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모임이 끝난 지가 언젠데... 그래, 마음은 정했고? 어느 집안 아가씨가 마음에 들더냐?"부태성이 경직된 얼굴로 물었다.그의 손자는 서른두 살이었다. 만약 순리대로라면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있어야 했다.평소처럼 무뚝뚝하게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부소경을 보며 부태승은 화가 치밀었다. 그렇다고 부소경이 두렵지 않은 건 아니었기에 당장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니 그저 노파심으로 거듭 타이를 수밖에 없었다."우리 부 씨 가문에 어울릴 만한 집안도 얼마 없다. 서 씨 가문의 아가씨는 어떠하냐? 의찬이와 자주 어울리던 서시언의 스물두 살 여동생 말이다. 그리고 서울의 곽 씨 집안의 아이도 괜찮더구나. 그러나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아가씨는 다른 서 씨 집안의 아가씨였어."부태성이 말을 늘어놓았지만 부소경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비록 침묵을 유지했지만 싫다는 내색 또한 보이지 않았기에 부태성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서 씨 집안 맏이 서경수 부인의 외손녀 말이다. 민정연이라고 했던가? 민 씨 집안은 비록 남성에서 한참 순위에 못 미치는 몰락한 가문이지만 민정연 그 아이는 어릴 때부터 서 씨 집안 어르신 곁에서 자랐으니, 비록 성은 민 씨지만 서 씨 집안의 손녀라고도 할 수 있지. 남자들만 그득한 서 씨 집안의 유일한 여자아이라고 하니 그 집안 어르신이 민정연을 애지중지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네가 민정연과 결혼만 한다면, 남성과 서울에서 명망이 드높은 서 씨 집안 어르신께서 꼭 우리 F그룹에 도움을 줄...""할아버님께서 말씀하신 아가씨들과 결혼하지 않겠습니다."부소경이 그의 말을 잘랐다."......"잔뜩 말을 늘어놓았건만, 모두 헛된 짓이었다."네 놈!"성질이 잔뜩 난 부태성이 탁자를 치다가 아예 지팡이를 들어 바닥을 쿵쿵 찍기 시작했다."아주 기고만장하구나! 가문을 손에 넣었다고 해서 내가 널 못 때릴 줄 아느냐? 내가 서 씨 집안의 아이를 선택한 게 누구 때문인데? 응? 비록 서 씨 집안의 사업 규모가 우리 부 씨
부소경이 그녀를 보자 신세희는 수줍게 웃었다.그녀의 웃음은 진실하고 활기가 넘쳐흘렀다.신세희의 오늘 낮 업무는 매우 순조로웠다, 부소경이 그녀에게 컴퓨터를 선물했기 때문인 걸까.그녀의 업무 효율이 모두 향상되었고, 오늘 사무실 디자이너들에게 초안을 제출하자 그들은 모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원래는 그녀가 그냥 허드렛일만 하는 사람인 줄 알았고 심지어 컴퓨터도 쓸 줄 몰랐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제출한 초안이 이렇게 전문적일 줄은 몰랐고, 초안 옆에 부가 설명을 쓴 것도 매우 상세하고 기능적이었다.오늘 몇몇 디자이너들도 감히 신세희를 난처하게 하지 못했다.신세희는 일찌감치 퇴근해서 하 씨 아주머니 병실에 와서 둘이 있었던 얘기를 나누었고, 신세희는 하숙민에게 며칠 동안 부소경이 그녀에게 특별히 잘 대해주었다고 말했다.그녀에게 예쁜 옷을 사준 것뿐만 아니라, 사양이 매우 높은 컴퓨터도 선물했다고 말이다.하숙민은 신세희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아가, 내가 진작에 말했잖니, 내 아들은 좋은 사람이라고 말이야. 소경이는 말수가 좀 적지만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야, 엄마가 감히 장담하건대 소경이는 천천히 널 좋아하게 될 거란다. 왜 그런지 아니?"신세희는 답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그녀는 답을 찾고 있었다, 부소경이 그녀를 대하는 태도가 왜 180도 변한 걸까?하숙민은 이어서 말을 했다."소경이는 누군가 내 뒤를 물려받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 내가 건축 설계를 좋아하는 것처럼 똑같이 설계를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면 분명 좋아할 거야. 외국으로 망명했을 동안 잘 먹고 잘 입으며, 좋은 교육도 받을 수 있었던 건 모두 내가 건축 설계로 돈을 벌었기 때문이지.""......."드디어 부소경이 왜 그녀를 대하는 태도가 180도 변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그러니 이 순간, 부소경을 바라보는 신세희의 마음은 더욱 열려 있었고, 부소경에 대한 그녀의 웃음은 모두 진심이었다.