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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1화

Author: 고능비
“예정 씨, 정말 부러워요. 결혼하신 지 오래되어도 아주버님과 여전히 사이가 너무 좋아 보이네요.”

현재 여운초는 시력이 회복되어 눈앞의 물건을 조금씩 볼 수 있게 되었고 하예정을 위해 장미 꽃다발을 직접 고르고 포장해 주고 있었다.

하예정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도련님 부부도 사이가 좋잖아요. 우리를 부러워할 필요 없어요.”

그리고 덧붙였다.

“나는 태윤 씨랑 결혼한 지 오래된 것 같지 않아요. 마치 방금 혼인신고를 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여운초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생각해 보면 아주 오래된 것도 아니죠. 아직 몇십 년이 된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두 분은 몇십 년이 지나도 첫사랑처럼 변하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포장을 마친 꽃다발을 하예정에게 건넸고 하예정은 꽃값을 결제했다.

여운초는 돈을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하예정은 꽃다발이 전태윤에게 줄 선물이라며 돈을 받지 않으면 마치 여운초가 선물한 것처럼 느껴질 거라고 말했다.

결국 여운초는 할 수 없이 돈을 받았다.

“운초 씨, 나 이제 회사에 가야 해요. 주말에 도련님이랑 같이 집에 와서 식사하세요. 내가 맛있는 걸 해줄게요.”

하예정은 꽃다발을 안고 가게를 나서며 여운초를 주말 식사에 초대했다.

여운초는 그녀의 배를 힐끗 보며 웃었다.

“어떻게 형님을 주방에 들여보내겠어요? 기름 냄새를 맡으면 속이 울렁거리지 않아요?”

하예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전혀 그런 거 없어요. 오히려 기름 냄새가 좋은걸요. 이상하죠? 아마도 배 속에 있는 이 작은 녀석도 먹는 걸 좋아하나 봐요.”

그녀는 문을 나서며 덧붙였다.

“임신 중에는 입맛도 달라질 수 있대요.”

여운초는 웃으며 답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저는 아직 그걸 체험하지 못해서 엄마가 되는 기분이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여운초는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단기간에 임신할 수 없었다. 그녀는 매일 약을 복용하며 치료 중이었다.

하예정은 잠시 멈춰 서서 손을 내밀어 여운초의 손을 잡았다.

“정겨울 선생님도 2~3년 후엔 임신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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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이진은 차 문을 열고 여운초를 부축해 태웠다.여운초는 시력을 회복했지만 먼 거리를 또렷하게 보지는 못했기에 전이진은 여전히 그녀를 세심하게 배려하며 돌보고 있었다.그녀가 외출할 때는 항상 경호원들이 동행했으며 전이진이 여운초 곁에 있을 때만 경호원들이 잠시 쉴 수 있었다.이전의 사건을 떠올릴 때마다 전이진은 여전히 아찔했다.그때 큰형수님이 그녀를 우연히 발견해 구해주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그 사건 이후 전이진은 최씨 가문과 김씨 가문을 무자비하게 응징하며 그들의 사업을 모두 망하게 만들었다.그들은 파산했고 빚을 지게 되어 고급 차와 주택을 팔아 빚을 갚아야 했다.현재 두 집안은 셋방에서 살며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여운초의 두 고모는 청소부로 일하고 있었고 한때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던 그들에게 이는 엄청난 추락이었다.여운초는 남편에게 말했다.“맞아. 아버님과 어머님은 정말 잘해주셔. 집안 모든 분들이 나를 특별히 아껴주시는 것 같아. 작은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어머니, 큰어머니 모두 너무 좋은 분들이야. 그분들 덕분에 가족의 온기와 부모님의 사랑이 어떤 건지 느낄 수 있었어.”전씨 가문의 따뜻한 배려는 여운초가 과거에 겪었던 차가운 가정과는 완전히 달랐다.친부모 중에서도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해 준 사람은 어린 시절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뿐이었다.친어머니는 여운초에게 모성애를 주기는커녕 여운별과 여천우만을 자식으로 여기고 여운초를 눈엣가시처럼 여겼다.더구나 친어머니는 딸을 해치려는 끔찍한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그 결과 여운초는 목숨을 건졌지만 여전히 매일 약을 복용하며 눈과 몸을 치료해야 했다.세상에 어느 어머니가 자신의 딸을 불임으로 만들려 할까? 하지만 여운초의 어머니는 그런 사람이었다.전이진은 몸을 숙여 그녀의 안전벨트를 채워주며 얼굴에 입 맞추고 웃었다.“당신은 우리가 평생 아껴줄 공주님이니까.”전이진의 가족들 역시 여운초의 과거를 알게 된 후 그녀를 몹시 안타까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94화

