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71화

작가: 동과
석지훈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나는 마음이 매우 심란했다. 현정우는 추측하며 말했다.

“가주님, 석 대표님은 성격이 원래 차가우셔서 사람 많은 곳에 있는 것을 불편해하시지만 가주님과 함께 있고 싶어서 문 앞에서 따뜻하게 기다리고 계신 것 같습니다.”

“흥, 따뜻하게?!”

석지훈은 분명 나를 괴롭히려는 것이었다.

현정우는 내가 화난 것을 보고 더는 석지훈의 편을 들지 못했다. 나는 돌아서서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김은정은 내가 또 혼자 온 것을 보고 의아하게 물었다.

“지훈이는? 애들 한 번도 보러 안 오네!”

그녀의 질문에 나는 입을 열 수 없었다. 석지훈이 바로 지금 이 집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차라리 기다릴지언정 아이들을 보러 오지 않는다니!

나는 매우 언짢은 기분으로 말했다.

“바쁘대요.”

내 말을 듣고 어머니는 더 이상 석지훈에 대해 묻지 않았다.

나는 별장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저녁 9시쯤 현정우가 나에게 말했다.

“석 대표님은 아직도 문 앞에 계십니다.”

석지훈은 벌써 대문 앞에서 다섯 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나는 더 화가 났다.

10시가 되자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현정우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문 앞에 있는 석지훈의 검은색 벤틀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나는 시선을 거두고 현정우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차에 시동을 걸자마자 백미러로 석지훈의 차가 뒤따라오는 것이 보였다. 보면 볼수록 화가 치밀었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현정우에게 물었다.

“저 사람을 탓해야 할까요?”

아이들에게 냉담하다고 탓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어젯밤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연락 한 통 없었다고 탓해야 하는 건가.

현정우가 나에게 물었다.

“가주께서는 아이들이 억울하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그리고 그는 너무 제멋대로 행동했다.

나는 이 말을 현정우에게 전했다. 그는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석 대표님이 늘 혼자 행동하시고 너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72화

    남자는 처음으로 내 머리를 말려 주는 것이었지만 동작이 매우 부드러웠다.내 머리는 숱도 많고 길어서 거의 30분 동안 드라이어로 말렸다. 그 후 그는 빗을 찾아내 머리를 빗어 주었는데 조심스럽고 다정한 손길이었다.내가 계속 침묵을 지키자 석지훈은 마침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윤아야, 나한테 화난 거야?”진짜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내가 화난 거 뻔히 알면서 말이다.아마도 그는 우리 사이의 어색한 분위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예전에는 내가 그를 이렇게까지 무시한 적이 없었으니까.나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뒤에서 내 목을 감싸 안고는 몸을 숙여 턱을 내 어깨에 기대고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애원했다.“윤아야, 제발 화 풀어.”계속 윤아라고 부르는 소리에 내 마음은 흔들렸다.이렇게 나오면 나는 진짜 버티기 힘들었다.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여전히 앙금이 남아 있었다. 나는 그가 연 씨 별장 문 앞에서 7, 8시간 동안이나 기다리면서도 애들은 보러 안 들어왔다는 게 이해가 안 됐어.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걸까?나는 정말 할 말이 없었다.속으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지만 나는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나 화 안 났어요.”내 말투는 딱딱했다. 석지훈은 내 몸을 더 세게 끌어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뭘 잘못했어?”아직도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른단 말인가?마치 내가 괜히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보였다.내가 막 화를 내려는 순간, 석지훈의 차갑고 큰 손이 갑자기 내 턱을 감쌌다.“내가 뭘 잘못했는지 말해 줘, 윤아야. 속으로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난 네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그의 태도는 매우 진지했다.게다가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하다니...그의 말에 끓어오르던 화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나는 눈을 감았다 뜨면서 물었다.“왜 집안에 안 들어왔어요?”나는 그가 왜 아이들을 보러 오지 않았는지 직접적으로 묻지 않았다.“문 앞에서 널 기다리고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73화

