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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그는 아무 표정 없이 깡패들을 바라보았다.

“그럼 저도 찍힐 텐데, 제게도 차례지는 게 있어야죠?”

“뭐? 하, 바보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가 보네?”

우두머리가 눈썹을 까딱했다.

“영화를 보려면 표를 사야죠.”

“빨리하는 게 좋을걸! 아니면 네 다리를 분질러버린 뒤에 저 여자한테 던져버릴 거야! 그래도 임무를 완수한 셈이지!”

최군형은 신경도 쓰지 않고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다 피식 웃었다. 깡패들이 최군형에게 달려들었지만 그는 날쌔게 피한 뒤 깡패의 아랫도리를 향해 발을 날렸다.

“아!”

깡패가 땅바닥을 데굴거리며 아파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은 나서지 못한 채 서로 힐끔힐끔 눈치만 보고 있었다.

최군형은 호텔 방안에서 그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침대 위의 강소아는 의식이 희미하게 돌아왔다. 방 안에는 이미 싸우는 소리로 가득했다. 강소아는 일어나고 싶었지만 몸이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휘청거렸다. 세상이 빙빙 도는 것 같았다.

얼마 안 가 격렬한 싸움이 잦아들었다. 방 안은 온통 핏자국이었고, 깡패들은 지렁이처럼 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다.

“꺼져.”

최군형이 차갑게 말했다. 깡패들은 핸드폰도 챙기지 않고는 급히 도망쳤다. 최군형은 그들의 핸드폰을 주워 창문 밖으로 던져버렸다.

최군형이 옷을 탈탈 털며 자리를 뜨려 할 때, 문득 침대 위의 사람이 생각났다. 그는 천천히 침대로 다가갔다.

여자는 얼굴이 붉어진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꼭 감은 눈과 긴 속눈썹, 왼쪽 눈 밑의 눈물점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최군형은 금세 알아차렸다. 구자영이 그녀의 음식에 약을 탄 게 뻔했다. 신경쓰고 싶지 않았지만 그의 발걸음은 저절로 침대로 향했다. 그는 강소아의 얼굴을 가볍게 치며 말했다.

“정신이 드세요?”

강소아는 누군가 자신을 건드리는 것을 느꼈다. 온몸이 화끈거리는 와중에 그녀를 건드리는 손만이 시원했다. 그녀는 이 시원함의 근원을 따라 이리저리 더듬었다.

최군형은 강소아가 자기 옷 속에 손을 넣은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 급히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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