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미는 충격적이고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정군호를 바라보았다.정군호는 이윤미의 이런 표정에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랐다.부모들은 그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자식들 앞에서 그들의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진실들을 감추려 한다.그러나 이은화는 아들딸과 며느리들 모두 자신이 바람피우는 것을 보게 했다.정군호는 아들딸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게 될 것이다.손주가 집에 없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손주 앞에서도 얼굴을 들 수 없었을 것이다.“엄마.”이윤미는 재빨리 이은화 옆에 앉으며 그녀를 위로했다.“엄마, 아빠가 잠깐 정신이 없었나 봐요... 혹시 덫에 걸렸거나 밖에 있는 여자들의 계략에 걸려든 것일 수도 있잖아요.”“바로 그 천한 X이 나를 모함한 거야. 윤미야, 빨리 날 도와서 엄마한테 사정 좀 해줘. 난 정말 억울해.”정군호는 딸의 말을 듣더니 바로 맞장구를 쳤다.모든 잘못을 강윤지에게 돌리려고 했다.이은화가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나서 또다시 담배를 피우려 하자 이윤미가 바로 막았다.“엄마,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우시면 몸에 안 좋아요. 엄마가 화가 많이 나신 것도 속상하신 것도 제가 알아요. 그런데 아빠가 엄마를 배신했다고 해서 엄마의 몸을 벌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만 피우세요. 건강에 해로워요.”이은화는 친딸 이윤미를 바라보면서 역시 친딸만이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위로해 주고 있다고 생각했다.나머지 자식들은...이은화가 다른 아들딸들을 둘러보았는데 다들 켕기는 점이 있는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엄마, 아빠가 다른 사람의 계략에 빠진 거 아니에요? 엄마와 아빠가 수십 년 동안 결혼하여 우리 오빠들과 저를 낳으셨잖아요. 사이가 얼마나 좋으셨어요. 아빠가 엄마한테 얼마나 잘해주셨는지 우리 다 알아요. 제가 여기로 돌아온 지 2,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빠와 엄마 사이가 좋은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니까요. 아빠는 분명 다른 사람의 계략에 빠지신 것이지 절대로 엄마를 배신하신 건 아닐 거에요.”이은화가 남편을
이씨 가문의 세 도련님은 놀라서 숨도 못 쉬었다.평소 이은화도 아들에게 잘 대해주었다. 그들은 비록 여동생처럼 이씨 가문의 상속자가 될 수 없고 이씨 성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이씨 가문의 자식이라는 것만큼은 사실이었다.밖에서 사람들도 그들을 이씨 가문의 도련님이라고 불렀다.이씨 그룹에도 정일범 형제들은 높은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돈을 아주 잘 벌 수 있었다.이윤미가 입사한 후 그녀의 위치가 낮지는 않지만 매일 이은화한테 혼나고 있었다.그러나 정일범 형제들은 큰일을 잘못하지 않는 한 이은화는 그들을 욕하지 않았다.하지만 정군호가 이은화를 건드려 정일범 형제도 연루될 때면 그들은 스스로 투명인간이 되어 이은화의 분노에 직면하고 싶지 않았다.그들은 이은화가 정군호에 대한 통제 욕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다.그들 이씨 가문에서 정군호는 가장 가난한 사람이다.집안의 하인들도 정군호보다 돈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말해! 대체 누가 아빠에게 돈을 줬는지. 내가 관성에 가서부터 아빠에게 얼마나 드렸는지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내가 너희들의 모든 카드를 다 끊어버릴 거야. 앞으로 너희들의 용돈은 스스로 벌어서 쓰도록 해! 다시는 우리 가문의 돈을 단 한 푼도 쓰지 말고!”조윤은 가장 먼저 이실직고했다.“어머님, 제가 아버지께 돈을 빌려주었어요. 저는 아버님이 저의 시아버지이니 돈을 갚을 필요 없다고 아버님께 돈 20만 원을 드렸는데 너무 적다고 싫어하셨어요.”“저와 저의 남편이 싸울 때도 아버님께서는 제가 무능하여 남편을 관리하지 못해서 저의 남편이 바람났다고 비난까지 하셨어요. 그 뒤로 저는 다시는 아버님께 돈을 빌려드리지 않았어요.”이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의 아내 김여희도 질세라 말했다.“아버님이 친구들과 모임을 하려고 하는데 돈이 없다고 하셔서 제가 돈을 빌려드렸어요. 남자인데 돈 한 푼도 없으면 너무 창피할까봐 제가 100만 원을 빌려드렸어요. 나중에 큰형수님께서 아버님이 바람피운 아들의 편을 들면서 우리 며느리들
