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회장님은 제가 본 회장님 중에 가장 특별한 분입니다.”강량재는 마음속의 생각을 참지 못하고 임운기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강량재가 봐왔던 회장님,사장님이 결코 적지는 않지만 모두 몸에 명품을 두르고 다니기를 좋아하였고 임운기처럼 옷차림이 평범하고 심지어 명품시계마저도 차지 않은 회장님은 정말 본 적이 없었다.제일 중요하 것은 그 회장님들과 사장님들의 신분은 운기와는 하늘땅 차이가 난다는 것이었다.이것은 강량재로 하여금 탄복을 금치 못하게 하였다.이때 임운기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강량재씨, 저희 화정 그룹에 와서 함께 일해보실 생각이 있습니까?”“…… 화정 그룹에서요……?”강량재는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렇습니다, 직무는 인사처 매니저든 뭐든 괜찮고, 월급은 강량재씨가 전에 얼마를 받았던지 제가 그 세배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임운기는 얼굴에 미소를 빙그레 지으며 말했다.강량재는 침을 꿀꺽 삼켰다. 화정 그룹은 전체 수도권에서 제일가는 그룹이었다. 지금 자신이 일하는 작은 회사는 전국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그런 그룹에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임…… 회장님, 저한테 왜 그런 기회를 주시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강량재는 어리벙벙해서 물었다.“저도 강량재씨가 맘에 들기 때문입니다.”임운기가 미소를 지었다.임운기와 강량재는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게다가 뭇사람들 눈에 임운기는 그저 가난한 사람이었지만 강량재만이 이 가난한 사람을 도와 발 벗고 나서서 편을 들어줬고 아낌없는 도움을 주었다.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강량재가 인품이 좋은 사람임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었고 이런 인재를 얻기도 쉽지는 않으니 직접 만난 이상 그저 보낼리가 없었다.잠시 멈추고 임운기는 계속 말했다.“그리고 또 한 가지, 저에겐 또 다른 신분 하나가 있습니다. 저는 류충재의 외손자이고 저희 그룹 이후의 발전은 결코 이 작은 창양시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전국으로 뻗어 나갈 겁니다. 저를 따른다면 더 많은 것들을 얻게 해드리죠.”“네? 류…
가게를 나서고, 운기가 입을 열었다.“자, 저랑 저 옆 가게로 가봅시다.”임운기의 손짓 하나로 장 사장 등의 임원들이 모두 운기가 제일 처음 발을 들였던 그 가게로 향했다.가게에 들어선 뒤 직원들은 그룹 임원들을 보고는 화들짝 놀랬고 매니저는 직원들을 데리고 얼른 마중을 나왔다.“장 사장님! 오셨습니까!”매니저는 빨간색 머리를 한 중년 여성이었는데 아첨 가득한 얼굴로 웃으면서 반겨주는 모습이 얼굴에 바로 경련이 올 것만 같았다.“저희는 임 회장님을 따라온 것이고 이 분은 저희 화정 그룹 창양 지사의 회장님이십니다.”장 사장은 입을 열었다.“화정 그룹 회장님?!”그들은 이 말을 듣고 흠칫 놀랐고 모두 임운기에게 허리를 굽혔다.“임 회장님 안녕하세요!”그들의 태도는 정말 깍듯했고, 조금은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 하였다. 그들은 이 사람이 아마 그들의 육안으로 본 사람들 중에 신분이 제일 높은 인물일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이제야 저에게 인사를 합니까? 제가 전에 제 친구랑 들어올 때는 쳐다보지도 않더니, 얼굴이 참 두꺼우시네요.”임운기는 차갑게 웃었다.임운기의 한마디에 매니저와 직원들은 불현듯 아까의 기억이 떠올랐다. 약 20분 전에 임운기는 옆의 여자와 함께 들어왔던 것 같았다.다만 그들은 임운기가 별 같잖은 옷들을 입은 모습을 보고 거지라 생각해 임운기한테 인사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생각이 난 매니저와 그 직원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임 회장님, 저희…… 저희는……”임운기는 그들의 말을 끊고는 고개를 돌려 장 사장에게 명령했다.“이 직원들, 가게 주인까지 모조리 다 해고시켜.”“알겠습니다, 회장님.”장부장은 머리를 끄덕였다.““아!”매니저와 직원들은 눈만 껌뻑였다.“갑시다.”임운기는 강설아를 데리고 밖으로 나섰다.뒤에 그 몇 명의 직원들이 애처롭게 사정사정하는 소리는 듣고 싶지도 않았고 상대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사람을 만나면서 겉만 보고 속으로 급을 나누면서 자기보다 급이 낮아 보이는 사람을 깔보고
