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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Author: 고슴도치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30 11:30:46
성현은 팔에 힘이 들어가더니 후회하는 눈빛을 보였다.

“현영아, 내 말 좀 들어봐. 나랑 최진영은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서 걔를 친동생처럼 생각해. 그래서 돌보는 게 습관이 돼서 그래. 그날 진영이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걔는 좋을 때가 있었어?”

나는 성현의 눈을 바라보며 한 글자씩 얘기했다.

“내 생일일 때, 최진영이 아프다고 해서 네가 친구들 다 버리고 갔잖아. 친구들이 다 나 비웃고.”

“내가 아팠을 때, 최진영이 자기 집에 먼지가 너무 많아 숨을 쉬기 어렵다고 해서 날 병원에 혼자 두고 갔잖아. 나 링거 때문에 화장실 가기도 힘들었는데.”

“이런 일 너무 많았어, 조성현, 네가 얘기해 봐. 최진영이 건강했을 때가 언제였는지, 우리 생활에 영향을 안 줬을 때가 있는지.”

내가 말을 마구 쏟아내자, 성현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였다.

나는 성현의 모습에 쾌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 쾌감은 그저 한순간이었다.

서러움이 몰려왔다.

‘난 도대체 어떻게 버텨온 거지? 어떻게 내 감정을 조절한 거야?”

“기억났다. 최진영이 상태가 가장 좋았을 때는 우리가 싸웠을 때. 우리 중간에서 우리 사이를 틀어지게 하려고. 조성현, 넌 이 일들을 모르는 척할 거야?”

조성현이 말하려고 하는데, 핸드폰이 울리고 나는 누구한테서 온 전화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성현이 진영만을 위해 설정한 벨 소리였다.

성현이 다급히 전화를 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울렸다.

성현은 구걸하듯 나한테 말했다.

“현영아, 얘한테 무슨 일 있을까 봐...!”

나는 차갑게 웃으며 반대쪽으로 돌아누웠다.

성현이 전화를 받자, 진영의 연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현아, 여기로 좀 올 수 있어? 나 심장이 아파, 너무 빨리 뛰어, 죽을 거 같아.”

“미안해, 이런 일로 자꾸 힘들게 해서. 근데 우리 부모님 다 외국에 있어서 너랑 수혁밖에 없어. 수혁이 전화를 안 받아서 혼자 죽을까 봐 무서워.”

‘또 시작이네.’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진영은 계속 두 사람을 불러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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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현은 내가 왜 갑자기 이러는지 몰랐다. 그는 내가 혹시라도 중심을 못 잡아 침대에서 떨어지기라고 할까 봐 무서워서 날 잡았다.“현영아, 왜 그래? 미안해, 내가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었어. 제발, 나 이렇게 놀라게 하지 마.”나는 그저 웃기만 했다.성현이 날 무시하고 욕했던 것이 다 날 ‘사랑’해서였다는 것을 몰랐었다.성현이 옆에서 말리자, 나는 점차 평온해졌다.나는 손으로 촉촉해진 눈가를 닦고 패드를 가져와 앨범에서 진단서를 찾아 성현에게 건네줬다.“조성현, 이게 정말 사랑이라면 넌 아마 로봇이었을 거야.”나는 예지처럼 사람을 막 욕하지 않았다. 그러나 성현을 마주한 내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성현의 눈도 점점 빨개졌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진짜 아니라고 해줘, 현영아, 제발 가짜라고 해줘!”내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성현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성현은 무릎을 꿇은 상태로 내 쪽으로 왔다.항상 차갑던 의사가 내 이불을 잡고 울기 시작했다.“현영아, 제발 날 속이는 거라고 말해줘. 일부러 나 힘들게 하려고 만들어낸 거지? 빨리 얘기해! 주현영! 나 속이는 거라고!”나는 절망스럽게 웃었다.“조성현, 네가 본 게 맞아. 그 차 사고가 우리의 아이를 데려갔어.”패드가 땅에 떨어지며 화면에 금이 갔다.성현의 눈과 코가 빨개졌고 계속 소리쳤다.그러나 그런 성현을 나는 가만히 보다가 침대 옆의 버튼을 눌렀다.곧이어 경비원이 와서 가지 않고 버티려던 성현을 데려갔다.사실 내 뱃속에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나도 모르고 있었다. 아이는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게 되었다.의사가 말하길 차에 배가 눌려 자궁이 손상돼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했다.그때 예지가 내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괜찮아, 현영아, 내가 계속 네 옆에 있을게. 네가 아이 안 낳으면 나도 안 낳고, 이제 아이 갖고 싶으면 하나 입양하자. 오늘 아기가 널 엄마라고 부르고 내일은 날 엄마라고 부르고.”나는 예지의 말에 웃었다. 그러나 웃다가 눈물이 자