어렸을 때 이윤정은 정일범 형제가 사고를 쳐서 이은화한테 혼나고 매 맞고 무릎 꿇고 벌을 받아도 그녀는 한 번도 벌을 받지 않았다.그러나 이번에 이은화는 차가운 얼굴로 이윤정을 노려보았다.이윤정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정일범 형제의 곁으로 가서 무릎을 꿇었다.이윤정은 정군호가 자신을 해쳤다고 마음속으로 그를 욕했다.정군호가 여자 꼬시기 위해 돈을 달라고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정군호는 이은화에게 수십 년 동안 억눌려 살았고 모처럼 이은화가 집에 없는 틈을 타 편히 쉬실 수 있다는 생각에 이윤정은 정군호에게 2000만 원 넘게 드렸다.결국...이윤정은 너무 억울했다.“너희 스스로 너희들의 뺨을 때려!”이은화가 명령했다.정군호는 부어오른 얼굴로 말했다.“여보, 저는 당신 때문에 얼굴이 돼지머리가 될 정도로 부었어요.”“당신 스스로 때릴 거야 아니면 내가 때려줄까?”“여보, 제가 직접 할 테니 그만 해요. 당신 나 때리다가 힘들어하면 내 마음이 더 아파요.”정군호는 스스로 자기 뺨을 때렸다.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이 늙은 여자를 몹시 원망했다.정군호는 아내보다 두 살 많지만, 관리를 잘해서 50대 초반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 방면의 욕구가 너무 강했다. 그러나 이은화가 나이가 들면서, 또 사업이 바쁘다 보니 정군호와 잠자리를 가지는 것을 거부했다. 두 사람은 얼마나 오랫동안 잠자리를 가지지 못했는지 모른다.정군호는 단지 밖에 나가서 스트레스를 풀 뿐이지 여자를 집으로 데려오려고 하지는 않았다.그러나 이 늙은 여자는 밖에서 공공연히 그를 훈계하여 그가 존엄도, 쳐면도 잃게 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며느리 앞에서 그를 혼쭐을 내 그의 체면마저도 전부 구겨졌다.수십 년 동안 억눌려 있던 정군호는 이은화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지만 내색하지 못했을 뿐이다.그러나 원망과 한이 맺힌 지금도 정군호는 여전히 내색하지 못하고 있다.이은화가 앞으로 정씨 가족을 돕지 않을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문득 집안에는 뺨을 때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네, 어머님.”조윤은 이 가짜 시누이에게 떳떳하게 복수할 기회가 생겼다.김여희와 박수아도 입을 모아 말했다.“어머님, 우리도 윤정이를 도와주고 싶어요.”이윤정은 세 형수님을 원망스럽게 노려보았다.그러나 이은화가 돌아왔다고 해서 그녀들의 편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이은화는 단지 그녀들의 시어머니일 뿐이지만 이윤정은 이은화의 수양딸이라는 것을 알아야 했다.일반적으로 여자들은 며느리보다 자신의 딸을 더 편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이은화는 며느리들을 힐끗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맏며느리가 대신해 주면 돼. 너희 둘은 보고만 있어.”“알겠어요.”조윤은 이윤정에게 다가가자 이윤정은 그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형수님, 봐주세요. 저는 아픈 게 너무 두려워요.”“내가 널 도와주는 게 싫으면 너 스스로 힘 좀 쓰지 그랬어.”이윤정은 말문이 막혔다.조윤이 이윤정을 때리게 되면 이윤정의 얼굴은 분명 부어오를 것이다.“엄마, 저 혼자 할게요, 형수님 귀찮게 하면 안 되죠.”이윤정이 얼른 말을 꺼냈다.이은화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이윤정은 조윤이 그녀에게 손을 대면 이득을 볼 게 하나도 없다고 판단하여 더는 꾀를 부리지 않고 정일범 형제들을 따라 배워 힘껏 자신의 입을 때렸다.짝!너무 아팠다.짝!반대쪽 얼굴도 한 대 때렸다.하지만 이윤정이 때린 것이 아니라 조윤이 때린 것이다.조윤은 이윤정의 뺨을 세게 때리더니 마음속에 쌓인 화가 반쯤 풀리는 것을 느꼈고 온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윤정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다시 이윤정의 뺨을 후려쳤다.조윤이 이윤정의 뺨을 연달아 때리자 이윤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부어올랐다.“형수님, 제가 저를 직접 때렸는데 왜 또 때리세요? 기회를 틈타 저에게 복수하는 거예요?”이윤정은 화가 나서 조윤에게 따졌다.이윤정은 양쪽 얼굴이 다 화끈거려서 거울 보지 않아도 자신의 얼굴이 부은 걸 느낄 수 있었다.“넌 평소 아무 일도 하지 않아서 힘이 없어. 너처럼 행동하면 어머님께서도
