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고대 무림 세가가 받는 대우가 겨우 산수와 같다니.다만 방이 넉넉한 관계로 세 사람 모두 각자 한 칸씩 분배받게 되었다.돈을 내고 방키를 가진 뒤 윤도훈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 대충 치우고 나서 주위를 돌려보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산 중간에 위치해 있는 마을이라 주위에 풍경도 나쁘지 않아 이번 기회를 빌려 산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게다가 흔흔히 일반인으로 구성된 곳보다 천지영기가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숙박 입구에 이르렀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가왔다.포악하기 그지없는 걸음으로, 안하무인으로 보이는 일행이었다.윤도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옆으로 비키려고 했다.똥차는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라며.“꺼져!”이제 막 옆으로 몸을 피하려고 하던 그때 누군가가 소리쳤다.앞장선 청년이 두말하지 않고 윤도훈을 향해 발길질까지 했다.순간 윤도훈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상대가 아무 말도 없이 바로 손을 댈 것으로 생각지도 못해 그만 공격을 피해 가지 못하고 복부에 타격을 입고 말았다.둔탁한 신음소리와 함께 윤도훈은 연신 뒤로 물러섰는데, 체내에서 기혈이 한바탕 용솟음치고 있는 것만 같았다.“왜 이러시는 거죠?”윤도훈은 끓어 넘치는 기혈을 억누르며 노기등등한 얼굴로 청년을 바라보았다.체격이 우람진 청년은 군대 머리를 하고 있으며 포악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윤도훈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다.자기한테 맞고 나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을 보고 청년은 다소 의외라는 모습도 내비쳤다.제대로 공격이 들어간 건 아니지만 청년은 무려 초급 경지 후기 절정 고수이다.‘뭐야? 다치지 않은 거야?’“눈 똑바로 뜨고 다녀! 어디 감히 우리 앞길을 막고 지랄이야! 호씨 가문에서 왔으면 쥐 죽은 듯이 숨죽이고 옆으로 꺼질 것이지! 네 주제를 파악하란 말이야! 우리 정우 도련님 가시는 길 막지 말고.”이때 청년 옆에 있는 장발 남자가 앞으로 한 걸음 다가와 윤도훈한테 삿대질하며 다짜고짜 욕설을 퍼부었다.“호씨 가문
고대 무림 연합회 성원들 가운데 유난히 강력한 세력이 있다.Z시의 호씨 가문, 운성 특별구의 하씨 가문, 청주의 금도문 그리고 북경극지의 태원문.호정우는 감히 자기한테 예를 갖추지 않는 윤도훈을 보고 혹시 기타 세 가문이나 문패에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정우 도련님, 이자는 고도훈이라고 고씨 가문에서 보낸 대회 참석 제자입니다.”바로 이때 숙박 안내 테스크에 앉아 있던 하란파 여제자가 경멸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윤도훈 일행을 접대한 그녀는 자연히 그의 출신에 대해 기억하고 있었다.그 말을 듣고서 숙박 1층은 순간 떠들썩해졌다.윤도훈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의 시선에는 의문만이 가득했다.호정우와 그 옆에 있던 사람들은 피식 웃음까지 터뜨렸다.“X발 난 또 뭐라고! 겨우 고씨 가문 출신 주제에 이렇게 날뛰는 거야?”호정우는 차갑게 웃으며 윤도훈을 향해 선전포고했다.“개의치 않으면 나랑 일대일로 한 번 붙어볼래?”생각지 못한 말에 윤도훈의 두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가더니 그는 고개를 돌려 하란파 여제자에게 물었다.“규칙에 어긋나지 않겠죠?”여제자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청황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그 어떠한 싸움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만약 꼭 갚아야할 원한이라면 결투를 신청하여 싸우셔도 좋습니다. 설마 정우 도련님과 싸우려는 건 아니죠? 정우 도련님은 무려 초급 경지 후기 절정 고수예요. 결단 경지와 멀지 않았다고요. 죽고 싶으면 우리 측에서 결투 신청을 받아들이고 자리까지 마련해주죠.”순간 현장은 또다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모두가 호정우를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역시 최강 세력다워! 젊은 나이에 초급 경지 후기 절정이라니.”“저기요, 그냥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그만하시죠.”“고씨 가문 출신이라면서 그 결과는 뻔한 것 아니에요?”“호씨 가문 사람한테 맞은 것도 어찌 보면 그리 창피한 일은 아니에요.”다들 한 마디씩 주고받으며 고소해하는 이도 있었고 좋은 마음으로 타일러주는 사람도 있었다.그러나 바로 그때 윤도훈이
