의 손에 죽을 뻔했네.”이태호는 신식을 체내에서 거둔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9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 정말 강대했다. 조시환의 일반 공격에 그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고 심지어 전송부를 부숴버리고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었다.이런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보물을 아직 실컷 구경도 못했는데 바로 조시환의 앞에서 사용했다.“빌어먹을 조씨 가문!”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파서 욕설을 퍼부었다.“앞으로 조씨 가문보고 천배 갚게 할 거야.”대허공전송부는 성왕급 대능력자가 제련한 옥부였다. 천남 지역뿐만 아니라 중주의 많은 산수(散修)들도 얻기 힘든 보물이었다.그러니 이태호가 어찌 조씨 가문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체내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이태호는 잡생각을 그만두었다.‘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쫓아올 수 있으니 일단 종문으로 돌아가자.’그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두 시진 후, 이태호는 태일종의 산문 앞에 도착했다. 태일종은 구름을 꿰뚫고 우뚝 솟은 첩첩산중에 자리 잡고 있으며 웅장하고 험준하며 영기가 그윽했다.태일종의 구역에 들어선 이태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곧바로 요광섬으로 돌아갔다.요광섬에
한편, 조시환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어? 아직 안 죽었네?”그는 9급 성자급 수사로서 지금은 성왕 경지의 문턱에 이르렀다.조시환의 육신은 이미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갔다. 그의 혈액은 황금색으로 되었고 육신의 힘은 진룡과 견줄 수 있으며 태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다. 조시환은 조씨 가문의 대장로로서 과거에 수많은 2급 성자급 수사를 참살하였다.이태호가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고 천교일지라도 기껏해야 3급 성자급 수사와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가 그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조시환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시환은 놀라움을 뒤로 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이태호를 비웃었다.“이제 또 무슨 수단이 있는지 보자!”이제 방어 영보의 도움이 없는 이태호는 조시환에게 있어서 덩치가 조금 큰 개미에 불과했다. 그가 힘을 쓰면 바로 짓밟아 죽일 수 있었다.이와 동시에.힘겹게 조시환의 치명적인 공격을 막아낸 이태호도 상황이 안 좋았다. 그의 몸은 큰 산에 부딪힌 것처럼 아팠고 오장육부의 위치가 어긋났으며 피를 토하였다. 그는 심각한 내상을 입어서 체내의 영기가 거의 정체되었다.이태호는 전송부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는 당장 전승부를 부숴버렸고 원신으로 주변에 있는 천지의 힘과 연결하였다.대허공전송부가 부서진 순간에 주변의 공간이 파멸되면서 공간 통로가 생겼다.주변의 공간이 불안정해졌고 이태호의 앞에 수상한 현상이 나타난 것을 본 조시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이태호가 방금 부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아챘다.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소리를 질렀다.“대… 대허공전송부?!”조시환은 깜짝 놀랐지만 이태호를 향해 주먹 공세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그러나 이미 허공의 힘에 감싼 이태호는 곧장 주변의 공간을 찢어서 산골짜기의 상공에서 사라졌다.이태호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이 믿기지
순식간에 주변 10여 리에 있는 허공에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났고 수많은 거미줄 같은 공간의 틈새가 나타났다.깨진 틈새에서 지수풍화(地水風火)가 쏟아져 나왔고 그중에서 어둡고 허무한 공간을 드러냈다.조시환의 눈에서 서늘한 빛이 번뜩거렸고 살기가 극에 이르렀다. 이태호의 종적을 알게 되고 나서 조시환은 곧바로 날아왔다. 그러나 그가 도착하자마자 조보성이 격살당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엄청난 충격을 받은 조시환의 분노가 최고조로 차올랐고 이태호에 대한 살기가 더욱 깊어졌다.조보성이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인데 또 이태호의 손에 죽다니!조시환의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그는 강렬한 살의를 품은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네 이놈! 오늘 내가 꼭 네 놈을 죽일 거야!”조시환은 이를 갈면서 노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9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으면서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팽배한 영기가 빛기둥처럼 뿜어져 나왔고 허공에서 공포스러운 굉음을 냈다.격렬한 충격파는 주변의 모래와 자갈을 휩쓸고 화살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이태호가 반응하기도 전에 격렬한 음폭 소리가 들려왔다.위기가 다가온 것을 느낀 이태호는 주저 없이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바로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주입하였다.손바닥만 한 현황종이 ‘땡’ 소리를 내면서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우렁찬 종소리를 냈고 사방에서 들끓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은 순식간에 진압되어 가루로 되었다.이어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내려오면서 이태호의 주변에 보호캡을 형성했다.“펑!”조시환이 날린 주먹 공격들이 현황종의 보호캡에 부딪히면서 보호캡이 흔들렸고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은 이태호를 훨씬 능가했기 때문이다.보잘것없는 중급 영보는 그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현황종에서 도자기에 금이 가는 소리처럼 청아가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태호는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균열이 촘촘히 난 것을 발견했고 수시로 깨질 것처럼 보였다. 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