“앞으로 너희들이 밖에서 어떻게 살든지 난 상관 안 할 거야. 너희들이 내 아들딸이라고 해도 내 마음이 약해지지 않아. 난 날 배신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가만 놔두지 않는 사람이야!”“엄마, 우리가 잘못했어요. 더는 아빠한테 돈 안 드릴 거예요.”정일범은 서둘러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정군호에게 돈으로 효도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이은화의 말처럼 그들이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이은화가 준 것이다. 만약 이씨 가문의 도련님 신분을 잃고 이씨 그룹을 떠나 이씨 가문을 떠나게 되면 그들은 평범한 사람이 될 뿐이다.아무리 정이 깊어도 금전적 지위와 이익이 걸린 문제라면 그들은 분명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그들의 아버지 정군호의 탓이다!정군호가 그 돈들을 가지고 나가서 바람을 피우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이은화가 호랑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너희 셋도 밖에서 건드린 내연녀들과 관계를 깨끗하게 처리해! 앞으로 감히 밖에서 내연녀를 만나는 것이 나한테 걸리기라도 하면 이씨 가문에서 전부 쫓아낼 거야!”이은화는 예전에 아들이 밖에 내연녀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몇 마디 꾸지람했을 뿐 그다지 과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지난번 이윤미에게 창고를 열어 보석 세트를 골라 며느리들을 달랠 겸 그녀들에게 주라고 했을 뿐이다.그러나 이번에 정군호에게 배신당한 분노를 맛본 이은화는 며느리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제야 세 아들에게 엄하게 경고했다.정일범 형제는 모두 고개를 숙이고 숨소리도 내지 못했다.“꺼져! 더 이상 내 앞에 나타나지 마. 보기만 해도 화가 나니까.”이은화는 자식들에게 호통쳤다.남매 넷은 얼른 자기 방으로 숨어 들어갔다.이윤미는 조윤에게 조용히 말했다.“형수님, 얼음 좀 가져다주세요.”조윤은 이은화의 눈치를 보더니 슬그머니 자리를 떠났다.이윤미의 요구대로 얼음 가지러 갔다.지금, 이 순간, 이윤미는 조윤과 가깝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윤정과는 달리 평소에 아무리 잘해줘도 소용없는
이윤미는 그녀가 가져온 얼음을 아버지 손에 쥐여주고 방으로 돌아가 스스로 얼음찜질을 하도록 했다.정군호는 얼음을 들고 허겁지겁 위층으로 올라갔다.홀에는 이은화와 이윤미 모녀만 남게 되었다.이윤미는 어머니 곁으로 돌아가 위로했다.“엄마, 우리 아빠도 잘못한 것을 알고 계세요. 앞으로 더는 그런 짓을 하지 못하실 거에요. 속상해하지 마세요.”이은화는 한숨을 내쉬며 이윤미에게 말을 건넸다.“너의 아빠도 마음속으로 나에게 불만이 많으실 거야. 다만 내 권세와 수단이 두려워 감히 저항하지 못하실 뿐이지. 외부인의 눈에는 우리가 금실이 좋은 노부부이지만 네 아빠의 속마음이 어떤지 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다 아시는데 왜 아빠랑 살아요?”이은화는 한참 침묵을 지키더니 그제야 대단했다.“네 아빠는 다루기 쉽거든. 그리고 능력이 없는 사람이고 또 정씨 집안도 지금 우리 가문에 의지해 살고 있거든. 네 아빠도 정씨 집안을 위해서 참으시는 거지.”“난 너희 남매를 위해 고려해야 하는걸. 군호 씨가 큰 잘못을 하지 않으면 난 절대로 이혼하지 않을 거야. 난 네 아빠한테 돈을 주지 않으면 바람을 피우고 싶어도 못 피우는 줄 알았어. 근데 너희 오빠들이 네 아빠한테 돈으로 효도하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어.”이윤미가 말을 이었다.“이제 엄마도 세 오빠에게 경고하셨잖아요. 오빠들도 더는 아빠한테 돈을 드리지 않겠다고 맹세했고요. 그런데 아빠가 엄마에게 더 큰 불만을 느낄지도 몰라요.”“그게 뭐 어때서? 네 아빠가 부귀영화를 택하여 우리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는 그날부터 네 아빠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어. 우리 가문의 주인으로 살 생각은 접어버려야 해. 윤미야, 너도 앞으로 남편을 고를 때 네 아빠처럼 마음이 약하고 지킬 게 많은 남자와 결혼해야 해.”“고 대표님 같은 남자는 아예 바라지도 마. 그런 남자는 절대로 우리 가문으로 장가오지 않을 거야. 네 아빠처럼 다루기 쉬운 남자를 찾아야 해. 네 아빠는 늘 딸이 이씨 가문의 가주 자리에 올라 복을 누리려 하고
“엄마가 그들을 때리는 모습도 호텔 카메라에 찍혔을 거야.”이윤미가 대답했다.“엄마, 하루 호텔 카메라 기록을 삭제해도 소용없어요. 호텔에 있는 많은 사람도 봤잖아요. 게다가 호영 대표님도 협조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그분은 우리 이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준 적이 없잖아요.”이은화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하긴, 이제서야 전호영한테 가서 카메라 기록을 삭제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호텔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진작 그 장면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려 지금쯤이면 아마 인터넷에 온통 이은화가 정군호와 강윤지를 폭행하는 동영상이 떠다니고 있을 것이다.이윤미의 말도 사실이다. 설령 구경꾼들이 찍지 않는다고 해도 전호영이 카메라 기록들을 지울 리가 없다.전호영은 이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준 적이 없었다.