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의 말을 듣고 유가휘는 즉시 정신을 차렸다. 그는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흥분으로 몸을 살짝 떨며, 감격스러운 듯 외쳤다. "은 비서, 무슨 말씀을! 은 비서님께서 저희 집에서 묵으시는 건 이미 정해진 일이 아닙니까? 원하신다면 언제까지라도 머무르셔도 됩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회장님께서는 정말 예의가 바르시군요." 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고개를 돌려 여전히 충격과 혼란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미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미경 씨, 난 당신 차를 타고 가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유미경은 조금 전의 상황을 아직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듯 약간 멍한 상태였다.그러자 이를 본 유가휘가 재빨리 말했다. "미경아! 은 비서님께서 너에게 말씀하고 계시잖아! 왜 대답을 안 해?"그제야 정신을 차린 유미경은 다소 당황한 듯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괜찮아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성도민을 향해 말했다. "성도민 씨, 난 먼저 가죠. 이곳을 맡길 테니 알아서 처리해줘요."성도민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네, 선생님. 마무리 작업을 철저히 하도록 하겠습니다."시후는 다시 홍원산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홍원산 씨, 이제 갈 텐데.. 떠나기 전에 무언가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무릎을 꿇고 있던 홍원산은 황급히 땅에 머리를 조아리며 공손하게 외쳤다. "안녕히 가십시오 선생님!”시후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게 아니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까 말해줬을 텐데?"홍원산은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즉시 개처럼 몇 번 짖어 댔다. "멍.... 멍멍...."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홍원산 씨, 역시 눈치가 빠르군. 당신이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온 건 결코 우연이 아니야."그때까지 계속 무릎을 꿇고 있던 임 사범이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선생님.... 감히 부탁드립니다. 저를 다시 블랙 드래곤에 받아주십시오....! 앞으로는 블랙 드래곤을 위해 목숨을
‘예를 들어, 과거에 홍콩에서 절대적인 부호였고 대단한 재벌가도 여전히 누군가 감히 그들의 장남을 납치하려 했던 적이 있었지! 그러니 나도 마찬가지야! 지금 난 거의 홍콩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이 되었지만, 여전히 홍원산 같은 자를 상대할 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 했어. 만약 홍원산이 나랑 끝까지 싸우려 들었다면, 난 겁에 질려 바짓가랑이를 적셨겠지. 결국 사람을 시켜 중재하도록 요청하거나, 돈을 줘서 문제를 덮는 수밖에 없겠지. 오늘 내가 처음 왔을 때처럼, 이를 악물고 홍원산에게 돈을 주겠다고 약속해야만 딸을 데리고 갈 수 있었던 것처럼... 하지만... 분명 내 딸을 건든 게 그 놈의 손자였는데도, 오히려 내가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고! 이게 바로 돈은 있어도 힘이 없는 가장 큰 단점이지! 만약 내가 은시후 비서 같은 든든한 뒷배를 둘 수 있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지겠지! 은 비서가 어떤 존재인가? 그는 블랙 드래곤의 진정한 주인이야! 만약 그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더 나아가 그를 미경이의 남자친구로 만들 수 있다면, 난 홍콩에서 완전히 강력한 존재가 될 수 있지 않겠어?! 아니, 홍콩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말이야!’ 이 생각에 이르자, 유가휘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LP 클럽 입구에는 유미경의 테슬라 외에도 몇 대의 롤스로이스가 서 있었다. 그 중 두 대는 유가휘와 그의 수행원들의 차량이었다. 그의 수행원들은 여전히 차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유가휘가 나오자, 수행원들은 즉시 공손하게 인사했다. "회장님, 아가씨!"그런데 갑자기 유가휘는 얼굴을 바꾸며 노발대발했다. "이 놈들아! 왜 은 비서님께 인사를 안 드리는 거야?!"그러자 수행원들은 깜짝 놀라 황급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비서님, 안녕하십니까....!"시후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지만, 예의상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했다.그때 유가휘는 한껏 아첨하는 표정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미경이의 차를 타고 가시기로 했으니, 저는 방해
