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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1화

작가: 십일
두 남자는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정은은 기둥에 기대고 있었고 두 볼은 새빨갰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녀는 지금 두 손으로 자신을 꼭 껴안고 있었다.

“정은아? 정은아?! 정신 좀 차려 봐, 응?”

재석은 정은을 깨우려고 했다.

그러나 여자는 두 눈을 꼭 감으며 속눈썹까지 파르르 떨고 있었다. 깨어나고 싶어도 깨어나지 못한 듯 매우 불편해 보였다.

재석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고, 얼른 정은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더 이상은 안 되겠어요! 정은이의 체온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으니 이러다가 문이 열리기도 전에 기절할지도 몰라요.”

현빈도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

“내가 그걸 모를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긴 아무것도 없으니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요?”

해열제도 없고, 히터도 없고, 심지어 바람을 피할 변변한 곳도 없었다.

재석은 현빈을 힐끗 본 다음 한 손을 내밀더니 허리를 쭉 펴고 섰다.

“지금 뭐 하려고요?”

재석은 급하게 대답하지 않고 잠시 후에야 손을 거두며 해석했다.

“지금 서북풍이 불고 있어요. 정은을 맞은편 그 기둥으로 옮겨요. 비록 바람을 막을 순 없지만 적어도 바람을 등지고 있으니 그리 춥지 않을 거예요.”

“좋아요.”

현빈은 바로 재석의 말대로 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재석을 바라보았다.

“그 다음엔요? 나한테 라이터가 있으니 마른 나뭇가지라도 찾으면 불을 피울 수 있을 텐데.”

“안돼요.”

재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북쪽과 남쪽을 봐요. 모두 스모그 경보기를 설치했으니 섣불리 불을 피우다 경보가 울리면 전 구역에 ‘비’가 내릴 거예요.”

‘경보’라는 두 글자를 듣자, 현빈은 골치가 아팠다.

“그럼 어떡하라고요? 내가 뭘 할 수 있겠어요?”

재석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심 대표님, 지금 내 지시대로 움직이겠어요?”

“허.”

현빈은 입가를 실룩거렸다.

“지금 그런 거 따질 때에요? 비록 난 교수님이 싫지만, 그래도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어요.”

재석은 현빈을 잠시 바라보았다.

“내 가방에 해열제가 있으니 가서 꺼내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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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탁은 무슨. 좋아하는 차 종류 있어?”정은은 특별한 요구가 없었다.“그냥 쉽게 운전할 수 있으면 돼요.”“그럼 승용차가 좋을 거야. 승차감과 조종성 모두 SUV보다 좋거든. 다만 공간이 많이 좁을 거야. 가족 여행 이런 걸 고려하지 않고 단지 편리하게 출퇴근을 하고 싶다면, 승용차는 확실히 좋은 선택이야.”“좋아요.” 정은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브랜드는?” 남자가 다시 물었다. “선호하는 브랜드 있어?”“아니요.” 정은은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난 G국의 차를 좋아해요.”재석은 눈썹을 치켜올렸다.‘그건 나도 마찬가지인데.’“그럼 예산은?”“얼마든 상관없어요.”두 사람은 먼저 근처에 있는 폭스바겐 매장에 들어섰다.문에 들어서자마자 점원이 웃으며 맞이했다.“두 분은 어떤 차를 보고 싶으세요? 제가 두 분께 소개해 드릴 수 있습니다.”재석이 말했다.“기름을 절약하고 운전하기 쉬운 승용차요. 추천 좀 해주실래요?”“그럼 이건 어떠신가요...”점원은 그들을 데리고 한 부스로 갔다.“이건 올해 새로 나온 신형 티구안 L인데, 공간이 클 뿐만 아니라 외관도 패기가 넘칩니다...”재석은 눈썹을 찡그렸다.정은도 영문을 몰랐다.승용차를 원하다고 했지만, 점원은 오히려 SUV를 보여줬다.뒤에 또 몇 대를 추천했는데, 예외 없이 모두 SUV였다.재석은 입을 열어 주의를 주었다.“저기, 저희는 승용차를 원하는데.”“SUV가 승용차보다 더 멋있지 않습니까? 신분과 지위가 있는 남자들은 모두 SUV를 선택하잖습니까. 이 전조등, 이 엔진 좀 보세요...”재석은 그의 말을 끊었다.“제가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여사님이 운전하는 거예요.”“아이고, 그래도 한 가정에서 대부분 남자가 운전을 하지 않습니까? 여자한테 사준다고 해놓고 결국 운전하는 건 다 우리 남자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남자가 좋아하는...”재석은 어이가 없어 고개를 돌려 정은을 보았다.“다른 매장으로 갈까?”“네! 나도 벌써 가고 싶었어요.”이 점원은 그야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94화