    석지훈은 나의 약혼자이고 앞으로 나의 남편이 될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 내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했으니 나는 그들 사이가 서먹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나는 그들이 서로 가까워지기를 바랐고 석지훈이 나에게 주는 따뜻함을 아이들에게도 조금 나눠 주고 너무 차갑고 냉담하게 대하지 않기를 바랐다.나중에 애들이 커서 석지훈의 냉정함을 원망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석지훈은 나를 놓아주고 내 옆에 앉았다. 그는 내 손을 잡고 내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담담하게 설명했다.“나는 아이들을 좋아해. 네가 목숨을 걸고 낳아 준 아이들이니까. 나는 네가 그 아이들을 내 곁으로 보내 준 것에 감사하고 네가 나를 위해 희생한 것에 감사해. 하지만 윤아야, 사람마다 교육 방식이 다르 듯이 내가 아이들에게 냉담하게 대하는 것은 사실이야. 나는 아이들이 나에게 의존적으로 자라는 걸 원치 않아. 난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서 앞으로 혼자서도 모든 일을 해낼 수 있기를 바라거든.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말이야.”이것은 석지훈이 처음으로 나에게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이야기한 것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아이들이 얼마나 훌륭하게 자라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나는 그저 아이들이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자라 주기를 바랄 뿐이었다.나는 내 생각을 그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는 가볍게 내가 잘 아는 그 특유의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가야, 이 세상은 네 생각처럼 안전하지 않아. 지금은 우리가 이 세상을 쥐고 있다지만 우리도 언젠가 늙을 거야! 결국 이 세상은 젊은이들의 것이지. 그때가 되면 이 세상의 권력은 다시 재편될 거야. 우리 둘도 아이들을 평생 지켜줄 수는 없잖아. 게다가 나에게는 원수가 많고 아이들은 내 핏줄이기 때문에 평탄한 삶을 살 수는 없을 거야. 아이들이 스스로를 지키려면 자신의 힘으로 권력의 정점에 서야 해.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을 만큼 강해져야 하지. 그게 바로 석씨 가문이 어린 후손들을 집에서 내보내 수련시키는 이유야. 거대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74화

    아침에 눈을 뜨니 석지훈은 옆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베개 옆에 쪽지를 남겨 두었다.“윤아야, 나 회의가 있어서 동성에 가.”그는 정말 보고하기 시작했다.그는 말한 것은 꼭 지키는 성격이었다.상처는 거의 다 나았지만 석지훈의 소심한 성격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했다.나는 쪽지를 서랍에 넣고 일어나 커튼을 열었다. 운성에는 여전히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고 정원에는 살구꽃이 만발해 있었다. 곧 복숭아꽃과 배꽃도 피어날 것이다. 시간이 되면 석지훈과 함께 비 오는 날 침대에 누워 꽃구경을 해야겠다.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정말 아름답다.”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날들이다.나는 창문을 열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코끝에 맑은 향기가 가득했다. 나는 창가에 한참 서 있다가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국제전화였다.나는 전화를 받고 물었다. “누구세요?”“접니다. 진유겸.”진유겸이 왜 갑자기 나에게 전화를 걸었을까?나는 그가 최희연에게 한 짓을 떠올리며 차갑게 물었다.“무슨 일로 전화하셨죠?”그는 내 말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물었다.“희연이는 어디 있어요?”나는 쏘아붙였다.“그쪽이랑 무슨 상관인데요?”“내 사람 말로는 운성에서 사라졌다던데.”나는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몰라요. 끊을게요!”전화를 끊고 나는 비서에게 최희연의 행방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한참 뒤 비서가 나에게 보고했다.“아이스랜드의 작은 마을에 있습니다.”나는 놀라서 물었다. “언제 갔대요?”“어젯밤에 급하게 비행기 표를 예매했습니다.”“갑자기 아이스랜드에는 왜 갔을까요?”무슨 위험한 일이라도 생긴 걸까?“대표님, 좋은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비서의 말에 나는 마음속에 불안감이 피어올랐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에게 지시했다.“아이스랜드로 갈 준비해요. 돌아오는 길에 F 국에 들릴 테니 사람을 시켜 윤민이를 F 국으로 보내 주세요.”나는 석윤민에게 작위를 물려주기로 결심했다.앞으로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75화

    석지훈이 그의 앞에서 몇 번이나 그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석지훈은 그의 앞에서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고현성이 연수아에게 조금만 더 잘해 줬더라면 자신은 그녀를 가질 수 없었을 거라고 말이다.그리고 고현성은 다시는 연수아를 되찾을 수 없었다.한편...비행기에서 내린 최희연은 두꺼운 패딩을 꽉 여미며 공항 입구로 나갔다. 거기에는 경호원처럼 보이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 두 명이 서 있었다.그녀는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왕자 씨가 보내신 분들인가요?”“네. 최희연 씨, 저희를 따라오시죠.”최희연은 고개를 들어 아이스랜드의 차가운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곳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예전에는 이 땅을 밟을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그녀에게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그녀는 복수하고 싶었다.그 남자를 후회하게 만들고 싶었다.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럴 힘이 없었다.그리고 연수아가 걱정하는 것도 원치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이곳에 올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이곳에 왕자라는 사람을 찾으러 왔다.맞다. 왕자는 그 사람의 이름이었다.최희연은 그것이 가명일 거라고 생각했다.누가 진짜 이름을 그렇게 짓겠는가.경호원들이 그녀를 데려간 곳은 통나무집이었는데 전통 가옥처럼 지어져 있었고 내부는 매우 호화로웠다. 모두 최고급 목재를 사용했고 마당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천도 있었다. 앞쪽에는 복도가 있었고 처마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이 달려 있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본 것과 똑같았다.딱 그 남자의 사치스러운 스타일이었다.그녀는 앞마당 눈밭에 무릎을 꿇고 앉아 조용히 불렀다.“왕자 씨.”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고 들리는 것이라곤 풍경 소리와 어깨에 내려앉는 차가운 눈바람뿐이었다. 그녀는 잠시 침묵하다가 나지막이 노래했다.“소녀, 부족하나마, 도령의 눈에 들지 못했습니다. 오랫동안 도령을 귀찮게 했으니, 부디 노여워 마십시오. 도령은 북쪽으로 가시고 소녀는 남쪽을 바라보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영원히 헤어지는군요...”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76화