    여운초는 지금이라도 전화 한 통이면 최씨 가문과 김씨 가문의 사람들을 관성에서 일자리도 찾지 못하게 하고 쫓아낼 수 있었다.그렇게 되면 여운별 역시 그들에게 부추김을 받지 않는다면 스스로 깨닫고 자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여운별 같은 사람은 사회의 혹독한 경험을 통해서만 성숙해질 수 있고 옳고 그름을 깨달을 수 있었다.물론, 여운초는 동생이 변하기를 기대하지 않았다.여운별의 가치관은 어머니의 과잉보호 아래 잘못 형성되었고 이를 고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하지만 동생이 얌전히만 있다면 여운초는 그녀를 완전히 내치려 하지 않았다.다만, 여운별이 여전히 문제를 일으킨다면 여운초도 더 이상 자비를 베풀 생각은 없었다.원래 두 사람 사이에는 자매애라고 부를 만한 것도 없었다.그저 남동생 여천우가 둘째 누나인 여운별에게 의리를 지키는 편이라 여운초가 동생을 어느 정도 봐주고 있었을 뿐이었다.하지만 여운별이 자신의 인내심을 끝내 소진한다면 그때는 여천우가 그녀를 위해 좋은 소리를 한다 해도 더 이상 봐줄 수는 없을 것이다.명해은이 단호히 말했다.“그럼 그렇게 해. 혹시라도 엄마가 나서야 한다면 언제든 말해. 우리는 이미 한 가족이잖니. 내 며느리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어. 누가 감히 내 며느리를 괴롭히면, 내가 그들에게 후회라는 단어가 뭔지 똑똑히 알려줄 것이야.”여운초는 시어머니의 말에 감동했다.“어머님 같은 좋은 시어머니가 있는데 누가 감히 저를 괴롭히겠어요? 다들 저한테 아첨하느라 바쁠 텐데요.”명해은은 단호하면서도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다른 사람들의 아첨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아. 그냥 우리를 건드리지만 않으면 돼.”그러면서 화제를 바꾸며 명해은이 말했다.“운초야, 오늘 일 마치고 빨리 들어오려무나. 내가 주방에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더 준비하라고 할게. 오면 바로 먹을 수 있게.”“네, 그렇게 할게요.”명해은은 따뜻한 말투로 덧붙였다.“그럼 일 봐라.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그리고 전화를 끊었다.여운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93화

