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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시간의 도움으로 조보희가 어떤 사람인지 강유리는 너무 잘 알게 되었다.

잘생긴 남자를 보면 눈을 떼지 못하는 그녀였다.

좀 전에는 화가 난 나머지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 그저 그녀에게 분 풀이를 하고 싶은 마음뿐이어서 옆에 누가 있던지를 신경 쓰지 못한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씩씩거리던 그녀는 송이혁을 보고는 갑자기 얼어붙었다. 그리고 티 나게 돌변하며 몸을 배배 꼬기 시작했다.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폐를 끼친 것 같아 저녁에 밥이라도 대접하고 싶어요.”

애교 넘치는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조금전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사람 같지 않았다.

강유리는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으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었다.

송이혁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고 한참 뒤에야 강유리를 보며 입을 열었다.

“친구분이 독특하시네요.”

“친구 아니에요!”

“누가 친구래요!”

두 목소리는 달랐으나 전달하고 있는 뜻은 같았다.

아니꼽게 조보희를 흘기고 상관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는 강유리였다.

“난 아직 일이 남아 있으니까, 너와 남신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겠어.”

말을 마친 그녀는 송이혁에게 가볍게 인사하며 먼저 병원의 남은 절차를 밟으러 갈 테니 그가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면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

돌아서던 강유리는 조보희의 눈이 부신 옷차림을 보고는 결국 참지 못하고 한마디 덧붙였다.

“옷은 예쁜데 목걸이랑은 맞지 않아.”

“......”

조보희는 순간 흠칫하더니 얼굴이 시뻘개지며 빽- 소리 질렀다.

“별꼴이야! 내가 어떻게 입고 싶으면 어떻게 입는 거지! 넌 날 질투하고 있는 거지!”

예상에 적중한 반응이었다. 강유리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느긋하게 돌아서 갔다.

그 미운 뒷모습이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고 나서야 조보희는 안정을 되찾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재빨리 ‘교태’를 장착했다.

“차를 가지고 오셨나요? 우리 어떻게 갈까요?”

잠시 말이 없던 송이혁이 되물었다.

“아가씨는 차를 가지고 오셨나요?”

조보희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

‘이건 거절이 아니고 동의한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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