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콘파엘은 노발대발하며 은밀히 부족의 비법을 썼다.그것은 아프리카 대륙의 신기한 비법으로 사용 후 잠시 동안 콘파엘의 힘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과거에 콘파엘은 부족의 비법을 쓰는 것을 하찮게 여겼다. 부족의 비법은 신기하지만 힘의 증폭은 크지 않고 10~20%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하!”콘파엘이 울부짖자 온몸의 근육이 불끈 솟구쳐 올랐고, 가뜩이나 우람한 몸매가 순식간에 더욱 커졌다.“대박! 콘파엘이 숨은 한 수야, 이강현 이 자식 죽었어!”중년 남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먹을 휘두르며 소리쳤다.소리를 지른 후, 중년의 남자는 냉소하며 우지민을 바라보았다.“그쪽 사부 죽게 생겼는데, 제사 차릴 돈은 있나요? 아니면 제가 빌려줄까요?”우지민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중년 남자의 말을 못 들은 듯 두 손을 꼬아 링을 응시하고 있었다.중년 남자의 고함소리에 관객들의 감정이 이끌려 순식간에 관중은 광기에 휩싸였다.“대박!”“이거 뭐야, 소설에 나오는 거랑 다름이 없잖아, 한 주먹에 이강현을 죽이려는 게 틀림없어!”“이제 이겼어, 다들 소리 질러, 이번 경기 승자는 우리야! 나 200억 던졌어, 적어도 8천은 먹을 수 있어! 하하하!”관중들은 한껏 들떠 있었고, 방 안의 권무영도 같이 들떠 있었다. 콘파엘에게 이런 카드가 있을 줄은 몰랐다.“역시 모든 사람을 깔보면 안 돼요, 콘파엘이 이런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을 줄이야, 그러고 보니 이강현 이번에 끝장 나겠는데요.”“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아랫사람들에게 알려, 이강현이 죽으면 그의 집으로 가서 그와 관련된 모든 사람과 모든 물건을 용문으로 가져와, 오픈키 그 안에 있을 거야.”황후는 차갑게 말했다.“네, 제가 애들에게 알리겠습니다.”권무영은 핸드폰을 꺼내어 황후의 분부대로 지시를 내리려고 하였다.하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약간의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만약 이강현이 죽어서 이강현 집의 물건을 다 가져온다면 그전의 계획은 물거품으로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전
“아휴!”정중천은 크게 한숨을 쉬며 두 손으로 관자놀이를 힘껏 문질렀다.이미 우위를 점한 콘파엘이 이 중요한 순간에 다시 강해진 것에 대해 정중천도 이강현의 목숨을 걱정하게 되었다.이 순간 정중천의 머리는 혼란스러웠다.‘이강현이 죽으면 어쩌지?’‘이강현의 뒤에 있는 거대한 세력이 날 죽이려 한다면 어쩌지? 가족도 같이 죽어야 하는 거야?’‘정말 이강현 대신 죽고 싶어!’그러나 정중천은 그냥 생각만 할 수 있을 뿐, 지금 링 위에 서있는 건 이강현이다.정중천은 머리를 식히려고 담뱃갑을 꺼내 담배를 피우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때 담뱃갑을 들고 있던 손이 멈칫했다.이어 정중천의 눈에서 빛이 보이며, 담뱃갑을 든 손을 덥석 움켜쥐었다. 손에 든 담배는 그 힘에 못 견디고 부서졌다.담배 부스러기가 섞인 종이 조각이 정중천의 손가락 사이로 날아다녔다. 마치 정중천의 기쁨을 알리는 것 같았다. “대박, 이거 꿈 아니지!”놀란 정중천은 왼손으로 허벅지를 세게 꼬집었고, 심한 통증에 숨을 들이마셨다.“하하하! 이거 꿈 아니야, 이 선생 이겼어!”정중천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갑자기 스크린에 이변이 일어났다.비법으로 자신의 힘을 다시 끌어올린 콘파엘은 승부수를 던졌다.그것은 콘파엘이 쉽게 쓰지 않는 한 수고, 사용할 때마다 사람의 목숨을 거두었다.콘파엘이 호랑이처럼 이강현을 향해 달려갔다. 이어서 왼손은 이강현의 목구멍을, 오른손은 이강현의 명치를 때리며 오른쪽 다리에도 힘을 실리고 있었다.앞의 두 수는 서로 허실이다. 상대가 어떻게 대응함에 따라 다른데 최후의 살수는 축력된 오른쪽 다리이다.이것은 콘파엘이 젊었을 때 부족에게서 배운 것이었다. 세계 킥복싱 대회에서도 2번밖에 쓰지 않았는데 2번 모두 다 성공해서 강한 상대를 죽였다.콘파엘이 의기양양하며 이 묘수로 이강현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이강현은 갑자기 공세로 돌아서서 재빨리 콘파엘을 향해 돌진해 왔다.이강현의 갑작스러운 공수 전환에 당황한 콘파엘은 변치 않는 모습으로