모든 경과를 고향기 역시 목격한 것이다.다만 오씨 가문과 감히 싸울 용기도 없었던 윤도훈이 호정우와 싸우겠다고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저놈이 그만 살고 싶어서 저러나...’‘호정우가 초급 경지 후기 절정 실력이라고 뻔히 말했는데, 귀가 먹은 거야?’윤도훈은 고향기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이러한 상황에서 자기를 위해 나서 주는 고향기가 하도 낯설어서.“쯧쯧, 대회에 참석하는 사람이 딱 두 분 아니세요? 서로 죽겠다고 이러는 거예요? 하나라도 죽으면 고씨 가문은 그대로 자격 박탈당하는 거예요.”안내 테스크 하란파 여제자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그 말을 듣고서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야유 소리를 내며 윤도훈과 고향기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그래? 딱 둘이라고? 그럼, 내가 오늘 어떻게든 한 명은 치워야겠네! 하하.”호정우는 건방진 모습으로 웃으며 말했다.독을 품은 듯한 두 눈으로 윤도훈과 고향기를 바라보며 문밖을 가리켰다.“둘 중 누구든 좋으니 한번 붙자! 아니면 이 대 일로 할래? 저놈이 나랑 붙겠다고 결투 신청까지 했고 하란파 측의 허가도 받았어. 그러니 아무런 걱정 없이 한 번 시원하게 붙자!”“내가 누군지 한 번 똑똑하게 보여주지. 어디 쨉도 안 되는 놈이 감히 건방지게 나한테 까부는지 내가 아주 본때를 보여주고 말 거야.”윤도훈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의 시선은 차가웠다.어이가 없다는 모습과 경멸이 가득했다.“감히 건드릴 사람을 건드려야지.”“결투 신청? 저분은 무려 호씨 가문의 천재로서 젊은 나이에 초급 경지 후기 절정에 오른 사람인데?”“아파도 그냥 좀 순순히 참을 것이지.”“이제 어떻게 하나 한번 보자. 고씨 가문에서 온 사람이라곤 2명밖에 없는데, 저 중의 한 명이라도 죽으면 그대로 고대 무림 연합회에서 방출될 거야.”“어린놈의 자식이 저렇게 참을성이 없어서야.”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고향기 역시 속으로 윤도훈을 욕하고 있었다.하지만 일이 이 지경에 이른 이상 그가 호정우의 손에 죽게 할 수는 없
윤도훈 대신 고향기가 나서서 호정우와 맞서려고 하던 그때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여자 세 명이 숙박안으로 들어왔는데, 눈앞이 환해지는 것만 같았다.그중 두 여자는 30살 정도 되어 보였고 여인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것이 아우라가 장난 아니었다.가장 젊은 여자는 자태가 우아한 것이 마치 한 폭의 그림 속 인물과 같았다.청아하고 도도한 이미지에 ‘얼음 공주’라는 타이틀이 가장 어울리는 것 같았고 두 눈은 유난히 밝으면서 덤덤했다.모든 남성이 그 눈동자에서 헤엄치고 싶을 정도로.세 사람을 보자마자, 특히 가장 젊고 예쁜 여자를 보자마자 조금 전까지 건방지게 날뛰던 호정우는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아름 씨,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포악하게 행동했던 호정우는 아첨을 떨며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 채로 다가갔다.그런 그를 한 번 흘겨보고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그 여자는 고향기와 윤도훈을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안녕하세요. 저는 하란파 소주 백아름이라고합니다. 하란파 마을의 질서를 제가 책임지고 유지하고 있고요. 서로가 그렇게 싫으시다면 청황 대회에서 겨루시는 건 어떻습니까? 시합 전에 부디 그 어떠한 형식으로도 소란을 피우시지 않으셨으면 합니다.”뱉은 말들은 더없이 공손하나 목소리는 점점 더 차가워지는 것만 같았다.그와 동시에 능가할 수 없는 기세가 온몸을 뚫고 나오는 듯했다.순간 숙박 1층은 한겨울이 되는 것 같았고 모두가 파르르 떨었다.윤도훈은 내내 덤덤한 얼굴이었고 백아름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으나 놀라움을 금치 못하긴 했다.‘결단 중기?’‘제법이네.’‘나보다 몇 살 어려 보이는데, 벌써 결단 중기에 이른 거야?’‘역시 하란파가 은둔 고대 무술 세력이라고 하더니, 만만치 않네.”하란파 소주인 백아름을 바라보며 사람들은 또다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경외, 애모, 놀라움...“하란파 소주라고? 실력이 만만치 않아.”“이게 바로 결단 강자의 기운인건가...”“너무 예쁘잖아.”호정우는 여전히 입에 쥐가 나도록 웃
