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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강소아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는 입에 문 막대사탕을 돌리지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 강소준이 계속해 말했다.

“나온 지 얼마 안 됐대. 싸움 잘하기로 소문났고, 트럭 운전도 잘해서 지금껏 무사고래. 그런데 남한테 관심이 없고 말 걸어도 대답을 안 해서 점점 사람들과 단절됐나 봐. 소문에는 바보 아니면 변태라고 해. 맞다, 이름이 뭐였지...최군형?”

강소준이 작게 웃으며 말했다.

“최군형...”

강소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 이름은 이미 그녀의 기억에서 흐려지고 있었다.

며칠 동안 학교는 잠잠했다. 매일 구자영을 마주쳤지만 별다른 해코지를 당하지는 않았다.

학교폭력은 자주 있는 일이었다. 학교는 힘 있는 집안 자식의 편이었다. 큰일이 없는 이상 모두가 쉬쉬하고 있었다. 별다른 처벌은 없을 것이었다.

강소아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제 처지를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이제 침묵을 택했다. 이 침묵은 양보가 아니라 다른 기회를 찾는 것이다. 기회를 찾기도 전에 먼저 구자영에게 당했지만 말이다.

사건은 학교 파티에서 일어났다. 강소아는 오기 싫었지만 한 명도 결석하면 안 된다는 선생님의 당부에 억지로 참석해 조용히 구석에 앉아 있었다.

이때 화려하게 차려입은 구자영이 와인잔을 들고 다가왔다. 구자영이 먼저 사과를 건넸지만 강소아는 차가운 눈길로 그를 쳐다볼 뿐이었다. 저 와인에 문제가 있을 게 뻔했다.

“소아야, 다 같은 학교 친구들인데, 진짜 내 사과 안 받아줄 거야?”

“그럼 네가 날 때린 것처럼 나도 널 한 대 때릴게, 어때?”

“너...”

강소아가 차갑게 웃으며 파티장을 걸어 나갔다. 구자영이 그녀의 뒷모습을 째려보고 있었다.

강소아가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그녀를 처리할 방법은 차고 넘쳤다.

강소아는 정원에 서있었다. 모두 파티를 즐기고 있던지라 밖에는 별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반짝이는 별바다가 그녀를 지켜줄 것 같았다.

이때, 어둠 속에서 그림자 몇 개가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강소아가 이를 눈치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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