    도겸은 경혜의 감정을 돌볼 겨를이 없었고, 그 죽을 먹으려 하지 않았다.그는 기분이 좋지 않아 일을 다 처리한 다음 컴퓨터를 껐다.이때, 도겸은 탁자 옆에 죽 한 그릇이 놓여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쌀을 아주 잘 삶아 한 그릇 가득 담았는데, 안에는 각종 약재가 들어 있었다.‘서연희보다 잘 만들었군.’도겸은 확실히 배가 좀 고팠다. 죽을 들어올렸을 때 아직 따뜻한 것을 발견하고, 그는 간단하게 좀 먹으려 했다.그러나 죽을 입에 넣은 순간, 그는 멈칫했다.‘이 맛은...’도겸은 고개를 숙이더니 표정이 갑자기 복잡해졌다.‘똑같아. 정은이가 예전에 만들었던 죽과 맛이 똑같잖아.’도겸은 저도 모르게 멍을 때리더니 심지어 정은이 아직 곁에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아래층으로 내려갈 때, 경혜는 아직 가지 않았다.그녀는 소파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는데, 불빛에 조용하고 우아하며, 담담하고 평온한 느낌을 내뿜고 있었다.발자국 소리를 들었는지 경혜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평온했던 두 눈은 도겸을 본 순간 감정이 일렁였고, 은근히 놀라움을 드러냈지만 얼른 애써 숨겼다.“일 다 끝냈어요?” 경혜는 책을 한쪽에 놓고 일어나서 웃으며 물었다.도겸은 가볍게 응답한 다음 무심코 한마디 물었다.“그 죽, 네가 끓인 거야?”“맞아요. 내가 끓였어요. 왜요? 입맛에 안 맞는 거예요?”“수고했어. 처음으로 만든 거야?”“예전에 집에서 죽을 끓여본 적이 있지만, 간단한 흰죽이나 야채죽을 끓였어요. 오늘처럼 이렇게 많은 식재료를 넣어서 끓이는 건 처음이에요. 좀 번거롭지만 그 약재들은 위에 좋으니 꾸준히 마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도겸은 눈빛이 싸늘해졌다.“누구한테서 배웠어?”“저기요.” 경혜는 웃으며 책장을 가리켰다.“이 위에 많은 식단이 있잖아요. 마침 위에 좋은 죽을 어떻게 끓이는지에 관한 책이 있길래 따라서 만든 거예요. 맛은 어때요? 다 먹었어요?”도겸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경혜는 눈치 있게 작별을 고했다.떠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93화

    특히 상대방은 낡은 아파트에서 사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정말 예쁜 여자아이였던 것이다.‘딱 봐도 뻔하지. 미모 때문에 어느 재벌의 마음을 얻었는데, 이 여자를 손에 넣으려고 재벌이 먼저 차를 선물한 거야.’‘아니면 관계를 이미 확정했는데, 차는 그저 보상인 셈이지. 돈이 있으니 참 좋군. 이렇게 쉽게 마세라티를 살 수 있다니.’‘아쉽게도 난 남자로 태어났어. 그렇지 않으면 나도 부자한테 매달려서 돈을 받았을 텐데. 요즘 세상은 누워서 돈을 벌 수 있으니 무슨 노력이 더 필요하겠어?’“아가씨도 총명한 분이실 거예요. 이럴 때 밀당을 너무 심하게 하시면 앞으로 후회하실지도 모릅니다. 안 그렇습니까?”‘재벌이 차를 선물하는 것은 네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잖아. 여자는 남자에게 보여주려고 좀 쑥스러운 척해도 되지만, 너무 그러다가 오히려 매력을 잃을지도 모른다고!’정은은 이 말을 듣고 냉소를 금치 못했다. 장태성과 다투기조차 귀찮은 그녀는 이미 차를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좀 비켜주세요. 문 닫아야 해서요.”장태성은 정은이 정색하게 거절하는 것을 보며 재빨리 말했다.“이 차는 강도겸 강 대표님께서 선물하신 겁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상장회사 대표님, 비즈니스계의 엘리트, 이런 분께서 아가씨가 마음에 드셨다니, 이거 다 아가씨의 복입니다. 그러니 이 선물을 얼른 받으셔야...”그러나 그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아래층에서 갑자기 욕설이 들려왔다.“누가 또 차를 골목 어귀에 세운 거야?! 마세라티를 샀다고 자랑하는 거야 뭐야?! 경찰에 확 신고해버린다?!”정은은 팔짱을 끼고 은근히 웃었다.“여기는 그 차가 마세라티든 롤스로이스든 막론하고, 길을 막으면 욕을 먹어야 하거든요.”장태성은 멍해졌다.“정, 정말 받지 않으실 거예요?!”‘그건 마세라티잖아! 한정판 마세라티!’“네.”이어서 펑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문이 닫혔다.장태성은 의혹을 안고 떠났다. “이 세상에 정말 마세라티를 원하지 않는 여자가 있다니? 그럼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92화