백아름 역시 윤도훈을 바라보며 달갑지 않아 하는 얼굴로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고씨 가문에서 왔다고 그러셨죠? 이런 대회 처음이에요? 실력으로 싸우는 곳에서 그 정도의 실력이 없으면 얌전하게 있는 게 원칙이에요. 어린 나이에 체면을 중요시 여기는 건 알겠는데, 여긴 그럴 필요가 없는 곳이라고요.”백아름이 더없이 도도한 자태로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윤도훈에게 가르침을 주었다.그녀에게 있어서 윤도훈의 행동은 우습고 유치하기 그지없었으니 말이다.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느낌이라고 할까?“저한테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 알고는 계시는가요?”윤도훈 역시 덤덤하게 되물었다.예상치 못한 질문에 백아름은 잠시 멍해졌고 의외라는 느낌까지 들었다.그가 감히 자기 말에 반문을 하리라 생각지 못하며.“좋아요. 그럼, 청황 대회에서 그 실력 한 번 마음껏 뽐내보세요.”덤덤하게 말하고 나서 백아름은 몸을 돌려 문밖으로 나갔다.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윤도훈과 더 이상 얘기를 섞고 싶지 않았다.옆에 있던 두 여자는 윤도훈을 흘겨보며 개의치 않아 했다.“흥! 감히 우리 아름 씨를 불경스럽게 대하다니! 딱 기다려!”호정우는 윤도훈을 가리키며 삼엄한 목소리로 경고했다.그러고는 바로 백아름 뒤를 졸졸 쫓아갔다.한바탕 헤프닝을 뒤로 한 채 윤도훈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백아름은 지나친 말을 한 건 아니지만 도도하고 경멸하는 듯한 말과 뉘앙스에 더없이 불쾌하게 느껴진 것이다.‘그래! 어디 한 번 두고 봐!’얼마 지나지 않아 윤도훈과 고향기도 숙박에서 나왔다.주위를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경치도 감상할 겸.물론 고향기는 윤도훈과 함께 걷고 싶지 않았다.지금 윤도훈에 대한 화가 아주 극으로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윤도훈은 그런 분위기를 인지하지 못했는지 고향기를 뒤를 따르며 입을 열었다.“그럴 필요는 없었지만, 고마웠어요.”이에 고향기는 고개를 돌려 피식 웃고 말았다.“그럴 필요가 없다고요?”“저기요, 윤도훈 씨, 제발 좀 그만하세요. 잘난 척하
내일이 바로 청황 대회가 정식으로 열리는 날이다.하란파는 대회 전 모든 준비를 마치고 고대 무림 세가와 문패 그리고 산수에게 일일이 요구를 알렸다.고대 무림 연합회는 6대 은둔 세력으로 구성되었었다.다만 은둔 고씨 가문이 없어짐에 따라 지금은 5대 은둔 세력으로 된 것이다.청황 대회가 열릴 때마다 5대 은둔 세력은 돌아가면서 책임을 졌고 매번 규칙도 서로 달랐다.총적으로 말하면 청황 대회는 두 개 부분으로 이루어진다.가장 먼저 고대 무림 연합회 자격 테스트를 하고 개인 시련을 주로 본다.고대 무림 연합회 자격 테스트는 또 5가지의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참가 선수의 공격, 방어, 속도, 반응, 인내력을 보는 것이다.테스트를 넘은 고무 세력 참가 자제들은 가문이나 문패를 대표하여 고대 무림 연합회의 자격을 보존하는 것이고 마땅한 수련 자원도 얻어갈 수 있다.산수와 같은 사람은 수련 자원을 보너스로 얻는 것 외에 표현이 특출하면 어느 가문이나 문패에 뽑힐 수도 있다.개인 시련은 이처럼 간단하지 않고 순전히 경쟁이라고 보면 된다.하란파에서는 이번에 구체적인 규칙을 밝히고 않았고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한편, 도운시.이씨 가문 저택 안에서.남미숙은 하늘이 무너진 듯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지금 집안에는 남미숙 외에 다른 가족들도 모였다.이천강, 이은정, 셋째 아들, 넷째 아들, 그리고 이진희 고모네 직계 가족들, 이무를 비롯한 실력이 특출한 고수들까지.“대충 이러한 상황이다. 지금 이씨 가문이 NC 조직에 미움을 샀고 그들은 언제든지 복수하러 찾아올 것이다.”“다들 이씨 가문의 하나로서 이 일에 간여 되어 있으므로 우린 반드시 힘을 합쳐야 한다. 좋은 방법이라도 있느냐?”남미숙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천강과 이은정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에는 짙은 책망과 노여움이 깃들어 있었다.“어머니, 둘째 형이 지난번에 어머니 그렇게 만드신 거 잊으신 거예요? 왜 또 저런 인간이랑 엮이게 된 겁니까?”셋째 아들인 이천희가 눈살을 찌푸리며 달
