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연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백지유와 이태호 등에게 말했다.“상대방은 일류 종문인 호우종의 사람들이야. 요 몇 년 발전되는 모습을 보면 창명종도 따라갈 정도야.”장지연은 잠깐 멈칫하더니 계속해서 말했다.“저 전석렬이라는 사람은 고작 21살에 호우종에서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이야. 이 나이에 이런 수련 레벨을 가지고 있는 게 자랑스러운 일이긴 하지. 저 사람보다 수련 레벨이 높은 사람이 있긴 해도 저기 들어가지도 못해.”백지유가 듣고 감탄했다.“글쎄 건방지다 했어요. 21살에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게 자랑스럽긴 하죠. 7, 8품 존왕급 레벨이 되는 건 하루아침의 일이겠네요.”장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천재적인 면도 있고 전투력도 대단하다고 들었어. 전에 존왕급 수련 레벨을 가진 분이 저 사람한테 죽임을 당했다고 들었어. 그 정도로 전투력이 대단한 사람이야.”이때 장지연 옆에 있던 한 여제자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선배 전투력도 좋잖아요. 저희들 중에서도 보기 드문 천재 아니에요? 선배는 저 사람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장지연이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고개를 흔들었다.“비록 내 실력이 1품 존왕급 레벨과 비슷하다지만 1품 존왕급 실력자를 죽이기엔 멀었어. 너희도 알다시피 9품 지존급 레벨과 1품 존왕급 레벨은 비슷해 보이겠지만 그래도 하늘과 땅 차이야. 1품 존왕급 실력자를 죽이려면 힘들지. 그리고 내가 1품 존왕급 레벨이라고 해도 전투력이 약한 2품 존왕급 실력자를 죽일 순 있어도 1품 존왕급 실력자를 죽이기엔 힘들어.”“아... 선배도 저 사람과 상대가 안 된다면 저희 중에서는 이길 자가 없겠네요.”그 여제자는 잠깐 생각하더니 역시나 천마종에서 천재라고 불리고 있는 지서우를 보면서 물었다.“지 선배는요? 저 전석렬이라는 사람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지서우가 잠깐 고민하더니 결국엔 고개를 흔들었다.“내가 지연이랑 함께 붙으면 어느정도 승산이 있을진 몰라도 혼자서는 안 돼.”백유라도 느끼는 바가 있는지 말했다.“그
단약에 의지하여 수련 레벨을 올린 사람들은 인정받지 못했다. 그들은 전투 경험이 부족해 쉽게 죽임을 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시간이 흐름에 따라, 또 다른 두 종문의 사람들도 도착했다. 장지연은 이태호 등에게 이들이 이류 종문의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도착하고부터 무엇이 두려운지 인파를 피해 다녔다.“너무 조심스러워하는 거 아니야?”이태호가 피식 웃고 말았다.“하하, 그럼요. 이류 종문이라 실력이 부족하긴 하니까요. 이곳에 도착하긴 했지만 열쇠를 빼앗길까 봐 경계하고 있는 거잖아요.”장지연이 웃으면서 말했다.“이제 3일 뒤면 비밀의 경지가 열리겠네요. 저희는 이곳에서 조용히 기다리기만 하면 돼요.”하지만 두 날이 지나도 다른 종문의 사람들은 오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백유라는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장지연에게 물었다.“선배, 내일이면 비밀의 경지가 열릴 텐데 왜 두 날 동안 오는 사람이 없어요?”장지연이 웃었다.“아마도 이 근처에 몸을 숨겼다가 비밀의 경지가 열리면 오려나 보지. 어떤 종문의 제자들은 실력이 부족해서 경계심이 많아. 무슨 사고라도 날까 봐 비밀의 경지가 열리면 오기도 해. 그러면 열쇠가 뺏길 일도 없으니까. 전에 그랬던 적이 많아.”“정말요? 여기까지 왔는데 뺏겨요? 정말 날강도나 다름없네요.”백유라가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바로 이때, 다른 남제자가 말했다.“가끔은 그 날강도가 일류 종문의 제자일 수도 있지. 열쇠가 없으니까 실력이 부족한 종문에서 빼앗으려고 하겠지.”“창명종 사람들도 아직 안 왔는데 그들도 두려워서 나타나지 않는 건 아니겠죠?”백지유가 잠깐 생각하더니 웃으면서 말했다.“하하, 그럴 필요는 없지. 무황급 레벨도 얼마 없을 정도로 실력이 막강한 존재라 열쇠를 빼앗길 일도 없어. 어느 종문의 종주나 장로가 염치없이 빼앗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이 없어. 그러면 종문 간의 큰 전쟁이 벌어질 테니까.”“심지어 그런 일이 발생하면 다른 종문에서도 지켜보고만 있지 않고 힘을 합쳐 상대방을 없
이튿날 아침, 날이 밝자마자 백지연은 멀지 않은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봐요. 두 팀이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가까이 붙어있는 거 보니 두 팀의 우호 세력 아니에요?”장청아가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우호 세력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가까이 붙어있진 않을 거예요.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어요. 그건 바로 상대 종문에서도 우리 종문처럼 두 개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거죠.”“설마요? 열쇠를 두 개 가진 종문이 또 있다고요?”백지연은 그녀의 말을 듣더니 흠칫하고는 말했다.