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쪽 차량에 있던 사람들은 앞에서 들려오는 외침 소리만 들을 수 있었을 뿐,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지 못했다. 모두 궁금해 어쩔 줄 몰랐다.조백림이 단체 채팅방에 다시 물었다.[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장시원이 음성 메시지를 보내며 낮은 목소리로 웃었다.“이집 정말 쉽지 않다니까. 그래도 우리 임구택이니까 가능하지!”누군가 핸드폰을 창밖으로 내밀어 사진을 찍어 차량 내부에 공유했다. 사진을 본 모두가 말없이 입을 다물었다.백림이 메시지를 남겼다.[벌써 다리가 후들거리는 건 나뿐이야?]명우와 그의 일행이 첫 번째 관문을 막아냈지만, 이제부터는 시원 등 일행들의 차례였다.첫 관문만으로도 온몸이 떨릴 정도였다면, 앞으로 이어질 관문들은 상상만으로도 머리가 쭈뼛 설 정도였다.임유진은 앞이 보이지 않자, 서인의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장시원의 음성을 듣고는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무슨 일이에요? 뭐가 벌어지고 있는 거예요?”유진은 서인의 팔에 기대며 살짝 고개를 숙였고, 그녀의 머리카락 끝이 그의 턱을 스쳤다. 달콤한 우유 향이 은은히 퍼졌다. 서인은 심장이 잠시 멎는 듯하다가, 핸드폰을 살짝 기울여 유진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우와!”유진은 사진 속 술잔 행렬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그러나 서인의 시선은 사진 속 시경 등 강씨 집안 사람들에게 고정되었다. 그의 눈빛은 더 깊고 어두워졌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제야 소희가 왜 나더러 이걸 하라고 한 건지 알겠네.”“네?” 유진이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둘의 눈이 마주치자, 가까운 거리 때문인지 서인은 그녀의 맑은 눈동자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이 보였다. 잠시 멈췄던 서인이 심장이 갑자기 강하게 뛰었다. 서인은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며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네 삼촌이 이번 관문들을 통과하지 못할까 봐 걱정됐던 거겠지.”소희는 아마 서인이 시경과 그의 형제들과 손을 잡는 것을 우려해 그를 일부러 임씨 집안으로 넘긴 셈이었다. 게다가 유진까
이제 모두가 가진 단 하나의 신념은 단 하나였다. 이 사전게임에서 지지 않고 소희를 만나러 가는 것이었다.빈 술잔들은 근처 차량 위에 점점 더 높이 쌓여갔고, 주변에서 외치는 응원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힘차게 울려 퍼졌다.술잔들이 절반쯤 비워졌을 무렵, 술이 가장 약한 명은이 몸을 비틀며 명우에게 기대었다.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이거 참 통쾌하군!”명요가 물었다.“괜찮아? 안 되겠으면 옆으로 빠져서 쉬어. 무리하지 마.”명은이 멋지게 웃으며 대답했다.“당연히 괜찮지! 이 술을 다 비우기 전엔 절대 쓰러지지 않을 거야!”그는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술잔을 집어 들었다. 다른 사람들도 더는 말을 아끼고 술잔을 비우는 데 몰두했다.“힘내라! 힘내!”“멋져요! 술 다 비우고 나면 제 연락처 받아주세요!”“이건 진짜 눈호강 그 자체다. 라이브 방송하고 싶어! 강씨 집안 지정 언론 외에도 라이브 방송 가능해요?”“나 이미 방송 켰어!”어떤 이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쳤다.주변 사람들이 몰려들며 화면을 보자 모두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원래 몇백 명 정도의 팔로워를 가진 스트리머였는데, 순식간에 라이브 방송 시청자가 3만 명을 넘어섰고, 계속해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었다.스트리머는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더 큰 목소리로 응원을 외쳤고, 다른 사람들도 따라 함께 함성을 질렀다.응원의 소리가 점점 하나로 이어지며 마치 수천, 수만 명이 한목소리로 환호하는 것처럼 들렸다.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고, 모든 사람은 명우 일행의 술잔을 대신 비워주고 싶은 심정이었다.마침내 마지막 줄의 술잔에 이르렀을 때, 시경과 시야 등이 다가와 마지막 술잔들을 들어 올렸다.그들은 명우와 그의 일행을 향해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이 술잔을 비우면, 사전게임은 성공하신 거예요!”명우 일행도 잔을 높이 들어올린 후, 고개를 젖혀 술을 단숨에 비웠다. 마지막 술을 비운 후, 명은은 살짝 비틀거렸으나 곧 자세를 바로잡았다.양가 사람들이 도