    현정우와 함께 아이스랜드에 도착했을 때, 아직 최희연을 만나지 못했지만 공항에서 우연히 진유겸과 마주쳤다.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여기까지 희연이를 찾으러 온 거예요?”진유겸의 얼굴은 어두웠다.“네.”그는 최희연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황급히 아이스랜드로 달려왔다. 사실, 그는 그녀를 신경 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주민솔이 있었고 마치 과거 고현성의 곁에 임지혜가 있었던 것과 같았다.고현성이 나에게 했던 일을 떠올리며 나는 조용히 충고했다.“이 세상에서 반드시 누군가를 위해 살아야 하는 사람은 없어요. 저랑 희연이는 오랜 친구예요. 보기엔 연약해 보이고 사람들과 다투지도 않지만 뒤끝 있는 성격이에요. 앞으로 유겸 씨가 후회하지 않길 바랄 뿐이에요.”그는 주민솔을 선택했고 분명 후회하게 될 것이다.왜냐하면 그의 마음속에는 항상 최희연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그 역시 잘 알고 있지만 단지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을 뿐이다.그러나 그 이유는 내게 너무 하찮게만 느껴졌다.지금 필요한 건 그의 결단력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민솔을 외면할 수 없었다.마치 과거의 고현성이 임지혜와 결혼식을 해야만 했던 것처럼.지금의 주민솔과 과거의 임지혜는 너무도 닮았다. 모두 같은 방식으로 그들을 옭아맸다.천박한 수법이었지만 너무도 성공적이었다.내 경고에 진유겸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리고 그와 함께 최희연을 찾았을 때는 이미 한 시간이 지난 후였다.그녀는 흰색 모피 외투를 두른 채 한 오두막 앞에 앉아 있었다.온 세상이 눈 속에 파묻혀 있었고 그녀의 눈동자는 공허하게 저 멀리 새하얀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끝없는 슬픔이 담긴 듯한 눈빛을 마주한 순간 나는 가슴이 먹먹해지고 숨쉬기조차 어려웠다.조심스레 눈을 밟으며 그녀에게 다가가 무릎을 굽힌 채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조용히 불렀다.“희연아.”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나를 바라보았다.“수아야.”나는 애틋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나야.”진유겸은 우리 뒤에 서 있었지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77화

    “응, 별로 친하지 않아서 말하지 않았어.”별로 친하지 않다면서도 최희연은 그를 항상 신뢰해 왔다.과연 그녀에게 있어서 그리고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어떤 존재일까?나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녀를 아파트에 데려다준 뒤 곧바로 공항으로 향해 F국으로 떠났다.비행기에서 내릴 때쯤 나는 석지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운성시에 있어요?]그는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응,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석지훈은 요즘 말투가 점점 다정해지고 있다.나는 핸드폰을 넣으며 옆에 있던 현정우에게 물었다.“윤민이는?”“강 비서랑 함께 맨션에 있어요. 가주님을 기다리고 있대요.”현정우랑 함께 맨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은 밤이었다. 밤하늘에는 수없이 많은 별이 빛나고 있었다. 현관 앞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며 최욱현이 나왔다. 그의 정교한 이목구비는 여전히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고 귀에는 여느 때처럼 이어폰이 꽂혀 있었다.다만 이번에는 붉은색이었다.그는 볼 때마다 이어폰 색이 달랐다.최욱현은 나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머니께서 하루 종일 너를 기다리셨어. 다행히 상태는 괜찮으셔. 윤민이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셔서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으시더라. 평생 받은 선물 중 가장 소중하다고 하셨어.”그 말을 듣고 나는 마음 한구석이 시려왔다.이제 그녀한테 남은 시간은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이다.나는 그를 따라 맨션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갑자기 멈춰서는 바람에 나도 덩달아 멈춰서자 그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왜 안 가?”나는 오히려 반문했다.“너야말로 왜 안 가?”나는 지하 밀실에서 십수 년간 보관되었던 나의 신장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그가 공작을 어떻게 대했는지도 보았기에 경계심이 생겼다.경계심이라기보다 혐오감에 가까워지며 그가 점점 거북하게 느껴졌다.그래서 너무 가까이 있고 싶지 않았다.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같이 가려고 기다린 거야.”“그럴 필요 없어. 먼저 가.”그는 눈빛이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78화

