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하고 움직이는 거 보니까 심하게 다치지 않았네요.”그때 염구준이 병실에 들어섰다.“매제!”“염구준!”염구준이 나타나자 두 사람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맞이했다.그의 앞에서 다들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앉아요. 인사는 됐어요.”염구준이 손을 흔들며 사양했다.두 사람 표정이 밝은 걸 보고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손 대표님, 환자분이 치료받지 않아요.”간호사가 손가을을 보고 바로 일러바쳤다.용필은 손씨 그룹의 경호원이라 대표님이 나서면 무조건 말을 들을 거라 생각했다.“치료 받을게요. 받으면 되죠?”예상대로 용필은 더는 억지 부리지 않았다.하찮은 일로 고발당해서 몹시 불쾌했다.용필을 치료한 후, 간호사는 나가서 문을 닫아버렸다.병실에 외부인이 사라지자 염구준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때 상황을 자세히 말해 보세요.”손가을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조용히 의자를 끌고 옆에 앉았다.‘역시 내가 모르는 일이 있었어.’반천인 고수의 공격을 받아도 멀쩡하던 용필이 갑자기 팔이 부러지다니, 분명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내가 말할게.”초상비가 먼저 일의 전말을 설명했다.“네가 간 뒤로 나와 용필 형이 부하들을 데리고 몰래 사모님을 보호했어. 처음에 조용하던 삼선 클럽이 며칠 뒤에 갑자기 사모님을 몇 번이나 초대하더라고. 그래서 사모님이 가는 곳마다 미행해서 현장을 부수고 다녔지. 사모님이 그놈들과 접촉하지 않게 말이야. 근데 어제 그놈들이 우리를 유인하려고 함정을 판 거야. 그때 속수무책으로 당한 거고.”손가을이 옆에 있어서 살벌한 과정은 생략했다.“잘했어. 그놈들 거주지는 파악했어?’염구준이 다시 물었다.“응. 용하에 꽤 많더라고. 청해에는 소봉산에 있는데 누가 리더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어.”초상비는 아는 것을 전부 털어놓았다.“치료 잘하고, 나머지는 내가 처리할게.”염구준이 말하면서 돈봉투를 내밀었다.그는 두 사람을 만나기 위해 병원에 올 겸 상황을 물어본 것이다.어차피 말해도 핵심 정보가 없다는 것은 알
손가을은 깊이 파고들지 않았다.시계를 보니 벌서 늦은 시간이 되었다.왠지 염구준과 함께 있으면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 같았다.“그래. 오랫동안 우리 딸을 못 봐서 너무 보고 싶다.”염구준은 주차장에 돌아와 차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그리고 딸과 함께 놀이동산에서 늦은 시간까지 신나게 놀다가 집에 돌아왔다.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최대의 행복이 아닌가.이른 아침, 염구준은 여느 때와 같이 일찍 일어났다.그때 진숙영이 다급하게 집 문을 나서는 걸 보았다.삼선 클럽에서 또 행사를 진행하는 것 같았다.‘아이고, 머리야.’그가 뒤를 따라가려 할 때 손가을이 벌떡 일어서서 초조하게 말했다.“여보, 회사에 일이 생겼어. 나랑 같이 가자.”당황한 모습을 보니 가벼운 사건은 아닌 것 같았다.염구준은 어쩔 수 없이 아랫사람에게 진숙영을 미행하라 지시하고 손가을과 함께 회사로 갔다.“무슨 일이야?”미리 대책을 세우려고 염구준이 물었다.“누가 회사 입구를 막고 시위하고 있어. 우리 회사 보건품을 먹고 가족이 죽었대.”손가을은 안절부절하며 여러 곳에 연락해 상황을 물었다.사람이 죽었으니 작은 일이 아니었다.손씨 그룹 입구에 엄청난 사람들이 몰리고 관까지 가져다 시위하고 있었다.“양심 없는 놈들아. 나와서 설명해!”“손가을, 당장 나와서 죽은 사람 살려내!”“숨어 있지 마. 나오지 않으면 건물을 태워버릴 거야!”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 시위대가 안으로 들어가려고 계속 밀어서 경비원들이 통제 못하고 있었다.진짜 폭주하면 그들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저기 봐. 손가을이야!”누가 방금 차에서 내린 그녀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그러자 시위대가 우르르 몰려왔다.쿵!먼저 달려온 사람은 기운에 밀려 누구도 접근하지 못했다.인파 속에 칼을 들고 손가을을 해치려는 사람도 있었다.삼선 클럽은 손씨 그룹의 보건품 사업을 빼앗기 위해 이런 수작을 부린 것이다.보아하니 그들에게 엄청 중요한 물건인 것 같았다.“뭐야. 이 사람들!”손가을은 흉악스럽
