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근은 눈썹을 찡그린 채 천우를 바라보고 말했다.“너 둘째 삼촌한테서 뭐 받은 거 있어? 왜 삼촌 편을 들어?”천우는 문 앞에 있는 어린이용 스포츠카를 가리키며 말했다.“저거 둘째 삼촌이 사준 거예요. 받은 게 있는데 보답은 해야죠. 할아버지, 둘째 삼촌은 벌써 서른 살이나 먹었어요. 서연 누나와 결혼시키지 않으면 평생 독거노인으로 늙어 죽을 거예요. 그러면 내가 부담이 커지잖아요.”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있던 모든 사람은 천우의 말에 전부 웃음을 터뜨렸다.박주영은 빈혜경의 팔을 잡아당기고 웃으며 말했다.“천우의 말도
육상근은 한편으로 말을 하며 한편으로는 미리 준비해둔 야구방망이를 들고 기세등등하게 박서준을 향해 걸어갔다.온 집 식구들은 놀란 채 아무 말도 못 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육상근이 들어 올린 야구방망이가 박서준의 다리에 닿으려는 찰나 곽서연은 박서준에게 달려가 그를 품에 끌어안았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곽훈은 즉시 달려가 육상근의 손목을 잡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감히 내 손녀한테 손을 대려는 건가?”육상근은 몸부림치며 말했다.“내 아들을 때려서라도 형님의 화를 풀어줘야 할 거 아니에요. 감히 서연이를 좋아하다니 말이
곽명원의 말에 곽서연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상후 선배의 아버지가 곽 씨 집안과 문제가 있었다고 하지 않았어요? 아니에요?”곽명원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응. 서준이가 널 위해서 그렇게 말한 거야. 네가 진실을 알게 되면 혹시나 병이 다시 발작할까 봐 걱정돼서, 네가 서준이를 오해할 걸 뻔히 알면서도 널 속인 거야. 그런데 삼촌은 그렇게 생각 안 해. 너도 이제는 부모님의 사건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컸잖아. 그렇지?”곽명원의 말뜻을 알아차린 곽서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부모님을 죽인 살인범이 윤상후의 아버지
말을 마친 곽명원은 곽서연의 손을 잡고 벽 쪽으로 걸어가 허벅지로 사다리를 만들고 말했다.“딛고 올라가.”곽서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곽명원의 허벅지에 딛고 이어서 벽 위로 올라갔다. 뒤이어서 곽명원이 벽에 오르려는 찰나 누군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거기 누구야? 감히 육 씨 집안 벽을 넘어? 당장 내려와!”곽서연은 놀라서 즉시 안쪽으로 뛰어내렸고 곽명원을 버려둔 채 사당 쪽으로 뛰어갔다. 만약 지금 여기서 발견되면 박서준을 못 볼 수도 있었다.박서준이 혼자 사당에서 아픈 다리를 이끌고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채
박서준의 다정다감한 말과 행동에 곽서연의 뺨은 더욱 화끈거렸고 따라서 목소리도 나긋나긋해 졌다.“삼촌.”박서준은 부끄러워하는 곽서연의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무서워할 거 없어. 삼촌이 네가 다 클 때까지 기다려 줄게.”박서준은 큰 손으로 곽서연의 뺨을 어루만지며 솟구치는 욕망을 참고 또 자제했다.사슴같이 예쁘장한 곽서연의 눈은 자기도 모르게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입술을 깨문 채 박서준의 목을 껴안고 그의 어깨에 기댄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삼촌이 심은하와 약혼한 뒤에는 삼촌을 놓아주고 잊으려고 노력
말을 마친 박서준은 곽서연의 귓불을 살짝 깨물었다. 찌릿찌릿한 느낌이 곽서연의 귀를 타고 온몸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파도처럼 거친 키스가 그녀를 향해 다시 휘몰아쳤다. 박서준은 아까처럼 그렇게 자제하지 않았고 서로의 존재를 탐내듯 키스는 점점 더 깊어졌다.박서준은 드디어 자기도 아내가 생겼다고 조상들 앞에서 선언하고 싶었다.다른 한편.담벼락에 오르기도 전에 누군가의 호통 소리에 놀란 곽명원은 곽서연을 향해 신신당부했다.“여기는 삼촌한테 맡기고 빨리 뛰어내려.”말을 마친 곽명원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어갔다. 멀리서 육문