  • 나랑 친구가 동시에 결혼을 포기하다   제8화

    성현은 팔에 힘이 들어가더니 후회하는 눈빛을 보였다.“현영아, 내 말 좀 들어봐. 나랑 최진영은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서 걔를 친동생처럼 생각해. 그래서 돌보는 게 습관이 돼서 그래. 그날 진영이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걔는 좋을 때가 있었어?”나는 성현의 눈을 바라보며 한 글자씩 얘기했다.“내 생일일 때, 최진영이 아프다고 해서 네가 친구들 다 버리고 갔잖아. 친구들이 다 나 비웃고.”“내가 아팠을 때, 최진영이 자기 집에 먼지가 너무 많아 숨을 쉬기 어렵다고 해서 날 병원에 혼자 두고 갔잖아. 나 링거 때문에 화장실 가기도 힘들었는데.”“이런 일 너무 많았어, 조성현, 네가 얘기해 봐. 최진영이 건강했을 때가 언제였는지, 우리 생활에 영향을 안 줬을 때가 있는지.”내가 말을 마구 쏟아내자, 성현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였다.나는 성현의 모습에 쾌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 쾌감은 그저 한순간이었다.서러움이 몰려왔다.‘난 도대체 어떻게 버텨온 거지? 어떻게 내 감정을 조절한 거야?”“기억났다. 최진영이 상태가 가장 좋았을 때는 우리가 싸웠을 때. 우리 중간에서 우리 사이를 틀어지게 하려고. 조성현, 넌 이 일들을 모르는 척할 거야?”조성현이 말하려고 하는데, 핸드폰이 울리고 나는 누구한테서 온 전화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이것은 성현이 진영만을 위해 설정한 벨 소리였다. 성현이 다급히 전화를 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울렸다.성현은 구걸하듯 나한테 말했다.“현영아, 얘한테 무슨 일 있을까 봐...!”나는 차갑게 웃으며 반대쪽으로 돌아누웠다.성현이 전화를 받자, 진영의 연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성현아, 여기로 좀 올 수 있어? 나 심장이 아파, 너무 빨리 뛰어, 죽을 거 같아.”“미안해, 이런 일로 자꾸 힘들게 해서. 근데 우리 부모님 다 외국에 있어서 너랑 수혁밖에 없어. 수혁이 전화를 안 받아서 혼자 죽을까 봐 무서워.”‘또 시작이네.’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진영은 계속 두 사람을 불러냈다.그러나