장청아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래요, 그 종문이 바로 창명종이죠. 그래서 아마 이쪽으로 오고 있는 사람들이 창명종 사람들일 거예요.”이태호가 듣고는 미간을 구겼다.“창문종이 우리에게 우호 세력인가요? 적대 세력은 아닌 것 같은데.”장청아가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우호 세력이죠. 우리 두 종문은 항상 사이도 좋았고요. 예전에 비경에서 보물을 찾던 제자들과 창문종 제자들은 서로를 도왔어요. 다른 종문 제자들이 우리 제자 보물을 빼앗으려 할 때 그들이 모두 도와줬고요. 창문종 제자들은 우리 물건을 뺏지 않아요.”신수민이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미간을 구기고는 장청아에게 말했다.“하지만 그건 옛날얘기잖아요. 예전에는 두 종문 사이에 혼약이 맺어져 있었는데 지금 창명종의 소종주와 우리 종문의 아가씨는 사이가 좋지 않아요. 상대는 이미 파혼을 했고, 심지어 아가씨를 비방했어요. 그런데도 창명종 제자들은 우리 두 종문이 사이좋다고 생각할까요? 그들을 믿을 수 있겠어요?”그 말을 들은 장청아는 눈살을 찌푸렸다.신수민이 말한 점에 대해 그녀도 잘 모르는 눈치였다.그녀는 한참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그렇게까지 생각하진 않겠죠. 두 종문 제자들의 우정은 오랫동안 쌓아온 것인데 이렇게 빨리 무너지지는 않을 거예요. 그때 강선욱 도련님도 화가 나서 충동적으로 아가씨의 일을 털어놓으셨을지도 모르잖아요. 진정되면 괜찮아지겠죠. 우리 아가씨가 일부러도 아니고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러셨던
장청아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내가 아가씨라면 나도 상대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할 거야. 하지만 동시에 상대의 얼굴을 알기 겁이 나기도 하지. 만약 상대가 못생기고 뚱뚱한 오타쿠면 어떻게 해? 첫날밤을 그런 사람과 치렀다고 생각하면 엄청 불쾌하겠어.”지하원은 그 말에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그러게요. 만약 상대가 못생기고 뚱뚱한 남자라면 우울증이라도 걸릴 것 같아요. 차라리 모르는 게 좋겠어요.”이태호는 쉴 새 없이 떠드는 그녀들의 말을 듣더니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짓고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주었다.“여러분, 기억하세요. 무슨 일이 있든 우리 천청종과 창명종의 관계는 예전 같지 않아요. 들어간 후 그들 제자의 보물을 뺏지 않더라도 거리를 두고 경계심을 가지는 게 좋을 거예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잖아요. 어떤 제자들은 두 종문 사이의 옛정을 생각할 수도 있는데 어떤 제자들은 안 그러겠죠.”“그래요. 이 장로님 말씀 맞아요. 다들 경각심을 높이는 것도 좋겠네요. 알겠죠?”장청아도 이태호의 말이 맞는다고 생각해 그녀의 팀 사람들에게 말했다.이태호가 뭔가를 생각하다가 또 장청아에게 말했다.“그럼 우리 종문 아가씨와 첫날밤을 치른 남자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니면 살려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 남자가 누군지 알게 되면 죽일 거예요?”장청아는 생각에 잠기다가 한참 지난 후에야 대답했다.“죽이진 않을 거예요. 종주님의 부탁으로 한 일이잖아요.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아가씨는 죽었을 거니까 어떻게 보면 아가씨 목숨을 살린 은인이라고도 볼 수 있죠. 그리고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종주님이 협박해서 죽였을 수도 있어요.”지하원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아가씨를 협박해서 한 일도 아니고, 종주님의 부탁으로 그런 거잖아요. 세 사람의 입장 다 이해가 가요. 종주님도 아가씨가 죽어가는 것을 눈 뜨고 볼 수만은 없겠죠. 그러니까 이 모든 게 운명이라는 거예요, 아무도 바꿀 수 없는. 그래도 그 자식,
얼마 지나지 않아 그쪽에서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이 이태호 쪽으로 걸어왔다.이태호는 멀리서 그들을 지켜봤는데도 그들은 9급 존자 내공을 가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게다가 9급 존자 내공의 탑을 찍은 걸 보니 아무래도 두 팀의 리더인 듯싶었다.“하하, 천청종에서 일찍 오셨네요.”그 남자는 웃음을 터뜨리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는 물었다.“혹시 팀을 이끄는 리더가 누구시죠?”장청아가 앞으로 다가가더니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저는 장청아라고 합니다, 이 팀의 리더이죠. 저기 저분은 이태호 씨인데 다른 팀의 리더입니다.”이태호도 앞으로 걸어가고는 장청아 옆에 섰다.“두 분, 반갑습니다.”그 남자는 이태호를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저는 이무성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장연희 씨고요. 우리 두 사람은 이번 창명종의 두 리더입니다.”“이무성? 저 사람이 천재 이무성이에요? 나이가 많지 않다더니 오늘 실물을 영접하게 될 줄이야.”“장연희? 저 사람이 장연희인가요? 정말 대단하네요. 기껏해야 열여덟 살 되어 보이는데.”