"나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운전하면서 태연하게 말했다. "말했잖아요, 내 이름은 은시후, 29살, 한국에서 왔다고요."유미경은 계속해서 물었다. "당신, TS Shipping의 비서가 아니었나요? 단순히 당신이 TS Shipping의 비서일 뿐이라면, 도대체 왜 블랙 드래곤 전체가 당신의 것이죠?"시후는 앞을 바라보며 차량을 좌회전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블랙 드래곤은 내가 창설한 것도 아니고, 내가 돈을 주고 인수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블랙 드래곤의 리더인 성도민 씨가 내게 은혜를 입었기 때문에, 그가 자발적으로 블랙 드래곤 전체를 나에게 충성하도록 한 것일 뿐이죠." 그렇게 말하며 시후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이어갔다. "그리고 TS Shipping의 비서 자리도 단순히 우정 때문에 맡고 있는 것뿐입니다. 당신네 집도 해운업에 종사하고 있으니, 아버지에게 들었을 수도 있겠네요. TS Shipping은 무장 호위 부문에서 블랙 드래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요. 그래서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해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그 연결 고리를 만들어 준 게 바로 나예요."유미경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성도민은 블랙 드래곤의 리더로서 인력도 많고, 돈도 많을 텐데, 어떻게 당신에게 은혜를 입었다는 거죠?"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건 좀 자세히 말하기 어려운 내용이네요. 하지만 사실이 그렇습니다."유미경은 다시 질문했다. "그럼 홍콩에는 대체 왜 온 거죠? 난 당신처럼 대단한 배경을 가진 사람이 단순히 우리 아빠와 사업 계약을 논의하려고 직접 홍콩까지 왔다는 사실은 믿을 수 없어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에 말했잖아요? 정의를 실현하러 왔다고요."유미경은 다시 추궁했다. "대체 무슨 일이길래, 당신이 직접 나서서 해야 하는 거죠?"시후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상대는 생전 내 아버지의 친구였습니다. 그분이 부당한 일을 겪고 있어서, 그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온 거죠." 그렇게 말하면서 시후는
이때, 유미경은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정의를 실행하러 왔다면서요. 그런데 왜 우리 아버지와 접촉한 거죠? 그렇다면 당신이 말하는 협상이라는 것이 거짓일 수밖에 없지 않나요?"시후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협력에 대한 이야기가 꼭 거짓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TS Shipping은 빠르게 확장하고 있기 때문에 수송력을 높일 필요가 있으니까요. 당신 아버지의 회사가 비록 어느 정도 일정한 수송력이 있기는 하지만, 그 능력을 100% 수익으로 전환하지는 못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서로 협력을 한다면 서로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윈-윈 전략이 되겠죠."유미경은 잠시 망설이더니 다시 물었다. "그럼 당신이 주관하는 그 ‘정의’라는 것이 우리 아버지와 관련이 있나요?"시후는 그녀를 속이고 싶지 않았기에 솔직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건 지금 당장은 말해 줄 수 없어요."유미경은 뭔가 눈치챈 듯한 표정을 지으며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은시후 씨, 우리가 비록 만난 지 얼마 안 됐고, 나는 당신 앞에서 아무런 힘도 없는 하찮은 존재이겠지만.. 그래도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요. 만약 그 정의가 제 아버지와 관련이 있다면, 제발 너무 힘들게 만들지 말아 주세요...."시후는 그녀의 애절한 눈빛을 보며 가슴 한쪽이 저릿해졌다. 그러더니 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사실은 아버지를 많이 아끼고 있죠?""네...." 유미경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아버지가 엄마에게 잘못한 건 사실이지만, 우리 자매한테는 정말 최선을 다하셨어요. 그저.... 너무 자존심이 강한 성격이라, 자식들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죠. 그래서 오히려 행동으로, 혹은 물질적으로 보상하려는 노력하세요. 저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이런 모습을 계속 봐왔어요...." 이렇게 말하던 유미경의 눈가가 점점 붉어졌고, 그녀는 나지막이 말했다. "하지만 저 역시도 아버지랑 비슷한 성격이라서.. 나도 아버지 앞에서 내가