이 일이 있기 전까지 설아는 줄곧 자신이 운빨이 좋아서 매번 화정 그룹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여겨왔었다. 심지어는 대학을 졸업한 후 반드시 화정 그룹에 입사하여 보답하려고 마음까지 먹었었다.그러나 지금, 임운기가 화정 그룹의 회장이란 것을 알아버린 이상 그녀는 이 모든 것이 다 운기와 관련이 있다고 여길 수밖에 없었다.“맞아, 이 모든 건 내가 마련한거야, 난 그저 네가 나랑 다니면서 스트레스 받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일부러 숨긴 거고. 내 탓으로 돌릴 건 아니지?”“너…… 너였다니……”설아의 눈빛이 흔들렸다.“나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알고 보니 이 모든 건 다 네가 도와준거였고. 그러게 난 왜 내가 운이 좋았다고만 생각했을까……”이 모든 것이 다 운기가 자기를 도운 거라고 생각하니 설아는 마음이 찡해났다. “운기야, 이렇게 많이 도와주면, 난…… 너에게 어떻게 고마워해야 할지 모르겠다.”설아는 입술을 깨물었다.운기가 얼마나 중요한 일들을 도와줬는지 설아는 그 누구보다 마음속 깊이 알고 있었고 이젠 자신을 도와준 은인이 화정 그룹이 아닌 운기라는 것도 알게 되였다.“괜찮아, 우린 친구잖아.”운기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친구…… 우린 친구지.”설아는 입술을 깨물며 얼굴이 어두워졌다.곧이어 설아는 얼른 고개를 들어 운기를 바라보며 얘기했다.“너는 화정 그룹의 회장이고 또 재벌 집 아들이지만 나는 너와 달리 그저 서민층 사람이잖아, 난 아마 앞으로 너랑 편히 친구로 지내기는 어려울 거야.”“음? 내가 회장님처럼 생겼나? 내가 뭐 잘난척한 적 있어? 우린 앞으로도 쭉 좋은 친구야.”운기가 예전에 설아에게 숨기고 있었던 것은 설아가 스트레스를 받을것이 걱정되었기 때문이였다.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운기는 정말 서글서글하고 상냥하면서 거드름을 피운 적이 없었다. 만약 운기가 오늘 설아에게 자신이 화정 그룹의 회장임을 알리지 않았더라면 설아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그러면서도 설아는 속으로 앞으로 운기에게 은혜를
운기는 다급히 설명했다.“설아야 오해하지 마, 나 걔랑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저 걔가 나를 찾아와서 남자친구인척해달라고 했고 내가 거기에 응했을 뿐이야.”“아까도 전화 와서 또 남자친구인척해달라고 한 거야?”설아는 손으로 옷자락을 꼼지락 거리며 말했다.“맞아, 이번엔 아버지를 속여달래, 원래는 안 도와주려고 했는데…… 너도 들었다시피.”운기는 쓴웃음을 지었다.“운기야 나한테 설명 안 해줘도 돼. 난 네 여자친구도 아닌데, 뭘.”설아는 억지웃음을 지었다.“그리고 너는 화정 그룹 회장님이잖아, 서연은 또 우리 학교의 퀸카이기도 하고, 집에도 돈이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어, 너랑 걔가 같이 다니면 다들 선남선녀라 할걸.”설아의 눈에 서연은 백설공주 그 자체였다. 그녀와 달리 자기는 그저 불쌍한 사람일 뿐이었고. 서연 아가씨와는 비교하는 것조차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니 자괴감과 열등감이 들끓어 올랐다. “설아야, 걔는 내가 화정 그룹의 회장이란 걸 몰라, 걔는 당연히 나를 별 볼일 없어 할 거고 성에 차지도 않아 할걸, 나도 걔한테 별로 관심이 없거든.” 운기는 질색하면서 손을 저었다. “그럼…… 너는 누구한테 관심 있는데?” 설아는 용기를 가득 내여서야 겨우 이 말을 입 밖에 내였다. "음…… 내 앞에 있는 너?”운기는 이 말을 입 밖에 내자마자 후회했다. 왜냐하면…… 운기가 이 말을 하자마자 분위기가 더 이상해졌기 때문이다. 설아는 얼른 머리를 숙이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 말은 들으니 마음이 마치 꿀을 먹은 것처럼 달달해나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한편, 서연이네 하늘 펜션에서는 앙칼진 소리가 들렸다.“괘씸한 자식……” 서연은 전화를 끊은 뒤 입을 삐쭉거렸다. 소연은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어디를 가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던 그녀였고 어느 남자든 그녀의 청이라면 도와주지 못해서 안달 나 했는데 오직 이 남자만은 항상 어긋나갔다.