그녀는 그녀가 부소경에게 받은 모든 은혜와 모든 물건들을 감사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엄선우는 일 년 내내 장갑을 끼지 않았고, 추운 겨울에도 똑같았으며 그를 위해 핫팩을 마련해 줄 생각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이 아가씨의 행동은 엄선우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그는 심지어 마음속으로 이런 아가씨가 어떻게 옥중에서 임신을 할 수 있는지 매우 의심스러워했다.그녀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엄선우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누가 그녀와 악연을 맺은 건지 빨리 밝혀야 한다고!그는 잽싸게 차 문을 잡아당긴 뒤 부소경과 신세희에게 말했다."선생님, 부인, 타세요."신세희는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더니 이내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차를 타고 가던 중 그녀는 부소경이 컴퓨터를 켜고 업무를 보는 것을 보았는데, 신세희는 눈치를 보며 찍소리도 내지 않고 집에 도착해서야 그에게 물었다."배 안 고프세요?""요리를 할 줄 아는 건가?"부소경이 그녀에게 물었다."네, 너무 복잡한 요리만 아니면 다 할 수 있어요, 배고프시면 제가 뭐 좀 해드릴게요."신세희는 매우 적극적이었고, 부소경은 그런 그녀가 낯설었다.그가 그녀에게 옷과 컴퓨터를 선물한 후부터 지금까지 하루 이틀 만에 그녀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한 것만 같았다.말이 많을 뿐만 아니라 항상 밝은 모습을 하고 있는 그녀였다.그녀는 정말 햇빛을 조금만 줘도 매우 반짝이는 여인이었다."그래."부소경이 대답을 하자, 신세희는 가방을 놓고 주방으로 갔다.그녀는 이 주방이 익숙하지 않았고, 또 너무 늦은 시간이었기에 간단한 국수를 만들었고, 10여 분 만에 부소경 앞에 그릇을 놓아 주었다.부소경은 한 입을 먹고는 곧바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맛있어요?"그녀가 웃으며 묻자, 부소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난 평소에도 국수에 계란과 표고버섯을 넣어 먹는데, 이렇게 먹으면 맛이 좋거든."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뒤 계속 국수를 먹었다.신세희가 만든 간단한 국수는 정말 맛이 좋았고, 국수 한 그릇을 먹고도 매우 든든했다.그릇을 싹싹
언제? 정확한 시간을 말해."신세희가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오후 4시!"임서아가 대답했다."좋아, 갈게. 하지만 조건이 있어."신세희가 말했다."하 씨 아주머니를 건드리지 마, 그렇지 않으면 나도 널 봐주지 않을 테니까!"그러자 임서아는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하하! 신세희, 네 말은 마치 하숙민이 정말 네 시어머니라도 되는 것 같네. 잊지 마, 넌 가짜고 진짜는 나야. 하 씨 아주머니는 내 약혼자의 어머니라고, 내가 어떻게 그녀를 건드릴 수 있겠어? 괜한 걱정을 하는 것 아니니?""그녀가 네 시어머니라는 걸 알고 있으면 됐어. 4시 정각에 갈게."신세희는 말을 한 뒤 전화를 끊었다.사무실에 들어가서 정리를 한 뒤 점심을 먹으러 가려던 찰나에, 신세희의 핸드폰이 또다시 울렸다. 임서아의 전화일 거라고 생각한 신세희는 매우 짜증스러운 얼굴로 휴대폰을 들었고, 막상 보니 낯선 번호가 찍혀 있었다.그녀는 담담한 어조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부인." 그 목소리는 뜻밖에도 엄선우였다.신세희의 얼굴이 빨개지며 말투도 밝아졌다."엄 비서님, 알다시피 난 가짜일 뿐이에요. 앞으로 부인이라고 부르지 마시고 이름으로 불러 주세요. 무슨 일로 저를 찾으시는 거죠?"엄선우가 대답했다."지금 1층 프런트 데스크로 가세요.""네? 거기 가서 뭘 하는 거죠?"설마 부소경이 회사 아래층에 와서 같이 점심을 먹자는 건 아니겠지?그렇다면 그녀는 감히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어쨌든 이곳은 그녀가 일하는 곳인데, 그녀는 이렇게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싶지 않았다."소경 도련님께서는 오늘 매우 바쁘십니다."엄선우가 말했다."아......"신세희의 마음속에는 왠지 모를 상실감이 들었다."도련님께서 자리를 비우실 수 없는 탓에 저에게 점심 전에 배달을 시켜서 신세희 씨 회사 아래층으로 보내라고 분부하셨습니다. 방금 전에 배달원이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고, 신세희 씨께서 받으러 가시면 됩니다. 저도 처음 음식 배달을 시키는 탓