유미경은 시후의 말에 속으로 불안한 감정이 더욱 강하게 일었다. 하지만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편안한 척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좋아요, 그럼 내일 밤에 가요." 이 말을 끝내고 나서, 그녀는 갑자기 시후와 더 이상 얘기할 거리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전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묻지 못할 것 같았고, 지금은 또 그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사실 그녀는 시후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예를 들어, 그는 한국 어느 지역 출신인지? 결혼은 했는지, 아니면 여자친구가 있는지. 또는 그에게 홍콩에 좀 더 오래 있을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었다. 왜냐하면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지 않았던 많은 곳들을 시후와 함께 가보고, 둘러보고,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들 중에 그녀가 입 밖에 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먼저 시후에게 이런 질문들을 하는 것이 두려웠고, 그 다음으로는 시후의 대답을 듣는 것이 더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 안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홍콩은 비가 자주 오는데, 길을 가는 도중에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후를 살짝 흘깃거리며 보던 유미경은 이제 차창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약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시후는 그녀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무슨 생각하고 있어요?""네?" 유미경은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부드럽게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미소 짓고는 속삭였다. "별 거 아니에요. 그냥 비가 내리는 걸 보고 있었어요."시후는 호기심이 생겨서 말했다. "비가 뭐가 좋다고요?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건가요?"유미경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좋아하지 않아요. 비 오는 날은 싫어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홍콩은 비가 많이 오는데, 당신처럼 비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불편하겠네요.""맞아요." 유미경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씁쓸하게 웃었다. "비 오는 날 나쁜 일이 많이 생기고 사람들이 더 우울해져서, 결국 비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거죠."
시후는 호기심을 가지며 물었다. "그 골목은 언제 매입한 것이죠?"유미경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10년 정도 됐을 거예요. 아버지가 결혼한 해에 매입하셨으니까요."시후는 다시 물었다. "살 때 가격이 얼마였는지 알아요?""기억이 안 나요..." 유미경은 조금 어색하게 말했다. "사실 저는 그런 쪽에 별로 민감하지 않아서요. 게다가 당시에 저는 나이가 어렸고, 그냥 그 골목만 간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버지께 사달라고 부탁드렸죠. 그래서 정확히 얼마였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시후는 다시 물었다. "그럼 어떻게 매달 20만 홍콩달러의 적자가 있다는 걸 알고 있죠?""매니저가 알려줬어요." 유미경은 대답했다. "제가 미성년자일 때, 아버지께서 그 골목에 사람을 두고 운영을 맡기셨어요. 그리고 제가 성인이 되면서부터 맡아서 관리하게 되었는데, 사실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일단은 가게들이 계속 평소와 같이 운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임대료는 올리지 않으려고 했어요. 또, 골목은 대부분 더럽고, 특히 쓰레기나 쥐, 바퀴벌레가 많잖아요. 그래서 청소 담당자를 배치해서 매일 골목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치우고, 쥐와 바퀴벌레를 잡는 일을 하도록 요청했어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다시 말했다. "아, 그런데 예전에는 이렇게 많은 적자가 나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적자가 많아진 이유는 인건비가 계속 올라서 그렇죠. 청소 담당자가 한 달에 만 홍콩달러 이상을 받으니까, 적자가 점점 더 늘어난 거예요.. 처음에는 몇 만 달러였는데, 지금은 20만 달러 가까이 늘어나게 된 거죠." 말을 마친 후, 유미경은 살짝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사업을 하면, 좀 실패한 것 같죠?"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 작은 골목이 그렇게 번화한 곳에 있고, 그렇게 잘 관리되고 있으면, 아마 땅 값도 많이 올랐을 거예요. 아마 몇 배는 올랐겠죠. 그리고 말한 적자는 사실 수익에 비하면 아무것도
