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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작가: 십일
송지혜는 가슴을 안으며 싸늘하게 대답했다.

“무슨 제보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시치미 떼지 마! 소방점검에서 왜 다른 실험실은 괜찮은데 유독 정은이 그들만 시정지시서를 받은 거야? 정말 송 교수와 관계가 없는 거야? 맹세할 수 있어?”

송지혜는 웃으며 대답했다.

“저 바쁜 사람이에요. 매일 보고서를 내고 논문을 써야 하는데, 굳이 학생들과 따질 필요가 있겠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이 시비를 걸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나한테 학생이 얼마나 많은데. 가끔 소정은 그들이 꼴보기 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정상이잖아?’

“넌 지금 갈수록 겁이 없어진 것 같아. 나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이런 일을 벌이다니. 날 안중에 두지도 않은 모양이지?!”

송지혜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 일 때문에 절 부르신 거예요? 왜요? 오미선 교수를 대신해서 불평이라도 늘어놓으시게요? 허, 이건 부총장님 답지가 않은데.”

백두강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런 짓을 한 자신이 아주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멍청하기! 이번 소방점검은 학교 측이 시 소방대와 연합하여 전개한 거야.”

“평소에 그들을 어떻게 배척하든 상관없어. 어차피 그건 너희들 자신의 일이니 소문이 퍼질 리가 없으니까.”

“그러나 이번에 시 소방대과 관련된 일에 제보 전화 한 통으로 학교를 연루시켰다니!”

한 실험실이 시정지시서를 받으면 학교도 불찰이라는 연대책임을 져야 했다.

특히 소방기자재는 일반적으로 미리 실험실에 배치된 것이었기에, 학생들에게 빌려주기 전, 학교는 검사를 진행할 의무가 있으며 착오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빌려줄 수 있었다.

지금 시정지시서를 받았으니, 이것은 학교 측이 일을 소홀히 하고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한다.

“아직도 네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나?”

백두강은 코웃음을 쳤다.

“다른 부총장에게 알려지면...”

송지혜의 안색이 변했다.

“이번에는 내가 널 대신해서 처리해주지. 하지만 앞으로 이런 말썽 좀 일으키지 마!”

송지혜는 더 이상 거들먹거리지 않았고 잠시 머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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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싹!정은의 눈빛이 차가웠다.따귀가 떨어지자, 현장은 매우 조용해졌다.서정마저 멍해졌다.“너, 방금 날 때렸어? 감히 날 때리다니?!”“왜 못 때리는 건데? 네가 먼저 도발했으니, 나도 단지 나 자신의 명예를 지켰을 뿐이야. 여기는 학교이지 네 집이 아니니까. 넌 재벌 집 아가씨라고 성질 좀 부려도 되지만, 난 그런 널 방임할 의무가 없어.”‘전에 내가 좀 잘해 주었다고 그것을 아부라 생각하는 거야? 정말 아이러니하네...’지예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갑자기 입을 열었다.“설사 서정이 말을 듣기 싫게 했다 하더라도, 넌 사람을 때리면 안 되지! 학교 규정에 똑똑히 적혀 있잖아. 싸우거나 시비를 걸면 처분을 받을 거야.”진호는 바로 말을 받았다.“가자, 교무처에 가서 이 사람 고소하자! 우리 모두 증인이잖아!”탁재민은 이 말을 듣고 즉시 가운데로 돌진하여 그들을 말리려 했다.“모두 동창인데, 이렇게 나오면 섭섭하지. 이 일은 그냥 넘어가는 게 더 나아. 적보다 친구를 하나 더 사귀는 게 더...”“꺼져! 이 촌놈아!” 진호는 재민을 힘껏 잡아당겼다. “너는 도대체 누구 편이야? 방금 말참견을 해야 할 때는 옆에 서서 죽은 척하다가, 교무실에 가서 소정은을 고소하겠다고 하니 바로 뛰쳐나오면서 지껄이다니. 탁재민, 너 참 대단해. 전에 왜 네 말주변이 이렇게 좋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을까?”“아니야... 그냥 다들 다투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서 그래... 일이 커지면 누구한테도 안 좋잖아...”그는 설명하고 싶었지만, 입만 열면 말을 더듬기 시작해서 제대로 말 할 수가 없었다.그는 시종 입을 열지 않은 진일을 바라보며 도움을 청했다.진일은 여러 사람들을 바라보더니, 마지막에 시선을 서정의 얼굴에 떨어뜨렸다.“소정은은 틀린 말을 하지 않았어. 여기는 학교이지 네 집이 아니야. 아무도 널 봐주지 않을 것이고, 네가 남을 욕 할 때, 이미 남에게 맞을 준비를 해야 했어.”“너...” 서정은 눈알이 튀어나올 뻔했다.진호는 진일에게 뭐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555화