  • 나랑 친구가 동시에 결혼을 포기하다   제7화

    예지는 돌아갈 의향을 전혀 보이지 않았고 이삿짐센터를 불러 수혁의 집에 있던 자신의 물건을 모두 빼냈다.수혁이 이삿짐센터 사람들보고 멈추라고 하고 예지 보고 자기 눈앞에 나타나 이유를 말하라고 했다.예지는 수혁의 말대로 나타났고 위부터 아래로 다 욕했다.숨어 있던 파파라치가 이 모습을 찍었고 예지가 수혁을 위해 악플러들과 싸우지 않았기에, 이 영상이 순식간에 퍼져버렸다.영상에서 예지가 허리에 손을 얹고 수혁을 가리키며 마구 욕했다.“박수혁, 네가 유명해졌다고 잘난 줄 아나 본데, 내가 요 몇 년간 널 위해 팬들을 얼마나 많이 모아주고 뒤에서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데! 헤어져도 재산을 분할할 수 있다면, 네 팬 중 80%는 나 줘야 해!”“내가 네 울상짓는 모습을 보기 좋아하는 줄 알았어? 드라마 하나 가지고 내가 대사를 쳐줘야 하고 연기 선생님 모셔온 돈은 언제 절반 돌려줄 거야? 이렇게 오랜 시간 널 위해 희생한 날 위해 줘야지?”“날 공개하면 팬들이 실망할 거라면서 예능에 나가면 네 첫사랑 얘기나 지껄이고! 난 내가 무슨 나쁜 영향력이 있는지 생각했더니, 네가 1미터88이라고 속인 키보다 나을 듯!”나는 영상 속 작은 몸집에서 폭탄 같은 위력이 수혁을 공격하는 모습에 참지 못하고 웃었다.그러나 웃다 보니 마음속에 적적함만이 남았다.전에 예지도 연예계에 들어가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집에서 안 된다고 반대해 어쩔 수 없이 포기했었다.그러나 후에 부모님이 수혁과 만나보라고 했을 때, 예지는 바로 동의했다.예지의 눈에 수혁은 자신의 신분을 상관하지 않고 용감하게 자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라 용감하고 자유로워 보였다.장기간 집안의 억눌림을 받은 예지는 미친 듯이 수혁한테서 나는 빛을 쫓았다. 그러나 우리가 몰랐던 것은 수혁의 뒤에서 빛나고 있던 빛은 거대하고 질량이 나쁜 등이었다.그러나 우리가 지쳐 이 등에서 멀어지자, 그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뭘 보길래 이렇게 집중하고 있어?”나를 보러온 성현이 내가 보고 있던 패드를 가져갔

  • 나랑 친구가 동시에 결혼을 포기하다   제6화

    성현의 말에 모든 사람의 표정이 바뀌었다.진영은 부드러운 척하던 연기도 하지 않고 성현의 옷을 잡아당기며 다급히 물었다.“성현, 너 곧 승급 시험 있다고 하지 않았어? 지금 휴가 내면 승급 못 하는 거 아니야? 현영이 마음 아픈 건 알겠지만, 네 앞길도 생각해야지!”“현영이한테 큰일은 없을 거니까 걱정되면 전문적으로 봐주는 간병인 부르면 될 거 아니야!”예지는 어미 닭처럼 내 앞에 두 팔 벌리고 막아 나섰다.“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본데, 우리 현영이 너 같은 거 필요 없어! 현영은 너랑 결혼 안 할 거니까 너 안 와도 돼! 현영이한테 도움되는 일은 멀리 떨어지는 거야!”성현이 눈썹을 찌푸렸다.나는 성현이 지금 무척 짜증이 난 것을 알 수 있었다.그러나 성현이 화를 내지 않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예지 뒤에 있는 나에게 말했다.“주현영, 화내지 마. 나 의사니까 너 어떻게 하면 빨리 회복할지 알아. 그래도 기분 안 좋으면 내가 사과할게.”“넌 어떻게 하면 너한테 가장 좋은지 알잖아?”나는 예지를 넘어 성현의 얼굴을 보았다. 나는 그 얼굴이 낯설었다.성현이 나한테 사과한다고 해도 여전히 당당하다는 태도였다. 성현은 자기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성현은 내가 차 사고를 당한 뒤 어떻게 전화를 걸었는지 알지 못했다. 내 몸을 짓누른 바퀴보다, 그 전화가 날 더 고통스럽게 했다.나는 예지의 팔을 내리고 성현에게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조성현, 정신 차려. 우리 이젠 끝났어. 난 네 보살핌이 필요하지 않고 내 앞에서 좋은 사람인 척하는 것도 싫어. 내가 가장 네가 필요할 때는 안 오고 이제 와서 모든 걸 돌려놓으려고 하는 거 싫어.”내가 지금까지 성현에게 너무 맞춰서 살았다. 그래서 성현이 한 번도 이렇게 반박을 당한 적이 없어서 화가 났지만 다시 한번 참았다.“주현영,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어? 나도 무릎이라도 꿇을까?”예전의 나였다면 성현이 날 적처럼 대하면 상처를 받았을 텐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 나랑 친구가 동시에 결혼을 포기하다   제5화