이렇게 된 이상, 돈으로 이 집안이 가난한 남자를 복종시켜야겠다고 생각했건만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아악!”설아의 공포에 질린 비명소리와 함께 람보르기니는 도로변에 그대로 부딪혔고 차의 에어백도 전부 터져 나왔다. 람보르기니는 트럭에 치여 원래 모양을 완전히 잃어버렸다.운기는 힘껏 머리를 흔들어 심하게 부딪친 현기증으로부터 벗어난 뒤 황급히 설아의 상태를 살폈다.왜냐면 트럭의 충격을 받은 쪽은 설아의 자리 쪽이었기 때문이다.설아는 기절한듯 하였고 이마에는 핏자국이 있었다.“설아!설아야!”운기는 설아를 끌어안고 울먹거리며 폰을 꺼내 떨리는 손으로 120을 눌렀다.부릉부릉-이때 운기는 그 트럭이 좀 뒤로 간 후 엑셀을 밟아 람보르기니를 향해 돌진하며 운기를 더 들이박으려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트럭의 그 눈부신 헤드라이트 불빛 때문에 운기는 눈을 뜰 수가 없었다.“일부러야!”운기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우연한 교통사고인 줄만 알았다.“X발, 교통사고일 리가 없잖아.”“이 트럭은 무조건 일부러야, 날 죽이려고.”“피해야 해, 반드시.”운기의 몸에서도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람보르기니에 다시 시동을 걸어 2차 충격을 피하려고 하였다.만약 이 트럭에 한번만 더 치인다면 수호신이 아무리 자기를 지켜준다 해도 죽음은 면치 못할 것 같았다.운기는 절박하게 키 박스에 열쇠를 꽂고 돌려보았다. 엔진에서 끽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운기는 운전대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계속 시동을 걸려고 열쇠를 깔딱깔딱 돌리면서 입에서는 거친 말을 터져 나왔다. 트럭이 점점 다가오는데 여전히 시동을 걸 수 없었다.“X 됐다.”일단 정신을 가다듬으려 하는 찰나,펑-2차 충돌이었다.하지만, 차 한대가 뒤에서 자신의 람보르기니를 들이박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운기가 백미러로 힐끗 보니 하얀 지프차였다!“울프의 차야!”운기는 한눈에 이 흰색 지프차가 울프의 차임을 알아차렸다.찌이이이이익-타이어가 땅과 마찰되면서 귀청을 째는 소리가 났다.흰색 지프차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하여 운기의 차를 앞으로 밀어냈고 운기의 람보르기니가 앞으로 몇 미터 정도 밀려난
울프는 바로 트럭을 향해 돌진했다.“울프, 트럭 기사를 죽이지마, 그가 이 일을 해결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어!”운기는 울프를 향해 큰소리로 말했다.트럭이 앞으로 돌진할 때 울프는 용감히 뛰여 올라 바로 옆 유리를 부숴버리고 트럭 안으로 기어들어갔다.찌이이이익-귀청을 째는듯한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트럭은 결국 람보르기니 옆에 멈춰 섰다. 그리고 운전석 문이 열리고, 울프가 직접 트럭 기사를 잡아서 운기 쪽으로 데려왔다.“후……”운기는 이 상황을 보고 비로소 긴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운기의 이마에는 이미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고 아까 그 혼비백산한 상황엔 운기도 정말 놀랐다.“설아, 설아야!”운기가 여러 번 부르면서 설아의 맥에 손을 갖다 대였다. 아직 숨은 붙어있었다.운기는 망설임 없이 재빨리 구급전화와 신고전화를 걸었다.펑-울프가 운기의 차 앞으로 다가가 손을 내밀고 람보르기니의 문을 열려고 했다. 힘껏 당기니 이미 변형되여있던 차 문이 그대로 바닥에 툭 떨어졌다.“도련님,괜찮으십니까?”울프는 머리를 숙여 차 안의 운기를 바라보았다.“난 괜찮아.”운기는 이마에 맺힌 땀들을 닦아내며 차에서 내렸다.운기는 온몸이 시큰시큰해나며 아파왔자만 지금 그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울프의 이마에도 피가 묻어 있었다. 아마 아까 트럭이 울프의 차를 치면서 울프가 다친 것 같았다.“울프, 몸은 괜찮아?”운기도 알고 있었다, 울프의 그 상처는 자기 대신에 입은 것이란 것을.만약 방금 울프가 자기의 차를 밀어내지 않았다면, 만약 그 트럭이 다시 한번 더 운기의 차를 박았다면 아마 운기는 죽음은 면하더라도 중상은 피하지 못했을 것이다!“도련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정도 상처쯤이야 저한테 별 큰일이 아닙니다.”울프가 담담히 말했다.후 – 운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 참, 울프, 응급처치할 줄 알아? 친구가 차 안에 기절해 있어서 그래.”“전장에서 필요한 응급처치는 좀 알고 있습니다. 제가 도련님 대신 가볼게요