"한국으로 간다고요?" 시후는 조금 놀란 표정으로 유미경을 바라보며 물었다. "홍콩을 떠나는 걸 원하지 않았던 거 아닌가요?"유미경은 살짝 어색하게 말했다. "그건 이전의 이야기죠... 그때는 공부 중이라 홍콩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취업을 고려한다면, 외국에서의 발전 가능성이 더 클 것 같아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만약 미경 씨가 한국에 오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졸업 후에 한국에 가서 좀 돌아다녀 보세요. 그런 다음 좋아하는 도시를 골라서 그곳에서 개발을 시도할 수 있을 거예요. 학력도 높고, 가정 형편도 좋으니, 어디를 가도 크게 힘들지는 않을 겁니다."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후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그러나 어디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어 물어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그때, 빗줄기가 점점 더 강해졌다.유미경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며 푸시 알림이 떴다.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기상청에서 오늘 밤 폭우가 온다고 하네요.""폭우라..."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오늘 밤 100명 넘는 홍문의 조직원들이 폭우 속에서 배를 타겠군요."한편, LP 클럽에서는 100명이 넘는 홍문 조직원들이 블랙 드래곤의 감시 아래에 클럽을 떠나 항구로 향하고 있었다. 블랙 드래곤의 새로운 기지 건설에는 많은 노동자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 체력이 좋은 조폭들이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되었다. 게다가 블랙 드래곤의 경우 이런 노동자가 300~500명이라도 부족했기에 인원이 더 많으면 많을 수록 좋았다. 홍원산은 자신의 부하들이 차례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전혀 슬퍼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속으로 강한 안도감을 느꼈다. ‘그 은시후라는 청년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다행히 나는 살아남았고, 시리아로 가서 고생하지 않아도 되고, 여전히 홍문에서 두목으로 있을 수 있겠어... 앞으로는 눈에 띄지
하지만 뜻밖에도 홍원산은 그를 철저히 피하려고만 했다. 장운추는 어쩔 수 없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속으로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그때, 옆에 있던 홍원산이 매우 불쾌한 듯 냉랭하게 말했다. "네가 할 일은 이미 끝났는데 왜 아직도 안 꺼지는 거야? 꼭 내 눈앞에서 거슬리게 서 있어야겠어?"장운추는 한숨을 쉬며 첸을 바라보고 공손하게 물었다. "실례지만... 저는 이제 가도 되겠습니까?"첸은 어깨에 걸쳐 있던 장소운을 그의 앞에 내던지며 차갑게 말했다. "아들을 데려가라."장운추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장소운을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이 망할 자식 때문에 그는 하루 만에 100억 달러의 재산을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때려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자비를 베푼 것이었다. 더군다나, 장운추는 아들을 다시 집으로 데려갈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장운추는 당장이라도 이 불효자식과 부자 관계를 끊고 싶었다. 마치 홍원산이 자신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처럼, 그 역시도 다시는 아들을 보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그는 홧김에 말했다. "이놈은 필요 없습니다! 그냥 길바닥에 버리십시오! 알아서 살든 죽든 내 알 바 아닙니다!"그러자 첸이 반문했다. "지금 나에게 명령하는 건가?"장운추는 급히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절대 그럴 리 없습니다!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그러자 첸은 차갑게 말했다. "네가 이놈을 정말 원한다면 데려가도록 해라. 원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시리아로 보내주겠다. 아무 말이 없으면 후자를 선택한 걸로 간주하겠다. 3초를 줄 테니 결정해. 3... 2... 1!"장운추가 아직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했는데, 첸은 이미 결정을 내리듯 말했다. "필요 없다고 했으니, 우리 블랙 드래곤이 데려가도록 하지."그러자 장운추는 깜짝 놀라,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으며 간절하게 애원했다.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제 아들입니다.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곧 안경을 쓴 지적인 중년 남성이 두 명의 젊은 여성을 데리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두 여성은 긴장한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조심스럽게 서 있었다. 양주성은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앉아 있던 유가휘를 발견하고는 반갑게 웃으며 말했다. "가휘! 내가 이번에 새로 계약한 신인 두 명을 소개해 줄게!"유가휘는 손을 흔들며 웃었다. "잠깐! 그보다 먼저 너에게 젊고 유망한 친구 한 명을 소개해 주지!" 그러면서 그는 공손하게 시후를 향해 말했다. "은 비서님, 괜찮으시다면 제가 당신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양주성은 처음에 사무실에 들어왔을 때 시후의 뒷모습만 보며 속으로 원래 사람이 이렇게 무례한 스타일인지 의아해했다. 