    서지예도 맞을까 봐 두려워, 민지를 바라보는 눈빛에 공포가 들어있었다.‘이렇게 뚱뚱하면 힘도 세겠지? 맞으면 얼마나 아플까?’그녀는 재빨리 진호를 밀어냈다.“여자 뒤에 숨다니, 너도 참 뻔뻔해!”강서정은 한쪽에 서서 두 손으로 가슴을 껴안았다.“됐어, 우리가 오늘 무엇을 하러 왔는지 잊은 거야? 다들 가만히 좀 있어.”말을 마치고, 그녀는 정은을 보더니 손을 내밀었다.“깜끔하게 실험실 열쇠 내놔요. 어차피 열쇠를 갖고 있어도 소용없으니까.”정은은 미소를 지었다.“미안하지만, 열쇠는 정말 너에게 줄 수 없는데.”서정은 눈살을 세게 찌푸렸다.“지금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 같은데, 지금은 주고 싶지 않아도 반드시 우리에게 주어야 한다고요!”“실험실 정돈 개혁 규정에 따르면, 시정 중의 실험실은 사용을 허용하지 않으니, 학생들은 열쇠를 소지할 수 없어요. 반드시 교수님에게 맡겨 보관하거나 교무처에 넘겨야 한단 말이에요.”“학교 규정을 잘 배웠네.”서정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턱을 살짝 들었다.“규정이라는 것을 안 이상, 눈치 있게 열쇠부터 줘요.”정은은 웃으며 말했다.“난 확실히 열쇠를 바쳐야 하지만, 왜 너에게 줘야 하는 거지? 네가 뭔데? 내 교수님이야, 아니면 교무처의 선생님이야?”“아니...” 서정은 할 말을 잃었다.어제, 송지혜는 그녀를 사무실로 부른 다음, 반드시 정은의 열쇠를 가져와야 한다고 당부했다.처음에 서정은 그 이유를 잘 몰랐다.‘허름한 실험실일 뿐, 왜 빼앗으려는 거지?’그러나 그녀는 이 평범한 실험실에 수억 원짜리 CPRT가 놓여 있다는 것을 잊었다.기계는 무겁고, 설치와 해체할 때 모두 전문 기술 인원의 도움이 필요했으니, 정은 그들은 가져갈 수가 없었다.좋은 물건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민지는 참지 못하고 입을 삐죽거렸다.“어떤 사람들은 정말 욕심이 많네요! 거머리처럼 하루 종일 어떻게 다른 사람의 피를 마실지를 생각하다니.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건지, 이것도 갖고 싶고 저것도 갖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554화