    옆에서 지켜보던 정은은 웃음을 금치 못했다.“됐어, 오늘은 그냥 내가 요리할게. 너희 둘은 나 좀 도와줘!”결론이 나자, 두 사람은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서준과 민지는 정은이 연구할 때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평소에도 이렇게 엄격할 줄이야.고기와 채소는 따로 씻어야 하며, 보기엔 싱싱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상한 채소를 어떻게 분별하는지, 고기를 써는 각도, 가로로 썰지 세로로 썰지 등을 모두 신경 썼다.민지와 서준은 집에서 모두 열 손가락에 물을 묻힌 적이 없지만, 정은이 부려먹어도 아무런 원망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무엇을 보아도 그저 신기함을 느꼈다.요리가 다 차려질 때, 시간은 벌써 두 시간이 지났다.민지는 허리를 짚으며 풍성하게 차려진 음식을 보고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정말 대단해. 내가 이 많은 요리를 준비했다니?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려야 하는 거 아니야?”그녀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식탁을 대고 찰칵찰칵 사진을 찍었다.가장 먼저 좋아요를 누른 사람이 바로 하정남이었다.그리고 집안 친척들도 모두 소문을 듣고 와서 좋아요를 누르며 댓글을 달았다.민지는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서준은 득의양양한 민지의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이틀 후, 정은은 완쾌되었고, 마침내 실컷 뛰고 달릴 수 있게 되었다.그녀는 합등 씨앗을 학교로 가져와 담당 교수님에게 바쳤다.그리고 성공적으로 20점을 따냈다.정은네 팀도 유일하게 희귀식물을 찾은 팀이었다.다른 팀은 아예 찾지 않았거나 잘못 찾았다.정은은 재석이 준 그 열매를 잘 소장했다.이 일이 끝나면서 정은의 생활은 다시 예전으로 회복되었고, 매일 학교, 실험실, 집만 드나들었다.유일하게 불편한 것은 실험실에 가는 것이었다. 교외에 지어졌기에, 비록 지하철이 통했지만 하루 한 시간 넘게 왕복해야 했다.지하철 막차는 또 일찍 끊겼고, 저녁에 택시를 타고 집에 갈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어떨 때는 근처에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91화

