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임이한은 매우 기뻤다.적어도 그는 정말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천사요?" 윤슬은 임이한이 자신을 이렇게 부르자 의아해하며 부시혁 뒤에서 고개를 내밀었다.왜 이렇게 부끄러운 호칭으로 자신을 부르는지 묻고 싶었는데, 갑자기 큰 손이 그녀의 머리 위에 나타나 머리를 다시 눌렀다."뒤에 가만히 서 있어. 함부로 보지 마, 눈 버려.” 부시혁이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말했다.윤슬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부시혁은 임이한이 윤슬을 보는 것이 싫었을 뿐이다.임이한이 윤슬의 말 때문에 감정
윤슬은 부시혁을 보지 않았지만 지금 이 순간 부시혁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느껴져 웃음이 절로 나왔다.‘참, 내가 먼저 손을 잡은 것만으로도 이렇게 기뻐해?’‘이렇게 쉽게 만족하는 사람인가?’두 사람은 병원을 떠나 차에 올랐다.차 안에서 윤슬은 박 비서의 전화를 받고 회사의 일들을 처리했다.부시혁도 핸드폰을 꺼내서 사람들과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대략 2분 정도 이야기를 나눈 후에야, 그는 핸드폰을 접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한 시간 후, 부시혁은 윤슬을 천강그룹으로 데려다주었다.차에서 내리던 윤슬은 갑자기 무슨 생
윤슬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더 꼭 껴안았다.그녀의 머릿속에 부시혁은 예전엔 온화했고 지금은 냉철하고 횡포한 극과극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연약함은 없었다.하지만 사실은, 그에게도 연약함이 존재했다.강하고 약점이 없어 보이는 남자가 이렇게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으니 어머니의 자살을 직접 목격한 것이 그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주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매년 어머니의 기일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된다.이 매듭이 풀리지 않으면 앞으로 1년, 10년, 심지어 수십 년도 반복될 것이다.만약 그의 원수나 부 씨 그룹의 적
비서실에 있던 다른 비서들과 보좌관들도 일제히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윤슬은 "나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일하세요"라며 웃었다."네." 비서 보좌관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 다시 앉으며 바쁘게 움직였다.윤슬은 박 비서에게 다가갔다.박 비서는 황급히 그녀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앉으세요.""괜찮아, 곧 나갈 거야." 윤슬은 앉지 않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저었다.박 비서도 사양하지 않고 다시 앉았다.그들은 사적으로는 친구이니 이런 상황에서 따로 인사치레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회장님,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습니까?" 박 비서가
박 비서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슬쩍 웃었다. "약간 바보 같지만 사랑에 빠진 여자는 다 그렇지 않나요? 회장님도 그랬어요."윤슬은 말을 잇지 못했다.그렇다, 사랑에 빠진 여자들은 모두 바보다. 윤슬도 과거에는 마찬가지였다.지금 생각하면 과거의 자신이 정말 바보처럼 느껴지지만, 과거의 자신을 미워하지는 않는다.과거의 자신은 가장 깨끗하고 순수하게, 지금의 시련을 겪지 않고 오직 한 가지 일에만 집착했다. 바로 부시혁을 사랑하고 그의 사랑을 기다리는 것이다.그래서 가끔 그녀는 과거의 자신이 그립다. 지금의 그녀는 더 이상 누군
이를 생각한 박 비서는 얼굴을 가린 채 울먹였다. “제 잘못이에요. 전부…”박 비서의 모습에 윤슬은 눈을 가늘게 떴다. "너랑 재원이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박 비서는 코를 훌쩍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회장님, 그만 물어보세요. 저는 말할 수 없어요…."그러자 윤슬은 "그래, 안 물어볼게, 재원이한테도 안 물어볼게, 네가 말하고 싶으면 그때 말해줘, 언제든 들어줄게"라며 한숨을 쉬었다.“회장님, 감사합니다.” 박 비서는 얼굴에서 손을 떼고 감사의 웃음을 억지로 짜냈다.윤슬은 그녀에게 "고마워할 필요 없어.
선물?부시혁은 잠시 멍해 있다가 가볍게 웃으며 음성으로 "왜 선물을 주려고?"라고 물었다."곧 당신 생일이잖아요." 윤슬은 고개를 끄덕이며 음성으로 답했다.부시혁은 그제야 곧 자신의 생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어쩐지 갑자기 어떤 선물을 원하는지 묻더라니.’부시혁은 부드러운 얼굴로 "네가 주는 거면 다 좋아"라고 말했다.부시혁은 윤슬이 자신의 생일을 기억할 줄은 몰랐다.그리고 생일선물을 주겠다고 먼저 물어보다니.생각하면 할수록 기뻐난 부시혁의 얼굴에 점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주차장에 있던 회사 직원들이 멀리서 그가
윤슬은 방금 본 이모티콘을 부시혁과 함께 머릿속으로 비교했다.비교해보니 더욱 재밌었다.그의 외모와 분위기대로라면, 시스템 자체에서 나오는, 늙은 간부들이 자주 사용하는 이모티콘을 사용해야 한다.이런 귀여운 건 기본적으로 여자애들이 좋아하는 이모티콘이었다.부시혁이 귀여운 이모티콘을 보내오니 우습기도 하고, 그가 좀 어수룩해 보이기도 했다.윤슬은 웃음을 멈추고 숨을 길게 내쉰 뒤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고 종이를 잡아당겨 휴대전화 액정의 물을 닦아냈다.액정의 물을 닦아내니 자연히 그 이모티콘이 또 보였다.윤슬은 참지 못하고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