콘파엘은 고개를 들고 분노에 소리를 질렀다.이때 이강현은 귀신같이 콘파엘의 등 뒤로 돌아섰다.콘파엘은 아직도 비분에 잠겨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빵!짝짝짝! 팡팡팡!연이은 폭격이 울렸고, 이강현은 주먹으로 콤파엘의 척추를 강타했다.사각사각.부서지는 폭음이 터져 나오고, 이강현의 타악이 한 편의 음악을 만들어냈다.척추가 마디마디 부서지면서 콘파엘의 등에 피 안개가 뭉게뭉게 튀어 올랐다. 뒤이어 콘파엘의 큰 몸집이 땅바닥에 심하게 넘어졌다.척추가 터지면서 콘파엘의 목 아래는 마비됐다.“X발! 너 어떻게 한 거야? 왜 날 이길 수 있어!”콘파엘은 눈앞의 모든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이 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허허, 네가 지는 게 정상 아니야? 흥분제를 좀 먹었다고 하여 날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마.”이강현은 담담하게 말하며 천천히 콘파엘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콘펠의 눈에 공포의 빛이 스쳐 지나가며, 큰소리로 외쳤다. “인정, 인정! 내가 졌어! 그러니까 날 죽이지 마!”이강현은 담담한 웃음을 지으며 발끝으로 콘파엘의 머리를 걷어찼다.이강현의 발에 맞은 콘펠은 공중에서 비명을 질렀다.그러나 목이 쉬도록 울부짖지만 콘파엘은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콘파엘이 마음을 가다듬고 이강현을 보았을 때 이강현은 이미 링 뒤로 들어갔다.룸에서 권무영이 한창 전화를 들고 부하들에게 움직이라고 지시하려 하였는데 갑자기 벌어진 상황을 보고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황후의 얼굴은 어두워졌고 화가 난 듯 팔을 휘저으며 술잔과 병, 디켄터를 바닥에 쓸어내렸다.펑.찰칵.화려한 술잔, 값비싼 로마네콩티 와인이 부서지면서 말없이 황후의 분노를 보여주었다.“여보세요, 여보세요, 장 집사님, 무슨 분부입니까?”권무영 핸드폰에서 권무영의 지시를 기다리던 부하들의 외침이 흘러나왔다.정신을 차린 권무영은 더없이 메마른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야, 잘못 눌렀어.”재빨리 전화를 끊고, 권무영은 고개를 숙인 채 두 발짝
감시실 안, 톰슨과 크레티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고, 웃음과 흥분의 빛이 완전히 사라졌다.“Fuck! 콘파엘이 이렇게 쉽게 질 수가! 이강현은 또 왜 이렇게 강한 거야!”톰슨은 소리를 지르며 한쪽 의자를 들고 CCTV 화면을 세게 내리쳤다.빵!모니터 화면이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나 여전히 화가 난 톰슨은 의자를 한쪽 정수기로 던져 정수기를 깨뜨렸다.“어떻게 된 일인지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이강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해요, 보스가 우리에게 준 미션 성공할 수 없을 것 같아요.”크레티가 시무룩한 얼굴로 말했다.“반드시 성공해야 해, 못하면 우리도 돌아갈 필요 없어, 그 뿐만 아니라 기한이 다 되면 너의 가족도, 우리 가족 모두 죽어야 해!”말할수록 화가 난 톰슨은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마치 대머리처럼 머리를 찢어 버리면 눈앞의 문제가 해결되는 듯했다.“먼저 위쪽에 보고부터 하시지요, 우리가 처리할만한 상대가 아니에요, 제가 보기에 보스가 누굴 보내도 이 미션 성공하지 못할 거에요.”“아니야! 다시 한번 해보자, 만약 이대로 위쪽에 보고한다면 우리 손으로 우리 앞길을 막는 거야, 알겠어?!”크레티는 입을 살짝 삐죽거렸다. 앞날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강현은 분명 그들의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상대이다.목숨에 비하면 앞날은 아무것도 아니다.“네, 알겠습니다.”크레티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톰슨은 눈을 감고 조용히 말했다.“400억을 건 그 사람 이강현과 관련이 있는 게 확실해?”“네, 같이 왔다고 합니다.”“이따가 환전할 때 채혈기로 이강현의 혈액을 채취할 수 있는지 시도해봐.”크레티는 머뭇거리다가 톰슨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근데 이렇게 하면 우리가 폭로될 수도 있어요.”“뭘 폭로해, 준비 다 하고 이곳을 떠나면 돼, 어차피 경기도 끝났으니 쓸모없는 도구는 버려야지.”크레티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일어나 감시실을 나갔다.……관객들은 링 위에 쓰러져 꼼짝도 하지 않는 콘파엘을
중년 남자가 우울한 표정으로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너무 강한데요! 나 콘파엘에 전 재산 걸었단 말이예요, 어떻게 이강현이 이길 수가 있지!”우지민은 크게 웃으며 진효영을 따라 빠른 걸음으로 환전한 곳으로 걸어갔다.나머지 관중들도 점차 정신을 차리고 하나같이 한숨을 내쉬었다. 더욱이 베팅하는 몇몇 사람들은 연신 머리를 쥐어박았다.“이 바보! 이강현을 사야 했어! 이강현을 사면 돈 왕창 벌었을 텐데!”“기회 놓쳤어! 너무 아쉬워!”“하늘이 나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면 좋을 텐데, 나 반드시 전 재산 털어서라도 이강현에게 걸 거야!”관중들이 한없이 후회하고 있을 때 사회자가 링에 올랐다.“감격의 레이스가 막을 내렸습니다. 