하예정은 이은화 언니의 외손녀이고 그녀의 몸에 이씨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하예정은 이은화를 몹시 원망하고 있었다.이은화의 조카 이경혜도 관성에서 성씨 가문의 사모님으로서 관성에서 엄청나게 잘나가고 있다.이경혜는 젊었을 때 실력이 정말 대단했다. 지금은 성씨 그룹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성씨 그룹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그녀의 아들딸도 효심이 강한 사람들이었다. 이경혜는 옛날 일을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었다.하지만 이경혜는 수십 년이 지나도록 언니와 여동생의 죽음이 이은화가 계획했다는 증거를 수집할 수 없었다.이경혜는 이씨 그룹을 빼앗아 성소현이나 하예정에게 물려주고 싶어 했다.이런 복잡한 원한이 있는데 전호영이 어떻게 이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줄 수 있단 말인가!현재 이은화가 남편 정군호에게 배신당했으니, 이경혜는 고소해할 것이다.“엄마, 제가 인터넷에 그런 영상이 올라오면 바로 처리하라고 할게요.”이윤미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이은화는 마음속으로 지금 강성에 정군호가 바람피운 소문이 퍼질까 봐 걱정했다.사건이 터진 지 불과 두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이은화는 잠시 침묵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됐어. 놔둬. 그 동영상들을 삭제
이윤미가 이씨 그룹에 돌아왔을 때 그녀가 주문한 음식도 마침 배달되었다.그녀는 배달 음식을 들고 사무실로 들어갔다.회사에서 야근하던 직원들은 이윤미가 이 늦은 시간에 회사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더니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더는 묻지 않았다.자신의 사무실에서 들어선 이윤미는 테이블로 돌아가 휴대전화를 들고 방윤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오늘 일이 완벽하게 처리됐네요.]그녀는 방윤림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방윤림이 답장하자마자 그 메시지들을 바로 삭제하면서 방윤림도 삭제하라고 일깨워주었다.[정 선생님은 어떻게 되셨어요?]방윤림은 음성 메시지로 회답했다.[상태가 안 좋으세요. 아빠와 엄마 사이 감정도 이미 깨진 것 같아요. 하지만 이혼은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우리 엄마는 나이 70세에 이혼하고 싶지 않으셔서 두 사람은 아마 이대로 계속 살아가실 것 같아요.]하지만 이은화에게는 큰 충격일 것이다.정군호는 과거 사람을 안배하여 친딸 이윤미를 강간하라고 지시한 한 적 있었다.정군호의 업보였다.정군호가 친딸 이윤미에게 정이 없는데 이윤미가 친아버지 정군호한테 감정이 있을 리가 없었다.부녀는 정이 없기 때문에 상대방의 구역을 침범하지만 않으면 모두가 평온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정군호는 이윤정을 편애한 탓으로 이윤미가 이윤정을 대신해 후계자 자리에 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 늘 이윤미를 괴롭히려고 했다.그러나 이윤미는 다른 일에서는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선을 넘는 일에 대해서는 절대로 용납하지 못했다.[우리 오빠들과 윤정이도 전부 우리 엄마한테 벌을 받았어요. 제 한을 풀어준 셈이죠.]방윤림은 웃으며 회답했다.[그건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벌인걸요. 안타깝게도 저는 그들의 낭패한 모습을 보지 못했네요.][그들은 요 며칠 동안 감히 밖에 나가지도 못할 거에요.]이윤미는 기분이 너무 상쾌했다.며칠 동안 회사에서 정일범 형제의 얼굴을 볼 필요가 없었다.[밥 안 드셨어요?][방금 배달시켜 먹었어요. 오늘 기분이 좋아서 밥 두
연예 기자는 가차 없이 여운별의 전화를 끊었다.여운별은 화가 나서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싶었지만, 여운초 때문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망가뜨릴 필요 없다고 생각하더니 다시 내려놓았다.기자들이 안 오면 그들의 손해일 뿐 나중에 후회할 때가 있을 것이다.여운별은 리조트 입구로 달려가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여운초가 안에서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여운초와 함께 걸어오는 사람은 전이진이였다. 이 남자는 여운별이 진작부터 찜해놓은 사람이다.여태웅 부부가 사고가 나기 전에 추미자가 여운별과 전이진을 맺어주려고 계획한 적 있었다.결국! 전이진은 여운초의 남자로 되었다!여운별은 정말 부러웠고 또 질투 났다.특히 자신이 용태호에게 유린당해 어쩔 수 없이 그의 내연녀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여운별은 여운초에 대한 원망이 더더욱 깊어졌다.