“전 손씨 그룹 대표 손가을입니다. 어느 분이 피해자 가족입니까?”손에 확성기를 들고 말했지만 시끄러운 시위대 소리에 비하면 모기 소리처럼 약했다.아예 들리지 않은 것이다.원래 소란을 피우러 온 사람들이라 손가을이 무슨 말을 하든 상관하지 않았다.“조용하세요!”염구준은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목소리에 기운이 섞여 모든 사람들의 귀를 타격하고 메아리까지 울렸다.“아아악!”다들 고막이 아프고 머릿속에서 윙윙 소리가 났다.한참이나 귀를 막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염구준이 기운을 거두자 그제야 현장은 조용해졌다.“계속 떠드세요. 왜 말을 안 해요?”그의 우렁찬 목소리가 똑똑히 들렸다.결국 시위대는 몸을 움츠리고 누구도 나서서 말하지 않았다.방금 메아리치는 소리가 또 울리면 고막이 터질지도 모른다.염구준은 돌아서서 손가을에게 부드럽게 말했다.“가을아, 할 말이 있으면 해.”그때 손가을이 말하기 전에 한 아주머니가 먼저 나섰다.“제가 가족입니다. 관에 있는 사람은 제 남편이고요. 불쌍한…”아주머니는 언성을 높이려 했지만 염구준의 눈빛을 보고 아예 입을 닫아버렸다.“남편분이 어떤 보건품을 드셨어요?”손가을이 차분하게 물었다.손씨 그룹은 원래 엄격하게 통제하여 지금까지 사람이 죽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이거요!”아주머니가 상자를 내밀었다.절반 남은 보건품은 분말 포장으로 되어 있었다.손가을이 받아서 열어보니 오래 전에 판매했던 보건품으로 효과가 좋아 매출이 좋았던 제품이었다.‘이런 보건품을 먹고 죽을 리가 없어.’그때 그녀는 보건품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굉장한 음모가 섞인 냄새였다.하지만 지금 눈앞에 모인 사람들을 먼저 처리해야 했다.손가을은 마음을 다잡고 다시 확성기를 들었다.“제가 이 제품을 화학실에 보내 검사하고 여러분에게 설명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분은 저희 그룹에서 사후 처리를 진행하겠습니다.”화학실에 보내 검사한다는 말에 이번 시위를 계획한 사람이 당황했다.하지만 혼자 반대하면 눈에
“하지만…”손가을은 미간을 찌푸렸다.일이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꼬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상대방이 진숙영을 불러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했으니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하지만은 없어. 날 믿어.”염구준은 말을 자르며 그녀의 손에서 보건품을 가져왔다.그가 있는 한 아내는 절대 억울함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알았어.”손가을은 고개를 돌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마음이 따뜻했다.아내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던 염구준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사나운 눈빛으로 시위대를 노려봤다.“진숙영 여사님, 손씨 그룹의 보건품에 문제가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가 있습니까?”진숙영이란 호칭에 그녀는 어리둥절했다.눈앞에 서 있는 사위가 이처럼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었다.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린 그녀는 이내 언성을 높이며 대답했다.“난 손가을의 엄마야. 내가 있다면 있는 거야!”“하, 여사님은 손씨 그룹의 일에 관여한 적이 없으니 증거라고 할 수 없어요. 유력한 증거를 내놓으세요.”염구준이 엄숙한 표정으로 따졌다.집에서 온갖 억지를 부려도 봐줄 수 있지만 밖에서 확실한 증거를 내놓기 전에 타협할 생각이 없었다.“구준아, 난 네 장모야.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진숙영은 그의 말투에 적응되지 않았다.지금까지 잘해주던 사위가 왜 이러는지 이해되지 않았다.“장모님, 이번은 선을 넘었어요. 그러니까 장모님 말씀을 따를 수 없어요. 다른 사람의 편을 들어 자기 딸을 위험에 빠트리는 엄마가 어디 있어요? 그것도 삼선 클럽 같은 소인배들 도왔잖아요.”설득하던 염구준은 결국 현장에 있는 삼선 클럽 회원들을 겨냥했다.만약 회원들의 짓이라면 귀찮은 것을 감안하고 다시는 소란을 피우지 않게 전부 병원에 보낼 생각이었다.“구준아, 함부로 말하지 마.”진숙영은 아직도 옹호했다.“말할 건데요. 개떡 같은 삼선 클럽! 능력이 있으면 날 죽이러 오라고 하세요!”그는 점점 오만하게 삼선 클럽의 회원들을 자극했지만 누구도 나서서 반발하지 않았다.염구준의 몸에서
“가족의 화목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에요.”삼선 클럽에 세뇌당한 진숙영을 설득하는 유일한 방법은 하나씩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구준아, 먹지 마. 네 말을 들을게.”진숙영은 정말 불안했다.“그럼 안 먹을게요.”그녀의 한마디에 바로 태도를 바꾸었다.염구준은 갑자기 간부의 앞에 나타나 주먹으로 쓰러트린 후 약 봉투를 뜯어 그의 입에 쑤셔 넣었다.이런 독약을 만들면 분명 해독약도 있을 것이다.염구준은 자신으로 실험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이렇게 많은 말을 할 것도 진숙영을 인도하기 위해서였다.“너…”한 방 먹은 간부는 죽을까 봐 두려워 재빨리 도자기 병을 꺼내 알약 몇 개를 삼켰다.평소 회원들에게 죽으면 천국으로 간다고 위로했지만 정작 본인은 죽음을 두려워했다.“보세요. 독약이 없다고 했죠? 우리 보건품은 안전한 제품입니다. 저기 피해자분은 어쩌면 신의 물을 마시고 사망했을지도 몰라요.”그는 삼선 클럽 간부를 대상으로 실험하고 이 참에 책임을 전가했다.