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이 급격하게 굳어지기 시작하였다.하필 담당 제작사가 유강엔터라니…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작은 회사. 하지만, 사실 그는 유강이라는 이름 자체가 혐오스럽고 두려웠다.그는 그녀의 방식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만약 여기서 그가 나서려고 한다면, 결과는 비참할 것이다…그는 왠지 모르게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이미 그의 이마는 식은땀으로 가득하였다. “대체 무슨 속셈인거야! 난 성신영의 배역도 양보했어!”“제가 유강 그룹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알아봤는데, 아무래도 저희가 강유리를 배신하고 유강 그룹을 선전한 것이 화근이 된 것 같습니다…저희를 탐탁치 않아 한다고 들었습니다…”“……”임천강은 그제서야 깨달았다.이 드라마는 한때 전국민이 열광을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화제는 성 씨 가문의 두 아가씨였다.강유리는 사사건건 성신영과 비교를 당했고, 여론을 돌려보기 위해 강유리는 임천강을 끌어들이려고 하였다.당시 임천강은 위기에 처한 강유리를 도와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러한 일이 화근이 되어 자신을 괴롭힐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하였다. “왜 예전 일로 이렇게 날 괴롭히는 거야? 그러게 누가 이렇게 일을 크게 키우라고 했어?” 임천강이 소리쳤다.여한영은 고개를 푹 숙이고,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이때, 문 밖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그렇게 하라고 했어.”임천강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성신영이였다. 임천강은 애써 분노를 감추며 말했다. “성신영? 왜 왔어?”“무슨 일인지 확인하려고 왔어. 도대체 지금 무슨 상황인 거야?” 성신영이 말했다.임천강은 입을 굳게 다물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는 당장이라도 성신영에게 화를 내고 싶었으나, 상대는 ‘성신영’이기 때문에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그는 애써 흥분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걱정하지 마. 이 일은 내가 잘 처리할 거야. 우선, 오후에 패션쇼 스케줄이 있으니, 그 일에만 집중해.”성신영은
하지만, 곧이어 그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유강 엔터는 충분한 자본도 있으며, 육 씨 가문이라는 든든한 빽이 있다.만약 육 씨 가문이 이번 일에 개입하게 된다면, 그들은 어떠한 발언권도 얻지 못할 것이다…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힌 임천강은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였다.“나는 아빠와 널 가장 의지하고 있어! 만약 둘이서 날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난 언니에게 어떠한 반격도 하지 못했을 거야!”성신영은 긴 침묵을 깨며 말했다.그녀는 임천강이라는 사람을 잘 알고 있었다.그렇기에 그녀는 임천강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더 잘 헤아릴 수 있었다.성신영의 말에 임천강은 그제서야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임천강은 미소를 지으며 성신영을 와락 껴안았다. “바보야, 난 평생 너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거야. 너의 커리어에 흠집이 날 만한 일들은 모두 내가 해결할 거야. 걱정하지 마!”한편, 강유리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베리 시즌 팀원들을 소집하였다.그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본 작업에 다시 하석훈을 참여시킬 계획이었다. 또한, 그녀는 팀원들에게 대본 후속 작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였다.그러나 이미 베리 시즌 팀원들은 그녀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은 후였다.그녀는 팀원들에게 서둘러 하석훈이 작성한 참여 명단을 보여주었다.명단을 확인한 팀원들은 안색이 급격하게 밝아지기 시작하였다.“이게 사실입니까? 이런 유명한 작가 분들이 저희 프로그램에 참여하려고 할까요?”강유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선 해보는 걸로 하죠. 어떤 요구가 있던지, 저는 최대한 그 요구에 응할 생각입니다.”하석훈은 옆에서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오전 내내 여러 제작사에게 대본 참여를 부탁하였지만, 줄줄이 거절을 당하였다.하지만, 이때 여한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정말 방법이 없다면, 경서 씨를 남자 주인공 자리에 앉히는 것은 어떨까요?”“경서 씨가 남자 주인공 자리를 맡게 된다면, 여론이 다시 저희 편으로 돌아올 지도 몰라요.”“그리고