여운별은 또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여운초! 드디어 나왔구나. 네가 감히 나오지 못하는 줄 알았는데! 돈 줘! 지금 굶어 죽게 생겼어! 넌 우리 집 재산도 혼자 차지하고 천우를 부추겨 우리 부모님 재산도 천우 명의로 전이하게 했어. 천우를 통해 우리 여씨 가문의 재산을 얻으려는 속셈 아니야? 네 속셈을 모를 줄 알아? 천우 그 멍청한 자식!”여운별은 여천우까지 끌어들여 욕했다.여천우는 그의 부모님 재산을 정말로 여운초에게 주어 관리하도록 하고 싶었지만, 여운초가 거절했다.여운초는 단지 그녀의 몫만 챙기고 싶었을 뿐이다. 그녀는 자신의 것이 아니면 절대로 손에 넣지 않을 것이니까.여운초가 그녀의 몫을 챙겨가면 여천우 남매에게 남겨진 재산을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앞에서 말했듯이 여씨 가문의 대동맥은 여전히 여운초의 손에 쥐어졌다.“밥 먹을 돈이 없었구나. 우리가 같은 엄마 밑에서 자란 것을 고려해서라도 굶겨 죽일 수는 없지. 돈 좀 준비했어. 너 스스로 돈을 세어보아야 할 거야. 양씨 아저씨, 얼른 운별에게 돈 주고 꺼지게 해주세요.”여운별은 그제야 여운초 부부와 함께 나온 사람이 서원 리조트의 집사라는 것을 발견했다.집
여운별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그것이 고급 차라는 것을 그제야 똑똑히 보았다. 전씨 가문의 도련님이 돌아왔을 것으로 추측한 여운별은 신이 나서 재빨리 길 한가운데 서서 상대방을 멈추게 하려고 했다.전씨 가문의 도련님 중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전태윤뿐이다.전태윤이 나타나면 종종 여러 대의 차가 뒤따르고 있는데 지금 산으로 올라오는 차는 한 대뿐이었다.분명 전태윤이 아닐 것이다.하여 여운별은 겁 없이 길 한가운데 서서 차를 막았다.차량은 여운별과 십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멈추어 섰다.여운초는 차창을 눌러 고개를 내밀어 살펴보았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 여운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다른 사람은 그녀의 차를 막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여운초! 드디어 돌아왔구나! 차에서 내려, 당장 돈 줘. 네가 우리 부모님이 재산을 횡령하여 날 집으로 들어가서 살게도 못하고 카드도 정지시켰는데 날 굶겨 죽일 작정이야? 잘 들어! 돈 안 주면 나 여기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못해! 난 모든 사람에게 네가 얼마나 차갑고 악랄한 사람인지 알게 할 거야!”전씨 가문의 모든 어르신이 여운초의 차갑고 음흉한 성격을 알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였다.전씨 가문 사람은 전부 화목한 분위를 이루고 있는 대가족으로 냉혈하고 무정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다.여운별은 전씨 가문의 가족 앞에서 여운초의 무정한 면을 보여주려 했다!여운초는 고개를 숙여 차 안으로 들어갔고 차창을 올리고는 남편에게 말했다.“여보, 가자!”전이진은 다시 차를 움직였다.“여운초! 여운초! 배짱이 있으면 어서 덤벼! 정말 날 차로 치려고? 어디 한 번 덤벼봐!”여운별은 여운초가 자신을 감히 부딪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며 길 한복판에 서서 허리에 두 손을 걸치고 소리를 질렀다.그러나 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계속 앞으로 속도를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것을 보자 여운별은 화들짝 놀라 재빨리 한편으로 뛰어가며 피했다.장주희와 이국주는 진작 의자를 치우고 길가에 서서 전이진의
이때 누군가가 다가왔다.리조트에서 일하고 있는 하인들이다.그들은 두 명의 하인에게 의자 두 개를 가져다주면서 앉으라고 인사하면서 음식을 가져다주었다.“주희 언니, 국주 언니! 둘째 사모님께서 두 분이 너무 고생이 많으시다고. 의자와 저녁 음식도 가져다드리라고 분부하셨어요. 그리고 여기에서 사람을 지키실 때 한 시간당 하루 월급으로 계산해 드린다고 하셨어요.”두 하인 장주희와 이국주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힘들지도 않은데. 고마워요.”두 사람은 산기슭의 꽃밭에서 일하고 있는데 매일 바쁘게 일한 덕으로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었다. 여운별과 같은 가녀린 여자를 상대하기에는 거뜬했다.여운초가 이런 임무를 맡기자 그녀들은 너무 기뻤다. 이 일은 꽃밭에서 일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할 뿐만 아니라 시급도 그녀들의 월급보다 훨씬 높았다.한 시간에 하루치 월급이라니! 맞은편의 여운별이 될수록 열흘이나 보름 정도 버티고 있으면 올해 집으로 돌아가 설을 쇨 때 아마 돈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듯하다.게다가 여운초는 그녀들의 식사도 책임지고 보내주었다!