일행은 후원으로 향하며, 모두가 임구택을 둘러싸고 함께 움직였다. 구택은 늘씬하고 다부진 체격에 차가운 분위기를 풍겼다.또한 그 뒤로 늘어선 뛰어난 그 친구들이 강씨 저택의 긴 회랑을 마치 패션쇼 런웨이로 만들어 버렸다.갑자기 임구택이 걸음을 멈추자 다른 사람들도 발을 멈추고, 앞쪽을 바라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폭 2미터 정도의 회랑에는 흰 실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었다. 실들이 서로 뒤엉키고 교차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하게 했다.실 너머에는 얇은 드레스를 입은 들러리 화영이 서 있었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천 리의 인연도 한 줄로 이어진다고 하잖아요! 우선 사장님과 우리 사장님의 결혼을 축하드려요. 백년해로하시고, 귀한 아기도 빨리 보시길 바랄게요!”구택은 품위 있는 미소로 답했다.“고마워요.”시원이 말했다.“화영 씨, 룰은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화영은 오른손 검지로 한 줄의 실을 가리키며 미소 지었다.“여기 붉은 실이 총 10가닥이 있어요. 그쪽에도 10개의 실 끝이 보일 거예요.”“이 중 하나가 제 손에 연결되어 있는데, 그 실을 찾아내어 실 끝을 입으로 물고 제가 들고 있는 바늘구멍에 실을 통과시키면 성공이에요.”“그러면 다음 관문으로 넘어갈 수 있어요.”화영의 말은 간단해 보였지만, 사실 이는 꽤 어려웠다. 한 번이라도 잘못된 실을 당기면 모든 실이 엉켜버려 다시 풀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컸다. 즉, 거의 두 번째 기회는 없는 셈이었다.조백림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실을 찾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거죠?”화영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실을 못 찾으면, 한명 대표로 벌주로 열 잔씩 마셔야 해요. 그리고 화영 씨 수고 많았다고 큰 소리로 말해야 하죠.”“그러면 제가 기분 좋으면 그냥 통과시켜 드릴 수도 있어요. 그런데요...”화영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말했다.“술 열잔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안 돼요. 제가 미리 경고하는데, 뒤에 관문들이 더 있으니 체력과 주량은 아껴두시는 게 좋을
“장시원이 설마 직접 나서서 실 미로를 푼다는 건 아니겠지? 그걸 누가 믿겠어?”성연희 코웃음을 치면서 우청아를 바라보았다. 이에 청아는 어깨를 가볍게 으쓱하며 말했다.“나도 몰라, 나한테 묻지 마.”방 안에는 유정과 소시연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함께 있었고, 모두 기대에 찬 얼굴로 화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한편, 회랑에서는 장시원이 여전히 화영에게 물었다.“괜찮으시겠어요?”화영은 이미 말을 꺼낸 이상 뒤로 물러날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대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올바른 실을 찾아낼 수 있다면 해보세요.”“그럼 그렇게 하죠!” 시원이 웃으며 고개를 돌려 구택을 바라봤다. 구택은 얽히고설킨 붉은 실들을 스윽 훑어보고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진우행, 이번 관문은 네가 맡아.”우행이 앞으로 나서며 손을 뻗어 실 한 가닥을 살짝 튕겼다.실이 살짝 진동하며 다른 실들도 함께 떨렸다. 경미한 소리가 퍼지자 주변은 완전히 조용해졌다. 모든 시선이 진우행에게 집중되었고, 그가 과연 화영이 들고 있는 실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했다.우행은 실을 두 번 더 튕긴 뒤, 모든 실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그리고 한 가닥의 실을 잡아 약간의 힘을 주어 당겼다.그가 실을 당기자 나머지 실들도 팽팽해졌다. 우행은 화영을 바라보며 실을 손목에 감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화영 쪽으로 한 걸음씩 나아갔다.우행의 걸음은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고, 손목에 감긴 실의 길이는 점점 늘어났으며, 화영과의 거리는 점차 좁혀졌다.주변 사람들 사이에서는 적막함이 감쌌고, 숨죽이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마침내 우행은 복잡하게 얽힌 실을 모두 피해 화영 앞에 도달했다. 이제 화영과의 거리는 반 미터도 채 되지 않았다. 그의 손에 쥔 실의 한쪽 끝은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고, 그 반대쪽 끝은 화영의 손에 연결되어 있었다.순간, 주변에서 환호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화영은 약간 놀란 눈빛으로 진우행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정말 대단하시네요.”우행은