    정은은 잠시 멈추었다.“예산을 초과한 부분은 내가 가능한 한 빨리 보충할 테니까, 오빠는 최선의 방안에 따라 진행하기만 하면 돼!”이쪽에서 인훈과 이야기를 마치고 겸사겸사 저녁을 해결한 정은은 즉시 민지와 서준에게 최신 소식을 알렸다.“정은 언니, 돈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아빠한테 달라고 하면 되니까요...”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차를 마시고 있던 하정남은 계속 재채기를 했다.“에취! 에취!”“당신 감기 걸렸어요?'“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딸이 지금 내가 보고 싶은 모양이야!”정은은 민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자신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바로 승낙한 것을 알면 네 아빠는 화를 내시지 않을까?”민지는 헤헤 웃으며 말했다.“안심하세요, 우리 아빠는 그런 분 아니세요! 돈은 단지 숫자일 뿐이니, 그 정도 달라고 했다고, 공이 몇 개 빠지는 것도 아니거든요.”‘참 돈이 많은 집안이군.’그러나 정은은 여전히 민지를 거절했다.“예산을 초과한 부분은 내가 내면 돼.”“그런데...”“그런 건 없어, 그냥 내가 말한 대로 하자.”이렇게 단번에 결정을 내렸다.서준이 가볍게 기침하자, 민지는 깜짝 놀랐다.“네가 소리를 내지 않으면, 나는 네가 아직 여기에 있다는 것을 잊을 뻔했어.”서준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정말 미안해요. 자금 방면에 도움이 되지 못해서.”집안 상황 때문에 서준은 그렇게 많은 현금을 꺼낼 수가 없었다.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집안 어르신에게 설명하기 어려웠다.정은은 웃으며 말했다.“돈은 나와 민지가 해결하면 돼. 넌 다른 방면에서 도와줘...”“뭔데요?”“두 달 안으로 실험실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격증을 준비해. 모든 행정 절차를 마치는 동시에 트집을 잡으려는 사람이 조금의 잘못도 골라내지 못하게 해야 돼. 할 수 있겠어?”그녀가 괜한 걱정을 하는게 아니라 이것은 유비무환이었다.송지혜 팀이 그동안 한 일들은 그야말로 그들의 감탄을 자아냈으며, 정은도 이런 사람들은 절대로 가만히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553화

    남자는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겼고, 수염이 덥수룩해서 마치 하룻밤 사이에 나이를 먹은 것 같았다.그는 심지어 먼저 밥을 먹기도 전에 서류 한 부를 내밀었다.“정은아, 이건 초보적인 스마트 실험실 건설 계획이야! 어젯밤 나에게 보낸 수요와 결합하여 이미 보충했어. 이 몇 군데는 더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이 밀폐된 문 말이야.”“그곳은 생물실험실이기 때문에 일부 유해미생물이나 위험한 세균과 접촉할 가능성이 있어. 대문 재질은 아래의 이 몇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해...”“나는 이미 다른 차원에 따라 그들을 비교하고 분석했는데, 종합적으로 볼 때 이 GFRT 신형 재질이 가장 좋은 것 같아. 밀봉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가소성도 매우 강하거든...”짧디짧은 하룻밤사이에 인훈은 실험실의 초기형태를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디테일까지도 아주 완벽하게 보완했다.그리고 이렇게 하려면, 필연적으로 실험실 관련 건설 규범에 대해 깊이 이해해야 했다.정은은 눈을 깜박였다.“오빠, 어젯밤에 보충 수업이라도 한 거야?”“크험...”인훈은 가볍게 기침했다.“임시로 공부 좀 했고, 또 이 방면의 전문가에게 가르침을 청했어.”그러나 이것은 가장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정말 정은을 놀라게 한 것은 따로 있었다.“내가 조사해 봤는데, 생물 실험실은 실험실에서 처리하는 미생물 및 그 독소의 위해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누어야 해.”“기존 국가 표준에 따르면 총 P1, P2, P3, P4 네 개의 등급이 있어. 정은아, 나에게 대담한 생각이 하나 있는데.”“뭔데?”“이 네 가지 등급은 각각 네 가지 방호 규범에 대응해. 스마트 실험실인 이상... 우리는 이 네 가지 다른 규범 표준에 대해 네 가지 심지어 더 많은 실험실 모델을 설정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이렇게 되면 하나의 실험실은 N개의 실험실과 같았다.지능형 통제로 전환하면, 심지어 인건비도 필요하지 않았다.정은의 두 눈에서 빛을 발했다.“이뤄질 수 있을까?”“가능성이 커.”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552화