손님이 들어왔으면 고개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살짝 불쾌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가휘가 그를 ‘비서님’이라고 부르며 극존대하는 것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그가 뭔가 대단한 인물이 분명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양주성은 즉시 얼굴에서 불쾌한 기색을 지우고, 유가휘 앞으로 다가가 공손한 태도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시후가 겨우 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젊은 청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더욱 깜짝 놀랐다. 그러자 양주성은 즉시 아부하듯 말했다. "아니, 아니, 은 비서님 이렇게 젊으신데 유능하기까지 하시다니! 정말 예상 밖입니다!"시후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양주성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양 대표님, 아직 저에 대해 아는 것도 없으면서 어째서 제가 유능하다고 단정 짓는 겁니까?"양주성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저는 가휘를 아주 잘 압니다. 가휘가 은 비서님을 손님으로 극진히 모신다는 것 만으로도, 분명히 보통 인물은 아니실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죠!"유가휘는 웃으며 양주성에게 시후를 소개했다. "주성이, 은 비서님은 TS Shipping의 회장 비서님이시네. 이번에 홍콩에 오신 것은 나와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서지."양주성은 그 말을 듣자 속으로 살짝 비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유가휘를 따라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흥미로운 점은, 사무실로 가는 길에 만난 직원들이 전부 같은 복장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성들이었다는 것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이 층에서는 남성 직원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이에 시후는 흥미로운 듯 물었다. "회장님, 어째서 직원들이 전부 여성입니까?"“보기 좋잖아요!” 유가휘는 웃으며 대답했다. "제 직원들은 대부분 승무원이나 미스 홍콩 출신들입니다. 키는 전부 175cm 이상이고, 나이는 28세 이하이지요. 나는 그녀들에게 급여를 두 배로 지급합니다. 하지만 특별한 역할을 맡길 필요는 없어요. 그저 이렇게 예쁘게 차려 입고 나에게 인사하고,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 충분하지요." 그러면서 그는 혹시라도 오해를 살까 봐 서둘러 덧붙였다. "은 비서님! 제가 말하는 '서비스' 라는 건 절대로 다른 의미가 아닙니다. 오로지 순수하고 정상적인, 건강한 서비스를 뜻합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오기 전에 회장님의 스타일에 대해 어느 정도 들었으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가휘는 살짝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하하,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오해를 많이 받아왔습니다. 은 비서님께서도 혹시 이상한 소문을 들으셨더라도 전부 믿지는 말아 주십시오.""네 알겠습니다." 시후는 가볍게 응답하며 그의 사무실 소파에 앉았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꿨다. "회장님,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TS Shipping과 어떻게 협력하고 싶으신 겁니까?"유가휘는 시후가 예상보다 빠르게 본론을 꺼내자 황급히 태도를 바꾸며 말했다. "아, 네! 은 비서님. 상수리에도 해운 회사가 하나 있긴 합니다만, 운영이 썩 잘되지 않아서 많은 운송력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TS Shipping과 깊이 협력하여 TS Shipping이 감당하지 못하는 물량을 우리 쪽에서 일부 맡고 싶습니다."시후는 차분하게 말했다. "그런 협력 자체는 당
시후의 질문을 듣고, 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은 비서님, 미경이의 가장 큰 문제는 말입니다.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시후는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당신이 먹자골목을 철거하는 것과 미경 씨가 연애를 안 해본 게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유가휘는 서둘러 대답했다. “보십시오. 미경이는 올해 벌써 24살입니다. 이제 곧 결혼을 생각할 나이이가 될 텐데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죠. 그러다 보니 감정적으로 늘 공허함을 느끼고, 그 심리로 인해 과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겁니다. 이제 24살이나 되었는데도 여전히 매일 먹자골목에 가서 밥을 먹고, 그곳의 상인들과 어울리는 걸 보면 알 수 있죠. 이건 그 녀석이 아직도 어머니를 추억하는 감정적 공허함을 채우고 있다는 겁니다." 유가휘는 시후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좋은 해결책은, 그 녀석이 빨리 성숙해지고,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한 번 사랑에 빠지면, 감정적 공백은 사랑하는 남자가 대신 채워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먹자골목도 더 이상 그 녀석에게 그렇게 중요한 장소가 아니게 될 겁니다."