진우행에게서 나는 상쾌한 향기가 은은하게 퍼졌다.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의 숨결이 얽히자 그 향은 더욱 짙어졌다.화영은 길게 뻗은 속눈썹을 살짝 내리며 눈길을 아래로 피했다. 그녀는 우행이 실을 바늘구멍에 끼우려 고개를 숙이던 중 얇은 입술이 자신에게 닿을 듯 가까워지는 걸 느꼈다.마치 키스라도 하려는 듯한 거리였기에, 순간적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우행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집중한 눈빛으로 바늘구멍을 응시하고 있었지만, 실 끝은 너무 부드럽고 느슨해 바늘구멍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그는 세 번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회랑에선 지붕이 햇빛을 가려주었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왔지만, 우행의 등에선 어느새 땀이 배어나기 시작했다....내원.내원에서는 소희와 성연희 등이 화면을 보며 라이브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연희가 갑자기 흥분하며 말했다. “봤어? 우행 씨랑 화영이 정말 잘 어울리지 않아?”둘 다 외모가 뛰어난 데다 학벌도 출중하고, 심지어 일벌레라는 공통점까지 있었다.유정이 재빨리 물었다.“우행 씨, 여자친구 있어?”소희가 대답했다.“전에 있었는데, 아마 지금은 헤어졌을 거야.”소희는 예전에 임씨 그룹에 있을 때 들었던 소문을 떠올렸다. 당시 칼리가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우행 씨는 감정 없는 기계야. 여자친구랑 헤어졌을 때도 아무렇지 않은 척 회의를 주재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야.”연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렇다면 가능성 있네!”그녀는 화면 속에서 얼굴이 거의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장난스러운 기대감으로 말했다.회랑.우행은 여전히 바늘구멍에만 집중하며 실을 꿰려 애쓰고 있었다. 그의 이마엔 잔뜩 주름이 잡혔다. 그에게는 몇천억짜리 프로젝트를 처리하는 것보다 지금 이 순간이 훨씬 더 어려웠다.주변에서는 누군가가 응원의 목소리를 내고, 또 다른 사람들은 조언을 건네고 있었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 없이 실 꿰기에만 몰두했다.간신히 실
진우행은 냉정한 표정으로 말했다.“이건 우리 둘의 협력이 필요한 일이죠. 만약 협조하지 않으시면, 제가 화 팀장님을 몇 번 더 키스해야 할 텐데, 전 상관없어요.”“화영 씨처럼 아름다운 분이라면 기쁘게 받아들이죠.”우행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마치 사업상 상대와 날카로운 논쟁을 벌이는 듯한 무게감이 느껴졌다.그는 말을 한층 더 낮춘 뒤 덧붙였다.“혹시 화영 씨께서 다른 분들이 벌주를 마시게 하는 걸 더 원하신다면, 방금 한 말을 없던 걸로 할게요.”주변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장시원이 흥미롭다는 듯 임구택에게 말했다.“실을 찾는 건 쉬웠는데, 바늘에 실을 꿰는 건 진짜 어렵네.”구택은 태연하게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조용히 말했다.“30초 안에 해낼 거야.”시원이 놀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렇게 자신 있어?”구택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변에서는 여전히 장난스러운 말들이 쏟아졌다.“우행 씨, 혹시 화영 씨 미모에 정신이 팔린 거 아냐?”“안 되겠으면 내가 대신할까?”“화영 씨를 꽉 잡으세요. 이런 때는 신사적인 태도 필요 없어요!”화영은 이런 놀림에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한 미소를 유지하며 우행을 바라보았다.“오늘 진우행 씨의 실력을 직접 보게 되다니, 정말 기대 이상이네요.”우행은 그녀의 말을 받아치며 물었다.“화영 씨 생각은 어떠신가요?”화영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물론 협조해야죠. 빨리 다음 관문으로 가셔서 소희를 만나셔야죠.”우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역시 소희 씨가 신뢰하는 최고의 오른팔이네요.”화영도 웃으며 답했다.“서로 같은 생각인 것 같네요.”두 사람은 잠시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긴장된 분위기를 풀었다.이윽고 우행은 다시 몸을 앞으로 숙였다. 그의 반쯤 감긴 눈은 화영의 붉은 입술을 스쳐 바늘구멍에 고정되었다. 이번에는 두 사람이 함께 협조하여, 마침내 붉은 실이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마침내 성공이자, 우행뿐만
소시연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이번 게임은 아주 간단해요! 신랑을 제외한 분들이 신부를 제외한 저희를 등에 업고 팔굽혀펴기를 해야 해요.”“각자의 몸 아래에는 풍선을 하나씩 둘 거고, 5초마다 풍선을 터트려야 하죠. 시간을 초과하면 저희가 비밀 레시피로 만든 과일 주스를 마셔야 해요!”그녀는 옆에 놓인 나무 테이블을 가리켰다. 테이블 위에는 줄지어 놓인 유리잔이 있었고, 그 안의 액체는 푸른빛이 도는 초록색이었다. 그 특이한 냄새만으로도 한번 맛보면 평생 잊지 못할 음료임을 알 수 있었다.시연은 이어서 말했다.“모든 분에게 3분의 시간이 주어질 거예요. 제가 풍선을 놓고 음료를 건네드릴 테니, 누구부터 시작할 건가요?”구택은 차가운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이번엔 자원하는 걸로 하죠.”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나설 필요 없었다. 각자의 파트너는 본인이 책임지는 법이니까.시원이 웃으며 말했다.“순서를 정할 필요 있나? 시간이 촉박하니 다 같이 하자고!”그는 백림과 진석을 바라보며 물었다.“어때?”백림과 진석은 동시에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며 말했다.