여운별은 몇 번이나 토했는데 배가 고프지 않은 것이 이상했다.지금은 춥지도 덥지도 않지만 해가 지면 기온이 내려가 관성의 밤은 조금 으스스했다.이국주 일행은 여운별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보고 싶었다. 뻔뻔스럽게 여운초에게 돈을 요구하러 오다니, 돈을 요구하려면 적어도 그럴만한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장주희와 이국주에게 의자와 저녁 음식을 가져다준 두 하인은 여운별을 쳐다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장주희에게 물었다.“저분은 아직 떠날 생각 없나 봐요?”장주희는 도시락 뚜껑을 열더니 매우 풍성한 음식을 보며 한탄했다. 그녀들은 평소에 직접 장을 보고 집에서 요리를 했다. 돈을 아끼기 위해 식단은 늘 평범한 음식으로 끼니를 때웠다.서원 리조트에서 식비를 주긴 하지만 그들은 늘 절약하면서 살기 때문에 리조트의 동료들처럼 풍성하게 먹지는 않았다.“아니요. 정말 고집이 세요. 꼭 우리 둘째 사모님한테서
비록 여운별은 지금 여천우가 준 생활비로 생활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로 신분을 회복해서 돈을 써야 할 때가 있다.설마, 여운별은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정말 일자리를 찾으려 하는 건가?여운별은 여미란과 여미정 가족이 그녀의 행동으로 인해 직장까지 잃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여미란이 여운별에게 계략을 제안해준 바람에 온 가족은 다시 수입을 얻지 못하게 되었고 심지어 쓰레기를 줍는 일까지 못 하게 될 줄 더욱 몰랐을 것이다.여미란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녀의 남편과 아들, 그리고 여동생의 온 가족은 그녀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그리고 여미란이 울며 빌딩 꼭대기 층에서 뛰어내리려 하자 모두의 욕설이 멈췄다.여미란 자매의 두 가족은 오랜 상의 끝에 관성에 계속 머무르면 여전히 여운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여 관성을 떠나 외딴 작은 도시로 가서 살기로 했다. 아무도 알지 못했고, 외딴 작은 곳으로 이사해야만 전씨 가문의 세력 범위를 벗어날 수 있어 일자리를 다시 찾고 생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하여 그들은 여운별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문자도 보내지 않고 부랴부랴 물건을 정리하고 셋집을 내놓고 그날 밤 관성을 떠났다.여운별은 또 한 번 이용당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서서 전씨 가문의 두 하인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여운별이 여운초를 욕하기만 하면 두 중년 아줌마는 달려들어 그녀를 잡고 입에 양말을 쑤셔 넣었고 여운별은 미친 듯이 토했다.그녀는 이길 수도 없고 빨리 달릴 수도 없었으며 싸움에서 이기지도 못했다.두 아줌마의 전투력이 너무 강했다.여운별처럼 이렇게 건방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두 아줌마의 앞에서는 여전히 열세에 처했다.“돈을 주지 않으면 가지 않을 거야!”여운별이 큰소리로 외쳤다.어두운 밤이 되도록 그녀는 여전히 이기지 자신이 졌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싸움에서 이길 수 없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아니다. 여운별은 그녀만의 끈기로
몇 분 후, 여천우가 답장했다.[누나, 운별 누나가 또 무슨 짓이라도 벌인 건 아니지?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지 몰라.]여천우도 여운별에게 무척 실망했다.아직도 형세를 읽을 줄 모르고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다니!여운별이 예전에 여운초를 어떻게 괴롭혔는지, 여운초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여운초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이제 여운별이 감옥에서 나왔다. 이제 여운초가 여운별에게 복수하려면 개미 한 마리 죽이듯 쉬운 일로 되었다.여운별이 패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진작 독립하여 자신만의 생활을 꾸려나갔을 것이다.여천우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만약 여운초였더라면 자립 자강하여 하늘이 무너져도 스스로 버텨내서 눈앞의 고난을 이겨나갔을 것이다.그러나 소심한 성격을 가진 여운별이라면 권세가 좀 생기게 되면 여운초에게 미친 듯이 복수했을 것이다. 만약 여운초 자매가 심하게 다투게 된다면 아마 누구에게도 좋은 점이 없을 것이다.