시후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회장님, 미경 씨의 말에 따르면, 이 먹자골목은 원래 당신이 그녀에게 선물한 거라고 하던데요? 그러니 엄밀히 따지면 미경 씨의 소유라는 건데, 철거와 재개발은 당연히 그녀의 동의를 먼저 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유가휘는 시후가 유미경을 옹호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하지만 그는 전혀 불쾌해하지 않고, 오히려 속으로 무척 기뻐했다. 그래서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한 태도로 약속했다. "은 비서님, 안심하십시오. 이 문제는 반드시 미경이의 동의를 얻고 진행할 것입니다. 게다가 저는 당장 철거하고 재건축할 생각도 없습니다. 최선은 그녀가 자신의 반려자를 만나고, 가정을 꾸린 후에 그 아이의 의견을 다시 묻는 것이죠." 그러면서 유가휘는 일부러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유가휘는 센트럴 지구에 두 개의 오피스 빌딩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그 가치는 200억 홍콩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유가휘의 모든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그는 센트럴 지구의 진정한 보스라고 하기엔 부족했다. 실제로 센트럴을 지배하는 대부는 이미 홍콩을 떠난 Lii 그룹이었다. Lii 그룹이 소유한 센트럴 센터 건물 한 채의 가치만 해도 400억 홍콩달러에 육박했다.차량이 센트럴로 들어서자, 유가휘는 자랑스럽게 시후에게 소개했다. "은 비서님, 여기가 바로 센트럴 지구입니다. 홍콩의 금융 중심지라고 할 수 있지요. 은 비서님께서는 오랜만에 홍콩에 오셨으니, 잘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여기 센트럴 지구의 부동산 가격이야말로 진정한 ‘금싸라기 땅’ 입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이곳에 있는 A급 오피스 빌딩의 임대료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싸지요. 뉴욕의 그 유명한 맨해튼보다 무려 60%나 더 비싸거든요. 여기에 회사를 둘 수 있는 기업들은 예외 없이 세계 500대급 기업뿐입니다."시후가 호기심을 보이며 물었다. "회장님도 이곳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계시겠죠?"유가휘는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하죠!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원래부터 터무니없이 비싼데, 특히 센트럴 지구에서는 A급 오피스 빌딩이 평방 피트 당 2~3만 홍콩달러 수준입니다. 참고로, 11 평방 피트가 중국의 1㎡로 환산되니, 결국 이곳은 ㎡당 30만 홍콩달러 이상인 셈이죠." 그러면서 그는 길가에 있는 한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올해 초, 저 건물에서 260㎡짜리 부동산 하나가 거래됐는데, 가격이 1억 2천만 홍콩달러나 되더군요."시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260㎡짜리 부동산이 그 정도 가격이라면, 회장님께서 이곳에 보유한 자산 가치는 이미 오래전에 100억 홍콩달러를 훌쩍 넘었겠군요?"유가휘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보유한 두 개의 오피스 빌딩을 합치면, 현재 가치가 대략 140억 홍콩달러 정도 됩니다."시후는 다시 물었다.
그 순간, 시후는 유가휘의 얼굴에서 마치 해방감을 느끼는 일종의 홀가분한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곧바로 유가휘에게 물었다. "회장님, 무척 기분이 좋아 보이시는데요? 오늘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있습니까?"유가휘는 손을 흔들며 웃으며 말했다. "하하, 은 비서님과의 협력 외에는 다 별 것 아닌 일이죠! 말할 가치가 없습니다!"시후는 굳이 더 깊이 파고들지 않고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어젯밤에는 폭우가 쏟아졌는데, 오늘은 화창한 날씨네요.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맞습니다, 맞아요!" 유가휘는 즐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아침 특별히 우현당의 우 대사님께 연락하여 점을 좀 봐 달라고 했는데, 저에게 ‘상서로운 기운이 온다’고 하셨습니다. 큰 행운이 올 거라네요!""우현당의 우 대사?" 시후는 다소 놀란 듯 물었다. "그 우 대사께서는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혹시 예전에 그 ‘우은찬’이라는 분과 뭔가 관계가 있나요?"유가휘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은 비서님도 우은찬 대사님의 명성을 들어 보셨습니까?"시후는 살짝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우은찬을 모를 리가 있나. 내가 벼락으로 그를 재가 되도록 만들었는데.’ 하지만 이런 말을 할 수 없는 노릇이니, 시후는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은찬 대사님은 아주 유명한 도술 대가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뵌 적은 없네요."유가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우 대사님은 예전에 홍콩에서 유명한 도술 대가셨습니다. 홍콩의 부호들과 연예인들이 그 분이 지내던 집을 자주 드나들었죠. 그래서 저도 그분과 개인적으로 꽤 친했습니다."시후는 호기심이 생겨 다시 물었다. "그럼 지금 그 우 대사님은 어디에 계시죠?"유가휘는 말했다. "작년부터 우 대사님은 보물을 찾아 돌아다니고 계십니다. 얼마 전 우현당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를, 우 대사님께서는 ‘신선의 동굴’을 찾으셨고, 그곳에서 폐관 수련에 들어가셨다고 하