천청종 쪽의 제자들은 두 사람의 이름을 듣더니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채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두 명의 천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했다.이무성은 이런 칭찬을 즐겼다. 그의 얼굴에는 줄곧 화사한 미소가 띠어 있었다.그는 빠르게 이태호를 보더니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장청아 씨는 당연히 들어본 적 있죠. 하지만 이태호 이분은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데요?”이무성은 이태호를 업신여겼지만 여전히 겉으로는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천청종에 천재가 많으신가 봐요. 이름 들어보지도 못한 인재가 널렸겠죠?”이태호가 웃으며 대답했다.“과찬이십니다. 비경에서 만나게 되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장연희도 웃으며 바로 대답했다.“당연하죠. 우리 두 종문은 예전부터 사이가 좋았잖아요. 비경에 들어가면 서로 도와야죠.”이무성도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어갔다.“그렇긴 해요. 만약 비경 안에서 만나게 되면 서로 돕는 게 도리죠.”그 말을
장연희와 이무성은 장청아과 한참 더 얘기를 나누고서야 그들의 팀으로 돌아갔다.지하원이 씩 웃으며 말했다.“보아하니 이번 보물찾기는 훨씬 수월할 것 같네요. 우리 두 종문의 인원수만 합쳐도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되는데요. 그리고 창명종 쪽 제자들의 실력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아마 무황 내공을 가진 사람조차 없을걸요?”“실력이 대단하긴 하죠. 9급과 8급 존재 내공의 사람이 우리보다 많긴 하니까.”이태호는 그쪽 사람들을 훑어보다가 덤덤하게 말했다.지하원은 흠칫하다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저들이 영기도 안 썼고, 지금 영기 파동도 얼마 보이지 않는데 저 사람들의 내공을 다 알아낼 수 있어요?”이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저 사람들의 내공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는 있죠. 하지만 우리 종문이 전체적 실력이 저들보다 나아요.”“네? 그럴 리가요? 우리 종문에서 내공이 높은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지하원은 그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지 어안이 벙벙했다.이태호가 씩 웃더니 지하원에게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뭘 까먹은 건 아니죠?”지하원은 잠시 흠칫하다가 곧바로 반응하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렇네요, 하마터면 그 일을 까먹을 뻔했네요.”장청아도 바로 그의 뜻을 알아챘다. 내공이 높은 사람들은 모두 이태호가 준 4급 고급 단약을 가지고 있었는데 비경에 들어가면 단약을 가진 사람들이 동굴을 찾아 숨어 수련하면 내공을 빠르게 1급 존왕의 경지까지 수련할 수 있다. 그러면 비경에서 기선 제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9급 존자와 1급 존왕은 차원이 달랐으니 말이다.하지만 지하원은 또 미간을 구기며 이태호에게 말했다.“아니에요. 그래도 저들은 우리보다 훨씬 높은 내공을 가지고 있죠. 하마터면 잊을 뻔했는데 창명종이 이렇게 대단한 이유는 그들 종문에서도 4급 고급 연단사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내공 높은 제자들은 아마 모두 4급 고급 단약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비경에 들어간 후 그 단약을 사용할 타이밍만
장청아는 어색하게 웃으며 이태호에게 말했다.“아주 간단해요. 이따가 저 검은 구름에서 일곱 색깔의 빛이 이 큰 산을 내리쬘 거예요. 앞에 있는 절벽 위로 거대한 붉은 소용돌이가 나타날 것인데, 거기가 바로 비경의 문이에요.”여기까지 말한 장청아는 잠깐 흠칫하다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그때면 손에 영패 열두 개를 쥐고 있는 사람이 영패 열두 개를 모두 꺼내 하늘로 던져야 해요. 그러면 영패 하나하나가 커질 거고, 100명이 한 조가 되어 그 아래에 숨으면 영패와 같이 안으로 날아갈 수 있어요. 하지만 한 조에 사람이 절대 넘쳐나면 안 된다는 것을 잘 기억해요. 아니면 넘친 인원수는 영패와 함께 들어갈 수 없어요. 꼭 기억해요, 한 영패는 사람 백 명밖에 못 데려가니 사람이 그보다 적으면 되지만 많으면 절대 안 돼요.”지하원이 말을 보탰다.“그때면 위에서 번개가 끊임없이 떨어질 것이고 머리 위의 영패가 바로 그 번개의 공격을 막아주죠. 만약 사람이 넘쳐난다면 비경 입구에서 넘쳐난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 번개에 맞아 죽을 거예요.”그 말을 들은 백지연과 신수민은 깜짝 놀라 서로 눈을 마주쳤다.비경에 들어가는 룰이 이렇게 엄격할 줄이야.하지만 그들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비경에 들어가기도 전에 번개에 맞아 죽을 것이다. 그렇게 죽게 된다면 얼마나 억울할 것인가?백지연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며 말했다.“어쩐지. 어쩐지 출발하기 전에 종주님께서 백 명을 한 조로, 매개 조에 영패 하나씩 나눠주셨군요. 그게 다 이유가 있었다니.”“이런 비경의 상황을 알아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도가 있었겠어요. 아니면 영패 하나로 백 명밖에 못 데려가는 것도 알아낼 수 없었겠죠.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얻어낸 소중한 경험이네요.”그 말을 이태호는 감개무량했다. 이게 바로 앞사람의 노력으로 뒷사람이 이익을 보게 되는 게 아닌가?“펑!”시간이 천천히 흘렀다.드디어 한 시간 후, 일곱 색깔의 빛이 검은 구름에서 아래로 내리쬐더니 큰 산 전체를 뒤덮었다. 그 앞 절벽