원래 골드 벨트를 수여해야 하는데 우승자 이강현이 거부를 해서 정말 유감입니다. 이번 세계 킥복싱 대회 이것으로 끝입니다!”사회자의 말이 떨어지면서 이번 세계 킥복싱 대회의 막을 내렸다.이강현이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문을 나서자 정중천은 이미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이 선생님, 이번 경기 정말 치열했어요, 마지막 순간에 정말,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때 저는 이 선생이 질 줄 알았어요.”“하하하, 걱정해줘서 고마워요.”“모셔다 드리겠습니다.”정중천이 이강현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옆문으로 경기장을 나왔다.이강현이 우지민의 벤츠로 가려고 할 때 핸드폰 벨이 울렸다.“어, 효영아, 왜 그래?”“이강현 오빠, 우리 베팅에서 이겼는데 이 사람들 돈을 안 줘요.”진효영이 투덜댔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세계 킥복싱 대회 딜러가 이런 하찮은 일을 저지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기다려, 거리로 갈게.”“네, 기다릴게요, 이놈들 꼭 혼내줘요!”이강현은 웃으며 핸드폰을 끊고 정중천에게 말했다.“세계 킥복싱 대회 딜러들 약속을 안 지켜?”“아닌데요, 이런 국제 도박판의 딜러들은 기본적으로 신용을 지키는 편인데, 환전을 안 해주나요? 제가 가서 볼게요, 참, 친구분이 얼마나 베팅하셨나요?”정중천이 물
프런트 데스크 앞에서 우지민은 얼굴이 빨개지며 논하고 있었다. 32억을 떼먹었는데, 이 화를 참을 수 없었다.“너희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왜 바꿔주지 않는 거야?”우지민은 화가 나서 책상을 두드렸다.데스크 뒤의 안내원이 어색하지만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미소를 지었다.“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바꿔주지 않는 게 아니라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문제는 개뿔, 여기 베팅 영수증 보이지, 너희들 분명 떼먹으려는 거잖아!”우지민은 베팅 영수증을 들고 힘껏 흔들었다.금발에 파란색 눈의 백인 몇 명이 걸어왔다.“Fuck! 소란을 피우지 말라고 했잖아!”“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당신들 책임자 나오라고 해!” 우지민이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소리쳤다.진효영은 이미 이강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강현만 있으면 우지민은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키가 크고 건장한 몇몇 외국인들은 안색이 변하며 불만을 보였다. 그들의 생각하기에 우지민 같은 자들은 그들의 말에 순순히 복종하여야 했다.“네 주제에 우리 사장님을 만나? 왜 베팅한 돈 받고 싶지 않아? 베팅 영수증 얼른 내놔!”외국인들은 우지민과 진효영을 둘러싸고 두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손댈 자세다.“이강현 오빠는 왜 아직도 안 와, 곧 싸울 것 같은데, 우지민 너 싸울 수 있겠어?”진효영이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우지민과 함께 있으면 진효영은 언제나 불안하다. 이강현과 같이 있어야 안전감을 느낄 수 있었다.우지민 온몸의 근육과 지방 하나하나가 떨리고 있었다.앞에 있는 이 건장한 외국인들을 보면서 우지민은 침을 꿀꺽 삼켰다.‘당연히 안 돼지!’이 마른 몸으로 그들과 싸우면 외국인들의 손에 찢어질 수도 있었다.“조, 조금 긴장되는데요, 근데 목숨 걸고 지켜드릴 테니 안심하세요!”“됐어, 너나 지켜, 나 그냥 이강현 오빠한테 전화 할래!”진효영의 마음은 놓이지 않았다.만약 정말 싸우게 된다면 우지민이 3초도 버티지 못하고,
우지민은 꼭 감은 두 눈을 살짝 떴다.외국인의 왼팔이 잡혔다. 상대방의 팔을 따라 올려다보던 우지민은 깜짝 놀라며 기쁜 기색을 보였다.“사부님!”“고생했어!”이강현은 미소를 지으며 손목을 돌려 외국인의 팔을 비틀었다.“아!”외국인은 비명을 지르며 우지민의 목을 잡은 손을 놓더니 놀란 얼굴로 이강현을 쳐다보았다.“너, 너 뭐 하는 거야! 경고하는데 함부로 하지 마, 나 여기 직원이야!”외국인이 노발대발하며 소리쳤다.“직원? 그럼 왜 베팅 환전이 안 되는지 설명해봐.”이강현이 담담하게 물었다.“X발! 이 손 놔! 야, 너희들 뭐해, 치워!”외국인은 미친 듯이 외치며 마음은 온통 공포감에 휩싸였다.킥복싱 대회 우승자를 상대로 이길 자신이 없었다. 만약 한 대라도 맞으면 그때는 정말 죽을 수도 있었다.옆에 있던 다른 외국인들도 공포에 떨고 있었지만 크레티의 명령이 있었으니 그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밖에 없었다.나머지 사람들은 이강현에게 몰려가 붙잡힌 외국인을 풀어주도록 이강현을 잡아당겼다.“너희들 왜 이래? 시스템 문제라고 했잖아, 기다려야 한다고, 말 못 알아 듣겠어?!”“손 빨리 좌! 