    아마 석윤민을 뜻하는 듯했다.나는 차분히 물었다.“가능한가요?”“왜 윤아가 아니라 윤민이지?”안혜인은 이미 석윤아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그렇다면 내가 2년 전 목숨을 잃을 뻔했을 때도 알고 계셨던 걸까?만약 알고 계셨다면 왜 다시 만나려 하지 않았던 걸까?나는 솔직하게 답했다.“윤민이는 오빠예요. 앞으로 많은 책임과 고난을 짊어져야 하죠. 후작위는 윤민이에 대한 제 보상이에요.”석지훈은 석윤민을 내 곁에서 멀리 떠나보내 단련시키려 했고 반면, 석윤아는 계속 내 곁에 머물게 할 생각이었다.앞으로 석윤민이 걸어갈 될 길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이 후작위는 내가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보상이었다.안혜인은 대답했다.“그럼 윤아한테 불공평하지 않겠니?”나는 단호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내 생각을 말했다.“설령 지금 어머니께서 후작위를 제게 주신다고 해도 결국 저는 둘 중 한 명에게 물려줄 겁니다. 하지만 먼 미래에도 둘의 우애가 깊을지 아닐지는 아무도 알 수 없어요. 만약 사이가 좋다면 누구에게 주든 상관없지만 사이가 나빠진다면 누구에게도 줄 수 없겠죠. 그러니 지금 윤민이한테 주는 게...”어머니는 창백한 얼굴을 한 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내 이름으로 윤민이한테 물려주마. 이렇게 하면 미래에 윤아가 원망을 하든 그 화살은 네가 아닌 할머니인 나에게 향하겠지.”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허락하신 거예요?”어머니는 단순히 허락한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책임까지 짊어지셨다.“그래. 널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구나. 게다가 윤민이한테 주나 너에게 주나 결국 내 핏줄에게 주는 것이니 다를 바가 없지 않겠니?”“감사합니다.”그녀는 덧붙여 설명하셨다.“나는 윤민이와 윤아를 같은 마음으로 아낀다. 모두 네 아이들이잖아.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 늘 윤아한테 미안하단다. 아무것도 남겨줄 게 없잖아.”“그럴 일 없어요. 윤아는 제가 챙길 거예요.”후작위란 단지 하나의 명칭일 뿐이었다.나와 석지훈이 갖고 있는 건 그것보다 훨씬 많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579화

    더 이상 그녀를 어머니라고 부를 수 없었다.그 사실이 내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수아야, 한 가지 부탁해도 되겠니?”나는 예의를 갖추고 물었다. “무슨 일이신가요?”안혜인은 석윤민을 품에 안은 채 손가락으로 장난쳤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약간 실망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욱현이는 너 말고 내가 가장 걱정하는 사람이야.”“네?”어머니는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그 아이는 성격이 어둡고 말썽도 잘 부리지. 어쩌면 F국 왕실이 욱현이의 가장 큰 보호막이지만 앞으론 네가 지켜 주었으면 해. 욱현이가 어떤 실수를 하든지 나를 봐서라도 용서해 줬으면 좋겠어. 수아야, 그 아이는 본래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다만 어릴 때부터 외롭게 자라서 그래. 게다가 버림까지 받아서...”안혜인은 말을 멈추고 슬픈 표정을 지었다.이것이 그녀의 가장 큰 소망이었다.나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그렇게 할게요.”“고마워, 수아야.” 그녀는 이내 미소를 지어 보였다.나는 그녀한테서 석윤민을 건네 안았다. 그러자 그녀는 서둘러 말했다.“이제 그만 귀국하렴. 앞으로 행복하고 건강하기를 바란다.”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고맙습니다.”“윤민이는 욱현이한테 맡겨라. 며칠 후에 그 아이에게 작위를 계승시킬 거야. 모든 일이 끝나면 욱현이가 윤민이를 데리고 귀국할 거다.”나는 그녀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네, 그렇게 할게요.”“좀 피곤하구나, 이제 가거라.”나는 석윤민을 안고 문을 열고 나왔다.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그녀를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게 나를 한없이 차갑고 무정한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부르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오랜 세월의 거리감이 너무도 선명했다.나는 석윤민을 최욱현에게 넘겼다.“부탁할게.”“응. 하룻밤이라도 묵고 가지 그래?”“얼른 운성시로 돌아가야지.”나는 이 텅 빈 저택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긴 복도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들어갔다. 문이 닫히는 순간,