박서준은 검은색 양복을 차려입고 문 앞에 선 채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곽훈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를 올리며 말했다.“할아버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박서준의 ‘할아버지’라는 호칭에 곽훈은 마시고 있던 차를 뿜을 뻔했다. 그는 박서준을 노려보며 말했다.“겨우 3일을 갇혀있었다고 너를 허락할 거 같아서 온 거냐? 귀한 내 공주님을 너같이 나이 많은 사람과 결혼시킬 수는 없어. 좋게 말할 때 돌아가거라.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곽훈은 박서준한테 들어오라는 인사도 건네지 않고 냉정하게 거절했지만, 박서준은 그런 체면 따위 상
“그래도 네가 양심은 있구나.”박서준은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할아버지, 칭찬 고맙습니다. 그리고 서연이를 저한테 기꺼이 내주신 것도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손녀사위로서 차 한잔 올릴게요. 할아버지, 한잔하시죠.”박서준의 말에 표정이 조금 풀어진 곽훈은 자연스럽게 차를 받아들고 한잔 마시고 나서야 뭔가 잘못됐음을 알아차리고 찻잔을 세게 내려놓으며 말했다.“이놈이 지금 번지르르한 말로 날 얼리는 것이냐? 네가 왜 내 손녀사위야?”박서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할아버지,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는 법이에요. 방금
“건강하고 멋진 남편으로 네 앞에 서겠다고 했잖아. 서연아, 지난번 청혼은 너무 성급했어. 오늘 양가 부모님 앞에서 다시 한번 정중하게 청혼할게.”말을 마친 뒤 박서준은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더니 안에서 청록색 팔찌를 꺼내 쥐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서연아, 이건 외할아버지께서 장가갈 때 아내에게 주라고 남긴 팔찌야. 이걸 착용하면 너는 이제 박씨 집안 며느리가 되는 거고 박서준의 아내뿐만 아니라 육 씨 집안 둘째 며느리가 되는 거야. 이 모든 신분을 다 받아들일 준비가 됐어?”정상적으로 걷고 있는 박서준 때문에 놀란 마
곽서연은 근간에 계속 여러 곳을 다니며 무대를 돌았던 터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얼마 지나지 않아 박서준의 어깨에 기댄 채 잠들었다.얼마나 잤는지 누군가 귀를 깨물었고 곧이어 낮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려왔다.“잠꾸러기야, 집에 도착했어.”그제야 천천히 눈을 뜬 곽서연은 뜨거워진 얼굴을 박서준의 어깨에 몇 번 문지르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삼촌, 서프라이즈는요?”박서준은 웃으며 곽서연의 이마에 뽀뽀했다.“눈 감아. 같이 어디 가자.”말을 마친 박서준이 넥타이를 풀어 곽서연의 눈을 가리자 그녀의 궁금증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박서준을 밀어낸 곽서연의 눈에는 아직 가시지 않은 욕망으로 일렁였다.“제가 나가서 해장국을 가져다줄게요. 삼촌이 방금 취한 척 했다는 걸 눈치 못 채게 하세요. 안 그러면 정말 오늘 어떻게 될지 몰라요.”박서준은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여보 말 들을게.”박서준은 ‘여보’라는 호칭을 전혀 어색함 없이 불렀지만, 곽서연은 듣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 그의 가슴을 때리며 말했다.“함부로 부르지 말아요. 저 아직 아니거든요.”“조만간 될 거잖아. 하루빨리 박서준의 아내로 살면 누릴 수 있는 것도 많