“좋아, 해보자!”세 사람은 동시에 앞으로 나섰다. 키와 체격이 비슷한 그들은 넓은 어깨, 잘록한 허리, 긴 다리까지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며 등장했다. 그 순간, 주변 하객들 사이에서 환호와 비명이 터져 나왔다.시원이 청아를 향해 눈썹을 살짝 들며 말했다.“여보, 준비됐어? 올라와.”청아는 연한 연분홍빛의 얇은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뒤로 넘겼으며, 머리 위에는 작은 데이지 화관을 쓰고 있었다. 그녀는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내가 힘껏 응원해 줄게요!”시원은 청아를 안아 올리고 싶은 충동을 꾹 참으며 말했다.“등에 타.”청아는 시원의 허리 위에 옆으로 앉았다. 백림과 진석도 각각 유정과 강솔을 등에 태웠다. 몇 명이 와서 각자의 몸 아래에 풍선을 놓고, 타이머가 작동되며 관문이 시작되었다.시원은 고개를 살짝 돌려 청아에게 말했다.“꽉 잡아, 미끄러지지 말고
진석은 강솔을 바라보며 물었다.“넌 대체 왜 날 이렇게 괴롭히는 거야?”강솔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웃으며 명랑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임무가 있거든!”한편, 진우행은 임구택 옆에 서서 아직도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사장님, 이번엔 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가장 쉬운 임무를 맡았어요.”비록 장시원에게 한 번 놀림을 받긴 했지만, 그는 그래도 여유로웠다.구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람마다 장점이 있고, 그에 맞는 일을 맡으면 되는 거지.”유진은 구택의 말을 듣고 서인을 향해 살짝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사장님, 우리 삼촌이 사장님한테는 무슨 임무를 맡길 것 같아요?”서인은 차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내 임무는 이미 시작된 거 아니었나?”그의 눈에는 약간의 조롱과 농담기가 섞여 있었고, 유진은 그의 진심을 알 수 없었지만 왠지 가슴 한쪽이 달콤하게 물드는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조용히 웃음을 흘리며 다시 고개를 돌려 시원 일행이 팔굽혀펴기하며 풍선을 터뜨리는 모습을 구경했다.두 번째 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여전히 5초 제한으로 진행되었고, 시원은 청아를 등에 태우며 준비 자세를 취했다. 그런데 막상 몸을 내리려는 순간, 청아가 몸을 숙이며 그의 귀에 속삭였다.“근데, 그저께 점심에 레스토랑에서 같이 식사한 그 여자 누구야?”청아의 붉은 입술이 그의 귓불을 살짝 스쳤고, 그 순간 시원의 몸 한쪽이 저릿해졌다. 그는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고 땅에 엎어질 뻔했다. 이에 그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물었다.“그 사람 너 아니었어?”청아는 입술을 깨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 옆에서는 강솔이 진석의 어깨에 몸을 기대며 비슷한 수법을 시도하려 했다. 하지만 진석은 느긋하게 고개를 돌려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하며 말했다.“어때? 달콤해?”강솔의 입술에는 여전히 레몬의 신맛과 겨자의 매운맛이 남아 있었고, 강솔은 얼굴을 찡그렸다. 바로 말을 하려는 순간, 진석은 몸을 내려 펑! 하고 풍선을 터뜨렸다.반면 시원과 백
예식장 안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고, 주례자는 차분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이제 신랑과 신부의 결혼 서약을 낭독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께서도 함께 느껴 보시고, 곁에 있는 사람을 더 사랑해 주시길 바랍니다.”주례자의 목소리는 한층 더 엄숙해졌다.“임구택 군, 당신은 이 아름다운 소희 양을 아내로 맞이하시겠습니까?”“소희 양의 손을 맞잡고 백년해로하며, 그 어떤 간난신고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곁을 떠나지 않고 평생 함께하겠다고 서약하시겠습니까?”구택은 깊은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며 단호하고 진지하게 대답했다.“예, 서약합니다. 소희를 평생 소중히 여기고, 챙기고, 제 생명이 다 할 때까지 충실히 사랑하겠습니다.”주례자는 이번에는 소희를 향해 물었다.“소희 양, 당신은 임구택 님을 남편으로 맞이하시겠습니까?”“임구택 군과 함께 인생의 길을 나란히 걷고, 그 어떤 간난신고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곁을 떠나지 않고 평생 함께하겠다고 서약하시겠습니까?”소희는 구택을 똑바로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서약합니다. 조건 없이 사랑하며, 영원히 함께할 것을 맹세합니다.”구택의 눈에는 감정이 빛나고 있었고, 그의 따뜻한 마음과 온기는 오직 소희를 위해 존재했다.주례자는 미소를 지으며 선언했다.“이제 임구택 군과 소희 양이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두 사람을 위해 축복의 박수를 보내주세요!”