너 이러면 안 돼, 내가 경찰 불러 고소할 수도 있어, 나 외국 사람이야, 우대받는 거라고!”밀치락달치락하는 사이, 외국인은 슬그머니 퀵채혈기를 꺼냈다.퀵채혈기는 최신 개발 장비로 기존 채혈기와 달리 인체에 찔러넣기만 하면 주혈관에 찔러넣지 않고도 자동으로 혈액을 채취할 수 있다.외간놈은 능숙한 솜씨로 퀵채혈기 바늘 끝의 보호대를 튕기며 퀵채혈기를 잡고 이강현의 등을 찔렀다.퀵채혈기는 바늘이 가늘고 바늘에 사람의 피부를 마비시키는 약제를 발라 놓아 찌르는 순간 찔린 부위의 신경조직을 빠르게 마비시켜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이강현의 혈액을 채취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셈이다.소리 없이 퀵채혈기가 이강현의 옷을 뚫고 이강현의 등을 찔렀다.그러나 이강현은 아무런 감각도 느끼지 못했다.나머지 사람들이 이강현의 관심을 끌고 있는 데다
진효영은 이강현의 뒤로 돌아갔다.얼굴이 갸름한 그 외국인의 손에 쥐어진 바늘통 모양의 것을 보니 이미 십여 밀리리터의 피가 빨려들어 있었다.대동맥이 아니기 때문에 채혈기는 모세혈관에서 혈액을 채취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만약 대동맥에 박혀 있다면 이미 채취는 끝났을 것이다.진효영이 깜짝 놀랐다. 비록 상대방이 왜 그런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쁜 짓이라는 것은 확신하였다.“뭐 하는 거야!”진효영이 소리를 지르며, 외국인을 향해 달려들었다.‘채취한 혈액 많지 않지만 돌아가서 업무를 보고하기에 충분해, 이강현의 피를 더 많이 채취하기 위해서 목숨까지 걸 수는 없어.’상대방이 도망가려고 하자, 진효영은 얼떨결에 달려들어 상대방의 옷을 잡아당겼다.“어디 도망가! 이강현 오빠 빨리 와요! 이 사람 오빠 피를 뽑았어요!”진효영은 상대방의 옷자락을 필사적으로 잡아당기며 이강현에게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이강현은 바로 몸을 돌려 진효영과 붙잡힌 외국인들을 바라보았다.나머지 외국인들은 일이 발각되자 하나같이 주먹을 휘두르며 이강현을 둘러싸고 시간을 끌었다.진효영이 붙잡은 외국놈은 발을 들고 진효영을 걷어찼다. 진효영은 황급히 몸을 피했지만 허벅지 바깥쪽이 걷어차이며 바닥에 쓰러졌다.진효영의 위험을 알아챈 우지민이 몸을 날려 도망치는 외국인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상대의 발을 끌어안고 도망치려고 하던 외인놈을 억지로 잡았다.“이 망할 놈들!”땅바닥에 쓰러진 외국놈은 힘껏 우지민을 걷어찼다.“놔, X발! 내 발 놔라고!”“안 놔!”우지민이 아픔을 참으며 말했다.외국놈은 이를 악물고 뒷허리에서 비수를 꺼내더니 몸을 돌려 우지민을 죽이려 하였다.그러나 막 비수를 꺼냈을 때 바람 소리가 들리더니, 소리와 함께 발도 날아왔다. 순간 비수를 쥔 그의 손뼈가 부러졌다!“아!”외국인은 비명을 지르며 당황한 표정으로 불쑥 자기 앞에 나타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이강현을 에워싸고 있던 외국인들 모두 쓰러졌고, 하나같이 입에서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어르신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고 있는데 마치 금덩어리를 발견한 눈빛이었다.“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고민국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고 어르신 귀에 대고 말했다.“아버지, 이 쓰레기랑…….”“흥!”건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듯한 매서운 눈빛으로 고민국을 노려보았다.“쓰레기는 네가 아니야?! 회사를 너한테 맡기고 나서 지금 무슨 꼴이야!”“아버지,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무 쓸모 짝도 없어, 이강현을 봐봐, 이게 진정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어르신은 말하면서 고민국에게 눈짓을 했다.이강현 때문에 들어온 오더이니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때 좋은 말 몇 마디로 이강현을 안정시키면 잃어버린 오더를 모두 찾아올 수 있고, 고씨 집안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아, 네네, 이강현 너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아, 내가 의자 가져다 줄게.”고민국은 의자를 들고 어르신의 옆에 놓았다. 의도적인 호의였다. 이강현은 의자에 앉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갔다.“큰 아버지가 들어온 의자 제가 감히 어떻게 앉겠어요. 할아버지의 뜻도 이해합니다. 