    명해은이 말했다.“돈을 주지 않았어. 사돈아가씨가 일부러 와서 소란을 피우며 네 명성을 망치려는 걸 알고 있었거든. 그래서 집안으로 들이지 않고 내가 밖으로 나가서 만났어.”“한 번 돈을 주면 이제 돈이 없을 때마다 와서 또 달라고 할 게 뻔하잖니. 그래서 돈을 주지 않고 그냥 돌려보냈어.”명해은은 그런 일에 어리석지 않았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네 동생이 너를 욕하는 말이 너무 심해서 두어 마디 듣고는 사람을 시켜 그녀의 입을 막고 끌어내 버렸어. 다시는 별장 입구에서 떠들지 못하게 말이야.”“그래도 네 동생이니 너희 관계가 어떻든 간에, 사돈아가씨가 집까지 와서 돈을 요구한 건 네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얘기하는 거야.”“운초야, 난 단지 네게 알려주려는 거지 너를 탓하려는 게 아니니 마음에 두지 마라. 그 모녀가 예전에 너한테 한 짓을 생각하면 내가 개를 풀어 그녀를 물게 하지 않은 것도 체면을 봐준 거야.”명해은은 며느리가 자신이 화가 난 걸로 오해할까 봐 급히 설명했다.그녀는 여운별이 아무리 문제를 일으켜도 여씨 가문의 둘째 딸이며 자기 며느리의 동생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여운별이 별장 입구까지 와서 돈을 요구하고 여운초를 욕한 데에 화가 났지만 며느리가 이 일을 알고 대비할 수 있도록 전한 것이다.여운초는 부드럽게 대답했다.“어머님, 알아요. 저도 어머님을 탓하지 않아요. 그리고 마음에 담아두지 않을게요. 동생이 원래 그런 사람이라 가만히 있는 게 더 이상할 정도죠.”“동생에게 돈을 주지 않은 건 정말 잘하신 거예요. 한 번 돈을 주면 걔는 우리를 착취하려 들 거예요. 성인이 돼서 손발이 멀쩡한 데 돈이 필요하면 자기가 벌어야죠. 다음에 또 찾아오면,어머님이 기르시는 강아지를 풀어서 그녀를 겁주시면 다시는 오지 않을 거예요.”여운초는 동생을 그렇게 대하고 있었다.여운별이 찾아올 때마다 여운초는 집사에게 맹견을 풀게 했고 그러면 여운별은 토끼처럼 빠르게 도망쳤다.여운별은 어머니의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 독하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92화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겉으로는 부드럽고 온화해 보이지만 사실은 강인한 성격을 지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의 겉모습은 온화하고 사람을 속일 만큼 평온해 보였지만 속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운초야, 퇴근했어? 바쁘지는 않니? 힘들지 않아?”“오후에 꽃집에서 새로 들어온 꽃가지 손질을 했어요. 바쁘지도 않고 피곤하지도 않았어요.”여운초는 웃으며 대답했다.“어머님, 혹시 또 몸에 좋은 음식 하시고 저를 부르신 거 아니에요?”시어머니는 며느리가 과거에 겪었던 고생을 안타까워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직접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 그녀의 건강을 챙겨주곤 했다.그리고 매번 며느리를 볼 때마다 친정이 며느리에게 얼마나 냉정하고 잔인했는지에 대해 분개하곤 했다.“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식이라도 열 달 동안 뱃속에 품고 낳은 자식인데 어떻게 그렇게 냉정하게 대할 수 있니? 도대체 어떻게 그런 상처를 줄 수 있단 말이야.”명해은은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내게도 딸이 있었다면 금지옥엽으로 아끼고 사랑했을 텐데.”하지만 여씨 가문은 좋은 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오히려 학대와 냉대 끝에 여운초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다.다행히 정겨울 의사의 도움으로 그녀의 시력이 회복될 수 있었다.만약 그녀의 아름다운 눈이 빛을 완전히 잃었다면 정말 아쉬웠을 것이다.“엄마가 맛있는 거 해놨어. 너랑 이진이가 시간이 있으면 집에 와서 먹고 가렴. 오늘 밤 자고 내일 아침에 시내로 돌아가도 괜찮잖니.”명해은은 웃으며 말했다.“온다면 엄마가 너 좋아하는 요리를 더 준비하라고 부엌에 얘기할게.”“좋아요.”여운초는 시어머니가 직접 전화를 한 만큼 그녀의 체면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부부가 한번 들르면 될 일이었다.시내에서 별장까지 차로 한 시간 정도 거리라 다음 날 아침에 아침 식사를 하고 돌아가도 충분했다.전이진은 회사에서 자유롭게 일했기에 오전에 출근하지 않아도 누구도 탓하지 않았다.여운초는 더 말할 필요 없었다.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91화