국제 패션 센터.강유리는 하석훈과 함께 서둘러 국제 패션 센터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입장하려는 순간, 담당 직원에 의해 가로막히고 말았다. “초대장이 없으면, 이 안에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강유리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뭐죠?”스태프는 예의를 갖추고, 정중하게 강유리에게 말했다. “지금 현재 내부는 정원을 이미 초과하였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전자 초대장이 있는 분들만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그들 주변에는 DH 브랜드 직원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함께 서 있었다.그렇게 강유리가 패션쇼 입장을 거절당했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퍼지고 말았다.주변 사람들은 강유리를 보며 수근거리기 시작하였다.“현재 이 패션쇼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브랜드 신제품을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사람들이야.”“그런데 저 여자가 여긴 왜 온 거지?”“낯짝도 참 두껍지…”“어우 내가 다 창피하네!”“……”사람들의 수군거리는 목소리는 강유리가 있는 곳까지 들렸다.그러나 담당 직원은 여전히 단호하게 말했다. “전자 초대장이 없으시다면,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옆에 있던 하석훈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는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꾸짖으려고 하였으나, 강유리가 그를 제지하였다.“잠깐만요.”그녀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이렇게 국내에서 열리는 소형 패션쇼는 보통 국내 유명 연예인이나 패션계에 속한 사람들을 초대한다.그녀는 마침 패션계에 아는 사람이 있었고, 서둘러 그 사람에게 연락을 취하였다.“비켜요! 비켜! 아니, 잠만 이게 누구야? 여긴 무슨 일로 왔대?”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강유리의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조보희였다. “유리야,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잠만, 초대장이 없는거야?”조보희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강유리를 바라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강준이 그 자리에 나타났다.이번 패션쇼의 주최측은 다름 아닌 육 씨 그룹 산하에 있는 기업이
주변에 있던 직원들은 서둘러 조보희를 달래 주었다.이어서 조보희는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강유리를 바라보았다. “참, 누구한테 전화하려고 했던 거야? 설마, 그때 네가 말한 그 남편? 그 남편한테 데리러 오라고 전화한 건가?”조보희는 이전에 백화점에서도 강유리 때문에 수치를 당한 적이 있다. 그때 그 일만 생각하면 또다시 화가 치밀어 오르는 듯했다.‘대체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한테 시집간거지? 이런 패션쇼에도 초대받지 못하다니…쯧.”강유리가 대답도 채 하기 전에 한 점잖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모님, 여긴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동시에, 주최측 쪽에서 임강준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임강준을 마중하기 위해 이 곳으로 달려왔다. “임 사장님, 오셨습니까? 절 따라오세요!”임강준은 비서이지만, 육시준의 최측근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그를 임 사장님이라고 불렀다.강유리는 낯선 호칭을 듣고, 눈썹을 치켜세우며 임강준을 바라보았다.“임 사장님?”임강준은 강유리에게 설명할 겨를도 없이 고개를 돌려 담당 직원에게 물었다. “지금 무슨 상황인거죠?”담당 직원은 곧바로 임강준에게 지금까지의 일을 간단하게 설명하였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직원은 내심 긴장을 하였다.임강준은 주최측 직원을 보며 물었다. “저희 육 대표님의 최측근이신 사모님에게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나요?”그 말을 들은 주최측 책임자는 매우 당황한 나머지 식은땀을 흘리기까지 하였다.이어서 주최측 책임자는 연이어 임강준과 강유리에게 사과를 하였다. 그런 뒤 서둘러 임강준과 강유리를 vip통로로 안내하였다.눈 깜짝할 사이에 강유리는 초대받지 못한 손님에서 vip 손님으로 격상하게 되었다…입구.책임자는 공손하게 임강준과 강유리를 맞이하였다.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그리고 조보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강유리를 바라보았다.‘뭐야…육 대표가 저 년의 남편이라고?’성신영은 서둘러 나와서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입구 쪽에서 익숙하지만 보기 싫은