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신의 물은 원래 만성 독약이니까.계획이 틀어지자 간부는 급히 해명했다.“이 보건품은 소량을 복용하면 괜찮지만 대량으로 복용하면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몰라요.”어쩐지 신의 물의 부작용을 말하는 것 같아 참 어이가 없었다.“그래요? 그럼 이걸 다 먹고 독약이 있는지 증명해 보세요”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었다.대량의 독을 먹는다면 지금 갖고 있는 해독약을 먹어도 해독할 수 없다.그럼 돌을 들어 자기 발등을 찍는 격이 된다.“독이 없어요! 방금 한 말은 농담입니다.”간부가 식겁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죽을 위기에 처해서야 고분고분해진 것이다.이것으로 사건을 해결하긴 했지만 손씨 그룹의 평판에 여전히 영향을 끼쳤다.염구준은 사악하게 웃으며 관 옆으로 다가왔다.쿵!일격으로 관을 부수자 안에 한 노인이 편히 누워 있었다.이미 시반이 나타났지만 입술과 안색으로 보아 독살된 흔적은 없었다.아마추어 수법이 그대로 드러났다.“여보, 죽어서도 편히 보내
“저희 손씨 그룹은 착한 사람을 해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누명을 씌우는 사람들은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요.”아주머니가 들으라고 한 말이었다.염구준은 협박했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직접 독촉하거나 위협하지 않았다.“제가 잘못했어요. 전부 말할게요. 누가 저한테 2000만 원을 주면서 죽은 남편 시체를 갖고 여기에 오라고 했어요. 다 그 사람들이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아주머니는 진실을 털어놓으면서 가방에서 대본까지 꺼냈다.드디어 사건의 진실을 밝혔다.“그 사람들 정체는 뭡니까?”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물었다.“몰라요. 그냥 대본과 돈을 주고 사라졌어요.”아주머니가 고개를 저었다.표정을 보아 이미 아는 것을 다 말한 것 같았다.염구준은 원하는 정보를 얻었으니 더는 난처하게 대하지 않고 경비원을 불렀다.“회사 차로 이분을 화장터에 모셔가세요.”“회사 차에 죽은 사람을 실으면 불길합니다.”경비원이 한마디 했다.“화장터에 모셔가고 폐차하면 되잖아요.”원한을 은혜로 갚다니 염구준의 말에 주변 사람들이 경악했다.“감사합니다. 제가 돈에 눈이 멀어서 그랬어요. 정말 죄송합니다.”아주머니는 후회하며 계속 사과했다.“먼저 남편을 보내세요.”염구준은 담담하게 말하며 경비원에게 관을 들고 가라는 제스처를 보냈다.아주머니를 용서한 것이 아니라 시체를 회사 앞에 두는 것이 싫었다.그렇다고 이용당한 사람에게 따질 필요도 없었다.괘씸한 건 이 모든 것을 계획한 삼선 클럽이었다.치밀하게 계획한 음모가 염구준에 의해 밝혀졌다.이것으로 그와 삼선 클럽이 정식으로 맞서게 되었다.상대방에게 고수가 있고 계략자도 있고 인질도 있어서 처리하기 까다로웠다.주인공들이 모두 떠나자 현장에 남은 사람들도 계속 시위를 벌일 의미가 없어 각자 갈 길을 갔다.삼선 클럽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 연기를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갑시다.”파랗게 질린 간부는 복부를 움켜쥐고 떠났다.진숙영도 그의 뒤를 따랐다.“장모님, 구내식당에서 식사하시죠.”염구준
방금 염구준의 말에 감동을 받고 잠시 정신이 딴 곳에 팔려 있었다.“말해. 벙어리야?”촤아악!열받은 간부는 반대쪽 얼굴을 쳤다.위에서 지시한 일을 처리하지 않아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으니 진숙영에게서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뺨을 맞은 그녀는 간부의 추악한 면모를 보고 예전의 일들이 생각났다.예전처럼 친절하거나 다정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내가 정말 사람을 잘못 봤나?’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삼선 클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처음으로 흔들린 것이다.쿵!간부가 계속 그녀에게 화풀이하려고 할 때 갑자기 문이 열리며 건장한 사내가 나타났다.“구… 구준아.”낯 익은 얼굴을 본 진숙영은 마음이 착잡했다.“우리 장모님이 그렇게 너희 편을 들었는데, 네가 폭행했어?”진숙영의 퉁퉁 부은 얼굴을 보고 염구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인간 같지도 않는 삼선 클럽의 처사에 역겨웠다.“너 우리를 미행했어? 네 장모가 해코지당할 수도 있어.”간부는 아직도 비장의 카드를 믿고 행패를 부렸다.“있다고 해도 넌 볼 수 없겠지.”단단히 화난 염구준은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했다.어찌됐든 진숙영은 가족이니 절대 타인이 해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구준아, 빨리 가. 이 사람들 보통이 아니야.”