    “예정 씨, 정말 부러워요. 결혼하신 지 오래되어도 아주버님과 여전히 사이가 너무 좋아 보이네요.”현재 여운초는 시력이 회복되어 눈앞의 물건을 조금씩 볼 수 있게 되었고 하예정을 위해 장미 꽃다발을 직접 고르고 포장해 주고 있었다.하예정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도련님 부부도 사이가 좋잖아요. 우리를 부러워할 필요 없어요.”그리고 덧붙였다.“나는 태윤 씨랑 결혼한 지 오래된 것 같지 않아요. 마치 방금 혼인신고를 한 것 같은 기분이에요.”여운초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생각해 보면 아주 오래된 것도 아니죠. 아직 몇십 년이 된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두 분은 몇십 년이 지나도 첫사랑처럼 변하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포장을 마친 꽃다발을 하예정에게 건넸고 하예정은 꽃값을 결제했다.여운초는 돈을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하예정은 꽃다발이 전태윤에게 줄 선물이라며 돈을 받지 않으면 마치 여운초가 선물한 것처럼 느껴질 거라고 말했다.결국 여운초는 할 수 없이 돈을 받았다.“운초 씨, 나 이제 회사에 가야 해요. 주말에 도련님이랑 같이 집에 와서 식사하세요. 내가 맛있는 걸 해줄게요.”하예정은 꽃다발을 안고 가게를 나서며 여운초를 주말 식사에 초대했다.여운초는 그녀의 배를 힐끗 보며 웃었다.“어떻게 형님을 주방에 들여보내겠어요? 기름 냄새를 맡으면 속이 울렁거리지 않아요?”하예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전혀 그런 거 없어요. 오히려 기름 냄새가 좋은걸요. 이상하죠? 아마도 배 속에 있는 이 작은 녀석도 먹는 걸 좋아하나 봐요.”그녀는 문을 나서며 덧붙였다.“임신 중에는 입맛도 달라질 수 있대요.”여운초는 웃으며 답했다.“그럴 수도 있겠네요. 저는 아직 그걸 체험하지 못해서 엄마가 되는 기분이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사실 여운초는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단기간에 임신할 수 없었다. 그녀는 매일 약을 복용하며 치료 중이었다.하예정은 잠시 멈춰 서서 손을 내밀어 여운초의 손을 잡았다.“정겨울 선생님도 2~3년 후엔 임신할 수 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90화

    여운별의 두 눈이 반짝였다.새로운 얼굴과 신분으로 하예정에게 접근하려는 동안 항상 불안했고 정체가 드러날까 걱정스러웠다.다시 자신의 신분으로 돌아가 여운초를 찾아가 소란을 피우며 일부러 모습을 드러낼 생각에 웃음이 지어졌다.그래야 사람들이 그녀가 여전히 관성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얼굴을 바꾸지 않았다는 사실도 드러날 테니까.“큰고모, 그 방법 괜찮네요. 지금 바로 서원 리조트에 가서 사돈어른들한테 생활비 좀 받아 와야겠어요.”여미란은 그녀를 재촉하며 말했다.“그럼 빨리 갔다 와라. 돈을 많이 받아와서 나랑 네 작은고모도 좀 도와줘. 우린 지금 정말 가난해 죽을 지경이야. 그리고 사돈어른께 일자리 하나 마련해달라고도 해봐. 사돈어른이 너한테 일자리 하나 만들어 주는 건 아무것도 아닐 테니까.”하지만 여운별은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단지 손을 벌리면 누군가가 다 해주고 돈이 넘쳐나는 생활을 하고 싶었다.용 사장은 그녀에게 몇억의 용돈을 보내줬지만 그녀는 명품을 사는 핑계로 경호원을 통해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용 사장은 돈이 많았고,보통 그녀의 요구를 들어줬다.여운별은 용 사장의 진짜 정체를 몰랐지만 그가 돈을 잘 쓰고 용씨 가문이 매우 부유하다는 이야기를 경호원들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그녀는 이미 그의 첩이었기에 오로지 돈에만 집중하고 있었다.여운별의 표정을 보고 여미란은 그녀가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자 한마디 거들었다.“네가 일을 하고 싶지 않다면 사돈어른께 네 사촌 형제들을 전씨 가문 자회사에 넣어달라고 해봐. 사촌들이 좋은 직장을 얻고 안정된 수입을 가지면 너를 도울 수 있을 거 아니니.”여운별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큰고모,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사돈어른이 그렇게 쉽게 설득될 것 같나요? 저한테 돈을 조금이라도 주면 다행이죠.”“사촌들 일자리까지 마련해 달라니, 물론 그분은 말 한마디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겠죠. 하지만 그분이 우리 말을 들어줄 가능성은 없어요.”비록 여운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89화