방가흔은 옆에서 웃으며 맞장구 쳤다. “아이참, 여보.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네요! 은 비서님도 평일에는 한국에서 할 일이 많겠지만, 주말에는 푹 쉬기도 하셔야죠. 아니면 차라리 당신이 옆에 있는 G7 그룹의 저택을 사서 빨리 리모델링한 뒤에 은 비서님께 선물하는 게 어때요? 그러면 매 주말마다 비행기를 보내고 홍콩에서 휴가를 즐기시도록 하면 되잖아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의 호의는 정말 감사하지만, 이건 저보다 윗분들께 더 어울리는 이야기인 것 같네요.” 그러면서 시후는 화제를 돌려 유가휘에게 말했다. “회장님, 잠시 후에 회사에서 이야기를 좀 나눌 수 있을까요?”“그럼요 문제없죠!” 유가휘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바로 차량을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방가흔이 옆에서 물었다. “여보, 은 비서님과 점심 먹으러 다시 올 건가요? 미리 점심 준비해 놓을까요?”유가휘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냐, 돌아오지 않을 거야. 점심엔 은 비서님을 ‘룽킹힌’에 모시고 가서 정통 홍콩 요리를 맛 보여드릴 거라.”방가흔이 재빨리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미리 룽킨힌에 가서 준비해 둘까요?”“좋지.” 유가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그럼 미리 준비해 둬. 나중에 미경이도 불러서 같이 가자고 해주고.”“알겠어요.” 방가흔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미경이에게 연락할게요. 당신과 은 비서님은 업무에 집중하면 될 거예요.”유가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기사가 차를 몰고 왔고, 그는 방가흔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여보, 그럼 우리 먼저 가볼게. 필요한 일 있으면 전화해.”방가흔은 웃으며 말했다. “오후나 저녁에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해요. 오늘 일정은 전부 비워 놨으니까요.”“알겠어.” 유가휘는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당신이 제일 현명해.”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은 비서님, 가실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유가휘와 함께 롤스로이스 뒷좌석에 올랐다. 차가
시후는 시훈도를 한 바퀴 돌면서, 이곳이 지리적으로 정말 뛰어난 위치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땅값이 비싼 홍콩에서 시훈도는 전혀 좁은 느낌이 없었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들어선 저택들도 밀집도가 높지 않았다. 그래서 각각의 저택들은 모두 독립된 문과 정원을 갖춘 대저택이었으며, 따뜻하고 습한 남방 기후 덕분에 이곳의 생활은 조용할 뿐만 아니라 편안하기도 할 것 같았다.시후는 유미경이 말한 G7 그룹의 저택도 발견했다. 그곳의 대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한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듯했다. 비록 외벽은 다소 낡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매우 웅장했다.시후는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본 후 유가휘의 저택으로 돌아왔다. 마침 유미경이 저택에서 나오던 참이었고, 그녀는 시후를 보자 살짝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은시후 씨, 잘 둘러보셨어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네, 괜찮았어요. 그런데 지금 나가시려는 건가요?”“네.” 유미경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 일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아버지 회사에서 뵙도록 할게요.”“좋아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지만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먼저 본인 일에 집중하세요.”“알겠습니다, 은시후 씨. 그럼 먼저 가볼게요.”시후는 “운전 조심하세요.”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시후는 유미경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바라본 후, 천천히 저택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러자 유가휘가 시후를 보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반갑게 말했다. “은 비서님! 방금 미경이에게 들었는데, 시훈도에서 부동산을 알아보고 계신다면서요?”시후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아니요 아니요, 그냥 둘러봤을 뿐입니다.”그러자 유가휘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은 비서님! 시훈도는 정말 최고의 장소입니다. 혹시 이곳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제가 한 채 선물해 드리겠습니다!”시후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공짜로 받는 것은 도리가 아니지요. 그런 비싼 선물을 받을 순 없습니다.”유가휘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은