진숙영은 얼굴이 부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망치라고 재촉했다.그녀는 삼선 클럽을 옹호하지만 그렇다고 가족들이 다치는 건 바라지 않았다.“장모님, 잠시 쉬세요.”염구준은 기운으로 그녀를 잠시 기절시켰다.어떤 장면은 노인들이 보기에 너무 살벌하기 때문이다.이렇게 공포스러운 살기는 산더미처럼 쌓인 시체를 밟고 살아남은 사람에게만 존재했다.“뭐, 뭐 하는 거야?”간부는 염구준의 모습을 보고 당황했다.지금 그는 맞설 용기조차 없었다.“관련 없는 자들은 전부 꺼져!”염구준은 같이 들어온 회원들을 둘러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일부 회원들은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젊은…”한 회원이 설득하려고 할 때, 염구준은 기운으로 상대를 기절시켰다.쓸데없
전신지상의 강자가 뺨을 두 대 맞고 죽다니, 상대방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상상되지 않았다.“응?”염구준이 노려보자 일행은 겁에 질려 벽을 뚫을 기세로 뒤로 물러났다.리더가 죽었으니 그들은 저항할 힘도 없었다.“너희들 중에서 또 누가 장모님을 때렸어?”염구준이 싸늘하게 말했다.“저희는 안 때렸어요. 진숙영 여사님은 클럽 VIP 회원이라 우리보다도 지위가 높습니다.”벽에 서 있던 한 사람이 다급하게 설명했다.여기서 즉사할까 봐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댔다.염구준은 그들을 훑어봤다.다들 지레 겁을 먹어서 싸울 의향이 없었다.“가서 너희 우두머리한테 전해. 이 일은 여기서 끝이 아니야.”삼선 클럽은 그의 가족을 끌어들이고 손씨 그룹을 넘보았을 뿐만 아니라 돈을 갈취하기 위해 천리에 어긋나는 짓을 했다.이런 독종들은 반드시 제거해야 했다.“알겠습니다. 저희 반드시 전달하겠습니다.”그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아직 살려둘 가치가 있음을 증명했다.염구준은 진숙영의 앞에 다가가 그녀를 업고 밖으로 나갔다.“에휴, 이번 일로 장모님이 제발 정신 차렸으면 좋겠어.”호텔을 나오면서 그가 속으로 중얼거렸다.진숙영이 어떻게 될지는 깨어나면 알게 될 것이다.염구준이 따뜻한 기운을 주입하자 진숙영이 바로 반응을 보였다.“구준아, 여기 어디야?”혼수상태에서 정신을 차린 그녀는 눈앞이 빙빙 돌았다.“도로에 있죠. 이제 집에 가시죠.”염구준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담담하게 말했다.“도로에 있다고? 그 사람들 널 해치지 않았어?”진숙영은 완전히 정신이 차렸는지 다급하게 물었다.“그럴 리가요. 버르장머리 없는 놈들. 겁도 없이 장모님을 때리길래 제가 어른을 존경하는 도리를 가르쳐줬어요.”그는 그럴듯하게 말을 꾸며서 대답했다.솔직하게 말하면 심장병이 도질까 걱정되었다.“무사하면 됐어.”진숙영은 따지지 않고 침묵했다.“장모님, 삼선 클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요?”그는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었다.사실은 진숙영이 삼선 클럽에 대해 어떤
‘아버지를 찾는다고?’이 말을 들은 순간 우길은 바로 멍해졌다.‘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걸 보면 좋은 목적으로 찾아온 건 아닌 것 같은데. 데리고 갔다가 괜히 귀찮은 일만 생기는 거 아니야?’“왜, 싫어?”염구준은 상대방이 망설이는 걸 보자 한 발자국 걸어가 다시 때리려고 했다.우길 같은 쫄보들은 몇 대 맞기만 하면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들으니까 말이다. “아닙니다! 저희 아버지는 지금 거래소에 있어요. 이쪽으로 따라오시죠.”우길은 자리에서 일어나 앞장섰다.자신의 목숨을 위해 아버지를 팔아넘기는 그는 정말 ‘효자’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염구준은 일행에게 눈짓을 하며 앞으로의 상황에 임기응변으로 잘 대처하라고 신호를 주었다.이제는 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와 정식으로 붙게될 테니까 말이다.한편, 양마을의 가축 거래소에는 정수리에 탈모가 온 기름진 얼굴의 뚱뚱한 남자가 커다란 의자에 느긋하게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는데, 두꺼운 목에 걸려있는 황금 목걸이가 특히 눈에 띄었다.어울려서가 아니라 개목걸이를 한 것처럼 보여서였다. 이때, 늙은 집사가 우호의 앞에 다가가 입을 열었다. “어르신, 도련님께서 또 사고를 치셨습니다.”그러나 우호는 상대방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태연하게 손을 휘저으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길이가 장난꾸러기인 걸 어쩌겠어. 그냥 놔둬.”사실, 우길의 망나니 같은 성격은 전적으로 그가 우쭈쭈하면서 길러낸 결과물이었다.그러나 이렇게 오냐오냐하면서 기른 아이일 수록 제 아버지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걸 그는 몰랐다. 그러니 제 아들에게 당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인과응보가 아닐 수 없었다.집사는 물러나지 않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이번에 도련님이 건드린 외부인들은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직접 가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흥, 됐어. 양마을에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놈이 어디있겠어?”그러나 우호는 코웃음을 치며 담배를 피우면서 여유롭게 와인도 홀짝였다.그는 겉으로는 가축