여천우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여운초였지만 그렇다고 같은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 여운별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여천우는 여운별이 좀 평범하게 지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대단해질 필요는 없고 일자리를 찾아 한 달 생활비를 좀 벌어서 스스로를 먹여 살릴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그가 여운초의 편을 든다고 탓할 필요는 없다. 여운별의 마음씨가 정말 너무 못됐다.여태웅 부부가 여운별을 망친 거나 다름없다.어릴 때부터 여천우는 여운초를 좋아해서 항상 그녀를 도와주곤 했다. 하여 추미자가 홧김에 그를 기숙사를 보내게 되었는데 기숙사에서 지낸 덕분으로 그는 인품 방면에서 그래도 제법 괜찮았다.여운별처럼 부모님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 삐뚤게 자란다면 지금쯤 아마 여운별과 마찬가지로 자주 여운초를 괴롭혔을 것이다.그리고 여운초가 조금만 반격해도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네가 운별한테 준 돈과 집에서 가져간 현금을 전부 소진해 버리고 지금 우리 시집에 가서 행패를 부리고 있어. 운별이가 자립할 수 있게 할 능력을 키
여운초는 여천우의 몫을 탐내지 않았다.여운초가 쥐고 있는 것은 여씨 가문의 대동맥이다.“우리 어머니도 나에게 말했어. 신경 쓰지 마. 그 여자가 너를 욕하면 입을 틀어막고 쫓아내.”전이진의 목소리는 점점 차가워졌다. 그는 여천우를 제외한 여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 전부 증오했다.그가 사랑하는 아내의 친척들은 하예정 고향의 “일품” 친척들과 한판 붙어도 될 만큼 형편없는 사람들이다.하예정 고향의 친척들이 하예정에게 화해를 하고 싶어도 이제 기회가 없다. 그녀는 진작부터 그 친척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아 매달 받아온 집세 돈만 하 영감에게 생활비로 주었다.아주 가끔은 소비 돈을 조금 주겠지만 말이다.하 영감과 화해한 것도 어쩌면 하예정이 그녀의 아버지께 효도를 다 한 것일 수도 있다.그러나 여운초는 그녀의 친척들과 화해할 수 없다.여운초는 웃으며 여의치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운별은 생각이 깊지 못한 사람이야. 자기 엄마를 찾아가 돈을 요구할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그 또한 두 고모가 운별이를 부추겨서 한 짓일 거야. 돈을 가지게 되면 별문제 없겠지만 돈을 못 가지게 되면 또 내 명성을 손상할 게 뻔해. 명성이 좋든 나쁘든 뭐가 상관있겠어? 내 생활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할 텐데.”여운초는 수많은 괴롭힘을 당했고 몇 번이고 죽을뻔했기에 진작 명성의 좋고 나쁨에 여의치 않았다.전이진은 여운초와 결혼할 때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전이진이 그녀의 과거를 싫어하지 않았기에 두 사람이 결혼할 수 있었다. 만약 전이진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여운초도 그와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내가 대표님들에게 전화를 몇 통 걸었어. 사촌 오빠들은 내일부터 출근할 필요도 없이 쉴 수 있어서 좋을걸. 그리고 두 고모의 청소부 일도 취소했어. 앞으로 나가서 쓰레기통이나 뚜지면서 살아야 할 거야.”여운초는 두 고모가 청소부로 일하는 외 나가서 쓰레기를 주우면서 돈을 벌어 삶에 보태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다.전이진도 말을 이었다.“나도 전화할게.
전이진은 차 문을 열고 여운초를 부축해 태웠다.여운초는 시력을 회복했지만 먼 거리를 또렷하게 보지는 못했기에 전이진은 여전히 그녀를 세심하게 배려하며 돌보고 있었다.그녀가 외출할 때는 항상 경호원들이 동행했으며 전이진이 여운초 곁에 있을 때만 경호원들이 잠시 쉴 수 있었다.이전의 사건을 떠올릴 때마다 전이진은 여전히 아찔했다.그때 큰형수님이 그녀를 우연히 발견해 구해주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그 사건 이후 전이진은 최씨 가문과 김씨 가문을 무자비하게 응징하며 그들의 사업을 모두 망하게 만들었다.그들은 파산했고 빚을 지게 되어 고급 차와 주택을 팔아 빚을 갚아야 했다.현재 두 집안은 셋방에서 살며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여운초의 두 고모는 청소부로 일하고 있었고 한때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던 그들에게 이는 엄청난 추락이었다.여운초는 남편에게 말했다.“맞아. 아버님과 어머님은 정말 잘해주셔. 집안 모든 분들이 나를 특별히 아껴주시는 것 같아. 작은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어머니, 큰어머니 모두 너무 좋은 분들이야. 그분들 덕분에 가족의 온기와 부모님의 사랑이 어떤 건지 느낄 수 있었어.”전씨 가문의 따뜻한 배려는 여운초가 과거에 겪었던 차가운 가정과는 완전히 달랐다.친부모 중에서도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해 준 사람은 어린 시절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뿐이었다.친어머니는 여운초에게 모성애를 주기는커녕 여운별과 여천우만을 자식으로 여기고 여운초를 눈엣가시처럼 여겼다.더구나 친어머니는 딸을 해치려는 끔찍한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그 결과 여운초는 목숨을 건졌지만 여전히 매일 약을 복용하며 눈과 몸을 치료해야 했다.세상에 어느 어머니가 자신의 딸을 불임으로 만들려 할까? 하지만 여운초의 어머니는 그런 사람이었다.전이진은 몸을 숙여 그녀의 안전벨트를 채워주며 얼굴에 입 맞추고 웃었다.“당신은 우리가 평생 아껴줄 공주님이니까.”전이진의 가족들 역시 여운초의 과거를 알게 된 후 그녀를 몹시 안타까워