영패가 커질 때 이태호는 뒤를 돌아봤다.그리고 먼 곳에서 열쇠를 가진 다른 종문 사람들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보아하니 전에 장청아의 말이 모두 맞았다.열쇠를 가진 종문은 열쇠를 뺏길까 봐 두려워서 일찍 도착했다고 하더라도 바로 오지 않고, 비경의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린 후 오게 되어 있다고 말했었다.“출발!”이태호의 명령과 함께 사람들은 모두 영패 아래에 숨었다.그리고 점점 커지는 금빛 영패를 따라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었다.안으로 뛰어들 때 이태호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다른 세상에 도착한 것 같았다.이 세상에서는 중력이 훨씬 무거워졌고, 공간도 이전 공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었다.그래서 이 세상으로 들어온 후 이태호의 몸 전체가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반응이 빨라 1, 3초 만에 빠르게 중심을 잡고는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이곳의 영기는 역시 바깥세상보다 훨씬 진했다.이태호는 어떤 숲 상공에 있었고 그의 앞에는 역시 일망무제한 숲이 펼쳐졌다.그를 따라 들어온 사람들은 마치 증발이라도 한 듯이 종적을 감췄다.그리고 그가 던진 거대한 영패는 원래의 모습으로 작아지더니 바닥에 떨어졌다.이태호는 곧바로 영력으로 영패를 컨트롤해 날아오르게 한 후 손바닥으로 그 영패를 쥐었다.영패를 잘 챙기고서야 이태호는 영력을 천천히 풀며 사방을 살폈다.“4급 저급 영초, 하하, 숲 외곽에도 4급 저급 영초가 있다니. 역시 무유 비경이라고 불릴만한 이유가 있었어..”이태호가 입꼬리를 씩 올리고는 곧바로 날아가 4급 저급 영초를 땄다.그가 이번에 비경으로 들어온 주요한 이유는 소흑초를 찾는 것이라 등급이 낮은 영초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지만 4급 저급 영초이자 연단에 적합한 영초를 그는 지나칠 이유가 없었다.그는 영초를 잘 챙긴 후 손바닥을 뒤집더니 전에 남두식이 그에게 준 심혼반을 꺼냈다.그가 정혈 한 방울을 심혼반 위로 떨어뜨리고, 또 약간의 영기를 주입하자 심혼반은 반짝이기 시작했다.이태호는 곧 손바
한편으로. 조정운이 이태호와 선우정혁의 대화를 들은 후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 얼굴이 시뻘겋게 되었고 두 눈이 혈안이 되었다.이태호를 위해 추궁하겠다고?우리 조씨 가문에서 천교와 성자급 장로들이 죽어서 천남 수사들의 웃음거리로 되었는데 우리 가문에게 추궁하겠다니!조정운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었다. 이렇게 파렴치한 애송이는 난생처음 봤다.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선우정혁을 보면서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선우 종주, 고작 성자 경지의 애송이를 위해 우리 조씨 가문과 적이 되겠단 말입니까?”말을 마친 후 그는 섬뜩한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태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태호가 죽지 않으면 조씨 가문의 체면이 설 수가 없었다.조정운의 말을 들은 선우정혁은 표정이 변하지 않은 채 침착하게 말했다.“조정운, 조씨 가문과 적이 되겠다는 말이 무슨 뜻이지? 내가 자네 집에 찾아가기 전에 먼저 우리 태일종 앞에 와서 행패를 부려? 내가 만만해 보여?”여기까지 말한 선우정혁의 안색이 금세 어두워졌고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로워졌으며 온몸에서 발산한 기운에 주변 공간이 뒤틀어진 것 같았다.조정운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면서 어이없는 듯이 웃었다.“무슨 뜻이죠?”선우정혁은 귀를 후비면서 전혀 개의치 않는 듯이 말했다.“무슨 뜻이라고? 우리 태일종의 천교가 백수산맥에서 그쪽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들의 포위 공격을 받았고 후에 9급 성자 경지 장로의 습격을 받아서 요행히 도망쳤는데, 조씨 가문은 무슨 낯짝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태일종에 와서 행패를 부려?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군.”이 말을 들은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피를 뿜을 뻔했다.그는 난생처음 이렇게 염치없고 적반하장한 사람을 봤다.죽은 것은 분명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들인데 이태호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되었다. 그럼 모두 조씨 가문의 잘못이란 말인가?조씨 가문이 백수산맥에 가야 하지 말아야 했고 이태호와 충돌하지 말아야 했으며 후에 또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을 파견해서 이태