예식장은 다시 한번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모든 하객은 이 감동적인 순간에 눈물을 글썽이며 박수를 보냈다. 그 박수 소리는 끝없이 이어졌고,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울려 퍼졌다.연희는 박수를 치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가는 뜨거웠지만,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우청아 또한 눈물을 흘리며 두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복했다.주례자는 박수 소리 속에서 다시 입을 열었다.“이제 신랑과 신부께서 결혼의 영원함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결혼반지를 교환하시겠습니다.”그 순간, 뒤쪽 계단에서 임유민이 요요를 안고 나타
강시언은 미소를 지으며 소희의 손을 임구택의 손 위에 조심스럽게 얹었다. 마치 신성한 임무를 완수한 듯 그는 말했다.“행복하길 바랄게.”임구택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고마워요.”주변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소희는 시언을 깊이 바라보았다.그 시선에는 어린 시절 그가 자신을 가르쳐 주고 곁에서 함께해 주었던 시간, 그리고 두터운 남매의 사랑과 가족 간의 정이 모두 담겨 있었다.시언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소희를 응원했다. 마치 어린 시절 소희의 손을 잡고, 약하고 외롭던 소녀를 강하고 단단한 소희로 성장시켜 주었던 순간처럼.앞으로도 각자의 길을 걷더라도, 그들은 서로의 곁에 있을 것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그들의 관계는 공기와 햇빛처럼 언제나 존재하며, 그들의 삶 속 깊이 자리할 것이었다.소희는 구택의 팔을 붙잡고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시언이 바로 뒤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발걸음은 더욱 단단하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그리고 자신의 곁에 있는 남자는 소희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어떤 망설임도 없게 했다.레드카펫은 길었고, 앞으로 함께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도 길었다. 하지만 이렇게 나란히 걷는다면 두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다.구택은 옆에서 소희의 아름다운 옆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의 손은 따뜻하고 힘이 있었다.예식장의 한구석, 커다란 부조 기둥에 기대어 서 있던 심명이 소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심명의 시선은 소희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오늘 정말 아름답네.’소희의 모습, 그녀의 미소, 모든 것이 그의 마음에 깊이 각인되고 있었다.그때, 뒤에서 놀란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서희, 정말 예쁘네요!”심명은 눈초리를 치켜들며 뒤를 돌아보자, 남궁민이 걸어오며 그의 옆에 섰다.햇빛이 남궁민의 짙은 갈색 눈에 반사되어 깊고 매혹적인 빛을 띠고 있었다.“왜 강성에 있는 구은서를 놔두고 여기까지 왔어요?”남궁민은 이미 자신이 심명의
음악 소리에 맞춰, 분위기가 최고조로 달아오를 때, 신랑인 임구택이 중앙 계단을 따라 천천히 내려왔다.그 순간, 거대한 아치형 정문이 열리며 정오의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마치 수천 갈래의 황금빛이 예식장 안을 가득 채운 듯했다.찬란한 크리스탈 샹들리에, 피어난 꽃들, 그리고 붉은 카펫은 그 빛에 의해 생명을 얻은 듯 더욱 생동감 있고 화려해졌다.햇빛이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통과하며 무지갯빛 광채를 만들어냈고, 이 환상적이고 웅장한 장면에 하객들은 숨을 멈추고 정문 중앙에 서 있는 한 여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소희는 시언의 팔을 잡고 붉은 카펫을 따라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예식장 안은 하객들로 가득 찼지만, 고요한 정적 속에 우아한 현악 연주만이 홀 안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었다.소희는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드레스는 가슴 위를 덮는 깔끔한 디자인에 어깨를 타고 내려가는 레이스로 이루어져 있었다.얇은 꽃잎 모양의 레이스가 어깨를 감싸며 은은하게 살결을 드러냈고, 그 아래로는 매끈한 쇄골과 길고 고운 목선이 돋보였다.허리선 아래부터는 화려한 자수 문양이 드레스 끝자락까지 펼쳐졌고, 풍성한 치마는 소희의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며 단순함과 정교함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소희의 머리에는 구택이 준비한 티아라가 얹혀 있었고, 티아라에 박힌 찬란한 다이아몬드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조금도 가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고운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긴 베일이 드레스 끝까지 내려와 천천히 레드 카펫 위를 스치며 움직였다. 소희는 그림 같은 미모와 함께 단아하면서도 청아한 기품을 자아내며 성스러워 보였다.시언은 깔끔한 흰 셔츠에 검정 조끼를 입고 있었고, 훤칠하고 듬직한 모습으로 소희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고 함께 걸어왔다.두 사람이 함께 입장하는 순간, 예식장의 조명이 한층 어두워진 것처럼 느껴질 만큼 두 사람의 존재감은 강렬했다.구택은 레드 카펫 끝에서 그녀를 바라보았다.세상에 울려 퍼지는 모든 소리가 멀어진 듯, 구택의 눈에는 소희만
