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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신유리는 태연하게 설명했다. “주현 씨, 이건 화인 그룹의 규정입니다.”

주현은 코웃음을 치며 옆에 있는 서준혁을 바라봤다. “준혁 씨, 정말 회사 규정이에요?”

서준혁은 고개를 들어 주현을 보고, 그다음 신유리를 보면서 대답했다. “오후에 주현 씨랑 함께 어제 찜해놓은 가방을 사러 가죠.”

주현은 기분이 나쁜지 입을 삐죽였다. “내가 들으면 안 되는 내용이에요?”

서준혁은 잠시 생각하다가 시선을 신유리한테 두면서 말한다. “심심하면 신유리 시켜서 같이 쇼핑해요.”

고민할 틈도 없이 거절했다. “왜 신유리랑 쇼핑해요?”

말속에 담긴 불쾌함이 그대로 느껴져 신유리는 몸을 굳었다. 서준혁을 바라보지만 그는 낯빛 한번 변하지 않았다. “그럼 좋으실 대로.”

주현은 남고 싶었지만 서준혁의 거절의 의사가 확실해 더 이상 요구하지 않았다.

주현이 나간 후 서준혁은 서유리를 보고 냉담하게 말했다. “자료 다 가져와.”

사실 자료를 다 정리했지만 출발할 때 주현이 다른 자료를 얻는 바람에 모든 자료가 뒤엉켜 있었다.

한참을 찾은 뒤에야 원하는 자료를 꺼내 서준혁에게 건넸다. 그는 기다리다 짜증이 나 책상을 두드리며 질책했다. “업무능력이 벌써 이 정도로 떨어진 거야?”

미팅에 참석하는 인원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고 있었다. 신유리는 물건들을 정리하고 서준혁 옆으로 착석했다.

지사의 책임자인 왕부장이 마른 손을 비비며 서준혁을 난처하게 바라본다. “서 대표님, 상대방의 기세가 너무 강해서 저희 일 처리가 어렵습니다.”

서준혁은 아무 감정이 없이 책상만 톡톡 두드린다. “제가 전에 요청했던 구체적인 데이터와 마케팅 사례들은 왜 아직도 전달받지 못했죠?”

왕부장은 난색을 표하며 해명하려 했으나 정작 해명할 핑곗거리도 찾지 못했다.

서준혁의 얼굴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화내기 일보 직전이다. 신유리는 곁에서 필요한 자료를 정리하면서 되도록이면 서준혁과 터치를 하지 않았다.

서준혁이 화를 내자 옆에 있던 누군가가 긴장해서 신유리의 팔을 쳤다.

서준혁은 신유리의 곁에서 자료를 보고 있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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