“그래서 조씨 가문의 성왕이 직접 나섰고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기세등등한 태도이군.”권민정은 자신과 이태호 간의 격차가 점점 커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이와 동시에 제5봉의 한 영도에서.한용운은 사건의 경위를 들은 후 어안이 벙벙해졌다.이태호가 종문에 들어온 지 1년 넘었다. 그동안 그는 종문 내에서 명성을 크게 얻었고 창망산맥에서 신소문의 천교를 죽였고 조씨 가문의 천교의 팔을 잘라버렸으며 지금은 9급 성왕의 손에서 도망치기까지 하였다. 한용운은 이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종문 밖에 있는 사람이 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가 아니었다면, 이태호가 특별히 찾아온 바람잡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한용운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중얼거렸다.“이태호야, 이태호. 조씨 가문의 장로들만 죽여도 되는데 왜 저쪽 천교까지 죽였냐?”지금 종문 밖에 있는 조정운의 모습을 보니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았다.같은 시각에 제2봉의 한 영도에서.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여경구는 천천히 눈을 뜨고 믿기지 않은 표정으로 종문 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특히 이태호가 조씨 가문과 어떻게 원한을 맺게 된 자초지종을 들은 후 여경구는 입이 떡 벌어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번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가 전력을 다하지 않았군...”검으로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고 조씨 가문의 2급, 3급 성자 경지의 장로 3명을 격살했으며 심지어 조씨 가문 대장로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니.천남에서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일들이었다.겨루기 대회에서 자신이 이태호와 원한을 맺지 않는 것 같아서 여경구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다른 한편으로. 자주색 빛이 흐르는 섬에서 방금 상처를 회복한 고준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 나타난 기묘한 기운을 느낀 고준서는 속으러 매우 놀라워했다.잠깐의 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후 고준서의 얼굴에 음침하고 섬뜩한 웃음을 지었고 이를 갈면서 말했다.“이태호! 이번에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종문 앞.허공에 선 선우정혁은 온몸에서 기운이 들끓었고 그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은 저절로 펄럭거리면서 휘날렸다. 그는 10리 밖에서 멈춰선 작은 산만한 은백색 비행선을 바라보았다.비행선에 있는 조정운은 선우정혁이 나타난 것을 보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포권을 취하고 나서 말했다.“선우 도우를 뵙습니다.”조정운은 성왕 경지의 대능력자이지만 4급 성왕 경지라 선우정혁보다 한참 뒤떨어져서 예를 갖추고 먼저 인사했다.비행선에 있는 수십 명의 살기등등한 조씨 가문의 장로들을 보자 선우정혁은 그들이 찾아온 이유를 모른 척하면서 물었다.“어쩐 일로 왔지? 우리 태일종과 싸우러 왔는가?”조정운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이태호가 자기 가문의 천교와 장로를 죽인 사실을 곧이곧대로 말했다. 그러고 나서 조정운은 당연하듯이 말했다.“선우 도우, 저는 그냥 이태호 저놈만 원합니다. 저놈을 죽이지 않으면 한을 풀 수가 없습니다!”그의 말은 곧바로 태일종 내에서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특히 종문 제자들이 이태호가 조씨 가문의 천교와 몇몇 성자급 장로를 죽였고 마지막에 9급 성자 경지인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자 태일종이 발칵 뒤집어졌다.“헐! 이 장로의 실력이 대체 얼마나 강하신 거야?”“성자급 장로를 세 명이나 격살한 후 마지막에 내공이 9급 성자인 조시환의 손에서 도망쳤다고?”“와, 이 사형은 정말 괴물 따로 없네. 이제 얼마 지났다고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마저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한 거지?”“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까지 찾아와서 2급 성자 경지인 이 사형을 처치하려고 하다니. 이건 천남 수행계에서도 전혀 없었던 일 거야.”“...”경악을 금치 못한 제자들에 의해 종문이 떠들썩해졌다.요광섬에서.신수민 등 여인들은 연공방에서 폐관 수련 중인 이태호를 바라본 다음 종문의 고공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놀라움에 할 말을 잃었다.그녀들은 이태호가 며칠 전에 천지의 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간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사건이 있