    예지가 욕을 하자, 진영은 연약한 척하며 존재감을 뽐냈다.“예지야, 너랑 현영이 사이좋은 거 아는데, 이렇게 성현 대하는 건 아니지 않아? 현영이 결혼식에 안 와서 우리가 올 수밖에 없는 거잖아! 다 생각해서 그러는 거라고!”“그리고 현영이 성현한테 보여주려고 이렇게 심한 수법을 썼을 줄 우리도 몰랐잖아!”진영이 연기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척했다.예지는 진영이 모든 탓을 나한테로 돌리자,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 앞으로 걸어가더니 진영의 뺨을 세게 때렸다.“넌 다른 사람이 버린 걸 좋아하네, 나랑 현영은 가지고 싶지 않아! 너희 세 명이 평생 잘살아! 우리한테서 멀리 떨어져!”진영이 소리를 지르며 울려고 했다.“예지! 너 왜 그렇게 마음대로 사람 때리고 그래? 수혁 여자 친구로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거 아니야? 이러면 다른 사람들이 수혁이 뭐라고 생각하겠어?”“그날은 내가 정말 아파서, 수혁이랑 성현이는 나랑 어렸을 때부터 친구라 와서 돌봐준 거야! 정말 기분이 나빴다면 내가 무릎이라도 꿇을게. 화가 풀리면 이렇게 충동적이진 않을 거야!”진영이 꿇으려고 했는데, 성현이 막지 않았다.진영이 이상하다는 듯이 성현을 바라봤고, 성현은 예지가 사 온 물건에 정신이 팔렸다.그것은 사탕이었다.지금까지 성현의 옷, 음식, 집까지 다 내가 챙겨주고 정리해 줬었다. 나는 예비 아내라면 이렇게 해야 하는 줄 알았다.성현은 일이 바빠 아침 일찍 나갔다가 저녁 늦게 들어왔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나는 항상 성현의 가방에 사탕을 넣어주곤 했었다.내가 전에 성현에게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 아픈 것이라고 했었다.나는 아픈 것을 엄청나게 무서워하는 사람인데, 어렸을 때 작은 병에 끊임없이 걸려 자주 링거를 맞고 약을 먹었었다.그럴 때마다 내가 울면 엄마가 내 입에 사탕을 넣어주었는데, 이 사탕이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그때 성현이 이 말을 듣고 귀찮아했지만, 사탕은 받아 넣었다.그리고 후에 내가 칼에 손이 베였을 때, 성현은 내가 눈물을 참는 모습

  • 나랑 친구가 동시에 결혼을 포기하다   제4화

    나는 깜짝 놀랐다. 입안에서 피 맛이 났고 귀에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진영이 소리를 지르며 성현의 손을 잡았다.“성현아, 너 왜 그러는 거야? 현영이 연기를 한다고 해도 네가 평소에 너무 신경 안 써서 그런 거 아니야? 우리 오기 전에 와서 현영이랑 잘 얘기하기로 했잖아.”진영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성현도 점차 진정됐다.그러나 날 바라보는 성현의 눈에는 미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주현영, 넌 언제 진영 보고 좀 배울래! 네가 이렇게 질투할 때 진영은 네 마음을 헤아려 주고 널 위해 말도 해주잖아! 네가 전에 꾀병 부리면서 진영이 탓하려고 했잖아! 안 부끄러워?”나는 천천히 입가에 흘러나온 피를 닦고 성현을 바라보았다.“조성현, 내가 정말 차 사고가 났는지 네가 나가서 병원 기록 보면 알 거야, 아니면 간호사에게 물어보던가! 넌 입이 없어, 아니면 머리가 없어서 이렇게 여기서 미친 짓을 하는 거야?”성현이 차갑게 웃었다.“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몰라서 그래? 이번에는 배우들까지 찾아서 연기하잖아. 너 정말 대단해!”우리가 싸우고 있을 때, 의사가 방으로 들어왔고 놀라 물었다.“선배, 왜 여기 계세요?”성현은 후배를 만나 인사를 했다.의사의 눈이 세 사람을 훑더니 무슨 사이인지 알고 바로 말을 꺼냈다.“선배랑 아내분이 이분 친구죠? 병문안 온 거예요?”“이분 진짜 상황이 안 좋아요. 차에 두, 세 번 깔려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내장에 출혈이 생기고 머리뼈도 끊어져서 제때 이송이 안 됐다면 위험했을 겁니다.”성현의 동공이 흔들리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날 바라봤다.“주현영, 너 진짜...!”의사가 이어서 말했다.“맞아요, 선배, 선배가 좀 봐주시겠어요? 환자분 잘 치료하지 않으면 앞으로 생활에 영향이 있을 거예요.”의사의 말에 성현이 주먹을 꽉 쥐었다.옆에 있던 진영이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을 보고 급히 성현의 팔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성현아, 우리 의사 선생님이랑 좀 얘기해 보자. 현영을 위해 마음 좀 써야