    올라오는 길에 서준은 도와주려 했지만 오히려 거절당했다.“지금 날 무시하는 거야?”서준은 민지가 견지하는 것을 보고 그제야 포기했다. 게다가 그 자신도 이미 무거운 물건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확실히 도와줄 수가 없었다.다만 7층에 오르자, 민지가 땀을 뻘뻘 흘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누가 보면 지금 여름인 줄 알겠어.’민지에 비해, 서준은 너무 침착했다. 안색은 평소와 같았으며, 숨조차 헐떡이지 않았다. 다만 심장이 평소보다 조금 더 빠르게 뛰고 있을 뿐이었다.정은은 와서 문을 열었고, 이미 두 사람을 위해 슬리퍼를 준비했다.다친 발은 비록 이미 부기가 가라앉았고, 정상이라면 이미 걸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의사는 당분간 너무 힘을 쓰지 말고 될수록 적게 걸으라고 건의했다.그래서 문이 열리자, 서준과 민지는 정은이 한 발로 펄쩍펄쩍 뛰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제자리에 선 후에야 다친 그 발을 내려놓았는데, 감히 힘을 주지도 못했다.“아이고! 정은 언니! 천천히 좀 뛰어요!”민지는 얼른 와서 정은을 부축했다.서준도 다른 쪽에 걸어가서 정은을 부축했다.정은은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두 사람을 보며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나는 그저 부주의로 발목을 삐었을 뿐, 불구가 된 게 아니야...”“퉤퉤퉤!” 민지는 바로 퉤 했다.“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 돼요! 빨리 퉤퉤 해요!”두 사람은 정은을 부축하며 소파에 앉혔다.정은이 일어나서 두 사람에게 물을 가져다주려는 것을 보고, 민지는 다급해서 죽을 지경이었다.“발이 이렇게 됐는데 왜 자꾸 움직이는 거예요? 저희도 멀쩡한 사람이잖아요. 물을 마시고 싶으면 저희 혼자 가서 가져오면 되잖아요?”서준은 말을 잘 할 줄 모르지만, 이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민지가 한마디 하면 그는 바로 찬성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마치 병아리가 쌀을 쪼아먹는 것 같았다.“정은 언니, 발은 왜 아직도 다 안 나은 거예요? 이미 퇴원했잖아요. 의사 선생님도 큰 문제가 없다고 하셨고요.”“사실 걸을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90화

    “발은 좀 어때?” 재석은 방금 실험실에서 돌아왔는데, 문앞에 뜯은 택배 상자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은이 퇴원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큰 문제는 없대요. 그저 제때에 약을 바르고, 일주일 후에 재검사를 하면 된다고 했어요.”무슨 생각이 났는지, 정은은 눈을 드리웠다.“그날... 선배님과 심 대표님 덕분에 나도 별일 없었던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나 혼자서 그렇게 오래 버티지 못했을 거예요...”‘그때 난 열까지 났잖아. 내가 먹은 해열제도 다 선배님이 챙겨온 것이고.’비록 한밤중에 고열이 내리지 않아 정은은 어렴풋이 잠들었지만, 완전히 의식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그녀는 재석이 자신을 바람을 등진 기둥으로 옮겼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재석과 현빈이 자신을 에워싸고 자신을 따뜻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둘이 알콜과 거즈로 끊임없이 자신의 온도를 낮추었단 것을 알고 있었다.정은이 아주 잘 알고 있었다.정은은 병원으로 옮겨진 후에 발생한 일들, 그리고 그들이 한 말들 역시 다 기억하고 있었다.“너에게 사고난 날, 민지가 나에게 전화를 했었어. 하지만 처음에 받지 못했기 때문에 늦게 찾아갔어. 미안해.”“하지만 결국 왔잖아요?” 정은은 고개를 들었다.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가볍게 입을 열었다.“선배님, 미안해할 필요 없어요. 선배님은 날 구할 의무가 없으니까요. 오히려 내가 그런 선배님이 엄청 고마운 걸요. 우리 알고 지낸 후부터 선배님은 날 수도 없이 많이 도와줬잖아요.”.“그래, 그럼 우리 모두 그런 말하지 말자.”“좋아요!”“참, 너한테 줄 게 있는데. 잠깐만...”정은은 의혹을 느꼈고, 그런 그녀의 시선을 감지한 재석은 먼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후, 쇼핑백 하나 들고 나왔다.쇼핑백은 아주 컸지만, 안에 든 물건은 더 컸고, 검은색 비닐봉지로 포장되었다.쇼핑백에 다 들어가지 못해서 심지어 한 토막이 드러났다.“이게 뭐죠?” 정은은 눈을 깜박거렸다.“한번 뜯어봐.”“네.”정은은 재석을 집으로 초대했다. 그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89화