4대 종문과 3대 가문은 천남 지역의 패주로서 그들의 제자를 감히 건드리는 자가 거의 없었다.실력이 동등한 세력이라도 상대방이 소속된 세력의 체면을 어느 정도 봐줄 것이다.이로써 조씨 가문의 가주 조정운이 자기 가문의 천교와 몇몇 장로들이 죽은 소식을 듣고 얼마나 화났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깊은 숨을 들이쉬고 눈썹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종주님, 조씨 가문에게 이 일은 그냥 오해라고 설명하면 안 될까요?””그가 말하자마자 제6봉의 봉주 윤하영은 벌떡 일어나서 패기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종주님, 저희 태일종은 태일성지의 하급 세력이고 천남의 우두머리인데 조씨 가문을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요? 그냥 무시하세요.”옆에 있는 제5봉의 연태건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전에 창망산맥에 갔을 때 이태호는 신소문의 천교를 격살해서 우리 태일종은 신소문과 이미 원수를 맺었는데 이번에 또 조씨 가문을 건드렸습니다. 조씨 가문과 신소문의 성왕이 손을 잡으면 큰 문제가 될 겁니다.”연태건의 말을 들은 맹동석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연 봉주, 무슨 말이야? 그럼 조씨 가문의 성왕이 찾아온다면 우린 제자를 순순히 내줘야 한단 말인가?”맹동석에게 꾸중을 들은 연태건도 난감한 기색을 띠면서 급히 손사래를 쳤다.“그런 뜻은 아니네. 다만 실사구시대로 얘기할 뿐이야. 만일 그 조씨 가문의 성왕이 정말 직접 나서서 신소문과 손을 잡으면 우리 태일종이 아마...”연태건은 뒷말을 잇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뜻을 알아챘을 리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이태호가 상대방을 죽인 행위가 너무 무모했다고 여겼다. 그냥 상대방이 다치게 했으면 종문에게 이렇게 큰 폐를 끼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기는커녕, 이태호가 성공 전장에 들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조씨 가문의 성왕이 그렇게 만만한가?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연태건의 말에 안색이 어두워졌다.특히 이태호와 같은 배
잠시 후, 조씨 가문의 상공에서 조정운은 음침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꼿꼿이 비행선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출발 준비를 한 수십 명의 조씨 장로들을 바라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나와 같이 태일종에 갑시다.”지금 조정운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조씨 가문의 체면은 이번에 백수산맥에서 발생한 일로 인해 완전히 구겨졌다.천교뿐만 아니라 장로 세 명이나 죽었다.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조씨 가문은 천남 4대 종문과 같은 최정상 세력이 아니지만 그래도 성왕급 수사가 있는 대가문이었다. 온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계속 이태호에게서 낭패를 보았다.지난 창망산맥에서 이태호는 조광학의 팔을 잘랐다. 이에 조씨 가문은 화났지만 동부 유적지에서 일어난 일은 젊은 세대들 간의 싸움이기에 성왕급 수사가 관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조씨 가문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다.이번에도 가만히 있으면 앞으로 개나 소나 조씨 가문의 머리 위에서 날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조정운은 태일종에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비행선을 몰고 별똥별처럼 하늘을 스쳐 지나가면서 그의 눈에 섬뜩한 살기를 띠었다....이와 동시에.태일종의 제1봉 대전에서 선우정혁은 상석에 앉았고 그의 좌우 양쪽에는 9대 봉주들이 모였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선우정혁의 정중한 표정과 동료들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 무슨 심각한 일이 일어났음을 눈치챘다.왜냐하면 대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종주는 9대 봉주를 이곳에 불러서 논의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맹동석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종주님, 종문에 무슨 큰일이 생겨서 저희를 이곳이 부르신 겁니까?”맹동석의 말에 주변에 있는 다른 봉주들도 일제히 선우정혁을 바라보았다.그들도 속으로 똑같은 의문을 품었다.의자에 앉은 선우정혁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이번에 확실히 큰일이 있어서 자네들을 부른 거네.”그러고 나서 그는 이태호가 백수산맥에서 천지의