  • 나랑 친구가 동시에 결혼을 포기하다   제3화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성현이 차갑게 웃었다.“주현영, 너 지금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구나? 나보고 너 달래달라고 이런 거짓말까지 하는 거야?”나는 눈을 질끈 감고 헛웃음을 지었다.마지막이 이런 결말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가 어떤 일을 당해도 상현의 눈에는 진영의 머리카락 한 가닥이 끊어지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조금의 기대를 한 내 잘못이다.갑자기 속이 울렁거려 나는 침대 옆에서 구토했다. 성현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얘기했다.“너 결혼하기 싫으면 혼자 그러던가, 왜 수혁이 여자 친구까지 끌어들여? 오늘 양측 부모님 만나 결혼 날짜 잡으려 했는데, 안 왔다잖아!”“너 혼자 우리 사이 관계 처리 잘 못 하면서 왜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여? 자기 목숨으로 장난치는 건 어디서 배웠어? 주현영, 너 진짜 너무하다는 생각 안 들어? 이번에 너 달래주면 다음에는 또 어쩔 건데? 자해라도 하게?”‘그래, 무슨 일이 일어나도 조성현은 다 내가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하는 자작극이라 생각해.’작년에 파티가 있을 때, 진영이 내가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을 먹게 해서 그때 열이 펄펄 끓어 죽을 뻔했다.그러나 성현은 여전히 당당하다는 듯이 차갑게 얘기했다.“주현영, 너 너무 역겨워.”“너 우리 조씨 집안에 들어오고 싶다며? 우리 엄마, 아빠 꼬드겨서 결혼 승낙도 받아냈으면서 왜 이렇게 연기하는 거야?”성현의 마음속에 나는 이렇게 자기를 상처 주는 방식으로 성현과 진영의 사이를 갈라놓는 악독한 여자였다.전에 성현이 이런 말을 하면 난 힘껏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냥 너무 힘들었다.우리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말 한마디조차 하기 힘들었다.나는 담담하게 말했다.“조성현, 나 이 결혼 안 할 거니까 몸이 좀 회복되면 직접 너희 부모님께 얘기할게. 오늘 결혼식에 안 갈 거야.”말을 마치고 나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나 잠시 후 성현이 정말 찾아왔다.성현은 내가 정말 병실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눈썹을 찌푸렸