결혼식장이 웃음과 이야기로 떠들썩하던 분위기는 주례가 결혼식 무대로 올라서자 점차 차분해졌다.결혼식장 가장 앞줄 귀빈석에는 임씨 가문과 강씨 가문의 사람들이 각각 자리했다. 시언이 입장하며 뒤쪽 하객석을 한번 훑었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단번에 맨 뒷자리 가까이 앉아 있는 강아심을 찾아냈다.아심은 도도희와 함께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자연스럽게 풀어 어깨에 늘어뜨리고 있었다.그 모습이 아심의 부드럽고 매혹적인 옆모습을 가리고 있었다. 희미한 미소를 띤 채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며 즐거워 보였다.시언은 별다른 표정 없이 시선을 거두었다.강재석이 나타나자, 결혼식장은 잠시 숨소리마저 조용해졌다. 이내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그를 화제로 삼기 시작했다.“저분이 강씨 집안의 어르신인가 봐. 정말 카리스마 넘치시네!”“옆에 있는 젊은 사람은 강재석 어르신의 손자겠지?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왜? 마음에 들어? 꿈 깨. 강씨 집안이랑 혼인을 맺으려면 임씨 가문 정도는 되어야 가능하다고.”“현실은 안 되더라도 꿈꾸는 건 내 자유잖아? 결혼식 끝나고 가서 연락처라도 물어볼 거야.”“좋아, 한번 해봐. 강씨 집안의 도련님이 연락처를 줄지 안 줄지 보자고. 근데 얻으면 나랑 공유하는 거 알지?”“내가 얼굴에 철판 깔고 얻은 연락처를 왜 너랑 공유해? 너도 도전해 보든가!”...아심은 바로 뒤에 앉아 있던 이들의 대화를 듣고 고개를 숙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도도희도 들었는지 고개를 돌려 낮은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봤니? 강시언이 얼마나 인기 많은지.”아심은 나른하게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그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모르는 거죠.”도도희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고, 아심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직 소희를 못 봤네요. 오늘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은 정말 예쁠 것 같아요!”도도희가 물었다.“소희랑 친한 사이인가?”아심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했다.“그렇게
도도희는 강시언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심이 왔어.”시언의 눈빛이 깊어졌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뜻을 보였다. 강재석은 그보다 훨씬 더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아심양도 왔어?”도도희는 약간 놀라며 물었다.“아저씨도 아심을 아세요?”“당연히 알지. 우리 사이가 보통 사이인 줄 아니?”강재석은 의미심장하게 시언을 한 번 쓱 보고는 환한 미소로 말했다.“지금 어디 있나?”“아마 이미 예식장 안으로 들어갔을 거예요.”도도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미리 알았다면 데리고 여기로 왔을 텐데.”강재석은 상관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온 것만으로도 아주 좋아. 어차피 곧 볼 테니까.”도경수의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재아는 마음속에서 복잡한 감정이 얽혀 올라왔다.‘엄마가 강아심을 알다니... 그리고 강재석과 강시언은 아심에게 훨씬 더 호의적이잖아. 그런데 엄마도 강아심과 더 가깝다니...’자시느이 엄마가 아심과 이렇게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재아는 왠지 모르게 불쾌했다.도도희는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아저씨, 예식장에 가셔야 할 시간이에요. 저는 여기서 이만 물러날게요. 아심을 찾아보려고요.”도경수는 다급한 표정을 지었지만, 강재석이 그의 마음을 눈치채고는 도도희에게 말했다.“결혼식 끝난 후에는 서두르지 말고, 우리와 시간을 좀 더 보내. 오랜만에 만났으니 제대로 얘기 나눠야지.”도도희는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결혼식이 끝나면 다시 찾아뵐게요.”“좋아!”강재석은 따뜻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도경수도 말했다.“내 전화번호 알지?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하렴.”도도희는 알겠다고 답한 뒤, 몇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도경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강재석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그래도 드디어 도도희를 만났잖아. 그리고 직접 강씨 집안으로 돌아온다고 했으니, 좋은 소식 아닌가?”도경수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우리 부녀가 어쩌다 이렇게 서먹서먹
