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는 선생님의 손을 잡고 육문주와 조수아를 향해 손을 저으며 말했다.“엄마 아빠 잘 가요. 빨리 동생들 보러 가요. 나 이만 들어갈게요.”말을 마치고 천우는 돌아서서 선생님과 함께 떠났다.태연자약한 천우의 모습에 늘 냉정하던 육문주는 코끝이 찡해져 옆에 있던 조수아를 바라보며 목이 멘 소리로 말했다.“여보, 천우는 괜찮은데 왜 내가 슬프지?”조수아도 아쉬운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진 채 육문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천우가 울지 않아서 다행이야. 만약 여기서 울고불고 난리 치면 우리가 마음 아파서 어떡해.”두 사람은 문
육문주가 선생님 곁에 서 있던 아림이를 바라보자 어린 소녀는 바지가 흠뻑 젖어있었고 상의도 우유 때문에 얼룩이 져 있었다.등교 첫날부터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천우 때문에 육문주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그는 허리를 굽혀 아림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저씨가 집에 가서 천우 혼내줄게. 그리고 새 옷 한 벌 사줘도 될까?”아림은 검고 반짝이는 큰 눈을 몇 번 깜박거리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아저씨, 천우 탓하지 마세요. 제가 동의해서 한 거예요.”육문주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
천우는 웃으며 말했다.“아림이가 삼촌을 무서워할까 봐 그런 거잖아요. 외삼촌, 이쪽은 제 친구 아림이라고 해요. 우리 아림이 데리고 백화점에 가서 치마를 사주고 같이 피자 먹어요.”송학진은 그제야 어린 소녀 쪽을 바라보았다.이목구비가 정교하게 생긴 여자아이는 살결이 희고 검고 반짝이는 큰 눈에는 어떤 아픔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여자아이가 좀 낯이 익다고 느껴진 송학진은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송학진은 허리를 굽혀 아림을 똑바로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왜 그렇게 날 보고 있었어? 날 알아?”아림은 눈
송학진은 두 아이 때문에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결혼을 빨리하라고 아버지한테 결혼 재촉을 받고, 친구들한테는 솔로라고 비웃음당하고, 이제는 두 아이가 대신해서 결혼 상대를 찾아주기까지 하다니.거기다 원 플러스 원?송학진은 육문주한테 눈길을 돌리며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이거 다 네가 가르쳐 준 거지? ”육문주는 가볍게 코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내가 가르쳤으면 내가 가르친 거라고 말을 하겠지. 네 조카야, 아직도 몰라? 천우는 말로 죽은 사람도 살려.”“내가 죽은 사람이라는 뜻이야?”“아니, 넌 사람 축에도 못 가지.
10여 분 뒤, 송학진이 방문을 밀어젖히자 차서윤이 거울을 보며 피가 흐르는 머리를 수건으로 닦고 있었다.방안은 한바탕 싸움이 일어난 듯 물건들은 여기저기 널려있었고 아림은 차서윤의 곁에 서서 눈물을 글썽이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두 모녀의 안쓰러운 모습에 송학진은 가슴이 아파 곧바로 다가가 아림을 품에 안은 채 차서윤을 보며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누가 널 이렇게 때렸어?”차서윤은 놀라며 물었다.“송 대표님, 여긴 어쩐 일이에요?”“대답부터 해. 누가 이런 거냐고?”차서윤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저의
아림은 알 듯 말 듯 큰 눈을 몇 번 깜박이며 작은 두 손은 서로 손가락을 마주 대고 실망한 듯 말했다.“아쉽다. 아저씨처럼 좋은 남자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은데.”아림은 차서윤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은 채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위로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요. 내가 꼭 더 좋은 남편을 찾아줄래요.”차서윤은 웃으며 말했다.“됐어. 얼른 씻고 자. 엄마는 해야 할 일이 있어.”침대에 혼자 누워 있던 아림은 생각할수록 이해가 되지 않아 곧바로 일어나 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침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천우는 전화를 받자
천우의 진지한 모습이 웃긴 육문주는 천우의 볼을 꼬집고 웃으며 말했다.“남아일언 중천금이 맞아. 그래서 나도 지켜야 해. 네 외삼촌한테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나도 말 못 해. 빨리 자.”육문주는 천우를 눕혀놓게 이불을 잘 덮어준 뒤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조용히 말했다.“감정적인 일은 강요할 수 없어. 네 외삼촌이 만약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면 이미 만났을 거야. 그런데 만나지 않고 혼자 지낸다는 건 아직 그 사람을 잊지 못했다는 거겠지? 우리는 방관자로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권리가 없어.