“괜찮아.”염구준은 무심하게 대답하며 다시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아, 잠시만요! 아직 얘기 다 안 끝났어요.”이에 청년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길을 막아섰다.“하하, 다치지 않았으니까 보상금은 필요 없어.”사타는 일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아 아량 넓게 말했다. 혹여나 이 일 때문에 염구준의 계획에 차질이라도 생길까 봐서였다.그러나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청년은 오히려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헤헤, 안 다친 건 다행이에요. 하지만 제 소를 죽인 건 배상해줘야죠?”이런 인간이야말로 진짜 뻔뻔한 족속이었다. 소가 날뛸 때는 가만히 있다가, 정작 죽으니까 보상을 요구하는 게 어디있나?더 황당한 건, 방금 전에 미친 소 때문에 다친 사람들 모두 지금 감히 불평 한마디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젊은 청년이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걸 보아 그의 신분이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얼마면 되는데? 금액을 말해.”염구준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2천만원이요! 그렇게 비싸진 않죠?”청년은 교활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보면서 금액을 불렀다. 모양을 보아하니 자신의 간계가 먹힌 것을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그의 악행에 이미 불만이 쌓인 시장 사람들은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저 양반 또 돈 뜯어내려고 하네. 돈 다 썼나 봐.”“그러니까. 그냥 돈 뜯어내는 거면 모르겠는데, 일부러 미친 소를 풀어놓고 돈 뜯는 건 너무하잖아.”“목소리 낮춰. 우길이 저 녀석, 순하게만 생겼지, 하나도 안 착하니까.”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염구준은 상대방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지만 아직 중요한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아 바로 옆 사람에게 분부했다.“돈 주고 가자.”이에 사타가 돈을 건넸으나 청년은 돈을 받지 않고 되려 태연하게 값을 올렸다.“아, 제가 잘못 말했어요. 1억 주셔야 할 것 같은데.”염구준이 돈을 쉽게 주는 걸 보고는 그가 돈이 많은 호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
“저 둘은 뭐야?”검문하러 온 사람들은 빠르게 확인을 마치고는, 염구준과 기절해 있는 제이든을 가리키며 날카롭게 물었다.“이들은 사냥감입니다. 저희가 압송해서 넘기려던 중이었어요.”이 말에 사타가 웃으며 다가가서 담배를 건넸다.팍.하지만 평범한 무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그의 담배를 단숨에 쳐내며 얼굴을 험악하게 찌푸렸다.“이런 짓 하지마. 규칙은 규칙이니까. 안으로 들어가는 사냥감은 반드시 기절 상태여야 해.”그들이 이토록 거만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뒤에 있는 게 만능 전당포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그들은 강한 세력을 믿고 설치는 자들이었다.만약 여기가 바깥세상이었다면, 사타는 벌써 그를 없애버렸을 것이다.“이거...”사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그의 의견을 구했다.“좀 편의를 봐주시죠. 기절시키나 안 시키나 같으니까요. 전 도망칠 생각이 없습니다.”염구준은 그렇게 말하며 넉넉한 돈뭉치를 건넸다.상대방은 받은 돈을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갑자기 표정이 변해버렸다.“대단한데? 넌 내가 본 사냥감들 중에서 제일 건방진 놈이야. 숨만 붙여놔.”그는 인정은 없고 돈만 보는 자였다. 태도가 바로 바뀌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그들이 정말 손을 대려고 하자, 사타 일행은 염구준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가만히 옆으로 물러났다. 그들은 물러나면서 속으로 이 무례한 자들의 명복을 빌었다.쾅!아니나 다를까, 염구준의 한 방에 상대방은 전부 뒤로 날아간 다음 그대로 기절했다.“좋게 말하면 들을 것이지, 꼭 움직이게 만든다니까. 바보 아니야?”이럴 땐 역시 무력만이 가장 확실한 답이었다.그 후, 그는 사타 등에게 사람들을 전부 묶어놓은 후, 입을 막아놓으라고 명령한 다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순리롭게 양마을 안으로 진입했다.가축 시장을 지나갈 때, 주위에서 썩은 냄새가 풍겼는데, 그 이유는 시장에서 정말로 소와 양 같은 가축들이 거래되고 있어서였다. 거래를 하러 온 사람들은 대다수가 목민으로, 전부 일