반찬 다섯 개.신세희는 음식들을 쳐다보면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맙소사, 한 끼 식사를 이렇게 풍성하게 준비하다니, 어떻게 다 먹으란 말이지.하지만 그녀는 내심 좋았다.배달음식을 들고 신세희는 미소를 지으며 직원식당에 들어가기도 전에 조의찬과 그의 절친한 친구인 서시언을 마주쳤다."오! 요 며칠 또 어떤 새로운 부잣집 도련님이 생긴 거죠, 신세희 씨?"조의찬이 신세희의 앞길을 가로막고는 건들거리며 물었다.신세희는 고개를 들어 조의찬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으로 가득 찼다.조의찬은 다시 한번 어리둥절해졌다.신세희가 이런 웃음을 짓는 것을 본 것은 사흘 전, 회사 밖에서 공사장 음식을 먹을 때였다."의찬 씨, 요 며칠 보이지 않던데 많이 바쁘셨나 봐요."신세희는 웃는 얼굴로 조의찬을 바라보았고, 조의찬은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아무리 바빠도 며칠 뒤면 월급 날인 거는 잊지 마세요. 제가 월급날 때 밥을 산다고 한 거랑 빌린 돈도 갚아야 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신세희는 빙그레 웃으며 조의찬에게 말했고, 그는 잠시 멍해졌다."네......잊지 않을게요.""오늘 배달음식이 너무 푸짐한데, 저랑 같이 드실래요? 그리고 의찬 씨 친구분도?"신세희가 또다시 적극적으로 물었고, 조의찬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럼 밥 먹으러 갈게요."말을 마치자 신세희는 배달음식을 들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조의찬은 한참 동안 뒤에서 그녀를 지켜봤다.신세희의 그림자가 멀어지며 직원 식당으로 들어가자, 조의찬은 비로소 입을 열어 조용히 옆에 있던 서시언에게 말했다. "시언아, 저 여자 오늘 좀 이상하지 않냐. 오늘따라 냉담하지 않을뿐더러 되게 열정적이야. 저 여자가 내가 알던 그 냉담한 촌녀가 맞는 거야?” 서시언도 신세희가 모퉁이를 돌아 사라진 곳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턱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저 여자, 꽤 재밌네.”신세희는 직원 식당에 왔고, 혼자서는 이렇게 많은 음식을 먹을 엄두가 안 나 마침 옆자리에 같은 사무실 직원 두
신세희의 뒤에서 부소경이 매서운 눈빛으로 신세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 그녀가 임서아의 뺨을 때렸을 때, 뒤에 있던 엄선우도 그녀가 걱정되어 땀을 쥐게 했다. 이 아가씨, 왜 이렇게 재수가 없는 거지? 신세희가 임서아를 때리자 엄선우는 화가 풀리는 듯했지만, 그는 알아야 한다, 이 순간 신세희는 아마……신세희는 여전히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리는 임서아에게 말했다."임서아, 내 말 똑똑히 들어! 나는 지금도 부소경의 합법적인 아내야! 그리고 하 씨 아주머니는 나를 너무 좋아해서 나만 아주머니의 며느리로 인정하셔. 그리고 넌, 하 씨 아주머니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야! 하숙민 아주머니의 남은 한 달 동안 내가 아주머니에게 부탁해 네 가족을 다 죽일 수 없을 것 같아? 난 말로만 끝내지 않아!”신세희는 임서아에게 매우 화가 났다.그녀는 줄곧 임 씨 집안을 미워했고, 만약 임 씨 집안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2년 동안 감옥에 있지 않았을 것이고, 자신의 몸을 내던져 곧 죽을 남자를 살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로 인해 임신도 하지 않았을 거다. 그녀의 인생도, 그녀의 미래도 모두 임 씨 집안의 손에 망가졌다.게다가 그녀의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그녀는 고향에 내려가 자신의 어머니를 볼 여력도 없었다.하지만 신세희는 반항할 능력이 없었기에 이 깊은 한을 가슴속에 묻어두고 있었고, 지금은 아이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도록 자신을 먼저 지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래서 임 씨 집안이 그녀를 찾아오지 않는 한 달만 더 여기서 하 씨 아주머니를 돌보고, 그녀가 세상을 떠나면 신세희도 조용히 떠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임 씨 집안은 계속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다. 임서아가 보여준 영상에는 삽을 들고 어머니의 무덤을 둘러싸고 무덤을 파려는 인부 같은 남자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신세희가 이 영상을 보고도 어떻게 참을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임서아와 죽을 때까지 싸울 마음도 품고 있었다. 하지만 부소경의 체면을 봐서 신세희는 임서아에게 뺨만 한 대 때렸을 뿐이다