그녀는 다소 놀란 듯이 시후에게 물었다. “은시후 씨, 이렇게 아침 일찍 어디 가시려고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냥 밖에 좀 나가서 걸으려고요. 그리고 시훈도에 고급 주택이 얼마나 많은지도 한번 보려고 합니다.”유미경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설마 시훈도에 집을 사시려는 건 아니죠?”시후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설령 산다고 해도 제가 사는 건 아니겠죠.”유미경은 시후의 말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가 시훈도에 관심이 있는 듯하여 내심 기뻤다. 그녀는 얼른 말을 이었다. “은시후 씨 여기 집에 관심 있으시면 제가 소개해 드릴 수도 있어요. 우리 바로 옆집이 지금 매물로 나와 있는데, 홍콩 G7 그룹의 소유죠.”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그냥 한 번 돌아다니면서 둘러볼게요.”유미경은 서둘러 물었다. “제가 같이 가 드릴까요?”“괜찮아요.” 시후가 말했다. “조금 있다가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러던 중, 시후는 유미경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걸 눈치채고는 호기심에 물었다. “미경,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잔 건가요?”유미경은 순간 당황하여 머리를 정리하며 얼버무렸다. “그게.... 어제 밤새도록 비가 내려서.... 잠을 잘 못 잤어요....”시후는 별다른 의심 없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안색이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하루 종일 침사추이에서 일하려면 체력이 버티지 못할 것 같아요.” 그러면서 시후는 그녀 앞으로 다가가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 손을 나에게 줘요.”유미경은 시후가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얼굴을 붉히며 조용히 오른손을 내밀었다.시후는 그녀의 엄지와 검지 사이 부위를 손끝으로 몇 번 꾹꾹 눌러주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이 부분에는 중요한 혈자리가 많아요. 이곳을 제대로 마사지하면 온종일 활력이 넘칠 수 있죠.” 이렇게 말하는 사이, 눈에 보이지 않는 한 줄기 영기가 유미경의 몸속으로 은밀하게 스며
시후는 유미경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갔다. 유미경은 시후를 두 개의 방문이 마주 보고 있는 중앙으로 안내한 후, 오른쪽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은시후 씨, 여기서 쉬시면 됩니다. 이곳은 약 80m2 정도 되는 스위트 룸으로, 거실과 침실, 그리고 욕실이 별도로 갖춰져 있어요." 그러면서 유미경은 방문을 열고 시후를 안으로 안내했다.문을 열고 들어서자 약 30제곱미터쯤 되는 거실이 나타났는데, 상당히 화려했고, 가구와 가전제품 또한 모두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유미경은 시후에게 다정하게 설명했다. "여기를 호텔처럼 편하게 이용하시면 돼요. 필요하신 게 있으면 언제든지 가정부들에게 전화하시면 바로 도와드릴 거고요. 그리고 제 방은 바로 맞은편이니까, 필요하면 저를 찾으셔도 돼요."시후는 감사의 뜻을 전하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미경 씨. 고마워요."유미경은 살짝 수줍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시후 씨, 시간이 늦었으니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요. 푹 쉬세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네, 미경 씨도 편히 쉬세요."그러자 유미경은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시후 씨, 제 이름을 굳이 '미경 씨'라고 부르지 않으셔도 돼요. 그냥 '미경'이라고 불러 주세요.""그럴까요?" 시후는 조금 놀란 듯했지만 곧바로 수락하며 말했다. "그럼 앞으로 우리 서로 이름만 부르도록 하죠. '씨' 같은 호칭은 빼고요."유미경은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조용히 말했다. "은시후 씨가 저를 '미경'이라고 부르는 건 괜찮지만, 저는 원래 남성을 부를 때 '씨'라고 붙이는 게 익숙해서요." 그러면서 시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시후 씨, 혹시 평소에 어떤 메신저를 사용하세요? 왓츠앱?""나는 카카오톡을 자주 써요. 그런데 여기는 왓츠앱을 더 많이 쓰죠?""네." 유미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부분 왓츠앱을 쓰지만, 중국 친구들이 많은 사람들은 위챗도 함께 사용해요." 그러면서 그녀는 핸드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