“외눈박이가 가기 전에 그랬거든요. 이로써 이씨 가문과 원한이 맺힌 거라고. 그러니 우리 모두 빠져나갈 수 없어요.”이은정이 옆에서 나지막이 말했다.이천희는 콧방귀를 뀌며 더 이상 그들과 싸우려 하지 않았다.이윽고 이씨 가문 가족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넷째 아들인 이천일이 입을 열었는데.“참, 엄마, NC 조직에서 4명 죽었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 사람들 사체는 어디에 있어요?”남미숙은 순간 표정이 일그러졌다.“고택 얼음 창고 안에 있어. 그걸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안 그래도 생각하고 있었어.”“생각할 필요도 없어요. 그냥 NC 조직에 돌려주면 돼요. 상대한테 사과하고 오해라고 하면서 풀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상대가 먼저 손을 쓴 것이고 우린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맞았으니 당연히 반격에 나선 거고요. 방어하는 사이에 네 사람을 부주의로 죽여버린 거고요. 일정한 대가를 치르면 NC 조직에서 합의해 주지 않겠어요? 설마 정말로 우리와 적이 되려는 건 아닐 것 같은데. 우리도 뭐 만만치 않은 가문이잖아요.”이천희가 옆에서 제안을 했다.남미숙은 그 말을 곱씹으며 한참을 생각하더니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렇게 하자. 강진시에도 NC 조직의 쉼터가 있을 거야. 그곳 담당자랑 연락해서 시체 돌려줘. 우리 쪽의 뜻도 제대로 알려주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무 네가 사람들 데리고 한 번 가 봐. 고수들 더 데리고.”“합의하자는 뜻을 보임과 동시에 우리 이씨 가문의 실력도 내비쳐야 할 거야. 그래야만 그들이 손이 아닌 입으로 소통하려고 할 거야.”...같은 날 오전.NC 조직 강진시 부회장인 레드 용은 이씨 가문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레드 용은 그 소식을 접하게 되자마자 험상궂은 얼굴로 살기를 드러냈다.레드 용은 다크 별과 같은 실력으로 모두 종사 강자이다.다만 레드 용의 수법이 다크 별보다 훨씬 더 잔인할 뿐이다.원수는 꼭 갚는 그는 피 맛을 유난히 즐기는 미친놈이다.바로 이러한 이유로 회장 자리에 다크 별이 앉게 된
같은 날 저녁.인적이 없는 황량한 지대, 운무산 중심지.레드 용이 외눈박이를 비롯한 NC 조직의 고수 몇 명을 데리고 함께 기다리고 있다.약속 시간에 따라 저녁 11시경, 이무와 10여 명의 이씨 가문 고수들이 관을 네 개 들고 왔다.이무는 눈을 똑바로 뜨고 바라보았는데, 창백한 달빛아래에서 레드 용 일행의 얼굴은더욱 음산하고 흉악해 보였다.“NC 조직 부회장 레드 용 되십니까?”이무는 바로 서서 레드 용에게 공수하며 물었다.“나도 내가 부회장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 굳이 ‘부회장’이라고 강조하는 그 속셈은 뭘까?”“죽고 싶어?”원수가 만나게 되면 이처럼 공기마저 무거워진다.외눈박이가 이무를 똑바로 쳐다보며 삿대질까지 난무하며 흉악한 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이에 이무는 깊은숨을 들이마시면서 오늘 이곳에서 온 목적을 속으로 되새겼다.외눈박이의 말을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레드 용에게 말했다.“우리 쪽의 충동으로 불미스러운 상황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영문도 알수 없이 다짜고짜 공격부터 하는 NC 조직을 반격하느라 쌍방에 사상이 생기게 된 것이고요. NC 조직의 동료 사체를 모시고 왔으니 부디 우리 이씨 가문과 원한을 푸시기 바랍니다.”말이 떨어지자 레드 용은 갑자기 콧방귀를 뀌며 음산한 말투로 말했다.“그 뜻은 우리 탓이란 말이야?”이무는 순간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분노가 솟아올랐다.‘그럼, 우리 탓이겠냐?’그러나 일을 해결하려고 하는 태도로 왔으므로 웃으며 넘기려고 했다.“그 뜻이 아니라 우리 이씨 가문의 뜻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동료를 돌려드렸고 그 외에 다른 조건이 있으시면 얼마든지 말씀하시죠. 레드 용 부회장님께서도 이렇게 평생 원수로 지내는 걸 원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그 말을 듣고서 레드 용은 갑자기 큰 웃음소리를 터뜨렸는데, 마치 이 세상에서 가장 웃긴 소리를 들은 것만 같았다.외눈박이도 현장에 있던 NC 조직의 고수들도 모두 냉소를 연발했다.가까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