임서아는 제빨리 부소경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며 부소경을 바라보았다.“소경 오빠, 흑흑흑……”신세희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부소경은 죽일 듯한 눈빛으로 차갑게 신세희를 바라보았다. 부소경의 뒤에는 부 씨 집안의 어르신과 할머니가 서 있었고, 그들 뒤에는 다른 사람도 있었다.다른 사람은 다 몰라도 딱 한 사람만은 신세희가 알고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조의찬이었다. "부……부소경 씨."신세희가 횡설수설했다.“그……그게 임……임서아가 저보고 하 씨 아주머니가 계신 곳으로 오라고 해서, 저는 임서아가……하 씨 아주머니를 어떻게 하려는 줄 알고……”"내가 임서아 보고 여기서 날 기다리라고 한 거야.”부소경의 말투는 매우 차분했지만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임서아가 병원 입구에 나타난 건 부소경이 오라고 한 것이 사실이다. 어제 부 씨 집안 어르신이 정식으로 몇 명의 명문가에서 적령기의 처녀를 약혼녀로 선택하라고 했지만 부소경이 동의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도 이 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어쨌든 임서아는 임신을 했으니 말이다. 마침 오늘 오전 부태성이 직접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소경아, 네가 어제 한 말을 할아버지는 반성을 했다. 할아버지는 네 엄마가 부 씨 집안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알았고, 항상 마음에 담아두고는 있었지만 지난날의 원한은 이미 지나갔고, 네 어머니도 이제 얼마 안 남았잖니. 이전의 일은 할아버지와 네 아버지 모두 네 엄마와 너에게 사과를 하마. 할아버지와 할머니, 고모가 너희 어머니한테 가서 상의를 하려고 한다. 네 어머니의 무덤을 부 씨 가문 조상의 무덤에 두고 싶은데, 또 부 씨 가문의 부인으로 이름을 걸고 말이다. 그러니 소경아, 우리를 데리고 너희 어머니를 좀 보러 갈 수 없겠니?”어르신의 말은 부소경에게 사죄하고 굴복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부소경 자신은 부 씨 집안의 무덤에 들어가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지만, 그의 어머니는 달랐다. 어머니는 평생 아버지라는 남자 한
신세희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그녀는 부소경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랐고, 오늘 이 판은 분명 임서아가 미리 꾸민 것이며 그녀가 뛰어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신세희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입이 백 개라도 변명할 수 없다.게다가, 그녀가 변명해도 부소경은 그녀를 믿지 않을 것이었다.신세희는 넋을 잃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만약 앞으로 임서아와 임 씨 집안에 어떤 일이 생긴다면, 나는 내 손에서 한 명의 목숨이 사라져도 개의치 않을 거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난 널 아주 고통스럽게 죽일 거야!”부소경은 유달리 무자비하게 신세희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임서아를 끌어안고는 자리를 떠났다. 신세희의 심장이 갑자기 수축되어 쿵 내려앉은 것만 같았다. 그녀는 그가 그저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녀는 그가 그의 적과 원수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직접 보았고, 그는 극도로 따뜻할 수도 있고, 지옥까지 악랄할 수도 있는 극단적인 남자였다.그리고 그는 자신이 한 말은 무조건 지켰으며, 절대로 유유 부단하지 않았다. 신세희는 무의식적으로 부소경을 쳐다보았고, 부소경은 한 팔로 임서아를 끌어안고 부 씨 집안 어르신인 부태성이 있는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임서아의 머리는 그의 어깨 위에 놓여 있었고, 그녀의 눈동자는 신세희를 향하며 승리의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다시 돌아섰을 때, 임서아는 다시 눈동자를 달리 뜨며 눈물을 고이게 한 뒤 비겁한 표정으로 부태성을 바라보았다.“부, 부 씨 집안 어르신,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여기는 내 약혼녀 임서아입니다.”부소경의 목소리는 매우 침착했다. 그의 목소리는 부 씨 집안사람들이 알아차릴 정도로 매우 침착했고, 임서아라는 여자를 데리고 어르신에게 보여준 것은 어르신에게 검사를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것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부소경의 태도는 분명했다, 당신들이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간에 그가 택한 여자와 반드시 결혼해야 했다. 어느 누가 동의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