조보희는 성신영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그런 조보희를 보며 성신영은 피식 웃었다.주변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느낀 성신영은 서둘러 패션쇼 장 안으로 들어갔다…패션쇼 자리 중 가장 첫 줄은 vip 전용석이다.강유리는 멋쩍은 표정으로 vip 전용석에 앉았다. 옆에 있던 하석훈은 서둘러 패션쇼 내부를 훑어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패션쇼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울렸다.강유리는 정신을 가다듬고 패션쇼에 참가한 사람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이어서 그녀의 시선은 한 곳에 머물렀다.그녀의 시선이 머문 곳은 다름 아닌 추예진이 있는 곳이었다.강유리는 그녀를 보며 가볍게 인사를 하였다.그러나 추예진은 강유리를 보지 못하였는 듯 곧바로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했다.하석훈은 조용히 강유리에게 말을 걸었다. “추예진 씨는 이 업계에서 성격이 좋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이전에 로열 대표가 직접 그녀를 캐스팅하기 위해 연락을 취하였으나, 거절당했다고 들었습니다…”강유리가 말했다. “로열 대표도 거절당했다니…저희는 더욱 쉽지 않겠네요.”하석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무대 사회자는 패션쇼의 주제를 간략하게 소개한 뒤, 참여 브랜드를 소개하였다.그 중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 브랜드는 바로 DH였다.강유리는 조용히 하석훈에게 말을 걸었다. “석훈 씨는 충분히 설득할 수 있지 않을까요?”“아니요…자신 없습니다.”“……”하석훈이 다시 물었다. “좋은 생각이라도 있으신가요? 제가 참고하겠습니다…”강유리는 고개를 돌려 하석훈을 바라보았다. “흠…하나 있기는 한데, 이 방법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그렇게 두 사람은 잠시동안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하였다.“아니면 패션쇼 밖에서 말을 걸어보는 건 어때요? 패션쇼 내에서 거절을 당한다면, 보는 눈들도 많아 자칫 잘못하면 업계 내에서 소문이 돌 수도 있어요…”“저도 그렇게 생각해요.”한편, 패션쇼 무대 위에는 여러 브랜드들의 신제품을 입고 있는 모델들이 런웨이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그 순간, 연두색 원피스를 입고, 굵은 웨이브 머리를 한 여자가 이 곳을 향해 걸어왔다.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하고 있는 그녀는 자기와 상관없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 도도하게 성신영과 기자들을 지나쳤다.한편, 성신영은 계속해서 인터뷰를 이어 나갔다.“그래서 저는 오늘 언니를 위해 DH의 모든 한정 신상품들을 준비했어요. 과거 스타인 엔터 일에 대한 보답이랄까요. 언니가 기뻐할 걸 생각하니, 참 기쁘네요. 마지막으로 언니와 저를 향한 성원에 항상 너무 감사드려요.”성신영의 말에 현장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주변에 있던 조보희도 성신영의 폭탄발언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공개적인 장소에서 강유리를 도발하다니…성신영의 뻔뻔함에 그녀는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주위의 어색한 침묵이 흐른 뒤, 사람들은 하나 둘씩 성신영과 강유리의 관계에 대해 수근거리기 시작하였다.“지금 공개적으로 강유리를 저격한 거야?”“강유리 뿐만 아니라 스타인 엔터도 저격했어.”“참 독한 여자야…”“지금 삼각관계 사건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야…” “......”성신영의 인터뷰는 순식간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이어서 진행할 강유리의 인터뷰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인터뷰 담당자는 서둘러 강유리에게 마이크를 건네려 하였다.사람들은 모두 쥐 죽은 듯이 조용하게 강유리의 인터뷰를 구경하였다.강유리는 얼떨결에 마이크를 잡았다. 그녀는 오늘 단지 추예진을 캐스팅하기 위해 이 곳을 들렸다. 하지만, 순식간에 그녀에게는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는 그녀를 매우 당황케 만들었다.“안녕하세요, 유리 씨. DH 브랜드에 대해 애정이 깊다고 들었는데, 그 말이 사실인가요? 이 브랜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안녕하세요. 강유리입니다. 지난달에 막 귀국하자 마자 전 여벌 옷을 구매하기 위해 DH 브랜드를 방문했어요. 하지만, 당시 저는 DH의 서비스에 큰 충격을 받았었죠. 사실 확인을 위해 CCTV 영상을 브랜드 본부에게 보내겠습니다.