    마침 이때, 백지영과 송보미가 화장실에서 돌아왔다.수민은 재빨리 동건의 손을 뿌리쳤고, 동건도 재빨리 자리로 돌아왔다.송보미는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감지하며 입을 열어 떠보았다.“너희들... 괜찮은 거니?”동건은 말을 하지 않고 수민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지금 당장 대답을 하라는 뜻이었다.수민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방긋 웃었다.“괜찮아요, 저와 동건이 다 별일 없어요.”그렇게 두 사람은 우연히 관계를 맺은 파트너에서 합리적으로 관계를 맺는 파트너로 됐다....추억에서 정신은 차리자, 수민은 입을 내밀고 있는 동건을 밀어냈다.“넌 끝도 없는 거야? 빨리 운전해!”“키스 좀 더 하자! 나 더 하고 싶단 말이야...”수민은 눈을 부라렸다.“고동건, 너 어쩜 우리 파푸보다 더 매달리기 좋아하는 거지?”파푸는 수민이 마장에서 기르고 있는 Y국 조랑말이었다.성격이 너무 좋은 데다가 주인을 특히 좋아했다.매번 수민이 보러 갈 때마다 애교를 부렸다.동건도 수민을 따라 가본 적이 있었는데, 떠날 때 은근히 발로 파푸를 걷어찼다.그 결과, 오히려 파푸한테 되차였다.배에 든 멍은 이주 만에 사라졌다.“그 난폭한 짐승과 비교하지 마!”“파푸가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 그렇지 않으면-”그녀의 시선은 동건의 배에 떨어지더니 이어서 아래의 어딘가에 멈추었다.동건은 저도 모르게 똑바로 앉아 있었다.“너, 너, 너... 즐기고 싶지 않은 거야?!”수민은 웃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난 언제든지 사람을 바꿀 수 있지.”동건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운전해! 계속 쓸데없는 소리 한다면 오늘 밤 소파에서 자!”“네, 아가씨, 잘 앉으세요.”...수민은 병원에서 정은을 3일간 돌보았고, 동건도 3일간 내내 따라왔다.“이거 대체 무슨 상황이야?” 정은은 절친이 끓인 보신탕을 마시면서 의자에 앉아 원망을 하고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아마도 욕구불만이겠지.”“크헉...”“천천히 마셔, 사레 들리잖아!”동건을 바라보며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88화

    “사실 요즘 우리 엄마가 자꾸 너에 대해 물어보셨어.”동건이 갑자기 말했다.“뭘?” 수민은 여전히 송보미를 존경했다. 첫 만남에 비싼 보석 팔찌를 선물로 줬으니까.‘아, 그 팔찌 아직 돌려주지 않았는데...’“너 왜 우리 집에 안 오냐고, 나 때문에 화난 거 아니냐고.”“넌 어떻게 말했는데?”“아! 실수로 널 임신시켰다고 말했지.”“뭐?!!!”수민은 귀가 터질 목청으로 말했다.동건은 헤헤 웃으며 말했다.“농담이야.”“너 정신 나갔구나!”“네가 일 때문에 바빠서 날 무시했다고 했어. 그리고 난 화를 내며 소란을 피우다가 널 화나게 했고.”‘쯧쯧... 그래도 책임을 자신에게 떠맡길 줄 아네.’수민은 미소를 지었다.동건은 그녀의 기분이 좋은 것을 보고, 이 기회를 틈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냈다.“우리 계속 합작할까? 내 말 좀 들어봐... 우선 양쪽 어머니들이 만약 우리가 이미 헤어졌다는 것을 아신다면, 우린 엄청난 욕을 먹지 않을까?”백지영은 남을 욕하지 않지만 비아냥거리기 좋아해서, 듣기 거북한 말 하지 않아도 사람을 몸 둘 바 모르게 할 수 있었다.재벌 집 사모님들에게 모두 이런 능력이 있는 것 같았다.“둘째, 욕을 먹은 뒤, 두 분은 계속 결혼이며 아이를 낳으라고 재촉하실 거야. 우린 예전처럼 잔소리를 들으면서 감히 짜증조차 내지 못하는 나날을 보내야 하고.”이 모든 것은 전부 수민이 원하지 않은 점이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협력 대상을 다시 물색할 수밖에 없겠지. 게다가 이 사람도 우리와 같은 재벌 출신이어야 해. 그건 쉽지 않을 거야.”이렇게 보면,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우리가 계속 협력하는 거야. 상대를 바꾸는 것보다 우리가 전처럼 연기하는 게 더 낫지 않겠어? 시간도 절약하고.”동건은 말주변이 확실히 좋았다.적어도 그 순간, 수민은 정말 마음이 움직였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했다.“내가 말했지, 협력 상대와 잠자리에 들지 않는다고.”설령 마음이 움직였다 해도 수민은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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