여운초는 지금이라도 전화 한 통이면 최씨 가문과 김씨 가문의 사람들을 관성에서 일자리도 찾지 못하게 하고 쫓아낼 수 있었다.그렇게 되면 여운별 역시 그들에게 부추김을 받지 않는다면 스스로 깨닫고 자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여운별 같은 사람은 사회의 혹독한 경험을 통해서만 성숙해질 수 있고 옳고 그름을 깨달을 수 있었다.물론, 여운초는 동생이 변하기를 기대하지 않았다.여운별의 가치관은 어머니의 과잉보호 아래 잘못 형성되었고 이를 고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하지만 동생이 얌전히만 있다면 여운초는 그녀를 완전히 내치려 하지 않았다.다만, 여운별이 여전히 문제를 일으킨다면 여운초도 더 이상 자비를 베풀 생각은 없었다.원래 두 사람 사이에는 자매애라고 부를 만한 것도 없었다.그저 남동생 여천우가 둘째 누나인 여운별에게 의리를 지키는 편이라 여운초가 동생을 어느 정도 봐주고 있었을 뿐이었다.하지만 여운별이 자신의 인내심을 끝내 소진한다면 그때는 여천우가 그녀를 위해 좋은 소리를 한다 해도 더 이상 봐줄 수는 없을 것이다.명해은이 단호히 말했다.“그럼 그렇게 해. 혹시라도 엄마가 나서야 한다면 언제든 말해. 우리는 이미 한 가족이잖니. 내 며느리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어. 누가 감히 내 며느리를 괴롭히면, 내가 그들에게 후회라는 단어가 뭔지 똑똑히 알려줄 것이야.”여운초는 시어머니의 말에 감동했다.“어머님 같은 좋은 시어머니가 있는데 누가 감히 저를 괴롭히겠어요? 다들 저한테 아첨하느라 바쁠 텐데요.”명해은은 단호하면서도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다른 사람들의 아첨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아. 그냥 우리를 건드리지만 않으면 돼.”그러면서 화제를 바꾸며 명해은이 말했다.“운초야, 오늘 일 마치고 빨리 들어오려무나. 내가 주방에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더 준비하라고 할게. 오면 바로 먹을 수 있게.”“네, 그렇게 할게요.”명해은은 따뜻한 말투로 덧붙였다.“그럼 일 봐라.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그리고 전화를 끊었다.여운초
명해은이 말했다.“돈을 주지 않았어. 사돈아가씨가 일부러 와서 소란을 피우며 네 명성을 망치려는 걸 알고 있었거든. 그래서 집안으로 들이지 않고 내가 밖으로 나가서 만났어.”“한 번 돈을 주면 이제 돈이 없을 때마다 와서 또 달라고 할 게 뻔하잖니. 그래서 돈을 주지 않고 그냥 돌려보냈어.”명해은은 그런 일에 어리석지 않았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네 동생이 너를 욕하는 말이 너무 심해서 두어 마디 듣고는 사람을 시켜 그녀의 입을 막고 끌어내 버렸어. 다시는 별장 입구에서 떠들지 못하게 말이야.”“그래도 네 동생이니 너희 관계가 어떻든 간에, 사돈아가씨가 집까지 와서 돈을 요구한 건 네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얘기하는 거야.”“운초야, 난 단지 네게 알려주려는 거지 너를 탓하려는 게 아니니 마음에 두지 마라. 그 모녀가 예전에 너한테 한 짓을 생각하면 내가 개를 풀어 그녀를 물게 하지 않은 것도 체면을 봐준 거야.”명해은은 며느리가 자신이 화가 난 걸로 오해할까 봐 급히 설명했다.그녀는 여운별이 아무리 문제를 일으켜도 여씨 가문의 둘째 딸이며 자기 며느리의 동생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여운별이 별장 입구까지 와서 돈을 요구하고 여운초를 욕한 데에 화가 났지만 며느리가 이 일을 알고 대비할 수 있도록 전한 것이다.여운초는 부드럽게 대답했다.“어머님, 알아요. 저도 어머님을 탓하지 않아요. 그리고 마음에 담아두지 않을게요. 동생이 원래 그런 사람이라 가만히 있는 게 더 이상할 정도죠.”“동생에게 돈을 주지 않은 건 정말 잘하신 거예요. 한 번 돈을 주면 걔는 우리를 착취하려 들 거예요. 성인이 돼서 손발이 멀쩡한 데 돈이 필요하면 자기가 벌어야죠. 다음에 또 찾아오면,어머님이 기르시는 강아지를 풀어서 그녀를 겁주시면 다시는 오지 않을 거예요.”여운초는 동생을 그렇게 대하고 있었다.여운별이 찾아올 때마다 여운초는 집사에게 맹견을 풀게 했고 그러면 여운별은 토끼처럼 빠르게 도망쳤다.여운별은 어머니의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 독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