  • 나랑 친구가 동시에 결혼을 포기하다   제2화

    예지는 방금 있었던 일을 잊어버리기 위해 텔레비전을 켰다.우리 둘은 간식을 먹으며 예능을 봤다.“이 사람 좀 못생겼는데? 딱 봐도 코미디언이네.”“대본이 있는 게 너무 잘 알리는데?”그러나 곧이어 우리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스크린에, 연예계에서 엄청 유명한 수혁이 나온 것이다.예지는 표정이 굳어 재빨리 채널을 돌리려고 했다. 그러나 들려오는 수혁의 목소리에 예지는 행동을 멈췄다.수혁은 애정이 가득 찬 눈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며 얘기했다.“제가 가장 아쉬움이 남는 일은 그때 한 여자애의 고백을...!”옆에 있던 사람들이 앞다투어 물어보는 소리에 예지의 손이 점차 굳어졌다.나는 예지를 위로하려고 예지의 어깨를 토닥였지만, 마음이 좋지 않았다.수혁과 예지가 결혼을 약속했지만, 수혁은 외부에 공개하려 하지 않았다.수혁은 그저 공개하면 연예계 생활을 하는 데 불리하다고 했다. 그러나 수혁의 집안을 보면 그가 연예계에서 일하는 것을 그저 심심풀이에 불과했다.예지가 조금만 많이 말하면 수혁은 화를 냈고 예지가 자기를 이해해 주지 않는다고, 일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했다.그러나 수혁이 매번 나쁜 일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 예지가 잠도 안 자고 수혁을 위해 악플러들과 싸웠다.수혁의 새 드라마가 나오면 예지가 그를 위해 홍보했다.예지가 전에 수혁이 연예계에 들어오는 것이 꿈이라고 했었다. 그래서 예지는 최선을 다해 수혁이 유명해지게 만들고 싶었다.그러나 수혁의 눈에 예지가 한 모든 것이 자신을 곁에 두려는 수단인 줄 안다.수혁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은 본인, 상현, 이하진과 최진영뿐이라고 생각했다.내가 예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자, 예지가 억지로 웃어 보였다.“나 괜찮아, 현영아, 우리 이미 결혼 취소하기로 했잖아.”“이젠 양측 부모님에게 알리기만 하면 이 일은 끝난 거야. 그럼, 우린 자유야.”나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저녁에 나는 성현에게서 온 전화를 받았다.성현은 기분이 나쁜 듯 말했다.“주

  • 나랑 친구가 동시에 결혼을 포기하다   제1화

    일주일 동안 나타나지 않던 예비 남편 조성현에게서 드디어 전화가 왔다.성현에게서 온 전화를 받자마자, 성현은 무턱대고 질의하기 시작했다.“주현영,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양쪽 집안에서 이미 예식장이랑 시간도 다 정해 놨는데, 그걸 취소하겠다니?”내가 대답하려고 했는데, 상현이 끊임없이 말해 대답할 수 없었다.“내가 너한테 몇 번을 얘기했어. 진영이 몸이 안 좋아서 감기 한번 걸려도 위급한 상황이 생긴다고. 내가 진영이 옆에 꼭 있어야 해, 그래야 위급한 상황을 막을 수 있어. 넌 왜 그렇게 질투가 많아서 사람 목숨도 생각 안 해?”‘목숨...!’나는 웃음이 났다.어제저녁 내가 혼자 결혼식 준비를 하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던 화물차에 치였었다.그때 나는 정신을 잃기 전에 온 힘을 다해 성현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았다. 심지어 두 번 거절했다.내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피로 가득 찬 핸드폰 화면에 그제야 메시지가 도착했다.성현은 짜증이 난다는 듯이 메시지를 보냈다.[무슨 일이야! 빨리 얘기해!]내가 바로 답장하지 않자, 성현이 곧바로 또 메시지를 보내왔다.[무슨 일이냐니까? 왜 하필 내가 진영을 위로하고 있을 때 통화를 보내는 거야? 진영이 기분 안 좋으면 위험한 거 몰라?]내가 정신을 차리기 전과 후로 성현은 계속 날 탓했다.급하게 들어오던 김예지가 내 핸드폰을 뺏었다.“조성현, 너 미쳤어? 어제 현영이 교통사고 나서 차에 두 번이나 깔렸다고! 병원에 곧바로 이송되지 않았으면 죽었을지도 몰라! 넌 감기랑 차 사고가 어느 게 심한지 몰라?”이 말을 들은 성현이 콧방귀를 꼈다.“넌 지금 의사 앞에서 이런 거짓말을 해? 김예지, 너 너희 둘 머리를 너무 과대평가한 거 아니야?”말을 마친 성현은 그대로 통화를 끊어버렸다.성현이 전화를 끊자, 예지는 화가 나 주먹을 꽉 쥐었다.내가 예지를 진정하라고 하려고 했는데, 곧이어 예지의 핸드폰이 울렸다.예지의 예비 남편이자, 성현의 친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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