근데 고씨 집안 제품을 사면 진성택도 돈을 내면서 받는 거니까 저도 진성택이 계속 손해보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어르신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강현이 한 마디로 그가 곧 꺼낼 말을 막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색하게 웃고 나서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진성택이 어떻게 손해를 봐, 그 사람 돈 많잫아.”“돈은 많는데 손해보면서 우리를 돕는 건 사실이잖아요. 전에 저를 도와준 건 갚을 게 있어서 그랬고, 지금 약속한 시간이 되었으니 거두어들여도 당연한 거죠.”이강현은 그들을 돕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이 상황에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술궂게 굴어 이강현으로 하여금 그들을 도울 생각을 단념하게 했다.만약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다. 고씨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건민은 이런 대우에 푹 빠졌다. 마치 제왕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다리를 꼬이고 흔들면서 고건민 머리를 쳐들고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누구겠어! 네 형이지!”고민국이 화 내며 소리쳤다.고건민은 귓가에 있는 전화를 내려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고민국 번호이다.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고민국 전화를 받은 고건민은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아, 제가 지금 바빠서 누구 전화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예요?”“아버지가 널 찾아, 빨리 돌아와.”고민국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요? 아버지가 왜요? 혹시 몸이…….”“닥쳐! 아직 건강해, 돌아오라고 하면 빨리 돌아와!”고건민의 마음이 비로소 놓였다.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잖아.’‘근데 이때 왜 날 불러, 왠지 수상해.’“네, 곧 돌아가겠습니다.”전화를 끊고 고건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강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고운란은 한성 거물들을 모시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강현을 찾아갔다.“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어, 나보고 어르신 만나러 가래.”고건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할아버지도 뵐 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게…….”잠시 머뭇머뭇하다가 고건민은 이강현이 따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강현이 따라가면 번거로운 부분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럼 지금 출발하자.”“네.”이강현은 고건민과 함께 차를 몰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다.곧 두 사람은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에 고건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건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방금 밖에서 산 과일과 영양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어르신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저 왔어요.”“흥! 날 잊은 건 아니고?”어르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뭘 말하고 싶은데?! 네 딸이 사장이 됐다며, 이제 고씨 집안과도 인연을 끊을 거야?!”고건민의 이마에 식은
고민국과 고건강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어르신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나서야 했다.두 사람이 상의를 마친 후 급히 어르신 거처로 달려갔다.의자에 누워 라디오를 끌어안고 듣고 있던 어르신은 두 아들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희 둘 무슨 일로 왔어? 할말 있으면 그냥 말해.”어르신은 이미 알아차렸다는 듯이 바로 말했다.고민국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헤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니 아버님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세요.”“내가? 