이미 상대방을 속이기로 결심한 이상, 끝까지 완벽하게 연기해야 했기에 제이든은 여전히 포획된 만능 전당포의 타겟 역할을 맡아야 했다.한편, 다른 이들은 조용히 서서 염구준의 지시를 기다렸다.지금 현재 자신의 목숨이 염구준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그들은 전부 멋대로 행동할 담이 없었다.“멍하니 서 있지 말고, 안내해.”염구준은 음양쌍살을 바라보며 말했다.“아, 예! 그곳은 길이 험해서 걸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남자는 즉시 길을 안내하며 말을 덧붙였다.결국, 음양쌍살, 사타, 사타의 부하들과 함께 염구준은 양마을의 가축 시장으로 향했다.‘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가 가축 시장에 숨어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 조심스럽긴.’염구준은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가축 시장으로 가는 동안, 분위기는 무겁고 조용했다.염구준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서 침묵했고, 다른 이들은 괜히 입을 놀렸다가 목숨을 잃을까 봐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비록 그들도 남들 앞에서는 큰 소리 칠 수 있는 존재들이었지만 염구준 앞에서는 용이든 호랑이든 모두 굽히고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그들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몇 시간 동안 산을 넘고 물을 건넌 끝에 그들은 마침내 산 위에서 아래쪽에 있는 시장을 볼 수 있었다.드디어 양마을에 도착한 것이다.멀리서 보기엔 평범한 장터처럼 보였는데, 이건 그만큼 완벽하게 존재를 잘 숨겼다는 걸 설명했다.이때, 음양쌍살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남자가 조용히 말했다.“염 선생님, 저희는 여기까지만 모시겠습니다. 더 이상 가긴 어려울 것 같아요.”그들의 실력으로는 염구준이든, 만능 전당포든 건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도저히 이 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다.반면 눈치가 빠른 사타는 말을 하지 않고 염구준이 어떻게 행동할지 관찰했다.남자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눈이 가늘어지더니 입꼬리를 올렸다.“그래, 그럼 걸어서 양마을까지 갈지, 아니면 뒹굴어서 이 산을 내려갈지 선택해.”그의 말뜻은 명확했다. 양마을까지 함께 하지 않으면 죽음
반면, 사타는 침을 꿀꺽 삼켰다.이곳은 청해시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그는 염구준을 잘 알고있었다. 더군다나 강호인으로서 소봉산 전투를 직접 목격했기에 그는 상대방을 더욱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대낮에 납치나 하는 주제에 당당하네?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염구준은 화를 내는 남자를 힐끗 쳐다보며 비꼬았다.“흥! 내 돈줄을 빼앗으려 하다니, 네놈부터 죽여주마!”남자는 포효하며 염구준에게 달려들었다.이 모습에 사타는 속으로 혀를 찼다. 전신경 따위가 감히 염구준에게 덤벼드니까 말이다.쾅!아니나 다를까, 남자는 달려들자마자 다시 뒤로 튕겨져 바닥에 처박힌 채 피를 토했다.단 한 방도 버티지 못한 거다.“반보천인이었어?”이 광경을 본 여자는 얼굴이 새파래진채로 제자리에 얼어붙었다.“염 선생님, 전 사타라고 합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그러나 그녀와는 달리 사타는 눈치 빠르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너희 모두 만능 전당포 소속이야?”염구준은 그의 아부를 신경도 쓰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했다.“저희는 고급 사냥꾼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당포의 정식 멤버는 아닙니다. 그저 돈을 받고 일하는 처지일 뿐이죠.”뭔가 잘못됐음을 감지한 사타는 재빨리 만능 전당포와 선을 그었으나 그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그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가 없어 표정이 심각해졌다.“그렇다면, 네놈들이 잡은 이 타겟은 어디로 넘길 참이었지?”사타는 빙긋 웃으며, 시선을 음양쌍살에게 돌렸다.“그건 제 임무가 아니라서 저도 모릅니다. 돈이 된다기에 저도 방금 전에 물어보고 있었어요.”음양쌍살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반보천인의 눈빛에 식은땀을 흘렸다. “말해. 반항은 쓸모 없으니 할 생각 하지 말고.”염구준은 손을 뻗어 땅에 깊은 구멍을 내며 말했다. “양마을의 가축 거래 시장입니다!”이를 본 음양쌍살의 남성은 망설임없이 거래 장소를 얘기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 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반항해도 쓸모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래.”염구준은