“아저씨, 오랜만이에요!”“강시언!”시언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언제 도착했어요?”도도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좀 전에.”이어 도도희는 임씨 집안의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건네고 축하를 전했다.다른 소파에 앉아 전화를 받고 있던 도경수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도도희를 보았다. 도도희를 보자 그의 손이 떨렸고, 들고 있던 전화기를 놓칠 뻔했다.양재아도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며 작게 속삭였다.“저분이 제 엄마예요?”도경수는 전화를 끊고 천천히 일어나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도도희!”도도희는 그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를 본 순간, 도도희의 얼굴에 머금었던 온화한 미소가 굳어졌다.오랜 세월 동안 그녀의 기억 속 아버지는 언제나 고집스럽고 자신만만하며 독선적인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머리는 이미 백발이 섞였고, 이마에는 깊은 주름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때 자부심과 오만으로 가득 찼던 그의 모습은 세월 앞에서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도도희는 천천히 걸어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도경수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가득 찼고, 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재아는 서둘러 티슈를 가져와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임씨 가문 사람들은 도경수와 도도희 부녀의 사연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임시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결혼식이 곧 시작되니 저희는 준비하러 가겠습니다. 두분은 편히 이야기를 나누시죠. 이따가 두 분을 귀빈석으로 안내하도록 하겠으니.”도도희는 예의 바르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감사드려요.”임시호는 임씨 집안 사람들을 데리고 방을 나갔다.도경수는 눈물을 닦으며 약간 당황한 듯 말했다.“듣기로는, 네가 아이들에게 수업하고 있다더군. 수업은 잘 진행되고 있니?”도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곧 끝날 거예요.”“그렇구나. 산골은 비가 자주 와서 위험할 수도 있어. 네 몸조심해야 한다.”“알고 있어요.”“수업이 끝나면 내가 운성으로 널 데리러 갈
운성 별장.결혼식이 시작되기 직전, 하객들은 하나둘씩 자리에 앉았다. 몇 달간 공들여 준비한 성의 결혼식장은 들어오는 모든 이들을 경탄하게 했다.20미터가 넘는 거대한 돔 천장에는 불빛이 비쳐 깊고 짙은 푸른색을 띠고 있었다. 천장 주변에는 선명한 그림들과 함께 야광석과 각종 보석이 박혀 있었고, 웅장한 부조 조각들이 압도적인 분위기를 더했다.천장 아래에는 크고 작은 100여 개의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늘어서 있었고, 빛나는 불빛은 화려한 천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공간 전체는 장엄하면서도 로맨틱하고,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꽃으로 둘러싸인 유리 다리는 결혼식장 무대로 이어졌고, 무대에는 5미터 높이의 성 모형이 있었다.이 성은 수천 킬로그램의 설탕 공예로 만들어진 것으로, 7개의 건물, 회랑, 벽, 다리까지 모두 실물처럼 섬세하게 제작되었다.금색 지붕은 거대한 쿠키로 구웠으며, 주 벽면은 설탕 공예, 문과 창문은 초콜릿으로 만들어졌다. 그 외에도 다양한 디저트로 장식되어 있었다.이 거대한 설탕 성은 크기가 충분히 커서 어른 수십 명이 들어가도 공간이 넉넉할 정도였다. 이를 제작하는 데 들어간 인력과 비용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결혼식장에 들어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 거대한 디저트 성에 눈을 뗄 수 없었다.“이 성은 내 모든 상상을 다 만족시켜요. 안에 들어가 보고 싶네요!”“들었는데, 신부가 단 음식을 정말 좋아해서 사장님이 특별히 와이프를 위해 준비한 디저트 하우스래요!”“와, 이건 정말 애처가의 끝판왕 아닙니까?”“전에는 라이브 방송에서 사장님이 준비한 다섯 개의 티아라를 보고도 놀랐는데, 이건 또 다른 차원의 감동이네요!”“여기서 나는 건 케이크 냄새가 아니에요. 순도 100%의 돈 냄새라고요!”...기자들은 이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 실시간으로 온라인에 올렸고, 새로운 화제가 즉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기존의 검색어는 임구택의 티아라 다섯 개, 티아라의 가치와 유래, King의 티아라 등이었지만,