조씨 가문의 산소에 사람들이 모였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조정운은 조시환의 보고를 들은 후 손을 세게 의자의 손잡이에 내리치자 손잡이는 순식간에 가루로 부서졌다.“간덩이가 부었군!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세 명이나 참살하고 도망쳤다니! 우리 조씨 가문은 안중에도 없군!”의자에 앉아 있는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자기의 아들이 격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그는 가장 먼저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 그리고 10여 명의 장로를 파견했다. 이태호를 추격하고 포위했지만 이태호가 마지막에 도망쳤다.그야말로 조씨 가문에게 극심한 모욕감을 안겨 주었다.조정운이 어찌 화나서 펄펄 뛰지 않을 수 있겠는가?주변에 모인 장로들은 그의 말을 듣고 모두 이태호에 대한 적개심이 불타올랐다.“가주님, 우리 직접 태일종에 찾아가서 선우정혁보고 이태호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정운아, 소주와 몇몇 장로들이 이대로 헛되이 죽게 할 수 없네!”“가주님, 차라리 태일종과 싸웁시다! 전에 태일종이 신소문의 천교도 죽였으니 마침 우리는 이 기회에 신소문과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지지하는 자도 있고 반대하는 자도 있었다.바로 이때 7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한 노인이 일어서서 말했다.“가주님, 심사숙고하셔야 합니다. 대장로의 보고에 따르면 이태호는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쳤습니다. 천남의 각 종문에는 이런 보물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태호는 태일종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했으니 중주 성지에 있는 천교라 할지라도 이자보다 더 뛰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허공전송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중주의 성지, 아니면 동황의 세가들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셋째야, 남의 사기를 부추기고 자신의 기세를 꺾지 마!”성격이 불같은 장로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소. 삼장로는 이태호에게 놀라서 정신이
천리 밖에 있는 한 고요한 평원의 상공에서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번쩍거렸고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높이가 1장 되는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 이윽고 한 청년 남자가 그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이 청년 남자가 바로 이태호였다. 그는 나오자마자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의 지형을 관찰하였다.다행히 대허공전송부는 그를 낯선 곳으로 전송하지 않았다.눈앞에 있는 이 평원은 그가 알고 있는 곳으로 태일종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는 재빨리 사물 반지에서 영단 두 알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강력한 약효는 영기로 변해서 그의 육신에 퍼졌고 어긋난 오장육부와 파손된 경맥을 회복시켰다.“아까 정말 위험했어. 하마터면 조시환의 손에 죽을 뻔했네.”이태호는 신식을 체내에서 거둔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9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 정말 강대했다. 조시환의 일반 공격에 그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고 심지어 전송부를 부숴버리고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었다.이런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보물을 아직 실컷 구경도 못했는데 바로 조시환의 앞에서 사용했다.“빌어먹을 조씨 가문!”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파서 욕설을 퍼부었다.“앞으로 조씨 가문보고 천배 갚게 할 거야.”대허공전송부는 성왕급 대능력자가 제련한 옥부였다. 천남 지역뿐만 아니라 중주의 많은 산수(散修)들도 얻기 힘든 보물이었다.그러니 이태호가 어찌 조씨 가문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체내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이태호는 잡생각을 그만두었다.‘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쫓아올 수 있으니 일단 종문으로 돌아가자.’그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두 시진 후, 이태호는 태일종의 산문 앞에 도착했다. 태일종은 구름을 꿰뚫고 우뚝 솟은 첩첩산중에 자리 잡고 있으며 웅장하고 험준하며 영기가 그윽했다.태일종의 구역에 들어선 이태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곧바로 요광섬으로 돌아갔다.요광섬에