무대 아래에서 성신영은 분노 섞인 표정으로 강유리를 노려보았다.두 자매로 인해 현장 분위기는 이미 숨이 멎을 정도로 어색해졌고, 담당자는 서둘러 다른 디자이너들에게 인터뷰를 이어 나갔다……강유리는 마이크를 내려놓고 무대 아래에 있는 연예인들을 천천히 살펴보았다.이때, 그녀는 추예진의 자리가 비어져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서둘러 하석훈에게 물었다.“예진 씨는 어디간거지?”하석훈은 사실 강유리와 성신영 자매에 관해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계속해서 추예진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었다.“방금 전 두 분의 인터뷰가 끝나자 마자 바로 자리를 비웠습니다.” “......”“그럼 빨리 따라가야죠! 어서 따라와요.”강유리는 하석훈의 말을 듣자 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서둘러 추예진을 쫓아갔다.......임강준은 현장 일을 간단히 처리한 뒤, 인터뷰장에 있었던 일들을 전해 들었다. 그는 서둘러 육시준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있었던 상황을 보고하였다.또한, 강유리가 입장할 때 일어난 사건은 그를 매우 긴장케 만들었다.그러나 다행히 육시준은 이 일을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지난번 DH 브랜드 일은 아직 처리하지 않은건가?”임강준이 대답하였다. “브랜드에게 충분히 경고를 하였고, 브랜드 측은 곧바로 사모님께 사과를 한 뒤, 옷을 선물로 줬다고 들었습니다.”임강준의 말을 들은 육시준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그가 아는 강유리는 복수심이 매우 강하지만, 한번 끝난 일을 다시 들출 사람이 아니다.그렇기에 그는 오늘 강유리의 인터뷰 내용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그는 곧바로 임강준과의 전화를 끊고, 집에 전화를 걸었다.......한편, 강유리는 인터뷰장에서 나와 주차장에서 추예진을 만날 수 있었다.그녀는 급히 추예진을 향해 소리쳤다. “예진 씨, 잠시만요!”추예진은 고개를 돌려 강유리를 바라보았다. “강 사장님?”추예진은 곧 마흔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관리를 잘한 탓에 얼굴에 주름이 하나도 없었다. 그녀의 나이를 모르는 사람은
“축하드립니다.”차가운 목소리에 강유리가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잠깐 고민하던 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당신을 저희 쪽으로 스카우트하고 싶은데요.”하지만 추예진은 어딘가 비웃음이 섞여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저는 스타인 엔터 소속입니다. 전체 각본을 맡을 정도로 나름 잘 나가고 있고요. 그런데 제가 왜... 삼류 각본 작업을 맡아야 하는 거죠?”“가 을 표절했다는 소문은 들으셨죠?”“네. 원작 표절에 대해선 제가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리고 설령 촬영이 중단된다 해도 웹드라마 각본 작업에 참여할 생각은 없습니다.”“...”너무나도 단호한 말에 강유리는 힘이 쫙 풀리는 기분이었다.이제 조금만 더 가면 스타인 본사 건물에 도착하게 된다. 이대로 추예진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강유리는 이를 악물었다.‘그래. 쪽 팔린 김에 끝까지 가보지 뭐.’날카로운 말에 상처받은 마음을 겨우 다스린 강유리가 추예진의 팔목을 꼭 끌어안았다.“이모~ 그러지 말고 한 번만 더 고민해 봐. 응?”갑작스러운 태도 전환에 당황한 추예진의 차량은 큰 S자를 그리며 흔들거리다 겨우 다시 중심을 잡았다.하지만 그때 마침 신호등이 바뀌고 추예진은 다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었다.관성에 의해 하마터면 핸들에 머리까지 박을 뻔하자 추예진의 차가운 얼굴에 드디어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강유리!”“이제 강유리 대표가 아니라 강유리로 봐주는 거야?”“하.”자기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한 상황이었음에도 여전히 뻔뻔한 강유리의 모습에 추예진은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그녀는 어색하게 팔을 돌리며 어떻게든 강유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했지만... 강유리는 그녀의 팔을 더 꼭 끌어안았다.“이모! 한 번만... 한 번만 고민 좀 해줘. 나 이렇게 당하곤 억울해서 못 살아.”그녀의 말에 강유리에게 잡힌 팔이 살짝 움찔거렸다.강유리와 추예진. 비록 모녀처럼 친한 사이였으나 강유리는 본체 성격이 차가워 그녀 앞에서 아양은커녕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