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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그는 눈에 빛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갑자기 화가 난 말투로 말했다.

“결혼반지까지 껴서 이 늙은이를 속일 셈이냐? 이제는 거짓말도 진짜처럼 하는구나!”

육시준은 물컵을 놓고는 똑바로 앉았다.

“할아버지도 아시다시피 저는 신경 쓸 가치도 없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습니다. 거짓말할 필요는 더 없고요.”

그는 손에 낀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너 이놈!”

“결혼한 건 사실이지만 할아버지의 요구와는 상관없이 온전히 제가 하고 싶어서 한 겁니다. 제 아내가 일이 있어서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이것 말고는 제가 딱히 잘못한 게 없습니다.”

육시준의 차분하고도 확고한 목소리는 룸 안에서 울려 퍼졌고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제가 육 씨 가문에 먹칠을 했다고 생각하시면 저의 권력을 도로 회수하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생활에 지나치게 관여하지도 말아주세요.”

룸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들도 육시준이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사람들의 인상 속에 그는 과묵한 성격에 효성이 지극하고 육청수의 요구에 걸맞은 사람이 되려고 최선을 다했었다.

육경민은 그가 육청수의 환심을 사려고 그러는 줄 알고 허위적인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들은 육경민은 그의 신분과 지위로는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육 씨 가문에서는 육시준을 자랑으로 삼지만 육경민은 아니었다.

육청수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고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내가 제일 자랑스러워하던 손자가… 내 말에 따르던 손자가 나더러 그의 개인적인 생활에 관여하지 말라고 하다니!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개인적인 생활이라… 그에게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는 육 씨 가문의 사람인데 이런 무책임한 말을 하다니!

육청수는 목덜미를 잡고 한바탕 욕하려고 하자 육경서가 제꺽 화제를 돌렸다.

“뭔 거짓말이에요! 장난은 이쯤 하는 걸로 합시다. 형수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나가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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