만능 전당포의 두 사자는 삼도 일행이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주위를 한번 더 신중하게 살핀 후에야 제이든의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이 옷들을 입혀.”남자가 몇 벌의 옷을 꺼내 바닥에 던지면서 말했다. “또 나야? 맨날 나만 이런 허드렛일 한다니까.”여자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투덜댔다.오랜 시간 함께하다 보면, 보이는 것과는 달리 사소한 갈등들이 많기 쉽상이었다.하지만 남자는 그녀를 달래지 않고 오히려 싸늘하게 말했다.“이건 복덩이야. 상부에 넘기기만 하면 최소 천억은 챙길 수 있다고.”이번 거래로 그들은 순수하게 600억을 벌 수 있었다.“알겠어, 바로 갈아입힐게!”이 말을 들은 여자는 눈을 반짝이며 신이 난 듯 움직였다.돈의 힘이란 싫어하는 일도 기꺼이 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다.여자는 얼마 걸리지 않아 의식이 없는 제이든의 옷을 다 갈아입혔고, 두 사람은 그렇게 제이든을 데리고 멀리 떠났다.“조심스럽긴한데 방법이 틀렸어.”염구준이 동굴 밖에 나와 밖이 어두운 점을 이용해 교묘하게 따라가기 시작했다.그들이 방금 전에 옷을 갈아입힌 이유는 제이든이 원래 입고있던 옷에 추적 장치나 도청기가 있을까 봐여서였다.그들이 괜한 걱정을 한 건 아니었다. 염구준이 확실히 제이든에게 추적 장치를 숨겨놨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는 옷에 숨겨놓지 않고 캡슐에 넣은 다음 제이든이 섭취하도록 했다.추적 장치 덕분에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기에 염구준은 더이상 그들을 놓칠까 봐 걱정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이동했고, 염구준 역시 멈추지 않고 그들의 뒤를 따라 30분 남짓을 거쳐 청해시의 지계를 벗어났다.두 사람은 이동중에 어느 정도 가다가 멈춰서서 주위를 둘러보며 추격자가 있는지 확인하곤 했으나 염구준이 몇 킬로미터 떨어져 따라가기도 했고, 거의 진기를 쓰지 않았기도 해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해가 뜨기 직전에 두 사람은 걸음을 늦추고 한 모래 벌판에 들어섰다.‘혹시 여기가 만능 전당포 본거지인가?’염구준은 확신이 서지 않아 장애물
염구준은 그를 번쩍 들어 올리고는 웃으면서 물었다.그의 새계획에 눈앞의 사람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강호에선 저를 삼도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저를 삼이거나 도라고 부르시면 돼요.”삼도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아무 불만도 드러내지 않았다.“삼도야, 내가 지금 네 도움이 좀 필요해.”“일이 끝나면 돈을 넉넉히 챙겨 줄 테니까 이 일은 없던 걸로 하자.”염구준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는데, 말투에서 진심이 느껴져 진짜로 부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이 말을 들은 삼도는 마치 폭풍이 지난 후 무지개를 보는 듯한, 이제는 희망이 보이는듯한 착각이 들었지만, 곧 그것이 환상임을 깨달았다.“염 선생님... 반보천인들의 싸움에 제가 감히 어떻게 끼어들겠습니까?”삼도가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그럼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다는 거야?”그의 대답에 염구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싸늘하게 되물으며 기운을 다시 내뿜었다.이에 삼도는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염 선생님께서 하시라는 대로 하겠습니다. 저희 남산사괴가 의리 하나는 알아주거든요.”“그래. 그럼 지금 타겟을 이미 포획했으니 와서 데리고 가라고 연락해.”염구준은 이미 마음속으로 대충 전략을 세운 상태였다.‘지금 당장 못 찾는다면 직접 오게하면 되지.’삼도는 염구준의 지시에 따라 즉시 연락을 취했고, 곧 답장이 왔다.[오늘 밤 자정, 소봉산에서 거래. 늦지 않길 바람.]염구준은 답장을 확인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지시를 내렸다.“좋아, 가서 기다리자.”“네!”삼도는 대답을 하며 그의 뒤를 따랐으나 속으로는 재수 없다며 한바탕 욕을 했다.