집안일에만 손댈 수 있는 노인한테 경영은 아니지.”어르신이 눈을 감았다.“집안일 맞아요. 둘째가 경영에서 물러났잖아요. 저랑 건강이 2억으로 그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고운란도 회사에서 퇴직한 거 아버지도 알고 있죠.”“맞아, 그건 나도 알고 있어, 2억이면 은혜를 셈이지.”일찍이 고건민 집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어르신이라 그들이 경영에서 물러난 것도 바라는 바이다.고민국은 조금 난처한 듯 고건강을 쳐다보고는 고건강에게 계속 말하라고 눈길을 주었다.“운란이가 회사 업무 쪽 일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걔가 퇴사한 후 원래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해서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근데 운란이가 원일그룹 사장이 된 거 있죠!”눈을 감고 있던 어르신이 눈을 번쩍 뜨며,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뭐?! 고운란이 어떻게 원일그룹 사장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살인데,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어?”“정말이예요, 아까 티비에도 나왔다니까요, 한성에 이름을 댈만한 사람들이 다 참석했어요. 고운한 그 년이 분명 무슨 거래를 한 게 분명해요.”“콜록콜록.”고건강 말이 빗나간 것을 보고 고민국은 힘껏 기침을 두 번 했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운란이 보고 원일그룹 오더를 우리한테 넘기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기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어르신은
“작은 좌절일 뿐이야, 이겨내야 해! 고운란이 없으면 회사가 망해? 예전에도 힘든 적이 있었잖아!”고민국은 책상을 힘껏 치며 소리내어 말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상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난국도 고운란이 해결한 거잖아요, 잊었어요?”빵!구건국의 주먹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무슨 뜻이야?”“솔직히 말해 지금 이 상황 고운란과 관련이 있는 거 분명해요. 그 바이어들은 대부분 고운란이 데려온 겁니다,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고민국이 아무 말없이 의자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사실 고민국도 생각을 못한 바는 아니다. 바이어 주문 취소가 고운란 퇴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미 구운람을 쫓아냈고, 지분까지 헐값에 사들였는데 지금 후회하여 고운란을 모셔온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tv 속 화면은 원일그룹 정문 앞으로 옮겨졌고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센터에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 있었고, 기타 한성 거물들도 모두 테이프 커팅식 대열에 포함되었다.곧바로 원일그룹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됩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원일그룹 고운란 사장이 서 있고…….”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민국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고건강은 부러운 듯 질투의 눈빛으로 센터에 선 고운란을 바라보며 그 자리가 자기 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다.수천억의 대그룹을 손에 넣는 기분 정말 상상할 수 없었다.“푹!”고건강이 한창 부러워하고 있을 때 고민국이 피를 토했다.피가 멀리 뿜어져 나와 TV의 스크린에 튀어 스크린에 핏기를 보였다.“형,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왜 피를 토해요!”고건강이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였다.고민국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피를 토하고 나니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난 괜찮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고운란이 원일그룹을 사장이 될 줄은, 그러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얼마간 혜택을 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