유정은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태연하게 말했다.“그럼 마음껏 조백림에게 술을 먹여. 내가 눈 하나 깜짝하는지 두고 보자고.”유정은 말을 마친 뒤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어차피 조백림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진우행 씨나 구은정 씨도 있잖아요!”유정이 우행의 이름을 꺼내자, 소희의 립스틱을 바르던 화영의 손이 잠시 멈칫했지만, 금세 다시 아무렇지 않게 집중하며 작업을 이어갔다. 꽃다발을 들고 있던 유진이 급히 말했다.“우리 사장님은 소희의 친정 식구예요. 사장님을 괴롭히면 안 되죠!”유진의 말이 끝나자 연희와 유정이 동시에 그녀를 바라보며 웃음을 띠었다. 연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물었다.“유진아, 구은정 씨를 이렇게 걱정하는 이유가 뭐야?”유진은 눈을 굴리며 능청스럽게 말했다.“소희를 생각해서요!”그러면서 소희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맞죠, 숙모?”연희는 바로 이어받아 말했다.“어머나, 숙모라고 부르네? 이건 뭔가 더 이상한데!”다들 웃음을 터뜨렸지만, 유진은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하며 농담을 받아넘겼다. 웃음과 장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간은 흘러 결혼식이 점점 가까워졌다....모든 사람이 주목하고 있는 임씨 집안의 결혼식은, 집에 갇혀 있는 구은서의 관심도 끌었다.은서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남궁민의 사람들에게 가로막혔다. 그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남궁민의 부하들의 신원을 확인한 뒤 조용히 돌아갔다.은서는 화를 참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서선영은 임씨 집안의 결혼식 생중계를 보며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저 사람들이 임씨 집안 사람들이겠지? 참 대단하네.”은서는 TV 화면에 투사된 생중계 화면을 보았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질투로 일그러져 있었다.“꺼버려!”서선영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화풀이하진 마.”은서는 이미 화가 나 있던 터라, 언성이 더 높아지며 말했다.“엄마 탓이잖아요! 우리가 이렇게 갇힌 것도
성연희가 웃으며 말했다.“고작 30분이에요.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조금 후엔 우리가 소희를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신랑님 앞에 보내드릴게요!”구택은 소희의 손등에 입을 맞춘 뒤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자부심과 약간의 오만함이 섞여 있었다.“우리 소희는 언제나 아름답죠.”주변 사람들은 모두 놀라며 웃음을 터뜨렸고, 소희는 붉은 입술을 살짝 다물고 웃으며 말했다.“잠시 후에 봐.”이에 구택은 뒤돌아 연희에게 물었다.“이따 소희 메이크업도 다시 손봐야 하나요?”연희는 대답했다.“그렇죠, 왜요?”연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구택은 갑자기 몸을 숙여 소희의 입술에 키스했다. 모든 사람이 놀라 숨을 들이마시더니 곧이어 방 안이 큰 환호성과 웃음으로 가득 찼다.연희는 소리를 질렀다.“아직 결혼식도 안 했는데, 미리 이렇게 혜택을 나눠줘도 되는 거예요?”장시원은 우청아를 안으며 그녀의 눈을 가렸다.“보지 마. 눈 버리기 딱 좋아. 누군가가 흥분을 못 이기고 저러는 건 보기 민망하다니까.”조백림과 다른 사람들은 꽃바구니에서 꽃잎을 꺼내 들고 두 사람에게 뿌리며 분위기를 돋웠다.방 안은 완전히 떠들썩했지만, 소희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녀의 맑은 눈은 부드러운 빛을 담고 있었고, 가볍게 입술을 맞대며 구택에게 답했다.세상의 화려함과 이 결혼식의 웅장함도 눈앞의 이 사람이 주는 행복에는 비할 수 없었다. 소희가 먼저 멈추고 그의 입술에 이마를 살짝 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준비하러 가, 구택 씨. 결혼식에서 봐.”구택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남편이라고 불러야지.”소희는 부드럽게 대답했다.“알았어, 남편.”이제야 만족한 듯 구택은 그녀의 볼을 한번 쓰다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밖으로 나가는 길에 시원이 티슈를 건네며 말했다.“입술 좀 닦고 가지?”구택은 티슈를 흘끗 보더니,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안 닦아.”구택의 입술에는 연지 자국이 남아 있었고, 평소의 냉정하고 고고한 분위기에 신비롭고 관능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