    “그런데 정은아, 이걸 왜 물어보는 거야?”정은은 두 눈에서 빛을 발했다.“마침 나한테 프로젝트가 하나 있는데. 오빠는 어떡해 생각해?!”인훈은 멍해졌다.“무, 무슨 프로젝트?”“스마트 실험실. 하지만 토지 건설까지 함께 해줘야 돼.”그렇다. 정은이 원하는 것은 전통적인 실험실이 아니라 고도로 지능화된 실험실이었다.두 사람은 아주 급하게 밥을 먹었다.인훈은 정은의 수요를 듣고, 지체없이 떠나 회사로 돌아가 기획안을 쓰려 했다.그리고 정은은 그가 간 후, 바로 다른 두 명의 ‘파트너’에게 상황을 설명했다.민지와 서준은 자연히 두 손 들어 찬성했다.현재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었다.그날 저녁, 정은은 집에 돌아와 더욱 상세한 요구를 이메일로 정리하여 인훈에게 보냈다.며칠을 더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 이튿날 아침, 인훈에게서 전화가 왔다.[정은아, 아니다, 소 사장님, 이 프로젝트는 내가 맡을게! 지금부터 넌 나의 존귀한 고객이자 하나님이야!]“풉...”정은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오빠, 그 정도는 아니야, 왜 그래...”[아니야. 이것도 규정이야! 아무튼 앞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점이 있다면 얼마든지 제기해. 날 오빠라 생각하지 말고, 단지 네 일을 처리해줄 을이라 생각해. 넌 갑이잖아.]정은은 더 크게 웃었다.그러나 인훈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공적인 일은 공정하게 처리하며, 그 어떠한 사적인 감정도 섞지 않았다.“오빠, 왜 예산이 얼만지 물어보지도 않고, 가격에 대해 얘기도 하지 않는 거야? 밑지는 장사면 어떡하려고?”인훈은 너무나도 성실하고 단순했다.인훈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그럴 필요 없어.]“왜?”[우선, 넌 분명히 나로 하여금 손해를 보게 하지 않을 거야. 둘째, 돈을 벌지 않더라도 널 도울 수 있고, 동시에 내 회사를 계속 경영하게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됐어!]“오빠...”정은은 한숨을 쉬었다.“앞으로 너무 실속 있게 행동하지 마. 쉽게 손해 볼 수 있으니까.”‘오빠는 따지기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551화

    인훈도 대학을 나왔으니, 정상이라면 이런 기본상식을 모를 리가 없었다.특히 계약처럼 중요한 일은 더 그랬다.“요즘 너무 바쁜 데다가, 이건 또 새로운 프로젝트거든. 참고할 만한 계약 템플릿이 없어서 계약을 작성할 때 계약 위반 조항을 함께 넣는 것을 잊어버렸어.”인훈은 상대방에게 당한 후에도 여전히 반응하지 못했다.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오히려 ‘상대방에게 계약정신이 없고, 남의 노동 성과를 존중하지 않는다’였다니. 이것은 매우 바보 같았다. 아니면, 무척 무던했다.아무튼 정은은 가장 먼저 배상금을 얼마 받을 수 있나에 대해 생각했다.“계약서 같은 것도 오빠가 직접 써야 돼?”인훈은 더욱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원래는 아닌데... 전에는 이것들 모두 동업자들이 관리하고 있었어. 난 공사장의 일만 책임졌고. 그러나 이주 전에, 그 사람은 회사에서 나가겠다고 했어...”인훈 이 어수룩한 사람은 만류해도 성과가 없어, 이를 악물고 회사의 가뜩이나 넉넉하지 못한 현금에서 대부분을 뽑아내어 당초에 투입한 돈을 그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경영 상황에 따라 손실을 계산하지 않은 거야?”“어? 손실을 계산해야 돼?”“그렇지 않으면?” 정은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당초에 두 사람 함께 회사를 차렸으니, 돈을 벌면 두 사람 함께 나눠야 하지 않겠어?”“그럼!”“그럼 같은 도리로, 손실이 생기면 두 사람 공동으로 부담해야 하지 않겠어?”현재 회사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 손실이 있는 게 뻔했으니, 어떻게 회사를 떠난 후에 자신이 낸 돈을 그대로 돌려주라는 요구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주식을 조금 샀다고 해도, 손해 볼 것은 손해 봐야 했다. 당장 팔아도 여전히 손해를 부담해야 했다.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았다.“오빠, 그렇다면, 나도 오빠와 같이 일하고 싶어. 어차피 손해를 보지 않을 장사잖아.”정은은 한숨을 내쉬었다.“오빠는 이걸 계산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다만 돈 때문에 그 사람과 사이가 나빠지고 싶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550화