    여미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들과 싸우는 건 괜찮지만 극단적인 일을 저지르지는 말아야 해. 네가 또 감옥에 들어가게 되면 나왔을 때는 여씨 가문의 재산이 전부 그 애들 손에 넘어갈 거야. 그땐 네가 아무리 싸워도 소용없어.”여운초는 친척들에게 호감이 없었고 고모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반면 여천우는 고모들이 가장 아끼는 조카였다.여천우만이 친정을 지탱할 사람으로 여겨졌으며 친정이 강해질수록 고모들은 시댁에서 무시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하지만 여천우는 여운초와 한마음이었다.현재 최씨 가문과 김씨 가문은 몰락해 가진 돈이 없었다.두 집안은 여운별이 여운초와 싸워 재산의 일부를 가져오기를 기대하고 있었고 그녀를 통해 집안을 다시 일으키려 했다.여운별은 나이가 어려 패기가 넘쳤고 부모의 지나친 사랑 속에서 세상 물정을 몰랐다.그녀는 속이기 쉬운 사람이었다.그러나 한편으로 여미란은 여운별이 또 충동적으로 극단적인 일을 저지르지 않을까 두려워했다.그녀가 감옥에 다시 들어가면 두 집안이 다시 일어설 가능성은 아예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큰고모, 이 쓰레기들 빨리 치워요. 너무 냄새나요.”여운별이 쓰레기를 가리키며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알았어, 알았어. 지금 바로 전화해서 수거하러 오라고 할게.”여미란은 서둘러 휴대전화를 꺼내 폐품 수거업자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종이 상자와 빈 병을 늘 같은 사람에게 팔았기에 연락처를 저장해 두고 있었다.전화를 끊은 후, 여미란이 웃으며 물었다.“운별아, 네 손에 여유가 좀 있니? 큰고모는 아직 월급을 못 받아서 식구들 반찬 살 돈도 없네. 혹시 좀 도와줄 수 있어?”여운별은 대꾸했다.“여천우 그 녀석이 한 달에 겨우 100만 원만 주겠다고 했어요. 부모님은 200만 원을 주라고 했는데도요. 저도 돈이 부족해서 큰고모를 도울 수 없어요.”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결국 지갑을 열어 현금을 꺼내 큰고모에게 건넸다.“지금은 이것밖에 없어요. 부족하면 알아서 해결하세요. 저도 아직 일을 못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88화

    여운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두 시간 후.자신의 원래 신분으로 돌아간 여운별은 헉헉대며 계단을 올라 겨우 그녀의 집 문 앞에 도착했다.열쇠를 꺼내 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이 저절로 열렸다. 아니, 정확히는 안쪽에서 누군가가 문을 연 것이었다.여운별의 첫 반응은 도둑이 들었다는 생각이었다.‘젠장, 나 같은 가난뱅이 집에 도둑이 들다니.’그러나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이 그녀의 큰고모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그녀는 소리쳤다.“큰고모, 어떻게 제 집 열쇠를 가지고 계셨어요?”여운별은 자신이 고모들에게 집 열쇠를 준 적이 없다고 기억했다.여미란은 놀란 얼굴로 돌아보며 말했다.“운별아, 깜짝 놀랐잖니. 소리도 안 내고. 네가 집을 새로 빌렸을 때 나한테 청소 좀 해달라고 열쇠를 준 적 있잖아. 그때 돌려주는 걸 깜빡했단다.”여미란이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너 요즘 어디 갔었니? 며칠 동안 집에 안 들어오더라. 우리 집은 사람도 많고 비좁아서 여기에 와서 지내려 했어. 안 그랬으면 네가 집에 없었다는 걸 몰랐을 거야.”그녀는 태연히 문을 열어 여운별을 집 안으로 들이며 마치 자신이 집주인인 것처럼 행동했다.여운별은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온 집안을 훑어보고는 얼굴을 찡그렸다.집안 곳곳에 종이 상자, 빈 병, 고철이 쌓여 있었다. 불쾌한 표정으로 여운별이 말했다.“큰고모, 이게 다 뭐예요? 왜 제 집에 이런 쓰레기를 쌓아두신 거죠? 이거 당장 치우세요! 제가 며칠 집에 없었다고 해서 이 집이 고모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여긴 제가 월세를 내고 있는 제 집이에요.”여미란은 여운별의 불만을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히 말했다.“운별아, 그렇게 흥분할 필요는 없단다. 네 부모님이 재산을 전부 천우한테 넘긴다고 하니 네가 다시 네 몫을 찾기는 힘들 것 같고, 너도 힘들게 사는데 큰고모를 무슨 수로 도와주겠니? 그런데 나도 먹고 살아야 하잖니.”여미란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우리 집은 식구도 많고 먹고 마시는 데 돈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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