한편, 조시환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어? 아직 안 죽었네?”그는 9급 성자급 수사로서 지금은 성왕 경지의 문턱에 이르렀다.조시환의 육신은 이미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갔다. 그의 혈액은 황금색으로 되었고 육신의 힘은 진룡과 견줄 수 있으며 태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다. 조시환은 조씨 가문의 대장로로서 과거에 수많은 2급 성자급 수사를 참살하였다.이태호가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고 천교일지라도 기껏해야 3급 성자급 수사와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가 그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조시환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시환은 놀라움을 뒤로 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이태호를 비웃었다.“이제 또 무슨 수단이 있는지 보자!”이제 방어 영보의 도움이 없는 이태호는 조시환에게 있어서 덩치가 조금 큰 개미에 불과했다. 그가 힘을 쓰면 바로 짓밟아 죽일 수 있었다.이와 동시에.힘겹게 조시환의 치명적인 공격을 막아낸 이태호도 상황이 안 좋았다. 그의 몸은 큰 산에 부딪힌 것처럼 아팠고 오장육부의 위치가 어긋났으며 피를 토하였다. 그는 심각한 내상을 입어서 체내의 영기가 거의 정체되었다.이태호는 전송부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는 당장 전승부를 부숴버렸고 원신으로 주변에 있는 천지의 힘과 연결하였다.대허공전송부가 부서진 순간에 주변의 공간이 파멸되면서 공간 통로가 생겼다.주변의 공간이 불안정해졌고 이태호의 앞에 수상한 현상이 나타난 것을 본 조시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이태호가 방금 부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아챘다.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소리를 질렀다.“대… 대허공전송부?!”조시환은 깜짝 놀랐지만 이태호를 향해 주먹 공세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그러나 이미 허공의 힘에 감싼 이태호는 곧장 주변의 공간을 찢어서 산골짜기의 상공에서 사라졌다.이태호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이 믿기지
순식간에 주변 10여 리에 있는 허공에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났고 수많은 거미줄 같은 공간의 틈새가 나타났다.깨진 틈새에서 지수풍화(地水風火)가 쏟아져 나왔고 그중에서 어둡고 허무한 공간을 드러냈다.조시환의 눈에서 서늘한 빛이 번뜩거렸고 살기가 극에 이르렀다. 이태호의 종적을 알게 되고 나서 조시환은 곧바로 날아왔다. 그러나 그가 도착하자마자 조보성이 격살당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엄청난 충격을 받은 조시환의 분노가 최고조로 차올랐고 이태호에 대한 살기가 더욱 깊어졌다.조보성이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인데 또 이태호의 손에 죽다니!조시환의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그는 강렬한 살의를 품은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네 이놈! 오늘 내가 꼭 네 놈을 죽일 거야!”조시환은 이를 갈면서 노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9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으면서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팽배한 영기가 빛기둥처럼 뿜어져 나왔고 허공에서 공포스러운 굉음을 냈다.격렬한 충격파는 주변의 모래와 자갈을 휩쓸고 화살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이태호가 반응하기도 전에 격렬한 음폭 소리가 들려왔다.위기가 다가온 것을 느낀 이태호는 주저 없이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바로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주입하였다.손바닥만 한 현황종이 ‘땡’ 소리를 내면서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우렁찬 종소리를 냈고 사방에서 들끓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은 순식간에 진압되어 가루로 되었다.이어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내려오면서 이태호의 주변에 보호캡을 형성했다.“펑!”조시환이 날린 주먹 공격들이 현황종의 보호캡에 부딪히면서 보호캡이 흔들렸고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은 이태호를 훨씬 능가했기 때문이다.보잘것없는 중급 영보는 그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현황종에서 도자기에 금이 가는 소리처럼 청아가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태호는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균열이 촘촘히 난 것을 발견했고 수시로 깨질 것처럼 보였다. 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