    정은은 이 말을 듣고 인훈을 위해 기뻐했다.“그래, 그럼 주문할게!”“응!”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은은 결국 채소 두 개에 국 하나만 시켰다.“이게 다야?”“응, 다야.”“안돼, 요리 두 개 더 추가해.”“아니야! 두 사람 그렇게 많이 못 먹어! 오빠, 오늘 돈 좀 쓰려고 결심한 거야?”‘자발적으로 바가지를 쓰다니.’인훈은 웃으며 말했다.“가끔 여동생이 바가지를 씌워도 나쁠 건 없지.”“정말 필요 없어, 낭비하지 마.”“좋아, 네 말 들을게.”인훈은 맥주 두 캔을 주문했다.곧 음식이 올라왔고, 남매는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요즘 학교는 좀 어때? 적응했어? 내 번호는 저장했고? 도움 필요한 게 있으면 직접 전화해.”같은 타지에 있으면서 남매는 당연히 서로를 도와주며 보살펴줘야 했다.“그럭저럭이야. 비록 전에 문제가 좀 생겼지만 지금은 다 해결됐어.”“그럼 됐어, 자, 얼른 밥 먹어...”인훈은 웃으며 말했다.중간에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정은아, 너 먼저 먹어. 난 나가서 전화 좀 받을게.”“좋아.”5분 후, 인훈이 돌아왔고, 다시 맞은편에 앉았다.정은은 단번에 그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오빠, 오빠도 좀 먹어.”“어! 그래!”인훈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이미 웃음을 지으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리 봐도 억지웃음이었다.정은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오빠, 무슨 일이야?”이 말이 나오자, 키가 1미터 80센티미터 넘는 사나이는 순식간에 눈시울을 붉혔다.“사실 나는 정말 이 사장님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니깐. 분명히 이미 얘기 끝낸 프로젝트에 계약까지 체결해면서 그렇게 많은 시간과 정력을 들였는데, 왜 갑자기 번복을 하는 거지?!”“그 사람들은 계약정신이 뭔지도 모르는 건가? 다른 사람의 노동 성과를 존중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 아마도 나 자신의 문제겠지. 잔혹한 경쟁에 적응하지 못했고, 시장 파악도 잘 못했어...”처음에는 울분이 넘쳤지만, 마지막에는 낙담만 느꼈다.“상대가 계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549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까, 실험실은 건축회사의 자질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아서 일반 집을 짓는 것과 달라.”“게다가 실험실이 완공된 이후의 보안 시스템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건설 회사에 있어 아주 어려워.”세 사람은 커피숍에 모였다.정은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자신이 장악한 소식을 다른 두 사람에게 공유했다.민지 앞에는 티라미수 2인분이 놓여 있었다. 그녀는 열심히 먹고 있었고, 동시에 귀를 기울였다.“저희 아버지는 많은 청부업자 아저씨를 알고 있어요. J시 이쪽에 업무가 있는 분들도 있고요. 그러나 어제 제가 물어봤는데, 그들은 집만 지을 줄 알고 실험실을 지을 줄 모른데요.”정은은 한숨을 내쉬었다.“전문적인 일은 그래도 전문적인 사람에게 맡겨야 돼.”서준이 말했다.“그리고 건축회사와 소통하는 디자이너를 따로 청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쌍방의 요구가 잘못 전달되어 최종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요.”그후 며칠간 세 사람은 모두 쉬지 않았다. 수업을 제외하고, 남은 시간은 기본적으로 밖에서 돌아다녔다.업계에서 괜찮은 건축회사 몇 곳을 자세히 알아보니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디자이너가 실험실 건설을 모르거나 예산이 터무니없이 높았다.“안 되겠어, 너무 힘들어. 좀만 쉬자...”두 건축 회사를 찾아간 민지는 기진맥진했다.서준 쪽도 별 소득이 없었다.정은은 더 비참했다.민지는 콜라 두 병을 마시자, 순식간에 힘이 났다.“이렇게 큰 도시에 실험실을 건설할 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니! 전 안 믿어요!”“5시에 내가 다른 회사를 예약했는데, 그 회사는 자질이 모두 갖추어졌고, 평판도 꽤 좋아. 일단 먼저 가서 상황 좀 볼게.”정은은 손목을 들어 시계를 보았다. 지금 4시 20분이니 택시 타고 가면 딱이었다.그러나 그녀가 택시를 타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렸다.“여보세요?”[정은아, 바빠? 난 인훈 오빠야.]“오빠?!”할머니 생신 잔치 이후로 두 사람은 다시 연락하지 않았고, 게다가 전에도 통화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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