사실 제이든과 염구준이 아는 사이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 그는 멀리하려고 했었다. ‘망설이지 말았어야 했어. 그 잠깐 망설인 게 화근이 돼서 지금 도망도 못 치잖아.’소봉산은 여전히 음산하고 황량해 모험을 즐기는 이들도 기피했다.다른 사람들에게는 흉지일지 몰라도, 염구준에게 있어서 이곳은 길지였다.이곳에서는 그가 해내지 못한 일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사실 전 어제 장필립을 말렸었습니다. 그 놈이 제 말을 듣지 않고 간 거예요. 그러니 이 일은 저희랑 아무 상관 없습니다.”무리의 우두머리가 연신 빌면서 엮이지 않기 위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염구준이 정말로 화가 나면 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랄 게 뻔하니까 말이다.“장필립은 이미 죽었어. 그리고 일어나서 말해.”그의 말을 듣고난 뒤, 염구준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과 장필립이 같은 목표를 가진 다른 조직이라는 걸 눈치채서였다.‘이쪽이 그나마 이성적인 건 다행이지만.’“저... 그냥 무릎 꿇고 있겠습니다. 다리가 너무 떨려서 못 일어나겠어요.”우두머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딱 한 가지만 물을게. 누가 너희를 보냈지?”염구준은 주위를 둘러보며 물어보는 동시에 강렬한 기운을 풀어 사람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그건...”이 말을 듣고난 후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말할지 말지를 망설였다.쾅!그러나 염구준은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그는 기운을 더욱 강하게 풀어 뼈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사람들을 짓눌렀다.“염 선생님, 말할 테니 제발 멈춰주세요!”이에 우두머리가 겁에 질려 외쳤다. 그는 지금 뭘 더 숨길 마음이 없었다. 더 이상 말을 안 하면 죽을 게 뻔했다.“잘 생각해 보고 말해. 난 인내심이 많지 않으니까. 아, 그리고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장필립도 도망가려다 죽었거든.”염구준은 사람들에게 경고하며 그들에게서 쓸모있는 정보를 들을 수 있길 기대했다. “하아...”우두머리는 한숨을 쉰 뒤, 업계의 도덕성 문제를 뒤로 하고 아는 걸 전부 털어놓았다. “저희는 만능 전당포에서 임무를 받았습니다.”“임무 내용은 제이든을 반드시 생포해서 데리고 오라는 거였습니다. 현상금으로는 600억을 내걸었고요.”‘만능 전당포?’염구준은 생소한 이름에 흥미를 느꼈다.‘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조직인데, 어디서 굴러온 놈들이지?’그는 고개를 돌려 제이든을 쳐다보았
“그걸 어떻게 알아요?”제이든이 궁금해서 물었다.“거기 도착하면 알게 될 거야.”염구준은 설명하지 않았다.대답하면 또 새로운 질문이 끊임없이 나올 것이 뻔했다.차는 질주하여 바로 부두에 도착했다.거기서 일군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물건을 내리고 있었다.염구준은 차에서 내리더니 제이든을 데리고 이동 만두 포차에 갔다.아침에 밥을 먹고 왔는데 여기는 왜 왔는지 제이든은 이해되지 않았다.“사장님, 장사 잘 되네요.”염구준은 만두는 사지 않고 먼저 말을 건넸다.“작은 장사라 많이 벌지 못해요. 대표님 덕에 먹고 살 수 있어요.”사장님은 염구준을 보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마중 나왔다.딱 봐도 손이 큰 손님이 온 것을 눈치챘다.염구준이 봉투를 건네며 나지막하게 물었다.“하룻밤을 지켜봤는데 뭐라도 나왔어요?”사장님은 웃으면서 봉투를 받고는 안에 얼마 들어있는지 보지도 않았다.“이것이 저놈들의 활동 기록입니다. 30분 전에 목표 인물 한 명이 저한테서 만두 한 박스를 사갔어요.”염구준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고생하셨어요. 일찍 돌아가서 쉬세요.”이제부터 다른 사람들이 나서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그가 직접 나서야 했다.그 모습을 본 제이든은 입을 떡 벌였다.“삼촌의 정보통이 만두 가게 사장이었네요.”염구준은 피식 웃으면서 녀석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네가 정보통이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건 사장님이 신분을 잘 감췄다는 걸 설명해.”청해에서 그의 정보통은 수없이도 많았다.대부분 각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서 파트타임으로 정보를 제공했다.“하긴 그렇네요.”제이든은 머리를 긁적거렸다.두 사람은 일군들의 거처로 향해 갔다.거처는 이동식 마루방이었다.염구준은 정보에 따라 곧바로 목표를 찾았다.상대방 숙소 앞에 도착한 그는 제이든에게 말했다.“넌 멀리 떨어져 있어. 아니면 다쳐.”문 뒤에 무엇이 있을지, 상대방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끼익!제이든이 멀리 가자 염구준이 문을 슬며시 밀었