최신 챕터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35화

    내가 간신히 화를 참고 있는데 누군가 말했다.“고현성은 이제 끝났어. 잘나가던 인생이 재앙 덩어리를 아내로 맞는 바람에 망한 거잖아!”재앙 덩어리...나는 눈을 감고 화를 가라앉혔다. 그때 고현성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 그 사람을 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수아는 재앙 덩어리가 아니야!”그는 모든 것을 잊었지만 수아는 기억하고 있었다.그리고 지금 그는 오직 그의 수아만을 옹호하고 있었다.눈시울이 붉어졌다. 나는 저도 모르게 침묵하는 석지훈을 바라봤다. 그 사람은 내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때 오히려 담유미가 물었다.“그럼 넌 바보야?”바보에게 바보냐고 묻다니.나는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입 다물어요!”“왜? 부끄러워서 화내는 거야?”한성범은 이때다 싶어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그럼 고현성이 바보가 아니라는 거야? 연수아, 난 널 초대 안 했으니 나가. 곧 ‘바보극' 공연이 있거든!”한성범은 석지훈의 앞에서도 거침이 없었다.내가 정말 아무것도 못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나는 눈앞의 술잔을 집어 그에게 던졌다. 하지만 석지훈은 그를 위해 막아냈다. 마음속에서 갑자기 분노가 치솟았다.그때 고현성이 황급히 일어나 나를 진정시켰다.“저 사람들 때문에 화내지 마. 수아는 재앙 덩어리가 아니야. 수아는 그냥 내 아내일 뿐이야!”나는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차가운 눈빛으로 석지훈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당신은 저 사람을 감쌀 건가요?”석지훈은 차가운 침묵으로 나에게 답했다.나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테이블 위의 술잔을 다시 한성범에게 던졌다. 하지만 남자는 가볍게 받아 바닥에 던져버렸다.유리 조각들이 순식간에 바닥에 흩어졌다.그때 담유미가 차갑게 말했다“연수아 씨, 너무 건방지네요.”그러자 담현아가 차갑게 꾸짖었다.“입 닥쳐!”담유미는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원태웅은 황급히 나를 껴안으며 말했다.“윤아야, 화내지 마. 우리 여기서 나가자!”나는 눈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34화

    석지훈은 당연히 대꾸하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래에서 위로 그를 올려다보며 비판했다.“오후에 그 일은 당신이 잘못했어요!”그는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음?”“나는 그 사람들과 친분이 있어요. 친구처럼. 그들이 나를 유람선에 초대한 건 내가 그들과 어울릴 만한 사람이기 때문이지, 당신 때문이 아니에요! 석지훈 씨라고 했죠? 설마 내가 당신을 좋아해서 당신 주변에 자주 나타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근데 내가 당신의 무엇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당신이 우리 석씨 가문을 오랫동안 차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요?”내 말은 다소 따끔했고 석지훈의 얼굴은 차가워졌다. 나는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웃었다.“어떤 사람들은 가끔 자기 생각에 빠져 착각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혹시 당신 마음속으로는 나를 좋아하는데 인정하기 싫어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나를 피하고 당신 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하는 거죠? 설마 마음이 흔들릴까 봐 두려운 건가요?”석지훈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나는 눈치껏 말을 돌렸다.“물론. 나는 당신이 아니니까 당신 속마음을 알 수는 없죠. 됐어요, 당신이랑 말싸움하기 귀찮아요!”그는 차갑게 말했다.“허튼소리.”나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평소에 나한테 신경 끄세요!”석지훈은 돌아서서 가버렸다. 나는 웃으며 중얼거렸다.“역시 못 참네. 그 성격에 어떻게 여자 없이 지금까지 버텼을까? 아마도 내가 운이 좋은가 봐. 안 그러면 당신을 어떻게 얻었겠어!”‘지훈 씨, 사랑해. 정말 많이 사랑해. 신앙처럼. 당신 말대로 이 길을 따라갈게! 당신이 나에게 아무리 차갑게 굴어도 상관없어! 어차피 다 기억해둘 테니까! 나중에 똑같이 갚아줄 거야!’담현아는 몇 분 동안 통화를 하고 돌아왔다. 나는 놀리듯 물었다.“부부끼리 무슨 달콤한 얘기를 그렇게 오래 해?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네. 이제 푹 빠진 거야?”담현아는 웃으며 물었다.“푹 빠졌다는 게 사랑한다는 뜻이에요?”내가 되물었다.“그럼 아니야?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33화

    담현아는 의리가 있었다. 그녀는 나와 함께 홀을 나와 뒤뜰을 찾아갔다. 우리는 벤치에 앉아 갑자기 고현성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담현아가 먼저 그를 언급했던 것이다.그녀는 머뭇거리며 말했다.“나 아저씨한테 고현성의 현재 상황을 들었어요. 그의 지금 상황이... 아저씨는 아주 괴로워하더라고요. 결국 하나뿐인 동생이니까. 수아 언니는 어때요?”담현아는 내 마음이 아픈지 묻고 싶어 했다내 마음이 안 아플 리가 있겠는가?그가 아무리 잘못했어도 내 전남편인데.아무렇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게다가 지금의 고현성은 변하고 있었다.그는 예전의 그 남자와는 완전히 달랐다.그는 심지어 아이를 나의 생일선물로 돌려주기까지 했었다.나는 담현아 앞에서 고현성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괜히 기분이 다운될 것 같았던 것이다. 그래서 다른 얘기를 꺼냈다.“아무렇지도 않아. 근데 희연이가 요즘 연락 오던?”“네. 흉터 제거 수술을 받아서 아이스랜드에서 한동안 머물러야 한대요. 왕자현 씨가 옆에서 계속 돌봐주고 있다고 하더라고요.”담현아가 왕자현을 언급하자 나는 흥미가 생겨 말했다.“왕자현 씨 집안이 엄청 부자라며?”담현아는 뭔가 아는 듯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왕씨 가문은 세력은 없어도 돈은 엄청 많죠.”돈이면 다 되지. 돈이 곧 힘인데.담현아가 뭔가 더 말하려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는 발신자를 확인하고는 급히 일어서며 고정재의 전화라고 했다.담현아가 남편 전화를 받으러 뒤뜰을 나가자 앉아서 할 일이 없던 나는 일어나려고 했다. 바로 그때 나는 2층 발코니에서 고독한 남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나는 미소를 짓고 떠나려 했다.그런데 그가 뜻밖에도 나를 불러 세웠다.“연수아 씨.”나는 걸음을 멈췄다. 석지훈이 나를 부른다는 사실에 내심 놀라웠다.오후에 자기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경고하지 않았던가?그가 그렇게 차가우니 나도 굳이 아부할 필요는 없었다.나는 작은 소리로 물었다.“우리가 그렇게 친했나요?”그는 내 질문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32화