입안에 들어온 물건을 알아차린 곽서연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순간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곽서연은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입안의 물건을 내뱉자 핑크빛 다이아몬드 반지가 눈에 들어왔다. 곽서연은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삼촌, 이거 나한테 주는 거예요?”박서준은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때렸다.“당연한 거 아니야? 너 말고 또 누구 줄 사람 있어?”“하지만 우리 이제 겨우 시작한 건데, 이런 선물은 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내 모든 재산을 전부 너한테 넘겼는데, 설마 나랑 그만둘 생각을 하는 거야
“내 아내를 내가 아껴줘야지 그럼 누가 아껴줘?”“내 아내를 내가 안 보면 누가 봐요?”말을 마친 천우는 조수아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30분 후, 두 사람은 산부인과 병원에 도착했다. 한지혜는 이미 분만실로 옮겨졌고 허연후도 동행했다.두꺼운 문 너머로 한지혜의 외침이 들려왔다. 조수아는 의아한 듯 물었다.“무통 주사를 안 맞은 거예요? 왜 저렇게 아파해요?”옆에 서 있던 윤다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무통 주사가 애한테 나쁘다고 우겨서 끝내는 안 맞고 들어갔어. 누가 지혜를 이기겠니.”“고작 그런 거로 애들 영
곽서연은 놀라서 순간적으로 눈이 휘둥그레졌다. 두 집안 사람들이 전부 다 있는데 테이블 밑에서 몰래 입을 맞추다니.갑작스러운 스킨십에 곽서연은 가슴이 움찔했다. 그녀는 놀라서 즉시 박서준을 밀어내고 눈에 화를 가득 담은 채 그를 노려보았다.그러나 박서준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가족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박주영은 곽서연의 안색을 보고 즉시 물었다.“서연아, 몸이 안 좋아?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 ”곽서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그냥 좀 더워서 그래요. 저 잠깐 옷 좀 갈아입고 올게요.”“
“그래도 네가 양심은 있구나.”박서준은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할아버지, 칭찬 고맙습니다. 그리고 서연이를 저한테 기꺼이 내주신 것도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손녀사위로서 차 한잔 올릴게요. 할아버지, 한잔하시죠.”박서준의 말에 표정이 조금 풀어진 곽훈은 자연스럽게 차를 받아들고 한잔 마시고 나서야 뭔가 잘못됐음을 알아차리고 찻잔을 세게 내려놓으며 말했다.“이놈이 지금 번지르르한 말로 날 얼리는 것이냐? 네가 왜 내 손녀사위야?”박서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할아버지,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는 법이에요. 방금
박서준은 검은색 양복을 차려입고 문 앞에 선 채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곽훈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를 올리며 말했다.“할아버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박서준의 ‘할아버지’라는 호칭에 곽훈은 마시고 있던 차를 뿜을 뻔했다. 그는 박서준을 노려보며 말했다.“겨우 3일을 갇혀있었다고 너를 허락할 거 같아서 온 거냐? 귀한 내 공주님을 너같이 나이 많은 사람과 결혼시킬 수는 없어. 좋게 말할 때 돌아가거라.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곽훈은 박서준한테 들어오라는 인사도 건네지 않고 냉정하게 거절했지만, 박서준은 그런 체면 따위 상
말을 마친 박서준은 곽서연의 귓불을 살짝 깨물었다. 찌릿찌릿한 느낌이 곽서연의 귀를 타고 온몸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파도처럼 거친 키스가 그녀를 향해 다시 휘몰아쳤다. 박서준은 아까처럼 그렇게 자제하지 않았고 서로의 존재를 탐내듯 키스는 점점 더 깊어졌다.박서준은 드디어 자기도 아내가 생겼다고 조상들 앞에서 선언하고 싶었다.다른 한편.담벼락에 오르기도 전에 누군가의 호통 소리에 놀란 곽명원은 곽서연을 향해 신신당부했다.“여기는 삼촌한테 맡기고 빨리 뛰어내려.”말을 마친 곽명원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어갔다. 멀리서 육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