“차금강? 아마 그 사람일 것 같은데, 아닐수도 있고.”운기는 중얼거렸다.운기가 제일 의심 가는건 아무래도 금강이었다.그러나 운기는 자세히 생각해 보면 자신도 최근에 마찬가지로 적이 생겨났는데 예를 들면 일찍 자신의 강소를 정리하려 했던 건이나 오늘 자신이 학교에서 정리한 그 아우디남 등이다.그래서 운기 또한 배후가 누구인지 확신하지 못했다.이때 구급차가 도착하였고 현장에서 간단하게 구조절차를 거치니 설아가 깨여났다.“설아야!”설아가 깨여나는 것을 보고 나서야 운기는 비로소 정말로 마음이 놓였다.“운기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구급차 들것에 누워 아무것도 기억 안 나는듯한 천진난만한 표정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방금 교통사고가 났지만 큰 사고는 아니었어, 너도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외상이 있어 잠깐 병원에 들르면 돼.”운기는 설아를 향해 쓴 웃음을 지었다.운기는 계획 살인에 관한 일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걸 들으면 그녀는 놀라고 걱정할게 뻔했기 때문이다.곧이어 운기는 설아를 구급차로 보냈다.아무래도 운기는 이쪽 일도 마저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구급차를 따라 병원에 가지 않았지만 일을 다 처리하면 설아를 보러 병원에 가겠다고 약속했다.운기가 입은 상처는 그저 팔꿈치가 부딪히면서 생긴 멍, 부딪히면서 까진 무릎 상처 같은 가벼운 피부외상 정도였다. 운기는 이런 작은 상처 정도는 어릴 때부터 많이 달고 다녔기에 별생각이 없었고 병원까지 갈 필요가 없었다.구급차가 떠난 지 얼마 안 되고 경찰차 두 대가 바로 도착했다.경찰들은 차에서 내린 후 사고가 난 차가 람보르기니인 것을 보고는 감히 막대하지 못했다.몇 명의 경찰들은 현장을 확인하러 갔고 다른 남자 경찰 한 명, 여자 경찰 한 명은 운기의 앞으로 다가왔다.여경은 꽤 젊어보였고 얼굴도 예뻤다.“어느 분이 신고자입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요.”“저는 화정 그룹 청양지사 회장, 임운기입니다.”두 경찰은 운기가 화정 그룹의 회장이란 말을 듣고 당황
울프의 고독해 보이는 모습에 운기는 마음이 걸렸다.“울프”라는 이름과 함께 그의 모습이 고독한 늑대의 모습에 비껴 보였고 운기는 그가 틀림없이 외로울 것 같았다.“울프, 넌…… 외로워?”운기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울프는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았다.“강한 자는 외로울 수밖에 없지요. 저는 이미 외로움에 익숙해졌습니다.”“됐어, 오늘 나랑 술 마시러 가자. 오늘부터 너는 외롭지 않을 거야, 너만 괜찮다면 오늘부터 나랑 친구 먹자.”운기는 울프의 팔을 확 잡아당겼다.“도련님, 도련님의 뜻은 잘 알겠습니다만 저는 그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울프는 차분히 거절했다.“그래! 네가 안 가도 난 갈 거야. 너는 나를 지켜야 하니까 어차피 같이 가야 하지?”운기는 말을 미치고 냅다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았다. 울프는 술을 마시고 싶지 않았지만 운기는 어떻게든 그를 끌고 갈 구실을 만들어냈다.“타, 차가 다 망가졌는데 어떻게 따라오려고 그래? 혹시 또 위험한 일이 생기면 제때에 올 수도 없잖아.”운기는 웃으며 말했다. 울프는 잠깐 생각하더니 결국 차 안에 몸을 실었다.……그 시각, 금강은 별채에서 미녀를 끼고는 고이 간직해 두었던 맛 좋은 술을 특별히 꺼내 음미하고 있었는데, 금강의 기분은 꽤 좋아 보였다. 왜냐하면 오늘 바로 그와 비서가 계획한 일이 성사되는 날이기 때문이었다. “임운기…… 오늘 밤에도 살아남나 보자! 하하!” 금강은 큰소리로 호탕하게 웃으며 잔에 든 술을 쭉 쭉 마셨다. 비서가 그 계획은 허점 없는 완벽한 계획이라고 말했던 것이 금강의 뇌리에 스쳤다.그의 눈엣가시 운기가 당장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 생각하니 정말 기분이 째지는 것 같았다.바로 이때, 문이 쾅 열리면서 비서가 부리나케 뛰어 들어왔다.“선생님!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비서의 낯색이 어두웠다.“뭐?” 웃음꽃을 피우던 금강의 얼굴이 삽시에 어두워졌다“어떻게 된 거야, 빨리 말해!”금강은 옆에 있던 미녀 아가씨를 팍 밀쳐냈다.“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