    담현아는 옷을 갈아입고 싶어 했다. 내 차에도 여벌 옷은 있었지만 우린 키 차이가 있었고 예지한도 여기 살지 않았다. 결국 나는 그녀를 근처 쇼핑몰에 데려갔다.담현아는 쇼핑이 빨랐다. 핑크색 롱드레스를 입으니 정말 예쁘고 귀여웠다. 그녀는 또 반지 몇 개를 손가락에 끼고는 나에게 보여주며 말했다.“어때요? 예뻐요?”담현아는 워낙 예뻤기에 뭘 입어도 예뻤다.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심으로 말했다.“아주 예뻐.”담현아는 바보같이 웃으며 말했다.“저는 꾸미는 걸 잘 안 해서...”그녀는 쇼핑몰 화장대에서 가볍게 화장을 하고 나서야 나와 함께 한씨 가문으로 갔다. 그리고 경호원을 많이 데려오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오늘 한씨 가문에는 일부러 트집 잡으러 가는 거라 나도 준비를 해뒀다. 휴가가 방금 끝난 비서에게 문자를 해두었던 것이다.한씨 가문에 도착하니 비서는 이미 와 있었다. 내 옆에 있는 23명 외에도 비서는 꽤 많은 사람들을 데려왔다.비서는 우리 뒤를 따라 들어가고 나머지는 입구를 지켰다. 담현아는 초대장을 내고 들어가자마자 담유미를 발견했다.흰색 이브닝드레스에 진한 화장을 한 담유미는 큰 키 덕분에 드레스가 참 잘 어울렸다. 담현아는 그녀를 불러 세우며 물었다.“담유미, 너 엄마 아빠 앞에서 무슨 말을 했어?”담유미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너 지금 언니한테 따지는 거야?”“미안하지만, 난 오빠밖에 없어.”담현아의 말은 너무 매몰찼다.담유미의 얼굴은 굳어졌지만 곧 설명했다.“난 네 일에 관심 없어. 부모님은 오빠한테 네 남자친구 얘기 들으신 거야.”담현아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너랑 상관없는 일이네!”담현아의 말투는 꽤나 퉁명스러웠지만 담유미는 별말 없이 얼굴만 굳힌 채 가버렸다.그녀가 가고 나서야 담현아가 말했다.“우리 집의 골칫거리는 바로 저 여자인데 집안 사업까지 쥐고 흔들고 있죠. 하지만 뭐, 나쁘진 않아요. 어차피 나랑 오빠는 담씨 가문의 사업에는 관심 없으니까!”담유미에게 그렇게 대단한 능력이 있다니.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31화

    석지훈을 이렇게 놀리는 건 한민수밖에 없을 것이다.석지훈은 침묵으로 한민수에게 답했다.한민수는 포기하지 않고 말했다.“수아 씨는 동성에서 잘나가는 집 딸이잖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줄 서는지 알아? 게다가 예쁘기도 하지!”크루즈선 위라서 석지훈은 평소처럼 정장을 입지 않고 얇은 흰색 셔츠와 검은색 실크 바지만 입고 있었다. 평소 차가운 이미지에 뭔가 좀 자유로운 느낌이 더해져 꽤 매력적으로 보였다.한민수가 계속 석지훈의 앞에서 나를 칭찬하자 옆에 있던 원태웅도 참지 못하고 말했다.“윤아는 확실히 예쁘지.”석지훈은 원태웅을 홱 쳐다보며 물었다.“너 뭐라고 불렀어?”“윤아. 애칭이야!”석지훈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너희 둘, 앞으로 얘 내 앞에 데려오지 마.”그는 한민수와 원태웅의 속셈을 눈치챘던 것이다.그는 분명 내가 자신을 좋아하는 다른 평범한 아가씨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그래서 그들 두 사람에게 나를 자기 앞에 데려오지 못하게 한 것이 분명했다.이런 그를...지금 이 순간 나는 석지훈이 정말 어이가 없었다.하지만 나는 착하게만 굴면 석지훈의 눈에 들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나는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내가 가죠. 뭐.”나는 한민수의 손을 뿌리치고 크루즈선에서 내려왔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이다. 차에 타니 원태웅의 문자가 왔다.[형님이 마누라 잡다가 나중에 엄청 후회할 것 같은데!]나는 입술을 깨물고 답장했다.[다 적어둘 거예요.]나는 휴대폰 메모장을 켜서 몇 년 몇 월 며칟날에 석지훈이 나에게 한 일을 적었다. 나중에 그의 병이 나으면 모조리 계산할 생각이었다.나는 쪼잔하게 하나하나 다 적어둘 것이다.나는 차를 몰고 카페로 돌아왔다.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나니 피곤해져서 나는 카운터에 엎드려 7시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담현아를 깨우러 안으로 들어갔다.담현아는 이미 깨어 있었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가서 그녀의 뺨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30화