육문주의 말에 조수아는 놀라며 물었다.“언제 찾았어? 왜 말을 안 한 거야?”육문주는 예쁘장한 조수아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몇 초 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진작에 찾았었는데, 너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말 못 했어.”워낙 민첩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던 조수아는 금방 눈치를 채고 물었다.“왜?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이야?”조수아는 육문주가 알고 있었음에도 말하지 않았다는 건, 기증자가 무조건 조수아와 관계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다면 육문주가 굳이 숨길 이유가 없었겠지.’머릿속에서
송학진은 바로 일어나 송군휘를 부축하며 말했다.“아빠, 급해 마시고 제가 부축할 테니 함께 마중 나가요.”“그래. 빨리 가자.”두 사람이 별장에서 나오자 조수아와 육문주는 이미 아이를 안고 차에서 내린 뒤였다.송군휘와 송학진이 다가오는 것을 본 조수아는 순간 눈빛이 어두워지며 송학진을 불렀다.“오빠.”그리고 이내 시선을 다시 송군휘 쪽으로 돌렸다.초점 없는 눈으로 조수아와 육문주의 방향을 보고 있는 송군휘는 많이 늙은 것 같았다.송군휘는 어색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웃고 있었다.조수아는 겨우 입을 떼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천우는 조수아가 깨어나자 즉시 그녀의 품에 안기며 얼굴에 뽀뽀하고 말했다.“조금 있으면 유치원에 가야 하잖아요. 그러면 엄마를 온종일 볼 수 없으니까 지금 많이 봐두는 거예요.”조수아는 천우를 껴안고 뽀뽀를 하며 말했다.“그럼 엄마도 우리 천우 온 하루 뽀뽀 못 해주니까 많이 해줘야지.”조수아의 사랑에 천우는 행복한 얼굴로 그녀의 목을 껴안고 ‘깔깔’ 웃어댔다.마침 방문을 열고 이 화면을 본 육문주는 천천히 걸어 들어와 천우의 엉덩이를 툭툭 치고 웃으며 말했다.“뭐 하는 거야? 나 없는 사이에 내 와이프한테 몰래 뽀뽀하는
육문주의 말에 조수아는 놀라며 물었다.“언제 찾았어? 왜 말을 안 한 거야?”육문주는 예쁘장한 조수아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몇 초 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진작에 찾았었는데, 너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말 못 했어.”워낙 민첩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던 조수아는 금방 눈치를 채고 물었다.“왜?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이야?”조수아는 육문주가 알고 있었음에도 말하지 않았다는 건, 기증자가 무조건 조수아와 관계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다면 육문주가 굳이 숨길 이유가 없었겠지.’머릿속에서
천우의 진지한 모습이 웃긴 육문주는 천우의 볼을 꼬집고 웃으며 말했다.“남아일언 중천금이 맞아. 그래서 나도 지켜야 해. 네 외삼촌한테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나도 말 못 해. 빨리 자.”육문주는 천우를 눕혀놓게 이불을 잘 덮어준 뒤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조용히 말했다.“감정적인 일은 강요할 수 없어. 네 외삼촌이 만약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면 이미 만났을 거야. 그런데 만나지 않고 혼자 지낸다는 건 아직 그 사람을 잊지 못했다는 거겠지? 우리는 방관자로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권리가 없어.
아림은 알 듯 말 듯 큰 눈을 몇 번 깜박이며 작은 두 손은 서로 손가락을 마주 대고 실망한 듯 말했다.“아쉽다. 아저씨처럼 좋은 남자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은데.”아림은 차서윤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은 채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위로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요. 내가 꼭 더 좋은 남편을 찾아줄래요.”차서윤은 웃으며 말했다.“됐어. 얼른 씻고 자. 엄마는 해야 할 일이 있어.”침대에 혼자 누워 있던 아림은 생각할수록 이해가 되지 않아 곧바로 일어나 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침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천우는 전화를 받자
10여 분 뒤, 송학진이 방문을 밀어젖히자 차서윤이 거울을 보며 피가 흐르는 머리를 수건으로 닦고 있었다.방안은 한바탕 싸움이 일어난 듯 물건들은 여기저기 널려있었고 아림은 차서윤의 곁에 서서 눈물을 글썽이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두 모녀의 안쓰러운 모습에 송학진은 가슴이 아파 곧바로 다가가 아림을 품에 안은 채 차서윤을 보며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누가 널 이렇게 때렸어?”차서윤은 놀라며 물었다.“송 대표님, 여긴 어쩐 일이에요?”“대답부터 해. 누가 이런 거냐고?”차서윤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저의
송학진은 두 아이 때문에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결혼을 빨리하라고 아버지한테 결혼 재촉을 받고, 친구들한테는 솔로라고 비웃음당하고, 이제는 두 아이가 대신해서 결혼 상대를 찾아주기까지 하다니.거기다 원 플러스 원?송학진은 육문주한테 눈길을 돌리며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이거 다 네가 가르쳐 준 거지? ”육문주는 가볍게 코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내가 가르쳤으면 내가 가르친 거라고 말을 하겠지. 네 조카야, 아직도 몰라? 천우는 말로 죽은 사람도 살려.”“내가 죽은 사람이라는 뜻이야?”“아니, 넌 사람 축에도 못 가지.
천우는 웃으며 말했다.“아림이가 삼촌을 무서워할까 봐 그런 거잖아요. 외삼촌, 이쪽은 제 친구 아림이라고 해요. 우리 아림이 데리고 백화점에 가서 치마를 사주고 같이 피자 먹어요.”송학진은 그제야 어린 소녀 쪽을 바라보았다.이목구비가 정교하게 생긴 여자아이는 살결이 희고 검고 반짝이는 큰 눈에는 어떤 아픔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여자아이가 좀 낯이 익다고 느껴진 송학진은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송학진은 허리를 굽혀 아림을 똑바로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왜 그렇게 날 보고 있었어? 날 알아?”아림은 눈
육문주가 선생님 곁에 서 있던 아림이를 바라보자 어린 소녀는 바지가 흠뻑 젖어있었고 상의도 우유 때문에 얼룩이 져 있었다.등교 첫날부터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천우 때문에 육문주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그는 허리를 굽혀 아림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저씨가 집에 가서 천우 혼내줄게. 그리고 새 옷 한 벌 사줘도 될까?”아림은 검고 반짝이는 큰 눈을 몇 번 깜박거리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아저씨, 천우 탓하지 마세요. 제가 동의해서 한 거예요.”육문주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