    담현아는 지난번 일 때문에 계속 앙금을 품고 있었는데 이제 주민솔이 경찰서에서 나왔다고 하니 순순히 넘어갈 생각은 전혀 없는 듯했다. 그녀는 나에게 카페에서 30분 동안 기다리라고 했다.30분은 금방 지나갔다. 검은 라이더 재킷을 걸친 담현아가 까만 머리를 땋은 채 캐리어를 끌고 내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겨우 끝났어요!”나는 웃으며 물었다.“왜 이렇게 힘들어?”“일찍 들어오려고 며칠 밤샜어요. 일단 카페에서 좀 자고 있을게요. 이따가 7시에 깨워줘요!”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2층에 방 있어.”고양이 카페 2층은 며칠 전 내가 임대해 놓은 것이었다.담현아는 짐을 1층에 두고 2층으로 올라가 잠을 잤고 나는 그녀의 여행 가방을 끌고 그녀를 따라 올라가 방에 짐을 놓아주었다.내려와 보니 예지한이 얼굴을 찌푸리며 나에게 물었다.“사장님 가게에는 왜 이렇게 이상한 사람들이 자주 와요?”이상한 사람?어디가?그냥 다 그녀가 아는 사람일 뿐이지.나는 그녀를 잠시 쳐다보며 말했다.“들켰네요!”그것도 내가 실수로 들키게 한 것이었다.이 말에 예지한은 표정 변화 없이 물었다.“내 정체를 알았어요?”“네. 방금.”내가 대답했다.“아, 여기 좀 더 있으려고 했는데.”예지한은 이곳을 떠날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내가 물었다.“어떻게 할 생각이에요?”“한 달 더 있을 거예요.”그녀가 말을 이었다.“여기 떠나기 아쉬워요.”예지한은 여기서 2년을 살면서 모든 것에 정이 들었고 또 여기는 한가로워서 떠나기 아쉬울 만도 했다.하지만 한민수의 말이 맞았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의 책임이 있었다. 예지한이 아직도 저렇게 놀 수 있는 건 할아버지가 뒷받침해 주기 때문이었다.그리고 한민수, 예유진 그리고 진유겸, 심지어 나까지도 우리 모두는 자신이 가진 것을 굳건히 지켜야 했다.예지한도 마찬가지였다.그녀에게는 지켜야 할 예 씨 가문이 있었다.예지한은 좀 시무룩해 하면서 다시 일하러 갔다. 나는 카운터를 보고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29화

    어젯밤 길바닥에서 자고 두 시간이나 걸었더니 피곤해서 그런가, 감기 기운이 있었다.내가 막 나가려는데 원태웅의 문자가 왔다. [형이 방금 운성에 도착했어. 이틀 정도 여기에 머물 거야.]그는 바쁜 남자였다.항상 여러 도시를 돌아다녔기에 이틀이나 머무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었다.석지훈과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니 항상 만남은 짧고 헤어짐은 길었다. 며칠 함께 있으면 또 헤어져야 했고 헤어지면 한두 달, 길면 반년 동안 떨어져 있어야 했다.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팠다.나는 운성으로 돌아온 후 진유겸의 결혼식이 연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나는 그가 왜 결혼식을 연기했는지 잘 몰랐지만 최희연이 국내에 없으니 그녀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운성에 도착한 후, 나는 고양이 카페에 가서 최희연에게 문자를 보냈다. 곧 답장이 왔다.[나도 방금 알았어. 원래 일찍 돌아가려고 했는데 이제는 미룰 수밖에 없네! 수아야, 나 방금 수술을 마쳤고 얼굴의 흉터가 아직 회복 중이라 아이스랜드에 오랫동안 머물러야 할 것 같아. 하나한테서 이미 영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네가 시간이 된다면 카페를 좀 돌봐줘!]나는 알겠다고 답장을 보낸 후 다시 물었다.[흉터는 어때?]최희연이 답장했다.[아직 회복 중이지만 왕자현 씨가 흉터가 남지 않을 거라고 장담했어. 나는 그를 믿어. 다 나으면 귀국할게!][그래. 그때의 너는 분명 아름다울 거야.]최희연은 바로 답장하지 않고 30분 뒤, 갑자기 슬픈 어조로 말했다.[왕자현 씨가 내가 그림을 배웠다는 것을 알고 나에게 그림을 가르쳐주고 싶어 해. 그는 그 분야에 조예가 깊거든. 근데 내 손목이... 수아야, 나는 붓을 잡을 수는 있는데 손이 떨려서 도저히 붓을 댈 수가 없어!]최희연은 그림을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정성을 쏟았다. 그 노력으로 힘들게 성과를 내기 시작할 무렵 갑자기...주민솔 그 여자는 정말 죽어 마땅했다.며칠 전에 진유겸은 그녀를 경찰서에서 꺼내주었다.나는 최희연에게 조심스럽게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28화

    석지훈은 내가 생떼를 부린다고 했다. 그 말에 나는 걸음을 멈추고 제자리에 멈춰 섰고 그는 내가 따라오지 않자 몸을 돌려 차가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내 모습이 전혀 비치지 않았다.나는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아주 공손하고 조심스럽게 그에게 물었다.“생떼 부리지 마라는 게 무슨 뜻이에요?”석지훈: “...”이번에 석지훈은 나를 완전히 무시했다.그는 별장으로 들어갔지만 나는 바로 들어가지 않고 몸을 돌려 별장 밖으로 나가 길가에서 도라지꽃 몇 송이를 꺾었다.나는 꽃을 옆에 두고 길가에 옆으로 누워 눈을 떴다. 늘씬한 몸매, 아름다운 드레스, 그리고 꽃 한 송이. 2층에서 보면 아름다운 그림 같을 것이다.내 행동은 아주 이상했다.정상적인 사람은 이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나는 지금 술에 취한 상태였다. 비록 대부분은 연기였지만 술에 취한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석지훈은 분명 나를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여기 누워서 그를 기다릴 것이다.석지훈은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충분히 참을성이 있었다. 나는 그가 2층 방에서 나를 보고 있는 것을 분명히 보았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 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나도 몸을 돌려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렇게 나는 별장 입구에 밤새도록 누워 있었고 그러다가 먼저 잠들어 버렸다. 깨어났을 때 나는 더 이상 술에 취한 척할 수 없었다. 아무리 술에 취해서 의식이 흐릿했다고 해도 하룻밤이 지나면 알코올은 이미 다 날아가 버렸을 테니 말이다.나는 재채기를 하고 일어났다. 원래는 함승윤에게 전화해서 나를 데리러 오라고 하려고 했는데 그때야 내 가방이 석지훈의 차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초인종을 눌렀다.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내가 거의 포기하려고 할 때 정장 차림의 석지훈이 나왔다. 그는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그런 석지훈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하지만 그리움이 더 컸다.예전처럼 차갑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627화

    이때 누군가가 나를 위해 설명해 주는 목소리가 들렸다.“형, 이분은 석씨 가문 가주, 형의 석씨 가문을 빼앗은 여자야! 방금 보니까 술에 취했더라고. 곁에 비서도 없이 말이야. 전에 날 도와준 적이 있는데 차마 그녀를 혼자 둘 수 있어야지. 그래서 집에 데려다주려고.”남자는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네가 언제부터 이렇게 친절했지?”원태웅: “...”석지훈이 지시했다.“이 여자를 네 차에 태워.”“형, 내 차 고장 났어. 우리 두 사람 좀 집까지 데려다줘! 얘는 술 취하면 얌전해. 절대 방해 안 할게.”석지훈: “...”석지훈은 결국 나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런데 원태웅은 전화를 받고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가야 했다. 정말 일이 생긴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석지훈의 운전기사가 그를 길가에 내려주자 차에는 나와 석지훈 두 사람만 남았다.나는 일부러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그의 어깨에 기댔다. 그는 신사답게 나를 밀어내지 않고 창문을 열었다. 나는 그의 팔을 껴안고 웅얼거리며 말했다.“정우 씨.”“허, 정우까지 네 손에 넘어간 거야.”남자가 갑자기 뜬금없이 말하자 나는 당황한 척 그를 바라보았다. 이때 운전기사가 물었다.“아가씨, 어디 사세요?”나는 계속 당황한 척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남자는 무관심하고 간결하게 말했다.“주소.”나는 모르는 척 물었다.“무슨 주소요?”그는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네 집 주소.”나는 오랫동안 생각했다. 정말 오랫동안, 거의 돌처럼 굳어 버릴 때까지 생각하다가 석지훈의 품에 쓰러졌다.그는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운전 기사에게 지시했다.“동성으로 돌아가.”2년 전 석지훈은 동성에 살았었다.동성으로 돌아가는 길은 멀었다. 한숨 자고 일어나보니 창밖에는 온통 도라지꽃이 피어 있었다. 여기는 석 씨 저택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석지훈은 몰래 나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것이다.나는 깨어난 후 계속 멍하니 차 안에 앉아서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다행히 술에 취해서 그런지 그는 나를 심하게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